어제(2019. 7. 27.)는 소백산을 다녀왔습니다.
사실 갔다만 온 것이지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에 제대로 된 산행은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산행에 대한 아쉬움은 클 수밖에.....
일요 산행이 분명 있을 것인데....
다시 카페로 들어가 긁적거리니 ...
그렇군요.
존경하는 한정수 대장님 리딩으로 도봉산 행이 있습니다.
대강 훑어보아도 20명 정도 참석 댓글이 달려 있고.....
연락을 하니 도영 친구도 참석할 수 있다고 하고.....
참석 댓글을 답니다.
기상을 해서 날씨부터 체크를 합니다.
잔뜩 찌푸리기는 했지만 비는 오지 않습니다.
단지 내 인도나 차도에는 비가 온 흔적이 있고....
일단 우산은 준비를 해야겠군요.
경수 총무님도 출발을 하신다고 연락이 오는군요.
집을 나서는데 이게 웬일!
폭우가 쏟아집니다.
뇌우를 동반한 그것이니 금방 그칠 그것도 아닌 것 같고.....
일단 우산을 쓰고 마을 버스를 탑니다.
석수역에서 08:39 들어오는 전철을 타고 총무님과 만난 다음 신도림에서는 도영친구도 합류를 합니다.
날씨는 그렇지만 사람 만나는 것은 아주 순조롭습니다.
소요산 행 열차로 갈아타고 도봉산역을 향하는데 어제 소백산팀으로 부터 연신 사진이 날아오고...
대한산경표 팀원 중 한 분이 마침 도봉산을 간다고 하는군요.
잘 하면 도봉산에서 술꾼 한 명 만날 수 있으려나?
그런데 잠시 후 문자메시지 하나가 날아옵니다.
국립공원인 도봉산이 비로 인한 입산통제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락산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고.....
그 얘긴 곧 둘레길을 걷겠다는 것인데.....
10:10
일단 도봉산역에 내려 친구들이 있는곳으로 가기로 합니다.
3번 국도를 건너,
만남의 광장 앞에 있는 커피숍 앞에서 친구들을 만납니다.
이왕 만났는데 그저 다시 파할 수도 없고....
그냥 딩가딩가나 하러 갈까?
어차피 도봉산 입산을 틀린 것이고 그렇다고 초장부터 어느 식당에 들어가 술판을 벌일 수도 없는 노릇!
간단하게 창포원으로 이동을 해서 서울둘레길을 걷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집니다.
그렇다면 수헌님이 간 그 방향?
창포원은 소개글에서 보듯 창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종을 볼 수 있는 그런 곳입니다.
꽃에 대해 아는 것도 없는 저이지만 그저 아름답고 예쁘다는 느낌은 전문가와 다를 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끄덕끄덕......
잠깐 비도 소강 상태이니 단체 사진 한 장 찍고 출발하시죠.
자.
김치!
모여라 화이팅!
오른쪽 붉은 색 리본이 알려주듯 이 길은 서울둘레길 첫 구간입니다.
도봉산역 ~ 당고개역 구간이라는 것이죠.
억새원.....
20여 종의 억새로 조성한 풀밭입니다.
비를 머금어서 그런가요?
그 억새가 더 푸르게 보입니다.
가을이면 장관을 펼칠 것 같습니다.
돌과 풀 그리고 나무......
거기에 내리는 비.....
멋진 조화입니다.
이들에게 자양분을 공급하는 습지는 나무 다리로 건너고.....
이 수초는 갈대라는 이름으로 불리겠져?
가는 비(細雨)가 내립니다.
아름다운 꽃이 터널을 이루고 있고.....
총대장님은 배낭커버를 찾으시나?
순선친구.
오늘의 모델.
한신아파트 120동은 다른 동에 비해 매매가가더 나갈 듯.
봄도 아닌데 갖가지 꽃이 자태를 뽐냅니다.
도봉산 안 가고 여기 오길 정말 잘했다는 느낌입니다.
괜찮죠?
이번엔 둘이...
여자들은 카메라만 들이대면 바로 포즈가 잡힙니다.
그런 꽃 속에서 우리 총대장님.
멋지십니다.
다리까지 살짝 접고....
창포원을 나와 도로로 나오면서 본격적인 둘레길로 접어듭니다.
신호 대기 중인 서울시설관리공단의 노란 차 두 대는 떼거지로 지나는 우리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요?
10:44
좌틀하여,
상도교로,
중랑천을 건넙나다.
중랑천이라.....
중랑천의 발원지는 어디일까요?
백두대간에서 가지를 친 한북정맥이 대성산1174m, 백운산903m, 운악산935m, 수원산705m을 지나 의정부와 포천을 잇는 국도 상에 있는 축석령으로 오기 바로 전에 좌측으로 산줄기 하나를 내줍니다.
바로 그 산줄기가 가지를 칠 때 그 사이에서 발원하는 물줄기가 바로 이 중랑천인 것이죠.
그러니까 이 물의 원천은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의정부와 포천의 경계에 있는 고개라는 얘기입니다.
이 산줄기는 37.4km 국립수목원이 있는 깃대봉을 지나 수락산641m, 불암산510m, 용마산349m을 지나 이 중랑천이 한강과 만나는 한양대 옆 살곶이 다리 부근에서 합류하는 합수점에서 그 맥을 다하게 되는 그것으로 도상거리는 약 37.4km가 됩니다.
참고도 #1 중랑지맥
수락리버시티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갑니다.
수락강도시아파트?
영어로 막 만들어 놓으니 좀 이상한 이름이 되는군요.
아예 중랑리버시티아파트라고 하는 편이 나았을 것인데 아무래도 전워적인 이미지를 풍기기 위해 수락산이라는 이름을 놓치기 싫었을 겁니다.
그러고 보니 수락산은 한자로 水落山이라고 쓸 겁니다.
그 어원을 살펴보면,
“수락”이라는 이름도 “물이 굴러 떨어진다”는 데서 유래한 것이다.
라고 하는군요.
물이 굴러떨어지다니요?
물은 액체인데 무슨 갑자기 고체가 되어 굴러 떨어진다는 말입니까?
그저 한자어 그 자체를 우리 말로 풀어쓴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금방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백수리산과 수리봉
부항령을 지나 만나는 첫 봉우리인 백수리산은 967.3봉을 통하여 오리지널 능선으로 진행하는 루트와 사면치기를 통하는 루트 등 두 길로 갈린다. 등로는 역시 뚜렷하여 길을 잘못들을 염려는 전혀 없다.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는 백수리산은 이 부근 특유의 서체로 된 정상석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 지명이나 산 이름은 그냥 지어진 게 하나도 없을 정도로 다 의미가 있는 이름들이다. 백두산의 백(白)에 대해서 이미 얘기했다.
백(白)은 ‘하얗다’는 의미보다는 육당의 논지에 따라 ‘ᄇᆞᆰ’사상과 관련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즉 ‘ᄇᆞᆰ’은 神, 天, 하느님, 광명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 산 이름 중 ‘국사봉’ 다음으로 많은 산 이름을 가진 '수리봉'의 ‘수리’라는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 이 단어는 원래 고구려 말로 ‘제일 높은 곳’이라는 의미다. 따라서 주변 산들보다 높은 산을 수리봉이라 불렀던 것이다. 따라서 백수리봉은 주변 산들에 비해 유별나게 ‘높고 신성한 산’이라고 보면 된다.
- 졸저 "현오와 걷는 백두대간" 154쪽
봉우리 두 개를 넘어 도착하는 만월봉1280.4m에서 삼각점(연곡434)을 확인하고 큰 등산안내도도 본다. 인상적인 주목 한 그루를 보고 안전시설이 잘 되어 있는 계단을 오르면 1등급 대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는 응복산1360.0m이다. 우리나라에 설치된 174개의 1등급삼각점 중 이게 그 하나이다. 국토지리정보원 지도 중에는 鷹伏山의 응이 매鷹자여서 매복산으로 표기된 것도 있다. 매가 웅크린 형상이란 말인가?
이미 ‘수리’는 ‘높은 곳’ 또는 ‘맨 꼭대기’를 나타내는 순 우리말이고 여기서 파생된 말이 ‘사라’, ‘사리’, ‘설’, ‘솔’, ‘시루’, ‘수’, ‘싸리’, ‘수락’ 등 여러 가지 형태라는 건 이미 봤다. 당연히 높은 곳을 나는 새(鳥) ‘수리’나 ‘독수리’도 여기서 나온 이름임은 자명하다. 그러니 이 수리를 한자로 표현하면서 취(鷲)자를 쓰는 건 사실 시간 문제였다. 영취산(靈鷲山), 취성산(鷲城山)이 그 가장 비근한 예이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 ‘매’이다. 그리고 그 매의 한자인 응(鷹)이 응봉(鷹峰)이 된다거나 매봉이 되는 것도 당연한 귀결이었다. 그러니 이런 이름의 산을 볼 때에는 주위 산보다 높은 곳을 일컬음이니 비약하여 ‘수리 모양’, ‘매가 많이 사는 곳’ 등의 얼토당토않은 의미를 부여할 일은 아니다. 따라서 응복산도 응봉산의 잘못된 표기이리라.
같은 취지로 위의 매복산도 매봉산 혹은 매봉의 오기이다.
- 졸저 "현오와 걷는 백두대간" 465쪽
수리산이 설악산?
“드디어 설산(雪山)의 대명사 설악산(雪嶽山)이네. 기다리고 기다리던 곳이야!”
“그래 이제 다 왔다. 이번 구간하고 다음 구간인 미시령 ~ 진부령을 하면 그 긴 백두대간을 다 마무리하게 되는구나. 근데 설악산이 눈이 많이 오는 산이라고 해서 설악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게 아니야. 물론 ‘신증동국여지승람’ 같은 옛 문헌을 보면 그런 취지의 글이 실려 있기는 해. 하지만 조선시대의 그런 문헌에 그렇게 씌어져 있기 때문에 설악의 유래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지.”
“그래? 금시초문이네. 전혀 의심이 없었는데.”
“그럴 거야. 이 설악도 사실은 雪嶽이라는 한자의 뜻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우리말 ‘수리’에서 온 이름이야. 한자가 들어오기 전에 우리 고유의 언어로 부르던 이름이었지. ‘수리’에 큰 산을 뜻하는 악(嶽)이 붙으니 발음이 어떻게 되겠어? 그 ‘수리악’이 시간이 흐르면서 줄어들어 ‘설악’이 된 거야. 그리고 그걸 한자로 쓰려고 하다 보니 마침 이 산에 겨울이면 눈이 워낙 많이 오기도 하니까 설(雪)을 사용하는 데 아무런 의문도 없이 자연스럽게 雪嶽山이 된 거지. 그러니 설악산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때는 아무래도 세종대왕 이전이겠지.”
- 졸저 "현오와 걷는 백두대간" 515쪽
그러니 이 수락산은 그저 우리의 옛말 수리봉에서 온 말이라고 보면 됩니다.
빗방울이 굵어지고....
주민들이 이용하는 파고 라 두 동이 눈에 띕니다.
대원들이 그 안으로 들어가 가방을 엽니다.
직접 만들었다는 도토리묵에 약밥.
맥주에 목이버섯까지.....
아침 밥도 못 먹고 온 지라 걸식들린 사람처럼 바쁘게 손을 놀립니다.
트름까지 나올 정도였으니.....
먹을 만큼 먹었으니 이제 슬슬 정리를 하죠.
11:03
비는 그칠 줄 모르고....
아니 아까보다 더 굵어집니다.
그나마 바람이 불지 않으니 다행입니다.
나도 반 바지레 샌들을 신을 걸 그랬나?
이제 겨우 1.4km 걸었군요.
연두색의 신록이 푸르름을 더해갑니다.
11:25
물줄기 하나를 지나고....
비가 더 세지자 어디 들어가서 점심을 먹자거나 그만 하산하자는 의견들이 제시되고....
11:32
파고라를 만나자 다시 들어가서는....
일단 수락산 역으로 하산을 하여 훗날을 도모하자느 의견으로 모아진 듯....
손가락질?
좌틀하여 당고개역으로 가는 길을 버리고 우틀하여 수락산역으로 진행합니다.
비가 더 거세지죠?
물도 많이 불었고....
바위가 많은 곳으로 갈 경우 미끄럼으로 인한 사고 발생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총대장님의 안전에 대한 한 말씀.
이제 흙을 밟으니 산에 좀 온 것 같은 느낌이 드는군요.
폐삼각점도 하나 만나고....
이제 사람 사는 곳으로 들어옵니다.
12:02
밤나무집....
남자들끼리 왔으면 백숙에 소주나 들이부었을 것인데....
수락산역에서 수락산으로 드는 등로 들머리.....
12:22
채선당으로 들어가 샤브샤브로 뒤풀이를 합니다.
그런데 도영친구 가위질이나 음식 제조술이 보통이 넘는군요.
덕분에 손가락 까딱하지 않고 맛있게 즐기기만 하였습니다.
옆에 앉은 김종렬 대장님이 들려주는 강남5산 종주 얘기가 못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취소됐던 소백산 산행이 부활하지 않았다면 함께 즐길 수 있었을 텐데.....
이번 주중에 혼자 한 번 진행을 해 봐?
오랜만에 즐긴 우중 산행.
어제 소백산에 이어 이클째 계속된 빗속 트레킹이지만 창포원을 보고 몇 년 만에 수락의 변두리를 걸었으니 나름대로 의미 있는 산행이었습니다.
자리를 마련해 주신 한정수 대장님 고마웠고 회장님, 총대장님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싸가지고 와서 대원들을 즐겁게 해준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오래오래 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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