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명산

오랜만에 들은 삼각산 숨은벽.....

현오 권태화 2015. 4. 25. 09:48

2015. 2. 11.이 올해 산에 든 날로 치면 마지막 날이었으니 두 달하고도 보름 정도 산에 가지 못하였군요.

숫자 상으로 볼 때에는 별로 오래된 거 같지는 않은데 심정적으로 느껴지는 날의 숫자는 그보다 몇 배 길게만 느껴집니다. 

올해 초 2015년 산줄기 목표를 2000km로 잡았던 호기가 머쓱해 지긴 하지만 산에 들지 못한 이유가 저의 게을음 때문이 아니라 노모의 연세에서 오는 뇌질환이라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선다는 계획을 세운다는 것 자체가 어찌보면 불경스러운 거 같아 선뜻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런 저의 상황을 보다 못하였는지 덩달선배님께서 어려운 전화를 주십니다.

코스도 괜찮으니 몸좀 풀겸 '두위지맥' 한 구간 하자는 것입니다.

최소 20여km를 걸어야 하는데 이미 다리 근육은 다 풀렸을 것 같아 주중에 한 구간을 걸으려 하였고 그 대상을 금오지맥이나 만뢰지맥으로 하려 했지만 이 역시 순탄하게 진행이 안 되는군요.

그러던 터에 4. 24. 금요일 오전에 친구를 만나면 오후에는 정해진 스케쥴이 없군요.

지난 겨울 서설과 급작스러운 동장군때문에 중간에서 내려와야만 했던 삼각산의 숨은벽 코스가 떠오릅니다.

이제 얼음으로부터 자유로워졌으니 다시 그쪽을 둘러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친구와 헤어지고는 삼각산 방향으로 차를 몹니다.

서울시와 경기도의 시계를 지나자마자 바로 우측으로 효자동이 나옵니다.

박태성 선생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가요?

그러고는 우측으로 밤골이 나오고 그 안으로 비포장도로를 따라 들어갑니다.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5. 04. 24. 금요일

2. 동행한 이 : 홀로

3. 산행 구간 : 삼각산 숨은벽 구간

(밤곡~굼은벽~백운대~대동사~북한동~북한산매표소)

4. 산행거리 : 6.44km (올해 누적 산행거리 : 205.47km)

 

산 행 기 록

 

지도

 

11:42

산행을 시작도 하기 전에 몸이 나른해지고 하품이 납니다.

우측으로는 삼각산 둘렛길이 매표소 방향으로 연결이 되고 직진하다 좌측길을 따르면 의정부 방향으로 진행이 된다고 하는군요.

재미있는 길일 것 같습니다.

좌측의 국사당이라는 곳에서는 굿이 한창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이름을 가진 봉우리 이름이 국사봉이고 예전에는 너절하게 산대헤 있던 것이 국사당인데 이 국사(國師)라는 말이 고승과 연결되는 것으로 착각을 하여 송악산 국사당에는 도선을 끌어들이고 지금의 남산인 목멱산에는 무학을 끌어드리는 愚를 범했다고 질책을 한 육당 최남선의 글을 그의 저서 '백두산근참기'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그에 의하면 국사란 곧 신령님, 하느님의 의미로 보아 백두산의 국사대천왕이 곧 그것이라고 하면서 우리나라의 시조 단군과 연결이 된다고 하는...

11:47

각설하고 밤골매표소에서 오늘 산행을 시작하기로 합니다.

골짜기의 물은 말라서 계곡의 흔적은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국립공원은 항상 편안한 길로 이어져 있으니 누구라도 산에 들기는 참 편한 곳입니다.

하지만 국립공원의 이름을 붙이는 그런 커다란 일에 별다른 의식없이 삼각산이라는 고유의 이름 대신에 일본놈들의 조작된 냄새가 물씬 묻어나는 북한산을 갖다붙여 북한산국립공원이라고 하는 것은 좀 안일하다는 느낌을 갖기에 충분합니다.

한강북쪽에 있는 산이어서 북한산이라고요?

오히려 그렇다면 한북산이라고 붙였어야지요.

일본놈들은 의식적으로 우리나라 지명에 北자라는 글짜를 즐겨 넣었다고 합니다.

그 北자의 음이 북많이 아니고 달아나거나 진다는 의미의 '배'도 있으니까 말입니다.

우리나라 땅에 혈을 끊겠다고 쇠말뚝을 밟고 우리나라 땅을 비수복지구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놈들이니 무슨 짓들은 못하겠습니까.

그래도 조금은 고여 있는 곳도 보이긴 합니다.

좌측 철조망을 두고 우측으로 편하게 올라가면,

사기막골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납니다.

또 그길을 둘렛길도 되는 곳이니 저는 우츨합니다.

꽃잎.

올해 처음으로 산에서 보는 떨어진 꽃잎입니다.

이럴 때에는 노래나 시가 나와야 제격일텐데 ...

일단은 김춘수님의 '꽃'을 떠올려보고, 노찾사의 노래에도 교도소에서 꽃을 바라보는 양심수에 얽힌 제목 모르는 음악도 꺼집어 내 봅니다.

참꽃.

색이 옅은 것도 참꽃인가요? 

11:56

#18 철탑을 좌측으로 두고 진행합니다.

등로 양옆으로 꽃들이 계속 따라옵니다.

날씨는 한여름같군요.

드디어 우측으로 백운대가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삼각산의 삼각 중 하나를 구성하며 최고봉이기도 한 백운대.

12:09

지도의 '가'의 곳에 있는 9-3 쉼터에서 우틀하고,

돌계단을 쉽게 오르면,

12:14

작은봉우리(지도의 '나'의 곳)에 오릅니다.

은평구 진관동 쪽 동네를 바라보고...

바로 뒤로는 한북정맥의 노고산(487m)이 보이는군요.

지금은 철수한 부대이지만 그래도 육안으로도 그 부대의 흔적을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합니다.

좌측으로는 상장능선의 싱장봉(513.3m)이 따라오고..... 

12:16

그러고는 바로 옆의 342.8봉을 지납니다.

언뜻 보기에는 조금 전 조망터가 342.8봉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지도 상으로는 이곳이 맞군요. 

그 말을 실증이라도 하듯이 삼각점 같은 것도 박혀 있고......

백운대까지 2.7km라....

좌측 상장능선 왼쪽으로 멀리 오두지맥의 최고봉인 계명봉(559.9m, 꾀꼬리봉)이 보이는군요.

12:26

바위지대를 우회하여 지납니다.

지도의 '다'의 곳인데,

약 6억년 이상이 된 시생대, 원생대에서 형성된 화강암 지형인 이 삼각산은 좋은 바위가 많아 일찍이 돌멩이를 타는 산쟁이들의 보금자리였다고 하죠?

저희같은 산꾼들이야 걷기만 하면 되니까....

평일인데도 많은 분들이 숨은벽 루트를 찾으셨군요.

점점 많은 분들을 만납니다.

바위지대이다 보니 길이 애매하여 안내판이 붙어 있습니다.

지도에서 보듯 이 구간은 거의 직작으로 꺽어져 운행을 합니다.

멀리 오두지맥을 일견하고....

오봉능선 우측으로 자운봉과 만장봉 등이 보이는군요.

도봉산입니다.

멀리서 볼 때 저 자운봉의 흰벽이 마치 서양 사람의 코로 보이던 어린 시절이 있었는데....

그 도봉산 주봉들을 다시 봅니다. 

12:39

좌측으로 인수봉, 우측의 백운대....

그렇다면 가운데로 내려오는 줄기가 숨은벽 줄기렸다!

백운대 정상에 몇몇 사람들이 보이는군요. 

12:45

지도의 '라'의 곳의 통신탑을 지나면서 우틀합니다.

12:47

삼거리를 지나고,

흐드러지게 핀 진달레를 보면서 늦은 봄을 만끽합니다.

백운대도 이제는 한참이나 가까워졌고...

우측으로 염초봉으로 가는 길은 지금은 통제구간이고....

인수봉도 좌측으로 훤히 보이고....

여기서 우측으로 암봉을 타고 진행할 수도 있지만 언제부터인가 '안전빵'이라는 의식이 저를 지배하고 나서부터는 무리를 하지 않기로 합니다.

해서 좌측으로 우회를 하여,

12:59

숨은벽 지킴이 초소를 우측으로, 

안내에 따라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 숨은벽을 횡단(?)합니다.

그러고는 안전시설을 따라 계곡으로 접어듭니다.

청담골..... 

지루한 바윗길을 올라가는데,

13:11

시원힌 석간수가 있습니다.

지도의 '마'의 곳입니다.

수량도 많고 물도 흐르니 안심하고 마셔도 될 듯....

75일 정도 쉬었던 탓에 다리 근육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습니다.

쉬엄쉬엄 오릅니다.

가까이 한북정맥과 멀리 오두지맥도 보면서....

나무 사다리를 지나,

백운대와 인수봉의 틈새를 통과합니다.

바로 저 틈이 인수봉과 백운대의 경계가 되는 곳이군요.

제가 내려온 방향이 '밤골공원지킴터'이고 바로 아래 백운산장이 있습니다.

요즘은 막걸리를 안 판다고 하고.....

인수봉에는 돌멩이꾼들이 많이 오르고 있군요. 

백운대 사면에도 사람들이 보이고.....

그 백운대로 올라가는 곳에 드디어 인파로 붐비기 시작합니다.

백운대는 당연히 포기. 

14:38

위문 성벽을 따라 위문을 통과하여,

삼각산 주릉인 대동문 방향을 버리고 지원센터를 따릅니다.

좌측이 만경대인데 삼각산이란 백운대, 만경대 그리고 인수봉 등 세 개의 뿔을 합쳐 지어진 이름이고 북한산이란 1920년대 일본놈들이 쓴 '북한산의 사적'이란 당시 경성제국대학의 논문에서 비롯된 산이름이 지금은 제자리를 잡아 삼각산을 밀어내고 어엿하게 북한산국립공원'이 되었으니...

거기에 더하여 북한동, 북한산 초등학교....

하긴 백두대간을 밀어내고 그것을 네 동강이로 쳐내 태백산맥을 만들었으니 그들이 무엇인들 못 만들겠습니까.

그냥 독도도 다께시마로 인정하고 줘버리자고 나서는 단체는 아직 없나요?

삼거리에서 우틀하여,

이런 돌밭을 지나려니 원효봉이 그리워지기도 하는데....

14:52

쉼터를 지나,

 

이정표를 따르고, 

14:14

우측으로 대동사가 나옵니다.

초파일이 며칠 남지 않았군요.

화려한 일주문...

많아진 계곡의 수량도 봅니다.

14:20

원효봉 삼거리에서 우틀하여 상운사를 거쳐 언효봉으로 진행을 할까하면 잠시 갈등도 하지만 지금 시간이 별로 없어 그냥 직진하기로 합니다. 

14:30

보리사 대웅전을 좌측으로 보고,

...........

이제는 다시 속세로 돌아옵니다.

...........

대남문으로 올라가는 길과 만나고....

그 삼거리를 봅니다.

조망처에서 보는 원효봉, 염초봉,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

지름길로 내려오면서,

아쉬운 마음에 원효봉을 다시 올려다 보고.... 

예전에 식당이었던 건물의 재활용?

............

14:55

이 길로 들어서면 바로 밤골매표소 방향으로 연결이 되는 둘렛길인데.....

가고는 싶은데 시간이 너무 없습니다.

오늘 워밍업은 그냥 여기까지로 하고 입구로 내려가다 택시를 만나 주차해 놓은 곳으로 이동하여 차를 회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