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명산

초보와 함께 한 설악산 공룡능선(오색분소~대청봉~소청봉~희운각대피소~공룡능선~마등령~비선대~설악동)

현오 권태화 2016. 5. 22. 15:11


지난 1월.

설악산 공룡능선에 대해 외경심畏敬心을 가지고 있던 유유님이 설악에 가고 싶다며 함께 하기를 청합니다.

특별한 일이 아닐 경우 안내산악회의 버스를 이용하여 설악에 드는 것이 여러 모로 편하므로 유유님의 산행 능력을 감안하여 오색~대청~희운각~공룡능선~마등령~설악동 루트를 타기로 계획을 했었습니다.

한계리 휴게소에 들러 약간의 음식물을 먹은 뒤, 오색 분소 개방시간에 맞춰 대기하다가 입장을 하여 산행에 임했었는데....

산행 시작 20분 여만에 갑작스럽게 복통을 호소하며 괴로워 하여  하는 수없이 산행을 포기하고 다른 교통편을 이용하여 속초로 이동, 오징어회와 주류만 축내고 올라왔던 아픈 기억에 대한 재도전 의사의 표명입니다.

이른바 복수혈전復讐血戰!


마침 이번 주 예정된 남해지맥 산행은 지난 번 땜빵산행으로 참석을 하지 않아도 되고 따라서 남해지맥 마지막 구간은 혼자서 하게 되었으므로 이번 주말은 여유가 있게 되었습니다.

제일 저렴한 산행회비를 표방하는 '해올산악회'를 이용합니다.

강변터미널을 23시 45분 정시에 출발한 28인승 버스는 다른 그것들과는 달리 너무 luxury하여 산꾼이 이래도 되는가 하는 부끄러운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한계리 식당에서 잠시 머물다가 02:10 출발하여 한계령 휴게소를 거쳐 오색분소에 차를 세웁니다.

오늘은 산방기간이 끝나고 처음 맞는 주말인지라 전국 여러 곳의 산악회에서 관광버스를 이용하여 몰려들어와 상당히 혼잡하군요.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6. 5. 21. 토요일

2. 동행한 이 : 유유님

3. 산행 구간 : 설악산 공룡능선 (오색분소~설악폭포~대청봉~소청본~희운각대피소~1275~마등령~비선대~설악동)

4. 산행거리 : 19.8km (올해 누적 산행거리 : 572.05km)

  구 간

  거 리

출발시간

소요시간

비 고

오색분소

 

03:08

 

 

설악폭포

2.5km

 04:23

75

대 청 봉

2.5

06:17

114

소 청 봉

1.2

07:33

76

25분 아침

희운각대피소

1.3

08:16

43

1275

3.0

10:34

138

40분 휴식

마 등 령

2.1

12:42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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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선 대

3.5

14:35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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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악 동

3.7

15:35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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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km

12:27

11:22

실 소요시간

 

산 행 기 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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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1

버스에서 내려 장비를 갖춘 후, 인파에 묻혀 오색분소 입구로 갑니다.

일행을 찾고, 기념촬영을 하고...

어수선한 오색분소 앞의 그 시경 분위기입니다.

벌써부터 입장이 시작되어 삼삼오오 무리를 이룬 산객들이 입장을 하여 설악의 품으로 들어갑니다.

저희도 그들에 묻혀 입산을 합니다.

지리나 설악 등 산객들이 많이 찾는 산들의 공통점은 바닥이나 계단이 거의 돌로 만들어져 있고 깔려 있다는 것입니다.

토사의 유실을 방지하기 위한 고육책이라고는 하지만 걷는 이들의 발목이나 무릎에는 많은 충격이 오는 게 사실입니다.

오색 ~ 대청봉 루트의 새벽 산행이 좋은 점.

별다른 구경거리 없는 이곳을 무조건 치고 올라 최단시간 내에 대청봉에 오를 수 있다는 것에 있을 겁니다.

한계령 ~ 대청봉 구간은 한계령 갈림길에서 만나는 서북능선에서 상당한 구간을 우측으로는 점봉산이나 가리봉, 주걱봉 그리고 삼형제봉 등 남설악의 모습들을 상당 부분 놓치고 간다는 아쉬움이 남게 되지만 이 구간은 그런 게 전혀 없습니다.

국립공원 지역에서 일출을 보기에 이만한 구간도 찾기 힘들 것입니다.

그냥 고개만 숙이고 앞 사람만 따라가거나 혹은 그들을 추월하여 진행하기만 하면 아무런 애로사항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혹여 쉬고 싶은 생각이 나면 지금은 많이 만들어진 쉼터에서 쉬었다 올라가도 되고....


여기에 더하여 tip 하나!

지금까지 운동효과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시간대는 오후 3시~4시라고 합니다.

그런데 얼마전 시카고 대학의 연구 결과를 보면 오후 7시 이후의 야간산행(운동)이 낮보다 오히려 운동효과가 높다는 것입니다.

이는 부신피질 호르몬과 갑상선 호르몬이 오후 7시 이후의 야간에 신속하게 분비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고....

또한 햇볕에 의한 지외선 피해를 줄일 수도 있다는 게 야간산행(운동)의 장점이고...

나무 등 식물이 야간에 이산화탄소를 내기때문에 몸에 좋지 않다는 상식은 광합성에 의해 낮에 방출하는 산소에 비해 양적으로 미미하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야간산행은 운동 후 잠잘 때 뇌에서 멜라토닌과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경우 키를 크게 하고 성인의 경우에는 면역력 증강과 노화 방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하고.....

당뇨환자의 경우에도 야간산행이 혈당을 효과적으로 떨어뜨려 주기 때문에 좋고 고혈압 환자의 경우에도 밤에 혈압이 가장 낮은 시간이기 때문에 야간 산행이 좋다고 하는군요.

뇌졸증과 심장병 환자에게도 좋다고 하고.....

음... 야간 산행을 활성화 해야겠습니다.

그러나 안전사고 문제는?


좌측으로 861.5봉이 있는 쉼터를 지납니다.

지도 #1의 '가'의 곳입니다.

1.7km 지점에서는 살짝 좌틀하고....

나무 데크가 나오고 우측으로 살살 물소리도 나기 시작합니다.

지도 #1의 '나'의 곳의 설악폭포 상단부입니다.

예전에는 이 다리 옆에서 커피나 당귀차 그리고 간단한 먹거리 등을 파는 간이 매점이 있었고 그 뒤로는 끝청으로 올라가는 길도 있었는데 이제는 다 추억 속의 설악의 한 장면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우측이 좀 위험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겨울에는 눈에 미끄러져 아래로 많이들 떨어지기도 했고...

1986년 1월 1일이던가요?

저희 선친께서도 새해 일출을 보러 올라가다 여기서 큰일을 당하실 뻔 했던 기억이 떠오르는군요.


지도 #2

시절이 시절인지라 일출이 많이 빨라졌습니다.

고도도 1110m이니 600m만 더 올리면 되겠고...

거리도 이제는 반을 넘어섰으니 2,5km에서 마이너스로 계산하는 게 더 빠릅니다.

유유님이 많이 힘들어 하지만 여기서 힘들다는 얘기를 하면 분명 저에게서 한 마디 들을 건 뻔한지라 악다구니를 쓰면서 올라가는군요.

유유님의 산행 실력을 감안하여 제가 예상한 대청 도착 시간이 3시간 30분 소요된 6시 반 전후니까 그 정도만 따라와 주어도 절반의 성공이라 생각은 되는데....

글쎄요.

초반이라....

남쪽에서는 다 진 철쭉이 여기서는 만개를 하였습니다.

오르는 산객들의 옷들이 이 철쭉만큼이나 화려하군요.

역시 명상은 명산입니다.

지맥꾼들이요?

거개擧皆가 다 허름한 옷들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가시나무와 잡목 그리고 덩굴에 시달리다 보면 다 헤지기 마련이니 그 비싼 옷들을 입어봤자 소용도 없고 더군다나 잘 입어봤자 봐 주는 사람들도 없으니 그냥 편한 대로....

고도가 어느 정도 높아졌나요?

비알이 약해진 느낌을 갖습니다.

지도 #2의 '다'의 곳입니다.

오색 1쉼터도 있었다는 얘기인데....

설악산 정규등로에서 볼 수 있는 이 구조목은 매 500m 마다 박혀 있죠?

처음에 이것을 볼 때 그저 구조 말뚝으로만 생각했는데 이 내용을 알고부터는 거리 측정용으로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관리 기관마다 간격(300m ~ 1,000m) 정도가 다르니까 그건 유념을 해야 할 것입니다.

설악의 이 구간을 찾는 분들의 또 다른 특징 하나.

많은 분들이 공룡을 타거나 서북능선 정도에 욕심을 가지고 온 분들이 상당수인데 사실 기량과 수준은 좀 '중급 이하' 같습니다.

시끄럽게 떠들거나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오르고...

야간에 추월해 오를 때에도 아무 말없이 함부로 추월하여 오르면서 흙이나 돌을 아래로 굴리고....

지맥만 다니다가 이렇게 명산(?)에 입산하여 많은 분들을 대하다 보니까 가지각색의 군상群像을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뒤로 조망이 트입니다.

오른쪽에 점봉산이 크게 자리하고 있고...

즉 백두대간이 눈에 들어온다는 얘기입니다.

대간 마루금은 좌측으로 뻗어가고...

대청으로 오르는 숲을 빠져나오자 키가 작아진 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출입금지 라인이 쳐진 줄 뒤로 예전 대청산장 자리가 보이는데 매몰된 그 자리에 심은 나무들도 이제는 많이 자랐습니다.

대청산장.

예전에 대청봉에 주둔하던 군인 막사였던 것을 이북에서 월남한 분이 방으로 개조를 하여 대피소로 사용하였었는데 여러가지 추억거리를 많이 남겨준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국공파의 중청대피소가 생기면서 이 대청산장은 폐쇄된 후 매몰되게 된 것입니다.

이 대청산장에서 화채능선을 따라 집선봉, 권금성으로 해서 설악동으로 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그 대청에 올라 남쪽으로 점봉산1424.9m을 봅니다.

우측의 만물상을 따라 눈을 올려보면 점봉산 바로 전에 망대암산1246.7m이 보이고...

이 망대암산望對岩山(현재 점봉산과 함께 출입금지 구역)은 바위로 이루어진 봉우리인데 이 봉우리는 오색약수터 위의 주전골鑄錢谷과 한계령 휴게소 너머 한계리 방면의 첫번째 골짜기인 '도둑바위골' 등과 연결지어 생각해야 합니다.

즉 예전에 주전골에 엽전을 만드는 공장이 있었는데 여기서 만든 엽전은 한계령 옛길 곧 주전골 ~등선대 ~흘림골을 지나 현재의 한계령 도로 부근을 따라 한계령으로 오르게 되는데 이때 망대암산에 망을 보고 있던 '현금탈취범 망조望組'가 깃발이나 다른 여타한 방법으로 도둑바위골에 몸을 숨기고 있던 공범인 '현금탈취범 행동조行動組'에게 연락을 취하면 이 매복해 있던 '행동조'가 적당한 시기에 나타나 강도 행위를 한다는 것입니다.

요새 지리산이니 설악산 등에 오면 볼 수 있는 한 가지 재미있는 광경.

즉 정상석을 기념 촬영 아니 인증 촬영을 하기 위하여 질서(?)있게 줄을 서서 촬영을 한다는 것입니다.

저같은 경우 인증 사진의 필요성을 전혀느끼지 않으므로,

정상석 바로 옆에서 1등급대삼각점(설악11)을 확인하고,

모델의 교체 시간에 잽싸게 정상석을 촬영합니다.

그러고는 그 뒤로 돌아가서,

우측으로 동해바다를 봅니다.

앞줄이 화채능선이고

가운데 좌측 가장 높은 게 화채봉1328.3m.

그리고 그 라인은 우측으로 송암산767m 등을 빚으면서 속초시와 양양군의 군계가 되는군요.

아!!!

바로 앞이 신선대.

그리고,

그림같은 공룡능선입니다.

공룡능선 자체가 백두대간이며 저 신선대는 희운각을 떠난 대간이 처음 만나는 바위군群입니다.

신선대를 지난 마루금은 1275봉과 나한봉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마등령 삼거리 위의 1326.7봉(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는 이를 세존봉으로 표기하여 놓았으나 다른 모든 지도에는 세존봉을 그 옆의 1186봉으로 보기 때문에 저도 오늘은 혼란을 피하기 위해 마등령 윗봉은 1326.7봉 그리고 1186봉은 세존봉으로 표기하겠습니다.)이 확실하게 보이고 그 우측의 뒤의 세존봉1186m까지도 확실하게 보입니다.


1275봉 앞 우측으로 범봉.

희미하게 보이는 왕관봉.

그 라인이 천화대.

그리고 그 뒷 라인이 너덜지대로 유명한 황철봉1379.5이니 그 맨 뒤 우측라인이 신선봉1212.2m이겠군요.

또 중요한 하나는 바로 이 앞으로 내려가는 루트가 백두대간 길로 1990년 이전만 해도 이 길을 통해 희운각대피소로 내려갔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통제를 하여 백두대간을 하는 분들은 어쩔 수 없이 이 길을 사용하지 못해 소청~희운각대피소로 이어 진행하는 바람에 물을 건너게 되는 것입니다.

이따 사진으로 확실하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대청의 바위 구간 아랫쪽으로 중청대피소로 내려가는 길이 있고 중청 뒤의 탁구공 두 개가 있는 곳이 중청봉.

그리고 중청봉1664.5m 뒤 좌측으로 높이 솟아 있는 것이 귀떼기청봉1576.4m.

줄여서 그냥 귀청봉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귀청 우측 뒤가 대승령1210.2m과 안산1430.4m이로군요.

그러니까 이 대청봉부터 산행을 할 수 있는 대승령 혹은 선녀탕 깔림길 까지를 보통 서북능선이라고 부르는데 여름에는 정말이지 머리가 벗겨지는 곳입니다.

중청대피소로 내려가면서 평전같은 곳에 잠시 매료됩니다.

달력 그림으로도 사용되는 한 컷!

음.......

올려다보고.....

중청대피소로 갑니다.

행동식으로 아침밥에 갈음하기로 했으니....

족발?

영양보충을 위해서....

쇠고기나 돼지고기 볶음....

난들 안 먹었겠습니까?

다만 오늘은 머릿수가 부족하니...

찹쌀떡과 삶은 계란으로 간단하게 먹고....

그러니까 25분 정도로 행동식으로 아침을 먹고 일어납니다.

바람주머니가 거의 똑 바로 선 것을 보면 바람의 세기를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금 진행할 공룡능선을 개요를 살피듯이 짚어보고....

끝청 갈림길인 지도 #2의 '라'의 곳에서 우틀합니다.

이 지점이 곧 서북능선 갈림길이기도 합니다.

중청봉은 사면치기로 진행을 하여야 합니다.

어느 정도 사면을 돌자 귀(떼기)청봉이 위용을 드러냅니다.

가운데로 용아장성도 고개를 들이밀고 있고....

그러니까 저 용아장성 좌측으로 흐르는 물은 구곡담계곡으로 흘러 수렴동계곡의 물과 합친 다음 다시 용아장성 우측의 가야동 계곡물과 합쳐져 백담계곡 물이 되어 북한강이 되겠군요.

좌측으로 멀리 백두대간의 칠절봉1172.2m에서 흘러내린 매봉산1271.1m 줄기가 보입니다.

바로 봉정암으로 갈리는 지도 #2의 '마' 소청봉1581m 3거리입니다.

여기서 좌틀하면 봉정암을 거쳐 수렴동 계곡 혹은 가야동 계곡을 통하여 백담사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우틀하여 예의 돌계단을 따라 희운각 대피소로 내려갑니다.


지도 #3

공룡 신선대가 바로 앞으로 다가오고....

그 공룡은 1275봉을 가운데 두고 그 뒤로 마등령 줄기가 우측으로 내려오고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아름다운 설악의 모습이 발목을 잡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우측에 보이는 기암은 오히려 보너스 성격.

이제 공룡이 눈높이 만큼 다가온 걸 보니 많이 내려왔습니다.

나무 계단을 내려와,

좌측 공룡의 신선대와 우측 중앙의 화채봉과 그 좌측의 칠성봉을 봅니다.

음...

1275봉.

신선대.

1980년도 이전에 공룡능선을 탈 때에는 저 신선대를 올라 암봉을 트래버스해서 진행을 했다고 하죠?

희운각 대피소 지붕이 보이고 그 뒤로 화채능선이....

대청봉과 중청봉 사이에서 발원하는 가야동계곡의 원천입니다.

그 계곡 좌측으로 오리지널 백두대간길이 보입니다.

예전에는 저 루트로 대청봉을 오르거나 내려왔었는데 중청대피소가 생길 1980년대 말 즈음 저 루트(지도 #3의 핑크색 라인)가 폐쇄되었고 그 다음부터는 우회코스인 희운각~소청~중청사면~대청 루트로 굳어지게 되었습니다.

고로 백두대간을 진행하는 대간꾼들도 여기서 부득이 하게 물을 건널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죠.

저도 물을 건너 이제부터는 대간길을 걷습니다.

그런데 이 희운각대피소의 '희운'이라는 이름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습니다.

이 희운각의 희운이라는 이름은 1969. 2. 15. 에베레스트 원정대의 동계훈련을 하던 '고요의 계곡-이 사건 이후로 '죽음의 계곡'으로 바뀜-'에서 10명의 대원이 눈에 묻힌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이 사건은 신문 호외로 알릴 정도의 커다란 사건이었는데 이때 희운喜雲 최태묵 이라는 호를 가진 이가 이곳에 변변한 대피소 하나 없어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였다고 하여 사재를 털어 원정대원들의 동계훈련 시 BC 정도로 쓰일 대피소를 만들어서 이를 기부하였는데 이것을 기리기 위해 그의 호 '희운'를 따 이름을 지었다는 설과 그 이전부터 여차한 이유로 '희운각'이라는 팔각정자가 있어서 그 자리에 대피소를 만들면서 그 정자의 이름을 딴서 '희운각 대피소'가 되었다는 설이 양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생각건대 어느 분이 출연하여 대피소를 만든 것은 맞는 거 같은데 이름은 그 이전부터 희운각이라는 팔각정이 있었기 때문에 그 정자 이름을 따서 희운각대피소라고 하지 않았을까요?

대피소를 지나 전망대를 잠깐 들르기로 합니다.

여기서는 공룡의 신선대와,

오른쪽 뒤가 화채,

그리고 가운데 대청과 우측의 중청, 소청이 보이는데 대간길이 대청봉에서 좌측 라인을 타고 이리로 내려오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드디어 갈림길입니다.

유유님이 갈등을 하는군요.

자신의 체력으로 감히 공룡을 탈 수 있겠느냐에 대한 망설임입니다.

무너미고개 혹은 부내고개라고도 하는 여기서 공룡을 탈거냐 아니면 천불동계곡으로 해서 점잖게 진행을 하고는 속초에 나가서 오징어회를 먹겠냐는 것입니다.

그 고민을 하는데 25분이나 걸립니다.

좌틀하여 공룡으로 들어섭니다.

로프를 넘어 우틀하면 예전 공룡길로 이 길은 신선대로 하여 암봉을 트레버스하여 진행하는 고전적인 공룡능선 루트입니다.

바로 좌측은 가야동 계곡을 통하여 오세암으로 진행하는 루트이고....

저희는 당연히 좌틀하여 일반 등로로 걷습니다.

공룡의 첫 암벽.

로프를 타고 오릅니다.

여기서 보니까 백두대간길이 더 선명하게 보이는군요.

가운데 대청봉에서 내려오는 능선이 소청에서 내려오는 길과 확연히 가야동계곡으로 구분이 되며 대간 길은 좌측의 신선대로 부드럽게 타고 오르고 있습니다.

그 마루금 좌측 계곡이 지금은 죽음의 계곡으로 바뀐 고요의 계곡이겠고....

0.8km 오는데 27분 걸렸군요.

음..

우측 범봉.

중앙 가운데 1275봉.

그 뒤 마등령.

마등령 우측이 세존봉.

그 뒷라인이 황철봉.

제일 뒤가 신선봉 라인....

결국 주릉이 백두대간이라는 겁니다.

좌측 용아장성 너머 귀청은 계속 따라오고....

음...

천화대의 범봉, 왕관봉....

돌멩이를 타는 분들의 흑범길이니 염라길, 석주길....

그 뒷줄이 마등령 뒤1326.7봉에서 세존봉...

그 뒷줄이 황철봉라인.

그 우측이 울산바위.

그 뒤가 신선봉....

울산바위 우측이 달마봉631.9m.

달마봉 앞 그러니까 그림 우측의 집선봉875.2m.

집선봉 뒤가 권금성이 있는 케이블카 기지이겠고....

백두대간 라인.

중심에 1275봉이 서 있습니다.

울산바위....

무지 덥습니다.

유유님 드디어 무릎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하는군요.

젤을 좀 발라주고 마사지를 해주고....

진통제 먹고...

그래도 절경을 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시간은 점점 늦어지고...

16:30분까지 C지구 주차장에 가면 되므로 하산하여 잽싸게 속초 대포로 가서 산오징어에 소맥 한 잔하고 오려던 계획은 점점 멀어져 갑니다.

천화대 능선으로 빠지는 길이 코앞이군요.

천화대 라인....

우측이 설악골로 내려가는 길이고...

천불동 계곡 건너 화채봉.

화채능선은 좌측 집선봉으로 내려오고...

우측 중앙의 대청봉과 우측의 소청봉.

그리고 지나온 공룡의 흔적....

지도 #2의 '다'의 곳을 지납니다.

 이 이정표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유는,

이 이정표의 좌측 가야동 계곡 쪽으로 보면 바위 밑으로 물이 흐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웬만한 갈수기가 아니면 여기서 소량의 물을 건져 목을 축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돌아보고....

1275봉 올라가는 길에 산객들이 달라붙어 있군요.

조금 힘을 내야 하는 구간입니다.

시간이 지체됩니다.

음 멋지고.....

비가 오면 좀 미끄러운 구간이기도 합니다.

초봄에도 긴장을 좀 하여야 하고...

1275봉 바로 아래입니다.

지도 #3에는 1266봉이라고 표기되어 있는 곳인데 산꾼들에게는 1275봉으로 알려져 있는 봉우리입니다.

전에는 이 이정표에 1275봉이라고 표기되어 있는 걸 본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바뀐 것 같습니다.

우측 1275봉에서 내려오는 많은 분들도 보고....

위험하게스리...

가운데 나한봉1297.4m 우측으로 마등령이 보이고...

먼지를 날리며 1275봉에서 내려갑니다.

.............


지도 #4

지도 #4의 '사'의 곳에서 본 세존봉과 우측의 울산바위.

거기서 이정표를 지납니다.

대청봉과 소청봉도 여전히 관측되고...

1280.1봉은 좌로 우회하고....

마등령도 1.2km남았군요.

이 걸음으로는 아직도 한 시간....

더욱 선명해지고 가까워진 세존봉과 울산바위.....

간식 타임에 10여 분 또 휴식......

양보의 미덕을 보여줘야 하는 곳.

도봉산 'Y 계곡'을 항상 떠올리게 되는 곳입니다.

이 코스를 통과해야 나한봉1297.4m이 앞으로 다가옵니다.

제일 뒤 화채능선.

그 좌측으로 중앙에 달마봉과 그 뒤가 속초시내.

세존봉.

멀리 대청봉과 서북능선.

그리고 우측 앞줄이 용아장성.

드디어 오세암으로 빠지는 삼거리(지도 #4의 '아'')입니다.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는 이곳을 마등령으로 표기하여 놓았는데,

여기서 멀리 화채능선과 앞의 천화대 라인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지도에서의 마등령을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서는 세존봉으로 표기하여 놓아 좀 혼란스럽기는 합니다.

당연히 국토지리정보원 지도를 앞세워야겠지만 지리정보원 지도가 다 맞는 것도 아니고 저 역시 예전 기억때문에 1186봉을 계속 세존봉으로 불렀습니다.

그리고 사실 고개라는 것이 두 개의 능선을 이어주는 그러니까 두 능선 중에서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것을 고개라 하고 그 고개는 대개 아래에서 올라올 경우 가장 쉽게 올라올 수 잇는 곳이기도 하니 이 삼거리가 마등령이 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정표에서 말하는 마등령 삼거리는 조금 더 올라가야 합니다.

바로 여기입니다.

지도 #4의 '자'의 곳인 여기가 마등령 삼거리로서 일반 산행을 하는 분들은 우틀하여,

나무계단을 타고 내려가야 하고 백두대간을 하는 분들은 직진을 하여 저 안내판 뒤로 들어가야 합니다.

저희는 일반 산행을 하고 있으니 당연히 우틀하고,

좌측 세존봉과,

우측의 화채와 그 우측으로 이어진 대청봉과 소청봉을 보고,

앞으로는 우측의 1275봉 등 공룡능선을 보고 그 좌측으로 천화대로 갈라진 범봉이나 왕관봉 등도 보면서 내려갑니다

대청, 소청과 공룡라인....

지도 #4의 '차'의 곳에서 물을 구할 수 있습니다.

그 뒤 골짜기를 따라 올라가면 바로 1326.7봉으로 오를 수 있고.....

마등령 삼거리에서 비선대까지의 거리 2.5km.

처음 공룡을 타는 분들께는 말그대로 최악의 루트입니다.

지금껏 쓰던 근육과는 달리 내려가기만 하는 근육을 돌계단을 밟으며 사용하여야 하는데 상당히 고통스럽습니다.

이 후유증은 버스를 타고 가다가 한숨 자고 휴게소에 잠시 들러 화장실을 갈 때 나타납니다.

초행인 분들은 다 어그적어그적...

마치 볼일보고 어디를 안 닦은 걸음걸리 딱 그 자세입니다.

그나마 이런 그림이 그 고통을 삭혀주는 위안거리나 된다고 할까요.

내려가도 내려가도 끝이 없습니다.

음...

화채능선 아래에 있는 만물상.

이 돌계단...


지도 #5

금강굴이 가까워졌다는 암시?

설악산을 그렇게 많이 와봤어도 관광이 아닌 신행이 목적이어서 그런지 저는 금강굴을 아직 한 번도 들른적이 없는데 오늘도 통과.

드디어 비선대 삼거리입니다.

마등령까지 3.5km.

상당히 긴 내리막이었습니다.

유유님이나 중간에 만난 분들 참 고생 많이 했습니다.

내려오면서 얼마나 같이 간 일행들을 욕했겠습니까.

"앞으로 네 놈들 따라오나 봐라!!!"

하지만 비선대를 보면서 생각을 고치시겠죠.

"내려오긴 내려왔네.

내가 공룡을 하다니!

다음엔 또 어디?"

물이 좀 부족합니다.

비선대에 있던 산장이니 매점과 식당은 다 철거되고 흔적조차 없어졌습니다.

맥주 한 통에 포카리스웨트 한 통 먹기에는 더 없이 좋은 장소였었는데....

와선대....

설악동 가는 길의 좌측 매점과 식당도 다 철거!

케이블카는 건재.

그런데 나머지 사진 몇 장이 왜 없어졌는지 모르겠군요.

15:35

설악동 매표소를 빠져나오면서 오늘 산행을 종료합니다.

매표소 앞의 택시정류장에서 택시를 타고 C지구 주차장으로 와서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서 옷을 가지고 나와 '오봉식당' 간이 샤워실에서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으니 날아갈 것 같습니다.

두부김치찌개에 소맥을 한 병 말아서 먹으니 역시 산행은 이맛이라는 걸 다시금 느낍니다.

소요시간 12시간 30분.

초보의 산행 시간으로서는 그런대로 양호한 시간이군요.

유유님.

고생 많이 했고 수고 많이 했습니다.

다음엔 서북능선 한탕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