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명산

용화산 ~ 경원산 ~ 마적산 ~ 소양댐 (큰고개 ~ 용화산 ~ 고탄령 ~ 소양지맥 접속 ~ 배후령 ~ 오봉산 갈림 ~ 경원산 ~ 마적산 갈림 ~ 소양댐)

현오 권태화 2017. 5. 13. 22:36

 

생활의 발견.

엄청 대단한 내용이 숨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출연 배우도 괜찮은 거 같았고....

멀쩡하게 생긴 김상경에 연기파 추상미 그리고 야릇한 분위기의 예지원이 주연으로 등장하고....

실제 까보니 영화는 무슨 포르노 같은 것도 아니고 그저 벗겨놓은 인간 군상들을 보여주는 느낌만 주었고.....

제가 이해하기에는 좀 수준 차이가 나는 그런 영화로 기억됩니다.

김상경이 남의 여자나 가로채고 심지어는 유부녀까지....

그런데 2002년 개봉한 그 영화의 감독이 홍상수였군요.

괜히 본듯한 느낌.

제목이 뭐가를 암시해 주어야 하는데 그런 게 생활의 발견?

왜 갑자기 영화 얘기냐고요?

 

이번 주 지맥 산행도 이런저런 이유로 미뤄집니다.

노모의 건강 상태는 아주 좋아지셔서 목요일 땅끝에 이어 하루 더 시간을 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무심히 지나쳤던 해밀의 명산 산행.

용화산 오봉산을 간다고 하던 안내글이 생각납니다.

당연히 만차일 거라고 그냥 넘기려는데 산행을 포기한 분들 덕에 빈자리가 두어 개 보이는군요.

한 자리 청합니다.

산행 코스를 보니 우선 팀을 세 팀으로 나눕니다.

오봉산 팀, 용화산 팀, 용화산 ~ 오봉산 팀.

 

오봉산이라!

청평산이었죠.

그 산을 처음 갔을 때가 군에서 제대한 바로 직후여서 제가 근무하던 지역의 청평과 이름이 같아 의아해 한 적이 있던 곳입니다.

그런데 언젠가 그 이름이 오봉산으로 바뀌었습니다.

봉우리가 다섯 개 있으니 그렇게 임의로 누군가가 바꿔서 불렀겠죠.

1980년 대 말기의 산행의 주류는 명산 위주였습니다.

아직 산경표가 대중화 되기 이전이어서 백두대간이니 정맥 같은 우리 고유의 산줄기 산행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할 때였습니다.

산꾼들의 로망이 지리 화대종주나 설악 서북, 공룡에 머물 때였으니까 말입니다.

교통도 불편하던 그 당시 설악을 가는 차편은 마장동이나 상봉동이었습니다.

어릴 때에는 을지로 6가 계림극장 옆이었는데 많이 동진한 느낌일 때였습니다.

 

설악에 빠져 있을 때...

언제인가 양평 ~ 홍천을 거쳐 지루하게 가는 육로 외에 춘천 소양댐에서 인제 방향으로 배를 타고 가는 루트가 새로 생겼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그 선착장의 또 다른 배편이 청평사로 가는 것이었으니 청평산 + 오봉산 연계 산행도 괜찮다는 판단에서 들렀던 곳이었습니다.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 절 구경에 특색 있는 이름의 회전문도 보고 산행도 즐기고....

요즘 애들에게 회전문 보러가자고 하면 깜짝 놀랄 것 같습니다.

시내 한 복판에 있는 절도 아니고 그런 산속 깊이 있는 절에 웬 회전문!

중생에게 윤회전생輪廻轉生을 깨우치게 하는 마음의 문으로 보면 되나요?

영화 '생활의 발견'에서도 그 얘기가 나오는 걸로 기억을 합니다.

비록 배에서 내려 청평사로 가던 도중 변심하여 다시 시내로 나와 술을 한 잔 푸러 가서 남의 여자 가로채는 '생활의 발견'을 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당시 암벽 구간에 말발굽을 해놓은 곳도 지나고 나즈막한 바위봉을 지나 그 절의 뒤에 있다고 해서인지 무슨 음흉한 냄새가 나는 듯한 이름을 가진 배후령에서 버스를 타고 춘천 시내로 와서 닭갈비를 먹고 귀경하는 코스.

그런 오봉산은 여러 번 올라 지금은 별반 눈에 들어오지 않는 곳이 되어 버렸습니다. 

참고도 #1  소양지맥

그런데 그곳을 작년 이맘때 또 지나쳤었죠.

북한쪽 백두대간의 매자봉 부근에서 흘러내려 북한강과 소양강과의 합수점에서 그 맥을 다하는 소양지맥(신산경표 상으로는 도솔지맥)의 마무리 구간인 백치고개 ~ 합수점 구간을 진행할 때였습니다.

청평사에서 올라오는 고개에서 이 소양지맥을 접속하게 되죠?

그 루트에서 우연찮게 보았던 오봉산이라는 정상석이 박혀 있는 곳은 사실 영진지도나 김형수555 지도에는 그 자리가 오봉산이라고 표기되어 있기는 하지만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는 4등급 삼각점(내평404)가 박혀 있는777.8봉이 오봉산입니다.

 

각설하고 그때 소양지맥을 진행하면서 이 청평사에서 올라오는 고개 ~ 오봉산 ~ 배후령 ~ 용화산 갈림길까지는 최근에 진행했으니 다시 진행하고 싶은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항상 눈여겨 보고 있던 곳이 있습니다. 

참고도 #2 오봉산 지도

 

위 참고도 #1의 빨간선 루트가 바로 그곳입니다.

실제로 2012년인가 존경하는 선배 '케이님'이 겨울에 혼자 진행한 곳입니다.

항상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지맥 산행이다 뭐다 다른 데 정신을 두고 있으니 소위 수님들의 '봉우리 이어가기'는 아직 눈으로만 즐기고 있는 형편입니다.

무박산행이 어려운 요즈음의 제 형편.

위 빨간선 차선책으로는 빨간선 + 파란선.

용산역에서 ITX를 타고 가면 전보다 더 빨리 접근을 할 수도 있을 것인데...

용화산 ~ 배후령 ~ 오봉산 ~ 청평사를 용화산 ~ 배후령 ~ 경운봉 ~ 마적봉 ~ 느치골 주차장 코스로 변형을 시켜보면 어떨까요?

봉회장님께 양해를 구합니다.

 

들머리는 용화산 큰고개입니다.

그런데 거기까지 이 큰 버스가 올라간다고 하는군요.

도로가 좁아서 만만치 않은데.... 

참고도 #3  용화산 지도

 

이 용화산을 단산산행을 할 경우 산행의 중심지는 춘천시 사북면 고성리의 양통마을입니다.

모든 루트는 양통마을에서 시작하여 양통마을에서 끝나게 되어 있습니다.

두 군데 예외가있습니다.

큰고개를 이용하여 용화산에 접근하는 방법인데 하나는 직접 큰고개까지 교통수단을 끌고 올라가는 방법.

다른 하나는 채석장터까지 버스로 왔다가 삼각바위 방향으로 올라 큰고개 혹은 용화산 삼거리로 오르는 방법 등이 그것입니다.

후자 방법은 예전에 제가 한 번 이용했던 길인데 돌길을 걷는라 발바닥에 불이 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오늘은 전자랍니다.

길이 좋아졌나?

이 큰 버스로.......

들머리로 가는 도중 코스 설명과 조를 나눕니다.

오늘 암릉 구간이 많으니 산에서는 음주를 자제해 달라!

안전산행을 위함!!!

그런데 산사랑 고문님의 청평사 해설이 장난이 아니시군요.

감탄했습니다.

코대장님께 넌지시 여쭤봅니다.

문화해설사?

제가 볼 때에는 문화해설사가 아니고 문화박사님이셨습니다.

대단하십니다.

 

용암삼거리에서 우틀하여 고도를 높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보다 먼저 오른 타산악회의 버스는 큰고개 주차장까지 올라갔다가 돌려나오느라 기스도 좀 나고 고생을 했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주차장은 쌍팔년도에 만들어진 그때 그 주차장 그대로인데 이 버스로는 조금 곤란할 것 아니겠습니까?

 

산행개요

 

1. 산행일시 : 2017. 5. 13. 토요일

2. 동행한 이 : 해밀산악회

3. 산행 구간 : 용화산 ~ 경원산 ~ 마적산 ~ 소양댐

                    (큰고개 ~ 용화산 ~ 거탄령 ~ 소양지맥 접속 ~ 배후령 ~ 오봉산 갈림 ~ 경원산 ~ 마적산 갈림 ~ 소양댐)

4. 산행 거리 : 15.84km

구 간

거 리

출발 시간

도착 시간

비 고

큰 고 개

 

10:25

 

 

용 화 산

1.42

10:55

30

 

고 탄 령

2.50

11:41

46

 

소양지맥 접속

1.94

12:34

53

20분 점심

배 후 령

2.94

13:16

42

오봉산 갈림

0.38

13:29

13

경운산 표지목

0.46

13:45

16

10분 휴식

마적산 갈림

3.72

15:07

82

 

소 양 댐

2.48

15:48

41

15.84km

05:23

04:53

실 소요시간

 

산행기록

지도 #1

10:16

큰고개 약 400m 전.

이 정도면 버스를 돌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이부장님 판단.

두말 할 것 없이 대원들 모두 하차합니다.

준비운동이 뭐고 할 것도 없이 S팀 먼저 올라갑니다.

S팀의 경우 배후령에서 13:30 컷오프.

청평사에서 나오는 배 시간에 맞추기 위함입니다.

저까지 9명인가요?

10:25

전쟁터에 나가는 사람들처럼 눈에서 빛이 납니다.

오늘 끝장을 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인사랑 회장님의 야릇한(?) 미소가 의미 있어 보입니다.

자, 그럼 오늘 산행을 시작합니다.

오늘 산행은 춘천시 사북면과 화천군 하남면의 시계를 따릅니다.

10:30

시작하자마자  바로 바위구간이 나옵니다.

사실 용화산은 이걸 즐기러 온 것이죠?

10:33

그 암벽을 오르면 전망 좋은 너럭바위 같은 게 나올 것이고 그 너럭바위는 훌륭한 조망터 역할을 해주지 않습니까?

여러 이름을 가진 바위들이 보이는데...

글쎄요....

조망도 아주 안 좋습니다.

가운데 볼록한 게 소양지맥 상의 수리봉656.7m이고 그 우측에 갈라진 곳이 양통고개일 것입니다.

양통고개는 그저 사람들만이 지날 수 있는 그런 고개입니다.

수리봉의 수리는 순 우리말의 수리이죠?

산림청에 등록된 산이름 중 국사봉에 이어 랭킹 2위에 있는 산입니다.

그저 '높다'라는 의미에도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는 굳이 水利峰이라고 표기해 놓았군요.

하긴 백두대간 저수령 부근의 수리봉에는 守理峰이라고 표기도 하여 놓았으니 무슨 말을 더 하겠습니까!

10:34

또 한 탕 해야 하겠군요.

우측으로는 폭발물 처리장 그러니까 채석장 방향입니다.

지도 #1의 '가'의 곳입니다.

사진은 찍어보지만 별반 달라지는 게 없는 오늘 기후 조건입니다.

오후 3시경부터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기는 하지만 머릿속은 '구라청'이라 여기면서 이를 무시합니다.

바람은 살랑살랑 부러오는 게 아직은 비가 올 징조까지는 아닙니다.

비가 오기는 와야 할 텐데....

우측에 뾰족 나온 바위.

뭐라고 부르나요?

가운데 뒷줄 수리봉.

고성리 마을 정경과 407번 도로.

작년 소양지맥을 할 때 수리봉을 오르면서 이쪽을 찍은 사진입니다.

조망도 별로 좋지 않았던 기억입니다.

10:53

다 올라왔습니다.

30분이 조금 안 걸렸군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삼각점을 확인하고 좌틀하여 용화산 정상석을 봅니다.

그러니까 삼각점이 있는 이 봉이 867.4봉이고,

정상석이 있는 이곳이 877.8봉입니다.

먼저 올라온 다른 팀들이 점심들을 드시고...

파로호를 조망해보려 하였지만 잡목과 날씨 관계로 포기합니다.

여기서 화천군 간동면을 만납니다.

그러니 지금부터는 화천군 간동면과 춘천시 사북면의 시계를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용화산을 내려와 갈림 사거리에서 좌틀하여 배후령을 향합니다.

직진을 하면 역시 양통마을로 진행됩니다.

우측으로 잠시 조망이 트이는군요.

11:05

지도 #1의 '나'의 곳으로 좀 평평한 곳이군요.

좀 속도를 내지만 지형이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바위가 많기 때문입니다.

좋은 조망을 기대했지만 그저 이 정도....

11:15

지도 #1의 '다'같은 곳에서는 우회하여 로프도 이용하고....

11:18

이렇게 우회합니다.

우회하는 모습을 지도로 자세히 볼까요? 

참고도 #4

 

그러니까 위 사진이 암릉을 타고 안부 'A'로 내려와서는 빨간선으로 능선을 타고 .C'의 안부로 떨어져서는 다시 832.2봉으로 진행을 하여야 올바른 능선 산행 맞습니다.

(참고로 지금 그은 이런 선을 '마루금'이라고 합니다. 능선을 지도 상에 그린 선. 이 선을 마루금이라고 하자고 약속한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현장에서 봤듯이 빨간선은 암릉이어서 진행하기가 용이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어떤 안전시설이 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그 구간을 이렇게 사면으로 우회한 것입니다.

이른바 '사면치기'입니다.

11:20

그렇게 우회하여 도착한 곳이 참고도 #4의 'C'의 곳입니다.

지도 상으로는 내려와야 했지만 우리는 사면치기를 하였으므로 실제로는 조금 오르막을 올라 도착한 꼴이 되어 버린 셈입니다.

이렇게 지형을 읽어가며 지도를 보는 습관.

산행 실력이 느는 지름길입니다. 

11:24

그러면 공식대로 우측으로 틀면서 832.2봉으로 오르게 됩니다.

올랐으니 숨도 고를 겸 지도를 봅니다.

그러면 그 다음은 고탄령이 기다리고 있고, 그 다음 주의하며 지날 곳이 779.1봉으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이 779.1봉을 체크하여야 하는 이유는 이 봉에서는 수풀무산701.7n 갈리게 되고 이 수풀무산으로 통하여 간동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이 두 가지만 유념하면서 진행하면 될 것입니다.

832.2봉을 빠져나오자마자 암봉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말발굽을 잡고 오르게 되어 있군요.

돌핀바위?

우측으로 멀리 화악산이 보이는데 그저 이 정도.....

좌측 제일 뒤의 사명산도 그저 이정도....

바람이 솔솔 불어오기는 한데 아직 비가 올 바람 같지는 않습니다.

11:41

고탄령을 지납니다.

古灘嶺?

주위에 개울들이 많아 붙여진 이름은 같은데....

옛날에는 개울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진 곳에서 오르는 고갠가?

어쨌든 사북의 고성리와 간동을 이어주는 고개입니다.

주요 포스트는 항상 양통입니다. 

지도 #2

11:49

779.1봉에서는 우틀합니다.

이곳이 아까 미리 살펴봤던 수풀무산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입니다.

우리는 우틀해야죠?

그런데 지도를 유심히 들여다봤다면 여기서도 이 779.1봉에서 암봉때문에 좌에서 우로 우회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능선의 삼거리에서 좌틀하여야 할 수풀무산 방향(지도 #2의 '빨간선')의 길이 현장에서는 직진을 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갸우뚱 거리며 우틀하는 이유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정표가 없었다면 직진하기 십상인 갈림길입니다.

우틀합니다.

우측으로 바윗덩어리가 보이죠?

큰 고개를 하나 지나야 하는가 보군요.

11:57

고개 너머로 가파른 계단이 보입니다

지도 #2의 '라'의 곳입니다.

용화산 휴양림을 만들어 놓고 산책길 코스를 만들어 놓았군요.

잘 알겠습니다.

우리는 배후령을 따릅니다.

12:06

사양고개를 지납니다.

속도를 좀 올립니다.

그런데 뒤에서 일행들이 부릅니다.

출출하다고 식사를 하고 가자는 겁니다.

12:09

그러시죠.

금강산도 밥 먹은 다음이라고 하는데 하물며 용청종주야!

20분에 걸쳐 간단하게 먹고 일어납니다.

12:34

삼거리를 만납니다.

이곳이 자못 중요한 곳이죠.

지도 #2의 '마'의 곳으로 여기서 소양지맥에 접속합니다.

그러면서 신북읍을 만나 지금부터는 춘천시 신북읍과 화천군 간동면의 시계를 따라 걷습니다.

12:37

763.6봉은 사면치기로 진행하고 ...

이제부터는 소양지맥을 할 때 걸었던 길이므로 아무래도 눈에 익은 길입니다.

스피드 업해도 무방한 길이죠.

12:47

참호가 있는 745.3봉을 지나, 

지도 #3

사면으로 돌아드니,

13:00

653.3봉입니다.

참호를 지나,

13:10

688.4봉을 지나,

13:13

군삼각점을 지납니다.

13:16

배후령에 있는 삼팔선 표지석입니다.

S조에서는 인사랑 회장님 그리고 한 분(닉을 몰라 선배님 죄송합니다.) 그리고 저 등 3명입니다.

cutoff 시간을 13:30으로 했으니 굳이 그 시간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빠른 시간이군요.

큰고개에서 2시간 32분 걸렸으니 거의 시속 3.5km라는 말?

그러면 너무 일찍 산행이 마감될 것도 같군요.

우리나라 터널 중 가장 긴 그것인 배후령 터널이 생기는 바람에 한적한 고개가 되었습니다.

상당한 된비알을 치고 올라가야 합니다.

13:29

그러면 오봉산과 경운산 갈림길이 나오게 됩니다.

여기서 S조와 S-1조의 행이 달라집니다.

앞서가시는 인사랑 회장님께 S-1조의 진행 상황에 대해서 이미 말씀드렸으니 여기서 인사나 드리려했는데 벌써 저만치 달려가고 계시는군요.

그냥 직진하여 올라갑니다.

여기서 저는 소양지맥을 버리고 일반 단맥으로 들어섭니다. 

그러면 다시 갈림길이 나오고....

두 분이서 점심을 드시고 계시는군요.

제 막걸리가 아직 해동이 안 되서....

한 잔 얻어 마십니다.

저도 이 분들 많이 줘봐서 별로 미안함 감을 갖지 않습니다.

산사람인데요...  뭘....

여기서 북산면을 만나 이제부터는 북산면과 신북읍의 면계를 따라 진행합니다.

진행 방향은 우측입니다.

그 방향을 보면서 진행하면,

13:37

좀 지루한 계단이 맞이합니다.

좌측 첫봉이 오봉산.

제일 뒷봉우리가 소양지맥 상의 부용산.

앞은 악산인데 뒤는 육산입니다.

13:45

경운산!

경운산이라....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는 그저 789.6봉이라고만 표기되어 있습니다.

영진지도에는 마적산784.7m.

김형수 555에도 마적산794m. 

어떤가요?

택리지를 보면 이 오봉산은 청평산이었음이 명백합니다.

그리고 여타 문헌 가령  '대동여지도', '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 심지어 '산경표'를 봐도 그러합니다.

그런데  '동국여지승람'과' 여지도서'에는 이 청평산 이외에 한 가지이름이 더 덧붙여져 있습니다.

그 이름이 바로 경운산慶韻山입니다.

그러니 청평산 = 경운산= 오봉산입니다.

문제는 이 일대가 다 청평산이냐 아니면 특정한 봉우리 즉 최고봉 만을 청평산이라고 하느냐에 있을 것입니다.

峰이라고 특정짓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일대 즉 청평사를 둘러싸고 있는 봉우리 전부를 두루뭉실하게 청평산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 봉우리도 청평산의 다른 이름 경운산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제 생각과는 달리 춘천시의 의도는 저기는 오봉산, 여기는 경운산이라고 의도적으로 분리하여 정상표지목을 세운 것 같습니다.  

이름 하나 더 만들자는 취지입니다.

13:51

781.4봉을 지나,

785.3봉으로 오르려는데 반가운 표지띠 하나를 봅니다.

'산경표 따르기'에서 누가 여길 다녀가셨군요. 

지도 #4

13:56

그러고는 785.3봉에서 2등급삼각점(내평 21)을 봅니다.

어느 분은 여기를 경운산이라고 생각하고 표기를 해두셨습니다.

이곳이 경운산이든 아까 그 789.6봉이 경운산이든 도긴개긴입니다.

그 쪽 봉에서는 높이를 가지고, 이 봉에서는 삼각점이 있는 의미 있는 봉우리를 표방하며 우길 것이기 때문입니다.

호젓한 길입니다.

노래를 부르며 룰루랄라 걷습니다.

혼자가 아니고 누군가랑 같이 걸었으면 하는 생각이 납니다.

속도를 내느니 천천히 걷습니다.

조망은 없습니다. 

14:15

664.1봉을 지나고....

상당한 키의 고목입니다.

14:28

길 건너 거대한 벽이 나옵니다.

지도 #4의 '사'의 곳입니다.

여기서는 좌로 틀어,

임도로 내려서야 합니다.

배후령 도로에서 이어지는 임도로군요.

14:39

596.9봉으로 올라섭니다.

동풍이 심상치 않아집니다.

하늘에서는 마른 번개가 치고...

천둥소리가 커집니다.

지도 #5

14:54

우측으로 447.1봉을 갈리는 무명봉을 지납니다.  

14:58

기어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반가운 비입니다.

배낭 열고 비옷을 꺼내려는데......

아뿔사!

하는 수 없죠.

이런 비야 좀 맞으면 어떻습니까?

3시부터 비가 온다고 했는데 2시 58분.

웬일입니까?

대통령이 바뀌니까  기상청도 일신했나요?

15:05

문제는 번개가 너무 자주 번쩍인다는 데 있습니다.

626.6봉을 지나면서 걸음을 빨리합니다.

15:077

소양댐 갈림길입니다.

마적산까지 0.9km.

마적산에서도 2.5km.

그러면 3.4km.

문제는 차에 있는 갈아입을 옷!

이미 차는 소양댐 부근에 와 있을 건데....

신마적이고 구마적이고 그건 다음에 생각하고 좌틀합니다.

15:24

폰으로 위치를 가늠하지 못하므로 549.1봉에 있는 방카로 들어가서 폰을 꺼낸 뒤 위치를 확인한 뒤 한 장 촬영합니다.

기자였다면 풀리처 상은 따 놓은 당상!

15:43

낙엽송 숲을 지나,

15:48

드디어 소양댐으로 나옵니다.

날머리입니다.

비 맞으면서 사진 촬영을 하는 것을 보고 지나는 차량에서 신기한 듯 바라봅니다.

"니 들이 뭐 아냐!" 

소양댐 위에 주차장이 있나?

대형주차장은 없을 것 같은데....

버스 정류장에 가서 안내하시는 분께 문의하니 5분 정도 내려가야 한다고 합니다.

마침 시내버스가 들어오는군요.

이때 '복이언니'님이 그림처럼 나타나시면서 그냥 걸어가도 된다고 하십니다.

 

epilogue

 

마적산을 들르지 못해 조금 아쉬운 감은 있습니다.

S팀 대원들도 도착을 하고...

닭갈비집에서 뒷풀이를 하는데 마침 마주 않은 커플이 갑장인 그레고리님.

강산형과 함께 이 얘기 저 얘기 하다보니 시간이 부족하더군요.

과유불급.

비도 와 좋은 하루였습니다.

두 번째로 같이한 명산팀.

고마웠고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