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기 계곡이 있는 취적봉
새마포는 2개의 팀이 운용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산줄기를 하는 지맥팀이고 다른 하나는 오지를 찾아다니는 소위 명산팀입니다.
지맥팀이 지금은 소양(도솔)지맥을 하고 있는데 그 종착역도 얼마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8. 17. 그 소양지맥을 마치고는 평창(주왕)지맥에 들 것이니 그때까지 저는 좀 느긋하게 심산유곡을 찾아다니는 것도 꽤 의미 있는 일일 것입니다.
더욱이 이렇게 더운 하절기에는 말입니다.
그 명산팀이 오늘 찾은 곳은 최근 각 산악회에서 많이 찾고 있는 정선 덕산기 계곡에 있는 취적산입니다.
초행인 이곳에 아무런 사전 공부도 없이 참석합니다.
사실 오늘은 등대형님이나 형수님께 이번에 출간될 졸저 '현와와 걷는 백두대간'의 필자 약력 사진 촬영도 부탁을 드렸던지라 좀 남다른 기분입니다.
아직 확정이 되지는 않았지만 출판사에서 제시한 내지 표지입니다.
이건 외지 표지이고.....
570페이지 분량인데 발간일이 가까워지니 걱정이 앞섭니다.
그런데 오늘 코스 지도를 보니 후반부는 그저 계곡 임도를 따라 내려오게 되어 있군요.
물줄기를 보니까 장난이 아니군요.
산줄기보다 물줄기가 눈에 띕니다.
사행천이라 불리는 소위 곡류하천이 지나는 곳이군요.
이곳이 평야지역이 아닌 강의 상류지역이니 지형학에서 보면 감입곡류하천meander이 되겠군요.
그런데 강이름을 보니 어디서 많이 듣던 이름입니다.
어천이라!
오호라.
지맥을 할 때 걸었던 금대지맥과 노목지맥 지역이로군요.
신산경표에서는 그렇게 불렀습니다.
하지만 그때 제가 이의를 제기했었죠.
특히 주主줄기와 부副줄기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당시 제 글을 그대로 인용해 봅니다.
백두대간의 지맥들
박성태 선생님은 신산경표에서 우리의 백두대간을 셋으로 구분하여 백두산에서 해서정맥의 분기점인 두류산까지를 북부백두대간, 두류산에서 낙동정맥이 갈리는 매봉산까지를 중부백두대간 그리고 그 이하를 남부 백두대간으로 부르자고 제안을 하셨고 이는 산꾼들에게는 백두대간에서 가지를 치는 지맥들을 부를 때나 지칭할 때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지맥의 이름을 부를 때 가령 금대지맥이라고 부르는 것 보다는 '남부백두대간의 금대지맥'이라고 세분하여 부르는 게 그 위치나 규모 등을 떠올리기 더 쉬울 것같아 보입니다.
그런 지맥은 대간에서 뿐만 아니라 정맥, 기맥 그리고 같은 급의 지맥에서 가지를 치게 됩니다.
신경수 선생님의 작명법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신경수 선생님은 위와 같은 경우 그 줄기의 족보 내지는 출처를 밝혀 산줄기를 작명하기에 이릅니다.
이럴 경우 개념의 상하가 존재하기 마련이고 그 산줄기 이름이 다소 길어진다는 문제점이 있기는 합니다.
가령 제가 진행하고자 하는 금대지맥의 경우는 이 줄기가 정맥을 거치지 않고 백두대간에서 바로 분기하는 줄기이므로 '백두'라는 이름아래 이 줄기가 겹침줄기가 있는 줄기이면서 금대지맥(신산경표의 경우)이 노목지맥보다 줄기도 더 길뿐만 아니라 한강의 본류인 골지천을 품고 있음에 노목지맥에 대하여 이 금대지맥을 주지맥(주맥, 主脈)으로 보고 '백두금대지맥'이라 하였고 노목지맥은 그 하위 개념인 '분맥'을 동원하여 '백두금대노목분맥'이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신경수선생의 수체계 이론은 신산경표가 간결하게 산줄기 이름을 처리하였고 그 위치를 쉽게 떠올리지 못하는 단점을 보완하였다고는 하지만 그 이름이 지나치게 길기도 하고 분맥까지 동원하여 너무 산줄기를 복잡하게 세분한 것이 아니냐 하는 비판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신산경표 상의 금대지맥과 노목지맥
이번에 진행하는 산줄기를 보노라니 금대지맥과 노목지맥이 태백시와 삼척시 그리고 정선군이 만나는 두문동재 부근의 1347.1봉(국토지리정보원 지도, 김형수 님 555 지도에는 우암산으로 표기되어 있고 현지 이정표에도 그렇게 표기되어 있음)에서 갈라지며 이곳에서 백두대간 상의 금대봉까지 어김없이 약 0.9km 정도의 겹침줄기가 존재합니다.
금남호남정맥에서 분기한 천황(만행)지맥과 성수지맥과 같이 어느 줄기가 주줄기이냐에 따라서 이 겹침줄기의 소속이 달라지게 됨은 물론 그 줄기의 길이 또한 차이가 날 것이기 때문에 종주자의 입장에서는 이를 미리 정리해 볼 필요성이 생기게 됩니다.
우선 이 두 줄기는 백두대간의 금대봉에서 분기하는 줄기인데 금대봉과 대간 사이의 북사면에서 발원하는 물은 검룡소(정확하게는 고목나무 샘)를 떠나 대덕산 동쪽에서 내려오는 물들을 합류하여 골지천이라는 이름을 갖고 흐르다 조양강이 되고, 이 조양강이 오대천을 흡수하면서 동강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가다 결국은 한강이 되게 됩니다.
한편 이 대덕산으로 가지 치는 줄기와 노목산으로 가지를 친 줄기 사이에서 발원하는 샘은 어천(동대천)이라는 이름으로 흐르다 정선 아라리촌에서 이미 조양강으로 이름을 바꾼 골지천에 흡수됩니다.
그러니까 골지천 즉 한강의 우측 울타리는 백두대간이 되고 남쪽 울타리는 금대지맥이 되겠군요.
한편 대덕산 줄기와 노목산 줄기 사이에서 발원한 어천(동대천)의 북쪽 울타리는 금대지맥이 되며 남쪽 울타리는 노목지맥이 됨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신산경표의 노목지맥과 금대지맥이란?
- 이하 산줄기에 관한 설명은 '산으로 박흥식님'과 함께 정리한 내용임을 밝혀둡니다.
그리고 신산경표의 창시자인 박성태 선생님의 이론에 대하여 후학의 입장으로 왈가왈부할 입장은 아니지만 선생님의 신산경표를 배우고 또 그 줄기를 따라 걷는 후답자로서 그 귀한 자료들을 활용하여 신산경표를 계승, 발전시켜야 할 의무감도 있다고 믿습니다.
묵혀 있는 신산경표라면 존재할 값어치가 그만큼 떨어진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생물(生物)인 신산경표.
박성태 선생님이 높게 보이는 이유일 것입니다.
각설하고 이 명제의 간단한 질문은 곧 어느 줄기가 주줄기냐 하는 문제와 같습니다.
이를 정리하여 보면 노목산으로 진행하는 줄기 즉 노목지맥은 노목산~지억산~문두치를 지나면서 지장천과 어천의 벽이 되어 진행하다 그 두 개의 하천이 만나는 합수점(두물머리)인 정선군 정선읍 가수리의 가수분교 앞에서 맥을 다 하게 되는 약 40.5km의 줄기가 되는데 문제는 백두대간에서 분기하는 이들 두 줄기 중에서 어느 줄기가 주줄기냐 하는 것입니다.
이는 지난 번 성수지맥과 천황지맥에서 살펴 본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즉 가지줄기 0.9km가 어느 줄기에 편입이 되어야 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참고도 #1
먼저 신산경표를 봅니다.
이 경우 박성태 선생님은 산경(山經)을 중시하여 어느 줄기가 더 긴줄기이냐 여부에 따라 주맥과 지맥을 구분하셨습니다.
즉 선생님은 산줄기의 끝은 그냥 강으로 들어갈 수도 있고 합수점으로 잠길 수도 있다고 하시면서 합수점을 그다지 중하게 여기지 않으셨습니다.
그리하여 겹침줄기가 있는 줄기 중에서 천황지맥과 성수지맥의 경우에는 천황지맥을, 팔공지맥과 보현지맥의 경우에는 보현지맥을 그리고 이번 금대지맥과 노목지맥의 경우에는 금대지맥의 손을 들어주셨습니다.
즉 갈림봉~골지천은 56km, 갈림봉~지장천은 40.5km이므로 갈림봉~골지천이 주줄기가 되어 겹침줄기 0.9km는 여기에 편입이 되어 금대봉~골지천 56.9km로 확정시키신 것입니다.
그러나 산자분수령이란 산은 분수령이 되고 물은 절대로 산을 넘을 수 없다는 것인데 이는 만고의 진리이기도 합니다.
이를 다시 이야기하면 산줄기는 그 산줄기를 싸고 흐르는 물줄기가 만나는 그 합수점에서 그 맥을 다하여야 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이 산자분수령의 파생원칙을 가지고 금대지맥과 노목지맥의 문제에 대입을 하여 보면...
위 침고도 #1에서 명백하듯 금대지맥과 노목지맥 전체를 싸고 흐르는 물은 남으로는 지장천 그리고 북으로는 골지천(한강)이 됩니다.
그렇다면 간단하게 이 두 물줄기가 만나는 곳에서 맥을 다하는 산줄기만 찾으면 되는 것이고 그 산줄기가 주맥 즉 주줄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산경의 장단(長短)에 관계없이 두 물줄기의 합수점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죠.
그럴 경우 지도에서 명백하 듯 두 물줄기 즉 지장천과 골지천이 만나는 곳으로 진행하는 노목지맥이 맞습니다.
그렇다면 이 두줄기 중에서 본맥은 노목지맥이 되어야 하며 겹침줄기 0.9km는 여기에 편입이 되어 노목지맥 41.4km, 금대지맥 56km로 확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즉 산경(山經)이 우선이 아니라 수경(水經)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참고도 #2 금대지맥의 끝은 오음봉이 아닌 철미산 (이번에 교체한 지도)
한편 금대지맥의 주행 방향을 보면 대덕산을 지난 지맥은 고양산을 지나 곰목이재 ~ 상장바위 ~ 오음봉으로 진행하거나(박성태님), 상장바위~꽃벼루(신경수님)로 진행하여 그 맥이 다하는 것으로 정리를 하였는데, 박성태님의 경우에는 오대천을 만나는 두물머리에서 맥이 다 하게 되는 바, 이 오대천은 주왕지맥이나 황병지맥과 관련이 있는 천(川)이지 노목지맥이나 금대지맥과는 무관한 그것이며 그렇다고 해서 신경수 선생님 같이 꽃벼루로 간다는 것은 합수점도 아닌 곳이어서 이 역시 설득력이 있어 보이질 않습니다.
기술한 바와 같이 산줄기의 길이가 길어야 주맥이 되는 것은 아니고 자신을 싸고 있는 천이나 강이 만나는 곳인 바로 그 합수점 즉 두물머리에서 그 산줄기가 맥을 다 하여야 합니다.
그렇다면 골지천 즉 한강과 금대지맥과 노목지맥 사이에서 발원하는 어천(동대천)을 가르며 진행하다 두 물줄기가 만나는 곳(참고도 #2.의 녹색선 부분).
그 합수점에서 맥을 다하는 산줄기가 금대지맥의 끝이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이럴 경우 그 금대지맥의 진행은 갈림봉(우암산)~대덕산~각화산~고양산에서 곰목이재~남산~오음봉으로 가는 줄기가 아니고 곰목이재~철미산으로 진행하는 게 더 타당해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금대지맥의 길이는 신산경표의 약 56.9km보다는 조금 짧아져 약52.7km로 확정되게 됩니다.
금대지맥이라는 이름은 그대로 타당한가?
금대지맥은 금대봉에서 차용을 한 이름인데 이 금대봉은 지도에서 확실하게 보듯이 이는 지맥 줄기 상에 있는 산의 이름이 아니라 백두대간 상에 있는 산 이름입니다.
박성태 선생님은 지맥 이름을 명명할 때 해당 산줄기에 포함된 산이름을 따랐음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특별한 경우 가령 산줄기의 끝이 바다를 향할 때에는 -이런 명칭으로 부르기는 싫지만 어쨌든 - 반도의 이름이나 지방 이름을 따기도 하였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금대지맥이 '금대'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원인은 분기봉인 금대봉이라는 산 때문이라고 보여지는데 분명히 금대봉은 백두대간 상에 있는 봉우리 이름이지 지맥 산줄기 상에 있는 산이 아님은 명백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이유없이 금대봉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것은 위 원칙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생각건대 이 금대지맥이라는 지맥 이름은 다른 산줄기 이름과의 형평성을 위하여서라도 이 줄기에서 최고봉이나 가장 유명한 산의 이름을 따서 지맥 이름을 부여할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인 바, 그렇다면 이 지맥의 최고봉인 대덕산(1310.2m)의 이름을 따서 대덕지맥이라고 하여도 전혀 어색하지 않으며 오히려 이는 박성태 선생님께서 지맥 이름을 부여하는 취지에도 부합하며 다만 언뜻 연상이 되는 다른 대덕산(1290.9m)은 백두대간에서 갈라지는 수도지맥의 인근에 있는 산이라는 것 쯤은 백두대간을 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인식할 수 있으므로 별 문제될 것이 없을 것 같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 물음에,
"금대지맥과 노목지맥의 분기점이 대간에서 너무 가까워 그 사이에 다른 산이름이 없어 대간에 속하는 산이름을 먼저 분기하는 지맥 이름으로 했다(대간에서 금대지맥이 먼저 분기하고 금대지맥에서 노목지맥이 분기한다는 뜻임).
금대봉은 대간에 속하지만 금대지맥도 금대봉 정상에서 시작함으로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산경표는 백두산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우리가 현재 가지 못한다고 해서 북한 지역을 도외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산경표를 논할 때는 반드시 북한지역까지 포함해야한다.
신산경표의 대덕지맥(101㎞)은 북한쪽 주요지맥에 사용하고 있(어서 대덕지맥이란 이름을 부여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의 말씀은 금대지맥이 노목지맥에 우선하는 두 줄기 중에서는 주맥일 경우에는 무난한 설명이지만 이미 말씀드렸듯이 금대지맥이 노목지맥에 그 자리를 내줬을 경우에는 사정이 좀 달라집니다.
즉 이미 금대봉은 노목지맥에 속하는 봉이 되어버리므로 결국 금대지맥은 대덕지맥 정도로 불려야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논의가 과연 어떤 실익이 있을까?
우리 산꾼들이 떠들고 논쟁하고 어떤 한 결과로 그 논쟁을 마치고 통일을 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을 것인가 하고...
주무 관서나 학자들은 팔장을 끼고 앉아 있으면서 케이블카가 놓이고 호텔이 들어서는 백두대간을 보면서 룰루랄라하고 있는 이 때 이런 얘기가 무슨 소용이 있냐고?
그러니 이런 논쟁을 하기에 앞서 백두대간을 알리고 정맥 그리고 산경표를 알려야 하는 작업이 우선되어야 하는것 아니냐고...
'태백산맥은 없다'의 저자 조석필 선생님 역시 이런 논의에 대해 박성태 선생님의 신산경표를 "대간, 정맥, 기맥, 지맥 등
산줄기 분류의 원칙과 일관성을 높게 평가하면서 산경표가 국가적으로 공인이 되느냐 여부가 큰 문제이지 산줄기의 주행이 어디냐는 부분은 지엽적인 작은 문제"로 생각하시더군요.
그러면서 "이런 문제들은 '옳고 그름’의 문제라기 보다는‘선택’의 문제로서 권한을 부여받은 주체가 선택하면 이후 모두가 따르면 되는 것입니다. 요는 그것을 주도할 주체가 없다는 것이 비극이지요. 학회나 교육부는 여전히 요지부동 아니겠습니까.'라는 견해를 밝히셨습니다.
고로 산꾼 모두 백두대간 혹은 산경표의 전도사가 되어야 하거늘....
이 글을 썼을 때가 2015. 9. 20.이었습니다.
그후 저나 산으로님의 연구는 지속되어 몇 가지 결론을 낼 수 있었습니다.
첫째, 산줄기는 수계 위주로 그어야 한다.
둘째, 수계로 긋되 그 산줄기의 이름은 그 물줄기의 이름을 딴다.
셋째, 수계 위주이니 당연히 산경은 부수적인 것으로 생각한다.
넷째, 바다로 직접가는 산줄기는 그 지방의 이름을 따서 짓기로 한다.
등이 그것입니다.
그러니 위 예의 경우 신산경표의 노목지맥은 이 줄기들을 싸고 있는 지장천의 주지맥이 되어 '지장지맥'이 되겠고, 금대지맥은 그 사이에서 발원한 어천과 한강의 합수점에서 소멸하므로 '어천지맥'이 됩니다.
이 이론을 취합한 것이 '대한산경표'이며 지금 그 이론을 책으로 만들기 위해 작업 중에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대한산경표는 박성태 선생님의 신산경표에 대응하는 이론이며 그 골자는 산경 즉 산줄기 길이의 장단에 있지 않고 수계 즉 어느 산줄기가 관련된 물줄기의 합수점으로 가느냐를 주시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곧 산경표의 대원칙인 산자분수령에 충실하자는 취지입니다.
각설하고,
자, 그럼 오늘 산행을 시작할까요?
죽전을 출발한 버스는 치악휴게소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고는 바로 정선으로 달립니다.
두어 번 지난 적이 있어 낯익은 도로를 따라 진행하다 너른 주차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지도 #1
10:25
정선읍 신월리에 있는 정선석공예품전시장입니다.
산행 채비를 하고,
준비된 선수들부터 산행 들머리로 이동을 합니다.
424번 지방도를 따릅니다.
10:29
200여m 정도 올라가면 좌측으로 하돌목교를 건넙니다.
이 강이 동대천이라고도 불리는 어천으로 이 강을 경계로 지장지맥과 어천지맥이 나뉘게 되는 것입니다.
참고도 #1을 보시면 어천이 지장지맥과 어천지맥으로 가르는 게 보이시죠?
산자분수령입니다.
이 도로를 따라 오르면 화암동굴로 가게되고....
10:30
오늘의 목표 취적봉 등로입구입니다.
들깨밭 뒤로 숲이 보이며 그 뒤로 봉우리들이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우측에 툭 튀어나온 봉우리가 취적봉이군요.
뭐 연산군 아들들과 관련한 전설이 있다고 하는데 글쎄요......
이 산이름이 취적산吹笛山이고 취적이 피리를 불다는 말이니까 만파식적萬波息笛과 관련이 있는 말은 아닌가요?
산과 관련된 전설은 거의 믿을 바가 못 됩니다.
좌틀하여 그 안으로 들어갑니다.
10:34
들머리에서 자하 신경수님을 봅니다.
산줄기에 관한 한 우리나라에서최장의 마일리지를 보유하고 계신 분입니다.
아까 모두에서 잔소리를 할 때 그분의 이력에 대해서 잠깐 소개도 들이기도 했고....
자하 선생은 이 코스도 취적산에 들기위해 온 게 아니라 각희단맥에 들기 위해서입니다.
좀 들여다 볼까요?
참고도 #3
자하선생은 이곳에 온 목적이 어천지맥에서 갈리는 이 각희단맥을 하기 위해서 온 것입니다.
각희산은 지맥에서 약 5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고 시간은 약 15분 정도 걸립니다.
참고 사진 #1 각희산 정상부
정상에는 3등급삼각점과 화암동굴을 가리키는 이정목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자하 선생은 이 각희단맥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기 위해 이 방향으로 진행을 하셨던 것이죠.
10:36
들머리로 들어서자 묘지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누가 강원도가 아니라고 할까봐 그러는지 온통 '강릉 최씨'묘입니다.
정경부인 묘도 보이고.....
아까 자깐 말씀드린 것같이 어천 물줄기가 꾸불텅 거리며 흐르는 모습이 보입니다.
갑입곡류하천嵌入曲流河川이라는 걸 직접 확인합니다.
뒤를 돌아 남서쪽을 봅니다.
좌측으로 뾰족한 기우산873.7m이 보이고 그 우측으로는 계봉646.4m가 보이는군요.
그런데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 계봉이라 나오는 저 봉우리 현장에는 조양산이라는 정상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여기서 보이진 않지만 바로 우측에 어천이 흐르고 그리고 정선읍일 겁니다.
....................
시계바위라고 하나요?
듣도 보도 못한 이름을 막 붙여놨으니 그런다보다 하고 지납니다.
상당한 비알입니다.
바위도 자주 눈에 띄고 경사도 만만치 않은 것을 보니까 겨울에 눈이 많을 때에는 입산을 삼가해 달라는 얘기가 빈말 같지 않아 보입니다.
11:16
취적봉 삼거리를 지납니다.
지도 #1의 '가'의 곳입니다.
그리고 사실 여기서 좌틀해야 오리지널 각희단맥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각희산이 지장지맥에서 갈릴 때 그 사이에서는 물줄기가 나오는데 이 물줄기와 그보다 사우이등급의 물줄기 즉 어천과의 합수점에서 이 단맥이 끝나게 되기 때문이죠.
이게바로 산자분수령의 제2법칙이기도 합니다.
직진합니다.
바로 취적봉 정상석이 나오는군요.
11:18
정상에서 포즈를 취하고 계신 등대형님.
오늘 사실 형님과 형수님 두 분으로부터 신세를 많이 지게 되었습니다.
아까 얘기한 것과 같이 이번에 출간될 '현오와 걷는 백두대간' 책에 올릴 제 사진을 하나 찍어야 하는데 산줄기만 다니던 저로서는 인물사진이 너무 없었던 것이죠.
그런데 이 정상에서 찍은 사진들은 썬크림이 흘러냐려 적합하지 못했고....
그런데 여기서 반가운 표지띠를 만납니다.
해밀산악회의 봉회장님.
며칠전 지리태극을 왕복으로 마친 대단한 분입니다.
200km를 55시간에 주파했으니 그 스피드 또한 장난이 아니었고.....
부럽습니다.
또 내려가야죠.
아니!
그런데 이 분은 또 누구?
오지 산행을 전문적으로 하고 계신 도요새님이시군요.
어천 건너 어천지맥 라인.
로프를 잡고 바위 구간을 내려옵니다.
바로 저 구간인데 좀 가파르고 위험한 구간입니다.
겨울철에 산행을 할 때 조심하라는 얘기는 바로 저 구간을 두고 한 얘기군요.
11:33
4등급삼각점(정선426)이 있는 728.7봉은 등로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있습니다.
안으로 20여 m 정도 들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보는 산줄기의 맛이 장난이 아닙니다.
중간에 조금 전 봤던 기우산이 뾰족하고 그 우측이 조양산이라는 이명異名이 있는 계봉입니다.
그 좌측으로는 앞 라인이 지장지맥 그리고 뒷라인이 백두대간 만항재에서 갈라져 내려온 석황지맥이군요.
우측으로 눈을 돌려보니 지나온 취적봉 뒤로 민둔산979m과 청옥산1257m이 위용을 드러내는군요.
2주 후부터 걸을 평창(주왕)지맥입니다.
대단한 산의 나라입니다.
11:36
진행방향으로는 그저 이렇습니다.
11:59
숲속을 하염없이 걷습니다.
12:07
평이한 등로입니다.
12:13
790.7봉에 오르니 등대형님 내외분이 기다리고 계시는군요.
기꺼이 사진 몇 장 또 봉사해 주시는군요.
이 사진이 당첨됐습니다.
배는 가리고....
사진 고맙습니다.
하산모드로 접어듭니다.
12:36
그냥 놀면서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편하게 내려왔습니다.
그러다보니 바로 어천의 지류인 계곡물을 만나고....
이 골짜기 때문에 여기가 덕산기 계곡이라고요?
이 물은 고양산의 물이 대부분을 차지하겠군요.
12:52
이제부터 여유롭게 걷습니다.
콘크리트 임도를 따라....
마른 폭포도 봅니다.
그런데 실제 '비와야 폭포'는 그게 아니고,
케른 두 기가 서 있는,
13:05
이곳이라는군요.
이렇게 안내글도 씌어져 있고....
혼자 걸었으면 큰일날 뻔했습니다.
이 긴길을 혼자서 심심하게 걸었을 생각을 하니....
확실히 산꾼에게는 산길이 편합니다.
호박돌로 케른도 잘 쌓아놓으셨습니다.
13:22
웃고개입구라고요?
겨울에 오면 더 멋질 것 같습니다.
구진베리 약수터 입구도 지나고....
멋지군요.
13:41
덕산1교 앞에는 바리게이트를 쳐놓고 차량을 통제하고 있군요.
이 안 계곡이 식수원도 보호하는 보존지구라나요?
하긴 사람들 몰려들기 시작하면 정신없습니다.
그러고보니 이곳이 1박2일 촬영한 곳인가보군요.
그게 뭐라고....
13:41
하여간이곳이 자연휴식년제를 실시하고 있는 곳이니 함부로 출입을 하면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됩니다.
여기서 오늘 일정을 마칩니다.
여기서 20여 분 쉬다가 버스를 타기 위하여 10여 분 걷습니다.
총무님 사모님과 회장님 사모님께서 정성껏 차려주신 맛난 음식 감사합니다.
거기에 등대형수님의 맛깔난 음식과 함께 먹으니 산에서 뺀 땀이 다시 붙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