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산 58개들의 힐링산행
삼각산의 비봉능선
원래 한글날인 오늘은 무박산행으로 '가팔환초'라고 하여 대구 지역의 가산 ~ 팔공산 ~ 환성산 ~ 초례봉을 잇는 42km의 산행을 계획했고 산악회 버스까지 다 예약을 하였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취소를 하게 되었습니다.
방바닥을 긁고 있어야 하나?
혹시나 하고 '58모여라'의 일정표를 살펴보니 삼각산을 간다고 하는군요.
노느니 염불한다고 따라가기로 합니다.
경수 총무님으로부터 수원에서 출발한다는 연락이 오고....
석수역에서 만나 함께 사는데 합정역에서 김종열 대장님을 만나게 되는군요.
10시 45분 경 불광역에서 친구들을 만납니다.
이러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인천에서 창석 친구와 춘해 친구가 오면서 성원이 되는군요.
그런데 뒤에 있는 할머니는 뭐가 못마땅한지 계속 우리를 보며 인상을 쓰시고....
나이 먹은 남녀들이 뒤엉켜(?) 떠드는 모습이 눈에 거슬렸나 봅니다.
어서 나갑시다.
지하에서 답답한데....
11:12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을 지나,
11:19
소공원에서 장비 점검을 하고,
왜?
길을 건너 225.9봉 들머리로 들어가기 전,
잠시들 갔다올 곳을 갔다 오시고....
단체 사진 한 번 찍은 후,
이북오도청(구기동)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진행방향 좌측으로 족두리봉이라 불리는 수리봉367.3m을 봅니다.
“형. 산 이름 좀 봐. 이 백수리산이 ‘흰 독수리가 살았었다. 혹은 겨울에 보는 봉우리 모양이 독수리 모양이었다.’ 뭐 그래서 붙여진 이름으로 오해하기 십상이겠네.”
우리나라 지명이나 산 이름은 그냥 지어진 게 하나도 없을 정도로 다 의미가 있는 이름들이다. 백두산의 백(白)에 대해서 이미 얘기했다.
백(白)은 ‘하얗다’는 의미보다는 육당의 논지에 따라 ‘ᄇᆞᆰ’사상과 관련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즉 ‘ᄇᆞᆰ’은 神, 天, 하느님, 광명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 산 이름 중 ‘국사봉’ 다음으로 많은 산 이름을 가진 '수리봉'의 ‘수리’라는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 이 단어는 원래 고구려 말로 ‘제일 높은 곳’이라는 의미다. 따라서 주변 산들보다 높은 산을 수리봉이라 불렀던 것이다. 따라서 백수리봉은 주변 산들에 비해 유별나게 ‘높고 신성한 산’이라고 보면 된다.
- 졸저 '현오와 걷는 백두대간' 154쪽
수리봉 소고(小考)
“형. 이 수리봉이 지난 번 백수리봉의 수리봉과 같은 뜻인가?”
수리봉하면 그 뜻이 무엇인가? 백수리봉을 지나면서 수리봉이란 그 주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라는 뜻이라 했고 그 말의 어원은 고구려 말에서 왔다고 했다. 한 걸음 더 들어가 보자. 이 '수리'란 말은 우리나라 곳곳의 땅이름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산 이름을 보면 산림청에 등록된 이름 중 랭킹 1위가 국사봉이고 2위가 바로 이 수리봉인 것이다. '높은 곳', '맨 꼭대기'를 뜻하는 순 우리말인 것이다. 그런데 국토지리정보원 지도를 보면 이 수리봉이 한자로 '守理峰'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지나친 억지임을 알 수 있다. 이 예로 단옷날(端午)의 순 우리말이 수릿날인 것만 봐도 알 수가 있다. 즉 추석이 달의 축제였다면 단오는 태양의 축제인 바, 태양이 높은 하늘의 한가운데 떠 있는 날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 수리가 우리 몸에 들어오면 정수리가 된다. 맨 위에 있기 때문이다. 독수리의 어원도 마찬가지다. 예로부터 이 녀석이 높은 곳을 날아다녔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산봉우리'라는 말을 많이들 쓴다. 이것도 산봉수리에서 'ㅅ'이 탈락하여 산봉우리가 된 것이다. 이 말의 파생어가 '사라', '서리' '수레' '수락' '싸리'등으로 변하게 되었는데 서울에 있는 수락산도 결국 이와 같은 의미의 높은 산이라는 의미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지맥을 할 때 많이 나오는 지명이 있다. 바로 '수레너미'고개라는 곳이다. '싸리재'도 마찬가지다. 수레가 지나갈 만한 크기의 고개라거나 싸리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 아니다. 이런 고개들은 우리 옛 선조들이 보기에는 그저 '높은 고개'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걸 지역마다 달리 부른 것이고 그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음운변화가 일어나서 변형이 된 거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 졸저 전게서 298쪽
봉우리 두 개를 넘어 도착하는 만월봉1280.4m에서 삼각점(연곡434)을 확인하고 큰 등산안내도도 본다. 인상적인 주목 한 그루를 보고 안전시설이 잘 되어 있는 계단을 오르면 1등급 대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는 응복산1360.0m이다. 우리나라에 설치된 174개의 1등급삼각점 중 이게 그 하나이다. 국토지리정보원 지도 중에는 鷹伏山의 응이 매鷹자여서 매복산으로 표기된 것도 있다. 매가 웅크린 형상이란 말인가?
이미 ‘수리’는 ‘높은 곳’ 또는 ‘맨 꼭대기’를 나타내는 순 우리말이고 여기서 파생된 말이 ‘사라’, ‘사리’, ‘설’, ‘솔’, ‘시루’, ‘수’, ‘싸리’, ‘수락’ 등 여러 가지 형태라는 건 이미 봤다. 당연히 높은 곳을 나는 새(鳥) ‘수리’나 ‘독수리’도 여기서 나온 이름임은 자명하다. 그러니 이 수리를 한자로 표현하면서 취(鷲)자를 쓰는 건 사실 시간 문제였다. 영취산(靈鷲山), 취성산(鷲城山)이 그 가장 비근한 예이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 ‘매’이다. 그리고 그 매의 한자인 응(鷹)이 응봉(鷹峰)이 된다거나 매봉이 되는 것도 당연한 귀결이었다. 그러니 이런 이름의 산을 볼 때에는 주위 산보다 높은 곳을 일컬음이니 비약하여 ‘수리 모양’, ‘매가 많이 사는 곳’ 등의 얼토당토않은 의미를 부여할 일은 아니다. 따라서 응복산도 응봉산의 잘못된 표기이리라.
같은 취지로 위의 매복산도 매봉산 혹은 매봉의 오기이다.
-졸저 전게서- 465쪽
오늘은 길게 할 산행이 아니니 모두 여유롭기만 합니다.
이 근처를 지날 때면 늘 보는 앵무새.
잠시 새들과 놀고....
포즈도 잡으면서.....
조망이 터지죠?
며칠 전 삼각산 ~ 도봉산 ~ 사패산을 진행하면서 서울의 야경을 줄겼던 생각이 새록새록 떠오르는군요.
좌측부터 족두리봉 ~ 향로봉 ~ 비봉 ~ 승가봉 ~ 문수봉 ~ 보현봉까지....
대단한 삼각산입니다.
오늘은 종열대장님이 있으니 사진은 신경 쓸 필요 없고....
11:52
좌틀하고....
그래도 산행은 산행.
12:05
225.9봉 헬기장 옆에 자리를 펴고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뭘 했다고....
하긴 점심 시간이 되었으니....
많이들 싸왔습니다.
막걸리에, 양귀비주....
중앙에 잠실롯데타워가 보이고...
그만 일어나죠.
12:41
춘해친구와 영란친구.....
오늘도 바리바리 돼지 껍데기까지 싸 온 총무마님.
12:43
225.9봉으로 오릅니다.
아까 못 본 정경을 다시금 보게 됩니다.
족두리봉 ~ 향로봉 ~ 비봉 ~ 승가봉..
여기서는 나한봉까지 보이는군요.
문수봉과 형제봉 능선의 보현봉이 명백하고....
다시 오르고 싶군요.
야간 산행을 한 번 더 하고 싶군요.
마냥 행복한 듯....
춘해씨도....
효선씨.
땅부자시라고?
오케이!
기다립니다.
갑자기 사라지기 없기!
커피 마시더니 사라지시고....
떼거지로....
아쉽지만...
회장님께서 2시까지 뒤풀이를 책임지러 오신다는 연락이 오고....
이렇게 고마울 수가....
카메라만 들이대면....
.............
사진 잘 나왔습니까?
대장님 빨리 내려가시죠.
오늘 산행이 너무 빡셉니다.
그렇죠?
매일 이 정도만 하자고요?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면서........
아주 편한 산행을 만끽합니다.
남자들도....
정면으로 다가오는 족두리봉.
13:28
여기서 우틀하여 구기동 방향을 따릅니다.
천천히....
그리고 여유롭게.
다 왔다 방심말고 끝까지 안전 운행!
담쟁이 덩굴을 배경으로....
순선씨도,
킨케이드...
나도!
이번엔 셋이서.....
13:54
정확하게 시간에 맞춰 하산을 완료합니다.
회장님 덕분에,
돼지갈비와 오리진흙구이를 소맥에 섞어 맛있게 늦은 오찬에 갈음하고.....
회장님 노래(?)도 한 곡 듣습니다.
이번에는 종열 대장님이 한 곡 뽑으셨나?
15:45
그래 1차로 끝낼 수는 없지!
2차 가자고!
그저 맥주라면.....
그럼 계산은 누가 할건데?
뭐 그냥 1/n로 하면 안 되겠어?
그래 법대로 하자.
구기터널을 지나....
저게 뭐야?
아무 것도 아니군....
창석 씨 오래오래 만납시다.
2차에 와서는 조금 진지하게....
부끄러움도 없이.....
순선씨 덕분에 잘 먹었나이다.
하여간 2차는 좀 시끄러웠습니다.
주위에 사람이 별로 없었기에 망정이지.....
멋진 뒤풀이를 마치고 전철 이용.
조용히 귀가를 하였습니다.
다음 산행에 또 뵙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