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무에 덮힌 설악의 서북능선(장수대~대승령~귀떼기청봉~한계령)
제갈량이 유비의 은덕을 갚고자 위(魏)를 정벌하기 위하여 겸허한 심정 혹은 비장한 심경으로 썼던 출사표를 떠올립니다.
그만큼 설악 서북능선을 그것도 장수대에서 시작하는 이 산행은 실로 오랜만에 답사하는 코스입니다.
돌이켜보건대 지금은 미국으로 이민을 가 옆에 없는 친구와 함께 처음 올랐던 20대의 서북은 주위를 돌아볼 여유도 없이 앞만 보고 걸었던 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후 세 차례 더 서북을 가보았지만 귀떼기청봉의 너덜지대 이외에는 별로 기억 나는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산행기가 없어서 입니다.
이번에 '7080다모아'에서 함께 휴가를 보내자는 제의를 받습니다.
대피소를 하루 이용하고 1박 2일로 거창하게 계획을 세웁니다.
그런데 또 그 비가 말썽입니다.
결국 하는 수없이 당일치기로 서북을 하기로 합니다.
십이선녀탕 옆 민박촌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하고 산행을 하기로 합니다.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1. 7. 30.
2. 동행한 이 : 야인님, 미녀님,비슬님 그리고 저(4인)
3. 산행 구간 : 장수대 ~ 대승령 ~ 귀떼기청봉 ~ 한계령
4. 소요시간
구 간 |
거 리 |
출발시간 |
소요시간 |
비 고 |
장수대 |
|
02:54 |
|
|
대승령 |
2.7km |
05:18 |
144 |
20분 알바 |
감투봉 갈림길 |
3 |
07:47 |
149 |
50분 휴식 |
귀떼기청봉 |
3 |
10:32 |
165 |
40분 휴식 |
한계령 갈림길 |
1.6 |
11:39 |
67 |
15분 휴식 |
한계령 |
2.4 |
12:25 |
46 |
|
계 |
12.7km |
09:31 |
07:26 |
순 운행시간 |
산 행 기 록
2011. 7. 30. 02:00
더위도 한몫을 하지만 무엇보다 옆집에 놀라온 사람들이 밤새도록 떠드는 통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기상을 합니다.
전 날 마신 술로 입맛도 별로 없으니 밥도 건너뛰고 '조아요'님이 시동을 걸어 놓은 차에 승차합니다.
이번 산행에는 지원대장인 조아요님의 아낌없는 지원이 1박 2일 출정을 떠나는 대원들의 발걸음을 한층 가볍게 해 주십니다.
배웅과 하산 시의 pick up 그리고 음식물 조리까지 자원하여 도맡아 주신 조아요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보냅니다.
대원들을 태운 차는 한계리 내설악 휴게소에 도착하여 미리 예매해 놓은 얼음물 20개를 받아 각자의 배낭에 나누어 담습니다.
물론 준비해 간 신문지에 정성껏 포장합니다.
얼음물 포장에는 그 어느 것보다 아무래도 신문지가 제격입니다.
02:54
장수대 입구에 도착하여 간단하게 산행 준비를 합니다.
장수대사무소직원에게 미리 전화를 하여 03:00 입산이 가능한 지를 문의하여 놓았기 때문에 아무런 시간적 장애 없이 입장할 수 있습니다.
자,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
조금은 긴장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호기는 절대 금물이니까 말입니다.
첫 번째 이정표를 지납니다.
아무래도 오늘 산행을 하는 서북능선은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곳이므로 길찾기에는 별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15:01
나무 계단이 먼저 우리를 맞아주는군요.
세상 좋아졌음을 실감합니다.
전에 이 길을 올라갈 때에는 돌계단을 따라 올랐었고 그것마저 만들기 어려웠던 길은 그저 나뭇가지나 나무뿌리에 의지하여 기어 올라가듯이 올랐었는데 말입니다.
물론 이런 나무 계단이 토사의 유실을 방지하기 위하여 좋은 것이기는 하나 아무래도 옛추억을 되새김질하고 싶어하는 고리타분한 사람들에게는 너무 현대적인 냄새가 납니다.
그러나 바로 이런 돌계단이 나오기는 하는군요.
15:39
날씨가 후텁지근해서 그런지 온몸이 땀으로 뒤범벅이 됩니다.
최근에 비가 자주 와서 그런지 물소리가 상당히 시끄럽습니다.
그러고는 대승폭포입니다.
대승폭포의 물소리를 왼쪽에서 듣습니다.
대승푹포는 금강산의 구룡폭포, 개성의 박연폭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폭포 중의 하나에 꼽힙니다.
평소에는 수량이 적어 절벽으로 밖에 인식할 수 없는 곳이지만 이렇게 우기일 경우에는 이렇게 폭포라는 이름에 걸맞게 제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원래 이 폭포는 한계폭포라 불리었으나, 부모를 일찍 여읜 대승이라는 총각이 어느날 폭포 절벽에 동아줄을 매달고 석이버섯을 따고 있었는데, 죽은 어머니가 그의 이름을 다급하게 부르는 소리가 들려 올라가보니, 지네가 동아줄을 쏠고 있었다는 전설에 의해 이 폭포를 대승폭포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한계령 방향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귀청 부근에서 떨어지는 작은 폭포가 하나 더 있어 그 이름은 소승폭포라 부르는데 이것은 아마도 이 폭포에 대응해서 부르는 이름 같습니다.
날씨가 너무 어두워 폭포를 확인하기가 어렵습니다.
등로가 가끔은 물을 건너기도 합니다.
긴 장마 속의 폭우로 길이 애매한 곳이 나오기도 하여 긴장을 합니다.
04:08
분명 이정표를 건넜는데 그 다음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흐름을 따라 랜턴을 비추며 위로 진행을 해보는데 "아뿔사" 길이 안 보입니다.
조금 전 이정표를 본 곳으로 내려오는데 아무리 계곡을 내려와도 보이지가 않습니다.
새벽부터 알바입니다.
야간 산행에서 주의할 점을 항상 머릿속에 입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실수를 또 하게 되는군요.
정확하게 20분을 헤매고는 등로를 찾습니다.
낮이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산행이었을텐데......
야간 산행 시 왕왕 있을 법한 해프닝입니다.
05:18 (1210m)
삼각점이 있고,
이정표가 있는 대승령 삼거리입니다.
지도에서 현 위치를 확인해 봅니다.
1,210고지에 위치한 이 고개는 좌로 안산을 지나 한계리 휴게소로 줄기 하나를 보내고 정면으로는 흑선동계곡으로 길을 하나 만들어 줍니다.
참으로 가보고 싶었던 곳이 흑선동계곡인데 언제나 그 문을 두드릴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한 번은 가야할 곳입니다.
지키고 있는 국공파들도 없으니까 가능한 곳입니다.
땀도 닦고 볼일도 보면서 잠시 정비시간을 갖습니다.
비슬님과 기념 촬영도 한 컷 하고....
05:37
충분히 쉰 다음 다시 발걸음을 옮깁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서북능선 주릉에 들어갑니다.
원칙적으로 따지자면 대청에서 한계리까지 가는 줄기를 일컬을 것인데 'j3클럽'이나 '감마로드' 같은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설악태극종주를 하기 전까지는 일부 제한적 고수님들께만 허락되고 알려진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태극종주 루트가 열리고 고수님들만 가지고 있던 산행 정보가 저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알려지면서 서북은 어느 정도 대중화 되었다고도 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접근성의 문제 때문에 그리 쉬운 루트는 아니라고 산님들에게 각인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정통적인 서북능선을 말한다면 장수대에서 대승령을 거쳐 대청에 이르는 루트를 일컫는다고 보는 게 맞을 것입니다.
물론 이 루트는 이렇게 장수대에서 오르는 것이 대청에서 내려오는 것보다 더 힘들기 때문에 동진코스를 정통 루트라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우선 서북주릉에는 이런 계단이 많아졌군요.
제가 이곳을 지난 마지막 산행이 아마 2006년 경으로 기억을 하고 있는데 그때는 주로 로프를 이용하여야만 하는 아주 위험한 곳이 여러 곳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위험 요소가 있는 곳을 계단으로 만들어 놓았으니 산행 시간은 그만큼 단축될 것 같고 안전사고도 줄아들 것 같습니다.
서북 주릉이라고 하면 우선 떠올리는 것이 '너덜겅'입니다.
돌이 많은 비탈 지역을 일컫는 너덜겅은 서북능선의 중간에 위치한 '귀떼기청'의 표상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귀떼기청 전후하여 나타나는 지역이고 보통은 이렇게 숲속을 걷기 때문에 한여름이라고 해서 머리가 벗겨질 듯이 걸어야만 한다는 생각을 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계속 걸어도 이런 숲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조망'을 위한 바위가 그리워질 정도입니다.
06:32
이제 조망이 좀 트이는 곳에 나왔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날씨가 뒷받침 해 주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따 해가 더 떠오르면 저 구름이 걷힐 것으로 기대하고 발걸음을 계속합니다.
06:36
이정표를 지납니다.
1.8km를 약 1시간 걸려서 왔습니다.
비록 오르내림이 심한 능선이지만 그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는 것은 평범한 분들도 도전이 가능하다는 방증이라 할 것입니다.
06:55
어느덧 많이 진행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예기치 않던 분을 만나게 됩니다.
한계령에서 02:00에 출발하셨다는 분을 만나게 됩니다.
그 분도 처음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고 하면서 상당히 반기시는군요.
한참이나 잡담을 나누고 있는데 또 한 분이 내려오시는군요.
이 분은 귀떼기청 부근에서 길을 잘못들어 고생 좀 하셨다고 하십니다.
야간 너덜겅에서는 상당한 주의를 하여야 할 것입니다.
서로 헤어져 각자 갈길을 가야겠지요.
나무 숲을 한참이나 진행합니다.
가끔씩은 이렇게 오래된 주목도 볼 수 있습니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주목을 서북에서는 이따금씩 볼 수 있습니다.
07:33
이정표는 거의 400m 간격으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틀 동안 폭주를 해서 그런지 제 체력도 많이 바닥이 난 상태이기도 하지만 여자 두 분이 함께 하는 산행이라 시간이 좀 지체되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위험 구간은 이렇게 사다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구간 정도에 예전에는 로프가 2단으로 설치되어 로프 윗단이 낡아서 실이 풀어지고 있었던 것을 발견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도 놀라서 하산을 해서는 공원사무실에 신고를 했는데 그런 신고가 여려 차례 들어가서인가요?
이렇게 깨끗하고 말끔하게 계단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
거너편에 있는 가리봉과 주걱봉 그리고 삼형제봉이 나란히 도열해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구름이 조금 걷히니까 설악이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뒤를 잠깐 돌아봅니다.
정말 억울하군요.
날씨가 이게 뭡니까.
다시 정면을 보아도 그렇고....
진행 방향으로 사람이 서 있는 모습 같은 것이 보입니다.
그러나 운빅이지를 않아 가만히 보니까 이정표 같습니다.
바위 지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무가 많으니 나무숲입니다.
07:47
큰감투봉(1350m)으로 줄기 하나가 갈리는 1408.2봉에 섭니다.
구름 때문에 아무 것도 볼 수 없지만 그냥 이 정도로 만족합니다.
07:50
1408.2봉에서 내려와 걷는데 갑자기 삼각점이 보입니다.
언제 보아도 삼각점을 만나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고개를 들어 오른쪽을 보니 기암이 하나 보이는군요.
이른이 있는 바위인지 모르겠군요.
07:55
아까 저 아래서 보던 이정표입니다.
눈을 뒤로 돌려봅니다.
여전히 구름이 걷힐 줄 모릅니다.
그런데 이 정도로나마 그림 하나는 건진것 같습니다.
확실히 보이지 않아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저 앞에 보이는 게 점봉산 같습니다.
뒤로는 그저 이 정도이고....
여기서도 힘들게 로프를 타고 올라가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주 긴 계단을 내려갑니다.
저런 절벽 같은 곳을 내려 왔을 정도로 높낮이가 심한 곳입니다.
정면으로는 귀떼기청봉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정상 부근은 열어두지 않았습니다.
혹시 안개비가 내리지 않나 싶습니다.
흑백으로 사진을 처리하니까 좀 색다른 맛이 나는 것 같습니다.
또 긴 계단을 내려가고....
그 내려온 봉우리를 다시 한 번 쳐다봅니다.
우측의 가리봉이나 주걱봉도 구름 때문에 제대로 보이는 게 없습니다.
다시 숲으로 들어갑니다.
심심하지 않아서 좋긴한데 일행들이 상당히 힘들어 합니다.
이제 너덜겅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너덜과 숲을 번갈아 걷게 됩니다.
이런 지역에는 이렇게 팽이줄 같은 것으로 길을 안내하거나 막는 곳이 있습니다.
돌이 많은 너덜겅에서는 길을 안내해 주는 역할을 하지만 숲 같은 곳에서는 '진입금지' 구간을 말합니다.
이곳이 바로 그런 곳입니다.
기상 상태가 더 나빠진 것 같습니다.
비나 오지 않으면 다행일 것 같습니다.
이런 풍광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걷다니....
08:48
귀떼기청에 도착할 시가인데 아직도 여기서 버벅거리고 있군요.
밥도 못먹고 먹을 것이라고는 소세지에 계란 정도니...
얼음물만 너무 채운 것도 배낭을 누겁게 한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되겠지요.
09:12
이제 1.2km정도 남았으니 한 시간 정도면 너끈하게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남녀 한 팀이 너덜겅을 내려오고 있습니다.
한계령에서 출발하셨다는 이 분들은 상당히 여유 있는 모습으로 산행을 즐기고 계시는군요.
대강 기암의 형태만 볼 수 있을 따름입니다.
드디어 귀청이 눈에 들아왔습니다.
야영하기에 적당한 곳을 지납니다.
지나온 봉우리도 상당한 고도입니다.
그러나 진행하는 귀청은 아직도 구름이 쌓여있군요.
여성 대원들이 힘들어 하여 자주 후식을 취하고 얼음물을 마십니다.
이제 400m 남았군요.
정상에 오르는 길은 이렇게 작은키의 나무 숲을 지나야 합니다.
가끔씩 드러나는 바윗길을 걷다보면,
보이지도 않는 이 안내도가 나오고,
10:32
드디어 귀청(1577.6m)입니다.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는 귀떼기청봉은 제 분수도 모르는 귀청이 소청, 중청, 대청의 삼형제에게 끼어달라고 놀러 갔다가 뺨을 맞고는 설악의 언저리로 쫓겨나게 되었다는 데에서 귀떼기청이 되었다고 하는군요.
야인님과 함께 인증 사진을 찍습니다.
비슬님도 미녀님과 함께 한 컷트 찍고...
정말 속이 뒤집어 질 정도입니다.
이제부터 귀청이 진면목을 보게 됩니다.
악천후나 야간에 등로를 이탈하지 않도록 설치되어 있는 보조목과 로프입니다.
이렇게 보조목 아래 노란줄은 야광테이프입니다.
이런 너덜겅을 지날 때 자칫하면 등로를 벗어나지 않도록 로프를 매어 놓거나 바위에 이렇게 페인트로 표시를 해 놓았습니다.
황철봉으로 가는 길에도 붉은 페인트로 화살표를 해 놓았는데 이곳은 이런 붉은 점과,
흰색 페인트로 표시를 해 놓았으니 놓치지 주의하여야 합니다.
이런 길이 계속됩니다.
여성 대원들이 발목이 접질리지 않도록 주의를 환기시켜 줍니다.
내려가는 등로 역시 너덜겅과 숲이 반복 됩니다.
뭐 숲이라고 해 보았자 숲 자체에도 이렇게 바위 투성이니....
이제 저 뒷봉우리만 지나면 바로 한계령 갈림길입니다.
여성 대원들의 발목과 무릎에 소염 진통제를 발라주고 마사지까지 해줍니다.
이제 점봉도 많이 가까와졌습니다.
살짝 오른쪽으로 틀어 촬영해 봅니다.
점봉을 조금 당겨봅니다.
그림이 좀 운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너덜겅도 이제 마직막 구간입니다.
귀떼기청이 많이 멀어졌군요.
여전히 구름은 벗어지지 않고...
오늘 산행은 그저 이런 수준에서 마무리 될 것 같습니다.
11:24
이정표를 지납니다.
11:39
한계령 삼거리입니다.
여기오니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 삼거리에서 재미있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산님 한 분이 앉아서 가지고 온 빵을 다람쥐에거 주니 이 녀석이 떠날 생각도 하지 않고 산님 옆에 앉아서 빵을 얻어 먹고 혀로 손등까지 핥는군요.
산님들이 신기해서 쳐다봐도 도망갈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친구 한 녀석이 와서 빵을 얻어먹으려 하자 자기 관할을 침범하였다는 이유에서인지 그 녀석을 쫓는 등 가관입니다.
전에 희운각 대피소 옆에 있는 다람쥐들이 산님들이 주는 것을 얻어 먹고 살이 통통하게 올랐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녀석들도 그런 부류 중의 하나인 것 같습니다.
자, 다시 출발합니다.
그런데 내려오는 길도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여성대원들의 발목이 좋지 않아 상당한 시간을 할애합니다.
12:25
한계령 등로 입구에 있는 위령비입니다.
원래는 오색령이었던 것을 1971년 공병대에서 이 도로를 만들게 되었는데 도로를 인제군 한계리에서부터 시작하였다고 하여 한계령으로 명명하였는데 당시 3군단장이었던 김재규가 이 도로 건설을 지휘하였다고 하는군요.
이 탑은 산에 오르는 분들하고는 관계가 없이 그 당시 한계령을 만들때 동원 되었다가 아까운 목숨을 잃은 공병대원 6인을 위로하기 위하여 만든 것입니다.
이 위령비에는 김재규의 이름은 쪼아져서 없어져 그 이름을 찾을 수는 없고 다만 한계령을 넘어 오색으로 내려가는 도중 왼쪽에 조그마한 쉼터를 볼 수 있고 그 쉽터에 '工兵'이라고 쓴 작은 비석 하나를 볼 수 있는데 그 비석에는 '김재규'라는 이름이 남겨져 있습니다.
설악루를 보고 오늘 산행을 마칩니다.
오늘 서북이라는 힘든 능선을 여성대원들이 초등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점에 만족을 할 수 있는 산행이었습니다.
대기하고 있던 '조아요'님의 차량에 탑승하고 민박집으로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