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명산

서산의 진산 팔봉산, 금강산 이어가기(팔봉산~금강산~청금산)

현오 권태화 2012. 2. 27. 08:06

 

 

3봉에서 바라본 1, 2봉

 

함께 여행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듯이 홀로 산행을 하는 사람들도 누군가와 함께 산길을 거닐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음력으로 구랍 마지막 날 평소 존경하던 조고문님과 관악지맥을 할 때 당신과 걷던 한 걸음 한 걸음이 가벼웠고 그리고 점심을 먹으면서 혹은 주변 산세를 둘러보면서 나눈 한 마디 한 마디가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약 2년 전 민통선 부근의 적근지맥을 걸어야 할 때 그 줄기에 대한 자료를 뒤지다 알게 된 분이 있습니다.

정말 희귀한 자료였는데 그 산행기의 주인이 바로 '킬문'님이었습니다.

산행을 하면서도 별로 보지 못했던 그 분이 표지띠가 대변해 주듯이 그 분의 발걸음이 남겨준 소중한 기록과 간간이 볼 수 있는 실명의 표지띠만이 그 분이 산행을 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을 정도로 조용히 그리고 우리나라의 산줄기들을 샅샅이 훑고 다니시는 분이라는 알려 줄 정도였습니다.

오늘 그 께서 주선해 준 시간에 그 카페의 대원들과 함께 산행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날짜가 공고된 지 거의 한 달 정도가 지난 뒤라 결혼 날짜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신부의 심정으로 오늘을 맞습니다.

오늘 코스에 대해서는 서산의 팔봉산 부근 산행이라는 것 만 알지 저는 대원들의 뒤만 따라가기로 마음을 먹었던 터라 산행 거리나 소요시간 등에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점심도 그 모임의 문화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저로서는 그저 빵만 준비하여 어쭙잖게 나서는 모습을 애써 자제하려 노력도 합니다.

2012. 2. 26. 07:40

양평동 sk주유소에서 더산님을 만나 가볍게 인사를 하고 마이크로 버스를 탑승합니다.

온라인 상에서만 들었던 강호의 산객들의 면면을 대하게 됩니다.

지기님이신 킬문님, 술꾼님 등 9분을 직접 만나게 된 것입니다.

예정 시간보다는 조금 늦게 양평동 SK주유소를 출발한 마이크로 버스는 서부간선도로를 거쳐 서해안 고속도로 접어 들은 다음 서산 시내로 진입하여 기다리고 있던 다른 대원 즉 덩달이님과 반장님 등 6명과 합류합니다.

차는 팔봉산 아래에 있는 주차장에서 하차합니다.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2. 2. 26.

2. 동행한 이 : soloclimbing 회원님들

3. 산행 구간 : 팔봉산(팔봉지맥) ~ 금강산(금북정맥 진입) ~ 장군산 ~ 물래산(금북정맥 이탈) ~ 역마산(도비지맥) ~ 검걱산~청금산~ 남정리 큰말

4. 소요시간 :

  구 간

  거 리

출발시간

소요시간

비 고

팔봉산 입구

 

09:48

 

 

팔봉산 안부

1.3km

10:11

23

 

팔봉산 8봉

  1.8

11:26

 75

18분 휴식

금북정맥 진입

 2.3

13:27

121

70분 점심

수랑재

 2

14:35

68

 

물래봉

0.99

14:56

21

금북정맥 이탈

청금산

4.61

16:25

89

10분 휴식

남정리 큰말

1.5

16:51

26

 

14.5km

07:03

05:25

순 운행시간

 

산 행 기 록

 

 

 

09:48

팔봉산이 암봉임을 보여 줍니다.

조금 당겨봅니다.

준비를 마친 대원들은 자연스럽게 그리고 자유스럽게 등로를 따라 올라갑니다.

주차장에는 이미 관광버스 5대가 주차하면서 회원들을 풀어 놓는데 오늘 산행이 우선은 복잡하고 시끄러울 것이라는 예감을 하게 합니다.

09:54

오늘 사실은 시간을 측정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쉴 곳은 실컷 쉬고 오랜만에 만나는 대원들끼리 사담은 물론 온라인 상에서 하지 못했던 회포를 푸느라 자주 걸음을 멈추었기 때문에 혼자 혹은 복잡하지 않을 때 평균인이 걷는 것보다 더 소요되었다고 생각하면 되므로 일부러 휴식 시간을 충분히 잡는 것으로 시간 체크를 하겠습니다.

이정표의 양길리 방향에서 바로 우틀하여 등로로 따라 붙습니다.

물론 직진을 하여 팔봉산 일봉 뒤로 돌아서 안부를 오르는 방법도 있으나 이리 오르나 저리 오르나 안부에서 만나긴 마찬가지입니다.

이리로 오릅니다.

남녀 장승이 서 있습니다.

만세팔봉?

팔봉산 만세라는 말인가요 아니면 팔봉면 만세인가요.

어쨌든 팔봉산 때문에 팔봉면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것에 비추어 보면 팔봉산은 아마도 서산의 진산(鎭山)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돌계단을 오르는데 안내산악회와 엉켜 어수선합니다.

먼지도 풀풀 나고 스틱에 걸리기도 하고...

10:11

1봉과 2봉을 나누는 안부에 도착합니다.

대원들은 그저 순서없이 1봉으로 오르기도 하여 저도 잠시 머뭇거리다 그냥 1봉으로 향합니다.

1봉을 오르면서 바라본 2봉의 모습입니다.

저런 봉우리는 직접 저 봉우리를 오르느니 보다는 이렇게 건너편에서 감상을 하는 게 더 나은 경우도 많습니다.

1봉 뒤로 양길리 마을과 가로림만이 보입니다.

개펄이 다 들어난 걸 보니 아마도 지금이 조금 바로 전이라 그런지 물이 많이 빠져나간 것 같습니다.

바위만 바라보다 바로 내려옵니다. 

2봉을 향해 올라가는 산객들로 ㅇ니해 줄을 서서 천천히 올라갑니다.

안내산악회에서 오신 분들의 군중심리 때문인지 조금 언성을 높이고 말들이 많아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조용히 차례를 기다리며 철사다리 순서를 기다립니다.

철사다리를 오르면서 1봉의 모습을 바라봅니다.

위험스럽게 1봉 끝까지 올라가신 분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오랜만에 산과 바다를 한꺼번에 보게 됩니다.

3봉의 모습을 봅니다.

사실 팔봉산은 저 3봉 때문에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말이 팔봉이지 다른 봉우리들은 그저 밋밋하고 그저 저 봉우리만 멀리서도 암봉의 위용을 보여주는 듯 싶습니다.

10:31

2봉을 오릅니다.

평상도 마련되어 있고,

헬기장도 만들어져 있는 곳을 지납니다.

다시 3봉을 향해 오릅니다.

속도가 날리 만무입니다.

1봉과 2봉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철제 계단을 타고 상당한 구간을 오릅니다.

이제 3봉이 그 위용을 드러내기 시작하는군요.

이 봉우리가 결국 삼봉을 멀리서 보면 나타나는 '山'자 모습의 양쪽 중 한 귀를 차지하는 그것입니다.

3봉의 하 켠에 서서 4~8봉을 봅니다.

이 봉이 결국 3봉의 주봉(364m)이군요.

10:53

주봉에 오르니 바로 옆에 있는 3봉의 '山'의 다른 한 켠을 차지하는 봉우리가 보입니다.

사람들에 치여 그 봉우리로 오르니 팔봉산의 주봉이 보이며 정상석까지도 보이는데 저는 그 옆을 밀려 내려오느라 정상석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팔봉산의 연봉이 그런대로 볼만하군요.

4봉을 향하는 내리막길이 내려가는 이들의 발길로 뿌옇게 먼지를 일으킵니다.

그런 길에서도 막걸리들을 마시느라 정신없으신 분들을 보노라니 마음이 좀 그렇습니다.

4봉을 오르는 길에 어송리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만납니다.

11:07

4봉을 지나다,

3봉을 바라봅니다.

이제 8봉도 얼마 남지 않은 느낌입니다.

5봉도 지나고,

6봉도 지납니다.

7봉을 언제 지나는지 모르게,

8봉에 오릅니다.

11:26

8봉에 올라 삼각점(319.4m)까지 확인합니다.

8봉 나문에는 실타래도 걸려 있어 저 의미가 주술적인 것인지 아니면 그냥 사먀니즘 적인 것인지 쓸데 없는 걱정을 해 봅니다.

뒤에 오는 일행들을 기다리느라 18분 정도를 기다리며 진행할 금강산 방향을 바라봅니다.

등로를 내려가는데 낯익은 표지띠가 보이는군요.

신경수님이 팔봉지맥을 하면서 달아놓은 표지로군요.

오늘은 어디로 드셨는지 궁금하군요.

12시 58분까지 무려 1시간 10분이 넘게 점심을 먹다 일어납니다.

주꾸미 볶음에 주꾸미 샤브샤브 그리고 만두 라면에 막걸리, 소주....

거나하게 오찬을 즐기고는 함포고복이라는 단어를 떠올립니다.

간벙 작업을 해 놓은 곳을 지나 산이고개를 향해 내려갑니다.

용도를 알 수 없는 철망이 텨져 있는 곳도 지나는데 등로는 갈림길이 자주 나타나기는 하지만 표지띠를 따라가다 보면 별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방풍림이 소나무로 식재되어 있는 멋진 곳을 지나다 보니,

13:10

산이고개입니다.

고개를 지나 바로 앞의 마루금을 치고 올라갑니다.

13:27

괜차뉴님의 팔봉지맥 안내판을 만납니다.

팔봉지맥이 시작된다는 것은 바로 여기서 금북정맥을 만난다는 이야기입니다.

즉 이제부터는 금북정맥을 걷게 됩니다.

아래 지도의 푸른선을 걷다가 만나는 붉은 원이 이곳입니다.

이제까지는 서산시 팔봉면 안을 걸었는데 이제부터는 인지면과 팔봉면의 면계(面界)를 진행하게 됩니다.

금강산을 찾아 올라갑니다.

약280m정도를 오르면 됩니다.

그 길을 가기 전에 잠시 왼쪽의 봉우리를 확인합니다.

잡목 투성이의 봉우리에서는 조망도 그렇다고 특별한 그 무엇도 없습니다.

다시 맞은 편에 있는 금강산을 확인하기 위하여 오던 길을 되돌아 갑니다.

13:39

금강산(316.1m)입니다.

이름만 그럴싸하지 삼각점 이외에는 조망도 없고 여기 역시 별다른 특징을 발견할 수 없는 곳입니다.

일락산, 가야산으로 향하는 금북정맥 줄기 방향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가슴 아픈 주검을 만나는 것 같습니다.

지난 10. 11. 설악산에서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홀대모'의 뫼향님이 2011. 9. 24. 금북정맥을 하면서 매어 놓은 표지띠가 저에게는 그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듯 바람에 정면의 이름을 보여주지 않는군요.

지금은 어디에서 어떻게 있는지...

아마도 자신이 좋아하고 영원히 그렇게 묻혀 살고 싶어하던 산에서 지나는 이들의 안녕을 지켜보고 있으실 겁니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오늘의 젤 높은 봉우리 금강산입니다...'

뫼향님이 금강산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13:52

가슴을 쓸어내리고 다시 팔봉지맥 갈림길로 돌아옵니다.

서산 동문동산악회에서 수고해 주셨군요.

다음 코스는 금북정맥 상의 장군봉을 향합니다.

뒤를 돌아 금강산 옆의 암봉을 바라봅니다.

아예 저 바위가 금강산 정상에 있었더라면 그 이름을 가지기가 좀 더 편했을 것 같은데....

월간 '사람과 산'에서 2009. 11.에 창사 20주년 기념 별책 부록으로 발간한 정맥 지도집에는 이것을 장군봉으로 표기해 놓았군요.

오류입니다. 

그런데 바로 뒤에도 또 다른 오류를 발견합니다.

14:08

낙엽이 많이 깔린 등로를 따라 걷다보니 별 특징 없는 장군봉에 오릅니다. 

참고로 국립지리정보원 지도를 하나 캡쳐해 옵니다.

산이고개에서 타고 올라온 푸른 선이 금북정맥에서 팔봉지맥이 분기되는 분기점이 바로 적색원이 되는 고로 저희는 금강산으로 올랐다가 다시 뒤로 걸어나와 붉은 원이 잇는 곳으로 진행을 하였던 것이고 거기서는 바로 다시 가야산에서 오던 정맥 마루금을 타고 진행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도를 똑바로 봐야 하는군요.

그러고는 만나게 되는 첫 봉우리가 장군산(205m)이고 그 뒤로 또 하나의 봉우리가 보입니다.

그러니 지금 이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아무런 특징이 없는 이곳을 도대체 왜 장군산이라고 명명을 하였는지 그 사람을 찾아서 불러다 물어보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을 것 같습니다.

즉 돌멩이 하나 없고 옆에 봉우리보다 표고도 낮고 그렇다고 해서 삼각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여하튼 잠시 조망이 터지는 곳에서 팔봉산을 바라봅니다.

여기서 보면 좀 그렇지만 정면에서 보면 완전히 '山' 자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장군산을 내려와 안부를 지나 바로 앞에 잇는 봉우리를 향합니다.

14:12

그런데 여기 유대장님의 안내판이 보입니다.

유대장님의 안내판에는 이곳이 장군산이며 고도가 200m라고 표기해 놓았는데 그도 그럴것이,

이 봉우리에는 아까 그 장군산에 비하여 돌멩이도 몇 개 있고 또 조금 터도 넓어 누구라도 아까 그 봉으리보다는 이곳이 이름을 하나 건네주어도 손색이 없을 법한 그런 자격을 갖추었다고 보여지는데 불행히도 국립지리정보원에서는 아까 본 205봉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해발 고도도 좀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현지에 가서 확인해 본 바로는 전승되어 내려오는 산(山)의 이름과 지도상에 명기된 이름에 차이가 있어 혼동을 갖게 하는 것이다.
국토지리원에서 작성된 각종의 지도에서는 이 마을의 핵심이 되며 마을내에서는 장군산(將軍山 해발352m)이라 부르는 산이 금강산(金剛山)이라 표기되어 있고 지도상에 장군산(將軍山)은 이 마을에서는 금강산(金剛山 해발203m)이라 부르는데 이 두가지 중 한가지는 옳은것과 잘못된 것이 있을 것이다. -서산문화원 자료-

어쨌든 그곳을 빠져나와 크게 좌틀하여 마루금을 이어갑니다.

14:35

희미한 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니 바로 아스팔트 길이 나옵니다.

이곳이 바로 서산예비군 훈련장 입구인 수랑재(水峙)입니다.

여기서 바로 32번 도로를 횡단합니다.

운행 중인 승용차 기사들이 뭐라고 했을 것 같습니다.

요새는 echo bridge도 만드는 데 어떻게 마루금을 이어가는 곳에 통로 하나 없는지....

아마 도로를 기획한 사람이 산꾼이 아니라 낚싯꾼이었나 봅니다.

수랑재를 지나 물레산으로 향합니다.

우측에서는 포트레인이 잡목을 정리하느라 바쁘게 손을 놀리고 있고,

그곳을 지나다 보니 좌측으로 저수조가 보입니다.

잠시 뒤를 돌아봅니다.

언뜩보아도 가짜 장군산이 더 높아보이고 모양도 훌륭한 것 같은데...

물론 우측 금강산도 그렇습니다.

여기는 간벌이 아니라 아주 벌목을 한 지역입니다.

14:56

물래산(145m)입니다.

이 물래산이 작은 봉우리이기는 하지만 자못 큰 의의를 가지고 있는 봉우리입니다.

즉 여기서 우리 일행은 금강산부터 밟고 온 금북정맥을 버리고 역마산, 청금산, 도비산(358m)을 지나 서해로 떨어지는 도상거리 약 23.3km의 도비지맥을 걷게되는 것입니다.

진행 방향 왼쪽으로 역마산(171m)이 보이고 우측으로는 168봉으로 향하는 길이 보입니다. 

역마산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를 지나면서 물래봉과 용두고개를 조망합니다.

삼거리에서 역마산으로 향합니다.

봉우리 같지도 않은 봉우리들이 제 이름을 다 가지고는 있군요.

역마산(171m) 정상의 모습입니다.

조망도 없고 그저 그런 봉우리에 불과합니다만 어떤 의미에서 가진 이름인지 ....

다만 바로 아래에 구억말(→구역말, 舊驛村)이 있음에 비추어 차리(車里)가 예전에 역이 있었던 서산의 중심지였음을 엿볼 수 있을 것 같고 그 이름을 따서 이 봉우리가 역마산(驛馬山)이 되었을 것 같스니다.

별 조망도 없는 역마산에서는 그저 물래봉에서 오는 길과 좌측의 168봉으로 오르는 길을 조망하는 걸로 만족항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74봉으로 오르는 도중에 진행할 정금산(203.5m)을 봅니다.

완만한 경사의 봉우리군요.

일행들이 174봉을 향하고 있습니다.

벌목지대 사면을 따라 오르게 되어 있습니다.

해가 서쪽으로 떨어지고 있군요.

174봉 정경입니다.

새한지도에서 발행하는 지도에는 이곳이 평풍산(175.6m)으로 표기되어 있군요.

그러나 국립지리원 지도에는 174m로 되어 있고 동네 주민들은 이 봉우리를 검걱산이라 부른다고 하는군요.

뭐 이 봉우리가 병풍 역할을 하면서 바닷바람을 막아준다는 의미로 작명한 것 같지만 동네 주민들이 부르는 대로 검걱산으로 불려야 할 것 같군요. 

정상의 모습은 그저 묘지 한 기만 보일 뿐입니다.

여기에 있다고 하던 '검걱산 정상' 표지판은 아쉽게도 확인을 하지 못했습니다.

어쨌든 이 검걱산이 팔봉면 진장리와 차리 그리고 부석면 강수리의 경계가 되는 면계(面界) 역할을 하는 봉우리입니다.

그런데 검각산이라고 하면 말이 좀 쉽고 뜻도 연상이 되는데 검걱산은 또 무슨 의미입니까.

그 면계는 왼쪽의 임도가 되어 버린 마루금을 따라 진행을 하고 저희는 잠깐 삼각점이 있는 우측 봉우리(161.8m)를 들렸다 가기로 합니다.

161.8m를 오르는 등로에는 '국가기준점'이라고 쓰인 다소 낯설은 표지띠가 보이는군요.

그런데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이 생뚱맞은 표지판 때문에 잠시 어리둥절해집니다.

그래서 이 숫자를 0.3km로 바꾸고 나니 그때서야 이해가 가는군요.

참 머리도 안 돌아갑니다.

15:34

어쨌든 그 표지판을 지나자마자 바로 정상에 오르게 됩니다.

삼각점과,

이렇게 바윗덩어리가 정상을 점하고 있는 이곳을,

물래산(2봉)으로 명명하였군요.

그렇죠.

적어도 삼각점까지 설치되어 있는 봉우리를 이름도 없이 그대로 놓아둔다는 것은 산에 대한 예의가 아니니 말입니다.

어쨌든 제 멋대로 작명하였다는 말도 안 듣고 보기도 좋습니다.

2봉.

아마 팔봉산의 숱한 숫자에서 착안한 게 아닐까 하는 조심스러운 생각도 갖습니다.

그 물래2봉을 내려와 청금산으로 향합니다.

어딘가가 하늘재 같기는 한데...

ddc.님은 이곳이 하늘재가 아니냐 하는 의견을 피력하십니다.

그런데 하늘재라는 이름은 고사하고 저는 한북정맥 상의 여러 단맥들을 샅샅이 뒤지고 있을 때 ddc.라고 적힌 아주 작은 코팅 안내지를 보고 이게 과연 무슨 뜻일까 하는 여러가지 상상을 많이 하였었습니다.

그런데 ddc.님의 댁이 동두천이라는 말을 듣고는 약간 맥이 풀리던 느낌이 들더군요.

학창시절 읽었던 이양하님의 '프루스트의 산문'의 한 귀절이 생각납니다.

'욕망은 꽃을 피우나 소유는 모든 것을 시들게 한다.'는....

이제부터는 갈증을 동반한 허기가 오기 시작합니다.

그 낮은 산을 오르는 것도 힘겨워 잠시 휴식을 취하고 올라갑니다.

16:25

간벌 작업이 되어 있으나 정리되지 않은 잡목숲을 헤치고 청금산(203.5m)에 도착합니다.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는 청금산 정상에서는 잡목 사이로 금강산과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금북정맥 줄기가 보이는군요.

이제 하산을 서둘러야 하겠습니다.

서산으로 해가 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눈으로 인해서인지 아니면 2년 전에 불어닥친 강풍에 의해서인지 나무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꺾여져 있습니다.

인지면과 부석면의 면계를 따라 내려옵니다.

이 면계는 우측으로 천금산, 도비산을 지나게 됩니다.

16:51

버스 정류장 옆에 우리가 타고 내려온 버스가 주차되어 있군요.

서두를 필요없는 느긋한 산행으로 시간은 널널하게 잡은 것 같습니다.

확실히 고산지대가 이닌 이렇게 비산비야 지대를 걷는 것은 독도에 상당히 신경을 써야만 하므로 선두에 진행하신 분들은 조금 신경을 더 쓰셨을 것 같습니다.

후미가 도착하자 차는 간월도의 예약이 되어 있던 식당으로 이동을 하여 뜨끈한 방에서 회와 매운탕으로 푸짐한 만찬을 즐깁니다.

오늘 산행은 그간 제가 만나고 싶었던 정겨운 분들과의 소중한 그것이어서 제게는 오래도록 기억될 멋진 하루였습니다.

오늘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신 킬문님 그리고 준비에 소홀함이 없으셨던 칼바위님 등 모든 회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