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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명산

김종열 대장과 함께 한 관악산 힐링산행

 

중학교 3학년 국어교과서에서였죠?

한창 감수성이 예민할 때 읽었던 단편소설.

황순원의 소나기입니다.

어른으로 가는 통과의례로 만난 소녀.

윤초시네 증손녀였죠?

그러고는 만나는 그 소녀의 죽음.

조약돌과 분홍 스웨터로 은유되는 감정의 교류.

비슷한 영화도 있었습니다.

클래식에서도 그랬죠?

물론 걔들은 고등학생이었지만...

'자전거를 탄 풍경'의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너에게 난 해질 녘 노을처럼 한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소중했던 우리 푸르던 날을 기억하며 후회없이 그림처럼 남아주기를.....

 

나에게 넌 내 외롭던 지난 시간을 환하게 비춰주던 햇살이 되고

조그맣던 너의 하얀 손 위에 빛나는 보석처럼 영원의 약속이 되어 .....

 

사당역 6번 출구로 나와 우리은행 방향으로 쉼터에 이런 멋진 비碑가 세워져 있군요.

몰랐습니다.

'58개띠 모여라 산악회'에서 2019. 5. 6. 대체공휴일인 오늘 11시 관악산 힐링산행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늘 넉넉한 놀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해 주시는 김종열 대장님이 주선해 주는 모임이니 참석 안 할 수 가 없습니다.

10:45

만남의장소인 사당역 6번 출구 앞 쉼터.

벌써 여러 명의 친구들이 나와 있습니다.

아직 알코올 기운이 들어가지 않은 상황이라 조용하게 그리고 얌전하게 오늘 산행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틀 전만해도 8명 정도였던 친구들이 오늘 새벽이 되자 갑자기 22명이 되었으니 집행부에서도 좀 놀랐을 겁니다.

아직 오지 않은 친구들을 기다리는 마음은 이 시의 '신부新婦'와 같은 마음이려나?

그런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오랜만의 만남.

이런저런 작전 숙의.

가지고 온 물건 분배.

11:04

자, 이제 그만 올라가도록 하지.

여기는 사람들이 많으니 일단 숲으로 들어가서....

11:14

자기 소개식.

총원 22명.

김종열 대장님까지.

민가를 지나 관악산 안으로 듭니다.

갖가지 색깔의 어룸림.

주색은 연두입니다.

다리를 건너고, 

11:29

정자에서 잠시 정비를 하고,

거꾸리....

 단체로 기념촬영을 합니다.

그러고는 사방댐을 지나는데,

대원들의 흔적을 남기려고 전대장은 건너길을 이용.

11:39

선발대 현장 도착.

20명도 널널하게 앉을 수 있는 곳이군요.

역시 비밀아지트 챙기기의 고수 김종열 대장님입니다.

먼저 앉은 사람이 임자.

밖에서 외부인들이 보지 못 하도록 장막을 치는 대원들.

"이 정도면 되는가?" 

"음.. 그럴 듯한데. 오케이!"

감쪽같죠?

요새 산불이 심하니 각별히 주의를 하여야 합니다.

두 군데로 나눠 삼겹살을 굽고 대원들은 먹을 준비는 다 갖췄으나 아직 고기는 나오지 않고.....

"아! 속 쓰려...어제 과음을 했더니...."

전용순 대장; "버너를 가져와야 굽든지 말든지 할 거 아닌가?"

배대장님은 이 무거운 캔맥주를 어떻게 가져온 것인감!

고기는 없더라도 우선 시원한 맥주로 건배!

모여라!

목사님은 소맥으로!

나도 한 잔 주쇼!"

팬들은 고기 달라고 성환데 고기는 더디 익고....

고기 나오기도 전에 풀을 안주로....

몇 순배 돌아가자 고기 나오는 속도나 먹는 속도나 거의 같아집니다.

신발을 벗고 아예 올라앉아....

배대장님은 차마고도를 위해 술을 안 드신다며?

뽀뽀?

늘 근엄한 전대장님. 

우선 한 자리 뽑고....

 

먹을 만큼 먹은 친구들은 관악산을 오르자고 하는데....

사실 저는 오늘 여기 앉아 그저 술만 마시러 온 것인데.....

4명이 한 팀을 이루더니 가자고 끼이는데 강력하게 거절합니다.

15분 정도 지났나 또 한 팀이 두 명을 이뤄 가자고 꾀이는군요.

좋습니다.

가죠.

올라가다 보니 오늘 날씨가 끝내줍니다. 

남산 좌측으로 삼각산의 보현봉과 그 좌측의 수리(족두리)봉까지 선명하고 그 앞의 인왕산과 안산도 명백합니다.

수락산, 불암산에 그 뒤의 천마산.

우측의 용마산.

용마산과 아차산.

이런 곳에서는 불필요한 스틱.

거추장스럽죠?

시원한 바람도 쐬면서....

우면산인가?

관음사.

바로 앞쪽이 친구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곳.

매봉 ~ 청계산 ~ 이수봉 라인.

중앙 우측이 남한산성의 최고봉 검단산523.9m.

경마장 뒤가 옥녀봉376m,  우측으로 매봉582.3m, 청계산616.8m.

13:41

드디어 국기봉 위 쉼터로 오릅니다.

지도 #1의 '나'의 곳입니다.

건너편으로 제2국기봉인 낙타봉 그리고 그 뒤로 제11국기봉인 민주동산과 제12 국기봉인 칼바위 그리고 제13국기봉인 돌산이 보입니다.

중앙 멀리 인천의 소래산.

한남정맥이 지나는 곳이죠.

그리고 발 알래로 흐르는 안양지맥.

수원의 백운산에서 가지를 쳐 지금 이곳을 지나 당산동 ~ 양화동을 지나 염창교 아래의 안양천과 한강이 만나는 합수점에서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34.8km의 지맥이 되죠.

서진암 삼거리에서 20분 정도 걸어 임도를 만나 여기서 우회전하면 마을이 나온다. 매점에서 좌회전을 하면 정면으로 백운산과 등구재가 보인다. 백운산이라! 우리나라에는 백운산이 참 많기도 하다. 지리산만 해도 저 백운산과 백두대간상의 함양 백운산1279m, 광양에 있는 호남정맥 상의 백운산1228m 그리고 7구간 정도에 지날 백운계곡의 백운산516m 4개나 있다. 신성한 산이기 때문이다.

 

- 졸저 '현오와 걷는 지리산' 99쪽

 

()자 이름을 가진 산 이름

정상석 뒷면을 본다. ‘흰구름이 봉우리에 걸리고....’. 이거 아주 웃기는데. 마치 백두산 얘기 같네. 산이 높아 사시사철 정상부가 눈에 덮여 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게 됐다는.”

일반인들도 사실 백운산하면 흰 ()’자에 구름 ()’자를 쓰니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기는 하다.

일반적으로 그렇게들 이해를 하지. 근데 무슨 말이 하고 싶어서?”

형도 알잖아. 형같이 열렬한 육당 팬인 사람이.”

ᄇᆞᆰ사상 얘기하려는 거야? 좀 들어보자. 사실 불함문화론에 대해서 아직 정리가 잘 안 되서 말이야.”

독립운동가로 활동을 하던 육당은 그 유명한 독립선언문작성으로 일제에 의해 투옥되었다가 1921. 10. 18. 가출옥을 한다. 가출옥이란 곧 회유의 다른 말이었다. 그는 1925불함문화론을 내놓는다. ‘불함이란 ᄇᆞᆰ즉 광명, 하늘, (), 태양을 뜻하는 말이다. 육당은 단군사상으로 상징되는 우리의 천신숭배사상 즉 ᄇᆞᆰ사상이 고대 중국과 일본뿐 아니라 유라시아 전역에 걸쳐 퍼져나갔다고 주장했다. 이 ᄇᆞᆰ사상의 ᄇᆞᆰ의 한자어가 바로 ()’이라는 논지다.

 

그러면서 이 ()’자 계열의 땅 이름 중 가장 먼저 지목한 곳이 바로 민족의 영산 백두산인 것이다. 즉 애당초 하느님의 아들 환웅이 홍익인간의 뜻을 품고 3,000명의 무리를 데리고 내려온 곳이 바로 태백산(太白山)이고 이 태백산이 바로 백두산(白頭山)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이 백두산의 원래 이름은 ᄇᆞᆰ뫼나 혹은 그 비슷한 이름이 한자어가 들어오면서 ᄇᆞᆰ에 존경 혹은 우두머리의 의미를 내포한 두()를 붙여 백두산이 되었을 것이라는 거다.

 

그래. 우리 민족의 산악숭배사상은 좀 알아줘야해. 그리고 예로부터 각 부족은 이렇게 자신들 고유의 신격화 된 산 즉 ᄇᆞᆰ산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지. 그 부족들이 통폐합 되는 과정에서 이 ᄇᆞᆰ산서열의 높낮이도 결정이 됐고. 그러니 우리나라의 최고 대장인 산은 백두산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거야. 물론 자가 들어간다고 해서 모두 이 ᄇᆞᆰ에 해당한다고는 볼 수가 없지만 유별나게 자 계열의 산이름이 많다는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는 거지.”

맞아. . 그리고 그 ᄇᆞᆰ이 시간이 지나고 또 지역에 따라 조금씩 변하게 되었는데 ’, ‘’, ‘등이 그 예잖아. 제천 부근에 있는 박달재의 박달재도 ᄇᆞᆰ() + (, ) + ()의 조합이라는 것이고.”

그래. 우리가 이 대간길을 진행하다 보면 박달령이라는 고개 이름도 많이 나와. 박달령의 다른 이름인 단목령도 보게 되고. 그러니 앞으로는 박달나무가 많아서 박달령이다.’라는 말은 삼가자!”

그럼 이 백운산의 경우는 어떤 뜻인 거야?”

그러니까 백운(白雲)ᄇᆞᆰᄋᆞᆫ혹은 ᄇᆞᆰᄋᆞᆫ애에서 왔다고 하는 견해가 있어. 곧 천계(天界)를 뜻한다는 거지. 그게 신의 세계, 신의 산이라는 뜻에서 제사를 주관하는 사제(司祭) 즉 남자무당을 뜻하는 박수로 되기도 하였고 여러 전형(轉形)으로 백운(白雲), 백암(白巖)이 생기게 된 것이지. 그냥 간단하게 신의 산정도로 보면 될 것 같아. 신령스런 산이라는 거지.”

 

- 졸저 '현오와 걷는 백두대간' 110쪽

우측으로 우면산208.8m.

그 뒤로 구룡산과 대모산이 보이는군요.

여기서 같이 올라온 두 분은 하산하고 먼저 올라간 4분을 만나 5명이 한 팀이 되어 하마바위까지 움직이기로 합니다. 

 

13:49

맞은 편 계단을 오르면서...

13:52

이른바 '김종열 루트'를 지나고 ....

오늘은 인물사진이 제법 됩니다.

시원하게 한 모금 들이켜고....

포즈도 취하시고....

예쁘게....

연주대를 배경으로 이번에는 떼거지로....

 

당겨서....

좌측 파이프 능선.

또 가야죠.

날씨가 좋으니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14:20

하마바위 도착합니다.

조망 좀 하고....

아까 오던 길.

멀리 남한산성도 보고....

밀면 넘어갑니다.

밀지 마세요.

죽어도 안 넘어간다고요?

하긴 제가 밑을 받쳐놨으니....

한참이나  놀다가 내려갑니다.

14:46

제2국기봉.

지름길로 내려오고....

남아 있던 대원들은 뒤풀이 장소로 이동했다고요?

우리도 그곳으로 갑니다.

오늘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래요.

어서 내려가서 한 잔 빨죠.

 

예.

좋습니다.

나도 기념 촬영 한 번 하고....

10분 정도면 도착한다 하시고....

이건 내 차.

거나하게 뒤풀이를 마치고 집에 오니 8시가 넘는군요.

저녁은 생략하고...

오늘 하루 잘 놀았습니다.

58 모여라.

수고들 많으셨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