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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제29구간, 구룡령~조침령) 나홀로 산행, 21.25km

2009. 9. 6. 조침령~한계령 구간에 이어 구룡령~조침령 구간을 운행하다 숙소에서 밤새도록 떠드는 옆방 사람들로 인하여 뜬눈으로 지새우고 멍한 정신으로 산행을 하다가 멍청하게 발밑에 깔린 안내산악회의 화살표를 쫓아가다가 대형알바를 하는 바람에 갈천약수터로 하산을 할 수밖에 없었던 아픈 아쉬움이 있는 구간.

 

 

 

 

 

그 구간을 오늘 다시 운행한다.

전날(9. 9.) 야간산행으로 빠뜨린 구간을 채우고는 대관령 휴게소에 세워두었던 차를 타고 양양으로 간다.

2009. 9. 10. 새벽에 양양에 도착하여 임첨모텔(30,000원)에서 잠을 자고는 양양터미널 옆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도시락을 준비한 다음 08:10 홍천행 버스에 몸을 싣는다.

버스는 굽이굽이 고갯길을 올라 08:58 구룡령 정상에 선다.

버스 기사도 잠시 차를 파킹한 채, 노점상 아주머니들과 잡담을 하는 사이 나는 산행 준비를 한다.

 

 

 

 

09:05

샘물을 촬영한 다음 ‘홀대모’ 한라지기님의 낡은 표지띠를 보고는 나무계단을 오른다.

 

 

오르자마자 나타나는 정상이 1089고지이다.

이정표 상에는 조침령까지 21km에 소요시간은 10시간이라고 한다.

오늘은 긴장의 끈을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지고는 산행을 시작한다.

 

 

 

돌계단을 오르면서 잠시 터진 조망으로 약수산 방향을 바라본다.

 

 

 

 

09:18

북부지방산림청장의 안내문을 본다.

삼각점이 박혀 있는 이곳에서 가야할 곳을 조망한다.

장쾌한 스카이라인이 가슴을 뜨겁게 달군다.

언제부터인가 저런 것만 보면 다리에 힘이 들어가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이것이 과연 나만 느끼는 감정인지 모르겠다.

 

 

 

약수산을 바라보면서 이곳이 ‘사림천이조사구’라는 안내판을 지난다.

그 안내판을 보고 이 지역이 까치박달나무가 주를 이루는 삼림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09:21

구룡령 옛길을 지난다.

쉼터가 설치되어 있는 이곳은 홍천군과 양양군을 잇는 곳으로 구룡이 승천하는 것처럼 구불구불하다고 하여 이름 지어졌으며, 심마니, 철광, 숯 등 산간민속이 살아 숨쉬는 곳이라는 안내문이 적혀 있다.

 

 

 

이렇게 넓은 길, 산죽길이 교차하며 나온다.

 

 

 

09:40

오른쪽으로 크게 꺾이는 곳에 이른다.

지도에는 ‘독도주의’라고 명기되어 있다.

갈전곡봉까지는 한 시간이 걸린다고 하는데 이는 믿을 바 못 된다.

 

 

09:43

갈천약수가 있는 갈천리가 보인다.

양양에서 갈천리까지 오는 버스의 종점이기도 한 곳이다.

 

 

10:02

삼색 말뚝을 지난다.

그런데 ‘평산지기’님의 산행기를 볼 때 분명히 무슨 글씨가 쓰여 있었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지금은 그 글씨가 없어서 의아한 생각을 하며 지난다.

 

 

바로 옆에는 갈천약수 삼거리가 이정표가 있다.

 

 

 

10:15

갈전곡봉(1204m)이다.

이빨이 갈리는 이곳에서 다시 기억을 더듬어 본다.

전에도 나는 이 안내표지지가 산을 더럽히는 쓰레기라 생각하고 이것을 코팅을 하여 후미에 오는 사람이 다시 수거하여 다음 산행 때 다시 쓰는 방법을 생각해 본 적이 있었는데...

어쨌든 이 갈전곡봉을 기점으로 왼쪽으로 크게 꺾여가는 곳은 가칠봉(1240.4m)에 이르며 그 능선이 인제군 기린면과 홍천군 내면을 구분하는 군계(郡界)가 되는 것이다.

 

 

 

이정표를 보며 내리막길을 내려선다.

다시 한 번 대간 표지띠를 확인한다.

 

 

  

상당히 가파른 길은 나무계단으로도 만들어 진 곳도 있다.

10:30

아! 대청봉이다.

내일이면 도착할 곳인 대청봉이 저기 멀리 보이는 것이다.

 

 

짙은 녹음이 햇빛을 가려주어 선크림을 바를 필요가 없어서 너무 좋다.

 

 

10:47

이렇게 간간이 나오는 나무의자를 보면서 점심을 먹을 식탁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참으로 호젓한 길이다.

오늘은 평일이라 다른 산객 누구도 만나지 않을 것이지만 이렇게 홀로 걷는 특권은 나만이 가지고 있을 것임에 틀림이 없다.

 

 

‘동해바람’님이 격려를 해주신다.

 

 

또 다른 정상으로 오른다.

 

 

 

10:59

삼각점이 있는 1080 고지다.

구룡령 정상부를 향해 오르는 도로가 보이고 약수산 및 그 능선이 보인다.

결국 대간 마루금은 56번 국도를 바라보면서 뻗어 있는 것이다.

조침령까지는 계속 그러할 것이다.

 

 

11:09

나무 의자가 있는 쉼터이다.

어젯밤에 걸은 고루포기산 ~ 능경산에 설치되어 있던 그것들이 생각난다.

 

 

11:18

또 나무 의자다.

앉아서 물을 한 모금 마셔본다.

 

 

 

 

급경사에 설치되어 있는 나무계단을 내려간다.

진행할 방향으로 무명봉이 보인다.

그곳을 오르기 위해 또 돌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널찍하고 평평한 곳이 보인다.

 

 

 

 

 

11:29

왕승골 사거리이다.

서쪽으로는 조경동에 이루고 동쪽으로는 왕승골을 거쳐 갈천리로 가는 길이다.

 

 

11:49

산행기에 꼭 등장을 하던 ‘孺人平海孫氏之墓’를 지난다.

 

 

좌표목이 있는 쉼터가 있는 지점을 지난다.

 

 

 

12:11

삼각점이 있는 968.1고지다.

진행하여야 할 마루금이 너무도 멋있고 힘차게 뻗어 있다.

 

 

 

 

 

길은 이렇게 넓어지다가 다시 호젓한 오솔길로 그러다가 다시 이런 풀밭길로 이어지고 다시 숲속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12:50

이윽고 연가리골 삼거리에 도착한다.

연가리는 ‘정감록’에 나오는 ‘3둔 4가리’ 중 하나로 이곳들은 갈전곡봉 ~ 방태산 줄기에 숨겨져 있는 곳을 말한다.

이 연가리를 비롯해 아침가리, 곁가리, 적가리를 4가리라 하고 이 ‘가리’에는 재앙을 피하여 살려고 하는 사람들이 몰려와 살던 곳으로 비경이라 할 정도로 맑고 깨끗한 곳이라 한다.

이 기로 내려가면 만나는 맞바우라는 곳이 며칠 전 내가 야영을 하였던 곳이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비가 온 것 같이 플라이가 흠뻑 젖어 있었음을 나는 기억한다.

 

 

13:03

그런데 이게 웬일!

내 앞에 한 산객이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노산객은 61일째 연속종주 중이신 분으로 이제 종착역을 향하여 열심히 진행 중인 분이셨다.

대단하신 분이다.

 

 

13:07

956고지를 지난다.

노산객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운행을 하다보니 속도가 늦어진다.

 

 

 

13:25

내리막을 걸어 야영터에 도착하여 식사를 한다.

나는 도시락을 노산객은 라면을 끓인다.

노산객의 주식은 누룽지와 라면으로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민박집에 들러 고기로 영양을 보충하고 필요한 물품을 보충한다고 한다.

전직 공사의 간부였던 노산객은 15년 전부터 대간 운행을 계획하였고 정년 퇴직 날짜만을 기다렸다가 퇴직을 한 후 바로 종주를 시작하셨다고 한다.

다행히 내 도시락의 밥이 많아 반을 나눠서 노산객에게 드리고 내가 싸온 별로 맛도 없을 법한 반찬과 참치 캔을 나누어 먹는다.

1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하다 마침 과일을 가지고 온 게 있어서 노산객에게 드리고 나 먼저 갈 차비를 한다.

이것도 인연이라고 하시며 주시는 명함을 노산객으로부터 받고 내 전화번호를 건네 드리며 가까운 산행을 할 때 뵐 것을 약속드린다.

 

 

14:23

인사를 드리고 내가 먼저 자리를 뜬다.

멀리 56번 국도가 보인다.

 

 

14:29

웬 드럼통를 여기에 파묻어 놓았는지 모르겠다.

 

 

 

14:42

돌계단을 오르자 또 쉼터가 나온다.

 

 

 

 

14:57

그러고는 사거리다.

이곳이 1035.5고지라고 J3 틀럽에 계신 분이 표시를 해 놓은 곳이다.

길을 또 내리막이다.

정확한 거리 표시가 없어 대간의 가늠도 쉽지 않다.

 

 

 

15:05

또 쉼터를 만날 수 있었는데 그곳도 이렇게 넓어 야영이 충분히 가능한 곳이었다.

 

 

 

15:23

멀리 무슨 표지판이 보인다.

백두대간 안내판만 되어 있지 이곳에 관한 설명은 없다.

 

 

15:27

이장을 해 갔는지 땅을 파 놓은 곳을 지난다.

 

 

 

15:31

황이리, 진흑동 사거리다.

 

 

20여분을 걸으니 또 쉼터이다.

차라리 제1쉼터, 제2쉼터...정도로 표시나 해 두었으면 내가 지금 어느 정도를 걷고 있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지나 않을까.

 

 

낙엽이 푹신하게 깔린 오솔길을 지난다.

 

 

16:00

높이 세워진 이정표를 지난다.

 

 

 

 

다시 멀리 대청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드디어 418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진동리다.

그러고는 다시 설악의 서북능선 전체가 조망이 되는 곳을 지난다.

그러니까 오른쪽 마루금이 조침령을 향하고 그것이 단목령을 지나 점봉산으로 향하고 그런 다음 왼쪽 뾰족하게 보이는 귀청 아랫부분의 한계령으로 까지 진행되는 것이다.

 

 

다시 오솔길로 접어 든다.

 

 

 

 

16:12

드디어 옛조침령길이다.

둥지산장의 안내문이 붙어 있고 쇠나드리로 가는 길은 이렇게 산죽 사이로 가야한다.

바람불이로 표시 되어 있는 곳이 쇠나드리로 가는 길이다.

 

 

 

 

정글 같은 곳을 지나 다시 오름길이다.

이렇게 바위덩어리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산길이다.

 

 

 

 

16:42

드디어 나무다리가 나오고 곧 옛 조침령 길이다.

 

 

 

너른 공터 앞으로 표지석이 설치되어 있고 이 도로는 3군단 공병여단에서 시공한 도로임을 알려준다.

 

 

 

16:48

백두대간등산로 표지판과 새 표지석이 나오며 오늘의 산행을 마감한다.

그런데 물을 한 모금 먹다보니 아직 물이 한통 남았고 오늘 운행시간에 입에도 대지 않은 간식거리가 생각난다.

아까 노산객에게 지난번 ‘명장님’이 비박을 했던 장소를 알려주었던 터라 그 노산객은 이 계단을 올라 나무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서 비박을 하실 거라는 생각에 물 한 통과 영양갱 그리고 쵸코바와 카스타드 빵 두 개, 사탕 몇 개가 든 봉지를 놓아둔다.

그런데 혹여 노산객께서 누가 버리고 간 것으로 오인을 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 물건 아래에 내 표지띠를 깔아 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조침령 터널을 향해 발을 옮긴다.

노산객께서는 오늘 밤 많지는 않지만 나의 조그마한 정성을 오랜만에 맛보시며 푹 주무시리라.

내려오는 길에 오늘 산행의 시점인 구룡령을 바라본다.

오늘 운행 거리 : 21.25km

오늘 소요 시간 : 7시간 43분(점심 및 휴식시간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