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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백두대간의 지맥

거창군계의 이모저모

눈을 보려 들렀던 덕유산.

남덕유를 시작으로 향적봉을 찍고 구천동으로 진행을 했었죠.

거기서 남강지맥의 줄기를 보면서 우스개 소리 한 마디했죠.

"저 거창군 군계나 한 번 돌아볼까?"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 말을 받는 사람.

이한검 대장님과 산수대장님이었습니다.

"그러슈. 형님이 가자면 가야쥬"

 

바로 일정이 잡힙니다.

"그러면 3월 셋째 주부터 시작합시다."

두리봉에서 가야산 구간 왕복을 포함하니 약 186.52km.....

1회 출정에 1박 2일로 잡으니 3회에 무박 1회면 되겠군요.

 

한편 대부분의 행정구역은 산줄기와 물줄기를 경계로 하는데 이 거창군계는?

그렇죠.

경상남도 거창군은 전북 무주와는 백두대간으로, 경남 함양과는 남강지맥으로, 경남 합천과는 일반 산줄기와 황강지맥으로, 그리고 경북 김천과는 황강지맥으로 접하고 있군요. 

행정구역으로는 1개읍 11개면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가장 내륙에 위치한 주상면을 제외한 1개읍 10개면을 두루 음유하며 걸을 수 있다는 것도 이번 환종주가 갖는 자랑입니다.

 

이렇듯 우리가 진행하는 거창군계를 산경학 측면에서 살펴보면 백두대간에서 가지를 치는 남강지맥과 황강지맥을 이어간다는 것을 인식하여야 합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산줄기의 족보인 산경표는 우리나라의 모든 산줄기는 백두대간과 장백정간 그리고 호남정맥을 제외하고는 모두 물줄기에서 그 이름을 따왔습니다.

가령 한강 북쪽의 산줄기이면 한북정맥, 그 남쪽이면 한남정맥 등으로 작명하였다는 것이죠.

이는 우리 선조들이 물줄기와 산줄기를 둘이 아닌 하나로 인식하였음을 의미합니다.

우리 조상들이 우리 후손들을 위하여 만들어 준 산경표.

후대에 좀 더 과학적으로 선용하라고 정맥까지만 그려주셨고 나머지는 저희에게 위임을 하셨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우리는 그 정맥의 하위개념인 지맥도 원산경표의 취지에 맞게 설정하여야 할 것입니다.

즉 '1물줄기 : 1산줄기'의 대원칙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죠.

대한산경표는 이렇게 만들어졌습니다.

그 목적이 이렇듯 단순하다는 것이죠.

하나의 산줄기는 그에 대응하는 하나의 물줄기와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니 이를 중심으로 지맥을 그리자!

그렇게 시작된 것입니다.

 

물론 이 대한산경표 이전에 다른 이론이 있었습니다.

대한산경표에서 주창하는 바와 같이 '1물줄기 : 1산줄기'의 대원칙을 중시하는 것보다는 물줄기 유역의 세력을 보는 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운 구분법이긴합니다만 초기에는 센세이션을 일으켰을 만큼 많은 산꾼들을 지맥으로 불러들여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합수점 혹은 울타리 식으로 전개되는 지맥의 흐름은 일관성이 없었고 이는 결국 대한산경표의 탄생의 빌미를 제공한 결과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대한산경표와 신산경표의 차이점은?

이번에 우리가 거창군계를 하면서 그것을 확실하게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대한산경표와 신산경표를 왜 구분해야 하죠?

주행방향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이름도 달라지며 주행거리도 달라지니 확실히 구분을 하여 인문지리나 문화지리에도 그 쓰임새를 넓히자는 취지일 겁니다.

 

오늘 우리가 걷고자 하는 산줄기.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백두대간이라는 우리나라의 물과 산의 근간이 되는 이 산줄기가 백두산에서 흘러내려 지리산으로 가는 동안 숱하게 많은 산줄기와 물줄기를 빚습니다.

그렇게 남진을 하다 경상북도 김천시 대덕면 덕산리와 전라북도 무주군 무풍면의 경계에 있는 대덕산을 지나 1249.1봉 부근에 이르러 우측으로 가지줄기 하나를 내어놓습니다. 

 

신산경표에서는 이 가지줄기를 이 줄기의 주요 봉우리인 수도산의 이름을 따서 수도지맥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대한산경표에서는 백두대간에서 이 지맥이 분기할 때 그 사이에서 황강이 발원하게 되고 이 황강이 그보다 상위등급의 물줄기인 낙동강과 만나는 지점 곧 합수점에서 이 지맥이 그 맥을 다한다고 보아 물줄기를 중시하여 그 지맥을 '황강지맥'이라 부릅니다.

 

위에서 얘기한 바와 같이 우리 조상들이 산줄기 이름을 붙일 때 물줄기와의 상관 관계룰 고려하여 물줄기 이름을 차용했듯이 이 지맥의 이름도 같은 방식으로 붙여주는 게 나을 겁니다.

그런데 이들 두 타입의 산줄기 즉  황강지맥이나 수도지맥은 위 개념도에서 보듯 황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합수점으로 가는 거 같지만 그 끝이 미세하게 다릅니다.

즉 수도지맥(위 개념도의 붉은 선)은 초재산을 떠난 산줄기가 만대산을 지나 노태산 ~ 시리봉 ~ 솜등산을 지나 합천군 쌍책면, 덕곡면 그리고 청덕면이 만나는 삼면봉인 239.5봉에서 보라색 실선(대한산경표의 주행방향)과 같이 직진을 하여 덕곡면과 청덕면의 면계를 따라 396.4봉 ~ 255.9봉 그러고는 181봉에서 구슬고개를 넘어 49.7봉에서 좌틀하여 제방에서 마무리하여야 하는데 위 개념도에서 보듯 수도지맥의 끝은 위 삼면봉에서 우틀하여 필봉을 지나 성산방향에서 마무리하는 것으로 그어놨습니다.

미세한 거 같지만 큰 차이죠.

이런 점들이 대한산경표와 신산경표의 차이인데 이는 뒤에 수도산에서 가지를 치는 소위 금오지맥에서 보듯 엄청난 차이를 보입니다. 

그 이야기를 할 때 대한산경표에서 구분하는 산줄기의 세 가지 유형 즉 합수점형, 울타리형, 산줄기형도 말씀드리기로 하죠.

 

1구간의 시작을 백두대간이 지나는 경상남도 거창군 고제면의 소사마을로 잡습니다.

탑선이라고도 불리는 곳이죠.

 

A조는 경남 거창군 고제면의 소사마을에서 시작하여 소사마을 ~ 초재산(3km) ~ 877.2(삼각점, 6.8km) ~ 국사봉(삼각점, 10km) ~ 봉산(16km) ~ 우두령(17.2km) ~ 1236.5(가천지맥 갈림, 21.3km) ~ 회천지맥 갈림 ~ 수도산(22.9km)에서 수도암으로 하산하는 루트의 순방향으로,

그리고 B조는 수도리에서 역방향으로 진행하면 되겠습니다.

2일차는 A조는 순방향으로 진행해 가야산을 거쳐 해인사 고불암까지 진행하고 B조는 역으로....

 

여기서 우리는 전라북도 무주군과 경상북도 거창군의 도계를 따라 진행합니다.

그러니까 소사마을의 소위 소사재부터 초재산 까지의 2.8km 구간은 백두대간을 따른다는 것이죠.

흔히들 초재산을 초점산으로 독음을 하는데 草岾山의 독음을 땅이름 점이라 잘못 읽은 데서 오는 것이니 고개를 뜻하는 로 읽어야 할 것입니다.

사실 치나 재그리고 령등이 고개나 봉우리 등에 혼용됨을 볼 때 산줄기 산행을 함에 있어 봉우리나 고개를 구분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 보입니다.

 

이 초재산을 다른 이름으로는 삼도봉이라고도 불립니다.

三道峰.

세 개의 도에 걸쳐 있는 봉우리라는 것이죠.

우리나라에는 이 삼도봉이 5개가 있습니다.

그 삼도봉의 면면을 살펴보면 우선 ①충청북도 영동군과 전라북도 무주군 그리고 경상북도 김천시가 만나는 오리지널 삼도봉1177.7m, ② 경상남도 하동군과 전라남도 구례군 그리고 전라북도 남원시 등 세 개의 도가 만나는 지리산 날라리봉1501m,  ③전라북도 무주군과 경상북도 김천시 그리고 경상남도 거창군 등이 만나는 초재산草岾山1249.1m, ④ 강원도 영월군과 충청북도 단양군 그리고 경상북도 영주시 등이 만나는 어래산1065.3m  그리고 ⑤경기도 안성시와 충남 천안시 그리고 충북 진천군 등이 만나는 엽돈재323.3m 등이 그것들입니다.

 

이 정도에서 서론은 마무리하고 관계되는 곳에서 또 이야기를 나누기로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