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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백두대간의 지맥

고운이 말년을 보냈던 가야산을 보면서 - 수도산 ~ 남산 ~ 고불암 21km.

피곤한 몸에 술 한 잔 들어갔으니 얼마나 단잠을 잤겠습니까?

5시에 일어나 24시간 잘 우려낸 염소탕에 밥을 말아먹고 숙소를 빠져나옵니다.

비용도 저렴하게 잘 나왔고 모든 게 만족스럽습니다.

이한검 대장은 오늘의 날머리인 고불암 주차장으로 먼저 출발하고 우리는 수도암으로 이동합니다.

지도 #1

무척 춥습니다.

현재 기온은 1˚라고는 하는데 아무래도 다시 겨울이 오는 느낌입니다.

물 2통을 채우고 수도산을 향합니다.

청암사 가는 길.

예전 등로는 스님들이 암자와 암자를 잇는 루트였겠으니 결국 암자는 대피소 역할도 겸했겠습니다.

오늘도 여지없이 오늘의 태양이 떠오르고....

Today is another day!

머릿속으로 Tara's theme를 들으며 걷습니다.

좌측으로 수도산.

우측으로 서봉이 보이는군요.

그 우측으로 흐르는 지맥이 회천지맥임은 어제 자세하게 살펴봤고.....

조망터가 나옵니다.

오늘 걸을 구간을 옆에서 좀 볼까요.

좌측 봉우리가 좌대곡령.

한자로 쓰면 座臺谷嶺입니다.

왜 한자 표기가 중요하냐 하면 일부 지도에는 좌일곡령으로 표기되었기 때문이죠.

즉 座壹谷嶺이라고...

臺와 壹을 혼동한 것입니다.

낙동정맥을 할 때 부산시내 구간을 걷다 보면 불웅령과 불태령을 혼동한 곳이 나오죠?

熊과 態를 오독한 것입니다.

당연히 佛熊嶺이 맞는 표기이죠.

그리고 중앙이 단지봉丹芝峰.

안중근 의사의 斷指峰이 아닙니다.

그리고 중간에 푹 꺼진 곳이 송곡령으로 어제 우리가 저 루트로 하산을 하려 했는데 아무래도 하산 코스가 미답지이기 때문에 그 코스를 포기하고 일반 등로인 지금 이 루트를 택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송곡령으로 내려왔더라면 지금 이 찬란한 광경을 못 봤을 거니까 말입니다.

가야산 좌측으로 태양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좌측의 노인봉 466.9m과의 배치가 절묘하다는 느낌입니다.

우리나라의 산들......

어쩜 저렇게 꼭 있어야 할 자리에 그렇게 있을까요?

신의 섭리라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절묘하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백두대간의 흐름을 어떻게 그 시작을 북쪽의 가장 높은 산인 백두산에서 했고 그 매조지를 어떻게 남쪽에서 가장 높은 산인 지리에서 했는지.....

희미하긴 하지만 지리산도 눈에 들어오고......

저 뒤 어디에 사드가 배치되어 있는데 지도를 가지고 오지 않아 찾을 수가 없군요.

케른.....

이한검 대장과 함께 합니다.

그러고는 동봉에 오릅니다.

주봉에 오른 대원들이 환호성을 울립니다.

오늘도 수도산은 우리 거군요.

이렇게 멋진 산에 사람이 없다니!!!!

좌측으로 멀리 향적봉을 보고 그 우측의 덕유삼봉도 감상합니다.

산사람만이 알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이 맛!!!!

그러면 덕유의 긴 주릉을 감상하지 않을 수 없죠!

이걸 읽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 것은 산에 대한 모독입니다.

산은 우리에게 건강한 눈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겁니다.

우측 향적봉이 보이니 그 좌측으로 백암봉과 삼봉이 이어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엽령에서 떨어진 능선의 흐름이 다시 솟아오른 곳.

지금은 무룡산이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예전에는 불영봉佛影峰이라고 불렀죠.

부처님의 그림자가 드리운 곳이라는 ....

그러고는 떨어진 곳이 삿갓재.

그 좌측으로 뾰족한 게 삿갓봉.

중앙이 서봉.

그 좌측이 봉황산인 남덕유.

좌측 푹 꺼진 곳이 남령.

칼바위봉.

월봉산..

수망령을 지나 금원산, 기백산.....

남강 지맥이죠.

그러니까 저 능선 뒤로는 남강이 흐르고 저 능선과 이 능선 사이로는 황강이 흐르고....

저 남강이 낙동강과 만나는 곳에서 저 남강 지맥은 맥을 다 하고 이 황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곳에서 이 황강 지맥도 그 흐름을 멎을 겁니다.

우리의 인생은......

조금만 더 맑았더라면......

지리산!

아! 지리산이여!

노찾사로 듣습니다.

이 음악은 들을 때마다 눈시울을 젖게 만듭니다.

참 희한한 음악......

대덕산은 우측으로 빼꼼히 머리만 보이고....

그 우측으로 삼도봉.

백두대간의 흐름입니다.

우리가 진행할 방향.

자,

갑시다.

암릉을 내려옵니다.

며칠 동안 아무도 가지 않은 듯 발자국의 형태가 없습니다.

구곡령.

수재동을 지나 심방마을로 하산하는 길입니다.

가북면 해평리로 지금 이곳이 좌가천의 발원지가 되는 셈입니다.

즉 이 물이 흘러 가천이 되고 양각산 라인이 바로 가천지맥이 된다고 했죠.

중촌마을 가는 길.

좌측이 어제 우리가 하산길로 택하려 했던 곳입니다.

곧 여기가 송곡령.

그런데 현지에는 28분이나 더 간 곳에 송곡령이라는 이정목이 세워져 있습니다.

조금 고도를 올립니다.

아무리 고도가 높다 해도 이미 확보한 높이가 있으니....

"오늘은 고산병 증세가 없으시죠?"

럭키문님이나 저나 오늘은 말끔합니다.

단지봉에 올라섰습니다.

헬기장에서 평평한 좌측으로 이동을 하면,

세 개의 정상석 1327.4m과,

4등급삼각점(가야 447)이 있습니다.

어제는 도엽명이 무풍이었는데 이제 가야로 바뀌었습니다.

오늘도 구호는?

예 "산수!"입니다.

저도 꼽싸리껴서 폼 한 번 잡아보고....

옆에 데크로 올라 김밥을 안주로 막걸리 한 잔 합니다.

아!

가야산.

민박집표 김밥.

가야산과 우측의 남산.

최세진의 훈몽자회를 보면 앞南, 뒤北이라 했으니 남산은 곧 앞산이라는 말입니다.

곧 해인사를 중심으로 뒤는 가야산이요, 앞은 남산인 겁니다.

그러니 그 남산에 바로 고불암이 지어진 것이겠고....

저 남산을 지나면 오늘의 산행이 마무리될 것입니다.

두리봉을 향합니다.

부드러움......

좌측으로는 수도리를 에워싸고 있는 임도를 따라 멋진 길이 조성되어 있는 거 같습니다.

참고도

 

어제 우리가 숙박을 한 용추민박이 700고지 정도 되니 수도리 ~ 황점리를 잇는 길을 한 번 걸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습니다.

홍감마을 내려가는 길.

이제 산죽이 좀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그렇다면 이 부근 어디에 샘물이 있다는 얘기인데....

좌대곡령을 오르려니 암봉이 나오기 시작하고....

좌대곡령에 올라 이름 그대로 좌대座臺에 앉아 오던 길을 돌아봅니다.

중앙이 수도산 그 좌측 멀리 향적봉 그리고 수도산 우측으로 대덕산과 우측의 삼도봉을 봅니다.

바로 아래가 숲길이 있다는 임도.

단지봉.

좌측으로 남강 지맥의 황매산과 한우산.

우측 멀리 지리산.....

이제 남산도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가북면을 길게 싸고돕니다.

곧 우리가 걷는 이 황강지맥의 이 구간은 거창군 가북면 용암리와 몽석리를 잇는 골을 싸고도는 형태입니다.

이는 이 골의 물은 석가천이 되어 다 가천으로 합류가 되게 되는 것이고....

일단은 저 가북저수지에 모이고....

그 뒤로 가천지맥의 보해산911.5m.

암봉으로 경치가 볼만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이 시간 우리의 희망 이한검 대장은?

OK!

성만재 통과 중이시군요.

혼자 외롭게 달려오고 있을 이한검 대장을 어떻게라도 따뜻하게 안아주어야 할 텐데....

따뜻한 봄날입니다.

단지봉과 좌대곡령을 한눈에 담아보고...

지도 #2

1125.6봉 전위봉입니다.

이한검 대장은 목통령 통과!

중계방송을 하거나 실황방송을 하는 듯합니다.

10여 분 후면 만날 수 있겠군요.

정확하게 10분 정도 진행하니 부스럭 소리와 함께 반가운 모습을 드러내는 우리의 호프 이한검 대장.

대원들 모두 쌍수를 높이 치켜들고 이대장을 반깁니다.

'산수'를 외치며 간식을 조금씩 나눠먹고 이따 다시 만날 것을 굳게 다짐(?)을 하고 아쉬운 작별을 합니다.

그러고는 목통령을 지납니다.

우측으로 하개금 마을로 내려가는 길.

여기가 975m 지점이니 이제부터는 900에서 1100을 오르내리겠군요.

지도 상으로는 목통령이 1030.6봉 정도로 되어 있는데....

또 올라가야죠.

여름이면 잡목을 뚫느라 고생 좀 하겠습니다.

도요새님도 보고....

늘 홀로 오지산행만 하시는 분.

도대체 이런 곳에 웬 철책?

멧선생 방어용?

아무런 느낌이 없는 1030.6봉.

성만재1132.4m를 지나고.....

돌목재.....

이제 김천시를 떠나 성주군과의 경계로 들어섭니다.

즉 성주군 가천면과 거창군 가북면과의 경계를 걷는다는 얘기죠.

1153.8봉.

이제 불기령도 코앞이고....

한참이나 고도를 낮추니 이윽고 불기령입니다.

우측으로는 가북면 상개금마을로 내려갈 수 있고.....

여기부터 가야산국립공원 관할권으로 들어갑니다.

두리봉까지 약 1km를 아무 생각 없이 오르기만 하면 됩니다.

고상병 증세는 없지만 귀찮게 웬 전화가 이렇게 자주 몰아서 오는 거야!

두리봉頭理峰1135.1m입니다.

두리봉은 보통 고리봉高理峰보다 더 높은 곳을 부를 때 사용하죠? 

산을 나타내는 한자어에 山, 高, 頭, 達, 馬 등이 있는 데 이 중 頭가 제일이라는 것이죠.

백두산이 이를 증명합니다.

산패를 바꾸셨군요.

선생님께서 움직이기 불편하시니까 다른 사람이 붙이긴 붙인 건데.....

어쨌든 이 두리봉은 봉우리가 두 개입니다.

하나는 이 1135.1봉이고,

다른 하나는 4등급삼각점(가야454)이 있는 1134.2봉입니다.

그런데 가야지맥이라.....

두리봉 ~ 가야산으로 진행을 하여 북두산을 거쳐 안림천으로 가는 산줄기는 27.7km로 30km의 요건에 위배되기 때문에 아깝긴 하지만 지맥에서 제외되어 단맥으로 이름을 올린 것인데 이번에 특별히 지맥으로 승급을 시킨 건가요?

글쎄요....

두리봉에서 우틀하여 남산을 향합니다.

이정목을 하나 보고.....

이게 무슨 일!

산수 대장이 바람이 나셨나?

의상봉은 어떤 처자이신가!

날다람쥐 님에게 고해도 될까요?

고심 끝(?)에 올렸습니다.

1093.1봉을 지나고....

밋밋한 능선의 오름을 지나,

이제 오늘의 마지막 오름인 남산을 오릅니다.

3등급삼각점(가야313)이 있는 남산 정상입니다.

앙증맞은 정상석이 반겨주고......

아까 얘기했다시피 남산은 앞산이라는 뜻입니다.

해인사의 앞산이라는 얘기죠.

남쪽을 바라보고 있는.....

아!

가야산.

고운 최치원이 지리산을 떠나 이곳에 들은 이유가 있군요.

청학을 타고 노닐다가 화개천의 세이암洗耳岩에서 귀를 씻고 왔다는 이 가야산.

날 잡아서 만물상 코스로 올라 가야산을 지나 두리봉으로 한 번 걸어봐야겠군요.

난석산1085.5m.

이런 것도 이름을 붙이다니.....

우측으로 오전에 지나온 단지봉과 좌대곡령 등을 봅니다.

수도산.....

917.4봉을 끝으로,

고불암 무량수전 입구 ......

오늘 산행을 여기서 마칩니다.

아까 이한검 대장을 만나면서 정작 필요한 차키는 받지 못하고 쓸데없는 수다만 떨다가.....

수도암을 출발한 이한검 대장은 열심히 달려오고 있습니다.

땀을 흘린 후라 상당히 춥군요.

가볍게 제자리 뛰기를 하면서 몸을 덥히는데 그래도 역시 구호는 '산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