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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

남부지리의 서산대사길은 지게님 체력훈련장

남부지리의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는 하동군 화개면 대성리.

예전에는 영신사靈神寺, 의신사義神寺, 신흥사神興寺 등 세 개의 ‘神’자가 들어간 사찰이 있는 동네라고 해서 삼신동이라 이름했다고 유몽인(1559 ~ 1623)은 전합니다.

지금은 신흥동 삼거리에 고운 최치원이 썼다는 '삼신동三神洞'이라는 각자와 의신사라는 절집 대신에 그저 의신마을이라고 하는 동네 이름 등이 그 흔적을 말해줍니다.

그러나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그리고 구한말의 의병항전 등으로 바람 잘 날 없던 이 동네의 주민들은 이 원인이 '神'자라는 이름 때문이었다고 믿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의신은 義信으로 신흥은 新興으로 그리고 靈神은 아예 德坪으로 바꿔버렸다고 합니다.

 

그 의신마을을 종착지로 하는 아주 짧은 산길이 하나 있습니다.

예전에는 그저 신흥마을과 의신마을을 잇는 '옛길'이었는데 요즘은 서산대사가 출가한 원통암과 연결 지어 '서산대사길'이라 부릅니다.

 

이번 지리산 둘레길 제15구간은 트레킹을 마친 뒤 삼겹살 파티를 벌이는 이른바 '삼겹살 구간'.

'잿밥에 눈이 먼' 나무지게님의 댓글에 "잿밥보다 돼지고기에 눈이 먼 객꾼에게 한 자리 부탁한다."는 취지의 답글을 남깁니다.

그나저나 나무지게님은 어떻게 걸으시려나.....

작년 07. 16. 불미스러운 일로 당한 부상을 지금 열심히 재활 중인 '나무지게'님.

아직은 둘레길을 걸을 체력은 되지 않을 것인데.....

 

"현오님 '서산대사길'을 걸으셨죠? 그 길 저와 함께 막걸리나 먹으면서 걷는 게 어떨까요?"

"좋지요."

2023. 04. 16.

아침부터 서두르게 되는군요.

가탄마을에 하차하여 기념촬영을 마친 뒤,

화개천을 건넙니다.

이 화개천은 곧 섬진강에 합수가 될 것이니 그 섬진강 건너 저 멀리 호남정맥의 매봉 부근을 가늠할 수 있겠습니다.

좌측으로 백두대간의 날라리봉(삼도봉)에서 가지를 쳐 내려온 화개단맥을 보고.....

밀밭 안에서 사랑을 속삭이시나....?

하동 녹차.

둘레길 팀들은,

그들의 길을 가고 우리는 우리들만의 리그를 벌입니다.

화개에서 개인택시 사업을 하는 군대 후배 양희수 사장(010-8527-4757) 택시를 부릅니다.

오랜만에 해후를 하게 되는군요.

세이암 각자를 멀리서 눈팅만 하고.....

신흥교 좌측에 있는,

서산대사길로 진입합니다.

옛길 구간은 4.1km이고, 1023번 도로를 만나는 곳까지는 4.3km입니다.

사고 직후에는 지게님만 보면 눈물이 앞을 가렸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이렇게 이를 악물고 재활에 열중인 지게님을 보면 참 존경할 만한 인물이라고 여겨집니다.

조심 조심......

하지만 느긋하게 걸어봅시다.

군데군데 조성되어 있는 녹차 밭도 보고....

화개천......

백두대간의 묘봉妙峰1535.3m 부근에서 발원하여 삼도봉에서 내려오는 범왕천을 합수하여 섬진강으로 흘러드는 물줄기이죠.

철쭉도 보면서 편안한 길을 둘이서 수다를 떨면서 걷습니다.

물소리도....

땀을 씻어주는 부드러운 바람소리도.....

온통 연두색으로 치장한 나뭇잎 사이로 조용히 다가옵니다.

사람은 살고는 있으나 상주하지는 않는 집.

묵묵히 재활에 매달려온 자신의 체력을 실전에 잘도 적응시킵니다.

"괜찮소?"

"아직까지는....."

"정말 열심히 재활훈련에 매진하셨구만?"

"네."

자신 있게 그렇다고 하는 그 말투가 너무나 듣기 좋더군요.

실폭포.

다시 오르막 모드.

확실히 산은 오를 때보다 내려갈 때를 더 조심해야 하는 법!

네!

서산대산길의 명소인 의자바위.

니도 한 장.

너의 빈자리......

정말 보기 좋다.

내려갈 때에는 더욱더 조심!

열일하는 공단 직원들.

어느 정도 절개가 진행되면 바로 파손을 시킬 듯....

확실히 한국의 자연은 베트남과 비교불가일 정도로 너무 아름답습니다.

전에는 비어 있었는데 오늘은 주인장 내외가 집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제는 문도 해 달아 놨군요.

이 집을 보면 삼국지에서 세 형제가 공명을 얻기 위해 삼고초려를 하던 그 공명의 집이 생각난다는.......

물이 너무 맑다.

토봉벌통.

벌이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올해는 벌농사가 제대로 되려나?

.........

제일 아름다운 구간.

산죽과,

고목,

그리고 돌의 조화......

막걸리나 먹고 갑시다.

솜씨 좋은 아모르님이 싸준 안주로 막걸리 2,400ml를 가뿐하게 비웁니다.

연두색을 온몸에 가득 담고.....

올 가을에는 베트남으로 놀라오소.

판시판은 아니더라도 닌빈 정도에서는 실컷 걸읍시다!

멧선생 목욕탕.

이제 의신마을이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폐축사.

이 부장님이 언제 오느냐고 전화가 오는군요.

곧 갑니다.

저 가운데 계곡으로 전봇대를 따라서 0.9km 쭉 올라가면 원통암인데.....

이 길이 끝이 아니고 그 원통암이 끝인데.....

그나저나 지게님.

여름에 날짜 하루 잡아서 1박 2일로 대성주막에 들릅시다.

토종닭 한 마리(60,000원) 잡아서 도토리묵(10,000원)과 함께 먹고 내려오자고요.

두 팀으로 나누든지 해서 한 팀은 백무동 ~ 한신계곡 ~ 세석 ~ 음양수 ~ 대성골 ~ 의신으로 진행해도 좋겠고.....

"좋아요?"

송창식의 새는.....

복습을 하고,

화개천을 건넙니다.

지리남부능선.

다리는 역시 현수교가 멋집니다.

흑백사진사진관.

한 장 찍으시죠.

추억을 남기시고....

그럴까요?

그런데 문이 닫혀 있군요.

그래.

다음에는 꼭 원통암 올라갑시다.

열심히 재활훈련만 제대로 소화한다면야.....

고맙습니다.

지게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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