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다가옵니다.
연휴 기간 중에는 지방으로 이동이 어려우므로 미리 하루를 더 휴가로 쓰고자 합니다.
덕유산에 한 번 더 가고자 함입니다.
가서는 지난 번 잡목의 저항으로 실패한 향적봉 ~ 적상산 이어가기를 진행할 요량입니다.
거사일은 금요일(2024. 09. 13.)로 잡습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향적봉 대피소에서 1박을 하고 향적봉에서 일출을 본 다음 바로 적상산으로 향한다는 것이죠.
혹시나 하는 생각에 한검 선사님(이하 '한검'으로 적습니다.)께 연휴 일정을 묻습니다.
다행히 금요일부터 길게 쉰다고 하는군요.
저희 계획을 알려줍니다.
OK 하는 답을 듣자마자 산수대장님(이하 '산수'로 적습니다.)으로부터 전화가 오는군요.
저간의 얘기를 설명하자 자신은 금요일 오전 근무를 하니 새벽에라도 올라와서 합류를 하겠다고 합니다.
4명으로 성원이 됐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발을 맞추게 된 4인 입니다.
저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한검과 산수는 각 자차로 오되, 한 검은 구천동 주차장에서 산수는 향적봉 대피소에서 각 만나기로 합니다.
07:40 남부터미널에서 출발하는 구천동행 첫차에 오릅니다.
버스는 옥산 휴게소에 한 번 들르고는....
10:50
구천동 정류장에 도착합니다.
기다리고 있던 한검과 만나 점심을 먹으러 이동합니다.
...............
우측으로 멀리 잠시 후 우리가 오를 가짜 칠봉(맨 좌측)과 진짜 칠봉(맨 우측)을 보고....
단골집인 원조 할매집으로 가서 능이국밥을 먹습니다.
12:05
느긋한 시간에 덕유의 품으로 듭니다.
오늘 향적봉으로 접속할 구간은 구천동에서 칠봉(자세히는 가짜 칠봉)을 경유하여 향적봉으로 오르는 코스로 잡습니다.
지도를 볼까요?
저희가 이틀 동안 진행한 루트입니다.
구천동 ~ 칠봉 ~ 설천봉 ~ 향적봉 ~ 향적봉 대피소에서 1박을 한 후, 대피소를 나와 향적봉 ~ 설천봉 ~ 검령 ~ 두문산 ~ 단지봉 ~ 치목치 ~ 적상산을 걷는 길입니다.
두문산 지나 노전봉 ~ 안성치 루트는 덕유지맥을 할 때 지났던 곳이라 어느 정도 기억에 있는 곳이지만 그 이후 단지봉 ~ 치목치를 지나 적상산에 이르는 구간은 이번이 처음이라 지맥길을 걷는다는 기분으로 걷게 되니 자못 흥분이 되기까지 하는군요.
우선 첫날 구간 즉 구천동 ~ 향적봉 구간을 진행합니다.
최근 구천동 주차장에서 백련사까지 셔틀 버스가 운행을 합니다.
가오가 있지 어떻게 산꾼이 그걸 타는지.....
초소 사거리에서,
구천동 어사길을 따릅니다.
역시 맑은 소리를 내며 흐르는 구천동천.
이 개울은 남대천이 되어 금강으로 합수되겠죠.
백두대간 좌측에 있고 금북정맥 아래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죠.
늘 저의 믿음직한 응원군이 되어주고 있는 한검.
제가 부족한 부분을 많이도 채워주고 있습니다.
요즘 허리가 안 좋다고 하던데 저 대신 짐을 많이 지고 걸어서 그런가?
인월담을 지나고....
인월암 삼거리를 지나 직진합니다.
여기서 백련사 길을 버리고 이제 온전하게 칠봉 오르는 루트로 진행합니다.
지금까지 2.6km 걸었고 칠봉까지는 2.2km라.....
위 지도에서 보듯 "가'에서 구천동천을 떠나 본격적으로 산길로 접어든다는 것이죠.
덕유산이나 지리산을 걸으려면 산죽과는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노릇.
묵묵히 산죽밭에 애정을 표하며 걷습니다.
그나마 공단에서는 적당하게 산죽치기를 해놔서 그나마 산꾼들의 노고를 덜어주고 있습니다.
제법 자세하게 그려진 탐방안내도.
이정목도 보고.....
한검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싸리버섯 채취에 여념이 없습니다.
조금 더 오르자,
비알이 가팔라지기 시작합니다.
지도 #1 '나'에 위치한 석간수.
물맛이 괜찮아 충분히 음용 가능할 거 같은데 공단에서는 업무상의 이유에서인지 '음용불가' 표지판을 세워놨습니다.
칠봉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으니,
당연히 더 가파라지고....
이 녀석은 도망갈 생각도 안 하고 뻣뻣하게 쳐다보고 있습니다.
아주 오래된 이 난간시설은 그동안의 비탐시절을 잘 이겨내고 버텨주었습니다.
이제 다 왔습니다.
공단에서는 이 1305.9봉을 칠봉이라고 표기해 놓고 있지만 지도 #1에서 보듯 국토지리정보원지도를 보면 여기서 북쪽으로 600m 정도를 더 간 1162.9봉을 칠봉이라 표기하고 있으며 나아가 이곳에는 3등급 삼각점(무풍 313)도 박혀 있어 측량학적으로도 중요한 봉우리입니다.
바로 이 길로 들어가면 됩니다.
그러나 이곳에는 누군가가 공단의 편의적 정책에 부응하고자 이런 코팅지까지 붙여놔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군요.
헬기장 용도의 가짜칠봉을 나와,
설천봉으로 향합니다.
큰 축대가 나오고,
설천봉 이정표가 나오며,
스키 슬로르가 나옵니다.
이제부터 지루하게 설천봉까지 이 슬로프를 따라갑니다.
음...
동쪽을 봅니다.
바로 우측에 백두대간의 못봉(1304.7m)이 우뚝하고, 중앙 능선이 지봉(1263.2m)에서 갈라진 흥덕산 1283.1m과 지봉 1276.3m이고 그 좌측 뒤가 삼봉덕유 1255.0m이고 그 좌측이 초재봉 1249.1m인데 대덕산은 잘렸군요.
조금 전 빠져나온 가짜 칠봉과 그 좌측이 1300.5봉.
영상에는 대덕산과 지봉 우측 뒤의 갈미봉까지 잡혔으며 맨 우측으로 대봉도 볼 수 있군요.
겨울을 기다리고 있는 슬로프.
이 덕유의 너른 자락에 한검과 저 두 명뿐이군요.
좌측으로 내일 진행할 적상산이 보이고 우측으로는 두문산 1052.8m에서 갈라지는 치마산 836.2m과 성지산, 깃대봉 1062.2m 백운산 981.3mm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볼 수 있습니다.
저 루트는 늦가을 정도에 진행할 예정입니다.
즉 안성재 ~ 노전치 ~ 두문산 ~ 치마산 ~ 성지산 ~ 깃대봉 ~ 백운산을 잇는 루트입니다.
우측으로 심곡리 배방마을을 봅니다.
곧 무주리조트 들머리 마을이죠.
우측으로 칠봉을 보고.....
그 뒷라인이 아까본 흥덕산 ~ 지봉 ....
그 좌측 뒷라인의 거칠봉 1176.3m은 원당천으로 지봉 라인과는 끊겼지만 상당한 세력입니다.
그 뒤로 움푹 파인 도마령 좌측으로는 천만산 960.1m, 우측으로는 각호산, 민주지산, 석기산과 삼도봉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이른바 초강지맥이죠.
사진으로는 이 정도이지만 육안으로는 그 이상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칠봉도 제대로 보면서 가짜칠봉도 봅니다. 그 맨 뒤로 백수리산 1034.2m과 부항령까지 볼 수 있고....
그 우측으로는 대덕산과 초재봉.....
우측 나뭇가지 위가 덕유삼봉.....
한참이나 능선을 즐기다가 일어납니다.
그러고는 설천봉입니다.
차 한 대만 올라와 있고 쥐 죽은 듯 조용합니다.
저 뒤의 케이블카는 손님도 없이 오르락내리락거리는군요.
시설 점검 중인가 봅니다.
향적봉으로 갑니다.
향적봉까지 0.6km라...
그러면 구천동 주차장에서 향적봉까지는 공단 거리로 7.2km가 되는군요.
우측으로 멀리 봉화봉과 서봉이 보이고 그 앞 우측으로는 시루봉 1108.5m과 976.9봉을 볼 수 있습니다.
명천호와 공전리 마을....
벼가 익은 모습도 보고....
탐방 안내소도 조용하고....
뒤를 돌아 설천봉 일대를 봅니다.
천천히 걸어도 보고....
이 스티커가 너무 많이 붙어 있습니다.
아주 공해 수준입니다.
꼭 이렇게 해야 되겠는지.....
이 귀절도 섬뜩하고.....
언제 봐도 아름다운 덕유.....
1327.6봉 좌측으로 불영봉(무룡봉) ~ 삿갓봉 ~ 봉황봉(남덕유) ~ 서봉의 흐름이 너무도 장쾌하기만 합니다.
향적봉.
향적봉 정상에서 정상석을 보고....
이 까마귀 녀석들은 사람이 바로 옆에 가도 도망을 가지 않는군요.
주위를 둘러봅니다.
오늘 덕유산은 우리가 전세를 냈습니다.
영상에 나오는 부부는 향적봉 대피소 지킴이 부부인데 오후 운동 겸 나왔군요.
오늘 향적봉 대피소에서 예약을 한 사람은 우리 둘이 전부이고....
정상에서 십 여분 조망을 즐깁니다.
...................
.......................
좌측 뒤부터 백수리산 ~ 부항령 ~ 대덕산 ~ 초재봉
그 앞줄의 삼봉산
그 앞줄의 지봉과 덕흥산 그 우측의 지봉과 갈미봉
대간의 초강지맥 라인이 지금은 희미하고....
앞의 가짜 칠봉과 그 맨 뒤의 칠봉을 봅니다.
설천봉 뒤로 내일 진행할 적상산으로 봅니다.
황강지맥의 수도산과 단지봉도 희미하기만 하고.....
제2덕유산 뒤 좌측으로 기백산, 금원산, 거망산, 수망령, 월봉산, 불영봉....
예전 정상석....
그만 내려갑시다.
음..... 멋집니다.
여기서 저 끝의 봉황봉(남덕유)과 서봉까지 한방에 볼 수 있으니.....
내일도 오늘 못지않은 날씨가 될 것을 기원하며.....
대피소로 가서는 매점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사서는,
식탁에서,
둘이 오붓하게 만찬을 즐깁니다.
이렇게 덕유를 통째로 전세를 내서,
하룻저녁을 만끽할 수도 있는 날이 있군요.
축복 받을 일입니다.
산신령님께 감사드립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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