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아니 벌써 10일이 넘었군요.
제가 오매불망 꿈꾸던 '보만식계' 일시 종주 계획의 실행이 밤새도록 내리는 비와 예기치 않은 목감기 후유증 등으로 '중도포기'라는 불명예를 안고 하산하였던 날이...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것이 당시 그 와중에 '중포'를 결정하고서도 '가는데 까지는 가보자'는 생각으로 진행을 하여 내려가게 된 곳이 바로 만인산 휴양림 부근의 '태조 이성계 태실'이었고, 그 부근이 마침 식장지맥과 연결되는 곳이기도 하여 내심 보만식계 2구간을 식장지맥 종주로 진행할 것을 생각하게 되었었습니다.
그런데 보만식계 관련 제 산행기를 보신 준희선생님께서 저에게 전화를 하셔서 "무릎 상한다."고 걱정을 해 주시면서 "식장지맥이나 할 것이지 밤중에 그게 무슨 짓이냐."고 핀잔성 훈계를 하시는군요.
"예, 선생님 알겠습니다. 어차피 다음에는 그렇잖아도 식장지맥을 이은 다음-그것이 곧 보만식계 나머지 구간 완주와도 같은 길이니까- 장령지맥, 안평지맥, 금강기맥 순으로 들을려고 했었습니다."
그러고는 식장지맥 자료를 찾습니다.
식장지맥은 조약봉 분기점을 출발한 금남정맥이 약 38.4km를 북진하게 되면 인대산 못 미친 지점에서 우틀하게 되는데 이 줄기가 월봉산, 지봉산, 국사봉, 식장산, 고봉산, 계족산을 지나 갑천으로 떨어지는 약 56.1km의 줄기가 되는데 이 줄기 중 가장 고봉인 식장산(592m)의 이름을 따서 식장지맥이라고 명명하였습니다.
한편 이 식장지맥은 도상거리 약 12.4km에 이르러 동쪽으로 줄기를 하나 내는데 이 줄기가 장령지맥으로 이 줄기 또한 52.2 km의 제법 긴 지맥이 됩니다.
이 장령지맥은 지난 번 박성태 선생님 지맥 완주와 신산경표 발간 10주년 행사 때 마지막 구간으로 삼았던 줄기이기도 합니다.
한편 식장지맥의 구간을 나누는 방법도 다양하고 진행을 하신 분들의 소요 시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1구간 중간에 채석장 우회구간과 장뇌삼 단지의 철조망이 쳐져 있는 지역을 통과하는 데 애로사항이 좀 있군요.
어떤 분은 그길을 통과하기 어려워 아예 다른 길로 우회까지 하였다 하고.....
일단 지맥꾼들이 많이 지나쳤을 것이니 그 분들 흔적만 믿고 가기로 합니다.
그런데 식장지맥 갈림길~태실까지 적어도 10시간은 걸리는 것 같은데 집에 오는 막차가 대전터미널에서 20:30인 고로 19:00까지는 하산이 완료되어야 만인산휴양림~대전복합터미널 간을 운행하는 #501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갈림길에 09:00까지는 도착해야 하고, 간운리에서 갈림길까지 1시간....
간운리행 버스 첫차가 금산에서 08:00경....
어쩔 수 없이 금남정맥을 할 때 이용했던 사우나와 해장국집을 들러서 택시를 타고 간운리로 이동하는 수밖에 없군요.
어머니께는 지방 출장을 가야 한다고 말씀을 드리고 2014. 4. 9. 금산으로 갑니다.
저녁은 가장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거 하지만 빨리 꺼지는 짬뽕곱배기로 배를 채운 다음 웰빙사우나로 갑니다.
맥주를 놓고 열불 터지는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겼으니 만족한 야구 중계를 보고는 잠에 듭니다.
산행 개요
1. 산행일시 : 2014. 4. 10. 목요일
2. 동행한 이 : 홀 로
3. 산행 구간 : 식장지맥 제1구간(분기점~월봉산~순목고개~309.7봉~큰고개~수리넘어고개~만인산~태실)
4. 산행거리 : 올해 누적 산행 거리 (394.73km)
지 명 |
거 리 |
도착시간 |
소요시간 |
비고 |
윗 간운리 |
|
06:47 |
|
|
지맥 갈림길 |
1.71(km) |
07:38 |
51(분) |
10분 잡담 |
월 봉 산 |
3.66 |
09:03 |
85 |
|
순목고개 |
3.23 |
10:17 |
74 |
|
309.7봉 |
2.83 |
11:42 |
85 |
20분 휴식 |
380.6봉 |
1.85 |
12:29 |
47 |
|
수리넘어고개 |
5.89 |
14:58 |
149 |
10분 휴식 |
만 인 산 |
1.94 |
16:01 |
63 |
10분 휴식 |
태 실 |
1.19 |
16:27 |
26 |
|
계 |
22.30km |
09:40 |
08:50 |
실 운행시간 |
산행 기록
지도 #1
05:40
사우나를 나와 경찰서 부근에 있는 해장국집을 찾아갑니다.
예전에는 한 군데 밖에 없었다고 하던데 지금은 세 군데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해장국을 별로 안 좋아하는 저인데 마침 올갱이해장국이 눈에 띄어 그걸로 주문하여 한 그릇을 다 비웁니다.
어제 약속한 좋은 인상의 기사님(유원식 010-8819-9669)에게 전화를 하여 와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간운리까지 가는 동안 이 얘기 저 얘기 나눕니다.
택시비가 많이 올라 예전에는 16,000원이 나왔다고 하는데 18,000원이 나오는군요.
그런데 돌발상황.
그 유기사님이 이따 산행 중 먹으라고 하면서 일부러 싸온 빵보따리와 물을 건네주십니다.
"이미 다 준비하였기 때문에 이것을 받을 경우 제 짐만 무거워져서 운행에 지장을 줍니다."며 그 마음만 감사하게 받는다며 사양하는 수밖에....
아침부터 기분이 좋아집니다.
06:46
차를 돌려 내려가는 유기사님을 보고 산행 준비를 합니다.
그런데 이 집 개는 낯 설은 저를 보고도 짖지도 않으면서 제가 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군요.
06:47
자, 그럼 오늘 구간인 식장지맥 분기점을 향해서 출발합니다.
새로 깐 듯한 시멘트 도로를 따라 200여 m 더 올라가니 바로 다리를 건너고 그러고는 흙길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복병이 나타납니다.
아침에 밭일을 나왔던 주민 한분이 혼자서 산에 가느냐고 묻는 것입니다.
그렇다며 인사를 하자.
그때부터 말씀을 꺼내시는데 작년에 비를 맏고 올라간 사람이 있었다는 이야기며 이 산은 깊어서 혼자서는 위험한데 칼이나 뭐 그런 걸 가지고는 있느냐.
인대산이 보이는 저기가 어쩌고....
멧돼지가 어쩌고....
근 10분이라는 시간이 훌쩍 넘어갑니다.
"선생님, 걱정해주시는 거 고맙습니다. 그런데 제가 갈 시간이 촉박하여 좀 서둘러야 합니다."며 정중하게 말을 끊고는 "건강하십시오."라는 말을 끝으로 바로 돌아섭니다.
어른께서는 많이 서운하셨을 것 같으시나 그 어른도 빨리 밭을 둘러보시고 내려가 식사를 하셔야지요.
길은 계속 좋아지나 지도#1의 '가'의 곳에 이르러 잡목으로 길이 막혀 도저히 뚫고 올라갈 엄두가 나지를 않습니다.
좌측 식목을 하여 듬서듬성 식재가 된 좀 심한 된비알이긴 하나 잡목의 저항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 같은 비알 쪽을 바로 치고 올라갑니다.
어느 정도 치고 올라가니 좀 시야가 좀 맑아지는 느낌이 옵니다.
저 아래에는 안개가 잔뜩 끼어 있었는데 이 정도 치고 올라오니까 그 안개들을 이제 발밑에 두고 보게 됩니다.
금남정맥 방향.........
진행할 방향..........
07:22
드디어 정맥 마루금으로 달라 붙습니다.
묘지를 한 기 지나,
간운리 계곡 방향을 내려다보며 걸으니,
07:38
드디어 식장지맥 분기점입니다.
이제부터 오늘의 본 게임이 시작되는군요.
심호흡을 한 번 길게 하고 구도자의 심경으로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그 첫 걸음은 진산면과 남이면의 경계로 내딛습니다.
아주 가파른 내리막이 시작되고...
곧 다시 말하면 이제까지 힘들여 올라온 본전을 다 까먹는다는 말에 다름 아닙니다.
문필봉님의 표지띠.
저는 못 만났지만 '킬문' 형님이나 '산으로'님 등이 이번 '보만식계' 진행 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08:11
고도를 다시 높이기 시작하여 579봉 전위봉으로 오릅니다.
땀이 나기 시작하는군요.
좌측으로 진행을 하면 엄정리 방향으로 진행이 되겠고 지맥길은 급우틀 하여야 하니 이곳이 지도 상의 꼭지점 같은 곳입니다.
좌측으로 나뭇가지 사이로 인대산이 보이는군요.
저 곳을 오를 때에도 힘 많이 썼던 곳입니다.
이제부터 20m가 멀다하고 이런 펼침막이 붙어 있습니다.
이 분들 이런 것들을 제작하여 붙이느라고 돈도 많이 들었을 것 같은데 사실 우리같은 산에만 다니는 사람들은 캐가라고 해도 뭐가 뭔지 몰라서 캐지도 못할 것 같은데...
그런데 이런 도적질 하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있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이 부근에는....
우측으로 금산의 진산이라고 하는 진락산의 모습도 그 머리만 살짝 볼 수 있고....
펼침막이며 이런 경고판이며.....
그러다보니 지난 주 여수지맥에 이어 오늘도 유명을 달리하신 신공식 선배님을 뵙습니다.
선배님!
산줄기 타고 싶어 잠이나 오시겠습니까.
그곳에는 더 좋은 줄기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항상 타던 여기만 하겠습니까.
내려 오실 수 있으면 내려와서 함께 걸어 보시지....
갑자기 눈에 이슬이 맺히는 느낌을 갖습니다.
08:30
진락산이 좀 더 가까워지며....
08:35
급격히 고도가 떨어지더니 임도를 만납니다.
우틀하여 표지띠를 따라 다시 마루금에 들어가고....
08:43
지도 #1의 '나'의 곳에 도착하여 숨을 고릅니다.
이곳이 진산면, 남이면, 금산읍 등 3개 면이 만나는 곳으로 이른바 삼면봉 역할을 하는 곳인데 이제부터는 남이면을 버리고 진산면과 금산읍의 경계를 따라 걷게 됩니다.
여기서 우측으로 들면 보티재를 지나 아까 택시를 타고 넘던 수리넘어재를 거쳐 금산의 진산 진락산(732.2m) 방향으로 진행하는 약 9.5km의 진락단맥이 됩니다.
08:47
조금 더 진행하니 바로 열두봉재를 지나고,
좌측으로 579봉에서 이어지는 연봉들이 보입니다.
09:03
그러고는 바로 월봉산에 오릅니다.
국립지리정보원 지도에 나오는 산 이름 임에도 변변한 정상석이 없으니 선생님께서 수고를 해주셨습니다.
09:06
이 월봉산 바로 옆 봉우리에서 우측으로 갈리는 맥이 하나 있고 거기에는 자하 신경수님의 표지띠가 보이는군요.
이런 곳에서 신경수님의 표지띠를 보고 무조건 따라가다가는 알바하기 십상입니다.
이미 지맥을 모두 끝내고 단맥을 하고 계신데 이 우측으로 아무 생각없이 따라갔다가는 지맥길이 아닌 금산단맥으로 들어서게 되니까 말입니다.
표지띠를 자세히 보면 "금산단맥'이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월봉산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축성 흔적이 있다는 것입니다.
돌들이 많이 쌓여 있습니다.
한편 이 월봉산을 만나면서 이제 금산읍은 버리고 금성면을 만나게 되면서 금성면과 진산면의 면계를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지도 #2
09:24
월봉산을 지나 가파른 비알을 내려갑니다.
그럴 때 항상 느끼는 생각.
또 다음 봉우리 올라갈 때에는 용깨나 쓰겠군.
그래도 이제는 예전에 비해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즉 그러려니 하게 됩니다.
뭐 안 그러면 다른 수도 없고....
순응하는 수밖에...
가파른 된비알을 오르나 길이 명백하니 힘이 드는 것은 그다지 느끼지 못하는 것이 자랑입니다.
월봉에 올라,
국립지리정보원 국가기준점 지도에는 나오지 않은 삼각점을 확인하고 등로를 이어갑니다.
09:32
갑자기 임도가 나오고.....
전주까지 보입니다.
부근에 무슨 시설물이 있나?
09:41
이렇게 조망이 안 되는 곳에서 만나는 간벌지.
눈이 트이고 주변을 조망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입니다.
가스가 끼여 멀리 보이지는 않지만 우선 우측으로 화림리 화림동 마을이 보이는군요.
09:44
그러고는 고도를 떨어뜨리는데 바로 월봉재입니다.
월봉재에는 작은 케른 한 기가 자리하고 있고.....
우측 뒤로 월봉제가 보이고.....
묘지를 지나,
우측 사면을 치고 돌아가니,
좌측으로 평화사의 비구니 스님이 주변을 청소하고 그 옆을 백구가 지키고 있는 한가로운 풍경이 보입니다.
정면 우측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국사봉일테고....
좁은 등로에 수령 200년이 넘은 문배나무가 서있군요.
고목임에도 움이 트고 있습니다.
자연의 섭리란 이렇게 대단하군요.
500고지가 넘는 연봉들이 유등천을 향해 달려가고 있군요.
화림리의 순목마을을 품고 지맥길이 형성되어 있군요.
3~40분 뒤면 저 길 건너 보이는 지맥길에서 이 쪽을 바라보겠지요?
그러니 잠시 후에 만날 순목고개는 이 화림리와 엄정리를 이어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며 월봉산 지역과 금성산 지역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다시 임도를 만나고 그 임도 옆으로는 산벚꽃이 만개하였습니다.
마을의 민가에서는 제 냄새를 맡았는지 개들이 짖어대고....
봄을 지나 이제는 늦봄입니다.
늦봄 문익환 목사님....
10:17
한가로운 그러니까 차 한 대 지나가지 않는 순목고개입니다.
진행은 우측 인삼포 옆으로 올라갑니다.
지나온 지맥 줄기들이 온통 꽃으로 여러가지 색들로 물들었습니다.
가을만 물드는 게 아닙니다.
인삼포 뒤에서 점심겸 빵조각들을 먹고 가기로 합니다.
오늘 산행은 잠시도 쉬지 않고 오르내림이 심한 산행을 하느라 조금 벅찹니다.
거기에 더하여 초여름 날씨가 저를 괴롭히기 시작하는군요.
여름을 어떻게 날지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
20분 정도 푹 쉬었다 진행합니다.
10:47
너른 등로 따라 가다가 갑자기 우틀합니다.
만연히 직진을 하였다가는 바로 알바입니다.
우틀하여 잠시 잡목을 쑤시고 지맥길을 따라야 하는 요주의 구간입니다.
지나온 월봉산 줄기와 좌측의 진락산까지 보이는 멋진 모습입니다.
띄울재를 향해 가는데 인삼포를 둘러보러 오신 어른과 조우를 합니다.
제가 갑자기 나타나니 적이 놀라시는군요.
제 행색을 살피시더니 뭐하러 다니는 사람이냐고 물으십니다.
"보시다시피 산줄기나 다니는 사람입니다."하면서 "인삼 잘 자라고 있습니까."하고 묻자 "싹이 올라올 때가 되었는데 왜 안 올라오는지 모르겠다. 다른 집 애들은 다 올라왔는데..."하시면서 걱정스러운 말씀을 하시는군요.
"곧 나올테지요. 앞으로 4~5년은 더 졸봐야 하는데 이제 얼마나 되었나요. 건강하십시오."라고 말씀드리고는 자리를 뜹니다.
10:58
그러고는 띄울재에서 사진을 찍고,
고개를 지나 건너로 치고 올라갑니다.
한가로운 이른 여름이나 늦봄처럼 길도 사람을 흐느적거리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여름에는 잡목과 잡풀로 지나가기 좀 어려움을 느꼈을 곳을 지나,
부드러운 마루금에 적이 만족을 하며 걷지만 볕에 얼굴이 다 그을릴 것 같아 멀티프로 얼굴을 가리니 땀이 더 비오듯 합니다.
좌측으로 멀리 통신탑이 보이고 그 뒤로 금성산이 보입니다.
11:11
시멘트 도로를 횡단하고,
우측으로 아까 지나온 지맥길을 봅니다.
인삼포가 보이고,
순목버스 정류장이 있고,
대화약품 공장이 있는,
11:30
소라니재입니다.
금성면과 진산면의 경계라는 표지판이 붙어 있고,
지맥길로 들어서는 좌측에 산패도 붙어 있습니다.
두어 달 전.
준희선생님과 맨발사부님 그리고 여영선생님이 논산에 사시는 바랑산님의 도움을 받으시면서 열흘간 이지역 줄기들을 답사하셨다고 하셨는데 그 때 부착한 것들입니다.
아까 보았던 인삼포 우측으로 따라 올라가면 희미하긴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길을 잃을 정도는 아닌 거친 지맥길을 따라 올라가면, 지맥길은 우특으로 진행하여야 하지만 좌측의 지맥길에서 좀 벗어난 309.7봉의 삼각점을 확인하기 위하여 잠시 좌틀합니다.
11:42
그러면 잡목 사이로 삼각점이 보이는데,
오랜만에 무심이 형님도 뵙게 되고,
산패도 확인하게 됩니다.
4등급 삼각점(금산432, 충청남도 금산군 진산면 만악리 775-8)을 보고 다시 되돌아 나갑니다.
지도 #3
12:07
임도를 가로 질러가면,
12:12
드디어 이중철책이 나오고 경고 펼침막이 걸려 있습니다.
팬스를 좌측으로 돌면,
절벽이있고 그 낭떠러지 옆을,
조심스럽게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오르면,
헝크러진 구조물들 좌측으로 지맥꾼이 지난 흔적들이 보입니다.
착잡한 마음으로 그 길을 따르면서 지맥꾼들은 절대로 남의 농작물이나 약초에는 손을 대지 않으므로 산꾼들을 너무 질책하지 마시라고 주인장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12:16
다시 한 번 더 절벽이 나옵니다.
여긴 그냥 우측으로 가장 자리만 따라가면 되므로 별문제가 없군요.
지나와서는 반대편 절벽을 봅니다.
12:23
위험구간을 빠져 나옵니다.
결국 이 식장지맥 1구간에서 조심하여야 할 곳이 지도#3의 '다~라' 구간이로군요.
그곳을 빠져 나오자 길은 그런대로 오를만 합니다.
된비알을 치고 올라갑니다.
12:29
그러면 통신탑 봉우리를 오르자마자 산패가 보이고,
그 탑이 대전방송에서 송출하는 장비임을 확인합니다.
좌측으로 가면 너른 길로 내려갈 수도 있으나 우측의 마루금을 따르다 보면,
결국은 다시 그 길과 합류를 하게 되는군요.
여유로운 길로 나와 우측의 금성산과 그 좌측으로 채석장을 보면서 걷게 됩니다.
12:40
찻소리가 시끄러워지고 절개지가 보여 내려가보려 하나 워낙 가파릅니다.
우측의 공장을 끼고 나오면 큰고개가 나오고 등로는 낙석방지망 우측 끝입니다.
산패를 보고 치고 올라가는데 목이 마르고 물의 부족을 느낍니다.
그래도 고개마다 공장같은 게 있어 여름에도 물걱정은 하지 않고 지날 만할 것 같습니다.
다만 일행이 적어야겠지요.
그런 면에서 본다면 저 같은 경우는 합격생입니다.
어쨌든 이 고개를 잘 기억해 두어야 하겠습니다.
물론 이 고개가 아니고 동네에서 바로 올라 금성산으로 오르는 길이 있겠지만 어쨌든 장령지맥으로 드는 들머리 부근이니까 지리를 익혀 두어야겠습니다.
13:15
잠시 10분 정도 쉬면서 빵 하나를 더 먹습니다.
그 비싼 빵이 산에서 먹으면 맛이 별로입니다.
뒤에서는 돌 가는 소리가 시끄럽고....
지도 #4
13:26
두곡리 혹은 윗말머리 마을에서 올라오는 너르고 잘 다져진 길을 만나 편하게 오르다보니 금성산성 안내표지판이 나옵니다.
우측으로 조금만 가면 금성산이지만 과감하게 우측길을 포기하고 좌틀합니다.
어차피 장령지맥을 할 때 와야 하는 곳이므로 중복 투자를 방지하자는 차원....
금성산성의 흔적들을 보고....
어쨌든 여기서 금성면을 버리고 추부면을 만나 진산면과 추부면의 면계를 따라 진행합니다.
드디어 만인산이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지맥의 흐름도 눈에 들어오고.....
13:52
오늘 산행에는 대전지역분들의 표지띠가 많아 별로 애로사항 없이 진행합니다.
여기서 오늘 두 번째로 진행에 주의하여야 할 곳입니다.
우측으로는 잡목 사이로 밭들이 어렴풋이 보이는 곳이고 희미한 등로는 직진을 하게 되어 있으나,
우측의 파란 물통과 잡목 사이로 밭같은게 보여 그 안으로 들어가보면 농가 한 채도 보입니다.
좌측 마루금을 타고 진행하도록 표지띠가 달려 있습니다.
고개 하나를 지나고,
새롭게 인삼포를 조성하려는 듯 다져놓은 곳을 지나면,
14:17
319봉에 도착하는데 여기서 마루금은 무틀합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함께한 진산면과 헤어지고 복수면을 만나게 되면서 복수면과 추부면의 면계를 따라 진행합니다.
14:22
326.1봉을 지나고,
간벌한 지역을 지납니다.
진도리 마을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14:39
336.6봉에서 좌틀을 하는데,
그 봉을 내려오자마자 바로 갈림길에서 좌틀합니다.
선답자가 만연히 직진하는 꾼들을 막고자 진입금지 표시를 해 주었습니다.
주의 구간입니다.
간벌지를 넘어섭니다.
정면 좌측으로 달기산과 만인산이 우측으로는 정개산이 보입니다.
수리넘어 고개로 내려오기 위하여 고도를 낮춥니다.
태극기가 휘날리던 공장에 서 있는 버스에는 '댕기머리샴푸' 광고가 붙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목욕탕에서 쓰던 1회용 샴푸 공장이 바로 이곳!
그렇군요.
지맥길은 우측의 동서위생 공장 안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너무 목이 말라 공장 사무실에서 시원한 물을 한 통 채우고 나옵니다.
사장님 왈.
"다음부터는 공장 안으로 들어오지 마십시오."
이 길은 그럴 수밖에 없다.
다 산줄기만 다니시는 분들이고 공교롭게도 이 공장이 지맥길에 있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불편을 끼치게 되었다.
지맥꾼들은 불편을 드리는 분들은 아니니 너그러이 이해해 달라고 부탁을 하고는 정문을 나옵니다.
그런데 이 공장이 가만히 보니 그 위생기를 만드는 동서위생 맞나요?
오줌 누거나 큰 거 볼 때 곰 로고 다음으로 많이 본 거 같은데....
지도 #5
14:58
시원한 물로 목을 채우고 나니 한결 가뿐하긴 한데 몸은 더 무거워지는 거 같습니다.
미지근한 물을 먹을 걸 그랬나?
우측의 해주오씨 사당을 건너 다시 마루금으로 붙습니다.
뒤를 돌아보고....
15:34
헬기장을 지나면서,
우측으로 추부면과 중부대학교를 봅니다.
희미하기는 하지만 길 찾는데 별로 애로사항이 없는 등로를 치고 오르려니 오후의 따가운 볕과 가파른 등로가 더 힘이 들게 만드는군요.
15:36
중간에 두어 번 쉰 거 같습니다.
별로 쉬지 않고 줄기차게 걷는 제 스타일임에 비추어 오늘은 평소와는 달리 지맥의 오르내림에 나가 떨어진 느낌입니다.
전위봉 두 개를 지나 겨우 달기봉에 도착합니다.
별 특징 없는 달기봉에서 내려오니,
바로 임도가 나오고 석물들이 서 있습니다.
이 좋은 취지의 비석이 이런 외진 곳에 있다니....
그만큼이나 우리 집권자들은 자주통일보다는 외세를 등에 업은 통일을 원하는것인가?
한 켠에 그것도 사람도 다니지 않는 이런 곳에 세워진 비석을 보면서 암울해지는 느낌을 갖습니다.
여기서 마루금을 잇기는 길은 좌측입니다.
100여 m 걸어가다보니 우측으로 올라가는 사다리 같은 것이 보이는군요.
아마도 민간인이 아닌 산꾼들이 만들어 놓은 거 같습니다.
대충산사의 소행(?).
하여간 누군지 감사합니다.
그런데 고비는 지금부터입니다.
아주 심한 그러니까 거의 수직에 가까운 등로를 치고 만인산 등로와 만나는 지점에 오르기 위해 올라가는데 이거 정말 장난이 아닙니다.
그럴 때 우측 사면으로 돌아가는 길이 나옵니다.
시선은 정면을 바라보는데 발걸음은 우측 사면으로 돌아가는 길로 걸어 가고 있습니다.
100여 m 걸어가면서 숨을 한 번 고르자 제 정신으로 돌아왔는지 "아니 그게 몇 m 나 된다고.... 다시 돌아 가!"
결국 다시 원위치 하여 다시 치고 올라갑니다.
16:01
드디어 저 비상 경광등을 봅니다.
저 경광등을 지난 번 '보만식계' 진행을 할 때 확인했던 그것으로 이제부터는 중복된 길을 걷게 됩니다.
한편 만인산은 지난 번 '보만식계'를 할 때 지났던 구간이므로 올라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하고....
16:09
아까 사면으로 돌아왔으면 만났을 길을 지나,
16:27
태실 갈림길을 만납니다.
오늘 지맥 산행은 여기까지이고,
잠시 태조 이성계 태실을 구경하기로 합니다.
원래는 고향인 함흥에 있었던 것인데 무학대사가 이곳을 천하의 길지로 보았다고 하여 이리로 옮긴 것이라고 하는군요.
이제부터는 휴양림 안으로 편하게 내려가기만 하면 되는군요.
어린이들의 소풍장소로 제격일 것 같습니다.
16:37
그나저나 다음 구간을 둘로 나누기에는 너무 짧고 한 번으로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걸릴 것 같고.....
중간에 밥 먹을 곳이 있으니 좀 무리해서라도 한 번에 하면 될 것고 같은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식장지맥이 곧 없어진다는 말이 있어서 말입니다.
이제부터 더워지기 시작하는군요.
더위에 대비하여 얼굴에 바를 것도 착실하게 바르고 다녀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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