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 구간씩을 남겨둔 지맥이 몇 개 됩니다.
항상 뒤가 찝찝했습니다.
하나씩 정리해 나가야겠지요.
우선 지난 번 더위와 물부족으로 이어가지 못했던 천황(만행)지맥부터 마무리해야겠습니다.
KTX 덕분에 아주 가까워진 남원땅이 좀 만만해 보입니다.
남은 구간이 비홍재~상귀마을.
이래저래 6시간 정도면 귀가하기도 아주 좋을 법한데 '그럭재'가 버티고 있어 자신감은 금물입니다.
조급하게 진행하여 불상사를 초래하느니 느긋하게 진행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그러다 여건이 좋으면 열차 내에서 표를 끊을 수도 있고....
새벽 05:35분 광명역에서 기차를 타고 남원에 가서 아침을 먹고 시작을 해서는 점잖게 14:55분 남원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는 버리고 16:17 곡성역 열차에 포인트를 맞추고 진행을 하기로 합니다.
8. 11. 07:22 남원역에 내려 시청 옆에 있는 콩나물국밥집에 가서 맛잇게 한 그릇을 비우고 큰기러기가 나르는 모습에서 연유가 되었다는 비홍재(飛鴻峙)로 향합니다.
딱 한 번 가봤지만 낯익은 곳입니다.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5. 08. 011. 화요일
2. 동행한 이 : 홀로
3. 산행 구간 : 비홍치(재)~문덕봉~곰재~그럭재~삿갓봉~고리봉~상기교
4. 산행거리 : 14.13km (올해 누적 산행거리 : 595.13km)
구 간 |
거 리 |
출발시간 |
소요시간 |
비 고 |
비 홍 재 |
|
08:10 |
|
|
문 덕 봉 |
4.13.km |
09:40 |
90 |
|
그 럭 재 |
1.76 |
10:45 |
65 |
10분 휴식 |
삿 갓 봉 |
1.89 |
11:53 |
68 |
|
고 리 봉 |
1.61 |
12:44 |
51 |
20분 휴식 |
상 귀 교 |
4.74 |
17:10 |
40 |
10분 휴식 |
계 |
14.13km |
06:17 |
05:37 |
실 소요시간 |
산 행 기 록
지도 #1
풍악산을 안내하는 이정표와 안내도도 그대로이고,
교통표지판도 그대로입니다.
비홍재의 고도가 275m라고요.
그런데 문제가 좀 있다고 선답자들이 항상 지적하는 이 이정표에는 이곳이 해발 355m라고 하니 진위에 문제가 좀 생깁니다.
국토지리정보원지도에는 280.9m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무엇을 보고 이렇게들 적어 놓았는지 모르겠군요.
하긴 상귀까지의 거리도 15km정도의 거리를 21km라고 과대포장을 하셨으니 원성을 들을만도 합니다.
한편 부산의 조은산 선배님의 말씀을 들어 보면 꼭 거리가 21km가 나온다는 게 아니고 난이도까지 포함하여 그 정도의 힘이 들을 것이라는 것을 예측하여 만든 이정표라고 하는군요.
제작자의 마음까지 읽을 수 있는 독심술까지 장착하고 계신 무서운(?) 조선배님.......
그 시작은 이정표가 가리키는 수렛길로 들어서면서 시작됩니다.
물론 이 길이 아니고 우측의 숲속으로 들어가 마루금을 고집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이 등산안내도를 보고,
표지띠를 따라 숲으로 들어가면 바로 마루금에 합류하게 되는데 이제 여기서부터 주생면과 대강면의 면계를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마루금은 안내도를 만들어 놓은 것 부터 지맥꾼의 믿음에 부응이라도 하듯이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반바지를 입고 올 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들 정도입니다.
380.3봉을 코앞에 두고 왼쪽 풀속으로 삼각점이 보이는군요.
4등급삼각점(남원446)으로 2001년 복구한 것인데 지도에도 표기되어 있질 않고 기준점 조서를 찾아봐도 나오질 않는 걸 보니 자료가 망실된 것 같습니다.
유난히 잘 조성되어 있는 소나무 사이로 진행할 381.7봉이 우측으로 보이고 뒤로는 문덕봉이 뾰족하게 서 있습니다.
오늘 날씨는 온통 구름으로 쌓여 있어 사진 상으로는 보기가 좀 그래도 산행하기에는 최적까지는 아니지만 그런대로 찜통 더위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비홍산성인데 예전에는 할미산성이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우측으로 틉니다.
바위 위를 걸어 진행을 하는 등 서서히 골산의 면모를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이정표는 방향만 참고하기로 하고,
381.7봉에서는 살짝 좌틀하면,
온통 숲길같은 느낌을 주긴 하지만 등로는 명백하니 거미줄에만 신경을 쓰면 그다지 어려운 코스는 아니로군요.
우측으로 한창 공사 중인 88고속도로가 눈에 들어오는군요.
차 지나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는 걸 보니 곰재도 바로 앞인 것 같습니다.
#34철탑을 지나자마자,
바로 우틀합니다.
지도 상에는 이 정도가 곰재로 표기되어 있는데 '재'라고 하면 고개를 말하는 것이어서 마루금 상에는 두 봉우리 사이의 안부를 뜻할 텐데 여기는 좀 그렇지 않습니다.
지도 #2
남원터널 상단부를 지나 다시 올라갑니다.
지도도 GPS도 필요없을 정도입니다.
이런 지맥길이 있었나?
이제 문덕봉도 코앞입니다.
첫 번째로 안전시설인 철계단을 만납니다.
좌측으로는 안일지맥을 할 때 만났던 황장목 정도는 안 되지만 그런대로 잘 뻗은 우리 소나무입니다.
진행하면서 우측으로 조망이 터지기는 하지만 섬진강 너머 섬처럼 떠 있는 저 봉우리들이 무이지맥 줄기로구나 하는 느낌만 받습니다.
바위 구간이 자주 나오면서 한껏 고도를 올립니다.
정상석과,
2등급삼각점(남원26)이 있는 문덕봉입니다.
지나온 줄기를 잠깐 돌아보고......
좌측의 주생면 들을 넘어 대간 줄기는 이제 지리산으로 진입하고 있고....
진행방향으로 부족하나마 운해속에 솟아 있는 천황(만행)지맥 줄기도 즐기는 여유를 갖습니다.
가운데 종긋하게 높이 솟은 게 고리봉(環峰)이니 바로 앞 우측에 희미한 끝이 보이는 봉우리가 삿갓봉이겠고 그렇다면 그 뒤로 보이는 줄기는 섬진강을 넘은 통명지맥 줄기이군요.
호남정맥을 할 때 연산에서 보면 동쪽으로 높이 힘차게 뻗어나가는 줄기가 기억이 나는데 바로 저 줄기였습니다.
지맥을 다 마친 다음 나름대로 줄기들을 이어가는 산행을 다시 하게 된다면 못 보았던 줄기들이 다시 눈에 들어오면서 다시금 산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때까지 살 수 있으려나....
우측으로 596.8(고정봉이라는 정상석 있음)봉과 마지막의 557.5봉을 지나면 고도를 확 낮추고는 오늘의 하이라이트 구간이라고 할 수 있는 그럭재이고 .........
우측 아래로 88고속도로 우측으로는 지난 구간 순창군과의 군계가 갈리는 422.3봉 지나서 가지를 친 줄기가 군계를 따라 화산이니 344봉, 336.9봉으로 진행하여 88고속도로가 진행하는 좌측 끝에서 섬진강으로 맥이 잠기는군요.
그 뒤로는 섬진강이 있을 것이니 구름 위에 떠 있는 줄기가 무이지맥입니다.
희미하기는 해도 그 위로 떠 있는게 내장산 일대의 호남정맥일테고.....
10분 정도 놀았으니 다 시 일어나야죠.
아쉬워서 지나온 풍악산 구간을 다시 돌아보고...
그럭재를 지나 앞으로 진행할 줄기를 다른 각도에서 다시 본 다음,
산불 감시초소 옆으로 내려갑니다.
이제부터는 같이 진행해 온 주생면을 버리고 금지면으로 들어서면서 부터 금지면과 대강면의 면계를 따라 걷게 됩니다.
이곳이 천황(만행)지맥 구간 중 공룡능선이라고 일컬어지는 곳 같은데 오밀조밀한 게 참 재미있더군요.
혹시나 하는 생각에 스틱까지 접습니다.
596.8
596.8봉에는 고정봉이라는 정상석이 자리하고 있고,
그럭재를 넘으면 우측의 555.3봉을 지나 가운데 삿갓봉을 거쳐 그 뒤로 높이 솟은 고리봉.
그리고 그 너머 632.6봉.....
말발굽 안전시설을 손으로도 잡고 발로도 딛고....
지나온 고정봉을 되돌아보면서....
557.5봉을 내려섭니다.
지도 #3
드디어 그럭재가 내려다 보이는 위치입니다.
송전탑을 지나 오르게 되어 있군요.
예전에는 이곳을 통하여 금지면 사람들과 대강면 사람들이 넘나들었을 것입니다.
그럭이란 기러기에서 변형된 단어라고 하니 여기 이 그럭재와 오늘 산행을 시작한 비홍재와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럭재에서 삿갓봉으로 오르는 길은 두 가지입니다.
그럭재 우측으로 치고 올라가는 방법과 저 송전탑 옆으로 오르는 방법.
지도 상으로 보자면 오리지널 마루금은 우측으로 오르는 것 같은데 오르자마자 작은 골을 지난다는 게 -별 거 아니지만- 조금 찝찝하더군요.
한 탕 치고 올라왔습니다.
30분 정도 아무 것도 안 하고 그저 오르기만 했고...
그러고는 지도 #3의 '가'의 곳에 있는 봉우리로 올라섭니다.
아까 볼 때는 그저 우측으로 살짝 빠져있던 줄기였는데 현장에 와서 보니까 돌무덤이 있군요.
멧선생의 침입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것인가요?
지나온 문덕봉 방향....
드디어 비가 오기 시작하는군요.
배낭 커버를 씌우고...
벌써 발에는 물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다시 또 치고 올라가야 저쪽으로 건너가죠.
오늘 구간 중 유의할 곳은 여기 단 한군데 입니다.
지도 #3의 '나'의 곳인데 지도 상으로는 우틀하게 되어 있지만 현장에서는 직진하게끔 길이 되어 있습니다.
그 길은 555.3봉으로 해서 500.1봉으로 이르는 짧은 여맥이어서 이 이정표나 표지띠들이 없다면 영락없이 알바입니다.
좌틀합니다.
우중에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뒤를 돌아봤습니다.
삿갓봉을 오르기 전 우측으로 고리봉과 이어지는 지맥을 봅니다.
보아도 보아도.....
삿갓봉 정상석을 보기 위해서는 이 뒤로 잠깐 올라갔다 내려와야 합니다.
정상에는 그저 정상석과,
'백두사랑 산악회'에서 뜻 있는 대원들이 심시일반으로 정성을 모은 자금으로 제작한 산패가 걸려 있습니다.
지도 #4
지도 #4의 '다'봉우리로 올라서자마자 칼로 쪼갠 바위가 나옵니다.
낙동정맥을 할 때 본 단석산의 그것보다 조금 작긴하지만 이것도 누군가 칼로 내리쳐 두 동강을 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천만리 장군이 그랬나?
오랜만에 배창랑 선생님도 알현하고....
다시 골로 떨어진 다음...
고리봉을 향해 또 한 번 힘을 써야 합니다.
참외와 빵으로 배를 채우면서 시간 상으로 14:55 열차를 타기에는 시간이 빠듯하고 씻을 시간도 없어 주위에 민폐가 되느니 그냥 여유있게 곡성으로 가서 샤워를 한 다음 예약해 놓은 16:17 열차를 타기로 마음을 정합니다.
안전 시설은 확실하게 되어 있고....
거리 표시는 무시하고 방향 지시만 따르면 아무 문제없습니다.
뭐 공룡능선이라고 부르게에 조금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가운데 문덕봉이 보이고 우측에는 남원을 지켜보고 있는 교룡산이 섬처럼 보이는군요.
로프를 타고 힘을 좀 쓰면,
경주김공 묘가 정상을 지키고 있고,
이정표와,
정상석,
그리고 3등급삼각점(남원311)이 있는 고리봉입니다.
이 고리봉이 배모양을 한 남원을 선수(船首)를 이 봉에 매어두는 역할을 하는 산이라고 하니 가히 남원의 진산이라고 할 만도 합니다.
섬진강 바로 건너에 있는 봉우리가 매봉이고 그 뒤로 동악산이며 형제봉으로 이어지는군요.
그 줄기는 통명지맥으로 이어지고.....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메시지에는 답을 해주느라 10여 분 또 놀다 내려옵니다.
이번에 157지맥을 완주하신 조고문님 내외를 배알하고....
만학골 갈림길에서 직진합니다.
성곽같기도 한데....
고리봉을 돌아보고....
상귀3가를 따르고....
632.6봉에 이르자,
천만리 장군의 묘지입니다.
중국에서 오신 분인데 조선에서 '君'이라는 시호도 받으시고...
여하튼 자손들 여기와서 벌초하려면 다리품 좀 팔아야겠습니다.
지도 #5
좌측의고리봉과 우측의 632.6봉을 함께 봅니다.
계속되는 바위 구간.
지도 #5의 '라'의 곳에서 우틀합니다.
길이 갑자기 넓어져 주의를 요합니다.
좌측으로 금지벌이 펼쳐지고 우측으로는 희미하게나마 섬진강이 보이고 곡성으로 건너가는 다리도 보입니다.
부드러운 소나무 슾길을 걷습니다.
푹신푹신....
금지들 가장자리에 위치한 전라선에 무궁화호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달리고 있군요.
드디어 섬진강이 보이고 곡성군과 연결되는 다리가 확연하게 들어옵니다.
건너편 매봉, 동악산 그리고 통명지맥....
자작나무 조성지를 지나,
섬진강을 한 번 더 보고는,
임도로 천천히 내려갑니다.
이정표를 보니 다 온 거 같습니다.
입구.
사실 이 천황(만행)지맥의 끝은 여기가 아니고 마을로 들어가서 하도리의 하도에서 섬진강과 요천이 만나는 곳이어야 하는데 평범한 길이니 별로 의미가 없다 하고 다들 여기서 지맥을 마무리하는 것 같습니다.
상귀철교를 보고 곡성택시(8,000원)를 불러 읍내로 들어가 간단하게 주린 배를 채우고 목욕탕에서 옷을 갈아입은 다음 곡성역으로 가서 기차를 타고 익산역에서 한 차례 환승한 다음에 귀가를 하니 7시 8분이군요.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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