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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정맥/호남정맥 지맥

사자지맥 1구간(사자산~당뫼산~억불산~광춘산~바람재~봉황마을)

 

 

 

경상도와 강원도에서 헤매던 지맥꾼들이 기수를 남쪽으로 돌려 호남정맥으로 향합니다.

지맥꾼들이 산줄기를 찾는 방향은 대강 정해져 있죠?

여름에는 시원한 강원도나 경상북도 방향의 고산 줄기, 겨울에는 상대적으로 눈도 적고 따뜻한 남쪽 방향.

그러나 겨울에 남쪽 지방 그것도 주로 전라남도 지방의 산줄기를 찾는 속내는 좀 더 따뜻한 곳에서 산행을 하려는 것보다는 환경 설정에 맞춰져 있습니다.

즉 가시덤불과 잡목 때문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일반적인 계절적 이동(?) 추세에 맞춰 백두사랑산악회에서 새해 첫 산행지를 전라남도 하고도 맨 아랫쪽에 자리한 사자지맥을 간다고 하는군요.

우리나라에도 구석기시대에는 사자가 산 흔적이 발견되었다고는 하지만 역사시대로 들어와서는 한 마리의 사자도 산 적이 없던 나라에 의외로 사자 이름을 가지고 있는 봉우리가 몇 개가 되는군요.

물론 사자란 말이 중국에도 없던 단어였는데 페르시아어(語)의 사나운 맹수를 뜻하는 SHIR이라는 발음에 사람 혹은 사대부 등을 통칭하는 '子'를 붙인 말이지만 어쨌든 사자를 맹수의 제왕이라고 보는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입니다.

 

백덕지맥에 있는 사자산 말고도 호남정맥을 할 때 보았던 사자산.

능선이 길게 남서쪽으로 늘어져 있어 늦가을에는 연갈색 능선이 사자의 등으로도 보여질 수 있는 줄기.

멀리서 보면 사자의 머리 부분과 꼬리 부분까지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제대로 된 모습을 하고 있던 산줄기.

정맥을 하던 늦봄 어느 날 철쭉꽃 속을 거닐며 그 진홍색의 아름다움에 취했던 기억이 아직도 뇌리에 생생합니다.

호남의 산꾼 신공식님은 그 아름다움을 보려 일정을 바꾸면서 까지 제암산~사자산~일림산 마루금을 거닐었으나 그 산행을 마지막으로 안타깝게도 유명을 달리한 가슴 아픈 기억이 있는 곳.

그런 사연이 있는 그 사자산에서 갈라진 줄기 즉 사자지맥은 억불산을 지나 부용산~천태산~공성산을 거쳐 남해로 잠기는 도상거리 약 46.6km의 줄기라고 합니다.

이런 사자지맥을 기록에 나타난 바에 의하면 처음으로 완주하신 분은 2003. 7. 5. 오르신 이종환님으로 역으로 옹암마을 서남쪽 바닷가에서 공성산을 거쳐 동년 10월 19일 호남정맥의 사자산에 올라 답사를 마치신 것 같습니다.

 

탐진기맥이라는 이름....

 

지도를 봅니다.

지도를 보면 사자지맥을 품고 있는 장흥군, 강진군의 중심에 탐진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이 탐진강의 서쪽은 땅끝기맥이 자리하고 있고 사자지맥은 그 강의 서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땅끝기맥은 영산강의 동쪽 울타리가 되겠고....

어떤 이는 이 땅끝기맥의 일부를 영산강의 동쪽을 혹은 남쪽을 지키고 있다고 하여 영산남기맥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하고 이 사자지맥은 탐진강의 동쪽을 막고 있다고 하여 탐진기맥이라고 까지 부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분들의 논거를 살펴보면,

참고도 #1, 국토교통부 발행 하천지도 

참고도 #2, 신산경표 우리 산줄기

 

위 참고도 #1의 하천지도에서 보시다시피 탐진강은 전라남도 영암군 금정면에 있는 궁성산 부근에서 발원하여 탐진호로 흘러 들었다가 장흥읍내를 거쳐 강진군으로 들어가 군동면을 가로질러 흐르다가 도암만에서 남해와 합류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탐진강을 싸고 있는 산줄기는 곧 땅끝기맥, 호남정맥 그리고 사자지맥 등 세 줄기가 되게 됩니다.

즉 탐진강은 삼계봉(신산경표를 따를 경우 바람봉) ~ 궁성산까지의 구간은 땅끝기맥이 서쪽 울타리를, 삼계봉 ~ 사자산까지는 호남정맥이 북쪽을 그리고 사자산 ~ 억불산 이하는 사자지맥이 동쪽 울타리를 지키고 있는 형국입니다.

 

세 개의 산줄기에 둘러쌓인 탐진강

 

이론으로 따져 탐진강의 발원지가 궁성산이 아니고 바람봉 부근이었으면 땅끝기맥이나 호남정맥 나아가 사자지맥을 찾을 때 좀 편안할 수가 있었겠지만 어디 자연의 섭리가 그러하겠습니까?

어쨌든 이런 물줄기들의 흐름에 주목하여 그 분들이 부른 이름이 영산남기맥이니 탐진기맥이니 하는 이름들인데 일응 그 분들이 붙인 이름에는 수긍이 가기도 하지만 그 분들이 그 이름에만 주목하였지 물줄기와 산줄기의 흐름 즉 산경과 수경에 대해서는 별반 신경을 쓰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나아가 사자지맥을 탐진기맥이라고 하여 '탐진'이라는 강이름 외에 '기맥'이라는 '급(級)' 혹은 '격(格)'까지도 부여한 것을 보면 상당히 깊게 고민한 흔적도 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기맥(岐脈)이란

 

그러나 아직 공인되지 않은 용어에 대해서 많은 고심을 하여 '신산경표'라는 활자화 된 책까지 펴내신 박성태 선생님께서는 용어만큼은 건드리지 말자는 말씀을 하시면서 "기맥(岐脈)은 정맥이 아닌 산줄기 중에서 일정한 세력을 가진 것 즉 대간이나 정맥에서 분기하는 산줄기로서 ①10대 강 중에 하나인 영산강과 지류이지만 영산강 이상의 유역면적(3,300㎢)인 강을 전부 혹은 일부를 구획하는 산줄기, ②산경표에서 정맥이었던 줄기가 주행이 바뀌면서 가지줄기가 된 산줄기, ③육지의 최북단 혹은 최남단으로 가는 산줄기를 들면서, 남한에서는 ①의 경우에는 영산기맥, 한강기맥 등 2개의 기맥을 ②의 경우에는 금북정맥에서 탈락한 금북기맥과 금남정맥에서 탈락한 금남기맥 ③ 그리고 남해 최남단으로 가는 땅끝기맥과 , 진양기맥  등 2기맥으로 분류하여 남한에는 총 6개의 기맥으로 정리를 하자고 한 것이 박성태 선생님의 제안이셨고, 1대간 9정맥을 마친 산꾼들의 그 다음 행선지는 신산경표의 정리된 용어대로 이 기맥들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니 여기서 영산남기맥이라는 이름은 그나마 수경(水經)과 결부시킬 수도 있고 그 격(格) 또한 신산경표와 걸맞게 붙였기 때문에 이해해 줄만도 하지만 탐진기맥이라는 말은 좀 너무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영산남기맥이라고 했으면 영산강이라는 강 이름이 붙었기 때문에 그 끝이 어디를 향했는 지는 사실 따져봐야 할 것 같아 여기서는 논외로 하기로 합니다.

다만 사자지맥의 전(全) 줄기 명칭을 바꿔 탐진기맥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준다고 하더라도 48km정도 남짓한 줄기 나아가 유역면적도 862.5㎢에 불과해 사실 보잘 것 없는 산줄기를 가지고 기맥이라고 하다니 좀 너무한 것 같습니다.

산줄기의 격이 폼이나 멋가지고 격을 붙이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여기서 참고로 '태백산맥은 없다'의 저자 조석필 선생님의 견해를 들어봅니다.

사실 '기맥(岐脈)'이란 용어는 보통명사인 지맥(支脈)과 구별하기 위하여 조석필 선생님이 박성태 선생님에 앞서 제안한 개념입니다.

선생님은 1) 본류를 구획하는 주맥 산줄기로써 그 본류가 10대강이 아니라는 이유로 명명 되지 않은 것들을 거론하면서 이에는 영산북기맥(신산경표의 영산기맥과는 주행 방향의 끝이 조금 다름), 땅끝기맥(구간의 반 이상이 영산강과 관련이 없으므로 '영산남기맥'이라는 이름 대신에 '땅끝'이라는 명칭을 도입하였으며 신산경표와 주행방향이 같음)

         2) 지류를 구획하는 지맥 산줄기로써 세력이 큰 산줄기로 남한에서는 한강기맥, 북한에서는 압록기맥을 들었습니다.

따라서 이 조석필 선생님의 제안을 적극 수용하여 이를 산자분수령의 개념으로 한 발자국 더 발전시킨 것이 박성태 선생님의 신산경표라고 보면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러한 이유들어 결론적으로 저 개인적으로는 탐진기맥이라는 이름에 찬성할 수가 없군요.

하지만 기맥을 지맥으로 격을 맞춰 '탐진지맥'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고 할 때 이는 후술하는 바와 같이 산자분수령에 충실한 이름으로 평가할 수 있겠으나, 이 지맥이 괴바위산에서 우틀하여 도암만과 탐진강이 합수하는 지점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현 사자지맥과 같이 주행을 한다고 하면 동의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산자분수령의 원칙

 

한편 산경표의 대명제인 산자분수령이란 주맥의 경우에는 그 본류(대간이나 정맥)와 바다가 만나는 합수점, 지맥의 경우에는 정맥과 같은 경우 혹은 그 산줄기를 에워싸고 있는 물줄기들이 만나는 합수점에서 맥을 다 한다는 것입니다.

그럴 때 이 사자지맥의 주행이 조금 의심스러워지기는 합니다.

 

참고도 #3 사자지맥

 

즉 신산경표에 의할 때 사자지맥의 주행은 위 참고도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자산 ~ 억불산 ~ 광춘산~괴바위산~공성산~오성산을 거쳐 남해로 잠기게 되는 줄기입니다.

 

사자지맥은 탐진강의 동쪽 울타리인가?

 

반면 탐진강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전라남도 영암군 금정면에 있는 궁성산 부근에서 발원하여 탐진호로 흘러들었다가 장흥읍내를 거쳐 강진군으로 들어가 군동면을 가로질러 흐르다가 도암만에서 남해와 합류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산자분수령의 기본 원리에서 보면 이 사자지맥의 끝은 부용산 방향이 아니고 괴바위산에서 우틀, 서진하여 용두봉 ~ 금사봉을 지나 탐진강과 도암만이 만나는 곳에서 잠겨야 하지 않겠냐(참고도 #3의 '가'줄기)는 의문이 생깁니다.

 

이는 신산경표에서 보는 관점과 견해를 달리하여 그려 보는 줄기이지만 어쨌든 이럴 경우 사자지맥의 주줄기가 괴바위산에서 금사봉 방향으로 진행을 하게 된다면 이 주줄기는 도상거리가 약 25.1km 정도여서 지맥에서 단맥으로 그 격이 낮아지고 맙니다.

또한 괴바위산에서 계속 남진하는 줄기(참고도 #의 '나'줄기)는 공성산 ~ 오성산 ~남해로 진행을 하여 이 역시 29.3km가 되어 안타깝게 지맥에 이름을 올리지 못 하게 되는군요.

 

따라서 어떤 분들이 사자지맥을 서술하면서 " ~ 탐진강의 동쪽 울타리가 된다."는 설명은 "사자지맥의 일부는 탐진강의 동쪽 울타리가 된다." 정도로 수정을 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이런 논의는 나중에 산경표가 우리나라 지리학에서도 충분히 자리를 잡은 다음에 나누어도 충분한 것이고 지금은 산경표 혹은 신산경표가 제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산꾼 모두들 합심하여야 할 때이므로 이런 논의는 제시하는 것만으로 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래야 산경표의 이론을 확대 발전시킨 박성태 선생님의 신산경표가 그 빛을 더 발하게 되는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사실 박성태 선생님과 같은 분의 이런 업적이 아니었으면 우리가 이렇게 통일된 용어 내지는 줄기 이름을 가지고 산행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사자지맥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신산경표에서 제시한 산줄기를 따라 백두사랑산악회의 새해 첫 산행을 시작합니다.

 

사자지맥 개관

 

1. 부용지맥?

 

사자지맥의 시작은 사자산입니다.

물론 이 사자산은 호남정맥에 속한 산이기 때문에 이 사자산을 제외하고 이 지맥 중에 있는 최고봉 혹은 이 지맥의 끝이 반도(쓰기 싫은 용어이기는 하지만)의 곶(串)으로 향하기 때문에 반도 이름이 있다면 그 이름을 붙여야 하지 않겠느냐는 논의도 가능합니다.

즉 지맥에서 조금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2등급 삼각점(장흥25)도 박혀 있고, 이 줄기에서는 최고봉인 부용산(610.5m)을 지맥의 주봉으로 보아 부용지맥으로 불려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또 부용지맥으로 하는 것이 백덕지맥의 유명산인 사자산과의 헷갈리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 하는 의견도 제기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부용지맥이라는 이름은 한남금북정맥의 보현산 부근에서 갈라져 충북 음성군을 지나 한강의 지류인 달천으로 주행을 하는 도상거리 약 43km의 부용지맥이 따로 있고, 그 지맥에는 최고봉인 부용산(645m)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유명산도 없으며 또 박성태 선생님은 이 부용지맥에서 가섭지맥이나 오갑지맥 등을 분기한다고 보았기 때문에 여기서 '부용'이라는 이름을 떼어내기는 사실상 어려워 보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자'라는  널리 알려진 이름을 이 지맥의 이름 후보 중에서 탈락을 시키기는 정말로 어렸웠을 것이라 박성태 선생님의 고심의 흔적을 엿봅니다.

이름이란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용이한 것을 붙이는 것이 합당할 것 아니겠습니까.

 

한편 이 줄기의 이름을 반도명으로 붙이려 해도 우리 선조나 심지어는 일본인들까지도 이 串의 이름을 붙이는 데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군요.

 

결국 이 지맥의 이름은 산자분수령의 원칙만 내세우지 않는다면 다른 논의를 다 상쇄시키고 남을 사자지맥이라는 이름으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2. 사자지맥의 주행

 

사자지맥은 보성군과의 경계인 사자산에서 시작을 하여 장흥군 장흥읍과 안양면의 면계를 따라 주행을 합니다.

억불산을 지나면서 용산면을 만나게 되고 바람재를 지나면서 장흥읍을 버리고 강진군 군동면을 만나 여기부터는 강진군 군동면과 장흥군 용산면의 군계를 따릅니다.

괴바위산을 지나면서 강진군은 칠량면에게 바톤을 넘기고 장흥군은 부용산을 지나면서 그 유명한 천관산이 있는 관산읍으로 바톤을 넘깁니다.

이후 강진군의 대구면과 장흥군의 대덕읍의 경계를 따르던 지맥은 기잿재 조금 못 미친 곳에서 온전하게 대덕읍 안으로 들어와 옹암마을 바닷가에서 그 맥을 다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사자지맥은 2군 8읍면을 지나는 줄기가 되겠습니다.

 

3. 장흥의 먹거리

 

전라도 하면 뭐니뭐니해도 좋은 인심에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장흥을 오면 꼭 먹어야 하는 장흥삼합(장흥한우 + 키조개 + 표고버섯)이나 3대곰탕집에서의 식사 그리고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지지에도 나온다고 하는 장흥차의 이름을 특히 떡차라고 하여 그 유명세를 자랑하는데 이번 지맥 산행에서 이들 중 어떤 것을 맛볼 수 있느냐 하는 것에 대한 기대도 만만치 않습니다.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6. 1. 17. 일요일

2. 동행한 이 : 백두사랑 산악회

3. 산행 구간 : 사자지맥 1구간(사자산 ~ 억불산 ~ 광춘산 ~ 바람재 ~ 봉황마을)

4. 산행거리 : 22km (올해 누적 산행거리 : 42.21km)

  구 간

  거 리

출발시간

소요시간

비 고

금산주차장

 

02:45

 

 

사 자 산

  3.47km

 03:54

69

18번 도로

  4.53

05:39

105

억 불 산

3.41

07:37

118

자 푸 재

1.92

08:54

77

40분 점심

광 춘 산

1.77

09:53

59

자 울 재

1.48

10:27

34

 

바 람 재

3.82

12:15

108

봉 황 마 을

1.60

12:54

39

15분 휴식

22km

10:09

09:14

실 소요시간

 

 산 행 기 록

 

오늘은 평소와 달리 사자지맥의 접근 거리가 먼 점을 감안하여 서울에서의 출발시간이 조금 앞당겨졌습니다.

자연스럽게 죽전에서도 22:10에 출발하게 되는군요.

1달 만에 반가운 동지들과 만나 새해 인사를 나눈 뒤 한숨 자고 나니 도착을 하였다고 하는군요.

차 밖을 나가보니 바람도 없고 체감온도도 그다지 낮지 않습니다.

그래도 아침 먹을 때 체온을 보존하기 위하여 파카를 챙기는 등 준비를 마치고 차 밖으로 나갑니다.

지도 #1

정남진 장흥이라.....

  • 정남진은 정동진이 서울 광화문에서 정 동쪽으로 내 달으면 도착하는 나루라는 유래를 가진 것에 착안하여 장흥군이 발굴한 지역 이미지 브랜드로서 서울 광화문에서 정남쪽으로 내려오면 도착하는 해변이며 북쪽의 가장 추운지방인 중강진과 일직선상에 있습니다.
  • 그 좌표점은 장흥군 관산읍 신동리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 곳은 장흥군 장흥읍 금산리이니 오늘 산행의 들머리 구간은 온전하게 장흥읍에서 시작하게 되는군요.

금산리 주차장에서 사자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이렇게 포장이 되어 있습니다.

사자산 미봉에서 두봉으로 가는 도중에 활공장이 있는데 아마 활공장을 그곳에 만든 이유도 이 포장도로와 무관치 않은 것 같습니다.

기념 촬영을 마치고 오늘 마루금 산행을 시작합니다.

참 말이 나왔으니까 하나 정리하고 가도록 합니다.

우리가 자주 마루금, 마루금 하는데 마루금의 올바른 정의는 과연 무엇입나까?

국어 사전에도 안 나온 말이니 그 필요성은 더욱 그렇습니다.

조석필 선생님은 저서 '태백산맥은 없다'에서 "마루금이란 능선의 지도 상 표시"라고 정의합니다.

즉 다시 말해서 마루금은 "지도 상에서 '산봉우리 - 능선 - 재'를 반복해 가는 선으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마루금은 능선과 같은 뜻이다. 다만 능선이라는 용어는 실제의 지형을 말할 때 쓰이고 지도 상에서 쓰는 용어다."(전게서 62쪽)라는 것입니다.

 

저는 여기에 더하여 능선 중 특히 대간, 정맥, 기맥, 지맥의 올바른 루트를 마루금으로 칭하자고 제안합니다.

일반적으로 능선은 봉우리와 봉우리를 잇는 선으로 보여지지만 마루금은 능선은 물론 논바닥 옆, 평지보다 조금 더  높은 곳도 포함하는데 이럴 경우 이 금을 능선으로 보기에는 아무래도 감각적으로 용인이 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미 우리는 올바른 루트에서 벗어난 상황을 산이든 사면이든 가리지 않고 "마루금에서 벗어났다."라고 말하지 않습니까.

오늘 지맥 산행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도로를 따라 무조건 올라가기만 하면 됩니다.

이 길은 이름하여 제암로 입니다.

그리고 이정표의 사자산을 좇으면 되고요....

장흥군은 '정남진(正南津)'을 아주 욹어먹고 사는군요.

10kg에 9,900원이면 싼 거 같은데 '직접 채취 시'라는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그러다가 이렇게 도로를 벗어나는 곳이 몇 군데 나옵니다.

지름길이라는 얘기입니다.

당연히 그 길을 따르고....

그러면 그 지름길은 이내 도로와 다시 만납니다.

그러고는 드디어 간재입니다.

지도 #1의 '가'의 곳입니다.

여기부터 보성군을 만나 장흥군과 보성군의 군계를 따라 잠시 호남정맥을 진행합니다.

간재 삼거리에는 이렇게 멋진 소나무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정맥 마루금까지 50분 정도가 걸리는군요.

하지만 아직 사자지맥에 다다른 건 아니니까,

우틀하여 철쭉 속으로 들어갑니다.

올해는 엘리뇨니 뭐니 하는 거 때문에 철쭉이 일찍 피려나....

이 자연산이 아닌 인위적으로 조성한 철쭉 덕분에 어쨌든 봄이면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건 좋은 현상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보성군 웅치면 방향으로 조망대도 설치되어 있는 등 일림산 방향과 활성산 방향으로 볼거리도 많지만 시간이 너무 일러서....

덕분에 발걸음은 빨라집니다.

드디어 사자산입니다.

주차장에서 평이한 걸음으로 1시간 10분 정도 걸렸습니다.

마루님이 이정표 옆에서 계시는군요.

이 구간의 호남정맥은 거의 장흥군과 보성군의 경계에 있기 때문에 이정표가 장흥군과 보성군에서 각기 세워놓아 산객들로 하여금 헷갈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일림산 부근에 가보면 산이름을 둘러싼 지명위원회의 투표에서 완패한 이 장흥군의 발버둥 치는 모습이 뇌리에 그려지고...

그들이 세워 놓은 정상석에 새겨진 산이름은 물론 이정표의 거리도 다 다르게 표기되어 있기도 한 것은 지난 번 정맥 산행 때 충분히 본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 장흥군 안에서 사자지맥을 시작하기로 합니다.

앙증맞은 정상석 뒤로,

백두사랑에서 분기점 표기를 한 산패를 하나 걸어둡니다.

지맥이 뭔지 모르는 사람들도 이 산패를 보면서 사자지맥이라는 용어를 하나 배울 수 있게 되겠고 그 사자지맥의 시작은 바로 이 '미봉'이고 한자로는 尾峰이라는 것도 알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10분 정도 정상에서 놀다가 오늘의 지맥 산행을 시작합니다.

우틀하여 기분 좋게 암사자의 풍만한 엉덩이를 따라 등쪽으로 진행합니다.

그길은 장흥읍과 안양면의 면계입니다.

갈림길에서도 두봉(頭峰)을 따릅니다.

활공장을 지나,

중개탑이 있는 두봉에 도착합니다.

멋지게 제작하셨군요.

십시일반 백두사랑 대원들이 주머니를 털어 조성한 돈으로 만든 이 산패가 무용지물이 되거나 오히려 공해가 되지 않고 이 곳을 지나는 지맥꾼이나 산객들에게 유용한 지킴이가 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오늘 산행 시 가장 아쉬운 점은 아까 미봉에서 이 두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보지 못한 것과 거꾸로 이 두봉에서 정맥의 산줄기를 조망하지 못하는 점 나아가 저 아래에 있는 18번 도로 건너 지맥이 연결되어 가는 그 아름다움과 절묘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데 있습니다.

그저 머릿속으로 정맥을 할 때 보았던 사자의 그 긴허리 만 억지로 기억해 내고는 바위를 넘어 좌틀하여,

기산마을 방향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지맥길은 절벽으로 좀 위험하니 우선은 이 이정표를 따르는 게 상책입니다. 

이 이정표에서 좌틀하였으면 이제 우측을 조심하여야 합니다.

이정표를 떠난 지 100여m 정도 지나면 키 작은 나무에 표지띠 두어 개가 달려 있는 곳이 나옵니다.

좋은 길 즉 기산마을로 내려가는 길을 버리고 이 표지띠 뒤로 우틀하는 길은 잠시 잡목의 저항을 받아야 하지만 잠시 그럴 뿐 선답자 혹은 산림청에서 가시나무와 잡목 제거 작업이 조금은 이루어져 진행에는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여름에는?

그건 제가 장담할 수 없겠지만 그 계절이 되면 걔들도 먹고살자고 움트고  나와서는 지맥꾼들을 괴롭히겠지요.

잠시 너덜지대도 지나면서 안양면 안으로 들어와 마루금을 진행하게 되고,

광산김씨 묘지도 지납니다.

임도를 만나면서 이정표도 만나긴 하지만 지맥과는 관계없는 것이기 때문에 무시하고,

좌틀하여 좀 높다 싶은 곳으로 올라갑니다.

지도 #1의 '나'의 곳인데 웬만해서는 찾기 어려운 곳입니다.

표지띠 하나를 걸어두고 무조건 치고 잡목 숲 안으로 들어갑니다.

잡목만 보이고 그나마 사람이 다닌 흔적이 있는 곳에는 억새가 있어 표지띠를 붙일 적당한 곳이 보이지 않습니다.

선답자의 붉은 노끈이 그나마 길라잡이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대원들은 랜턴의 불빛을 따라 선두를 따라가고....

분대전투하는 것 같이 대원들이 퍼졌다가 다시 모이다를 몇 번 반복하다 보니,

임도 같은 게 나오고 작은 편백나무들이 양 옆으로 서 있습니다.

한 8분 정도는 긴장을 해야 하는 구간입니다.

이제 이 임도만 따르면 됩니다.

지도를 보면 '다'의 곳에서 임도를 만나게끔 그려져 있는 데 아니나 다를까 너른 임도가 나옵니다.

연못도 있는 민가를 지나니,

효성사 사적비가 나오고,

광산 노씨 사당인지 재실인지를 봅니다.

'산으로'님 처가(妻家) 관할구역으로 들어선 것이로군요.

 

지도 #2

그곳을 빠져나오자,

18번 국도를 들어서게 되고,

도로를 건너 출구 대각선 방향으로 절개지 옆을 올라섭니다.

푸석한 흙들이 힘이 없어 오르는데 몇 번이고 미끄러집니다. 

가족묘와 공동묘지를 거쳐 진행을 하니 여기저기 군사용어들이 표기된 팻말들이 나옵니다.

여기가 예비군 교장이로군요.

그러고는 당뫼산입니다.

무덤 한 기가 있는 너른 정상에는 있어야 할 삼각점이 보이질 않습니다.

철수하려고 할 즈음 노련한 '산으로'님의  일성이 들립니다.

"삼각점이 이쪽에 있네요."

정상과는 약 5m 정도 떨어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곳에 박혀 있군요.

4등급삼각점(장흥420)입니다.

2001. 6.에 재설한 것인데....

글쎄요 지금 장흥군에 가서 지금 찾아보라고 하면 찾기가 용이할 것 같이 보이질 않습니다.

거기에 덩달선배님의 표지띠 한 장 만이 걸려 있는 걸 보니 선배님도 여렵사리 찾았을 거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참이나 머물다 다시 마루금을 진행합니다.

마루금은 오던 길을 되돌아 나가 직진을 하여 공동묘지 안으로 들어갑니다.

하루 이틀 전에 제사를 지낸 듯...

제물은 가져가야 하는 거 아닌가?

당집인지 아니면 묘지 관련 시설인지...

우틀하여 좀 꺼림칙한 가옥을 지나,

콘크리트 포장 도로를 지납니다.

좌측으로는 과수원이 있고 그 과수원집 개들이 시끄럽게도 짖어댑니다.

주인은 잠에서 다 깼을 듯....

지도 #2의 '라'의 곳입니다.

좌틀하여 도로를 따릅니다.

억불쉼터라고 되어 있는 곳.

이 뒤가 전부 '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인것 같습니다.

그냥 정남진편백숲까지만 해두어도 알기가 쉽거늘 굳이 '우드랜드'란 영어가지 써야 세련되게 보이나 봅니다.

도로를 따라 고개로 오르다 지도 #2의 '라'의 곳에서 숲으로 듭니다.

표고버섯 재배단지를 지나니,

드디어 가시나무 흔적이 나옵니다.

잔뜩 긴장을 합니다.

다행히 선답자에 의해선지 아니면 산림청 직원들의 작업 결과인지 마루금 방향으로 절지 작업이 되어 있습니다.

이런 걸 헤치고 지나 갈 생각을 하면 끔찍하기만 합니다.

지도 #2의 '마'지점에서 임도를 만납니다.

마루금은 여기서 직진하여 오르다 '며느리 바위' 방향으로 좌틀해야 하는데 홀대모의 원로 '신선'님에 의하면 그럴 경우 진행 속도가 1시간에 500m 정도라고 합니다.

물론 계절적인 요인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공포의 구간이라는 것입니다.

신선님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직진을 하지 않고 좌틀하여 임도를 따릅니다.

그러고는 지도 #2의 '바'에서 일반등로를 만나 우틀합니다.

처음에는 이 정도의 널널한 길로 들어서고 이 길은 적어도 며느리 바위 제일 가까운 곳까지 진행하리라는 기대감을 갖습니다.

그러나 '사'의 지점에서 그 좋은 길을 버리고 우틀하여 소로로 들어섭니다.

물론 이정표는 없습니다.

그 들머리에 표지띠 한 장을 붙이고 오릅니다.

그런데 슬슬 이 코스가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는 듯 경사가 심해집니다.

선명한 길은 나오는데 배는 고파오는군요.

로프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지도의 등고선 간격은 좁을 대로 좁아집니다.

그만큼 된비알이라는 겁니다.

바위도 잡고 올라야 하고 ....

반면 오랜만에 산다운 산을 오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쉬엄쉬엄 오르다 보니 며느리 바위 바로 밑입니다.

며느리 바위에 얽힌 전설은 보통의 망부석과는 달리 시아버지와의 악연을 옛날 버전으로 보여주는군요.

스님은 예언자, 시아버지는 나쁜 사람이라는 정도의 버전입니다.

아직 태양의 밝기가 파인더 안으로는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조금 더 올라가 보기로하죠.

훌륭한 조망터에서 다시 며느리 바위를 봅니다.

글쎄 업힌 애는 어디로 갔나요.

아마 방향에 따라서 보이는 부분이 다를 것 같습니다.

이때 먼저 올라간 일행들로부터 "정육점 장사하라."고 난리들이라고 합니다.

제가 대원들과 함께 먹을 요량으로 돼지고기 찌개용 앞다리살 한 근을 사가지고 간 것인데 아마 대원들은 이미 자리들을 다 잡은 모양입니다.

우틀하고....

아무리 바빠도 억불산 정상에서 지나온 사자산 및 호남정맥을 보는데 기대와는 달리 좀 아쉽군요.

좌측 뒷 봉우리 뾰족한 부분이 제암산이겠고 그 바로 앞이 사자산 두봉.

우측으로 고개를 돌려 미봉...

그 뒤가 호남정맥.

아쉬운 점 하나는 사자산이 여기서는 그렇게 멋지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며, 정맥을 타면서 볼 때에는 정맥의 흐름이 상당히 율동적이었는데 여기서 보니 動적인 면보다는 말 그대로 靜에 머물러 있다는 느낌을 갖습니다.

더군다나 날씨도 그렇고....

정상석을 보고 아침 준비를 하느라 시끄러운 대원들과 합류합니다.

이 억불산에서 장흥읍과 안양면 그리고 용산면이 만나게 됩니다.

다행히 날씨는 그렇게 차지 않아 밥을 먹는데 손이 시려움을 느끼지 않아도 될 정도로군요.

반주를 곁들여 만포고복(滿飽叩腹)하니 가기도 싫어지지만 날씨가 추워 일어나긴 나야 하는군요.

40분 정도의 시간으로 아침밥을 먹고 산패를 촬영한 다음,

건너 조망처로 가서 다시 며느리 바위를 봅니다.

우산리 들을 보고,

들 위에 섬같이 떠 있는 234.1봉이나 북민산(239.7m)을 봅니다.

그 뒤로 우측 매봉에서 제암산으로 이어지는 줄기가 희미하게나마 보이고.... 

조망처 뒤로 광춘산이 고개를 살짝 내밀었군요.

조망처로 자리를 올겨 그 너머를 봅니다.

용산면 함칠봉에서 우측으로 보면,

앞으로 천문과학관이 보이고 그 뒤로 함칠봉에서 올라온 우리가 진행할 광춘산이 보이는군요.

그런데 여기서부터 천문과학관까지 가는 길은 온통 이렇게 데크로 이어져 있습니다.

이제부터 안양면을 벗어나 장흥읍과 용산면의 면계를 따라 진행합니다.

그건 그렇고 산에 오는 사람이 흙과 바위를 밟으러 온 것이지...

자연보호나 토사 유식을 방지하는 것도 유분수지...

한라산에 온 것 같습니다.

계속 이어지는 데크길에서 벗어나 흙을 밟으면서 마루금을 진행하면,

소나무 보호수 한 그루가 눈에 들어오고,

그러고는 그 천문과학관에서 억불산으로 오르는 들머리입니다.

과학관 입구 우측 음수대에서 물을 한 모금 마시고,

275.5봉은 천문과학원이 점거하고 있어 부득이 우회하여 마루금을 진행하여야 하므로 음수대 우측 계단으로 내려와 도로를 따릅니다.

그러면 자푸재 정면으로 광천산 입구 이정표가 나타나고, 

지도 #3

다시 산길로 들게 됩니다.

321.9봉은 잡목 투성이이고,

지도 #3의 '아'의 곳에서 좌측으로 모산리를 봅니다.

모산저수지가 크게 보이고 그 우측으로 함칠봉이 뚜렷하고....

이정표도 아직 자리하고 있는 걸 보니 그런대로 이 루트를 이용하는 분들이 지맥꾼말고도 있는 거 같습니다.

"지맥꾼들을 위한 이정표나 가지치기 작업.

모든 지맥꾼들이 꿈꾸는 세상입니다."

어떻습니까?

멋진 copy 같지 않습니까?

잠시 뒤를 돌아봅니다.

바로 앞에 321.9봉이 그런대로 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하얀색의 천문과학관 뒤로 억불산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군요.

그 뒤로 사자산의 두봉과 미봉이 보이고 그 뒤로는 제암산까지 보이는군요.

그리고 우측 아래로 보이는 마을이 장흥읍 평화리로군요,

사진 가운데 좌측으로 탐진강이 보이며 장흥읍내까지 눈에 들어옵니다.

우측으로 매봉에서 제암산으로 이어지는 줄기.....

좌틀하여 자울재를 따릅니다.

그러면 이내 광춘산에 오를 수 있고....

거기서 2등급삼각점(장흥24)도 확인합니다.

자울재를 따르고....

찻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자울재로 떨어집니다.

뒤에 두 분 정도가 늦어지는 것 같아,

자울재 우측에 있는 파고라에서 간식을 먹으며 시간을 늦춥니다.

오늘 며느리 바위 오름 구간을 좀 쉽게 통과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 대열에서 괴바위산까지 진행하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이 솔솔 나오기 시작하는군요.

그러나 두 구간으로 지맥을 나누어 진행할 경우 앞으로 나올 공포(?)의 구간 즉 가시덤불과 잡목 등으로 인한 진행의 어려움 때문에 그간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나을 것이라는 의견에 묻히고 맙니다.

17분 정도 빵과 귤 그리고 소주 한 잔으로 목을 축입니다.

또 음주산행. 

지도 #4

진행은 자울재 좌측으로도 올라갈 수 있으나 선답자들은 대부분 우측 낙석방지용 방향으로 진행을 한 것 같습니다.

우측을 따릅니다.

편백나무 숲이 울창한 된비알을 치고 올라가게끔 되어 있군요.

235.2봉은 잡목으로 진행이 용이하지 않은 곳인데 마치 다음 구간의 예고편을 보여주는 것 같아 불길한 마음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등로는 지금은 그런대로 걸어갈 수 있는 상태이지만 만약 여름에 이 길을 간다면 잡목들로부터의 저항은 좀 각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지금도 선답자 혹은 산림청 직원이 큰 가지들은 어느 정도 작업을 하였고 부족한 부분은 앞에 가는 본듯한 대장 등 선두 그룹 몇 분이 헌신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아 뒷문을 지키고 있는 후미그룹은 나름대로 편하게 진행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용도 폐기된 새집인가요?

무명봉인 288.4봉에 올라,

4등급삼각점(장흥432)을 확인합니다.

좌측으로 국가시설같은 게 보이는데..

저수지는 어북제이겠고...

산으로님이 장흥에 교도소가 있느냐고 묻습니다.

있다고 대답하고 보니 그러면 장흥교도소가 아닌가 하는데 가만히 들여다 보니 과연 교정시설 맞는 거 같습니다.

404.5봉을 오릅니다.

정말이지 이 지맥은 이런 계절 아니면 들기가 쉬워보이지 않겠습니다.

오후 3시부터 온다는 비가 드디어 내리기 시작합니다.

오늘의 하산 지점에 있는 봉황제가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404.5봉에 올라 지나온 방향을 다시 돌아보고....

지도 #4의 '자'에서 조심스럽게 바위 구간을 지나,

지도 #4의 '차'에서는 우측 바위에 붙어 우틀하여야 합니다.

길이 좋은 아랫 쪽으로 내려갔다가는 바로 알바로 이어지는 조심하여야 할 길입니다.

표지띠 한 장을 걸어 놓고 진행합니다.

강진군 군동면으로 들어섭니다.

그러면서 마루금은 잠시 장흥군 용산면과 강진군의 군계를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저 뒤로 탐진강이 흐르는 군요.

그 너머로 보이는 수인산이 흐린 날씨로 인해 제대로 보이질 않는군요.

오늘 지맥에서는 처음으로 조고문 내외분을 뵙습니다.

얼마 전 신산경표 상의 157지맥을 다 끝내셨죠.

아마 공식 기록으로는 우리나라 5번 째 정도에 해당되는 기록일 것 같습니다.

연이어 맨발사부님을 뵙고.....

지난 12월 16일인가요.

산줄기史에 길이 남을 7,000회 산행을 마치셨고....

바람재입니다.

그런데 이 바람재 부근의 가시덤불은 정말 장난이 아니군요.

다음 구간 진행 시 험난함을 예고해 주는 것 같습니다.

좌틀합니다. 

지도 #5

보통은 우틀하여 평장리 마을 부근으로 진행을 하는 것 같은데 우리는 봉황마을에서 가까운 곳에 점심 예약을 해놓은 것 같고 아무래도 다음 구간 진행 시 접근이 더 용이할 것 같다는 판단에 따른 것 같습니다.

이제 지맥 길을 벗어나 하산 모드로 접어듭니다.

우측에서 내려오는 임도와 만나고....

지도 #5의 '차'의 곳에 이르러 길이 좋아집니다.

비가 점점 굵어져 배낭커버도 씌우고 내려갑니다.

그러고는 봉황마을회관 앞에서 오늘 산행 전부를 마감합니다.

가뭄에 기분 좋게 내리는 비도 맞으면서,

오늘은 매운탕으로 점심 및 하산주를 먹습니다.

남도의 맛깔난 반찬에 비해 매운탕은 기대에 좀 못 미쳤지만 산꾼이 뭐 그런 거 가립니까.

설날이 끼어 있어 2구간은 한 달 뒤에나 진행이 가능하겠군요.

그때까지 뭐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