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지맥을 마무리하러 갑니다.
설 연휴다 뭐다하여 긴 겨울방학이 있어 구간은 3구간으로 예정을 했지만 실제 소요기간은 3개월이나 걸리는 상당히 오래 걸린 지맥 산행이 되어 버렸습니다.
사실 도상 거리라고 해야 46.6km에 불과하지만 접속구간과 우회하는 구간 그리고 차량 탑승장소까지의 이동 구간이 많아 3구간으로 나누긴 하였지만 산행의 난이도로 볼 때 그나마 무박산행이어서 이 정도로 끝낼 수 있었지 개인이나 당일치기 산행이었다면 엄두도 내지 못 할 구간 나누기였습니다.
또한 그것도 겨울을 끼고 진행하였으니 망정이지 여름이었다면 도저히 진행할 수 없는 구간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어 겨울 이외의 계절에는 '운행 불가' 판정을 내려도 좋을만큼 최악의 지맥이 바로 이 사자지맥입니다.
하지만 생각하지도 못했던 부용산, 천관산 그리고 천태산을 보는 환상적인 조망은 이 사자지맥을 하지 않고는 맛볼 수 없었던 또 다른 매력이기에 이 기쁨과 황홀함은 사자지맥 전 구간의 고통을 상쇄시키고도 남음이 있다 할 것입니다.
그 결과로 차제에 무지몽매한 장흥군청 공무원들 아니 특히 군수님께 멋진 산행 혹은 둘레길 코스에 관한 조언을 드려야 하는 책무도 떠안게 되었군요.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6. 03. 06. 일요일
2. 동행한 이 : 백두사랑
3. 산행 구간 : 사자지맥 3구간 졸업(가잿재~부곡산~공성산~오성산~땅끝~옹암마을)
4. 산행거리 : 15.97km (올해 누적 산행거리 : 156.87km)
구 간 | 거 리 | 출발시간 | 소요시간 | 비 고 |
가 잿 재 |
| 03:24 |
|
|
부 곡 산 | 2.14km | 04:34 | 70 |
|
공 성 산 | 2.48 | 06:10 | 96 |
|
오 성 산 | 4.68 | 09:00 | 170 | 30분 조식 |
땅 끝 | 5.02 | 11:19 | 139 |
|
옹암마을 | 1.65 | 12:06 | 47 | 15분 휴식 |
계 | 15.97km | 08:42 | 06:57 | 실 소요시간 |
산 행 기 록
지도 #1
제 시간에 서울을 출발한 버스 안에서 푹 잠을 자 둡니다.
조금 여유를 갖고 운행을 해서인지 평소보다 조금 늦은 시간에 오늘 3구간의 들머리인 가잿재에 도착합니다.
가잿재는 강진군 대구면과 장흥군 대덕읍 사이에 있는 고개로 '해동지도'에는 계치(界峙)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도로를 따라 들어가면 만나는 신리는 이따 우리가 지맥을 진행하면서 만나는 마을이 되겠고....
자, 그럼 오늘 산행을 시작합니다.
오늘 산행 들머리는 장흥군 대덕읍 분토리의 819번 도로 상입니다.
강진 방향에서 좌측 도로 난간을 올라서면,
바로 무덤이 나오고, 이 무덤 뒤로 치고 올라갑니다.
뒤에서는 아직 버스에서 내리지 않은 사람도 있다고 하면서 천천히 가자고 난리입니다.
지맥길?
당연히 길은 없습니다.
이나마 길같은 등로가 보이는 것은 앞에 가는 본듯한 대장님 등 선두 몇 분이 정글도를 휘두르면서 잡목을 제거해 주면서 가기 때문입니다.
그 덕에 뒤에 가는 대원들은 룰루랄라하면서 길만 잘 찾아가면 되는군요.
지도 #1의 '가'의 곳으로 오늘 첫봉우리입니다.
해발 249m 정도에 불과한 낮은 봉우리이지만 그래도 봉우리라고 바람이 불어오는군요.
따뜻한 훈기가 느껴지는 바람입니다.
지난 주 걸었던 도솔지맥의 바람과는 질적으로 다르군요.
봄입니다.
안부를 지나,
지도 #1의 '나'의 봉우리에 올라 살짝 좌틀을 합니다.
그러면 바로 우측으로 녹색 철조망이 나오며 지맥길은 그 철조망과 함께 합니다.
아까보다 더 습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어제 예보와는 달리 다행히 비는 오고 있지 않지만 아직 수증기가 이 부근에 머무르고 있는 것 같군요.
지도 #1의 '다'의 곳에서 철조망을 버리고 우측으로 꺾습니다.
그러면서 고도를 올리기 시작합니다.
조금은 뾰족한 느낌이 있는 바위봉을 넘으면서 우틀을 하니,
이정표가 나오는군요.
그런데 여기까지 오면서 길다운 길을 만나지 못했는데 어떻게 진입도로나 체육공원 그리고 팔각정까지 길 안내가 가능한지 모르겠군요.
이럴 때 부르는 말.
바로 불가사의(不可思議)입니다.
2등급삼각점(신지21)을 확인하고,
정성껏 만들어 온 정상 산패를 부착합니다.
산패를 읽는 방법.
맨 윗 줄은 이 산줄기의 소속을 나타내는 것으로 주로 '신산경표'에서 소개하고 있는 줄기 이름을 채용하였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줄의 삼각형은 이 산에는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라는 뜻이며, 북고산은 당연히 이 봉우리의 산 이름 그리고 425.0m는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발행한 지도에 근거하였으며 마지막 줄은 이 산패의 제작 및 설치 주체를 표기한 것으로 지맥 산행만 전문으로 하는 제작자와 설치자가 '백두사랑산악회'임을 나타내 주는 것입니다.
대원들은 조용히 기념촬영만 마치고 서둘러 자리를 뜹니다.
혹시나 잠들어 있는 이곳 주인들이 깰까봐 상당히 주의를 하는 모습들입니다.
409.8봉을 지납니다.
오늘 백두사랑산악회의 시산제를 위하여 특별히 고산마루 '다올'형이 참석을 해주셨습니다.
이제는 산줄기 산행을 자제하고 심마니로 직업을 바꾼 듯 약초 산행에 열심이신 분....
강력한 LED랜턴으로도 일정한 거리만 보일 정도로 짙은 운무 속을 걷습니다.
그나마 그렇게 고도 편차가 심하지 않으니 그게 다행이라 여겨질 정도입니다.
392.8봉을 지납니다.
지도 #2
그러고는 안부로 떨어졌다가 잡목을 헤치면서 지도 #2의 '라'의 곳에 이르러 직진하는 좋은 길을 버리고 좌틀하여 다시 조금 더 치고 올라갑니다.
그러고는 공성산을 만납니다.
전라남도 장흥군의 대덕읍 분토리에 있는 산이다(고도:367.2m). 형태가 성인 같고 준수하여 신성하게 여겨 영험스런 산으로 여겨 왔다. 주민들은 산 밑에 모성래(慕聖來)라는 서당을 세워 제사를 지내고 마음을 닦으면 공자와 같은 성인이 날 것이라 기대하여 공성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음...
그렇군요.
309.1봉 가는 길은 지독한 잡목 구간으로 여기서 몇 분이 나뭇가지에 눈이 찔리는 부상을 입습니다.
저도 지난 번 사자지맥 2구간에서 비슷한 사고를 당하여 안과 치료를 받았을 정도로 잡목 구간에는 이미 노이로제가 걸려 있습니다.
309.1봉의 바위봉에서 우틀을 하면서 고도를 한껏 낮춥니다.
억새가 분지를 이룬 곳이 나옵니다.
뭐 더 볼 것 있겠습니까.
오늘은 잡목 구간이 너무 많아 선두가 치고 나가지를 못해 선두와 후미가 거의 차이가 나질 않는군요.
덕분에 모처럼 대원들이 다 한 자리에 모여 아침을 먹습니다.
이 순간에 꼭 나오는 소주가 한회장님의 결석으로 인하여 산동네님의 복분자주로 갈음이 됩니다.
상흥천 건너 180.7봉이 보이고,
우측으로 조금 점 내려온 309.1봉입니다.
30분 정도 아침을 먹고 자리를 텁니다.
지난 주만 해도 아침을 먹을 때 한기를 느끼고 점퍼를 입었어야 했는데 오늘은 그럴 필요가 전혀 없군요.
신리 77번 도로 건너편으로 우측 오성산이 구름에 싸여 있군요.
그 아래로 억새밭과 임도가 구불거리며 올라가고 있고....
아!
좌측으로 신리방조제가 보이고 그 뒤로 남해 바다가 보입니다.
우측에 보이는 봉우리가 172.2봉이 되겠고....
복잡한 잡목을 간신히 뚫어가며 신리의 서신마을로 떨어집니다.
죄송스럽게도 이 길로 떨어지기 위해서는 가정집 한 가운데를 통과하여야 하는군요.
다행스럽게 아직 주무시는지 인기척에도 조용합니다.
가장 다행스러운 건 이 에 개가 없다는 거겠죠.
그 놈 덕분에 조용히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이 서신마을 에는 식당도 있고 슈퍼도 있으며 이 시간에 장흥으로 나가는 버스도 있습니다.
삼거리에서 우틀하여,
우측에 대통령각하의 하사금으로 지어준 창고 뒤의,
신리교회 사택 앞으로 지나 36.1봉으로 향해 올라가는데 불독같이 생긴 목사님인 듯한 분이 남의 사유지를 임의로 지난다고 하면서 노발대발 하시는군요.
이럴 때는 찬송가를 부르는 것보다 무조건 "죄송하다. 앞으로는 절대 안 올거다."라며 흥분을 가라앉히게 하고는 서둘러 올라갑니다.
서편제의 한 장면을 봅니다.
지도 #3
지나온 309.1봉을 보고.....
78.2봉을 넘어 우틀하니 지독한 가시나무 밭을 지나게 됩니다.
그 가시나무 밭은 덩굴지대를 통과하여 이번에는 키를 넘는 억새밭.
이 길을 지금이 아닌 봄, 여름, 가을에 통과하려고 한다면?
절대 지날 수 없는 구간입니다.
즉 지도 #2의 78.2봉부터 '바' 구간 까지는 절대로 우회하여야 할 구간입니다.
묘지를 지나 우측으로 달라부터 고도를 높입니다.
오성산 갈림봉이 201m에 불과하니 사실 이 정도는 그냥 놀면서 올라가야 하겠지만 해발 1900m에서 2000m로 100m를 올리나 해발 90m에서 201m로 110m를 올리거나 거의 같은 고도 높이기 이건만 현장에서 몸이 느끼는 반응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땀을 흘리며 올라가니 오성산 갈림봉입니다.
덩달선배님이 맞아주시는군요.
여기서 우틀하여 오성산을 다녀오기로 합니다.
드디어 바닷가 조망이 터지는데....
양쪽 낮은 봉우리 사이로 건물들이 보이고 양식장 구조물들이 보입니다.
수증기 혹은 물알갱이들 때문에 조망은 영 꽝입니다.
오성산의 성자가 성인 聖자이군요.
그렇다면 오늘 지맥 끝머리에 있는 오성산의 의미는?
산들바람님이 물으시는군요.
뭐 뻔한 대답을 해줘야지요.
여기서 예수, 석가모니, 마호메드, 공자 그리고 산신령님 등 5 분의 성인 못지 않은 인물의 탄생을 기대하며 지은 이름이다.
생강나무 몽우리에 물이 올랐습니다.
청광선배님께서 생강나무가 제일 먼저 꽃을 핀다고 귀띔해 주시는군요.
아까보다는 조금 더 개인 느낌.
또 잡목 속을 헤메면서 마루금에서 우측으로 조금 이탈하여,
농암리 내저마을로 내려섭니다.
영모문을 봅니다.
철종때 효부 창원을 추모하는 비가 서 있는데.....
저 시대에는 그걸 미덕이라고 개가를 안 하며 살았으니....
마루금에서 조금 벗어났으니 고갯마루로 다시 올라갑니다.
포장도로 우측에 양식용으로 쓰이는 대나무들이 즐비하게 서 있는데...
이에 해태발이 되는 건가요?
172.2봉을 오르면서 잠시 조망이 트여 바닷가를 봅니다.
우측 82.1봉.
그 뒤로 넙도, 원도, 입도....
172.2봉을 지나,
지도 #4
그나마 좀 여유로운 길을 지나 172.5봉애 도착하여 좌측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이곳에서는 이곳을 깃대봉이라 부르나 봅니다.
여기서부터는 그런대로 좀 부드러워 지는데 이 172.5봉을 깃대봉이라는 부르고 있다는 것을,
172.2봉에서 약 400m 진행하면 나오는 이 이정표를 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직진합니다.
157.3봉을 지나 다시 이정표를 만납니다.
계속 직진합니다.
좌측으로 옹암으로 내려가는 길을 버리고 직진하면서....
간간이 우측으로 바다도 봅니다.
훌륭한 조망처를 만납니다.
초완도 우측에 배가 정박해 있는 모습이 보이고....
초완도 우측으로 아까 보았던 입도, 원도....
그리고 넙도.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84.6봉에서 내려서니,
멧선생의 피해를 입은 묘지가 나오고....
그런데 멧선생들이 나프탈린을 싫어하나요?
주변이 온통 나프탈린 투성이입니다.
여기서 우틀하니,
옞너에 초병들의 숙소로 쓰였던 내무반 건물이 보이고 참호를 지나니,
사자지맥의 끝에서 대원들이 졸업의 기쁨을 누리고 있습니다.
옛 초소의 흔적.
지나는 배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나누고....
15분 정도 쉬다가 단체로 기념 촬영을 하고는 버스가 기다리는 곳으로 이동을 합니다.
철탑을 지나,
옹암방조제를 지나고,
양식장 시설물도 봅니다.
바가 던너 회잔면 방향을 조망하고,
옹암리 포구....
버스 정류장에는 수도시설도 되어 있어 대원들은 그간 흘린 땀을 씻고 버스를 타고 다시 가잿재 옆에 있는 조망터에서 시산제를 성대하게 진행합니다.
올해 산행도 신령님께서 무사하게 보살펴 주시리라 믿으면서 그 힘들다는 사자지맥을 무사히 졸업했다는데 대원들과 함께 자축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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