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두 달을 산에 들지 못 했더니 나오느니 아랫배입니다.
일단 새마포의 다음 일정에 합류하기로 하였으니 이제 몸을 만들어야 할 차례입니다.
짧더라도 당일치기로 움직인 해밀에 가서 정맥 한 구간(19.19km) 뛰고 옵니다.
몸이 좀 풀리는군요.
D-day는 탁상 캘린더에 크게 동그라미를 친 날짜인 4. 20.입니다.
그 20일 칸의 여백에는 ‘해남기맥’이라고 씌어 있습니다.
신산경표에서는 땅끝기맥이라고 불리는 산줄기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산줄기 중 바다로 향하는 산줄기의 대부분은 소위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과는 별반 관련이 없습니다.
산경(山經)을 위주로 그었기 때문입니다.
산자분수령의 제1법칙은 ‘산은 스스로 분수령이 된다. 산은 물을 건너지 못하고, 물은 산을 건너지 않는다.’라고 봅니다.
그리고 산자분수령의 제2법칙은 ‘산줄기는 두 물이 만나는 두물머리 즉 합수점에서 그 맥을 다한다. 그 두물머리는 일반 두물머리가 아닌 나를 낳아준 물줄기와 그 물줄기보다 한 단계 위의 물줄기가 만나는 곳.’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사실 이 산자분수령이라는 말은 누가 만들어 냈을까요?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만든 이는 이 땅에 살았던 민초들이고 이것이 글로 나온 곳은 대동여지도 발문(跋文)입니다.
東史曰 朝鮮音潮仙 因仙水爲名 又云鮮明也 地在東表日先明 故曰朝鮮
- 동사(東史)는 고조선과 삼국시대 그리고 고려 시대 등을 담은 역사서로 조선시대 이종휘가 1803년 편찬한 수산집 중 11권입니다. .
‘동사’에 이르기를 조선(潮仙)이라 소리 나는 ‘朝鮮’은 선수(仙水)로 말미암아 이름을 삼음이요 또한 이르기를 선명(鮮明)한 것이라, 땅이 동쪽에 있어 해가 뜰 때 먼저 밝아오므로 조선이라 한다 하였다.
山經云 崑崙一枝 行大漠之南東 爲醫巫閭山 自此大斷 爲遼東之野
‘산해경’에 이르기를 곤륜의 한 갈래가 대막(넓은 사막)의 남동으로 가 의무려산이 되고 이로부터 크게 끊어져 요동 벌판이 되었다.
漉野起爲白頭山 爲朝鮮山脈之祖 山有三層 高二百里 橫亘千里 其巓有潭 名謂達門 周八百里 南流爲鴨綠 東分爲豆滿
마른 벌이 일어나 백두산이 되니 조선산맥의 시조다. 산은 셋으로 층졌는데 높이는 200리, 가로는 1000리에 걸쳐 있으며, 그 산꼭대기에는 못이 있어 이름은 달문이라 하고 둘레는 800리이며, 남으로 흘러 압록이 되고 동으로 나뉘어 두만이 된다.
山自分水嶺 南北逶迤 爲燕脂峰小白山雪寒等嶺 鐵嶺一枝 東南走起 爲道峰三角 而漢水經其中
산은 분수령으로부터 남북으로 구불구불 이어져 연지봉 소백산 설한 등의 재가 되고, 철령의 한 갈래가 동과 남으로 달려 일어나 도봉과 삼각이 되니 한수가 그 가운데를 지난다.
우리는 이 산자분수령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요? 우리는 보통 산자분수령의 ‘自’를 ‘스스로 자’로 읽어 ‘산은 곧 분수령이다.’라는 뜻으로 읽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올바른 한자 독해법일까요? 여기서 ‘自’는 “스스로”가 아닌 “~으로 부터”라고 해석을 하여 위와 같이 “산은 분수령으로부터 온다.”로 읽은 게 올바른 독해법이다. 즉 부사가 아닌 조사로 읽어야 한다는 얘기죠.
이렇게 된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산자분수령 즉 “산은 물을 넘지 못하고 물은 산을 건너지 못한다.”는 대원칙이 무너지게 됩니다.
사실 이 ‘산자분수령’의 해석은 우리 선조가 이해한 방식이 아니고 현대인의 입장에서 해석한 것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것을 해석할 때 ‘관용구(慣用句)’ 개념을 도입한 것이라 봅니다.
관용구가 무엇입니까?
사전적 의미로는 “관용적으로 둘 이상의 단어가 결합하여 특정한 뜻을 나타내는 언어 형태. 흔히 비문법적이거나 문법적이더라도 구성 요소의 결합만으로 전체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 등이 이에 해당한다.”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 우리 조상들은 산자분수령을 두 가지로 읽었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즉 우리가 山自分水嶺을 얘기할 때 ‘분수령(分水嶺)’이라는 것을 고유명사로 인식하지 않고 보통명사로 이해했다고 보면 그뿐입니다.
사설이 길었습니다.
얘기하다 만 산줄기로 다시 돌아갑니다.
“우리나라의 산줄기 중 바다로 향하는 산줄기의 대부분은 소위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과는 별반 관련이 없다.”고 얘기한 부분이죠?
이 이유는 간단합니다.
산경표는 1대간 1정간 그리고 13정맥까지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다음인 기맥(岐脈)이니 지맥(枝脈)이니 단맥(短脈)이니 하는 것들은 오로지 현대인들이 만들어 낸 것에 불과합니다.
물론 성호사설이나 택리지 등을 보면 '지맥'이라는 말이 숱하게 나오긴 합니다.
하지만 이는 큰 줄기에서 가지를 친 가지 줄기를 이야기 하는 지맥(支脈)이지 산이나 하천과 맞물려 고유명사로 우리들이 현재 부르고 있는 지맥(枝脈)과는 사뭇 다릅니다.
어쨌든 바다로 가는 산줄기는 산자분수령과는 관계없이 무조건 긴 방향으로만 그었습니다.
오늘 가는 이 땅끝기맥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이름을 만든 ‘태백산맥은 없다.’의 조석필 선생도 처음에는 영산남기맥으로 인식을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그 줄기를 길게 이어가다보니 벌뫼산465.1m에서 우틀하여 지금의 흑석지맥으로 진행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것입니다.
즉 상당한 지리적 의미를 가진 우리나라의 ‘땅끝마을’ 즉 토말(土末)이 주는 유혹을 뿌리치기는 사실 어려웠을 것이라는 추측입니다.
그래서 그 맥의 끝을 땅끝마을까지 연장하고는 그 이름도 ‘땅끝기맥’이라 명명했던 것이죠.
그 후 박성태 선생은 이를 신산경표에 그대로 응용 내지는 대입하셨고...
그러다 보니 신산경표가 제시한 우리나라 기맥이나 지맥 중 바다로 가는 것은 산자분수령의 합수점과는 거리가 멉니다.
몇 가지 예외 중 하나가 영산기맥 정도라고나 할까요?
하여간 제 생각으로는 이미 강 이름이나 혹은 산 이름을 따서 산줄기에 붙이는 것을 포기하였다면 바로 옆에 있는 동생들 가령 여수지맥이나 고흥지맥 등과 같이 지명 이름 즉 ‘해남기(지)맥’으로 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너무 자의적(恣意的)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죽전간이정류장에서 반가운 얼굴들을 만납니다.
여러분들께서 저희 어머님 건강까지 챙겨주시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행선지가 호남정맥 곰치재 부근이니 전라남도 화순에서도 거의 끝인 곳입니다.
서울에서 광주 지나 화순 그것도 장흥과의 접경지역까지 간다는 건 사실 예전에는 상상하기가 좀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만큼 도로사정이 좋아졌다는 얘기입니다.
이 기맥이 호남정맥에서 갈라지는 만큼 그 갈림봉에 접근하는 방법은 네 가지 정도가 됩니다.
곰치휴게소에서 직접 올라가는 길은 너무 멉니다.
화순 청풍면 진전마을 방향도 생각할 수 있으나 바람재에서 갈림봉까지의 중복이 싫고 또 버스가 어디까지 들어갈 수도 있느냐가 문제입니다.
결론은 전통적으로 정맥꾼들이나 기맥꾼들이 이용했던 루트가 제일 확실할 겁니다.
그 방향으로 잡습니다.
장흥군 장평면 병동리입니다.
병동(屛洞)이라는 마을 이름이 보여주듯 호남정맥의 큰 줄기가 마을 뒤로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마을입니다.
죽전을 출발한 지 채 4시간도 채 되지 않아 들머리에 도착합니다.
산행개요
1. 산행일시 : 2017. 4. 20. 목요일
2. 동행한 이 : 새마포산악회
3. 산행 구간 : 해남(땅끝)기맥 1구간 (갈림봉 ~각수바위봉 ~ 바람재 ~ 소반바위산 ~ 큰재 ~ 굴래봉 ~ 덕룡재 ~ 820번 도로
4. 산행 거리 : 17.01km
구 간 |
거 리 |
출발 시간 |
도착 시간 |
비 고 |
병동마을 |
|
10:50 |
|
|
갈 림 봉 |
2.54 |
11:28 |
38 |
|
각수바위봉 |
3.21 |
12;20 |
52 |
|
바 람 재Ⅱ |
1.28 |
12:50 |
30 |
|
소반바위산 |
1.90 |
13:25 |
35 |
|
큰 재 |
2.35 |
14:05 |
40 |
|
굴 래 봉 |
2.09 |
14:56 |
51 |
20분 휴식 |
덕 룡 재 |
1.51 |
15:25 |
29 |
|
820번 도로 |
2.13 |
16:10 |
45 |
|
계 |
17.01km |
05:20 |
05:00 |
실 소요시간 |
산행기록
지도 #1
10:50
마을을 지키고 있는 노거수 옆에서 출정식 기념 사진촬영을 하고 우틀하여 들머리로 향합니다.
운곡마을까지 들어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좀 있지만 그래도 어딥니까.
좁은 시골 마을길을 이 큰 버스로 들어오느라 우부장님이 고생하셨습니다.
마침 운곡마을까지 들어왔던 장흥 마을 버스가 병동마을을 거쳐 또 다른 행선지로 향하고 있습니다.
11:04
운곡마을 좌측 민가 뒤로 등로가 나 있습니다.
주민과 인사 한 번 나누고....
호남정맥을 하다가 물이 떨어지면 능선에서 조금만 품을 팔면 맑은 계류를 만나겠군요.
지도 #1의 '가'입니다.
11:22
드디어 호남정맥에 접속합니다.
5년 만인가요?
그때도 제일 더웠을 때 이 구간을 지났습니다.
여기서 화순군 청풍면을 만납니다.
그러니 여기부터는 잠시 화순군과 장흥군의 군계를 따라 걷게됩니다.
11:29
그러고는 오늘 구간의 시작 지점인 갈림봉입니다.
지도에는 바로 옆봉이 438.5m라고 표기되어 있으니 이 봉우리 또한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참고로 제 오룩스 맵에는 439.26m로 찍히는군요.
이 정맥 이정표에는 우리가 가는 방향을 화학산, 바람재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상석.
이 봉우리 이름을 노적봉이라 붙여놨군요.
그러니 진혁진 개념도에도 노적봉이라 표기해 놓았고 이마저도 모자라 괄호 안에 바람봉이라 써놨습니다.
이러면 안 되죠.
이렇게 멋대로 부르다가 후세에는 엉뚱한 이름과 뜻을 가진 봉우리가 될 수도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이름을 짓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절차를 밟으면 될 것입니다.
전언에 의하면 이 노적봉이라는 이름은 목포의 한 산악회에서 땅끝을 시작하면서 자신들의 동네에 있는 그 유명한 노적봉'을 이곳으로 가져왔다는 것입니다.
그 산악회의 이름은 당연히 노적봉 산악회였을 것입니다.
이참에 새마포 산악회도 적당한 곳에 '새마포봉;이라고 하나 지으시죠.
지명의 제정, 변경, 폐지에 관한 사항은 「지방자치법」이나 그 밖의 다른 법령에서 정한 지명 이외에는 「공간정보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 제91조(지명의 결정)를 따르고 있다. 그 기본적인 절차를 보면,
1. 해당 시·군·구 지방지명위원회에서 심의. 의결하여 관할 시·도 지방지명위원회에 보고하면,
2. 시·도 지방지명위원회에서 이를 심의. 의결하여 국가지명위원회에 보고하고,
3. 국가지명위원회에서 이를 최종적으로 심의. 의결하여 결정하면,
4. 국토교통부 장관이 고시하도록 되어있다.
자,
그럼 기맥 안으로 들어가기로 합니다.
이곳이 장흥군 유치면, 장평면 그리고 화순군 청풍면이 만나는 삼면봉이니 이제부터는 장평면을 버리고 유치면과 청풍면의 군계를 따라 걷게 됩니다
첫 걸음은 무조건 된비알을 조심스럽게 내려가야 합니다.
다행히 바닥은 그다지 미끄럽지는 않군요.
우측으로 이만제를 보고....
11:33
그러고는 바람재입니다.
바람이 세게 부는곳이라 바람재?
우측의 신풍마을의 풍은 豊인데....
이따 한 번 더 유치재라는 이명을 가지고 있는 바람재라는 고개를 만나게 되는데 혹시나 각수바위가 예전에 치성을 드리던 민속신앙과 관련하여 지어진 이름은 아닌가 조심스럽게 진단해 봅니다.
그럴 경우 간절한 바람을 가지고 지났을 이 고개가 바람재(望岾)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지도 #2
11:46
464.3봉은 우측으로 사면치기하여 진행합니다.
11:52
그러고는 노거수가 있는 지도 #2의 '나'의 곳에서 다시 오리지널 기맥 능선에 합류합니다.
기가막힌 등로가 펼쳐집니다.
기맥이 이렇게 등로사정이 양호하다니!
한편 원래 기맥 능선은 직진하다 우측의 선명한 길을 따라 올라가 지도 #2의 '다'의 곳을 찍고 좌틀하여 내려와야 하는데 그냥 편의상 사면치기로 진행하게 되는군요.
(지도 #2의 푸른 선)
11:57
그래야 이 길을 만나 다시 기맥길에 합류하게 되는 것인데.....
그 길은 바로 청풍면과 도암면의 면계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지금부터는 도암면을 만나 화순군 도암면과 장흥군 유치면의 군계를 따라 걷게 됩니다.
이 삼거리에서 오늘 기맥상의 첫 이정표를 봅니다.
깨끗하게 정비된 이 이정표가 오늘 산행의 난이도를 대변해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측으로 진행되는 화학산 ~ 예성산 혹은 화성산 ~ 고당산 ~ 비봉산 루트는 화순의 청풍면과 도암면, 춘양면과 일부 면계를 이루는 능선입니다.
화순군, 전라남도 그리고 산림청에서는 이 능선을 이어 땅끝까지 '남도 오백리'라는 코스를 만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일부 구간은 이 사업의 혜택을 좀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기대가 됩니다.
조릿대 군락지.
'남도오백리' 코스의 혜택이 이런 것입니다.
잘 다듬어진 곳입니다.
마치 백두대간 육십령 부근의 민령을 보는 것 같습니다.
예성산과 화학산 이름이 등장하고.....
지도 #3
12:10
지도 #3의 '라'의 곳입니다.
그런데 웬일로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는 이곳 바로 왼쪽에 각수바위가 있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이정표는 우측을 가리키고....
기맥길도 그렇고 이정표도 우측을 가리키니 그쪽을 따릅니다.
사실 이 길도 이 우측에 있는 봉우리를 넘어야 합니다.
이 나무를 보기 위함이었을까요?
우측 봉우리를 넘었으면 이 이정표를 보고 좌틀하여,
산죽밭을 나와 다시 기맥길에 접속되었어야 합니다.
그걸 알면서 그냥 편안한 길로 걸었던 것이죠.
아무러면 어떻습니까?
12:20
진행방향은 유치재 쪽이지만 잠깐 안 들를 수 없겠죠?
우틀합니다.
각수가 각시의 이 지방 사투리라고요?
어쨌든 뭐를 어느 쪽으로 봐야 각수인지 각시인지 분간을 할 수 없었습니다.
바로 옆 봉이 이 456.1봉의 주봉일 것이고....
이 일대가 다 암봉이라 접ㄱ슨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음...
누구신지는 모르겠으나 환희에 찬 모습으로 포즈를 잡으십니다.
바로 앞 우측이 399.9봉.
그리고 바람재(유치재) 지나 그 뒷라인 좌측으로 노적봉395.5m이 보이고 중앙에 안테나가 있는 무명봉 그리고 우측 458.5봉으로 뻗는 라인이 선명합니다.
좌측으로 고개를 돌리니 멀리 중앙 좌측으로 영암의 월출산이 명백합니다.
내려와 삼거리에서 우틀하니 담양전씨 묘를 지나니,
바로 된비알이 나옵니다.
아까 그 각수바위봉 부근이 암봉인지라 그 봉우리를 우회하는 것입니다.
우측 잡목 속으로 우치저수지가 보이는군요.
잡목에 가려 지나온 각수바위봉이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좌측 봉이 아무래도 더 보기가 좋군요.
갈 수는 없었지만....
12;45
399.9봉을 지나,
12:50
또 다른 바람재 혹은 유치재에 도착합니다.
남도 오백리'에 관한 안내문이 있군요.
'종합안내사인?"
사인이 무엇입니까?
sign을 얘기하는 건가요?
광고판?
영어로 information이라고 부기해 놓은 걸로 봐서는 그런 뜻 같습니다.
이런 데 sign이라는 단어는 좀 어색한데...
그리고 '국토의 대종맥?'
아마 한자로는 大縱脈이라고 쓸 것 같습니다.
대동맥은 보통 경부고속도로를 다른 말로 표현할 때 쓰는 걸 보긴 했는데...
내용의 요지는 '백두대간 트레일에 국토 최남단 땅끝 연결을 통해 국토의 대종맥인 백두대간의 지맥을 잇는 상징성을 부여하였다.'는 겁니다.
백두대간이 나라를 세로로 그러니까 동서를 가르는 줄기여서 한자의 세로 종(縱)을 동원했고 지맥의 脈을 동원하여 사전에도 나와 있지 않은 종맥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든 것 같은데 공공기관에서 이러면 되겠습니까?
그냥 모르면 모르는 대로 평이하게 쓰셨어야죠.
저 같으면요?
예.
저라면 이렇게 쓰겠습니다.
'나라를 동서로 가르는 큰줄기 백두대간이 호남정맥을 가지쳤고, 그 호남정맥은 우리 고장 전라도를 동서로 양분하며 섬진강이 남해를 만나는 곳으로 힘차게 그 맥을 뻗어간다. 그 도중에 화순 곰치재 지나 우측으로 가지를 하나 더 내어놓는데 그 줄기는 나라의 끝 해남 땅끝마을까지 이어진다.
남도 오백리 숲길은 이들 줄기들을 활용하였다. 즉 백두대간이 마무리되는 지리산 구례에서 해남 땅끝 마을까지 오백리를 산길과 농로 그리고 도로로 이었다.
이로써 구례 ~ 곡성 ~ 화순 ~ 영암 ~ 강진 ~ 해남의 자연경관과 농어촌을 체험하며 역사의 현장도 살펴볼 수 있는 길이 이어졌으니 이곳을 찾는 이들로 하여금 남도의 정신문화와 지리를 익히면서 아무쪼록 풍요한 남도의 인심을 맛보게끔 하였다.'
여기에 땅끝기맥이나 해남기맥이라는 단어를 쓰지 못하는 것은 공식적인 용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백두대간은 '백두대간보존법'에 의하여 공식적으로 사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으나 정맥 이하는 그게 아니기 때문이죠.
어쨌든 화순군, 전라남도 그리고 산림청에 응원 그리고 감사의 박수를 보냅니다.
이 고개(바람재, 유치재)는 차량도 지날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게 닦여져 있습니다.
마침 오늘도 차량 두 대가 서 있군요.
나물 채취꾼 차량으로 그 분들은 이따 만나게 됩니다.
침목 계단을 따라 올라갑니다.
13:01
안테나가 보이는군요.
아까 각수바위에서 보았던 그 안테나봉입니다.
13:04
안테나봉에 올라 북쪽 봉하리 방향을 봅니다.
광덕산이 보이고....
별 특징 없는 곳을 지나,
13:18
지도 #3의 '사'의 곳에서 좌틀하여 고도를 좀 높입니다.
이곳의 군계는 사실 좀 우측의 능선을 따르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그 루트는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하는 수없이 그냥 사면치기로 진행합니다.
13:25
그러면 산같지도 않은 봉우리가 그래도 자기 이름을 가지고 있는 소반바위산492.6m에 도착합니다.
직진하는 길은 진입금지 표시를 해 놓았고...
우틀합니다.
지도 #5
13:33
밋밋한 489.4봉을 지나니,
13:38
이제는 고개의 흔적도 없는 문암재입니다.
좌측으로 둥둥산425.5m도 보고....
13:47
새롭게 임도를 만들고 있는 현장입니다.
13:47
지도 #5의 '아'의 곳에서 둥둥산 갈림 삼거리를지납니다.
13:59
여기도 봉우리 같지도 않기는 매 한 가지.
445.1봉입니다.
그나저나 가지고 온 막걸리가 뜨끈뜨끈해 질 것 같군요.
떡과 함께 먹고 갑니다.
그러느라 20분 정도 쉬어갑니다
14:01
지도 #5의 '자'의 곳에서 장흥군 금정면을 만납니다.
이제부터는 화순군 도암면과 장흥군 금정면의 군계따라 걷게 되겠군요.
14:05
큰재를 지나면서 우측으로 잡목에 가린 먹방저수지를 봅니다.
조금 더 진행한 더 잘 보이는군요.
'먹방'이라....
먹거리 방송은 아니겠고 ....
14:18
지도 #5의'차'의 곳을 지나면서 살짝 우틀합니다.
정면으로 396.8봉 부근의 임도가 보입니다.
지도 #6
14:45
396.5봉을 내려와 지도 #6의 '카'의 곳에서 임도 4거리를 만납니다.
우리는 직진해야죠.
부근에 잡목과 조릿대를 정리해 놓은 모습에 다시 한 번 관계자들께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14:56
굴레봉409.0m을 오릅니다.
명색이 그래도 해남(땅끝)기맥인데 명성에 부끄럽게(?) 등로 사정이 너무 좋으니 기맥을 갔다왔다고 하기에는 좀 남부끄럽기 까지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민망하다는 얘기죠.
15:01
그러고는 지도 #6의 '터'의 곳입니다.
다시 고마음을 표하고...
이제부터는 '남도 오백리'의 혜택 구간을 뒤로 하고,
15:08
기맥 본연의 모습에 안깁니다.
길도 희미해지고 가는 잡목이 얼굴을 때리기 시작합니다.
15:14
393.9봉을 지나고,
15:22
오늘 처움으로 송전 철탑도 만납니다.
15:25
덕룡재에서 나주시 다도면을 만납니다.
이제부터는 나주시와 영암군의 군계를 따라 진행합니다.
여기서 훼손된 선생님의 산패를 봅니다.
자연히 쪼개진 것은 분명 아닐 테고...
참 이상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고마운 마음으로 보고 가면 될 것을 굳이 이렇게 만들 필요까지 있을까요?
지도 #7
15:32
382.4봉을 내려가면서 띠동갑 누님과 같이 진행하게 됩니다.
70이 넘은 할매가 이래도 되는 겁니까?
이 새마포는 조금 미스테리한 점이 있는 산악회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걷는 모습들이 나이를 무색케 한다는 겁니다.
제가산에서는 할 일이 많아 그리 빠르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저와 같이 걸으시다니...
지금 속도를 보니 시속 3.52km인데....
15:44
지도 #7의 '파'에서 우틀합니다.
그러면 포장 임도 삼거리가 나오는데 진행은 직진하여 숲길로 들어갑니다.
좌측으로 철조망이 나오고...
15:53
지도 #7의 '하'의 곳에서 좌틀하면서 봉황면을 만나게 됩니다.
이곳에서 지도를 보지 않으면 직진하기 십상인 곳입니다.
지도에 미리 당구장 표시(※) 정도는 해 놓고 진행하여야 할 지점입니다.
여기서 이 길을 놓칠 경우 그대로 대형 알바로 이어집니다.
철조망을 넘습니다.
그러면 기맥길답게 조릿대의 저항을 받으며 진행하여,
깨끗하게 정리된 덕곡 ~ 세류 지방도가 지나는 820번 고개로 떨어질 수 있게 됩니다.
이 고개에는 생태계이동통로도 만들어져 동물에 대한 세심한 배려도 엿보게 됩니다.
.................
16:10
.......
집행부에서 준비해 준 물로 간단하게 씻고 옷도 갈아입습니다.
따뜻한 밥을 먹고 거침없이 가속 페달을 밟아주신 우부장님 덕에 늦지 않은 시간에 귀가할 수 있었습니다.
참, 그리고 제가 이번 진행에 도움을 주신 '아름다운강산' 정병훈 선생님 내외분 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잘 아시다시피 항상 만차인 새마포 1, 2호차 운행이고 이번 땅끝기맥 지행도 마찬가지였는데 선생님 내외분께서 여러모로 신경을 써주셔서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구간에 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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