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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정맥/호남정맥 지맥

선운산 환종주(구황봉~비학산~희여재~국기봉~청룡산~낙조대~선운산~경수산~고막재)


한 번쯤은 쳇바귀로부터의 일탈逸脫을 꿈꾸고 있었건만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에는 적잖은 용기와 준비 작업이 필요한 게 제 환경입니다.

저만 옆에 없으면 모든 병이 새로 돋으시는 거 같고 유달리 외로워 하시는 노모老母를 두고 다른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어느덧 제 생활 범주 밖의 일로 여겨지니까 말입니다.

주중의 산행이나 주말산행은 이제 격식화格式化되어 계획했던 바를 실천에 옮기기만 하면 되는데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환경에는 대처할 방법을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번 주말 이종누이의 도움으로 이틀을 쉴 여유가 생깁니다.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해보지만 갈 곳이라고는 역시 산밖에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고즈넉한 분위기의 사찰을 그립니다.

그렇다고 드라마도 아니면서 깊은 산속의 암자를 간다는 것도 좀 그렇고.....

속세화된 관광사찰?

오대산으로 갈까나?

속리산?

널려 있는 산줄기고 산이건만 막상 새로운 걸 시작하려면 여기저기를 두리번 거리게 됩니다.

그럴 때 문득 예전 겨울에 들었던 선운사를 떠올립니다.

일주문 좌측 수량이 부족한 얼음 위로 쌓인 도톰한 흰 눈을 따라 홍교虹橋 모양의 선운교禪雲橋까지 걸었다가 우측의 절집으로 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까?

단산單山 산행으로 올랐던 기억에도 없는 도솔산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금요일 집을 나와 예약해 둔 팬션에 여장을 풉니다.

보통 산행을 할 때 민박집이나 싸구려 여관에서 하룻밤을 자고 산행에 임하는 게 습관이고 산꾼의 행동 방식이건만 이번에는 좀 호강을 하기로 합니다.

사찰 관광을 하고 토요일에 계획했던 대로 산행을 하려고 하는데 환경이 좀 도와 주지를 않는 것 같습니다.

즉 갑작스런 계획에 가지고 있는 김형수님의 등산지도를 참조하였는데 들머리가 명백하지 않습니다.

참고도 #1 김형수님 지도


삼인초교는 삼인종합학습원이 된 것 같은데 그 주변이 온통 식당으로 다 바뀌었고,그 연수원이라는 곳도 굳게 잠겨있기도 하거니와 이 들머리를 그곳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숭산스님의 화두처럼 '오직 모를뿐'입니다.

영진지도를 보니 차선책으로 매표소를 지나 동운암 옆의 길을 따라 구황봉으로 오르라고 하는군요.


원래 계획은 이랬습니다.

이 선운산이라는 곳이 선운사를 가운데 두고 삼인초교(종합학습원) ~ 구황봉 ~ 비학산 ~ 희여재 ~ 국기봉 ~ 청룡산 ~ 낙조대 ~ 소리재 ~ 개이빨산 ~ 도솔봉(선운산) ~ 마이재 ~ 경수산 ~ 고막재 ~ 두물머리로 진행을 하는데 여기서 희여재를 지나 해리면을 만나는 면계에서 경수지맥을 접속하게 되므로 그 기점부터는 지맥산행도 하게 되므로 환종주 혹은 지맥산행을 할 수도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항상 지도를 만지작거리며 머릿속으로 이미지 trainning을 하였던 평소와는 달리 갑작스런 산행에 결과적으로 인터넷에서 지도나 다른 이들의 산행기를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도 #2 선운산 개념도


즉 어쩔 수 없이 위 지도의 삼인초교 옆을 오르는 루트 #1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면 일주문 바로 옆을 오르는 루트 #2.....

영진지도를 보고 동운암으로 가면 뭔가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오늘 산행을 시작합니다.

영진지도에 나왔을 정도면 길이 명확하기도 하려니와 현장에도 등로 이정표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

명색이 도립공원인데....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6. 4. 30. 토요일

2. 동행한 이 : 유유님

3. 산행 구간 선운산 환종주 (구황봉~비학산~희여재~국기봉~청룡산~낙조대~선운산~경수봉~고막재))

4. 산행거리 : 20.07km (올해 누적 산행거리 : 481.91km)

  구 간

  거 리

출발시간

소요시간

비 고

일 주 문

 

07:04

 

 

구 황 봉

 2.64km

 08:06

62

비 학 산

3.72

10:02

116

희 여 재

0.51

10:16

14

지맥접속

0.40

10:30

14

청 룡 산

1.71

12:03

93

25분 점심

낙 조 대

1.44

12:34

31

개이빨산

2.25

13:16

42

10분 휴식

선 운 산

1.63

13:57

41

 

경 수 산

2.62

15:17

80

15분 휴식

합 수 점

3.15

16:27

70

 

20.07km

09:23

08:33

실 소요시간

 

산 행 기 록


지도 #1

입구 주차관리매표소를 지나,

안내도를 보지만 역시 제가 원하는 루트는 보이지 않습니다.

송악?

저 절벽에 붙어 있는 소나무를 이름입니다.

오늘은 토요일이라 벌써부터 연탄불을 피우는 등 장사를 할 준비를 하는군요.

부지런들 하십니다.

예전 기억을 새록새록 떠올리며....

매표소을 지나 바로 일주문을 지납니다.

그러고는 좌측을 주시합니다.

위 참고도 #1을 보면 이 정도에서 좌측으로 등로가 보인다고 하는 것인데....

개울을 건넌다는 말인가요?

이 다리를 건너야 하는 거 아닌가요?

글쎄 올시다....

다리를 건너 길을 따라,

영진지도가 시키는 대로 여기서 좌틀하여 동운암 길로 따라 올라갑니다.

조용한 동운암 옆과 뒤를 뒤져보지만.....

다시 되돌아 나와 아까 동운암으로 올 때 보았던,

임도를 생각하고서는 이 길을 따릅니다.

임도가 끝나고 좌측 끝으로도 뭔가 보이기는 하지만,

우측으로 길 흔적이 보여 우측으로 들어갑니다.

길은 이내 흔적조차 없어지므로 보통 산행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여기서 되돌아나와 아까 그 임도 좌측으로 들어가본다거나 아니면 아는 사람에게 전화를 한다거나 폰을 꺼내 등산지도를 검색해본다거나 하겠지만 지맥길에 습관화되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습니다.

제가 생각해 봐도 참 무섭고 저돌적이기만 한 것 같습니다.

지도의 등고선을 보고 능선을 찾습니다.

주능선主稜線과 이어지는 가지 능선으로 달라붙습니다.

조릿대 군락지를 지나면서 의식적으로 좌측을 주시합니다.

아니나다를까 지도 #1의 '가'의 곳에서 등로를 만납니다.

모르긴 해도 이 루트가 일주문에서 올라오는 루트인 것 같습니다.

드디어 지도 #1의 '나'에서 주릉에 접속을 하고,

울산김씨 음택이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구황봉297.9m에 이릅니다.

반암리 너머 화시봉403.6m 연봉이 보이고.....

그 뒤 우측으로 보이는 줄기가 영산기맥의 방장산744.1m이겠군요.

방장산에서 우측으로 흐른 물들이 다 모여 주진천이 되어 서해로 흘러 들어가겠고....

구황봉 주위는 성의 흔적을 짐작케하는 돌들이 줄을 지어 쌓여 있고....

이내 훌륭한 조망처가 나옵니다.

좌측으로 구암제가 보니는군요.

바로 왼쪽으로는 탕건바위가 볼록 튀어나와 있고....

좌측 구암제 우측 그러니까 가운데 볼록 솟아나와 있는 선바위.

그리고 그 뒤로 안장바위.....

그 안장바위 우측 뒤가 비학산.

등로는 그 비학산을 넘어 희여재로 떨어진 다음 국기봉으로 이어지겠는데....

우측으로 지맥 외의 봉우리에 있는 사자바위도 보이기는 하는데...

사자바위 우측으로 병풍바위....

좌측 노적봉206.9m에서 이어지는 262.9봉 우측으로,

선운사가 보이는군요.

당겨봅니다.


지도 #2

노적봉 갈림길을 지나,

지도 #2의 '나'의 곳의 도솔제 갈림길입니다.

희어재를 따르고....

바위를 돌아 우측으로 내려서서,

우측으로 지나온 구황봉을 돌아보고,

그 구황봉 바로 좌측의 08:16 에 통과한 조망터도 봅니다.

진행할 비학산도 보고....

도솔제.....

우측의 사자바위....

그 사자바위 우측으로,

가운데 낮은 바위가 투구바위라고는 하는데....

우측이 선운산(현지에서는 수리봉)이라고 개명을 한 도솔산.

그 도솔산 우측 끝이 경수산.

안장바위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안장바위 지도 상으로는 안탄바위로 가는 길은 녹음이 짙은 숲길입니다.

그 바위를 우측으로 돌아가면서,

그 바위들의 위용을 봅니다.

고도를 높이니 우측으로 구암제가 나오고,

그리고 가운데 주진천 건너 반암리의 명물 병바위108.6m가 동네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군요.

이 병바위는 신선이 술에 취해 자다가 술병과 소반을 걷어 차서 생긴 바위라고 합니다.

그 뒤로 화시봉....

좌측 가운데 뾰족한 봉우리의 소요산445.4m도 보이고...

그런데 이 소요산은 동두천의 진산 逍遙山586m과 한자까지도 똑같군요.

逍遙라....

'서울 밝은 달에 밤들이 노니던 처용....'

남쪽으로 멀리 사신제가 보이고....

진행할 비학산 좌측 아래에 파란 지붕의 암자 혹은 민가가 한 채 보이고....

지도 #2의 '다'의 곳에서 다시 도솔제 삼거리를 만납니다.

묘지에서 좌틀하고,

봉우리 같지도 않은 234.4봉을 지납니다.

옛 이정표와,

새로 설치한 이정표가 공존하는 곳입니다.

좌틀하여 2.75km를 가면 광대산이라고 하는데...

지도를 아무리 봐도 광대산이라는 봉우리는 나오지를 않으니....

그러고는 헬기장이 설치되어 있고,

3등급삼각점(고창 302,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산81-1)이 있는 비학산308.5m입니다.

비학산을 나오자마자 바로 훌륭한 조망터가 나옵니다.

들러봅니다.

좌측으로 인삼포 우측이 지장제산152.2m, 그리고 그 우측 뒤가 한제산211.3m.

낮게 포복을 하여 지맥 길이 우측의 252.7봉을 향해 올라오고 있는 모습을 봅니다.

252.7봉 바로 우측 봉우리로 잠시 후 희여재를 지나 오를 것이고....

그 지맥길 너머가 해리면이며 그 뒷봉우리가 좌측이 송림산296.4m과 우측이 장사산269.9m이군요.

여기서 보니 더 확실하게 보이는군요.

앞의 252.7봉 바로 우측 봉우리로 제가 진행하는 선운산 환종주 루트의 능선이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고...

그 뒷 줄의 송림산과 장사산의 모습들을 말입니다.

그리고 좌측에서 올라오는 지맥길은 지금 이 아산면과 해리면의 면계가 되고, 저 뒤의 송림산과 장사산은 그 뒤의 공음면과의 면계를 이룹니다.

등로는 이내 희여재로 떨어집니다.

여기는 예쁜 이름이 많습니다.

해리면인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맥 라이언의 짧은 금발을 생각나게 만드는 거나, 희여재라는 고개 이름에서 야릇한 얼굴을 모르는 여성을 떠올리는 것이나....

이 희여재의 다른 이름은 희여치希汝峙로 "너와 재회를 바라는 고개"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이 고개는 이 뜻과는 달리 또 다른 전설이 있는 바,

옛날에 개이빨산犬齒山 아래 참당암懺堂庵을 지을 때 쓸 새끼를 월성 마을-고개 넘어 성산리 소재-에 사는 노인에게 맡겼다 합니다.

그런데 절을 지으면서 새끼를 가지러 가니 그제서야 짚을 추리고 있지 않은가?

당장 써야 할 새끼를 이제야 꼴 채비를 하고 있어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으니,  짚배눌 밑에서 새끼 머리를 꼬아 주면서 아무 걱정 말고 끌고 가라고 하면서,

끌고가는 동안 새끼를 꼬와 충분히 쓸 수 있도록 대 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월성에서 새끼를 꼬고 참당에서 끌어당겨 썼기 때문에 고개가 닳고 닳아 희어져서 희여재라 불리우게 되었다고 하는군요.

바로 치고 올라갑니다.

좌측으로 252.7봉이 올려다 보이고....

뒤를 돌아보면 비학산 전위봉과 그 뒤로 비학산.


지도 #3

좌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구황봉과 그 우측으로 뾰족하게 소요산이 보입니다.

지도 #3의 '라'의 곳.

여기서 해리면을 만나면서 경수지맥에 접속을 합니다.

이제부터는 해리면과 아산면의 면계를 따라 걷게 되고 그 길은 곧 경수지맥 길이기도 합니다.

다음에 경수지맥을 할 때에는 여기서 국기봉 ~ 사자바위 ~ 투구바위 방향으로 진행을 하여 하산을 하면 될 것 같군요.

그런데 사실 이 지맥의 이름을 경수산이 비록 선운산보다 높다고 할 지라도 지명도에 비해선 확실히 선운산에 뒤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경수지맥보다는 선운지맥으로 하는게 지맥꾼들이나 산꾼들에게 더 나을 것으로 보여지지만 이곳에서는 이 선운산을 도솔산으로 불는게 일반적이고 그 정상 또한 수리봉으로 불러 선운산이라는 이름은 최근에 개명을 한 이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더욱이 이곳 선운사의 일주문만 보아도 '도솔산선운사'라는 현판이 붙어 있는 것만 봐도 이런 말은 설득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이 지맥 이름을 도솔지맥이라고 하는 것은 백두대간에서 갈라지는 도솔지맥과 중복이 되게 되므로 박성태 선생님은 최고봉인 경수산을 따서 경수지맥으로 부르게 된 것 같습니다.

지맥의 252.7봉을 보고,

와!!

좌측의 쥐바위봉과 우측의 병풍같이 둘러선 절벽이 한라산 영실의 오백나한을 연상시키고....

해리면의 송림산, 장사산....

병풍바위를 오르면서,

스필버그 감독의 쥬라기공원도 보고....

병풍바위 정상입니다.

그 정상에서 쥐바위봉을 보고...

그런데 어디를 봐도 '어느 분'이 연상이 되지 않는 걸 보면 쥐바위라는 이름은 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나온 방향을 보면,

좌측의 도솔제, 그 뒤의 낮은 게 노적봉206.9m, 우측의 높은 봉이 인경봉262.9m.

그 뒤로 소요산445.4m이 보이며 그 우측으로 채석장이 보입니다.

그리고 앞 우측의 낙타바위도 볼 수 있고....

바위를 오를 수 없어 잠시 좌측으로 우회를 하여,

335.5봉을 오릅니다.

영진지도에는 이곳을 국기봉으로 표기하고 있는데 어디에도 국기를 꼽은 흔적은 남아 있지 않으니 이런 봉우리를 국기봉이라고 이름할 만한 이유를 찾기 힘듭니다.

여기서 우측으로 진행을 하면 사자바위니 투구바위니 하는 절경을 지나 선운사로 하산하는 루트입니다.

다음에 지맥을 할 때에는 이곳으로 하산을 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고는 지도 #3의마'바'의 곳인데 여기서 도솔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하는군요.

이곳이 아까 저 병풍바위에서 볼 때 그저 흰바위봉으로 보이던 곳인데 이곳에서는 이곳을 쥐바위봉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 쥐바위봉에서 조금 전 본 335.5봉(영진지도에는 국기봉).

진행방향으로 배맨바위가 눈길을 사로 잡는데...

보는 방향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겠지만 여기서 볼 때에는 두꺼비 혹은 거북, 해태 정도로 보여지는데 해리면에서 보면 이 바위를 계선암繫船巖이라고 하여 배를 매어놓은 바위라는 뜻으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즉 예전에는 바닷물이 이곳까지 들어와 배를 이 바위에 매어놓았다고 하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하니 그 얘기를 그냥 흘려들기만 할 것도 아닙니다.

그 이유는 이 바위 자체가 퇴적암이기도 하거니와 오늘 제가 경수산 오르는 길에 역암礫巖을 직접 확인하기도 했으니까 말입니다.

그 배맨바위 우측으로 병풍바위가 보이니 그 우측이 낙조대.

진행은 그 좌측으로 들어가 개이빨산으로 갈 것입니다.

좌측 개이빨산에서 가운데 도솔봉(수리봉) 즉 선운산으로 올라서는 그 뒤의 경수산으로.......

병풍바위 우측으로 작은 암자가 보이는군요.

음...

도솔암입니다.

그 좌측에 용문굴이 있겠고.....

이제 그만 자리를 떠야지요.

로프를 잡으면서 조심스럽게....

아무리 봐도 해태 혹은 두꺼비, 거북이 형상....

이 쥐바위는 좌측으로 우회를 하는 길도 있군요.

좌측의 청룡산과 배맨바위를 보면서 진행합니다.

단체 산행을 하시는 분들이 식사를 하고 있는 곳도 지나고....

국기봉도 지나는데 이곡도 그냥 바위봉이지 국기봉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고...

그늘에서 자리를 잡고 밥을 먹고 가기로 합니다.

막걸리라도 한 통 가져올 걸 하는 후회를 하지만 아침 시간에 문을 연 편의점도 없고....

한 팀의 산악회가 지나가고....

25분 정도 점심을 마치고 일어납니다.

청룡산에 올라 뒤를 돌아봅니다.

우측이 국기봉, 가운데 좌측이 쥐바위봉 맨 왼쪽이 335.5봉.

그 청룡산에는 4등급삼각점(고창408,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산99-1)이 있고,

바위에는 동판으로 만든 정상판도 부착되어 있습니다.

하련마을 방향에서 예쁘게 치장을 한 아줌마들과 멋지게 차려 입은 아저씨들이 올라오고 계시는군요.

배맨바위 방향으로 서둘러 자리를 뜹니다.

그 분들 사진 촬영을 하느라 시끄럽고 번접스러울 게 뻔하니 말입니다.

여기다 배를 매었다는 건데...

아무리 봐도 목부분....

영진지도에는 거북바위라고 표기되어 있는 걸 보면 형상적으로는 두꺼비 바위, 유래로 볼 때에는 배맨바위로 보면 될 것 같군요.

배맨바위를 우측으로 우회하고,

지도 #4의 '사'의 곳에서 해리면을 버리고 심원면을 만나 이제부터는 심원면과 아산면의 면계를 따라 걷습니다.

좌측으로 활뫼276.5m가 보이고 그 뒤로 드디어 서해 바다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낙조대로 오르고 있는 앞에 간 산악회의 대원들 모습이 보이고....

저 천마봉 좌측 뒤로 빠지면 도솔암으로 빠지는 길이 나올텐데.....

유유님이 지금까지 걸은 거리가 벌써 10km가 다 되어가니 좀 힘에 부쳐가는 모습입니다.

기온이 26˚가 넘어가니 그럴 수 밖에...

그렇다고 지맥 끝까지 함께 가기도 그렇고....

자기는 도솔암쪽으로 탈출을 하겠다고 합니다.

뭐 그것도 나쁜 선택은 아닐 것이고...

그런데 이게 웬일!

몇 무리들을 추월하면서 진행을 하다보니 바로 앞에 가는 사람이 낯이 익은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불러보니 목28산악회의 짱아취대장님 내외로군요.

참...

산에서 아는 사람들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그 분들은 서울 산수산악회 팀을 따라 오셨는데 선운산을 들러 마이재로 하산을 한다고 합니다.

오늘 내려오는데 차가 많이 밀려 시간이 없는 관계로 하산시간도 빡빡하게 주어진 것 같습니다.

짱아취님 부부로부터 유유님도 함께 마이재로 하산을 하자는 권유를 받았으나 그 분들은 이제 막 산행을 시작한 팀이고, 더욱이 지도를 보면 개이빨산을 지나 도솔산 즉 선운산을 오르는 길이 만만치 않은 고도편차가 있기 때문에 괜히 욕심을 부렸다가는 이 더위에 탈진하기 십상입니다.

고사하고 유유님은 낙조대에서 하산.

저는 혼자서 지맥 끝까지 진행하기로 합니다.

 

아직도 산방기간이 해제되지 않은 선운산.

낙조대입니다.

낙조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두 분은 제 뒤를 따라 오시고 유유님은 여기서 하산합니다.

잠시 도솔암 방향으로 가서 길을 확인시켜 주고 저는 다시 되돌아서 소리재 방향을 따릅니다.

용문굴 갈림길을 지나,

음...

한 번 도전해 볼까?

우측 천마봉.

좌측 투구바위.

낙타바위와 그 뒤 우측이 안장바위와 병풍바위.

지도 #3의 '바'의 곳에서 좌틀하여,

소리재로 떨어집니다.

희여재와 관련이 있는 참당암 갈림길이기도 한 삼거리에서 직진을 하고,

조릿대 군락지를 지나,

좌측으로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주변을 둘러봅니다.

궁산저수지 우측으로 활뫼276.5m, 저수지 뒤로는 조지산226.7m이 자리하고 있군요.

문제는 지맥에서 빠져나간 저 봉우리인데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는 그저 322.4봉으로 표기되어 있고 영진지도는 물론 동아지도에도 무명봉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김형수님 등산지도에만 개이빨산으로 표기하여 놓았고 그 높이도 해발 345.1m로 국사봉으로 표기한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의 개이빨산과 같은 높이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도공파(도립공원관리소)'들이 김형수님 지도를 보고 이정표를 만들어놨는지 죽자사자 322.4봉을 견치봉으로 표기해 놓았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현장을 직접 다녀오려고 하였으나 견치산이라는 동판에 해발 346m 고도 표시를 해 놓았음에 비추어 볼 때 명백하게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의 개이빨산(견치봉)346.6m가 맞을 것이기 때문에 쓸데 없는 힘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 다시 되돌아 나옵니다.

지도 #3의 '사'에서 직진합니다.

그러고는 개이빨산에 올라 322.4봉을 다시 봅니다.

개이빨산에서 케른 한 기와,

4등급삼각점(고창409, 고창군 심원면 도천리 산74-3)을 확인합니다.

개이빨산이라고 하는 특이한 이름은 한북정맥을 할 때 또 보았었죠?

수리봉을 따라 고도를 팍 떨어뜨립니다.

올라오시는 분들의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히셨군요.

이곳에서 수리봉은 도솔산 즉 선운산을 이야기합니다.

사람 딱 헷갈리기 좋게 만들어 놨습니다.

이런 거 다 새로 똑바로 고쳐야 하는데...

그리고 수리봉 할 때 수리는 새의 수리가 아니고 산의 옛 이름이라는 것 즉 그 부근에서 가장 높은 봉을 이야기할 때 '수리'라는 말을 붙여 수리봉으로 사용합니다.


지도 #4

얼마나 많은 민원을 받았으면 수리봉에 도솔산을 병기하였을까....

그러나 새로운 지도를 가지고 가는 분들은 선운산이라는 지도를 가지고 다니면서 "대체 선운산은 언제 나오는거야?","혹시 내가 길을 잘못 찾은 거 아니야?""하는 말을 하지나 않을까 싶습니다.

안부로 떨어졌으니 이제부터 올라가야겠죠?

고도를 높이기 시작합니다.

음..

이 바위는 역암입니다.

이 퇴적암을 보고 옛날에 이곳이 바다였음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도 #4의 '아'의 곳에서 좌틀하고....

선운산 즉 도솔산 수리봉에 올라 가운데 견치봉을 보고,

좌측으로는 서해 바다도 보고,

그리고 정상판인 동판도 봅니다.

죽자사자 '수리봉'.

부드러운 길을 진행합니다.

우틀하고,

이내 나오는 마이재입니다.

지도 #4의 '자'의 곳으로 해발 230m 정도 되는군요.

아까 그 산수산악회 팀은 여기서 우틀하여 하산을 하면 될 것이고....

유유님은 차를 회수하여 팬션에 무사히 도착하셨다고 하고...

노모께 전화드리고 그동안 메시지에 답변을 해 주다 보니15분이 훌쩍 지나가는군요.

경수봉을 따릅니다.

마이재에서 100m정도 고도를 올려 335.7봉을 지나,

좀 부드러운 마루금을 걷습니다.

지도 #4의 '차'의 곳인 안부로 여기도 해발 250m가 조금 안 됩니다.

여기서 200m를 올려야 경수산인데 마이재에서 온만큼 다시 올라가면 되겠군요.

음....

연화제.....

선운사 사하촌.

관광버스들이 즐비하게 서 있군요.

산 하나만 잘 관리해도 동네 주민들 많이 먹여살립니다.

지자체 장들은 다른 거 볼 거 있겠습니까.

쓸데 없는 둘렛길 만들어서 예산 축 내는 것보다 지맥길 잘 관리하여 산꾼들 불러모으는 게 최선입니다.

자전거 길이나 둘렛길.

풀들 자라고 포장해 놓은 거 다 갈라지는 거 꼭 봐야 정신이 나나요?

있는 마루금 조금만 손보면 지맥길이 열리고 그러면 사람들 모입니다.

도솔제....

지나온 봉우리들....

바위들이 나타나고,

예상하지도 않은 나무 받침 계단이....

거기에 이런 철계단까지....

경수봉이라는군요.

그리고 동판으로 이곳이 경수봉이라고 못을 박아놨습니다.

하지만 고창군수님.

여기는 그저 삼거리에 불과하구요 진짜 경수봉도 아닌 경수산은 아산면이 아닌 심원면 쪽에 있습니다.

지맥길은 여기서 좌틀하면서 이제 아산면에서 벗어나 온전하게 심원면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 지맥길에 바로 바위가 나와 그리로 올라 그 우명한 곰소만 갯벌을 봅니다.

맥이 바다로 가라앉는 끝이 보이고....

파리가 렌즈를 일부 가렸습니다.

우측의 소요산.

지나온 지맥길.

경수산에서 3등급삼각점(부안308, 고창군 심원면 연화리 산 41-1)을 보고,

잘못 된 이정표도 확인합니다.

고문님 어디 갔다 이제 오셨습니까?

그 옆에는육덕님도 보이고...


지도 #5

지도 #5의 390.3봉에서 우틀합니다.

이제부터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조금만 정신을 놓으면 그대로 알바.

소요산을 보면서 가능한 한 우측 마루금을 따릅니다.

고도가 뚝뚝 떨어지고....

제 표지도 군데군데 매어놓습니다.

지도 #5의 '카'의 곳이 어렵습니다.

등로는 우측이 잘 나 있습니다.

그러나 좌측의 좀 복잡한 곳을 따라야 하는데,

그 안으로 들어서면 부산 '조은산' 선배님이 길을 안내해 주고 계십니다.

아니 선배님 어떻게 여기까지 어려운 걸음을 하셨습니다.

무덤이 있는 이곳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는 길이 선명하나 이 길은 수다동으로 떨어지는 길이고,

진행은 좌측 나뭇가지 숲을 뚫고 들어가야 합니다.

그러면 조고문님과 덩달선배님이 반겨주시고....

그리고 역시 없는 지맥길을 만들어 내려가다 보면 나뭇가지에 유명을 달리한 '신공식선배님'도 뵐 수 있군요.

우측은 거의 직벽의 낭떠러지기이고 마루금은 그 바로 좌측을 고집하며 진행해야 합니다.

장가계에서 사오신 기념품을 빠뜨리셨습니다.

어느 분 것인지...

그냥 있는 채로 놔두고 왔습니다.

위치는 지도 #5의 ' '의 곳입니다.

아!

드디어 고막재입니다.

우측으로 좌치나루터가 보이고...

가파른 절개지를 내려와,

좌치나루터로 들어,

풍천장어를 잡으려 쳐 놓은 그물 앞으로 나아갑니다.

기수역.

하구라는 말입니다.

나루터에 대한 설명도 보고....

그 일대를 본 다음,

주진천이 바다와 만나는 것을 보고 오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오늘 선운산 환종주에 대한 들머리 공부를 하지 않고 오는 바람에 옛 삼인초교(현 삼인종학습원)에서 올라가는 루트를 몰라 구황봉 부근에서 시작을 하게 된 것이 조금은 찝찝하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지맥을 두 구간으로 나누었을 때 중간부터이기는 하지만 2구간을 마무리하였다는 데 의의를 두면 될 것 같습니다.

중간에 뜻하지 않게 반가운 짱아취님 내외 분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있었고 유유님은 14km나 되는 길을 걸었으니 나름대로 훌륭한 마루금 산행을 하였으며 만족하실 겁니다.

더욱이 선운산(도솔산 수리봉)까지 가지 않고 천마봉에서 탈출한 것은 더 없이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