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계획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작년에 대간을 끝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날씨가 뒷받침이 안 되고 연말에 행사가 많다 보니 결국 한해를 넘기고야 말았습니다.
어쨌든 빨리 끝내야겠다는 일념으로 고치령 ~ 도리기재 구간을 들기로 합니다.
교통이 워낙 안 좋은 곳이다보니 교통비 지출만 커집니다.
26km에 달하는 구간을 한 나절에 끝내야 하는데 변수는 등로에 쌓였을 눈의 양입니다.
5시 반에는 끝내야 춘양으로 나와 막차인 18:10 버스를 타고 귀경을 할 수 있는데 글쎄요......
일단 동서울에서 06:15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영주로 내려갑니다.
제2영동 고속도로가 생기는 바람에 10분 정도는 더 빨리 도착을 하는군요.
대기하고 있던 택시로 고치령으로 이동을 합니다.
기사님.
고치령 구간까지 우병우에 대한 욕설로 시종일관 하시는군요.
우병우의 아버님은 붕화에서 교편을 잡으셨던 분인데 그렇게도 훌륭하신 분이라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시면서.....
결국은 장가를 잘못 간 탓이라고 결론을 맺으시고 저는 차에서 내립니다.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7. 1. 5. 목요일
2. 동행한 이 : 홀로
3. 산행 구간 : 백두대간 2회차 (고치령 ~ 서천지맥 갈림 ~ 마구령 ~ 늦은목이 ~ 선달산 ~ 박달령 ~ 옥돌봉 ~ 도래기재)
4. 산행거리 : 26.10km (올해 누적 산행거리 : 26.10km)
구 간 | 거 리 | 출발시간 | 소요시간 | 비 고 |
고 치 령 |
| 09:11 |
|
|
서천지맥분기 | 1.11km | 09:42 | 31 |
|
1095.4봉 | 5.03 | 11:38 | 116 |
|
마 구 령 | 1.86 | 12:18 | 40 | 10분 휴식 |
10:03 | ||||
늦은목이 | 5.67 | 12:13 | 133 |
|
선 달 산 | 1.83 | 13:24 | 70 | 20분 휴식 |
박 달 령 | 5.02 | 15:22 | 118 | 10분 휴식 |
옥 돌 봉 | 3.04 | 16:40 | 78 |
|
도래기재 | 2.54 | 17:30 | 50 |
|
계 | 26.10km | 10:34 | 09:54 | 실 소요시간 |
산 행 기 록
지도 #1
09:08
고치령입니다.
지난 번 고치령 ~ 죽령 구간을 할 때 왔던 곳이기도 합니다.
새벽시간이었던 그때 제대로 둘러볼 수도 없었죠.
오늘은 한눈에 돌아 볼 수 있군요.
이 정상석도 그렇고,
그 우측의 포도대장군과 단산대장군도 그 때는 흘려보던 것이었는데...
소백산 방향의 그 장승 두 기를 보고,
이정표도 봅니다.
대체로 정확한 거리를 알려주는 국립공원의 이정표입니다.
마구령까지 8km라...
오늘 구간의 1/3에 해당하는 거리군요.
산령각.
단종 복위를 꿈꿨던 금성대군을 모시는 신당.
실제 사당은 부석면 순흥리에 있죠.
제사는 마락리 주민들이 모신다고 하는군요.
주변이 아주 깨끗합니다.
이 고치령이 아주 의미 있고 재미 있는 곳입니다.
즉 지금 이곳이 명색이 백두대간이라는 지위를 무색케 하는 곳이라는 것이죠.
지금까지 봐왔고 앞으로도 그러하겠지만 적어도 백두대간이라하면 도계 혹은 시계나 군계 정도의 역할을 수행했었잖습니까?
그런데 이곳은 면계는커녕 리계里界 정도의 역할 밖에는 못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북쪽 마락리로 흐르는 빗물은 한강으로 흘러 들어가게 되고 반면 남쪽으로 흐르는 빗물은 낙동강으로 합류된다는 것입니다.
행정구역과 산줄기 개념에서 본다면 그렇다는 겁니다.
뒤에서 다시 보겠지만 이 고치령 우측으로 흐르는 물은 서천 - 내성천 - 낙동강 - 남해로 합류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좌측 즉 북쪽으로 내려가는 물들은 옥동천에 모여 바로 남한강으로 가서는 서해로 들어가게 되고...
이 수계水系라는 것이 산줄기를 따질 때에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우리가 산줄기를 하는 게 아니고 일반 명산 산행이나 동네 뒷산을 오를 때는 사실 그런 것들을 의식할 필요는 없습니다.
모름지기 그래도 산줄기 산행을 하는 대간꾼의 입장에서 보면 그 분들과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산행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일껏 대간 산행을 해놓고서 어디가 어딘지 모른다거나 이 대간에서 갈라지는 정맥이나 지맥도 모르고 진행했다고 한다면 조금은 민망스럽지 않겟습니까?
그래도 명색이 대간꾼인데...
하지만 이해는 합니다.
누가 알려주지도 않았고 알려고 해도 적당한 교재나 안내서가 없는데 그런 걸 왜 모르냐고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각설하고 일단 이따 다시 보기로 합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자, 그럼 오늘 산행을 시작할까요.
일단 계단을 따라 오릅니다.
아무도 지나지 않은 곳.
우선은 고라니가 앞서 갑니다.
헬기장이었던 814.9봉을 지납니다.
오늘 구간의 첫봉우리입니다.
경북이나 강원도의 백두대간이나 낙동정맥에 헬기장이 이렇게 많은 것은 삼척, 울진 무장공비 촐현과 무관하지 않다고 하죠.
어찌보면 우리가 교과서에서 태백산맥이니 소백산맥을 떠들고 있을 때 북한에서는 백두대산줄기라고 하여 산줄기에 눈을 뜨고 있었던 것도 무장공비 훈련과 관련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세월호 사태 때 유병언만 해도 그렇습니다.
호남정맥의 솔치 산장에 숨어 있다가 도망을 갔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 때 메스컴에서는 그가 거기서 빨치산 루트를 타고 지리산으로 숨어들었다고 호들갑을 떨던 것을 보면......
솔치에서 지리산을 산줄기를 타고 가려면 그게 하루, 이틀에 가능이나 하겠습니까?
그렇다고 배를 타고 섬진강을 건널 수도 없었던 노릇이고.....
교과서에 산줄기 관련 내용을 넣어야 길맹이니 뭐니 하는 얘기도 없어질 텐데...
소백산 국립공원 구간에서는 매 500m마다 정확하게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이정표를 지나자마자 좌측으로 선명한 우회로가 보입니다.
지도의 956.2봉을 오르지 않고 바로 사면치기로 빠지는 길입니다.
좌측으로 틀어 대간길을 진행해도 별 상관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956.2봉이 산줄기에 관한 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잠깐 발품을 더 팔기로 합니다.
그러나 사실 이 우횟길이 956.2봉에 속한 길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대간꾼이라면 당연히 이 봉우리를 올라야겠죠.
이 956.2봉이 대간에 속한 봉우리라고 보는 게 더 합당할 것입니다.
그 956.2봉으로 오릅니다.
헬기장으로 조성되어 있군요.
우측으로 고치령 너머 형제봉1207m 라인이 보입니다.
머리가 하얗군요.
이 형제봉은 풍기 인삼과도 관련이 있는 봉우리입니다.
어쩜 풍기 인삼의 유래가 될 것이기도 하고....
형제봉은 아마도 이 전설이 생기기 전에는 무명봉이었을 것입니다.
예전에 그 봉 부근은 인가도 드문 험하기로 이름난 산간마을이었다고 합니다.
모든 전설이 그러하 듯 여기에 노모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효심 깊고 의좋은 형제도 등장하고....
겨울이 되자 먹을 것고 떨어지고 딱히 할 일도 없어 두 형제는 사냥을 하러 산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그만 폭설로 인해 눈에 갇혀 집으로 돌아올 수 없는 지경이 됩니다.
하는 수없이 두 형제는 큰 고목의 나무구멍에 베이스캠프를 치고 눈이 녹을 때까지 기다리게 됩니다.
호구지책으로 그 부근을 돌아다니며 사냥을 하던 중 그 겨울에 푸른 잎의 풀을 발견하고는 이상하게 여겨 파보게 됩니다.
그러니 사람 모양을 한 뿌리가 나오고 그것을 먹으니 힘이 나고 추위도 잊게 되는 등 평소에 느끼지 못한 에너지가 생기더라는 겁니다.
그 뿌리 덕으로 겨울을 잘 지내고 하산을 하여 마을로 돌아오게 됩니다.
생사를 걱정했던 노모와 마을 주민들은 오히려 부쩍 몸이 좋아진 형제를 보고 비결을 묻게 됩니다.
여차여차하여 저차저차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주민들과 함께 그 풀을 재배하게 되었는데 그게 지금 풍기 인삼의 효시가 되었다고 하고...
그 인삼은 효심이 지극한 형제에게 주는 산신령님의 선물이고...
그래서 그 산을 형제봉이라 불게 되었다는 ...
09:42
한편 이 봉우리 남동쪽으로 길이 하나 보이는데...
조금 전 고치령에서 살펴본 게 있죠?
우측으로 흐르는 물은 서천 - 내성천 - 낙동강 - 남해로 흘러들어 가게 된다고 하는....
지금 이 956.2봉에서 우측으로 줄기를 하나 가지칩니다.
이 줄기는 여기서 남쪽으로 분기하여 자개봉(紫蓋峰.856.5m), 천마산(385.7m), 국모봉(348.6m), 대마산(372.7m)을 거쳐 서천과 내성천이 합류하는 무섬교 부근에서 그 맥을 다하는 48.4km의 산줄기가 됩니다.
이름하여 서천지맥(신산경표에서는 자개지맥).
서천지맥?
자개지맥은 들어봤는데 서천지맥은 낯설다?
서천지맥과 자개지맥의 차이를 볼까요.
주지하다시피 신산경표는 산경표에 착안하여 우리나라의 산줄기를 총정리하여 표로 정리한 책입니다.
저자 박성태 선생의 노고가 깃들인 저서인만큼 그야말로 산줄기의 백과사전이라고 봐도 무방한 훌륭한 책입니다.
그리고 산경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맥과 지맥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기도 하였고....
기존의 산꾼들이 능선 산행을 하던 시스템을 송두리째 바꿔놓기도 하였고...
신산경표의 치적입니다.
그래도 기맥과 지맥이라는 개념을 확립시켰고 그 확립된 개념을 산꾼들에게 보급하여 어느 정도 개념의 일반화를 이뤘다는 점에 대해서도 정통지리학에 커다란 공적을 쌓았다고 평가됩니다.
그러나 산경山經을 위주로 기맥과 지맥을 긋다보니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을 자주 받게 됩니다.
즉 산자분수령에 위배된다는 얘기죠.
그리고 대간과 정맥에 있어서는 성전聖典과 같은 산경표에 손을 대어 신백두대간을 만들고 호서정맥이니 금강정맥이니 하는 정맥들을 통폐합시키기도 하였다는 것들에 대해서 산경표파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힙니다.
또한 지맥의 이름을 부여할 때에도 그 지맥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나 유명산의 이름을 따서 한다고는 하였으나 어디서는 그 지방 이름 또 어떤 곳은 대간 상의 봉우리 이름을 따는 등 이 역시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다보니 '신산경표'의 산경표라는 이름이 무색해 질 정도로 '산자분수령'을 무시하게 됩니다.
자의적이라는 이야기죠.
반면 대한산경표에서는 수계水系를 위주로 파악합니다.
산경표의 기본 원리에 충실하다는 평가입니다.
즉 산경표의 '산자분수령' 취지에도 부합하게 그었다는 겁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한 번 들어보죠.
지금 제가 있는 바로 이곳을 봅니다.
즉 신산경표의 자개지맥 그리고 이따 볼 문수지맥입니다.
참고도 #1
이 백두대간에서 줄기 하나가 가지칩니다.
간幹은 기본 줄기요 맥脈은 가지 줄기입니다.
그 가지 줄기가 하나 나올때 그 골에서는 물줄기가 하나 나오게 됩니다.
이 자개지맥의 경우는 이 골에서 발원이 되는 물은 서천이 되어 흘러가게 됩니다.
신산경표의 산줄기는 자개봉을 지나 제일 긴 쪽을 찾아 내려갑니다.
그 줄기가 가장 긴 곳.
그곳에서 맥을 다하는 줄기 중 30km 이상 급 산줄기를 지맥으로 추려냅니다.
그러고는 그 줄기에서 가장 높은 봉 이름을 따서 지맥 이름을 붙입니다.
이 자개지맥의 경우 물을 만날 때까지 가장 긴줄기를 만드는 것이 무섬교까지 내려오는 줄기가 되는군요.
신산경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이번엔 대한산경표를 볼까요.
대한산경표에서는 줄기는 보지 않습니다.
수계水系를 중심으로 파악하기 때문이죠.
사실 산줄기를 찾아 내려가다 보면 어디로 갈 지 모르기도 합니다.
산경표가 우리에게 알려준 것은!
그렇습니다.
이 맥은 두 개의 물줄기 즉 기본 물줄기와 그 상위 물줄기가 만나는 곳 즉 합수점에서 그 맥을 다한다!
이게 바로 산자분수령의 원칙입니다.
나중에 정리하겠지만 일단 이를 '산자분수령의 제2원칙'이라 이름하기로 합니다.
여기에 대입하여 봅니다.
이 산줄기가 대간에서 가지 칠 때 그 사이에서 발원하는 물이 있습니다.
위에서 얘기했듯 이 물들은 모여 서천이 되어 흐릅니다.
그런데 이 서천은 더 큰 물줄기에 흡수됩니다.
그 물줄기는 바로 내성천이군요.
이 서천과 내성천이 만나는 즉 합수되는 곳.
이 곳을 합수점이라고 하죠.
이 합수점에서 만나는 산줄기가 있습니다.
이 산줄기를 타고 거꾸로 올라가면 됩니다.
바로 수체계이론樹體系理論입니다.
우리나라 산줄기 체계를 나무와 같다고 보는 것이죠.
즉 모든 나뭇가지들을 계속 따라가면 결국 뿌리로 가게 된다고 하는...
마찬가지입니다.
이 합수점에서 맥을 다하는 산줄기를 타고 올라가다 보면 반드시 백두대간에 오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 올라가보죠.
유릉산299.3m, 박봉산389m, 철탄산277m 같은 곁가지에 있는 봉우리들로 빠질 염려도 없이 국모봉 ~ 자개산을 따라 올라 정확하게 백두대간 바로 이 곳에 오르게 됩니다.
알바할 염려도 없습니다.
대한산경표의 기본 원리입니다.
이 산줄기의 도상거리가 48km가 넘으니 지맥으로 분류하여 이름을 부여해 주기로 합니다.
어렵게 따질 것 없습니다.
산경표에서 정맥 이름을 다 강이름을 따서 붙인 거 아닙니까?
정통적인 방식에 따라 여기서도 물이름을 땁니다.
서천이라는 물줄기와 상위등급의 내성천과 관련된 산줄기니 서천이라는 물줄기 이름을 따서 '서천지맥'이라고 명명합니다.
혹자들은 이렇게 이야기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신산경표와 다른 게 뭐냐!
예.
기다렸던 질문이기도 합니다.
이 케이스는 공교롭게도 신산경표의 문수지맥과 대한산경표의 내성기(지)맥과 일치합니다.
상이한 줄기 중 대표적인 케이스 하나를 들어볼까요.
신상경표의 영월지맥을 보기로 합니다.
참고도 #2 신산경표 상 영월지맥
인터넷을 찾아보면 대체로 영월지맥은 이렇게 설명되고 있습니다.
한강기맥 상의 삼계봉(1,065m)에서 남쪽으로 분기한 산줄기가 태기산(1,261m)에서 서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풍취산(699m), 매화산(1,084m), 치악산 비로봉(1,288m), 향로봉(1,043m), 남대봉(1,182m)까지 달리다가 다시 남대봉에서 동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 감악산(954m), 용두산(871m), 삼태산(876m), 영월의 태화산(1,027m)을 지나 남한강에서 그 맥을 다하는 약 146km의 산줄기를 말한다.
문제는 한 사람이 이렇게 쓰면 다른 모든 사람들은 이걸 무슨 신줏단지나 되는양 무조건 퍼 나른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신산경표는 무조건 긴 쪽으로 즉 산경을 따라갑니다.
따라가다 처음에는 백덕지맥을 낳고 남대봉에서는 백운지맥을 낳습니다.
그 백운지맥은 천등지맥과 봉화지맥을 낳는군요.
계속 진행하는 영월지맥은 다시 갑산지맥과 금수지맥을 낳고는 태화산이 있는 영월에서 남한강으로 잠깁니다.
구약의 창세기편을 보는 듯하군요.
어쨌든 이 지맥은 지맥의 끝인 영월이라는 지방 이름을 따서 영월지맥이라고 명명되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신산경표에서는 '특정한 곳으로 가는 줄기'라고 해설을 달았습니다.
특정한 곳이라...
추측해보면 그저 산경을 위주로 파악했다는 게 제1감感입니다.
오히려 치악지맥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번에는 대한산경표를 봅니다.
산경표의 정신에 따라 백지도 위에 그림을 그려봅니다.
이 줄기가 삼계봉에서 가지를 칠 때 이 갈라진 줄기에서 발원하는 물줄기가 있습니다.
비로 섬강입니다.
참고도 #3 섬강
정철의 관동별곡에도 나오는 바로 그 섬강입니다.
平丘驛(평구역) 을 라 黑水(흑슈)로 도라드니,
蟾江(셤강)은 어듸메오, 雉岳(티악)이 여긔로다.
산자분수령의 제2원칙에 따라 이 줄기는 이 섬강과 섬강보다 한 끗발 높은 강이 만나는 합수점에서 그 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일 터!
한 끗발 더 높은 강은 우리나라 10대강 중 하나인 바로 남한강이 되겠군요.
고로 이 줄기는 남한강과 섬강의 합수점에서 그 맥을 다하여야 합니다.
그 합수점만 찾으면 됩니다.
참고도 #4 섬강(치악)지맥의 합수점 자주색 - 공통줄기
하늘색 - 대한산경표 상 섬강지맥
연고동색 - 신산경표 상 영월지맥
위 지도의 연두색으로 싸인 부분.
거기가 섬강과 남한강의 합수점입니다.
따라서 그 줄기가 맥을 다하는 곳은 바로 그 줄기여야 한다는 것이죠.
이게 산경표의 기본 원리에 충실한 이론입니다.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거기서 거꾸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수체계이론이죠.
그러면 아이러니컬하게도 신산경표의 백운지맥을 그대로 따라 올라가 남대봉에서는 본 궤도로 접어들게 됩니다.
즉 남대봉에서는 신산경표의 영월지맥이 그대로 유효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 지맥은 남대봉(79.8km)에서 좌틀하여 감악산 ~ 가창산 ~ 태화산으로 진행을 하여 그냥 남한강(54.5km)으로 들어가는 그 맥은 산경표에 충실하지 못한 진행입니다.
오히려 치악산 남대봉에서 우틀하여 신산경표 상의 백운지맥(46.9km)을 따라 진행을 하여 섬강과 남한강의 함수점에서 그 맥을 다하는게 산경표의 기본 정신에 맞다고 할 것입니다.
대한산경표는 이름하여 섬강지맥이라고 부릅니다.
주행거리는 영월지맥이 134.3km, 섬강지맥이 126.7km로 섬강지맥이 조금 짧습니다.
역시 신산경표는 산경위주로, 대한산경표는 수계 위주로 지맥이 그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너무 깊이 들어왔습니다.
더 자세한 것은 다음 기회에...
956.2봉에서 내려옵니다.
작은 삼거리에서 우틀합니다.
이곳은 음지 쪽이라 눈이 그대로 쌓여 있습니다.
발목까지 빠지는 눈으로 인해 신발 안으로 눈이 한 주먹씩 들어옵니다.
분명히 스패츠를 넣었는데....
건망증을 한탄하며 연신 신발 안으로 들어온 눈을 털며 진행합니다.
10:07
876.7봉입니다.
그런데 왜 좌측으로 출금 표시가 되어 있는지....
마락리 칠목이 마을로 떨어지는 루트인데....
10:17
지도 #1의 '가'의 곳에서 2km 지점 통과하면서 이정표를 봅니다.
10:22
850.9봉에도 우측으로 출금표지판이....
대간꾼들이나 지날 법한 이 길 옆으로 누가 지나가기나 할건가요?
항상 양지인 쪽은 어느 정도 눈이 녹아 있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830.4봉도 우회하게 되어 있군요.
삼각점을 확인하기 위하여 올라갑니다.
10:29
아!
그런데 830.4봉 정상은 이렇게 풀로 덮힌 곳인데 그나마도 이렇게 눈이 쌓여 있군요.
무덤 같이 봉긋한 이곳을 샅샅이 뒤져봐도 4등급삼각점(예미455)가 보이질 않습니다.
빨리 포기합니다.
10:31
미내치입니다.
예전 부석면 주민들과 단산면 주민들이 지나다니던 길인데 지금은 이렇게 흔적만 볼 수 있군요.
10:40
853.8봉을 지나고,
10:47
지도 #1의 '나'지점에서 4km 지점을 통과합니다.
10:52
841.7봉에서는 폐헬기장을 복원 중이고....
지도 #2
11:12
그런 상황은 지도 #2의 956.9봉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면 잡목 사이로 단산면과 부석면의 면계 역할을 하는 1095.4봉이 크게 다가옵니다.
11:30
그 봉으로 오르기 위해 푹푹 빠지는 습설과 씨름 좀 합니다.
11:38
헬기장이었던 이 1095.4봉도 복원이 한창입니다.
여기서도 3등급삼각점(예미317)을 찾는 것도 일찌감치 포기하고....
10분 정도 쉬는데 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이런 식으로 가다보면 오늘의 끝자락인 도래기재 부근에서는 발이 얼어버릴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엄습합니다.
12:00
7km오는데 거의 3시간이 걸렸으니 시간이 지체되는 것도 만만치 않고....
도래기재 예상 도착시간이 7시가 넘을 것이니 그렇다면 영주까지 나가서 버스 타는 시간도 확실치가 않아집니다.
이런 양지만 계속된다면야 무슨 문제가 있을 겁니까.
마구령을 목전에 두고 길이 편해집니다.
12:18
나무 계단을 내려와,
마구령으로 떨어집니다.
옛이름은 마군령馬軍嶺이죠?
대동여지도에는 마아령馬兒嶺으로 표기되어 있고 산경표에는 마아산으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택리지에도 "영嶺이라는 것은 산세가 낮아지면서 평평한 곳嶺者仍嶺脊稍底平處"라고 하여 산의 일부로 보았으니 마아산=마아령이라는 등식이 성립합니다.
어떤 이들은 이 마구령을 "보부상들이 말을 타고 지났다고 하여 마구령이라 불렀다."고도 하지만 그리 간단하게 볼 것만은 아닌 곳입니다.
장똘뱅이들이 나귀나 끌고 다닌다고 하면야 이해가 가지만 보부상이야 어디....
고치령이 금성대군과 단종복위운동-이것도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종북 빨갱이들이나 하는 짓으로 보는 시각도 있겠지만-과 관련이 있으며 양백지간의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이 마구령은 삼국시대 때 중요한 격전장이었던 곳입니다.
가까운 곳에 온달성이 있어 고구려의 영역이 이곳까지 확대되었던 것도 이곳이 마군령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것과 무관치 않습니다.
삼국사기의 소지왕 11년의 기록에 보면 "고구려가 침공을 하여 호산성을 함락하였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 말은 곧 고구려 장수왕 때 이미 이 고개 넘어 순흥지방을 고구려가 장악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 고개 넘어 임곡리의 임곡성이나 풍기의 토성이 다 고구려 성이었다는 게 이 마구령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예전의 이 고개가 마군령라는 이름을 가졌다는 게 쉽게 이해 됩니다.
그런데 온달이 이 마군령 전투에서 패배를 하여 후퇴를 하고는 결국 이 마군령 아래에 있는 아단성에서 화살에 맞아 죽었다고 합니다.
사가史家들에게 회자될 만한 곳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고구려의 입장에서는 영원이나 영춘같은 곳에서 신라를 넘보기 가장 가까운 고개가 바로 이 고개 아니겠습니까?
그때부터 말을 탄 군인들이 많이 다니던 고개였다고 하여 마군령으로 불렀다는 것이죠.
지금도 좁기는 하지만 35인승 버스까지 너끈하게 올라올 수 있는 길입니다.
김밥을 먹으면서 고민을 하고 있는데 연신 차량들은 잘도 지나갑니다.
고민에 고민을 한 끝에 하산하기로 결정을 합니다.
시간과 돈이 아깝기는 하지만 안전이 제일입니다.
마침 지나는 차량에 손을 드니 바로 세워주시는군요.
인천에 살다 안동을 귀농을 한 분과 이 얘기 저 얘기 하다보니 풍기IC입니다,
바로 들어오는 동수원행 버스를 타고 귀가를 합니다.
하지만 많이 억울합니다.
그깟 스패츠 하나 때문에 하산을 하다니.
물론 눈때문에 분명 체력적으로도 문제가 될 것은 뻔했습니다.
하루를 쉬고 도저히 억울해서 안 되겠다는 생각에 복수혈전을 꿈꿉니다.
같은 방식으로 06:15 버스를 타고 영주에 내립니다.
영주터미널 바로 앞 삼거리에서 27번 부석행 버스를 타고 부석으로 갑니다.
부석면 로터리에서 택시(15,000원)을 타고 다시 마구령으로 올라갑니다.
09:59
어쨌든 지난 구간의 도착시간에 비해 2시간을 벌은 셈입니다.
수준점을 보면서 이 고개가 해발 803.6m임을 인식합니다.
오늘 구간 최고봉이 옥돌봉이 1244m이고, 선달산이 1239m이니 400m 구간을 오르내린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물론 늦은목이 같은 경우에는 765고지 정도로 떨어지긴 하지만 거기서 선달산 까지의 460m 정도만 극복하면 됩니다.
그 다음부터는 또 그저 그런 높낮이 이니까 별 걱정할 것도 없습니다.
10:03
스패츠를 확실하게 착용을 하고 준비를 마친 다음 오늘 산행을 시작합니다.
10:12
첫 봉우리인 835.2봉은 가볍게 오릅니다.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군요.
바로 앞의 1054.2봉이 아주 높게 보이는군요.
양지 쪽에는 눈이 다 녹았군요.
오늘 산행 시간이 상당히 단축될 것이라는 희망이 생깁니다.
하지만 .....
10:43
바위가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지도 #2의 '라'의 곳은 우측으로 우회하여,
음지 쪽으로 접어드니 눈이 발목까지 빠집니다.
멧선생 발자국이 대간길을 안내합니다.
우측으로 부석사가 보일법도 한데 오늘은 미세먼지인지 뭔지 시야가 아주 안 좋습니다.
10:54
1054.9봉을 지나,
10:58
폐헬기장 하나를 또 지납니다.
좌측으로 능선 상의 봉우리 두 개가 보입니다.
우측이 선달산이겠고 그 좌측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어래산1065.3m으로 진행이 되겠고 그 라인이 강원도와 경상북도의 도계가 되겠군요.
11:09
1007.2봉을 지나자마자 '마구령에서 2.5km진행한 곳'이라는 이정표가 나옵니다.
이정표는 직진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지금은 눈이 온 다음 이곳을 초답初踏하는 사람은 저입니다.
보통은 고라니나 멧선생이 리딩을 해주어 그걸 따라가면 손쉬운데 이곳은 그 녀석들도 지나지 않은 곳입니다.
분명 흐름은 왼쪽 길인데 이정표는 직진이라니.....
자세히 보니 직진을 하다 20여 m 내려가서는 교묘하게 좌측으로 꺾이는 흐름입니다.
눈오고 난 다음.
산줄기 타기 쉽지 않습니다.
지도 #3
11:17
936.8봉을 지나,
좌측으로 부석면 남대리의 상신기 마을이 보이기 시작하고....
신기新基는 새터를 말함이니 윗새터로 화전을 하던 사람들이 새로 마을을 개척한 곳이고 아랫동네가 아니고 그것도 윗동네라는 말이군요.
11:31
이제는 양지 쪽의 눈들은 습설이 되어 발이 푹푹 빠지는군요.
아무도 밟고 가지 않은 눈길을 고라니의 도움도 받고....
11:42
우측으로 멀리 옥돌봉이 보이는군요.
잠시 후 만나는 봉황산 ~ 선달산 줄기 사이에서 내성천이 발원이 됩니다.
그러니 대간길은 그 내성천을 피해가느라 이렇게 크게 우회를 하게 되는 것이죠.
954.6봉으로 오르는 길은 그리 힘들지 않은 평범한 능선을 탑니다.
이정표에는 갈곶봉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군요.
공단에서 아무 이름이나 함부로 붙일 리는 없지만 어디서 가져온 이름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정표 뒤로 출입금지 팻말이 세워져 있습니다.
봉황산 방향으로는 가지 말라는 말입니다.
다시 한 번 마루금 공부를 해볼까요?
조금 전 서천지맥은 대간의 956.2봉에서 분기하는 줄기를 에워싼 물줄기의 합수점에서 맥을 다한다고 하였으니 서천의 역할은 그걸로 끝입니다.
그러면 그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위 956.2봉과 이 954.6봉 사이의 대간 길에서 남쪽으로 흐르는 물은 낙화암천이 되어 흐르게 됩니다.
참고도 #5 낙화단맥
그러면 이 줄기 즉 954.6봉에서 가지를 치는 줄기는 봉황산822m ~ 매봉산587.1m ~ 달봉산265.2m으로 진행하여 낙화암천과 그 보다 상위 물줄기인 내성천이 만나는 합수점에서 그 맥을 다하게 됩니다.
이 산줄기의 도상거리는 약21.6km가 되는군요.
우리가 약속한 지맥의 조건은 30km 이상의 산줄기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니 이는 지맥의 급에는 들지 못하고 그보다 하위 개념을 단맥短脈이라 칭한다고 하면 낙화단맥이 되겠군요.
산줄기는 이런 것입니다.
어려울 것도 없다는 얘기고....
자, 다시 대간을 이어갑니다.
한편 이 954.5봉에서 봉화군 물야면을 만나게 됩니다.
따라서 좌틀하여 이어가는 대간길은 영주시 부석면과 봉화군 물야면의 시계를 따라 진행하게 되겠군요.
고도를 급격하게 떨어뜨립니다.
12:05
철탑 하단부 모양입니다.
우측으로 이따 진행할 능선을 봅니다.
좌측이 옥돌봉 우측이 내성기(지)맥의 983.7봉.
눈으로 덮혀 있는 모습이 참 멋집니다.
12:08
826.2봉은 끝까지 오르면 안 됩니다.
계속 진행하면 바로 알바를 하게되니 좌측으로 흐르는 대간 길의 흐름을 잘 인식하고 진행해야 합니다.
12:13
그래야 부드럽게 고도를 떨어뜨려,
늦은목이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지도 #3의 '마'의 곳입니다.
이정표 상 마구령부터 이곳까지의 거리는 5.9km입니다.
한편 여기서 우틀하면 약수로 유명한 오전리로 진행을 하게 되고 좌틀하면 아까 본 상신기 마을로 진행하게 됩니다.
행정구역으로 따지면야 부석면 남대리와 봉화군 물야면 오전리를 이어주는 길이겠지만 이곳 주민들에게는 강원도와 경상도를 이어주는 고개로 인식이 되었을 것입니다.
소백산국립공원 관리공단의 관할구역도 여기까지 입니다.
12:39
바톤은 산림청이 받습니다.
산림청에서 제작한 구조목이 최근에 설치한 듯 아주 깨끗하군요.
점심을 먹느라 20분 정도 지체합니다.
점심이라고 해봤자 아침에 동서울터미널 식당에서 산 김밥이지만....
12:53
늦은목이에서 0.9km 진행했습니다.
선달산까지 0.9km 남았다고 하니 딱 반 온 거군요.
아마 오늘 구간 중 가장 힘든 구간일 것입니다.
늦은목이가 765m 정도 되고 선달산이 1239m가 되니 1.8km에 470m 정도를 극복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꾸준히 걷는 수밖에 없습니다.
13:14
다행히 남서쪽이라 눈은 많이 녹았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13:19
하지만 고도를 높임에 따라 눈의 양도 많아지고 습설로 변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늦은목이부터는 선답자의 발자국이 있어 그만큼 체력 손실을 덜어줍니다.
13:22
회암령 ~ 어래산1065.3m으로 진행하는 갈림길입니다.
이 루트가 강원도와 경상북도의 도계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강원도 영월군 김삿간면과 경상북도 봉화군 물야면의 도계를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늦은목이부터 같이 온 발자국은 그 어래산 방향으로 갔군요.
표지띠는 그 방향으로 더 많이 달려 있습니다.
발자국이 전혀 없는 길로 들어섭니다.
13:24
바로 선달산이 나오고,
역시나 여기서도 삼각점(2등급, 예미 25)을 찾을 수가 없군요
산꾼 형님의 표지판도 알현하고....
좌틀하여 대간길을 이어갑니다.
박달령까지 5km라....
이제부터는 눈과의 싸움이군요.
지도 #4
13:31
상당한 양의 눈입니다.
13:41
지도 #4의 '사'의 곳에서 옛 이정표도 봅니다.
우측 잡목 사이로 물야면 오전리 마을과 상당한 규모의 물야저수지가 보입니다.
저 오전리의 오전약수터로 가려면 아까 늦은목이에서 접근하는 게 제일 용이할 것 같군요.
13:47
1236.2봉을 지나고,
13:55
1236.2봉에서 내려오자마자 우측으로 옹달샘 이정표를 지나칩니다.
가보고 확인도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에 가보았자 눈으로 덮혀 있을 게 뻔합니다.
그냥 통과하기로 합니다.
13:55
바로 옆에는 또 다른 이정표가...
정확성을 기하자는 취지인가요?
하나의 기둥에 방향만 달리하여 부착했어도 됐을 것인데....
물야저수지.
14:13
1216.4봉을 넘어 여유롭게 진행을 합니다.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이 빨래판을 연상시킵니다.
하지만 부드러운 이 부근의 대간길이 조금 이따 견뎌야 할 옥돌봉 오름 구간의 에너지를 보전해 주기에 충분합니다.
가운데 좌측의 선달산도 돌아보고....
역시 조망은 꽝!
14:17
멧선생들이 아주 난장판을 만들어 놨습니다.
14:25
적당한 곳에서 쉼터가 있군요.
지도 #4의 '자'의 곳입니다.
긴팔 내의만 입고 진행하던 복장에서 티셔츠를 하나 더 입습니다.
배가 조금 허전하여 도너츠 두 개로 배도 채우고....
물도 보충하고....
옥돌봉 오름에 미리 대비해야죠.
14:47
1192.9봉에서 좌틀하고,
조망도 제대로 되지 않지만 그래도 볼 건 조금이라도 봐야죠.
좌측으로 멀리 두위봉1470.8 라인도 봅니다.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는 두리봉으로 표기되어 있는 산이죠.
14:57
1128.6봉으로 오릅니다.
여기도 계속해서 고라니와 멧선생 뒤만 쫓는 모양새입니다.
산림청에서 그런대로 등로 관리를 잘 해주었군요.
나무계단을 버팀목으로 하여 용이하게 오를 수 있습니다.
14:59
1128.6봉도 휴게시설이 되어 있고....
물 한 모금 더 먹고 진행합니다.
15:00
박달령까지 1.4km.
박달령에서 옥돌봉까지 약 3km.
그리고 옥돌봉에서 도래기재까지 2.5km.
춘양에서 동서울 막차가 18:10.
도래기재에서 춘양까지 약 20분 소요.
그러니까 아직 7km 정도 남은 거리인데 시간은 2시간 40분 정도 남았습니다.
시속 2.5km 정도로 가야 한다는 계산이군요.
아직 체력은 버틸만 한데 문제는 박달령 ~ 옥돌봉 구간이 문제군요.
특히 마지막 그 오름 구간이 마음에 걸립니다.
덕유산에서 보던 그 바위가 여기에도....
15:13
1047.6봉입니다.
지도에는 이곳이 박달령이라고 표기되어 있군요.
15:20
너른 분지같은 곳이 나오고.....
15:22
그러고는 기억속의 헬기장과 도로가 나오고,
멋진 백두대간 표석이 있는 박달령입니다.
선달산에서 13:22 출발했으니까 정확하게 2시간 소요되었군요.
시속 2.5km.
선달산 ~ 박달령 구간은 '누워서 떡먹기' 구간임에도 시속 2.5km라...
눈때문입니다.
은근히 걱정이 되기 시작하는군요
.
한편 행정구역 상으로는 여기서 춘양면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면서 물야면과 춘양면의 면계를 따라 진행하는 우스꽝스러운 모양새가 됩니다.
고치령 이북이나 마구령 이북 그리고 박달령 이북도 경상북도가 강원도의 땅을 어느 정도 침범한 형세입니다.
강원도가 조금 억울할 것 같습니다.
추측건대 일제강점기 시절 행정구역 통합, 분리 등을 통하여 붙였다 떼었다 하다보니 이런 모양이 된 것 같습니다.
분수령을 무시한 처사이고 그걸 전혀 고려하지않은 결과물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분수령이 무엇입니까?
분수령 양쪽의 주민들의 생활 양식이나 관습 심지어는 언어 쓰임도 구분하는 거 아닙니까?
적어도 옛날에는 그랬다는 말입니다.
그것을 인위적으로 구분지었다는 것은 일본인들이 아니고서는 할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적어도 오늘 처음 지났던 부석면 남대리의 경우는 그 정도를 더합니다.
그곳 주민들은 교통도 안 좋은 백두대간 상의 마구령을 넘어 굳이 부석면이나 영주로 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오히려 영월 김삿갓면이나 단양 영춘으로 볼일을 보러 가는 게 더 쉬울 것 같으니 하는 얘기입니다.
백두대간 즉 분수령이 하는 역할이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각설하고 오전리의 그 유명한 오전약수도 조선 성종 때 보부상들이 이 박달령을 넘어다니다가 발견한 것이라고 하죠?
보부상들의 애환이야 이 박달령에만 맺혀있었겠습니까?
평생 장가도 가지 않고 떠돌아 다니다가 객사를 하게 되고...
그들은 묻어주고 보살펴 주는 것은 그 동네 주민들 몫이었다고도 하니...
서로의 묵시적인 약속이었을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허생원의 케이스는 상당히 낭만적이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동이 엄마를 찾으러 제천으로 가고 난 후의 일정이 궁금해집니다.
잠시 이효석을 생각해 봤습니다.
어쨌든 우리나라 백두대간을 제일 부지런히 넘나들었던 사람들은 바로 보부상이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깔끔하게 정리된 산림청 안내판을 보고,
산령각에서,
산신령님께 삼배를 올립니다.
지도 #5
15:32
우선 가볍게 1006.5봉을 오르고,
15:37
지도 #5의 '차'의 곳입니다.
물 한 모금 마시고....
바람이 살살 불어오기 시작하는군요.
잠시 쉬노라니 금방 한기가 돕니다.
15:49
지도 상의 박달령이라 표기된 곳입니다.
예전에는 박달령의 한자식 표기는 단목령입니다.
단檀이 박달나무를 가리키기도 하지만 이는 단군과 연결지어서 생각해야 하고....
15:50
그러고는 바로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깨끗하게 정비된 안내판입니다.
이 안내판을 보더라도 산림청이 대간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산림청.
우리나라의 부처 중 상당한 비중의 부처인데 청에 머물고 있다니....
국토를 제대로 가꾸기 위해서는 건설부 이상의 직제가 되어야 하는데...
15:54
991.1봉에 오르고,
좌측 옥돌봉 우측 내성기(지)맥 갈림봉인 1200봉.
그림은 부드럽게 보이지만 실제 현장에서 보는 높이는 그렇지 않습니다.
16:34
그러고는 내성기(지)맥 갈림봉입니다.
여기서 물야면과는 완전하게 헤어지고 이제부터는 온전하게 춘양면 안에서 대간을 진행하게 됩니다.
아까 얘기한 것처럼 대간과 행정구역이 엉크러진 모양입니다.
이 모양새는 도래기재 건너 구룡산에 이르러서야 제대로 잡히게 됩니다.
그리고 여기서 우틀하는 루트는 서천지맥을 할 때 이미 부분적으로 얘기했던 내성기(지)맥으로 이어집니다.
대간에서 직접 가지를 친 산줄기 중에서는 한강기맥, 남강기맥과 더불어 삼대기맥 중의 하나로 꼽히는 줄기입니다.
참고도 #1을 보면 되겠습니다.
더욱 더 자세한 것은 따로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깔끔하게 정리된 산림청 이정표를 따라 좌틀합니다.
이정표에 신뢰감이 갑니다.
우측으로 내성기맥을 봅니다.
기맥은 주실령을 넘어 좌측의 989.7봉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보이는군요.
옥돌봉이라 그런가요?
바위가 보이는군요.
전체적으로 육산인 오늘 구간에 이런 바이 보는 것도 사실 낯설다는 느낌입니다.
16:40
드디어 옥돌봉입니다.
이정표가 하산길을 가리키고 있고,
정상 저쪽으로는 헬기장과 옥석산이라는 안내판이 얼핏 보이는군요.
이 봉우리를 다른 말로 옥석산이라고 하는건지 아니면 조금 더 떨어진 곳에 옥석산이 따로 있다는 건지 명확하지가 않군요.
혹은 이 봉과 저 봉이 이름을 달리하는 각각의 봉우리라는 건지도....
시간이 없습니다.
이정표상 2.76km의 거리를 1시간 내에 내려가야 하니...
예약해 놓은 택시(011-806-3355)기사님께 전화를 드리고...
16:52
발걸음을 빨리합니다.
지도 #5의 '카'의 곳을 지나고,
16:54
그러고는 그 유명한 550년 된 철쭉나무입니다.
안내판 좌측으로 서둘러 내려갑니다.
17:19
철쭉터널을 지나는데 옛기억이 새록새록 나는군요.
17:28
드디어 나무 계단이 멀리 보이기 시작하면서 88번 도로를 지나는 차량들의 소음도 들립니다.
기사님이 기다리고 계시는군요.
새로 만든 에코브리지.
구룡령으로 이어지는 대간길.
지난 번 무한도전팀 덕분에 한방에 삼수령까지 걸을 수 있었죠?
옥돌봉에서 50분만에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서벽이라는 이름도 아름다운 동네를 지나면서 기사님의 전력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대간을 한 번 하셨고 낙동정맥과 호남정맥을 하셨다고 하십니다.
다른 데도 아닌 춘양에서...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
이제 죽령 ~ 안생달 구간만 남았군요.
주중에 한탕하고 주말에 온누리 산악회와 졸업 산행을 하면 이제 백두대간도 끝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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