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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명산

육십령~할미봉~장수덕유~남덕유~월성치~황점마을

 

 


작년 겨울 덕유의 모습입니다.

부쩍 산에 대하여 관심을 갖는 사람들을 생각해 봅니다.

주위 사람들의 권유로 산을 시작했다가 자신의 체력과 적성에 맞아 쉼 없이 이어가는 경우, 어떤 이들은 건강을 위해서 산행을 시작했다가 그것을 끊기가 힘들 정도로 중독되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주위의 나이 들은 여자 분들은 자신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취미 생활을 공유하겠다는 의지에서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또 다른 진지한 분들은 역사의 현장을 산행을 하면서 되짚어보고 그 길을 따라 가면서 그 흔적을 느껴본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뭐 그런 합당한 이유가 없으면 어떻습니까.

그냥 걷고 싶을 때 배낭을 등에 업고 평소 습관처럼 머릿속에 그려 두었던 곳을 찾아 들으면 그곳이 바로 산이니....

우리나라 같이 산에 가기 좋은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부류의 산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분들은 들꽃과 희귀나무들을 보면서 그것을 촬영하여 그 이름들을 인터넷에 산행기로 올려주시는 분들과 백두대간, 정맥, 지맥 등을 꾸준히 찾아 다니시는 분들입니다.

대단한 분들입니다.

그런데 그 분들에 비해 보잘것 없는 저는 아무래도 하산주(下山酒)를 마시기 위하여 산에 드는 속물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백두대간 덕유산 구간이라....

여러 차례 이 길을 운행하였고 최근 산행으로는 작년 겨울에 심설 산행을 하면서 지났으니 결국 매년 한 차례씩은 덕유에 들게 되는 것이니 너무 자주 덕유에 드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도 해 보지만 이번에 특별한 기회로 다시 그 멋진 줄기를 걷게 되는 행운을 가지게 됩니다.

그것도 우리나라 산악회에서는 내로라하는 축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그랜드 산악회에서 가는 일정이니 그 그랜드를 처음 가시는 분을 위하여 동행을 빙자하여 제 계획표 상에 있는 한강기맥에서 갈라진 다른 산줄기를 이어가지 못한다고 하여도 그다지 제 기분이 나쁠 것도 없습니다.

더욱이 그 코스가 북덕유에서 남덕유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덕유의 주릉을 감상할 수 있는 남덕유에서 북덕유로 향하는 코스이므로 오히려 제가 자청하는 모양새가 되어 버립니다.

 

남덕유로 오르는 코스는 ① 영각사로 올라 남덕유를 거쳐 북덕유로 이어지는 코스도 생각할 수 있고, ② 황점마을에서 바른골로 올라 남덕유로 오르는 코스도 있으나 이왕 종주 산행이라면 대간코스로 가는 것이 정석이라는 생각입니다.

즉 ③ 소위 육삼종주라는 육십령에서 시작하여 할미봉, 장수덕유를 거쳐 남덕유로 이어가는 코스가 정통이라고 생각됩니다.

 

산행개요


 

1. 산행일시 : 2012. 6. 16.

2. 동행한 이 : 그랜드 대원님들.

3. 산행 구간 : 육십령~할미봉~장수덕유~남덕유~월성치~황점마을


4. 소요시간 :

지 명

거 리

출 발 시 간

소요시간

비 고

육십령

10:43

할미봉

2.2km

11:40

57

장수덕유

4.6

13:58

138

10분 휴식

남덕유

1.4

14:57

59

20분휴식, 점심

월성치

1.1

15:55

58

30분 휴식

황점마을

3.7

16:59

64

13.59

06:16

05:16

실 소요시간



산행 기록

 


육십령에 도착합니다.

경남 함양과 전북 장수를 잇는 이 육십령은 원래 신라와 백제의 국경이었다고 합니다.

두 나라의 국경이었으니 이 고개에 얽힌 유래가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첫째 이야기는 함양의 감영에서도 이곳까지가 60리 길이고, 장수 감영에서도 이곳까지의 거리가 60리 길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기도 하고, 또 다른 이야기는 이 고개를 60번 돌아야 넘어 갈 수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후자의 말을 신뢰하였었습니다만 최근에 책을 보고서 알게 된 이야기 즉 이 고개에는 도적이 많아 최소한 육십 명 정도의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올라야 무사히 지날 수 있다는 데서 유래하였다는 설(說)도 있더군요.

그 육십령(734m)에서 산행을 준비합니다.


10:43

이제 본격적으로 덕유에 듭니다.

등산안내도 뒤쪽에 예전의 소박한 등산 안내표지판이 남아 있군요.

1980년 대의 덕유산의 모든 이정표는 이런 형식으로 길안내를 하고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예전에 비해 더 넓어진 등로를 우측에 비닐하우스와 육십령 마을으로 보면서 진행합니다.

10:59

788봉을 지납니다.

오늘 저는 함께 온 일행들과 후미에서 함께 움직입니다.

앞서 가시는 분들은 멀써 멀찌감치에서 앞서 가고 있군요.

바위와 간간이 나타나는 위험지역에서는 안전 시설도 보입니다.

잠시 조망이 허락되는 곳에서 장계면 명덕리 마을이 보입니다.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은 경상남도 함양군 서상면과 전라북도 장수군 장계면의 경계가 되는 곳이므로 결국 경상도와 전라도의 도계(道界)를 걷고 있는 셈입니다.

우측으로는 장수덕유 즉 서봉에서 가지를 친 영구단맥의 흐름도 보이고...

11:12

이정표도 나타납니다.

11:20

곧 헬기장도 나타나고...

간간이 남덕유의 위용도 볼 수 있는 조망이 터지는 곳도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국립공원 지역을 걸을 때에 흔히 볼 수 있는 119 구조목입니다.

매 500m마다 일정한 간격으로 세워져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최근에는 그 거리 간격이 더 좁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산악사고에 대비한 119 대원들의 봉사하는 자세를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바위 구간을 지나는데,

그 바위 구간은 시원한 바람과 이렇게 훌륭한 조망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조망은 지나온 줄기와 전 구간인 깃대봉과 영취산 그리고 왼쪽의 백운산까지도 보여줍니다.

그 깃대봉 우측으로는 장수목장도 보입니다.

트랙이 보이는 곳 말입니다.

말이 목장이지 저기가 종마장입니다.

한국마사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저 종마장이 이곳에 들어올 때 말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즉 말똥물을 마시게 될 지도 모를 마을 주민들이 저 목장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 찬성할 리는 만무였던 바, 위정가와 한국마사회는 저 시설이 들어옴으로서 지역 경제 발전에 획기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하는 장밋빛 청사진을 보여주며 교묘하게 주민들을 속여 허가를 받아냈는데 결국 저 시설의 직원들은 관사에서 생활을 하고 쇼핑이나 외식 등은 전주나 서울로 올라가고 관광 수입이라 해 보았자 눈에 보이는 것도 없고....

참고로 우리가 한북정맥(박성태 선생님의 신산경표가 아닌 여암 신경준 선생님의 구 산경표 이론)을 할 때 노고산을 지나 고양시 덕양구 삼송동의 숫돌고개를 지나게 됩니다.

거기서 새로 도로를 내는 곳을 지나 철조망을 통과하면 우측으로 지나게 되는 곳이 있습니다.

농협대학이라는 간판도 볼 수 있고 너른 초원이 살짝 보이던 곳.

그곳이 원래 종마장인데  아마도 대부분의 시설을 이쪽으로 옮긴 것 같습니다. 

 뒤를 돌아볼 때 우측으로 줄기 하나가 내려옵니다.

 서봉에서 갈라져 내려오는 줄기로군요.

 남덕유에서 갈라져 내려오는 진양기맥 줄기도 보이고 그 아랫쪽으로는 교육원 건물도 보이며 영각사까지도.... 

 준희선생님의 팻말을 봅니다.

 대한민국 어느 산줄기에 들든 항상 만날 수 있는 선생님의 표지띠와 저런 안내판.

 제가 우리나라 트랙커들 중 가장 존경하는 분들 중 한 분입니다.

 항상 건강하게 안산하십시오.

 앞으로 진행할 덕유의 줄기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저는 항상 이 덕유에 오기만 하면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1985년 제가 종주 산행을 처음 한 곳이 이 덕유이기도 하지만 마루금의 웅장한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혜택을 주는 곳이 이 덕유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11:40 

드디어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는 할미봉(1026m)입니다.

덕유의 남쪽을 지키고 있는 산이지요.

덕유(德裕)라는 말 자체가 크고 넉넉함이라는 말이므로 덕유산은 그렇게 넉넉함으로 산객들을 항상 맞이하여 주는데 이 할미봉 부근만큼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만큼 산행 시작 초입 부분이 산객에게 주는 심리적 부담감은 상당한 것 같습니다.

흔히들 이럴 때 "아직 발동이 안 걸렸다."고 쓰는 표현.

이 말이 맞는가요.

여기까지가 조금 힘이 드는 구간입니다.

 3등 삼각점입니다.

산을 다니는 산객들에게 가장 중요한 현재의 위치를 확인하여 주는 삼각점.

지적측량 사용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마루금 산행을 하는 산꾼들에게는 아주 용이한 것입니다.

 그 할미봉을 빠져 나오자마자 바로 갈림길이 나오며,

 안내판이 서 있습니다.

 이제 겨우 한 구간을 마쳤습니다.

지칠만하면 덕유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내리막에 나무 계단이 설치되어 있는 곳을 지나고, 

12:23

924고지를 지나면,

 12:32

바로 교육원삼거리에 닿게 됩니다.

 이곳을 누군가 '삼자봉'이라고 표기된 판을 붙여 옿았군요.

 처음 들어보는 봉우리 이름입니다.

그런데 저와 함께 온 일행분이 조금 힘들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도 같이 보조를 맞추다 보니 이 속도로 진행을 하게 될 경우 남덕유는 그냥 지나쳐야 할 것 같은데 그게 문제가 아니라 먼저 내려가서 기다리고 계신 분들이 우리 일행으로 인해 출발이 지연되는 민폐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군요.

일행 분이 자신은 후미 그룹과 보조를 맞춰 운행을 할 테니 저는 남덕유까지 진행을 하시라며 먼저 가라고 하시는군요.

마치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장동건을 놔두고 다리를 절며 떠나는 원빈의 심정이 됩니다.

물론 뒤에는 '나대장님'이란 막강한 후미대장님이 계시기 때문에 제가 다른 분들을 걱정하는 것은 분에 넘치기도 하지만...

나대장님을 믿고 여기부터 저 먼저 잰 걸음으로 걷습니다. 

 '산새들의 합창' 표지띠를 봅니다.

 부산, 김해에서는 상당히  알아주는 산악회인데 우리가 산줄기 산행을 할 때 산행을 할 때 흔히 볼 수 있는 '맨발산악회'의 맨발선생님의 제자들인 삼돌이님, 곡괭이님, 그린피아님 등 3인이 주축이 되어 운영 중인 비영리산악회입니다.

대단한 산꾼들이 매주 대간과 정맥을 운행 중인데 서울의 '그랜드'와 비견될 만 하군요.

참고로 맨발산악회는 말만 산악회이지 실제는 맨발 윤상대님 혼자서 다니시면서 명칭만 그렇게 사용하고 계십니다.

작년 말에 6,000회 산행을 기록하신 대단한 부산의 산꾼이십니다.

 안타까운 현장을 봅니다.

 많은 산객들로 인해 토사가 많이 유실된 모습입니다.

우리가 대간을 할 때 삼도봉 조금 못 미친 지점이나 곰넘이재 그리고 태백산 전인 깃대배기봉 부근 등에서 깊은 산속에 데크를 깔아 그 위를 걸으면서 조금 의아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렇게 계속 토사가 유실되기 전에 그런 시설를 하면 많은 등산객에도 불구하고 자연이 입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되는군요. 

아까 육십령에서 본 공사 현장이 떠오릅니다.

참 쓸 데 없는 일 골라서 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이화령을 복원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여기서는 육십령을 복원하는 작업을 한다하고...

이 돈을 가지고 탐방로 보완 작업이나 하실 것이지...

 12:54

헬기장을 지납니다.

 하늘이 조금 끄무레하기는 합니다.

 양옆의 산죽 군락을 보는데 또 이같은 등로 사정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13:17

이른바 '포바'에 도착합니다.

포토존 바위라는 뜻인데 많은 산님들이 사진촬영에 여념이 없으십니다.

이 바위를 좁은 틈으로 내려서면 로프를 잡거나 바위에 의지하여 조금은 미끄러운 곳을 내려와 바로 우틀하여 진행을 하면 될 것입니다.

 이제 서봉도 많이 가까와진 느낌입니다.

 장수덕유 즉 서봉에서 남덕유로 이어지는 가늘고 긴 이 목선이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이런 정경을 카메라로 담아 이렇게 표현하고 글로 옮긴다는 것이 어쩌면 자연에 대한 모독이라 생각할 때도 가끔 있습니다.

저 혼자 그냥 느끼면 되는 것이지 어떻게 사람마다 느끼는 감흥이 다를진대 제 졸필로 이런 광경에 대한 감정을 얼마나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다고 이렇게 끄적거리고 있는 것인지....

 여하튼 이 형태로 인해 지리산에서건 삼도봉에서건 어디에서나 덕유를 쉽게 관찰하고 찾을 수 있습니다.

 진행한 줄기를 돌아봅니다 

 자, 어떻습니까.

 바로 앞에 있는 '포바'를 우측으로 틀어 숨어  진행하다가 다시 모습을 들어낸 다음 할미봉을 일으키고 멀리 깃대봉을 지나 영취산, 백운산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겨울에 육삼종주(육십령~남덕유~북덕유~삼공리)를 하기 위하여 무박산행을 할 때  여기 정도 올아와야 여명이 밝아와 뒤를 조망할 수 있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런 겨울 무박산행은 여기까지는 그저 랜턴 불빛에 의존해서 운행하느라 아무 것도 보지 못하고 오르니 사실 힘든 것도 모르고 오르는 장점이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이런 마루금 종주 산행은 주변 풍광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제 맛일 것 같습니다. 

서봉이 그 얼굴을 쓸쩍 내밉니다.

하늘과 절묘하게 대비가 되는 모습입니다.

아마도 이 덕유의 모습을 보는 것도 올해에는 오늘이 마지막일지도 모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니 발걸음이 더뎌지고 그 이유는 아마도 이런 광경을 놓치기 싫어 일부러 천천히 주위를 감상하느라 시간이 지체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바쁠 이유도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렇게 서두르고 바삐 살았으면 산에 와서나마 여유를 가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주인인 산(山)도 그것을 바랄 것입니다.

손님인, 아니 잠시 들렸다 가는 나그네인 산객(山客)이 마치 주인처럼 시끄럽게 굴거나 “도대체 산에 왜 왔는지 모르겠다. 너무 힘들다.”는 투정은 아무래도 산(山)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것입니다. 

바람이 불어 구름을 쓸어 갔는지 서봉을 하늘과 대비 시켜보니 마치 선경에 온 것 같습니다.

하긴 뭐 선(仙)이 별 것이겠습니까.

사람(人)이 산(山)에 들면 곧 신선이 아니겠습니까. 

 바위 지대입니다.

서봉에 다 왔다는 말과 같습니다. 

 남덕유 쪽은 구름때문에 보이지 않는군요.

 먼저 오르신 몇 분이 서봉에서 쉬고 계시고....

 13:58

서봉 바로 아래에 있는 이정표가 있는 케른 앞입니다.

이곳이 갖는 의의는 자못 큽니다.

 즉 이곳에서  영구단맥이 시작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백두대간 덕유산 연봉의 끝자락인 장수덕유(남덕유산 서봉)에서 지맥 하나가 남서쪽으로 나뉘어서 삿갓봉과 두루봉을 지나 영구산에서 두 갈래를 친 뒤 남쪽으로 내달리다가 삼면이 금강에 가로막혀 멈춰 섰으니 바로 천반산이다. 물줄기는 남,서쪽은 금강의 원류인 장수 뜬봉샘에서 흘러온 장수천, 동,북쪽은 무주 안성에서 흘러온 구랑천이 산의 서쪽인 죽도에서 합수되어 금강을 이루고, 서해의 금강하구둑에서 바다에 살을 섞는다. 행정구역은 진안군 동향면, 상전면, 장수군 천천면에 경계해 있다.

 

영구단맥은 이곳에서 갈라져 천반산을 끝으로 금강으로 떨어지는 20.3km의 산줄기를 말합니다.

한편 영구산에서는 문필봉과 명덕봉으로 줄기가 또 가라지기도 합니다.

 지도에도 그렇게 나와 있습니다.

 한편  지태니 설태니 하면서 장거리 산행을 즐기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지태란 지리태극종주를 이야기 하는 것이니 설태는 짐작이 가실 겁니다.

J3클럽이니 감마로드, 태달사 등이 그분들인데 그 분들이 덕유에 만든 코스가 덕태라는 것입니다. 

 바로 영구단맥을 이용하여 이곳에 이르고 이곳부터는 대간길을 걷다가 갈미봉에서 갈라져 거창의 명소인 수승대까지 연결하는 길입니다.

 그러니 이곳이 의미 있는 곳이라 하지 않을 수 없군요. 

 살짝 등로를 따라 오르면 이제는 온전한 서봉입니다. 

해발 1492m로 나와 있습니다.

1492m.

삿갓재 대피소를 지나면 처음 만나는 봉우리가 무룡산인데 그 무룡산의 높이와도 같습니다.

그리고 1492.

콜롬부스가 서인도 제도를 발견한 해이기도 합니다.

쨌든 장수덕유는 경상남도 함양군 서상면과 전라북도 장수군 그리고 장수군 중에서도 장계면과 계북면의 도계(道界)와 면계(面界)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상한 석물이 하나 있고,

 바로 옆의 헬기장이 있는 곳으로 갑니다.

 어느 분인지 힘도 좋습니다.

 서봉 밑에 있다는 샘터를 확인하시던 '창공'님을 뵙습니다.

 참 걸음도 빠르시고 매 산행에 주제 하나를 가지고 임하시면서 그것을 풀어가시는 산행을 하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뭐 야생화에도 조예가 깊으시니 산행에 즐거움이 없으실 리 있겠습니까.

 삿갓봉에 구름이 걸려 있는 모습입니다.

참 멋있습니다.

멀리 향적봉이라는 또 다른 이름을 가진 북덕유도 조망이 됩니다.

그러고보니 우리나라에는 덕유 이름을 붙인 봉우리가 4개가 됩니다.

이 서봉이라는 이름의 장수덕유, 남덕유(1507.4m), 북덕유(향적봉,1614m) 그리고 그랜드에서 이미 지나치신 빼재 너머에 있는 덕유삼봉(1254m) 등....

 지나온 줄기를 다시 한 번 보고,

 영구단맥을 다시 봅니다.

 그 우측으로는 삿갓봉에서 갈라지는 또 하나의 줄기를 볼 수 있고 멀리는 적상산이며 마이산도 볼 수가 있을 터인데 구별을 하기가 쉽지 않군요.

 삿갓봉에서 구름이 날라가는 모습을 보고는, 

 10분 정도 놀았으니 이제 저 남덕유로 향합니다.

 그 첫발은 이 긴 철계단입니다. 

 14:34

남덕유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카메라가 몹시 흔들렸습니다.

그럼에도 이 사진을 올린 이유는 이 삼거리에서 보통은 직진을 하는 우(愚)를 범하게 되고 그럴 경우 남덕유를 빼먹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간 산행을 하는데 남덕유를 빠뜨린다....

이는 곧 한북8지맥 중 명성지맥을 하면서 명성산을 빼먹는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하긴 개중에는 남덕유를 지나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진행을 하였는데 길을 잘못들어(?) 남덕유를 거치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

여기서 총무님께서 나눠주신 가래떡 한 개와 초코파이 하나를 먹습니다.

산에 관한 몇 가지 격언(?)이 있지요.

먹은 만큼 간다는 것과 올라간 만큼 내려가고 내려간 만큼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행 속도는 배낭의 무게와 반비례한다는 것...

 헬기장이 있는 갈림길입니다.

 이곳이 거창군의 서쪽 끝이라는 말이군요.

그러니까 이제껏 걸어오던 장수군과 함양군 도계에서 벗어나 장수군과 거창군의 도계를 걷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먼저 오신 분이 검문소를 운영하고 계십니다.

막걸리 한 잔을 얻어 먹고 저도 가지고 있던 지금은 좀 녹은 얼음 막걸리를 꺼냅니다.

'어감독' 형님과도 슬러시 막걸리를 나누어 먹습니다.

한 10분 지체를 하고는 다시 발걸을을 뗍니다.

 덕유의 등을 봅니다. 

 14:57

 그러고는 남덕유에 섭니다.

 먼저 오신 분들이 기념 촬영에 여념이 없으십니다.

 서상면 일대를 조망합니다.

 힘차게 뻗은 진양기맥 줄기가 당장이라도 진양기맥을 시작하도록 유혹을 합니다.

진양기맥은 백두대간의 이 남덕유에서 분기하여 월봉산, 금원산을 지나 진주의 진양호로 이어지는 약 159km의 산줄기를 말합니다. 

물론 주지하다시피 진양기맥은 산경표에 나오는 공식명칭이 아닙니다.

「태백산맥은 없다」의 필자인 조석필님이 산경표를 더욱 유용하게 쓰기 위하여 산경표에서 이름을 얻지 못한 몇몇 산줄기를 기맥으로 부르자고 했고 남한의 산줄기 중에서는 남한강과 북한강을 가르는 한강기맥. 영산강의 북쪽 벽인 영산북기맥. 영산강의 남쪽 벽을 이루다 땅끝으로 가는 땅끝기맥을 제시하였기에 여기에 맥락을 맞춰 사용하고 있는 명칭입니다.

 

1985년 제가 삼공리에서 자고 그 무거운 텐트를 짊어지고 동엽령을 거쳐 이곳에 왔을 때 바로 아래에 사람이 건너기 어려울 정도의 철제 가교가 있었고 그 다리를 건너면 바위 아래 샘이 하나 있었는데 거기에서 야영을 하고 다음날 영각사를 거쳐 마이산 관광을 하고 귀경을 한 생각이 나는군요.

그 샘이 남강의 발원지가 되는 참샘이고 그 위험스러운 철교는 철거되었는지 안 보이고 멀리 나무 계단만이 시야에 들어오는군요. 

 오늘 올라온 할미봉 줄기도 조망합니다.

 대단한 덕유 줄기입니다.

 다시 내려가야지요.

 이쯤이면 일행들이 남덕유 삼거리 정도에는 왔을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15:11

 아까와는 다른 곳의 즉 북진을 할 때 내려오는 방향에서의 남덕유삼거리입니다.

일행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고 간신히 통화가 되었는데 상당히 힘들어 하시는 모습입니다.

기다리다 못해 하는 수없이 오던 길을 되돌아 마중 나갑니다.

한 400여m 가니 힘들어 하시는 모습이 역력한 일행의 모습이 보이고 그 뒤에는 역시 믿음직한 나대장님이 그분의 배낭까지 매시고 오시는군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시는 나대장님의 모습이 바로 德裕로 다가옵니다.

나대장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너무 수고 많으셨습니다.

 사실 어제인지 아니면 며칠 전인지 이 부근에 비가 왔던 것 같습니다.

 흙도 미끄럽고 바위도 이렇게 맨질맨질 하여 넘어져 상처를 입기 십상입니다. 

 더군다나 하산길에는 다리에 힘도 빠질 때가 되어 더 조심을 하여야 할 것입니다.

 1980년대의 안전시설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무인중개기를지나고, 

 15:45

이정표를 지나니,

 15:55

월성치입니다.

오늘의 대간 구간은 여기까지입니다.

 이제부터는 미끄럼만 주의하며 내려가면 됩니다. 

 깨끗하게 단장된 샘도 보고,

 많이 손상된 등로도 봅니다. 

 괴목...

 저는 사실 마루금 산행을 한답시고 돌아다니다 보니까 이런 소(沼)를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맑은 물에 세안을 하면서 뒤에 오는 일행들을 기다립니다.

 16:59

37번 도로에 닿습니다.

 이 길로 오르면 남령재를 거쳐 육십령으로 갈 수도 있고,

 우리는 왼쪽길로 내려가 주차장으로 갑니다.

 아주 깨끗하고 멋지게 생긴 화장실입니다.

 이런 모습 때문에 어떤 분들은 화장실이라고 인식하지 못하고 뒤에 있는 이동식 화장실에서 악취를 참아가며 볼일을 보셨다고도 할 정도입니다.

저도 기념삼아 볼일을 보았습니다.

 푸짐한 오리고기와 맛있는 올갱이국 그리고 도토리 묵, 김치....

언제나 산행 뒤의 기쁨을 기대해도 실망을 시키지 않으시는 총무님 및 집행부 여러분들.

오죽하면 저희 일행이 이런 말을 하겠습니까.

"우리 사무실 옆 오릿집보다 더 맛있네."

맛만 있습니까?

무한 리필에 소주에 막걸리는 또 입맛대로 골라 마시고.... 

 실컷 먹은 다음 뒷정리에 수고를 아끼시지 않는 세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접이밥상을 건네고 배를 두드리며 삿갓재 대피소로 오르는 길을 바라봅니다.

 4년 전 대간을 할 때 올랐던 길입니다.

오늘도 그랜드 집행부의 배려로 모든 대원들이 별다른 불상사 없이 안전하게 귀경을 할 수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저희 일행이 중거리 산행에는 익숙치 않으신 분이라 후미에서 나대장님께서 너무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선두의 이회장님 중간에 계신 박대장님 그리고 맛난 식사에 안전 운행까지 책임 지신 지부장님.

이런 모든 일을 기획하고 포식시켜주신 이회장님, 총무님.

모두들 감사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도 훌륭하고 기량이 출중하신 우리 그랜드 대원의 탁월하신 능력 없이는  별무소용이었을 것입니다.

그랜드 대원 여러분 수고들 많이 하셨습니다.

다음 산행 때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