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도봉어.
포항이나 경주, 울산 쪽에 계신 분들이 찾는 좀 긴 줄기 하나가 있는데 그 봉우리들의 이름의 첫 글자를 떼어 자도봉어라고 한다고 합니다.
그 줄기의 원천은 낙동정맥인데 그 낙동정맥에서 이어져 나가는 줄기를 양쪽으로 이어 걷는 코스입니다.
즉 백두대간의 매봉산(천의봉)에서 분기한 낙동정맥이 면산, 통고산, 백암산, 독경산, 주왕산을 거쳐 가사령에 이르러 포항땅에 들어서게 됩니다.
그 줄기는 그러고는 배실재 정도에 이르러 낙동정맥의 반 구간 정도를 마치게 되며 운주산에서 잠시 숨을 고르다가 이리재로 급히 떨어져서는 다시 용트림하듯 고개를 쳐올려 614.9봉에 이르러 좌측으로 줄기를 하나 내주는데 이 줄기가 봉좌산, 어래산으로 이어지는 약 5.5km의 짧은 단맥이 됩니다.
한편 614.9봉에서 우틀한 낙동정맥 줄기는 계속 남진하여 배티재에 이르러 급우틀하여 난해한 줄기를 시티재로 넘기게 되는데 그 전에 배티재에서 직진을 하는 줄기가 도덕산을 지나 어래산으로 이어지는 줄기를 하나 내놓게 됩니다.
지도로 확인해 봅니다.
대단한 산꾼들이 활동하고 있는 포항 지역에서 이런 데 착안하지 않을 리 없습니다.
서울에는 불수사도북, 대전에는 보만식계 그렇다면 포항에는 자도봉어 즉 자옥산, 도덕산, 봉좌산, 어래산 등 4개 봉우리를 이어가는 약 17km 정도의 산줄기를 기어코 만들어 냅니다.
저 역시 낙동정맥을 하면서 정맥 부근을 둘러보던 중, 정맥 근처에 있는 봉좌산과 도덕산을 하면서 거기서 이어나가는 줄기에 주목을 하였었는데 그 줄기를 한데 모은 것이 '자도봉어'였습니다.
서울에 사는 저로서는 포항 산꾼들이 만들어 놓은 그 '자도봉어'를 가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 냄새만 맡고 있던 중 좋은 기회가 생겼습니다.
부산·김해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 주로 산줄기를 위주로 산행을 하여 개인적으로 친분을 맺고 있는 부산의 '산새들의 합창'이라는 산악회에서 이 구간을 10월 정기산행으로 진행을 한다고 합니다.
마침 제가 낙동정맥을 울산과 양산 부근을 진행하고 있어 그들의 정기산행 날짜인 10. 28.에 하루를 맞춰본다면 요원하리라고만 생각했던 '자도봉어' 산행 계획을 앞당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도 #1
2012. 10. 28. 07:30
동래역 3번 출구에서 오랜만에 산새님들을 만납니다.
부산산꾼들의 억센 억양을 듣고 분에 넘칠 정도로 환대해 주시는 30여 분의 산새님들과 함께 산행 들머리인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로 향합니다.
경주 입구에서 잠깐 막힌 버스는 09:20 정도 되어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산행 개요
1. 산행일시 : 2012. 10. 28. 일요일
2. 동행한 이 : 산새들의 합창 대원들.
3. 산행 구간 : 자도봉어 (옥산마을~자옥산~도덕산~봉좌산~어래산~옥산마을)
4. 산행거리 :
지 명 |
거 리 |
도착시간 |
소요시간 |
비고 |
옥산 마을 |
09:24 |
|||
자 옥 산 |
1.8(km) |
10:05 |
41(분) |
|
도 덕 산 |
1.8 |
10:48 |
43 |
|
이리재 갈림길 |
4.5 |
12:11 |
83 |
24분 점심 |
봉 좌 산 |
0.65 |
12:20 |
09 |
|
어 래 산 |
6.45 |
14:30 |
120 |
10분 휴식 |
옥산 마을 |
2.8 |
15:53 |
83 |
25분 휴식 |
계 |
18(km) |
06:29 |
05:30 |
실 운행시간 |
산행기록
09:24
간단하게 산행 채비를 맞추고 이미 산행 설명을 한 대로 각자 산행 능력에 맞게 A, B조로 나누어 진행을 합니다.
생경스러운 환경에 주위를 한번 둘러봅니다.
자옥산을 지나 저 도덕산으로 진행을 하게 될것 같고....
대충 둘러봤으니 산행을 시작합니다.
어느 짓궂은 분이 'ㅏ'에서 한획을 지워서 '자옥산'을 살벌한 산으로 만들어 놓으셨습니다.
처음에는 그러저러한 산으로 보았는데 등로는 양호하나 고도를 높일수록 숨이 차오름을 느낍니다.
초입의 '여강이씨'묘를 지나는데,
살벌한 경고 펼침막을 봅니다.
오늘의 선두대장인 삼돌이님은 벌써 대원들을 내팽기치시고 저 앞으로 달아나십니다.
어디서나 대원들을 이끄는 선두대장의 역할은 참으로 힘드실 것 같습니다.
앞장 서 길을 찾고 그 길을 찾기 위하여 독도를 해야 하고 뒷분들을 위하여 표지띠나 깔판으로 흔적을 남겨야 하며 거기에 스스로 사진 촬영까지 하여야 하니 실로 대단한 준족이 아니면 그 역할을 맡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늘 삼돌이님이나 그린피아님은 대원들을 위하여 그 역할을 훌륭하게 해 주실 겁니다.
10:05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땀을 흘리다 보니 이정표가 나오고,
바로 뒤로 케른 한 기가 서 있는,
자옥산입니다.
신라시대 때 붉은 옥이 많이 생산되어 자옥(紫玉)이란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는군요.
멋진 표석도 하나 박아 놓으셨고....
바로 북쪽으로 진행을 합니다.
오늘은 상당히 청명한 날씨임에도 간간이 바람이 불어 산객의 땀을 식혀줍니다.
그 바람이 불 때마다 오래된 낙엽 위로 새 낙엽이 떨어지며 쌓여 걷는 이의 발에 푹신함을 느껴지게 만드는군요.
한참이나 고도를 낮춥니다.
바로 앞에 도덕산이 그 위용을 자랑하며 버티고 서 있습니다.
10:17
서쪽으로는 오배마을, 동쪽으로는 옥산마을로 떨어지는 안부에 도착합니다.
진행은 가파른 오름입니다.
살짝 좌측으로 오룡리와 삼포리 마을이 모습을 보여 줍니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걷고 있는 이 길은 경주시 안강읍과 영천시 고경면의 경계이므로 시계(市界)가 됩니다.
그런데 산줄기를 걷다보면 시(市)나 군(郡)이나 모든 행정구역의 구분은 그 산줄기를 따라 구분이 되고 부득이한 경우에만 강(江)이나 천(川) 등을 기준으로 구분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망 좋은 조망대에서 뒤를 돌아 자옥산을 봅니다.
우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성산저수지 건너로 삼성산이 보입니다.
어제 내린 비로 저수지의 물이 흙탕물로 변했군요.
오랜 가뭄 끝에 내린 단비여서 어제 저는 흐믓한 마음으로 막걸리를 마셨습니다.
10:44
도덕사로 갈리는 이정표가 나오고는,
바로 도덕산입니다.
정상석이 세 개나 위치해 있어 하나도 제대로 없는 여타 봉우리에 비해 큰 대접을 받고 있는 느낌입니다.
10:48
그 정상석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자마자 3등삼각점(경주306, 영천시 고경면 동도리 산26-2)을 만납니다.
그런데 의문이 있습니다.
분명 이곳이 아까 정상석이 있던 곳보다 2m나 더 높은 곳에 위치해 있고 삼각점까지 있는 것을 보면 이곳이 도덕산 정상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맵소스의 지도를 확인해 보면서 등고선을 보니 역시 그런 것 같습니다.
생각건대 정상석을 설치할 위치를 고려하다 보니 그런 것도 같지만 이 일대가 다 도덕산이니 굳이 아까 정상석이 있던 곳은 도덕산이 아니다 라고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10:52
송전철탑을 지나고,
잠시 우측으로 어래산으로 진행되는 줄기를 봅니다.
전에 낙동을 하며 이곳을 지날 때 이 너럭바위를 보고 감탄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큰 바위도 다 있다니...
그것도 평평하게...
산림청에서 이렇게 안내판까지 설치해 주셨습니다.
10:55
정맥 갈림길입니다.
여기서 낙동정맥은 좌틀하면 되는데 예전에는 도덕산, 자옥산을 거쳐 물을 건너 삼성산으로 진행하시는 분들도 계셨다고 합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행정구역을 구분하는 것도 법령에 규정되어 있고 실상 현상도 그렇게 되어 있으니 그럴 법도 합니다.
그러니까 낙동정맥 구간은 위 지도의 노란선으로 이어지지만 일부 지도는 행정구역 즉 경주시와 영천시의 경계를 따라 금을 그어놓아 정맥꾼들로 하여금 오해를 할 수도 있게 한 것도 있으니 말입니다.
어쨌든 이제부터 정맥길로 들어섭니다.
쉼터까지 생기고 ....
아니 이런 보조 안전 시설물까지....
산림청은 산객들을 산으로 오라하는데 국공파들은 산행을 막고....
아! 북쪽 방향으로 도로를 건너 영천의 진산 운주산이 보이는군요.
영천의 산꾼들은 매년 12. 31. 저곳에 올라 신년으로 바뀌는 시간을 맞이하거니 새해 일출을 보기도 한다고 합니다.
지도 #2
11:14
드디어 임도를 만납니다.
지도 #2의 '가'의 곳입니다.
이정표가 자세히 길을 안내해 주는 이곳에는,
11:15
승용차도 올라올 정도의 양호한 노면의 임도에 간이 대피소까지 위치해 있습니다.
여기서 'B'조는 임도를 따라 하산을 하고 나머지 분들은 봉좌산으로 진행을 하게 됩니다.
따뜻한 양지쪽에서 선두조들이 식사를 하고 계시는군요.
저도 자리를 깝니다.
삼돌이님이 건네주시는 커피까지 한잔 얻어마시고 또 자리를 텁니다.
11:39
호젓한 사면을 따라 진행을 합니다.
그런데 함께 걷고 있는 분들 중, 호마담이라는 여성대원은 무슨 산을 그렇게 잘 타시는지....
뭐 대학시절에는 30명 정도를 데리고 다니며 대장을 하셨다는데 제가 보기에는 30명이 아니라 100명도 더 데리고 다니셨을 듯...
추색이 만연한 등로입니다.
뭐 이정도면 설악산이나 내장산이 부럽지 않습니다.
매일 단맥이니 뭐니 다니면서 제대로 된 산을 다니지 못하고 있는 저로서는 그제 낙동정맥 영알구간 30km를 하면서, 오늘은 이렇게 자도봉어를 하면서 호강을 하고 있으니 오늘 산새들 회장님 이하 집행부 대원들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12:03
간이 대피소가 하나 더 생겼군요.
작업을 위한 자재도 보이고...
12:11
지도 #2의 '나'의 곳으로 이리재로 갈리는 삼거리를 지나 다시 낙동정맥에서 빠져 나옵니다.
이제부터는 영천시를 버리고 포하시 기계면과 경주시 안강읍의 경계를 걷게 됩니다.
포항 대구 고속도로가 보이고 봉계리 마을 그리고 멀리 산줄기까지....
가슴이 팍 트이는군요.
바람이 세게 부니 하늘이 깨끗하게 보이며 윤곽만 보이던 운주산이 이제는 바로 앞으로 다가옵니다.
봉좌산 정상에는 많은 분들이 올라오셔서 멋진 조망을 감상하고 계시는군요.
12:20
봉좌산 정상입니다.
정상석이 있는 저곳에 올라갈 자리도 없군요.
진행할 산줄기는,
멀리 어래산을 보여주는데,
지나온 정맥 삼거리 방향의 팔각정에도 여러 분들이 계시는 모습니 보입니다.
좌측으로 고개를 더 돌리니 도덕산 정상 부근의 철탑이 보입니다.
어느새 오셨는지 삼돌이님과 그린피아님이 사진 촬영을 하면서 대화를 나누십니다.
10여분 쉬다가 다시 진행합니다.
포항에서 오신 20여명 되는 분들이 음식을 깔아놓고 지나는 분들을 검문하고 계시는군요.
소주 두 잔에 돼지 수육 몇 점을 얻어 먹고 검문소를 통과합니다.
무슨 산님들이 그렇게 인심이 후하신지....
고맙게 잘 먹었습니다.
창년조씨 묘지를 지나고,
12:46
지게재를 지납니다.
여기서도 검문소가 운영되고 있었는데 몰래 통과합니다.
그분들도 대단하십니다.
수고한다며 굳이 먹고 가라고 하시는데...
지나온 줄기가 멋집니다.
우뚝 솟은 봉좌산도 그렇고...
바람이 무지 세게 부는 아찔한 바위 구간을 지납니다.
13:09
등로는 우측으로 선명하게 되어 있으나 정상적인 마루금을 고집합니다.
그래야 4등급 삼각점(기계 475,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 산40)이 있는 440봉에 오릅니다.
서래야님께서 바로 아래에 있는 민내마을에서 착안하여 '민내봉'이라 작명을 하여 주셨군요.
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규 등로가 아까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난 길이다보니 등로로 복귀하는데 조금 더디게 진행합니다.
여강이씨 묘를 지나니,
지도 #3
13:33
다시 임도를 만납니다.
지도 #3의 '다'의 곳입니다.
여기서 뒤에 오는 대원들을 기다리기 위하여 잠시 쉬도록 합니다.
20분 정도를 쉬다가 출발합니다.
다시 마루금에 오르니 철탑이 있고,
묘지를 지나 가파른 오름을 땀좀 흘리면서 진행합니다.
로프가 설치되어 있을 정도로 된비알입니다.
14:23
서두방재로 갈리는 삼거리입니다.
서두방재 쪽으로도 표지띠가 여러 장 날리고 있습니다.
우틀합니다.
그러면 바로 헬기장이 나오고,
산불감시 초소가 있으며,
14:30
친구의 넋을 애절하게 기리고 있는 글이 적힌 정상금과,
정상석이 있는 어래산입니다.
안강읍 정경이 새롭습니다.
옥산리 방향으롣 보고...
억새숲을 헤치고 지나,
14:41
지도 #3의 '마'의 곳을 지납니다.
이곳이 삼거리로서 선명한 길인 좌측길을 따르다보면 옥산리에서 만나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마루금을 밟는 길은 아니어서 마루금파에게는 주의를 요하는 곳입니다.
삼돌이님과 그린피아님이 정성스럽게 표시를 하여 둡니다.
이제부터는 무조건 내리막입니다.
평평해지는 것을 보니,
15:07
이제 다 내려온 것 같습니다.
옥산서원 주변에 관광객들이 많군요.
.......
서원을 훑어보고,
역락문이라...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니 즐겁다....
마찬가지인 것 같군요.
오늘 산행도 산행에 대한 열정이 같은 분들끼리 모여 비록 짧은 시간이었을지라도 함께 산행을 하였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가고 있는 산줄기도 많을텐데 굳이 이 먼 부산땅까지 와서 산행을할 필요가 있었겠느냐 하는 질문도 가능하겠으나 같은 뜻을 가지고 산행을 하는 분들과 호흡을 하고 같이 산을 느끼며 그분들과 나누는 달기만한 소주 한잔을 마시기 위하여 산꾼들은 수십 리, 수백 리도 마다하지않는 것 같습니다.
15:13
주최측에서 마련한 백숙에 소주를 저겨운 대화속에 즐기고 부산으로 돌아옵니다.
마침 오늘 부산에서는 대대적인 불꽃축제가 열린다고 하는군요.
불꽃의 화려함이 오늘 산행을 더욱 빛나게 해 줄 것 같군요.
산새님들 함께 산행하여 즐거웠습니다.
다음에 다시 뵙지요.
'낙동정맥 > 낙동정맥(2011.11.12.~2012.12.8.)'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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