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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TWINS/칼럼

식장지맥과 분기한 지맥들....


지난 주 '도요새'님께서 옥천군에 소재한 마성산, 이슬봉 등을 산행하면서 그 산들과 관련된 산줄기 이름들이 장령지맥 혹은 금남서대지맥 등으로 달리 부르며 산줄기의 길이 또한 48.8km와 65.5km로 각기 다르니 혼란스럽다고 하면서 어떻게 이해를 하여야 하느냐는 질문을 해오셨습니다.

제가 무슨 학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하여 산줄기 체계를 깊게 연구한 사람도 아니지만 그래도 저같이 미천한 산지식을 가진 사람한테 질문이라는 것을 해 온 이상 제가 아는 만큼 성실하게 답변을 드리는 게 도리가 아닌가 싶어 저도 공부하는 차원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보기로 합니다.


금남정맥에서 갈라진 지맥들


'도요새'님이 다녀온 산들은 금남정맥에서 분기한 산줄기와 관련되었으므로 금남정맥에서 분기하여 금강으로 잠기는 줄기들을 보겠습니다.


우선 지맥枝脈이라는 용어를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성태 선생님이나 신경수 선생님 등이 말씀 하시는 지맥은 간단히 얘기하자면 도상거리가 30km ~100km인 줄기로서 대간, 정맥, 기맥, 지맥에서 분기한 산줄기를 지칭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선적으로 섬의 산줄기들 가령 남해나 거제, 진도, 강화, 안면도의 산줄기들은 섬 산줄기이지 위에서 설시한 대간 등에서 분기한 산줄기가 아니므로 자연스럽게 지맥이라는 개념을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이런 취지가 거제산줄기, 진도산줄기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분들의 논거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들 섬의 산줄기들은 육지에서 가장 가까운 줄기와 바다 밑으로 통해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 거 아니냐." 나아가 "그러니까 이들 섬의 산줄기도 지맥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무방한 거 아니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논거는 지질학자들의 영향을 받은 '산맥파'들의 입장인 바, 적어도 산경표교山經表敎의 신도信徒 들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배격하여야 할 논리입니다.

우리같은 산줄기파들은 그저 '독립된 섬 산줄기' 정도로 이해하고 산줄기 산행을 즐기면 그걸로 족할 것입니다.


그러면 금남정맥에서 갈라진 지맥들을 봅니다.

신경수님은 지맥에 분맥, 단맥까지 복잡하게 만드셨고 이 줄기들이 지도화地圖化 되지 않아 일일이 찾아서 지도에 선을 긋는 데에는 시간적으로나 제 능력으로는 버거운 일이라 박성태 선생님의 신산경표로 설명을 드리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우선 금남정맥은 백두대간에서 갈라졌으므로 대간 줄기와 정맥 줄기 사이에서는 우리나라 10대강의 하나인 금강이 발원함은 자명한 사실이고 그런 고로 이 줄기의 이름이 금강의 남쪽 줄기라 하여 錦南正脈이라는 이름을 가진 게 아니겠습니다.

그러므로 금낭정맥에서 분기하는 모든 줄기는 다 금강과 관련이 있게 되고 그 줄기에서 발원하는 모든 천과 강들은 금북정맥을 넘지 못하므로 다 금강으로 흘러 들어가게끔 되어 있습니다.


금남정맥에서 발원하는 물줄기들


금남정맥에서 발원하여 금강으로 들어가는 큰 천川들을 보면,

우선 봉황천이 보이고 그 위로 유등천, 갑천, 용수천 등이 세력이 어느 정도 있는 천川들입니다.

이들 천川들이 정리가 되었으면 이 천川들과 금강이 만나는 곳 즉 합수점으로 가는 산줄기들만 정리하면 간단하게 지맥이 그러진다고 보면 쉽습니다.

다만 산줄기가 그 천川의 우측으로 가느냐 아니면 좌측으로 가느냐 하는 것이 그 다음 줄기와 연관을 지어 일관성一貫性을 가지고 정리하여야 합니다.


가. 성치지맥


우선 봉황천을 따라 가는 산줄기는 금남정맥의 선봉 분기점에서 갈라져 성치산 ~ 성덕봉 ~ 구봉 ~ 소사봉 등을 거쳐 그의 모천母川인 금강과 만나는 합수점에서 그 줄기는 맥을 다 하게 됩니다.


봉화천과 금강이 만나는 ①두물머리로 진행하는 산줄기를 신산경표에서는 성치지맥이라 명명하였고 이 줄기의 길이가 ②약 40.9km이며 이 줄기는 ③금남정맥에서 분기한 줄기이므로 지맥의 요건 모두에 합당합니다.


나. 식장지맥


그 다음 큰 물줄기는 인대산 부근에서 발원하는 유등천인데 이 물줄기는 금강을 만나지 못하고 거의 끝에 이르러 갑천에 흡수되고 맙니다.

그러면 갑천으로 가는 바로 아랫줄기를 찾으면 될 것입니다.


그 줄기는 금남정맥의 인대산 부근에서 분기하여 월봉산 ~ 금성산 ~ 계족산을 지나 갑천과 금강이 만나는 두물머리로 진행하는 줄기입니다.


갑천과 금강이 만나는 ①두물머리로 진행하는 산줄기를 신산경표에서는 식장지맥이라 명명하였고 이 줄기의 길이가  ②약 56.1km이며 이 줄기는 ③금남정맥에서 분기한 줄기이므로 지맥의 요건 모두에 합당합니다.


다. 관암지맥


다음은 금남정맥의 계룡산에서 발원하는 용수천 차례입니다.


용수천을 발원시킨 금남정맥 상의 계룡산 쌀개봉에서 긴줄기 하나가 가지를 치는군요.

이 줄기는 천왕봉 ~ 관암산 ~ 도덕봉 ~  우산봉 ~ 금병산을 지나 383봉에서 북진을 하여 약 0.6km 지난 무명봉에서 서진하여 306봉을 거쳐 232봉 ~156봉 ~225봉을 지나 용수천과 금강이 만나는 대평동으로 떨어지는 줄기가 됩니다.


이 줄기는 용수천과 금강이 만나는 ①두물머리로 진행하는 산줄기로, 도상 거리가  ②약 35.6km이며, ③금남정맥에서 분기한 줄기이므로 지맥의 요건 모두에 합당합니다. 

그런데 신산경표에서는 383봉에서 그대로 직진을 하여 나분질 고개 ~ 부용봉을 거쳐 금강으로 잠기는 루트로 진행을 하였군요.

신산경표에 따라 그은 관암지맥 지도를 봅니다.

다시 말해서 관암지맥은 우리 산줄기의 대원칙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곳으로 이 줄기의 끝이 간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불만이 있는 분들은 오봉산 ~ 불무산 ~합수점으로 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관암지맥을 이 루트로 본다면 일관성을 가장 중요시하여야 할 지맥꾼들로서는 그 기반이 깨지게 됩니다.

즉 관암지맥이 갑천과 만나는 두물머리로 갔으므로 식장지맥의 끝은 갑천과의 두물머리가 아니라 봉황천과 금강의 합수점으로 가야 하므로, 결국 식장지맥은 인대산 분기점 ~ 월봉산 ~ 금성산 ~ 철마산 ~ 두루봉으로 이어지는 26.3km의 지맥급에도 끼지 못하는 줄기로 전락해 버리고 맙니다.

그렇게 되면 식장지맥에서 분기한다고 하는 장령지맥은 단맥급에서 분기하는 줄기가 되어 버리므로 그 줄기가 30km이상이 되느냐 여부는 따져 볼 필요도 없이 지맥에서 탈락이 되며, 성치지맥 또한 봉황천을 따라가지 못해 용덕천이 금강으로 잠기는 합수점 가는 자잘한 줄기(성치산 ~ 봉화산 ~ 용강산, 약21km)로 분해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이론을 적용할 때 관암지맥은 당연히 용수천과의 합수점으로 가야 하며 그렇게 이론을 구성한 다음에야 다른 지맥들을 따져 볼 가치가 있게 됩니다.


라. 장령지맥


한편 식장지맥이 월봉산을 지나 큰고개에 이른 다음 성황당 고개로 가면서 우측 금성산 방향으로 가지를 칠 때 그 분기하는 골谷에서 추풍천이 발원하게 됩니다.

이 추풍천은 서대산에서 발원하는 서대천을 흡수한 다음 소옥천이 되어 금강으로 흘러들어 가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 장령지맥도 이 소옥천이 금강과 만나는 합수점으로 진행하는 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신산경표에서 그린 장령지맥은 이슬봉을 지나 대청비치랜드가 있는 곳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생각건대 도요새님이 헷갈리셨던 것이 바로 이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즉 마성산에서 직진하는 루트가 아니라 여기서 좌틀하여 286.2봉 ~  223.7봉을 거쳐 199.5봉으로 가는 줄기가 장령지맥이 아니냐는 것일 겁니다.


노란선 : 두물머리로 가는 루트, 푸른 선 : 기존 루트

그래야 이 줄기가 산자분수령에 온전하게 부합하는 줄기라는 것이겠죠.

이렇게 해야 이 줄기가 소옥천과 금강이 만나는 ①두물머리로 진행하는 산줄기로, 도상 거리가  ②약 51.2km이며, ③성치지맥에서 분기한 줄기이므로 지맥의 요건 모두에 합당하게 됩니다.


마. 안평지맥


다음 안평지맥을 봅니다.


금남정맥의 오대산 부근에서 분기한 줄기는 유등천과 갑천에 싸여 있으므로 다른 걸 논할 필요도 없이 두 물리 만나는 합수점에서 그 맥이 다하게 되므로 주행 거리만 보면 될 것입니다.

도상 거리도 31.3km가 되므로 지맥에 합당한 조건을 갖추었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의 산줄기는 산자분수령의 원리 하에서 모든 것이 설명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곧 산경표의 정신이고 이 산경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성一貫性입니다.

박성태선생님의 신산경표는 산의 세력을 중요시 하였기 때문에 산경山經 위주로 파악을 하셨으나 산줄기는 물줄기를 떠나서는 생각을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수경水經을 중시하여야 합니다.


다만 여기에 예외가 있습니다.


바로 산줄기가 바다로 가는 경우입니다.

즉 이 경우에도 강江이나 천川이 바다와 만나는 합수점에서 산줄기가 잠겨야 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는 신산경표가 산경표의 금북정맥과 금남정맥의 끝을 금강 하구로 바꾼 것과 무관치 않습니다.

이들 산줄기 중 청명지맥이나 쌍령지맥과 같이 두 물줄기의 합수점에서 잠기는  산줄기의 경우에는 내륙의 산줄기에 준하여 생각하면 되므로 별 문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한남정맥의 진위천이나 황구지천과 같이 어느 정도 세력을 가지고 있는 물줄기가 있다면 이 또한 간단하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나 금북정맥에서 갈라지는 가령 망일지맥의 방길천이나 예덕천이 바다와 만나는 두물머리에서 맥을 다하는 산줄기 같이 그 천川의 길이가 짧은 경우에는 산줄기라는 것과 물줄기가 바다로 들어가는 합수점과의 거리가 너무 짧아 지맥이니 뭐니 하는 것은 생각할 필요조차 없어집니다.

그렇다고 하여 바다로 가는 산줄기들을 모두 방치하기에는 좀 안타깝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여기서 교묘하게 타협책을 제시하게 됩니다.

즉 바다로 향하는 산줄기의 경우에는 수경水經은 무시하고 산의 세력 곧 산경山經만을 고려하자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럴 경우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물줄기의 세력이 지맥을 형성할 만큼 큰 경우에는 정맥과 같이 그 물줄기와 바다가 만나는 합수점으로 가는 것으로 하고 그 규모가 지맥에 이를 정도가 되지 않는 작은 물줄기일 경우에는 이를 무시하고 산경山經으로만 보자는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①지맥을 형성할 만큼 물줄기의 세력이 큰 경우에는 그 물줄기가 바다와 만나는 합수점으로 가는 산줄기를 고려하고, ② 그 물줄기를 따르는 산줄기가 지맥을 형성할 만한 세력이 아닌 경우 산의 세력 즉 산경山經만을 보며, ③내륙에서 끝나는 경우에는 일반적인 경우를 따르게 한다는 것입니다.


지도를 봅니다.

지도를 보면 한남정맥과 금북정맥(신산경표에 따르면 호서정맥 일부와 금북기맥)에서 분기하여 바다로 직접 흘러 들어가는 지맥이 무려 11개나 그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한남정맥과 금북정맥이 갈리는 골에서 발원하는 물줄기가 안성천이므로 이 물줄기가 기준이 됩니다.


1. 한남정맥에서 분기한 지맥의 경우


가. 쌍령지맥이 진위천과 안성천이 만나는 합수점에서 맥이 다한다는 점에는 이론異論이 있을 수 없습니다.

나. 청명지맥이 황구지천과 진위천의 합수점에서 맥을 다한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이고...

다. 그리고 서봉지맥이 황구지천을 흡수한 진위천이 서해와 만나는 합수점에서 맥을 가라앉힌다는 것 역시 위 ①에 따를 때 의문이 없고,

라. 다만 오두지맥과 태행지맥이 문제입니다.

    즉 이 두 지맥은 서봉지맥 갈림봉 ~ 태행산까지의 겹침줄기가 있어서 문제가 됩니다.

    이 경우 이 줄기가 바다로 가지 않고 내륙에서 맥을 다 하는 줄기였다면 이 산줄기를 에워싼 두 개의 물줄기 중 세력이 더 큰 물줄기에서 나온 산줄기('A'지맥)가 우선을 하여 그 겹침 줄기는 'A 지맥'에 흡수되어 그 길이가 산정이 될 것인데, 이들 지맥과 같이 바다로 가는 줄기들은 수경水經은 무시하고 산경山經만 보기로 했으므로 겹침구간 5.6km를 제외할 경우 태행지맥의 경우는 35.8km, 오두지맥의 경우는 31.9km이므로 길이가 더 긴 태행지맥이 겹침 구간 5.6km를 차지하게 되어 태행지맥은 41.4km, 오두지맥은 31.9km로 확정되게 됩니다.


2. 금북정맥에서 분기한 지맥의 경우


이 역시 기준이 되는 물줄기는 안성천이므로,


가. 영인지맥의 경우 안성천이 바다와 만나는 합수점으로 간다는 데 이론이 없습니다.


나. 봉수지맥의 경우도 무한천과 바다가 만나는 합수점으로 진행하는 데 별다른 문제가 없으며,


다. 석문지맥의 경우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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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러한 개념 정리 내지는 기준은 정부 혹은 권위 있는 공공단체에서 하루 빨리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지만 아직까지 박성태 선생님이나 신경수 선생님 정도 외에는 확실하게 연구를 하는 분들이 없이 그저 그어놓은 줄기를 따라 걷는 정도로만 만족하고 있는 형편이니 더 이상 발전이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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