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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빛바랜 LP 디스크를 만지며......

 

예전에 글쟁이를 꿈꾸면서 학교 도서관의 소설책이란 소설책은 죄다 끄집어내어 읽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추첨을 통해서 들어간 학교라 그런지  학교에 대한 애착은 별로 없었습니다.

친구들도 중학교 때의 아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고....

달라진 것이라고는 담배 피는 녀석들이 한둘 눈에 띈다는 것 정도....

삼선교에서 내려 한참이나 걸어가서는 다시 가파른 비알을 낑낑 대며 올라가야 했던 그 학교는 정말 싫었습니다.

 

그렇게 억지로 다니던 학교가 두 달 정도 지난 5월 정도인가요?

매일 그렇게 오르내리던 학교 정문 좌측에는 같은 종류의 나무가 두어 그루가 있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 볼 때에는 앙상한 가는 가지가 애처롭게 보였었는데 그즈음에 보라색 꽃을 피우더군요.

같이 걸어가는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라일락이라더군요.

아!

언젠가 맡았던 샴푸 냄새가 바로 이 나무의 꽃 냄새였구나.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정말 향긋했습니다.

미친듯이 읽어대던 '나르찌스와 골드문트'에 나오는 사랑을 알려주던, 머릿속으로만 상상하던 그  여인의 냄새 같았습니다. 

버스를 타고 오가면서 버스 오디오에서 듣던 윤형주의 '우리들의 이야기' 가사 속에 나오던 그 라일락 꽃.

 

그 시절 늦은 저녁에 나오던 라디오 한 프로그램에서 나온 Rainbow라는 그룹의 음악이 귀를 사로 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