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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북정맥/한북정맥 지맥

문산지맥 2구간 끝(웃말고개 ~ 사방산 ~ 광평산 ~ 새일고개 ~ 통일고가교 ~ 합수점)

지맥은 참 따분하고 지루한 길입니다.

조망도 없고 시종일관 잡목과 가시나무 그리고 덩굴과의 싸움이니....

그렇다고 서로를 위로해 주고 감싸줄 산꾼들을 만날 수나 있나....

그저 처음부터 산행을 끝마칠 날머리까지 그저 묵언수행을 하여야 하는 고된 작업입니다.

 

그렇게 산행을 마치고 나면 남는 것은 땀보다는 나뭇잎과 나뭇가지들을 스치며 아니 털면서 지난 흔적인 먼지와 흙가루 그리고 날벌레의 잔재들뿐.

그러니 날머리 부근의 마을이나 민가 부근으로 내려오면 만나는 분들은 의례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기 마련입니다.

"여기는 산도 없는데 어디 갔다 오는거유?"

남은 쌔빠지게 산줄기를 이어가느라 실컷 애쓰고 내려왔건만 어디 갔다왔냐는 겁니다.

그런 야산은 산이 아니라는 것이죠.

 

그런 지맥.

그 지맥은 사실 동부전선보다는 서부 전선이 어렵습니다.

구릉이 낮으니 산줄기가 희미하고 봉우리에서 가지쳐 내려가는 능선이 어느 것이 맞는 능선인지 불분명한 게 많다는 겁니다.

 

그런 지맥이라는 곳을 또 다녀왔습니다.

지난 1구간에 이어 2구간입니다.

문산지맥 2구간입니다.

그냥 남이 가르쳐 주는 대로 갔을 때는 감악지맥에서 갈라진 한 단맥이었지만 산줄기에 대한 의식이 생긴 다음에는 문산지맥입니다.

 

즉 지맥枝脈에 대한 의식이 없을 때에는 그저 남이 그려주는 대로 갔고 그 종착점이 합수점으로 가기만 하면 그저 만족해 하며 완주의 즐거움을 환희로 승화시킬 때였으니까....

어렴풋이 '무릇 산줄기는 두 물줄기가 만나는 합수점에서 그 맥을 다하여야 한다.'는 명제는 알고 있었다는 얘기죠.

존경하는 조석필 선생의 '태백산맥은 없다'를 정독한 다음 이어진 산행이었으니....

사실은 어설프게 알았던 것입니다.

그러니 감악지맥을 하면서도 이 줄기가 한강봉에서 갈라질 때 분명 그 사이에서는 문산천이 발원하는데 왜 그 끝은 한탄강 부근으로 갈까하는 의문은 있었지만 그걸 해결할 능력이 없었던 것이죠.

사실 거기에는 선답자가 그 방향으로 진행했으니까 그냥 따라서 간 것이라는 대답이 어울립니다.

경험 부족과 산줄기를 해제할 능력조차 없었으니....

'신산경표'가 가르쳐 준 대로 가야했고 그것은 당연한 산꾼의 의무였던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산경표가 바이블이라면 신산경표는 '산줄기 사전'이었으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사전의 오탈자 뿐만 아니라 그 사전의 편찬 취지가 왜곡된 면이 있다면 그것을 바이블인 산경표의 취지에 맞게 바로 잡을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그게 사전을 편찬한 '정신'에도 합당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나와 용산역으로 갑니다.

용산역에서 경의선을 타고 파주역까지 갈 요량입니다.

사실 우리집에서는 파주까지 가느니 부산까지 가는 게 더 빠르긴 합니다.

일행인 산으로님과 수헌님의 탑승 시간을 보니  제가 한 차량만 그냥 보내면 되는군요.

그렇게 용산에서 함차하여 파주에 내리고 그러고는 대기하고 있던 택시를 타고 지난 날머리에 내립니다. 

지도 #1

웃말고개.

고개 위에는 대전차 방어용 콘크리트 시설물이 가로 세워져 있고....

들머리 좌측에는 상당한 규모의 식자재업체인 새한 BiF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09:23

그런 오늘 문산지맥 마무리 산행을 시작합니다.

군인들의 행군 코스가 이제는 인근 주민들의 산책로가 되었으니 등로는 널널하기만 합니다.

우측으로 멀리 파평산이 보이고 그 우측으로는 소위 파평동봉의 미사일 같은 기물이 서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09:34

삼거리입니다.

좌측으로 가면 율곡사당이 있는 자운서원으로 갈 수 있으나 지맥의 진행은 우틀입니다.

2011. 8. 11 그 더운 여름에 지났던 흔적입니다.

'玄悟此過'의 흔적이라는 것이죠.

그러면 오늘의 흔적은 '玄悟復過'라고 해야겠습니다.

여기서 復은 당현히 '다시 부'로 읽어야죠.

이정표의 사방산을 따릅니다.

중앙으로 지난 구간 내려온 곳의 건너편 채석장이 보이고 골짜기 좌측은 비학산 그리고 우측은 국토지리정보원지도에는 나오지 않은 장군봉입니다.

우측의 채석장은 가려서 보이지 않고.... 

그러고는 우측으로 살짝 고개를 내민 광평산262m과 우측의 파평서봉490m을 봅니다.

09:47

이정표에서 주내자육원을 따르고....

09:48

그러고는 정상석이 있는 지도 #1의 '가'의 곳입니다.

그런데 지도에는 그저 무명봉으로 표기되어 있는 곳으로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의 사방산은 좌측으로 조금 더 들어가야 합니다.

09:52

좌측으로 조금 움직이면 삼각점이 있는 사방산227.4m입니다.

그런데 기준점 조서에는 이 삼각점이 나오질 않는군요.

이 부근 국토지리정보원의 삼각점이나 지도 관리 상태가 영 불량합니다.

우측으로 멀리 한북정맥의 앵무봉621.1m이 보이는군요.

그 좌측으로 노고산이니 도봉산의 사패산과 자운봉도 보이건만 육안으로는.... 

다시 되돌아 나갑니다. 

10:00

주내자육원을 따르고는 지도 #1의 '나'에 이르러 주내자육원을 버리고 좌측으로 희미한 능선을 따라 조심스럽게 내려갑니다.

그러면 좌측으로 부대담장이 나오고 정면으로 두 개의 봉우리가 나오지만 오리지널 지맥은 좌측 봉우리를 따릅니다.

예전에 이곳을 지날 때에는 우측 능선이 더 곧고 힘이 있어 보여 그 길을 택했지만 가만히 흐름을 보면 아무래도 지맥길은 좌측이라는 결론입니다.

부대 담을 따라 진행하여 아까 겨냥한 대로 좌측을 따라 올라 우측 봉우리 능선과 만나 올라가면,

10:30

헬기장이 있는 광평산262m입니다.

도요새님도 다녀가셨군요.

알 만한 분들의 표지띠가 보이고....

이런 산에서 아는 분들의 표지띠를 만나면 반갑기 그지 없습니다.

사진을 찍어 카톡으로 날립니다.

10:35

바로 옆 봉으로 이동합니다.

군삼각점을 보고는

여기서 막걸리 한 잔 마시고 이동하기로 합니다.

15분 정도 앉아 있다가 일어납니다.

객담 몇 마디 나누고는 주위를 살펴봅니다.

진행방향으로는 문산읍내가 보이고 그 우측으로 임진강의 흐름도 보입니다.

다시 걷죠.

이 부근의 지형은 광평산을 정점으로 '∩'형으로 걷는 형국입니다.

그러고는 이 광평산에서 파평면을 만났으니 이제부터는 법원읍과 파평면의 면계를 따라 걷습니다.

진행 방향으로 직진하여 비알을 조심스럽게 내려옵니다.

이제부터는 저도 초행길이니 눈을 부릅뜨고 진행합니다.

이 얘기 저 얘기 하면서 걷다보니 군 교통호를 따라 걷게끔 길이 나 있습니다.

아차하다 보니 지맥길을 벗어나 용산골로 향하고 있군요.

50m 정도 되돌아 지맥길을 찾아 나갑니다.

11:09

그러면 아까 지나쳤던 부대의 담을 다시 만나고....

11:16

지도 #1의 '다'의 곳에 이르러 지맥길로는 더 이상 진행이 불가합니다.

지맥길이 부대 안으로 들어가있기 때문입니다.

우회합니다.

곧 면계를 벗어나 잠시 파평면 안 에서 걷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외딴집을 지나,

용산골과 그 뒤의 광평서봉도 봅니다.

결과적으로 조금 전 살짝 벗어났던 군 교통호를 따라 내려왔으면 괜히 돌아올 필요도 없었지 않느냐는 생각을 해봅니다.

파평에서 나오는 길을 따라 걷습니다.

이 동네가 배머리로 불리는 동네입니다.

우측으로 재활용 수집소를 지나고,

11:33

지도 #1의 '라'에서 다시 지맥길에 합류합니다.

아!

이곳을 여름에 지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니 갑자기 온몸이 근지러워 옵니다.

생각만해도 끔찍하기 때문이죠.

여름철 공포의 구간일 법한 곳입니다.

잠시 도로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합니다.

정면으로는 부대에 막혀 있고..

11:37

우측에 따뜻하고 포근한 남향의 음택에서 가지고 온 음식들을 반주와 함께 나눕니다.

그냥 가만히 앉아만 있었는데 1시간이 후딱 지나갑니다.

또 가봐야죠.

오던 길을 다시 되돌아 나가 숲으로 듭니다.

 

12:45

지내울 우측을 이용하여 진행하면,

12:50

타이어 벙커봉을 오르면서 중앙에 진행할 방공포봉을 봅니다.

부대를 우회하면서 우측의 광평산에서 좌측의 파평산까지 두루 살펴봅니다.

지나오고 우회한 길들이 그대로 읽힙니다.

지내울 마을.

12:53

꺾어진 소나무.

12:58

마을 우측으로 진행하여,

13:04

지도 #1의 '마'의 곳으로 오릅니다.

진행은 여기서 바로 좌로 틀어도 되지만 바로 옆에 165봉이 있으니 이것을 구냥 지나치긴 좀 아쉽습니다.

13:06

그 165봉에는 군삼각점이 박혀 있군요.

이것만으로도 큰 소득입니다.

다시 되돌아와 내려가는데....

13:11

낯선 풍경을 대합니다.

여기서도 고로쇠 나무가?

하긴 마석의 축령산에서도 고뢰쇠 수액을 본 기억이 있으니....

저렇게 막 빼도 되는 건가요?

안부를 지나, 

지도 #2

13:18

지도 #2의 '바'의 곳으로 오르는데 정상은 불에 그을린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습니다.

큰일날 뻔했습니다.

13:25

오랜만에 보는 표지판.

우리와는 전혀 상관 없는 루트지만 그래도 사람이 옆에 있다는 느낌은 갖습니다.

13:26

창녕조씨 묘를 지납니다.

남명 조식 선생이 떠오르는군요.

지리산의 정신이시죠.

율곡수목원 전망대를 따르는데,

13:30

청송심씨 평분을 지납니다.

13:32

지도 #2의 '사'의 곳에서 이정표를 만납니다.

율곡수목원 전망대와 동화힐링캠프 덕에 잠시 정규 둘레길을 따르게 됩니다.

두 분의 민간인들도 만나게 되고....

여기서 급좌틀 합니다.

13:39

두 분은 그저 둘레길로 가고 우리는 칼사격장과 연꽃마을 사이로 능선을 치고 올라갑니다.

13:46

무명봉을 올라,

사격시 깃발을 올리던 깃대가 있으니 깃대봉이라 불려도 무방할 지도 #2의 '아'의 곳입니다.

13:50

조망이 트이고...

멋진 능선을 걷습니다.

수헌님은 뒤를 후미를 보시고....

13:55

좌측으로 칼사격장이 보입니다.

그런데 이곳은 위에서 아래를 보고 쏘게끔 되어 있군요.

저 뒤로 노고산과 그 우측으로는 삼각산이 뚜렷하게 보이는군요.

좌측으로는 파평산부터 광평산과 사방산까지....

13:59

조금 더 진행합니다.

이제 그 우측으로 비학산과 장군봉도 보이는군요.

우측으로 볼록 솟은 인천의 계양산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LG 디스플레이 단지도 보이기 시작하고...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LG가 개막전 2연승을 했네요.

시작은 좋지만 금방 바닥이 드러날 것 같은 팀 분위기이긴 합니다.

14:04

관할부대장의 신고 전화 번호 좀 남겨두셔야...

어쨌든 이런 군사 지역은 평일에 산행하는 일은 절대 금물입니다.

오늘도 측정 훈련을 하느라 그러는지 사격소리가 자주 들립니다.

14:16

지도 #2의 '자'의 곳의 안테나봉을 지나고,

14:27

다시 부대 울타리에 달라붙습니다.

원래 부대 경계는 이 울타리에서 우측으로 5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으나 새로 울타리를 세우면서 경계를 새롭게 했습니다.

아마 측량 결과 부대와 민간인 소유 땅 사이에 재조정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그 덕분에 널널한 지맥길이 생겼습니다.

14:33

멀리 북한 땅의 임진북예성남정맥이 보이고 37번 도로 옆 임진강 건너 일월봉190.8m도 보이는군요. 

지도 #3

진행할 능선을 보고....

14:47

새일고개를 지나,

14:55

114봉에서 군시설물을 봅니다.

그런데 85.7봉에 있어야 할 삼각점이 이곳에 박혀 있군요.

무슨 일인지 이것도 국토지리정보원 기준점 조서에 나오지 않고.... 

군 교통호 옆으로 진행한,

15:03

85.7봉에는 참호와,

군삼각점만 덩그러니 박혀 있군요.

15:12

2차선 도로를 건넙니다.

그런데 밭을 갈고 있는 농부의 경운기 옆에 송아지 만한 개 한 마리가 묶여 있는데 이건 그냥 한 방에 사람을 아작낼 만한 놈입니다.

주인 아저씨를 불러 녀석을 커버케 하고...

부대 옆을 지나,

78번 도로를 만납니다.

이곳은 좌측 정수펌프장이 지맥길을 점거하고 있는 고로 다시 우측으로 우회합니다.

도로 바로 옆에 대웅전이 있으니 부처님께서 조금 시끄러우시겠습니다.

펌프장을 돌아,

15:32

지도 #3의 '차'의 곳에서 다시 지맥길에 접속합니다.

15:37

151봉은 부대가 점거하고 있고 또 공사 중이기도 하여 여기서 바로 도로를 따릅니다.

좌틀합니다.

독도를 하고 있는 산으로님.

깨진 바위를 지나,

여군용 옥외 탈의장?

15:48

이곳도 지맥길을 포대가 점거하고 있으므로 부대 위병소에서 우틀합니다.

37번 도로를 만나 좌틀하고,

부대 뎦 담을 따라 진행하여,

통일고가교 사거리에서 직진합니다.

1번 도로와 37번 도로가 만나는 사거리.

길을 건너 능선으로 올라섭니다.

능선에서 당동리 일대를 봅니다.

이곳은 주민 산책길이라 아주 널널합니다.

공원길입니다.

방카가 설치되어 있는 이 63.9봉의 삼각점도 기준점 조서에는 나와 있지않는 것.

폐지된 것인지 놓친 것인지....

조금 전 지나온 131봉 우측으로 파평산이 보이고... 

문산읍 시내 뒤로 봉서산214.5m.

그리고 반짝이는 물빛은 한강인가요?

그 앞이 문수산이며 강화도 산줄기라고 추측된다고 하고....

16:28

지도 #3의 '카'의 곳을 지닙니다.

우리 마지막 날머리가 당동IC이니 거의 다 왔습니다.

한양수자인 아파트 단지를 지나고,

방카 안을 들여다 봤습니다.

이 사람들이 이 길을 기획한 것인가요?

길을 따라,

공원을 내려와

농로를 따라,

문산천이 임진강으로 흘러드는 합수점을 확인합니다.

16:55

생각 같아서는 철조망을 넘어 모래톱까지 가서 둘의 만남을 확인해보고 싶지만 워낙 철조망이 견고하게 쳐져 있어 가까이서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수헌님의 인증 샷으로 오늘 산행을 마칩니다.

이동거리는 18.2km이고 이동시간은 7시간 36분이군요.

중간에 1시간 15분 정도 쉬었으니 6시간 21분 걸었습니다.

이제 문산지맥을 끝냈으니 다음에는 관암지맥이라는 이름으로 걸었던 용수지맥을 한다고 하니 계룡산 부근으로 가야겠군요.

두 분 수고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