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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정맥/낙동정맥(2011.11.12.~2012.12.8.)

졸업을 앞둔 낙동정맥 팀을 따라서 걸은 가지산 구간.

우리나라 백두대간에서 가지를 치는 산줄기 중 도상거리 454.5km의 호남정맥에 이어 419.0km로 두 번째 긴 정맥인 낙동정맥.

이설은 있지만 통설에 따르자면 상주의 옛 이름인 낙양의 동쪽을 흐르는 큰 물줄기라 하여 명명된 낙동강에서 따온 이름인 낙동정맥.

백두대간의 매봉산 분기점에서 시작하여 낙동강이 바다를 만나는 몰운대가 되어서야 끝나는 정맥 길.

 

그 정맥 길도 고헌산을 내려와 경주시 산내면의 와항마을을 지나 울산광역시로 들어서면 이제 종착역이 다 보인다고 할 수 있겠군요.

맹호부대 선배인 산너울 대장님이나 산그리며님, 산수대장님께서 물으셨습니다.

"언제나 낙동에 붙으실 겁니까?"

그 물음에 대하여 "영남알프스 정도가면 붙게 되지 않을까요?"라고 답해드렸었는데.....

 

엊그제 출발한 거 같은 그 정맥팀이 벌써 정맥의 영남알프스 구간으로 접어들으셨군요.

시산제 산행을 마치고 수지구청역으로 돌아와 사우나에서 샤워를 한 후, 이한검 대장님을 만나 가볍게 순대를 놓고 소맥을 즐기다 보니 출발시간이 다 되어가는군요.

차에 오르자마자 바로 잠을 청합니다.

버스 히터를 빵빵하게 올려놓으셨습니다.

너무 덥군요.....

2022. 02. 27. 03시 정도에 깨서 한 시간 정도는 멀뚱멀뚱하게 창밖의 어둠만 응시합니다.

지도 #1

04:50

921번 도로가 지나는 이곳은 경주시 산내면 대현리.

대개 행정구역을 나눌 때에는 산줄기나 물줄기를 중심으로 두 곳이 나뉘게 되는 게 보통이고 그럴 경우 산줄기는 대간길, 정맥길 그리고 지맥길이 되는 게 보통입니다.

따라서 그런 시각으로 볼 때 이 부근도 고헌산에서 1043.3봉 ~ 와항재 ~ 796.3봉 ~ 893.3봉으로 군계이든 시계이든 그렇게 이어졌어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측량하는 사람의 작도 미스(?) 였습니까?

어쨌든 그분의 실수(?)로 인하여 이곳의 상당한 면적이 경상남도 혹은 울산광역시가 아닌 경주시로 편입이 되어 있습니다.

 

이런 곳이 우리나라에는 여러 곳이 될 것입니다.

 

그 중 관심 있는 백두대간 길의 몇 곳을 살펴보면,

경상북도 문경 황장산 부근의 동로면이 그렇고 덕유산 지나 전라북도 무주군과 경상남도 거창군의 소사고개 부근 그리고 소백산 지나 선달산 부근이 그러합니다.

특히 선달산 부근은 결과적으로 이런 작도의 어설픔으로 백두대간 상 네 개의 삼도봉이 있어야 할 것을 세 개가 되게끔 만드는 원인을 제공하였습니다.

참고도 #1

즉 지금은 영주시 부석면이 백두대간 이북 땅을 참고도#1과 같이 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구간만큼은 백두대간이 도계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죠.

즉 이곳의 경상북도의 도계가 다른 곳 같이 백두대간 능선을 따라 그려졌다면 선달산1239m이 강원도 영월군과 경상북도 봉화군 그리고 충청북도 단양군 등을 구분하는 삼도봉三道峰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안타깝게도 경상북도 영주시와 봉화군 그리고 강원도 영월군 등의 삼군봉三郡峰 역할에서 그치게 됐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백두대간이 지나는 곳에 위치한 세 개의 삼도봉을 살펴보면 ①경상남도 하동군과 전라남도 구례군 그리고 전라북도 남원시 등 세 개의 도가 만나는 지리산 날라리봉1501m, ②전라북도 무주군과 경상북도 김천시 그리고 경상남도 거창군 등이 만나는 초재산草岾山1249.1m(초점산으로 독음을 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③충청북도 영동군과 전라북도 무주군 그리고 경상북도 김천시가 만나는 오리지널 삼도봉1177.7m 등이 그것입니다.

 

산행 준비를 마치고 차밖으로 나오니 이건 봄이 아니고 완전 겨울.

풍속은 최소 초속 20m 이상은 충분히 될 듯싶습니다.

더욱이 이곳은 보통 고개와 달리 새롭게 전원주택을 조성하고 있는 곳이라 방패막이가 하나도 없이 그대로 시베리아를 걷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러니 지도 #1의 '가'의 곳에서 '나'의 곳까지는 숲이 아닌 그저 허허벌판.

다만 평지는 아니고 일반 주택만 있는 오르막이라는 점만 다릅니다.

그리고 예전보다 주택이 몇 채 더 늘었을 것이라는 정도.....

제가 예전에 낙동을 하며 이곳을 지났던  2012. 09. 22.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입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 바뀐 점은 있겠죠

그래서 그런가요?

정맥길에 작은 변화가 생겼군요.

예전 정맥길에 지금은 주택이 들어서서 진행할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선두대원이 '나'의 곳에 이르러 다시 빽을 하는군요.

그러고는 다시 지맥길을 회복하고,

지도 #1의 '다'의 곳인 796.9봉에 이르러 정맥길이자 도계를 회복합니다.

여기서부터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과 경상북도 경주시 산내면의 도계를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바람에 먼지까지 날려 눈을 뜨기가 쉽지도 않고 호흡까지도 곤란함을 느낍니다. 

그러고는 893.8봉에서 4등급 삼각점(언양447)을 만납니다.

의미 있는 봉우리이죠. 

즉 이 봉을 기준으로 경상북도 청도군과 경주시 그리고 울산광역시 울주군이 갈리는 곳이니 곧 3군봉이 되는 곳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어엿하게 정상석도 세워졌습니다.

다만 공인된 산 이름이 아니니 논의의 소지는 있어 보입니다.

아마 청도분의 소행(?)으로 보입니다.

이곳이 행정구역 상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이니 이 무명봉에 신원봉이라는 정상석을 설치하신 것 아닌가요?

제멋대로 자기 산악회 이름이나 산악회 관련 인물의 이름이나 닉을 붙이는 것보다는 훌륭한 일이죠.

여하튼 못보던 정상석이니 반갑습니다.

893.8봉을 지나면서 이제부터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과 울산광역시 울주군의 도계를 따라 진행합니다.

길은 양호합니다.

하지만 운문령까지 내랴가는 길은 한숨을 푹푹 쉬게 만들죠.

청도군 운문면과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과의 경계에 있는 이 운문재의 고도가 약700m 정도가 되니 거의 200m 가량 내려온 셈입니다.

이제부터 쌀바위 대피소까지는 거의 임도를 따라 오르내릴 것입니다.

아니 거의 계속 오르막일 것입니다.

약 400m 정도 고도를 올려야 한다는 얘기!

중앙으로 석남사의 불빛이 보이고 ...

좌측 멀리 언양도 보이는군요.

동해 바다의 붉은 기운이 곧 바람도 잠잠해지고 기온도 올라갈 것이라 얘기해주는 듯합니다.

배가 고파옵니까?

날이 밝기가 무섭게 안전한 곳에서 아침상을 폅니다.

산수대장님과 날다람쥐님 덕분에 따뜻한 국물을 먹습니다.

센스쟁이들......

두 분의 소원 여러 개 중 하나!

이제 9정맥을 졸업하게 되고 나면 다음 목표는?

대한산경표의 176개의 지맥을 제대로 된 이름으로 걷는 최초의 산꾼이 되겠다는 얘기입니다.

그것도 부부산꾼으로서 말입니다.

더욱이 수계와 합수점 이론에 충실한 대한산경표로....

미끼를 던지신 겁니까?

조금 올라가니 잡목 사이로 좌측에 능동산과 그 우측 끝으로 재악산이라고도 불리는 사자산(천황산)과 그 좌측의 수미산(재약산)까지도 보이는군요.

요즘 산이름을 자꾸 임의로 조작하거나 일본식 이름으로 고치는 이들이 횡행하고 있는데 이곳의 이름도 그러합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1990년대 만해도 저 사자산이 제 이름을 가지고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천황산이라는 정상석이 세워졌고 수미산은 재약산으로 불리면서 그렇게 표기된 지도들이 시중에 돌아다니더군요.

더군다나 인터넷 때문에 무지 빠른 속도로....

어찌된 일인지....

어쨌든 위 산이름들이 천황산, 재약산으로 불려 그렇게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도 올려져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표충사는 원효대사가 창건했고 문수 사상이 깃든 사찰이니 문수보살이 타고 다녔다고 하는 사자 이름을 따서 사자봉이라고 불렀다고 하니 그 작명만큼은 일견 타당해 보입니다.

가지산.....

조금 더 고도를 높입니다.

우측의 능동산에서 좌측 배내고개를 넘어 가운데 줄의 배내봉을 지나 맨 좌측의 신불산과 그 우측의 시살등과 그 부속 암봉들이 뾰족합니다.

저 시살등 능선은 영축산에서 가지를 치는 양산지맥이죠.

양산지맥은 저 영축산에서 갈라져 양산천이 낙동강과 만나는 합수점에서 그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약36.6km의 지맥입니다.

고도를 높이면 더 자세하게 눈에 들어올 겁니다.

이한검 대장님.

이 산 저 산 ....

산줄기의 흐름을 익히고자 하십니다.

이 장면을 나무지게님이 놓치지 않으시고 찍어주셨군요.

감사합니다.

울산시내를 보고...

해밀 낙동 주력 부대들은 우측 오리지널 정맥길로, 우리 보조 팀들은 임도로 각기 진행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1057.4봉과 1116.6봉(상운산)은 패스합니다.

고도를 높이니 좌측 아래 오두산824.6m에서 배내봉으로 오르는 줄기가 명확해지고,

능동산에서 샘물산장을 지나 수미산(재약산)과 사자산(천황산)으로 진행하는 줄기도 시원합니다.

수미산 앞에 보이는 흰물체는 얼음골 케이블카 상부승강장입니다.

능동산으로 이어지는 중봉1167.4m과 가지산.

저 중봉을 우리는 돌이 많다고 하여 석봉으로 불렀는데 언젠가 어느 분이 중봉이라는 산패를 붙여버렸더군요. 

임도를 버리고 오솔길을 따릅니다.

그러고는 1072.5봉을 오릅니다.

저희 사부님 산패가 떨어졌었나?

누군가가 닿지도, 보이지도 않는 높은 곳에 달아놨군요.

드디어 쌀바위와 그 아래에 있는 쌀바위 대피소가 보이는군요.

사진 작가님께서 하라는 대로 포즈를 취했습니다.

아!

그런데 이곳에서 10년 전의 제 흔적을 발견합니다.

그때 이곳을 지나면서 막걸리 한 통을 먹고 달아놓은 제 표지띠가 그대로 있더군요.

반갑습니다.

그때는 참 열정적으로 산줄기를 공부하던 시절이었는데.....

대원들과 막걸리에 두부김치로 안주를 하며 몇 잔 마십니다.

자, 좀 쉬었으니 다시 갈 길을 가야죠.

1115.4봉 전망대에서 뒤를 돌아봤습니다.

쌀바위와 1072.5봉.

이제 가지산도 코앞입니다.

400m를 그냥 묵묵히 걷습니다.

그러고는 가지산입니다.

여기서 경상남도 밀양시를 만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 가지산이 경상북도 청도군과 울산광역시 울주군 등 삼 개의 도가 만나는 삼도봉이 되는군요.

 

한편 이 가지산의 한자 표기는 加智山이 아니고 迦智山이죠.

이 가지산은 불교지명설에 따른 이름으로 이 가지산 부근에 운문사와 석남사 등 고찰이 있어 이곳에 머물면 석가모니 부처님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정상에서 1등급 대삼각점(언양11)도 확인합니다.

산수대장님.

그 무거운 짐을 지고 오시느라 오늘 고생 많으셨습니다.

하긴 어부인께 프로포즈를 할 때 떡 한 말도 마다하지 않으셨던 분이니...

존경합니다.

산수대장님이 지맥 시작한다고 하니 같이 하시겠수?

나는 한 110개 정도 남았으니 3~4년 정도면 될 거 같은데......

운문산1195.1m.

단장지맥의 주봉이죠.

그래서 신산경표에서는 운문지맥이라 부릅니다.

이 단장지맥은 여기서 가지를 쳐 단장천과 밀양강이 만나는 합수점에서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약34.7km의 지맥이죠.

바로 아래 보이는 건물이 가지산장.

원래 저기서 막걸리를 먹으려 했는데.....

음...

남들 사진 찍어주는 선수가 본인 사진을.......

괜찮은 폼입니다.

우측 아래 보이는 봉우리가 백운산891.3m.

그 가운데 줄이 능동산에서 사자산으로 오르는 능선.

이렇게 아래로 내려다 보니 별 폼이 나질 않는군요.

지나온 정맥길.....

멀리 고헌산까지 조망합니다.

울산시내.

지게님.

그만 내려가시죠.

이제부터 경상북도를 버리고 경상남도 밀양시와 울산광역시의 도계를 따릅니다.

좌측 중봉.

우리는 저 중봉을 넘어 내려가다가 석남터널 방향으로 내려가 중간 줄 좌측의 능동산으로 진행을 할 겁니다.

그 뒷줄 좌측이 배내봉, 그 줄 우측 끝이 간월산 그 뒤가 신불산입니다.

신불산 우측에 영축산이 보이니 정맥길의 이 구간은 이걸로 다 마스터!

우측에 지명 문제가 있는 사자산과 수미산...

천황산과 재약산이라고 하면 금방 이해가 가겠죠?

중봉을 오르다,

우측의 가지산 좌측으로 이어지는 단장지맥을 감상합니다.

가지산 우측의 낙동정맥.....

씁쓰름하지만 그래도.....

여기서 우측으로 빠지면 석남터널로 가게 되죠.

좌측 데크를 따라갑니다.

좌측으로 상운산1116.6m과 1057.4봉을 봅니다.

제법 긴 데크길.

어라!

이 매점은 문이 닫힌 곳이었는데....

신장개업을 했나?

그런 거 같습니다.

굴뚝으로 연기도 나오고 벽을 도색까지 새로 했습니다.

이정표만 잘 따르면 되죠?

눈감고도 가야합니다.

가지산...

많이도 내려왔군요.

격산?

아니 아무 데나 아무 이름을 지어 걸어놓으면 되는가요?

없던 버팀목도 만들어 놨고.....

814.1봉에서 4등급삼각점(언양454)를 확인하고.....

중앙 백운산....

가지산에서 좌측으로 단장지맥, 우측으로 낙동정맥....

뒷줄의 정맥의 흐름....

좌측 도로는 밀양과 울산을 잇는 24번 도로.

능동산 삼거리로 오르는 마지막 데크.

뱃살을 빼야지......

능동산에서,

3등급삼각점(언양312)를 확인하고 하산 모드로 접어듭니다.

그러고는 밀양시를 떠나 온전하게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배내봉과 신불산을 감상하고....

먼지 풀풀 나는 등로를 걸어,

대원들의 환영을 받으며 하이파이브를 나눕니다.

주차장....

한 쪽에 마련된 에어건.

먼지를 깨끗하게 텁니다.

내려온 능동산을 올려다 보고,

배내터널.....

대청댐 부근의 식당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이 식당 올갱이 쌈밥이 제법 맛있군요.

운전때문에 술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덕분에 뱃살 좀 빠졌을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