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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

으뜸이 처럼 광교산 오르기

광교산에서 관악산 바라보기

최근 제가 몸담고 있는 해밀산악회에서 부쩍 산행에 열심이신 분들을 몇 분 뵙습니다.

점차 산의 매력을 알게 되고 더욱이 우리 주변에는 산이 널려 있고 그런 산을 사랑하다 보니 일주일에 단 한 번이라도 꼭 산을 찾게 되나 봅니다.

더욱이 홀로가 아닌 취미를 같이 하는 동료들이 있을진대 그 맛은 더욱 더 깊어지나 봅니다.

그중 한 분이 유화님입니다.

지난주 선자령 눈 산행 때 유화님이 저에게 당부에 당부를 하신 말씀.

자신이 해밀과 같이 애정을 갖고 산행을 함께 하는 으뜸산악회에서 이번에 고문직을 맡게 되었다면서 시간내서 으뜸 산악회 대원들과 함산을 하자는 것입니다.

혼자도 다니는 산을 산악회라고 해서 마다할 일은 없을 터.

더군다나 유화님이 임원직을 맡고 계신 산악회라는데야.......

으뜸산악회에 가입을 하고 스케줄을 훑어봅니다.

음....

다 좋고 멋진 산.

하긴 우리나라에 있는 산이라면 어디라도 아름답지 않은 곳이 있겠냐만은....

 

그런데 그날이 예기치 않게 빨리 다가옵니다.

설 전날인 1. 21.

갑자기 시간이 빕니다.

산행코스는 광교산이고 그 루트도 광교산 ~ 형제봉 ~ 반딧불이 화장실이니 아주 낯익은 곳입니다.

그런데 웬걸?

산행보다는 뒷풀이인 순대와 곱창이 더 눈에 들어옵니다.

신참 가입산행 신청을 합니다.

 

집에서 수지구청역까지는 약 51분 소요.

논현역에서 신분당선을 갈아타고 수지구청역에 내리니 존경하는 후배인 청계산님과 미니님이 공교롭게도 같은 열차를 타고 오셨군요.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집결지인 수지성당으로 갑니다.

주제넘게 분에 넘치는 환대를 받고....

인원 파악을 마치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08:13

작년 봄인가?

여기서 시작해서 광교산 언저리를 돈 적이 있고....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저에게 있어 가장 기억에 남는 광교산 산행은 아무래도 8년 전 그 더운 여름날.

열대야에 아무래도 밤에 잠이 올 것 같지않아 배낭을 지고는 강남8산(광교산~백운산~바라산~청계산~인릉산~대모산~구룡산~ 우면산41.84km)을 하겠다고 집을 나와서는 삼성쉐르빌 아파트 옆 산길로 들어 그 밤을 새워가며 홀로 걸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중간중간에 야영을 하는 사람들로부터 막걸리 한 잔씩 얻어먹어가며 걸었던 길이었는데....

그해 겨울에는 킬문형 팀과 강남 11산을 한다며 걸었었고.....

열심히 홍보 안내지를 부착하시고....

부드러운 등로를 따라 담소를 나누며 걷습니다.

총무님과도, 유화님과도, 청계산님과도 토르님과도, 강원님과도......

그저 옆에 게시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눕니다.

한편 '산수동'님은 초면임에도 닉이 입에 익숙합니다.

해밀에 산수라는 닉을 가진 대장님이 있어 하도  "산수, 산수"라고 불러서 인 것 같습니다.

동네 주변에 있는 등로가 좋은 점이 어느 곳에서든 합류하거나 탈출을 할 수 있다는 점일 겁니다.

산책 거리도 되고 자신의 체력에 알맞는 등로를 개척하여 다녀도 될 것이니....

08:36

첫 쉼터.

후미를 기다리며 잠시 숨을 돌렸다가,

08:46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는 260.1봉을 지납니다.

백두대간 길에 있는 고루포기산, 서화(장령)지맥 상에 있는 서대산, 지리의 서시(견두)지맥을 지나는 밤재길......

명산 선정에 심혈을 기울이신 노고가 엿보입니다.

산수유 마을에 가서 온통 노란 화원에서 노닐다가 와?

아참!

그 마을에는 북한의 백두대간을 몇 구간 진행을 한 Roger Shepherd가 살고 있지......

따뜻한 아침 햇살이 내리고 있습니다.

바람이 없으니 -10˚의 날씨에도 별로 추위를 느끼지 못하겠습니다.

중손고개를 지나 264.9봉 전위봉입니다.

파란 하늘이 오늘 날씨를 알려줍니다.

필경 조망이 터지는 수리봉에 오르면 주변 산들을 어느 정도 감상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신봉동이나 동천동을 빠지는 갈림길........

호습다 산악회에서 백두대간 종주대원을 모집하는군요.

저 산악회에 대해서는 안 좋은 소문만 들어서 그런가요?

이 펼침막만 봐도 괜히 나쁜 점만 부각됩니다.

그러니 눈에 확 들어오는 슬로건 또한 마음에 안 들기는 마찬가지......

'백두대간 마루금을 함께 걷다'

마루금을 걷다뇨?

마루금은 걷는 게 아니죠!

백두대간 능선을 걷는다고 하면 이해나 가지!

용어 선택이나 단어 선택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인데 마루금을 걷다니!

 

마루금의 올바른 뜻은?

 

이 책을 읽다보면 ‘마루금’이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대간길을 걷다 보면 ‘마루금산악회’라고 쓰인 표지띠도 볼 수 있다. 마루금이 뭘까? 국어사전에도 안 나오는 단어다. 마루금의 개념을 처음 제안한 이는 조석필 선생이다. 선생의 저서 《태백산맥은 없다》에 나오는 개념으로 이는 지도와 관련지어 생각해야 한다.

마루금은 주로 대간이나 정맥 등 이른바 산줄기 산행을 하는 이들에게 유용한 개념이다. 즉 우리가 산행을 준비할 때 필수적으로 지도를 준비하고 그 지도에 우리가 갈 길을 미리 정해야 한다. 그러고는 갈 길을 연필이나 형광펜 등으로 알아보기 쉽게 선을 긋는다. 일반 산행이면 개울을 건너고 능선을 타고 그것들을 반복하지만 산줄기 산행에는 절대 그럴 일이 없다. 물론 접속구간이 계곡을 거쳐야 하는 경우는 예외지만.

이럴 경우 지도 위에 능선을 따라 선을 긋게 된다. 봉우리에서 안부를 지나 또 다른 봉우리로 그리고 고개로…. 이렇게 그은 선을 능선의 능(陵) 즉 ‘산마루’에서 ‘마루’를 따왔고 선(線)에서 ‘금’을 따와 ‘마루금’으로 부르게 된 것이다.

그러니 능선은 우리가 실제로 산을 걸을 때 사용하는, 즉 일반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을 지칭하는 개념이라 본다면 마루금은 지도상에 그은 선, 일종의 맵소스(map source)라고 보면 될 것이다.

 

- 졸저 '현오와 걷는 백두대간' 94쪽

 

나아가 백두대간에 대한 정의나 유래를 그저 인터넷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를 그대로 옮겨놓았군요.

가령 산경표의 저자가 여암 신경준이라는 설說은 이미 극복된 이론입니다.

즉 저자 미상의 저술이라는 것이죠.

여기서 그런 자세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진부하기만 하니 이만 생략합니다.

저는 이런 길을 걸으면 왜 꼭 John Baez가 생각나는지.....

학창시절 영어를 처음 배우고 pop을 막 배울 때 젊은 남녀의 애닲은 사랑이 어린 마음에 꽂혀서 그런가?

법륜사!

이쪽으로도 올라왔었지......

조금도 불편함이 없도록 곳곳에 데크가 설치되어 있고.....

그러니 산객들의 걸음은 더 여유롭기만 합니다.

554.5봉의 헬기장.

수리봉 전위봉.

10:39

오늘의 조망을 기대하며 수리봉으로 오릅니다.

 

한편 우리나라 산 이름 중 ‘국사봉’ 다음으로 많은 산 이름을 가진 ‘수리봉’의 ‘수리’라는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

이 단어는 원래 고구려 말로 ‘제일 높은 곳’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따라서 주변 산보다 높은 산을 수리봉이라 불렀던 것이다. 따라서 백수리봉은 주변 산에 비해 유별나게 ‘높고 신성한 산’이라고 보면 된다.

 

 - 졸저 전게서 154쪽

 

수리봉 소고(小考)

“형, 이 수리봉이 지난번 백수리봉의 수리봉과 같은 뜻인가?”

수리봉하면 그 뜻이 무엇인가? 백수리봉을 지나면서 수리봉이란 그 주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라는 뜻이라 했고 그 말의 어원은 고구려 말에서 왔다고 했다. 한 걸음 더 들어가 보자.

이 ‘수리’란 말은 우리나라 곳곳의 땅 이름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산 이름을 보면 산림청에 등록된 이름 중 랭킹 1위가 국사봉이고 2위가 바로 이 수리봉이다. ‘높은 곳’, ‘맨 꼭대기’를 뜻하는 순우리말인 것이다. 그런데 국토지리정보원 지도를 보면 이 수리봉이 한자로 ‘守理峰’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지나친 억지임을 알 수 있다. 이 예로 단옷날(端午)의 순우리말이 수릿날인 것만 봐도 알 수가 있다. 즉 추석이 달의 축제였다면 단오는 태양의 축제인 바, 태양이 높은 하늘의 한가운데 떠 있는 날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 수리가 우리 몸에 들어오면 정수리가 된다. 맨 위에 있기 때문이다. 독수리의 어원도 마찬가지다. 예로부터 이 녀석이 높은 곳을 날아다녔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산봉우리’라는 말을 많이들 쓴다. 이것도 산봉수리에서 ‘ㅅ’이 탈락하여 산봉우리가 된 것이다. 이 말의 파생어가 ‘사라’ ‘서리’ ‘수레’ ‘수락’ ‘싸리’ 등으로 변하게 되었는데 서울에 있는 수락산도 결국 이와 같은 의미의 높은 산이라는 의미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지맥을 할 때 많이 나오는 지명이 있다. 바로 ‘수레너미’고개라는 곳이다. ‘싸리재’도 마찬가지다. 수레가 지나갈 만한 크기의 고개라거나 싸리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 아니다. 이런 고개들은 우리 옛 선조들이 보기에는 그저 ‘높은 고개’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걸 지역마다 달리 부른 것이고 그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음운변화가 일어나서 변형이 된 거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  졸저 전게서 298쪽

 

봉우리 두 개를 넘어 도착하는 만월봉(1280.4m)에서 삼각점(연곡434)을 확인하고 큰 등산안내도도 본다. 인상적인 주목 한 그루를 보고 안전시설이 잘 되어 있는 계단을 오르면 1등급 대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는 응복산(1360.0m)이다. 우리나라에 설치된 174개의 1등급삼각점 중 이게 그 하나이다. 국토지리정보원 지도 중에는 鷹伏山의 '응'이 매(鷹)자여서 매복산으로 표기된 것도 있다. 매가 웅크린 형상이란 말인가?

이미 ‘수리’는 ‘높은 곳’ 또는 ‘맨 꼭대기’를 나타내는 순우리말이고 여기서 파생된 말이 ‘사라’, ‘사리’, ‘설’, ‘솔’, ‘시루’, ‘수’, ‘싸리’, ‘수락’ 등 여러 가지 형태라는 걸 봤다. 당연히 높은 곳을 나는 새(鳥) ‘수리’나 ‘독수리’도 여기서 나온 이름임은 자명하다. 그러니 이 수리를 한자로 표현하면서 취(鷲)자를 쓰는 건 사실 시간문제였다. 영취산(靈鷲山), 취성산(鷲城山)이 가장 비근한 예이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 매이다. 그리고 그 매의 한자인 응(鷹)이 응봉(鷹峰)이 된다거나 매봉이 되는 것도 당연한 귀결이었다. 그러니 이런 이름의 산을 볼 때에는 주위 산보다 높은 곳을 일컬음이니 비약하여 ‘수리 모양’, ‘매가 많이 사는 곳’ 등의 얼토당토않은 의미를 부여할 일은 아니다. 따라서 응복산도 응봉산의 잘못된 표기이리라. 같은 취지로 위의 매복산도 매봉산 혹은 매봉의 오기이다.

 

- 졸저 전게서 465쪽

좌측으로 우리가 조금 이따 진행할 비로봉490.8m과 중앙으로 형제봉448.1m이 보이니, 그 형제봉 너머 좌측으로 한남정맥의 흐름을 읽을 수 있습니다.

우측으로는 뾰족하게 안성북(서봉)지맥의 칠보산239m도 보이고....

그 칠보산 우측으로는 서해바다....

우리가 지나온 능선.

좌측으로는 손곡천이 흐르는 손골, 우측은 정평천이 흐르는 봉골.

능선의 끝 우측이 우리가 올라온 수지성당이겠고.... 

그 우측 멀리 용인의 진산이라는 한남정맥이 지나는 석성산471.3m.

저 석성산을 지난 한남정맥의 산줄기는 88CC와 동백마을의 경계를 교묘하게 지나 88CC로는 탄천(신산경표에서는 검단)지맥이라는 가지줄기 하나를 내어주고는 이 광교산으로 향해 계속 진행하게 되는데 이때 이 한남정맥에서 탄천지맥이 가지를 칠 때 그 사이에서 발원하게 되는 물줄기가 바로 탄천입니다.

이 탄천은  분당시내를 관통하고는 서울로 들어서서는 송파구와 강남구를 구분하며 흐르다가 잠실야구장 부근에서 한강에 흡수하게 되는데 이 합수점에서 이 탄천지맥(도상거리 약 40.5km)도 그 맥을 다하게 되는 것(대한산경표)이죠.

그런데 박성태 선생님의 신산경표는 이 탄천지맥을 검단지맥이라 이름하며 그 주행을 남한산성의 검단산에서 우틀하여 은고개를 넘어 하남의 검단산658.4m에서 한강으로 들어가 맥을 다하게 그렸는데, 산줄기는 그를 싸고 있는 모母물줄기와 자子물줄기의 합수점에서 그 맥을 다하는 산줄기라는 대명제에 어긋나기 때문에 부당하다고 할 것입니다.

석성산에서 좌로 이어지는  탄천지맥의 흐름을 읽습니다.

아! 그런데 좌측으로 용문산이 보이는군요.

좀 당겨봅니다.

좌측으로 용문산1157.1m과 그 우측으로 구름재 넘어 뾰족한 백운봉941.2m이 명백합니다.

그런데 저 영장산 뒤로 뾰족하게 보이는 게 뭔가요?

치악산인가?

모르겠다.

한참이나 놀다 내려옵니다.

데크를 올라.

10:58

그러고는 광교산으로 오릅니다.

이 일대를 광교산이라고 본다면 이 봉우리만큼은 따로 시루봉으로 부르기도 하더군요.

시루봉 = 수리봉이죠?

응봉鷹峰도 되며 취봉鷲峰이라고도 부를 수 있고.....

좌측으로 백운산562.5m을 보니 우측으로 삼성산481m과 관악산632m이 보이는군요.

관악산 우측으로 안산296m과 삼각산 백운대836m.....

정면으로 청계산616m.

여기서도 용문산이 보이는군요.

그렇다면 그 좌측으로 예봉산과 검단산 그리고 천마산도 명백하게 보이는군요.

조금 당겨봅니다.

A : 예봉산, B : 예빈산, C: 검단산

2등급 삼각점(수원24)

유화님과 미니님이 싸가지고 오신 맛난 점심을 먹고 하산을 시작합니다.

언제부터인가 붙여진 이름 비로봉.

보통 비로봉은 금강산, 소백산 등의 최고봉 즉 산의 주봉 主峰에 붙이는 것이지 이렇게 임의로 그냥 무명봉에 아무 데나 갖다 붙이는 것이 아닙니다.

 

천왕봉과 비로봉

 

“그런데 형, 보통 산에는 비로봉이든 천왕봉이든 둘 중의 하나만 있는데 어떻게 이 속리산에는 천왕봉과 비로봉 두 개의 이름이 병존하는 것이지?”

보통은 천왕봉이나 비로봉 중 천왕봉이 있으면 비로봉이 없고, 비로봉이 있으면 천왕봉이 없을 법한데 이 속리만큼은 두 이름의 봉우리를 다 가지고 있다. 어찌 보면 좀 욕심이 많은 산인 것 같다. 비로봉과 천왕봉 혹은 천황봉이 양립할 수 없는 이유? 뭐 꼭 양립할 수 없다는 것보다는 두 개의 최고가 한 곳에 있기에는 좀 벅차다는 것이다. 삼국지의 제갈량(諸葛亮)과 사마의(司馬懿) 같은 존재라고나 할까? 이유를 좀 살펴보자.

 

우리 민족 최고(最古)의 신앙은 아무래도 산악신앙이다. 그러니 환웅부터 시작하여 삼국시대의 천군(天君)을 거치는 동안 하늘에 계신 하느님을 천왕으로 불렀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산이든 명산에는 천왕(황)봉에 제단 즉 제천단을 두고 제사를 드렸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이 천황봉이나 천왕봉은 어느 산에서도 최고봉이라는 뜻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산악신앙설’이다.

반면 비로봉은 불교 신앙의 한 단면이다. 즉 ‘불교신앙설’로 불교에서 부처님 중 가장 으뜸인 부처님은 비로자나불이다. 그러니 불가의 기운이 가득 찬 산에서는 그 최고봉을 비로봉이라 불렀음은 지극히 당연한 귀결이라 하겠다. 금강산, 묘향산, 오대산, 치악산, 소백산 등 이른바 ‘5봉’이라고 하는 산에 비로봉이 최고봉으로 자리 잡은 이유는 이와 무관치 않다.

 

이 속리산의 경우를 법주사의 창건과 관련하여 생각해 보자. 짐작건대 불교국가인 고려시대는 물론 특히 신라시대 말기부터 비로봉이라는 이름의 봉우리가 많이 등장했을 것이다. 그런데 속리산의 최고봉은 553년(진흥왕 14년) 의신이 창건하기 전에 이미 천왕봉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다. 그러니 명찰인 법주사를 창건한 다음 비로봉이라는 이름을 붙여야 하는데 천왕봉이 버티고 있으니 다른 방법을 강구할 수밖에. 적당히 타협하는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추측건대 결국 남의 봉우리 이름을 빼앗을 수는 없어 부득불 다음 고봉(1031.9m)에 비로봉이라는 이름을 붙였을 것이다.

 

한편 보통 비로봉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원인은 위와 같이 불교와 무관치 않으나 종교적인 원인 이외에 국어학적인 측면에서 ‘비로’를 밝히려는 유력한 시도가 있다. 즉 이 ‘비로’는 단순히 한자를 차자(借字)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아까 얘기한 산악신앙과 결부하여 소원을 ‘빌다’의 ‘빌’에서 접미사 ‘오’가 붙어 비로가 되었고 이것을 한자로 毘盧, 毗盧 혹은 飛蘆로 표기는 하였으니, 다 우리말 어간 ‘빌~’에서 온 것이라는 것이다.

 

 - 졸저 전게서 227쪽

하광교로 내려가는 삼거리를 지나,

소위 비로봉이라는 곳을 오릅니다.

그냥 종루봉이라 하지 무슨 비로까지 끌어드리셨나.....

등로가 참 펀합니다.

한남정맥의 흐름을 봅니다.

수리산과 우측의 수암봉을 봅니다.

바로 앞으로는 백운산.

12:03

그러고는 형제봉으로 오릅니다.

북으로는 수리산과 수암봉.

남으로는 칠보산.

좌측으로 정맥길을 버리고 우리는 계속 직진을 합니다.

직진하면 경기대.

우리는 우틀하여 반딧불이 화장실 방향으로 갑니다.

우리나라 화장실 문화를 변혁시키는 데 선구자 역할을 한 반딧불이 화장실.

대단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화장실입니다.

기념으로 소변도 보고.....

13:15

추억도 많았던 광교저수지를 보며 오늘 산행을 마칩니다.

12.22km.

설레설레 걸어도 5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군요.

지동시장 곱창집으로 가서 예상대로 맛있는 점녁을 먹고 귀가를 합니다.

수고들 많이 하셨습니다.

새해 복많이들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