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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

맹호 부대의 추억이 깃든 운악산.

연말이다 보니 연일 행사입니다.

행사라는 게 별것도 아니고 모여서 술이나 마시자는 것이죠.

여기에 대원칙은 주말은 피하자는 것인데 직장이 지방인 사람이 있다 보니 부득불 12월 둘째 주 토요일로 시간이 잡힙니다.

"너희들은 주말에 산에도 안 가냐!"

 

주말에 산에 가는 사람들의 모임인 해밀산악회의 2022년 송년회가 공교롭게도 같은 날 잡힙니다.

친구들과의 송년회 시간은 오후 4시.

해밀의 뒤풀이에는 참석을 하지 못하고 서들러 귀경을 해야겠군요.

차 시간을 봅니다.

하판리 꽃동네에서 13:50 출발하는 버스가 운악교 버스 정류장에는 14:05분 도착.

그 버스를 타고 현리 시내로 나가 14:45에 출발하는 청량리행 버스를 타고 대성리 역에서 15:32 전철을 타면 종로 3가에 16:43 도착.

그래.

1시간 정도 늦는다고 얘기하면 되겠군.

운악산은 간단하게 돌고 일찍 내려가 나무지게님과 막걸리나 한 잔 먹고 오면 되겠다.

 

아침을 구리휴게소에서 먹는다고 하니 굳이 수지까지 내려갈 필요도 없고.....

저는 구리휴게소에서 대원들과 합류합니다.

구리휴게소

어쭈구리....

명색이 그래도 구리시라고 고구려 무용총으로 디자인을 하셨군요..

'구리시'가 아차산과 용마산을 끼고 있기 때문이죠. 

40분 정도 기다리니 차가 도착을 하고....

해밀의 막내 맹호 청계산님을 반갑게 조우합니다.

그런데 오늘의 호스트인 나무지게님은 코로나에 감염되어서 오늘 참석을 못하셨다는군요.

얼마나 안타까워하실까!

올해 삼재가 드셨나?

구리휴게소를 출발하여 운악산으로 가는 동안 산사랑 고문님의 명품 해설이 이어지고.....

그러는 사이에 버스는 서파검문소를 지나 봉수리의  26 여단을 거쳐,

운악산을 등지고 있는 1 여단 비호부대를 지납니다.

군생활 34개월을 보낸 가평군 하면 맹호부대. 지금은 조종면으로 이름을 바꿨군요. 

조종이라는 이곳 지명은 조종암에서 유래한 것이죠.

조종암은 큰 바위 암벽에 글씨를 새기고, 그 앞에 비석을 세운 후 단을 만들어 제사를 지내면서부터 불린 이름이다. 바위에는 조선 숙종 10년(1684) 임진왜란 때 명나라가 베풀어준 은혜와 병자호란 때 청나라로부터 당한 굴욕을 잊지 말자는 뜻의 여러 글귀를 가평군수 이제두와 허격, 백해명 등이 새겨 놓았다. 즉, 명나라 마지막 황제 의종의 글씨 ‘사무사(思無邪:생각에 사특함이 없음)’, 조선 선조의 글씨 ‘만절필동 재조번방(萬折必東 再造蕃邦:일만 번 꺾여도 반듯이 동력으로 흐르거니 명나라 군대가 왜적을 물리치고 우리나라를 다시 찾아 주었네)’, 송시열이 쓴 효종의 글귀 ‘일모도원 지통재심(日暮道遠 至痛在心:해는 저물고 갈 길은 먼데 지극한 아픔이 마음속에 있네)’, 낭선군 이우가 쓴 ‘조종암(朝宗巖:임금을 보이는 바위)’이란 글귀 등이 적혀 있다.

- 문화재청-

09:11

차에서 내리자마자 다른 대원들에 앞서 저는 바로 산으로 올라갑니다.

이애자 님이 같이 가자고 하시는군요.

좋죠.

예전 매표소를 지나,

일주문을 통과합니다.

운악우릉으로 가는 첫 번째 들머리는 공사를 이유로 통제를 하고 있군요.

저는 운악좌릉을 택합니다.

이 남쪽능선이 개통된 지 약 3년 정도밖에 안 되었죠?

다리와,

이정목 그리고 

이런 로프 등 안전시설을 갖춘 후에야 개통을 한 것이죠.

우측 612.2과 좌측의 801.4봉

그 전에는 저 운악좌릉과 운악산 자연휴양림에서 오르는 운악사 코스, 절골 코스, 한북정맥 코스 등 좀 단조로웠죠.

중앙 좌측이 동봉934.6m

그러던 코스에 이 남쪽 능선이 더해졌으니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입니다.

잠시 숨을 고르면서 뒤를 돌아봅니다.

중앙 뒤로 매봉933.5m이,

그 좌측으로는 전패 고개를 지나 연인산1076.8m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앞쪽으로는 썬힐골프클럽과 387번 도로 건너 리엔리CC.

그 좌측 뒤가 명지3봉1117.4m.

바로 앞 썬힐 골프장 앞쪽이 맹호부대 유격장인데 유격이 끝나는 마지막 날 조종(명지)지맥을 걸어 부대로 복귀를 하곤 했죠.

명지 3봉 좌측이 귀목고개.

고도를 높입니다.

조종지맥

이렇게 보니까 조종지맥이 한 라인으로 보이는군요.

조종지맥은 한북정맥 상의 오뚝이 고개를 지나 1.2km 더 진행하면 만나게 되는 886.2봉에서 가지를 친 줄기로 조종천과 한강이 만나는 합수점에서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41.6km의 긴 줄기입니다.

명확하지는 않지만 귀목고개 좌측이 귀목봉1032.9m이니 그 좌측 뾰족봉이 그 갈림봉일 거 같습니다.

그러니 곧 그 너머가 오뚝이 고개일 것이고 좌측으로 쭉 걸어오면 청계산849.0m을 지나 이 앞의 387번 도로를 건너 원통산566.2m을 지난 다음 바로 이 운악산으로 오겠죠.

화악산1468.3m

귀목고개 뒤로 화악산의 중봉1446.1m과 주봉1466.3m이 보여 이를 당겨봅니다.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죠.

하판리 사하촌.

예전에는 아무것도 없던 동네가 갑자기 두부촌으로 명성을 얻게 되면서 예전에는 자동화사격장이던 곳이 팬션촌으로 바뀌었습니다.

중앙이 운악산 동봉934.6m.

우측이 만경대.

현등사가 보이는군요.

예전에는 정말 가난한 절집이었는데 지금은 큰 불사가 진행되어 여러 채의 큰 절집으로 변모하였습니다.

대동여지도

대동여지도에도 표기되어 있을 정도의 고찰古刹인 현등사가 있어 장아함경의 자등명自燈明 법등명法燈明을 떠올리게 하는 곳입니다.

산경표 한북정맥 편

산경표에는 현등산이라고도 불린다고 기록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죠.

마일리 쪽을 보는데....

아!

멀리 중앙에 한강지맥의 용문산1157m이 보이는군요.

그러니 그 좌측 뾰족한 게 1004봉이겠고.....

그 좌측 뒤로 뾰족한 게 오음산929m 정도 되겠군요.

저 한강지맥을 걸을 때 참 행복했었는데.....

조금 당겨봤습니다.

그 우측으로 유명산864m과 천문대가 있는 중미산834m이겠고....

동봉과 현등사가 한눈에 들어오는 622.6봉입니다.

쉼터도 만들어놨고.....

예전 돌탑은 어디 갔는 고!

이제부터 조망이 터지겠군요.

좌측은 한북정맥 라인.

비록 좌측의 735.8봉에서 그 너머로 진행을 하여 47번 국도를 건너 수원산으로 진행을 하겠지만 운악산 동봉에서 절고개를 지나 이어지는 정맥길입니다.

바로 앞은 676.5봉이고 맨 뒤가 827.3봉으로 비록 정맥길은 저 827.3봉을 사면치기로 진행을 하지만 오리지널 정맥에 해당하는 봉우리임은 물론입니다.

676.5봉으로 오릅니다.

이한검 대장님이 쫓아오셨군요.

아!

좌측으로 조망이 터지는군요.

중앙 왕숙지맥의 주금산813.6m의 독바위가 보이고 그 좌측으로 시루봉662.4m을 지나 서리산832m과 축령산887.1m의 흐름이 명백하군요.

주금산 좌측 뒤로 뾰족하게 천마산810m까지 보이고....

왕숙지맥은 수원산 오르기 전 1.6km 전방에서 가지를 쳐 왕숙천과 한강이 만나는 합수점에서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약47.9km의 지맥입니다.

한북 10지맥을 할 때 참 산행을 열심히 했었는데....

저 주금산에 오르면 산너울 대장님, 청계산님, 청풍형님이 근무하던 포병여단이 아주 잘 보이죠.

한북정맥

이 정도 오니까 드디어 애기봉765.5m이 보이는군요.

저 735.8봉에서 정맥은 뒤로 넘어가고 그 우측으로 가지를 친 여맥餘脈은 현리고개를 넘어 비득재까지 가게 되는데 거긴 맹호부대 직할대들이 주둔하고 있어 현리고개까지만 진행이 가능합니다.

중앙 우측이 735.6봉으로 저 봉우리에서 정맥은 뒤로 넘어갑니다.

아무리 봐도 질리지가 않는군요.

현리시내로 떨어질 애기단맥.

애기단맥의 흐름을 봅니다.

중앙 멀리 용문산.

좌측의 조종지맥.

조종지맥.

고도를 높이니 좌릉 801.4봉 너머 우측이 조종지맥의 귀목봉임과 그 좌측의 한북정맥에서 조종지맥이 가지를 치는 갈림봉인 886.2봉이 명백하고 그 뒤로 국망봉1167.3m이 우뚝합니다.

한검선사님.

제가 심심할까 봐 악착같이 따라와 주셨습니다.

전에 거문도에서는 저와 나무지게님 때문에 밤을 새우시고....

아!

좌측으로 한북정맥의 수원산697.0m이 드디어 위용을 드러내는군요.

그 천주단맥의 우측 뒤로는 신천(왕방)지맥의 왕방산736.4m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왕방산과 그 좌측의 해룡산661.2m 사이로 파주의 감악산674.9m까지 보이는군요.

저 감악산은 신산경표에서는 감악지맥에 속한다고 보지만 대한산경표에서는 신천서지맥으로 분류하죠.

물줄기 이론에 더욱 충실하기 때문입니다.

몇몇 분들이 대한산경표를 책으로 내달라고 강권을 하고 있기는 한데 과연 구매층이 있기나 할까요? 

조종지맥의 흐름을 관찰하고 계시는 한검선사님.

왕방산과 감악산을 좀 당겨봤습니다.

산을 갈 때에는 맹목적으로 걷기만 하는 것보다 사전 지식을 가지고 가는 게 산이 더 잘 보입니다.

퇴계 선생이 말씀하셨죠.

"산에 오르는 것은 책을 읽는 것과 같다."

갑장인 남명 선생이 지리산을 오르내렸듯 퇴계선생도 소백산과 청량산을 여러 차례 오르셨죠.

827.3봉 전위봉을 오릅니다.

우측의 애기여맥은 더 낮아지고 있고.....

그 바로 우측의 천마산은 이제 확실하게 보입니다.

축령산과 서리산에 좌측의 용문산도 감상하고......

조종지맥은 매봉933.5m과 우측의 대금산705.8m만 주목하면 되고....

827.3봉에 오릅니다.

운악 우릉의 최고봉.

수원산에서 좌측으로 한북정맥길에 눈을 줍니다.

좌측 불곡산 넘어....

"한검 선사 님 저게 무엇일까요? 저 죽엽산 뒤로 보이는 거!"

"어라..... 저게 삼각산 인수봉 맞나요? 그럼 옆에 도봉산 자운봉! 맞네!"

그 우측의 노고산까지....

당겨봅니다.

"대단하신데!  원더풀!!!!!"

좌측으로 삼각산(북한산)의 인수봉과 백운대 그리고 숨은벽까지 잡히고 우측으로는 우이령 지나 도봉산 연봉들이 명백합니다.

천주단맥

바로 앞 줄기는 한북정맥의 수원산에서 가지를 친 천주단맥으로 만세교까지 진행하는 단맥입니다.

중간에 있던 금화봉216.9m은 채석장 때문에 산이 하나 완전히 없어졌죠.

그 뒷줄기가 한북정맥의 축석령 부근에서 가지를 친 신천(왕방)지맥 라인이고.....

좌측에 홀로 뾰족하게 솟은 건 어느 산일까?

이제는 중앙 우측으로 영평(명성)지맥의 보장산554.2m이 보이기 시작하니 그 너머로 한탄강이 흐를 것이고 그 뒤로 종자산643.8m과차탄(보개)지맥의 지장봉877.4m이 보이고 잘만하면 고대산831.8m도 보일 것인데.....

아깝습니다.

그냥 감악산이나 또 보자.

현등사.

지나온 622.6봉.

명성산?

화현면.

명지산 3봉.

명지산 좌측 뒤로 화악산을 당겨봅니다.

작년 봄에 지나며 달아놓은 표지띠.

한검선사님이 발견하셨습니다.

한북정맥에 접속합니다.

지금 시간이 11:21.

동봉에 올라도 충분히 버스시간은 맞출 수 있지만 하산주를 하지 못하는 아픔이 있겠군요.

100여 m 올라가다 포기하고 하산을 결정합니다.

거기서 또 이것저것 보다 보면 분명히 친구들과의 약속시간을 맞추지 못할 것임은 자명한 사실!

코끼리 바위를 보고,

최소 40년은 넘은 토굴도 보면서, 

느긋하게 내려옵니다.

부도.

현등사 안을 잠깐 봅니다.

많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법당과 요사채 두 동 밖에 없었던 거 같은데.....

삼층석탑.

불이문.

민영환 각자.

오랜만에 원점회귀를 합니다.

시 한 수를 짓습니다.

'강산'표 막걸리 한 잔을 먹으려는데 인사랑 회장님과 이애자님이 들어오시는군요.

 시간이 좀 부족하긴 하지만 버스시간에 맞춰 일어납니다.

회장님 고맙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며 운악산을 둘러보고.....

현리 시내에 내려 청량리행 버스를 기다립니다.

조종 우체국.

사제 전화를 잘도 이용했었는데....

고마우신 분들은 잘 살고 계실까?

제가 근무하던 헌병대.

예전 버스터미널.

대성리역에서 전철로 갈아타고 조금 늦었지만 종로3가 고창집에서 갈매기살로 송년회를 장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