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제28구간 진고개~구룡령, 23.5km) 나홀로산행

 

8. 29. 이제 오대산 국립공원 관할 중, 진고개 이북 마루금이다.

29일은 진고개~구룡령, 30일은 구룡령~조침령을 계획한다.

여러 번 가 본 오대산이지만 대간의 한 부분으로 그곳을 지난다는 것에 약간은 마음이 새로워진다.

그리고 이 구간을 개인적으로 참여하고 애착을 가지고 있는 산악회 후배인 윤사장이 동행을 요청했다.

산행 기량이 얼추 비슷하여 산행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여 흔쾌히 승낙한다.

명장님이 묵으셨다던 '청기와민박집'에서 1박을 한다.

상당히 해박하시고 인자하게 생긴 주인아저씨는 자식들을 다 결혼을 시키고 혼자서 민박을 운영하며 생활하시는데 약간은 쓸쓸해 뵌다.

새벽 3시에 일어나 밥을 하고 도시락을 챙겨 진고개로 나선다.

그런데 이게 웬일.

아래에서는 멀쩡하던 날씨가 진고개에 도착하자마자 먹구름이 끼기 시작하더니 이내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도저히 산행이 불가능한 날씨다.

미련 없이 하산하여 한숨 잠을 자고 일어나니 07:30이다.

밖을 보니 여전히 깨끗한 날씨다.

다시 진고개로 향한다.

다른 산객들도 선뜻 산행을 시작하지 못하고 삼삼오오 휴게소 식당에 자리를 잡고는 창밖만을 응시하고 있다.

 

 

08:36

비가 좀 잦아든 듯 하여 그냥 산행을 강행한다.

 

 

08:46

0.5km 진행했다는 표지목을 지난다.

통행이 허용되는 지역이므로 그 긴요한 표지띠가 오히려 너저분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안내 표지목 등이 잘 설치되어 있다.

 

 

08:58

표지목이 정확하게 매 500m 마다 설치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09:13

500m 통과 시간이 조금씩 달라지는 게 쉼이 없이 오르막을 오르느라 힘이 드는 것도 있지만 비로 인하여 아무래도 비옷의 걸리적거림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피로 도를 가중시키는 것 같았다.

 

 

 

09:21

동대산(1433m)이다.

삼각점이 있는 동대산은 전에 오대산을 종주할 때 항상 제일 먼저 오르던 봉우리다.

등산화는 비닐로 쌌고 비옷을 입었으나 비 맞은 초라한 모습이 영 좋지 않다.

 

 

헬기장을 지나 두로봉으로 가기 위해 숲으로 들어선다.

 

 

09:33

600m 정도를 진행하면 표지목이 나온다.

 

 

09:49

비는 주절주절 내리는데 조망이 안 되니 볼 것도 없고 발만 빠른 것 같다.

동대산에서 1.7km 진행하여 1,300고지에 이른다.

 

 

10:02

500m 더 진행했다.

 

 

 

10:12

주 탐방로 안내표지판을 지나자 이내 차돌박이(1200m, 차돌백이는 차돌박이의 잘못된 표기)다.

겨울산행 때에는 눈으로 덮여 제대로 식별하지 못하고 지나치기 쉬운 차돌박이를 오늘은 확실하게 보며 지난다.

 

 

10:22

동대산에서 3.1km 진행했고 두로봉까지는 이제 3.6km 남았다.

시속 3.1km로 걷고 있다.

볼 것이 없으니 상당한 속보로 진행을 하게 되는 것 같다.

 

 

 

 

10:32

삼각점이 있고 헬기장이 설치되어 있는 1260고지를 지난다.

 

 

 

10:48

신선목이다.

신선들이 출입하는 길목이라는 말인가?

정확한 뜻을 모르겠다.

가파른 오르막이다.

 

 

11:04

이제 1.2km 남았다.

거의 다 온 모양이다.

 

 

11:17

앞에 가는 윤사장은 등산화의 비닐 덮개를 연실 고친다.

 

 

 

11:32

이내 두로봉(1421.9km)이다.

여기서 백두대간은 한강기맥을 만들고 그 한강기맥은 계방산, 태기산, 오음산, 용문산 같은 큰 산을 세우고는 두물머리로 떨어진다.

마침 국공파 초소에는 아무도 없고 다만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것 같은 의자 두 개만 놓여 있어 우리는 배도 고파 옷도 갈아입을 겸 이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한다.

우의를 벗으니 안에 입은 티도 온통 땀과 빗물로 범벅이다.

거금을 들이고 구입한 일본제 ‘몽벨사’의 이 우의는 정말로 질이 안 좋다.

국산을 구입하려 하였는데 그 매장에는 마침 국산이 없어 일제라 꺼림찍한 기분을 억누르고 산 것이 이 모양이다.

 

 

의자에 우의를 널고 밥을 먹고는 11:58 초소를 나온다.

 

 

11:59

두로봉 표지석이 있는 너른 풀밭을 지나면 두 개의 길이 나온다.

절대적으로 왼쪽 출입금지 표지판을 넘어야 한다.

이곳은 국공파들이 표지띠를 제거하여 충분히 혼동을 할 수 있고 갈등을 겪을 수도 있는 곳이나 친절하게도 대간파들은 그 출입금지 표지판에 작은 글씨로 이곳이 ‘대간길’임을 표시하여 놓았다.

 

 

 

그 길은 이렇게 푹신하고 잘 다듬어져 있는 길이다.

대간길은 역시 멧선생들의 놀이터인지 쟁기질도 아주 잘해 놓고 그 면적 또한 상당히 넓다.

 

 

12:39

A-3라는 야광 표지판이 눈에 띈다.

이 표지판은 진고개 구간에서도 자주 보았던 것으로 확실한 뜻은 모르겠지만 짐작건대 국공파들이 산객들의 출입을 막아 놓은 구간이기 때문에 친절하게 안내표지목이나 119구급대의 표지목을 설치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즉 사람이 다니지 않는 곳에 이런 표지목들은 필요가 없을 것이기에 설치하지는 않았으나 만에 하나 있을지도 모르는 인명사고 시 그 구조를 위하여 매 500m마다 이런 표지판을 설치하여 놓은 것 같았다.

 

 

 

13:01

괴목을 본다.

나는 비닐을 꼼꼼하게 잘 싸서인지 아직은 발에 물기를 느낄 수 없었는데 앞에 가는 윤사장은 발가락이 물에 부을 정도란다.

 

 

 

13:09

신배령(1237m)이다.

배나무가 많은 이곳에는 출입금지 표지판이 누워 있는 등 제대로 관리가 되지도 않고 있는 구간 같다.

 

 

13:27

1210.1 고지를 지난다.

이곳에서 오른쪽 길을 타고 가면 복용산(1014.5m)으로 가는 길이다.

 

 

13:49

만월봉(1281m)에 선다.

약 200년전 어느 시인이 이 봉우리를 바라보고 시를 읊었는데 ‘바다에 솟은 달이 온산에 비침으로 만월(滿月)이 가득하다.’고 했다 하여 만월봉이라 한다.

 

 

13:52

통마람 삼거리다.

정확한 뜻은 모르겠지만 도상에는 통마름이 아닌 통마람으로 되어 있다.

이 길을 내려가면 명개리가 나오는데 56번 국도와 만나는 곳으로 계방천으로 이어져 오대산 민박집들이 대여섯 곳 줄지어 있다.

계속 보게 되는 차량지원까지 해 준다고 하는 ‘승희민박’도 이 부근에 있다.

 

 

 

 

14:19

응복산(1359.5m)이다.

삼각점이 있는 이곳까지 15.29km를 운행 하였단다.

힘은 별로 들지 않는데 인상이 좀 험악하다.

 

 

14:27

이 표지판에서 진행방향으로 왼쪽 약 5분 정도 내려가면 샘물이 있다는 표지판이 있다.

계곡을 만난다는 말일게다.

 

 

안개비로 시야가 몹시 흐리다.

 

 

14:51

어째 표지판이 좀 지저분하다는 느낌을 계속 받는다.

 

 

 

15:03

삼각점이 있는 마늘봉(1120.6m)이다.

대간 운행 중 자주 만나게 되는 두 글이 있다.

‘목원대’와 ‘아미산’이다.

오늘은 ‘아미산’님의 글이 힘을 실어준다.

이 글을 붙이기 위하여 미리 글을 써서 준비하고 테이프로 단단히 부착시켜 놓았을 것인데 대단한 정성이시다.

그런데 지도상에는 1306.2m로 표기 되어 있는데 어느 것이 맞는지 알 수 없다.

 

 

또 올라가는 길이다.

 

 

 

15:24

1261고지.

이제 구룡령도 지척이다.

윤사장이 양말의 물을 짜는데 이건 정말로 장난이 아니다.

 

 

15:29

조망이 터 진 바위 위에 서 보지만 구름으로 아무것도 볼 수 없다.

 

 

 

바위가 많이 깔린 길을 계속 오른다.

 

 

 

표지판들을 지난다.

 

 

 

 

16:19

약수산(1306.2m)이다.

삼각점이 있는 이곳에서 다시 인상을 써 본다.

 

 

16:25

승희민박 안내판이다.

그런데 이곳은 아침에 움직일 경우 택배비 10,000원을 받는다고 한다.

또 다른 민박집에서는 민박비가 40,000원에 조침령까지는 50,000원, 구룡령까지는 10,000원의 택배비를 따로 받는다고 한다.

민박집은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지 않을 것 같은데 왜 그렇게 비싸게 받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특히 산객에게도...

 

 

16:48

휴게소 용도 인 듯 너른 공터를 지난다.

 

  

 

 

 

이내 나무 계단이 나오면서 하산을 재촉한다.

급경사인 이곳을 내려오다 보면 철망이 쳐져 있는데 이 안내판을 보고 이곳이 구룡령 정상에 있는 다리 즉 echo-bridge임을 알 수 있었다.

나무들이 껍데기가 벗겨진 채 흉측한 몰골로 집단을 이루고 있다.

 

 

돌계단을 끝으로 구룡령으로 내려선다.

 

 

16:50

산림전시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이곳은 내 기억에 의하면 이 구룡령이 개통 되었을 때에는 분명히 휴게소 시설이었는데 오늘 내려오고 보니 휴게소는 간 곳이 없고 이 전시관으로 단장 되어 있었다.

생각건대 휴게소의 운영이 여의치 않자 산림청 혹은 원주지방환경청에서 이를 매입하여 산림전시관으로 이용하고 있는데 방문객이 없어서인지 문을 닫아 놓고 운영을 하지 않고 있는 듯했다.

민박을 이용하기 불편하면 이곳에서 야영을 하면 충분할 것 같았고 물은 길 건너에 있는 수량이 풍부한 샘터를 이용하게 되면 저녁에는 알탕도 가능할 정도다.

오늘 산행 거리 : 23.5 km

오늘 산행 소요 시간 : 8시간 14분 (점심시간 27분 포함)

 

 

 

 

오늘 산행은 조망도 안 되고 둘이 운행을 하니 힘도 들지 않아 상당히 빠르게 진행이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