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제32구간, 대청봉~중청대피소~미시령) 나홀로 산행, 17.6km

취사장에서 아사달님이 재어 온 고기를 구워 먹으면서 반주를 하고는 21:00에 취침을 하러 대피소 안으로 들어가 보지만 잠자리가 바뀌어서인지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더욱이 B팀이 출발하는 23:00가 가까워오자 가르쳐준 다리 밑을 제대로 통과하여 올라오고 있는지도 궁금하고 바람 때문에 추위는 견디고 오는지 궁금해 하는데 옆에서는 열심히 코를 골면서 잘도 잔다.

소변을 보기 위하여 밖을 나가보니 이제는 비까지 온다.

B팀의 지기님께 전화를 하여보니 23:10에 출발을 해서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

결국 뜬 눈으로 지새우다 02:00가 되어 그들을 마중 나가기로 하였다.

대청을 넘어 오색 방향으로 약 200여m 내려가자 랜턴 불빛이 보이고 B팀이 무사히 올라오고 있다.

그들과 중청대피소에 도착하여 A팀을 위하여 라면을 끓일 준비를 하는데 03:00가 되고 팀원들이 일어나 취사장으로 와 B팀들과 인사를 나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04:12 대피소를 나선다.

 

 

04:14

소청대피소 갈림길로 들어선다.

 

 

 

04:26

이제 600m 왔다.

이곳이 소청대피소와 봉정암으로 갈리는 길이다.

 

 

곧 계단이 시작되고 무조건 내리막이다.

 

 

 

05:09

희운각 대피소다.

1960년대 초만 해도 이곳은 팔각정이 있는 곳이었는데 그 유명한 1969년 히말라야 원정대가 동계훈련을 하던 중 눈사태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자신의 재산을 희사하여 그 팔각정이 있던 자리에 대피소를 지었는데 그 재산을 희사하신 분인  희운(喜雲) 최태묵 선생의 호를 따 희운각 대피소라 명명했다고 한다.

물을 조금 보충하고 공룡으로 다가간다.

 

 

05:17

국공파는 벌써 오래전에 가야동계곡도 막아 놓았다.

 

 

공룡능선 갈림길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05:25

우선 와이어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05:39

이제 마등령이 4.1km 남았고 사위는 아직도 어둡다.

어슴푸레 동쪽에서 붉은 기운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천화대와 1275봉이 보인다.

정말로 보고 싶던 장면이다.

 

 

 

뒤로 대청과 중청도 이제는 눈에 들어온다.

 

 

 

이를 악물고 올라오는 행복님과 황태자님.

대단한 기량들이다.

 

 

 

용아쪽으로 조망이 트인다.

어느 쪽을 봐라 보아도 그림 같다.

 

 

 

 

구름 위로 해가 떠오른다.

안개가 바람에 날리고 멀리 해는 뜨고 참으로 절묘한 자연의 색상이 연출된다.

 

 

06:24

이제 2.4km 왔다.

 

 

샘물이 있는 곳을 지난다.

 

 

 

 

옅은 구름이 대청을 배경으로 바위 봉우리 위를 스쳐 지나간다.

 

 

우리 팀원 등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설악을 관찰하느라 제대로 진행을 하지 못한다.

 

 

 

06:34

이제 긴 와이어를 타고 올라가는 코스다.

 

 

 

06:47

1275봉 옆의 쉼터이다.

1980년대 이곳을 지날 때는 이동식 매점이 있어 차와 간단한 음료수 그리고 라면을 팔곤 했었다.

 

 

06:51

간식을 먹고 담소를 나누다 출발한다.

 

 

울산바위가 보인다.

 

 

07:18

이제 마등령도 1.4km밖에 남지 않았다.

설악동에서 02:00에 출발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차를 약 3대 정도 풀어놓은 것 같다.

 

 

07:23

500m 더 진행했는데 여전히 안개가 끼고 바람도 세다.

 

 

가파른 구간을 와이어를 잡고 잘도 올라온다.

 

 

이런 바위길도 마다하지 않고 올라가야 한다.

 

 

 

08:03

드디어 마등령이다.

예전에 이곳에는 '마등령 마귀'라는 산사람이 텐트를 치고 살면서 산객들을 상대로 장사도 하고 구조 활동도 하곤 하였는데 지금은 다들 무엇을 하고 사는지 모르겠다.

각설하고 공룡입구에서부터 여기까지 2시간 46분 걸렸다.

 

 

아직도 날씨는 안개가 짙하게 끼어서 먼곳은 제대로 식별을 할 수 없다.

이곳에서 대청을 바라보고 서둘러 움직인다.

 

 

 

 

08:10

출입금지 안내판을 넘어서자 한참을 진행하자 08:35 삼각점이 있는 1326.7고지가 나온다.

안개가 심하게 끼어 앞이 잘 식별이 되지 않는다.

바로 정면으로 작은 소나무에 하얀 표지띠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백두대간 길......'이라고 쓰여 있어 그 뒤로 들어선다.

 

 

 

 

 

그런데 그 길은 계속 내리막이고 그 내리막은 이내 계곡을 만든다.

대형 알바다.

그 길은 금강문으로 내려가는 길과 만나게끔 되어 있었다.

모두 길을 찾으며 다시 오던 길로 되돌아간다.

 

 

09:29

다시 삼각점이 있는 곳이다.

56분 짜리 알바다.

이제 안개도 걷히고 날도 맑아졌다.

성질이 나서 그 표지띠를 다시 본다.

'백두대간 길이 아니므로 돌아가세요.'라고 쓰여 있는데 바람이 불어 접혀진 끝부분을 다들 보지 않고 그러려니 하고 지나친 것이었다.

역시 한국말은 서술어가 뒤에 있어 끝까지 들어보고 읽어보아야 한다.

 

 

 

 

가야할 능선도 아까와는 달리 훤하게 보인다.

길도 선명하고 표지띠도 많이 달려 있다.

즉 마루금은 오던 길을 되돌아 가듯이 바로 급좌회전하여 너덜길을 따라가야 한다.

 

 

스카이라인이 구름으로 덮여 있다.

 

 

너덜지대로 내려간다.

 

 

능선 너머로 울산바위와 동해바다가 보인다.

 

 

설악동으로 이어지는 계곡이 지난 수해 때문인지 너무도 선명하게 보인다.

 

 

 

10:05

삼각점이 있는 곳을 지난다.

지나온 1326. 7고지와 대청, 중청이 보인다.

 

 

동해와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황철봉 마루금인가?

저 봉우리를 넘어가야 황철봉이다.

 

 

 

너덜지대가 시작된다.

그 너덜지대를 빠져나오면 이런 바위틈을 헤집고 나와야 능선으로 내려 갈 수 있다.

 

 

가야할 저 봉우리도 만만치 않은 너덜로 덮여 있다.

 

 

그곳을 오르다보니 고사목도 눈에 띈다.

 

 

12:10

너덜을 지나자 이제는 숲길로 들어선다.

 

 

12:13

저항령이다.

저항령계곡과 백담사계곡으로 이어지는 사거리인 이곳에 아무런 표시가 없어 지도만 보고 그 위치를 가늠할 수 있을 따름이다.

  

 

 

그러나 너덜은 다시 시작 되고 이런 화살 표시를 따라 산행을 해야 한다.

나무들은 거센 바람으로 인해 한쪽으로 뉘어지듯이 북쪽 방향을 향한다.

 

 

 

12:45

뒤를 돌아보았다.

내려온 너덜도 상당하나 아직도 이것은 서막에 불과할 거라는 짐작은 하고 있다.

징그러울 정도로 너덜지대는 계속 나타난다.

멀리 대청이 가스에 차서 희미하게 보인다.

 

 

대원들은 아직도 건재하다.

갑자기 총을 쏘는 듯한 마른 번개가 치기 시작하더니 마등령 쪽은 이미 시커멓다.

비가 오고 있는 것이다.

바람부는 방향으로 봐서 이곳도 그것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13:13

천연보호림이라는 말뚝이다.

드디어 황철봉(1391m)이다.

비는 쏟아지고 선답자들의 산행기에서 보았던 조그만 표지석을 봐야 하는데 그것이 어디 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

그냥 진행한다.

 

 

 

13:39

너덜지대의 길을 안내해주기 위하여 이런 줄도 길게 늘어져 있다.

이 너덜을 오르자마자 삼각점이 있는 1318.4고지다.

 

 

 

 

이제 본격적인 대너덜지대가 시작되고 콩알 같은 우박과 함께 강력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숲에 들어가서 비가 그칠 때를 기다려 보기도 하나 그칠 비가 아니다.

그렇다고 이런 너덜지대를 번개가 치는대도 운행을 감행한다면 그건 미친 짓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다들 가자고 한다.

이 너덜지대는 흰색과 노란색으로 된 야광봉이 길을 안내하는데 비로 인하여 다들 조심조심 걸을 수밖에 없다.

중간 중간에 있는 작은 숲이 있가는 하나  구 숲속에 잇으나 너덜에 있으나 마찬가지라 번개가 침에도 하는 수없이 운행을 강행한다.

잠시 비가 멈추기도 한다.

카메라와 핸드폰은 비닐에 싸서 배낭 깊이 감추었다.

 

 

15:06

긴 너덜지대를 빠져나오자 언제 그랬냐는 듯 하늘은 말짱해진다.

이제 눈 앞이 미시령이다.

언덕 앞이 미시령이고 미시령 건너 보이는 조그만 탑이 이동통신 중계탑일 것이며 그 위로 선명한 길이 상봉(1239m)을 거쳐 신선봉(1024m)으로 가는 길일 것이다.

 

 

비에 젖은 초췌한 모습으로 대원들이 내려오고 있다.

 

 

동해를 바라본다.

 

 

미시령에서 너덜지대로 오르는 이 길은 이렇게 부드럽다.

 

 

 

15:12

미시령이다.

국공파가 없을 경우는 철책의 맨 왼쪽 내려오는 방향에서는 오른쪽 끝을 이용하여 조심스럽게 내여와야 한다.

국공파가 있을 경우는 계곡 쪽으로 외하는 방법이 최선일 듯....

56분짜리 대형 알바, 끝없이 이어지는 너덜지대, 무표지판, 무표지석, 무이정표.....

정말이지 이 구간은 안개가 많을 때와 눈이나 비가 많이 올 때에는 피해야 할 구간이다.

조난을 당했을 때에도 나의 위치를 알려주고 싶어도 적당한 포인트가 없기 때문에 구조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일 새벽에 미시령 ~ 진부령 구간을 운행을 하여야 하기 때문에 국공파들의 눈을 피해 조심스럽게 아사달 형님을 model로 들어가는 입구를 파악한다.

지금은 휴게소 뒤가 완전히 폐쇄되었기 때문에 그 쪽은 대낮이 아닌 이상 피하는 것이 좋다.

 

 

미시령 정상석 뒤로 보이는 ‘어서오십시오, 인제군’의 오른쪽 끝 부분, 그러니까 계곡 바로 앞쪽이 들머리이다.

아사달 형님 뒤쪽에 보이는 계곡 조금 못 미친 곳이 바로 들머리이다.

 

 

오른쪽 아래 붉은 표지판이 보이고 바로 뒤에 보이는 것이 출입금지 표지판으로 그 뒤가 입구이다.

그 표지판 뒤로 가면 참호 같은 것이 나오며 키 작은 잡목 사이로 희미한 길이 있는데 그것을 무조건 헤치고 올라가면 되는 것이다.

오늘 운행 거리 : 17.6km

오늘 소요 시간 : 11:00 (알바 56분, 점심시간, 휴식시간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