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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백두대간(2009. 3. 17.~2009.9.13.)

백두대간 우정산행(창암~대간령~암봉~마산봉~흘리마을~진부령)

 

내일은 다른 날이 아니라 제 후배 야인님과 미녀님이 백두대간을 졸업하는 날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백두대간을 졸업하는 산꾼들의 심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저는 그 중요한 행사를 지나칠 수가 없군요.

몇 명이서 함께 그 졸업 산행에 참여하기로 계획을 세웁니다.

그들의 마지막 구간은 대간령부터 진부령까지인데 마침 그들이 함께 하고 있는 산악회가 2009년에 제가 두 번 참석한 적이 있던 송암산악회입니다. 

명망이 있는 대장님이 운행하는 산악회이고 저도 모르는 분이 아니기 때문에 자리 한 자리를 얻어 타고 가기로 합니다.

2013. 1. 19. 서울을 출발한 버스는 경춘고속도로를 거쳐 낯익은 도로를 지나 창암이라는 많이 지나는 봤지만 이름은 낯선 동네에 대원들을 내려 놓습니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창암이라는 곳에서 백두대간 마무리 산행을 하는 대원들의 감회가 남다를 것이라는 것은 산줄기 산행을 시작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생각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나라 최장의 산줄기이자 기본이고 근간인 아버지 줄기 백두대간. 

그 줄기 산행을 마무리하는 후배를 위하여 아니 후배의 대간 완주라는 큰 기쁨을 축하해주기 위하여 동참한 산행을 이제 시작합니다. 

다만 오늘 산행의 변수는 그제 내린 영동지방의 폭설입니다.

그런데 바닷가 부근에 집중적으로 내렸다고 하니까 이곳에는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일단 대간령에 올라서면 그때부터는 어느 정도는 문제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산행 개요

 

1. 산행일시 : 2013. 1. 19. 토요일

2. 동행한 이 : 송암산악회 대원, 야인, 미녀

3. 산행 구간 : 백두대간 졸업산행 (창암~소산령~대간령~암봉~마산봉~흫히마을~진부령)

4. 산행거리 : 올해 누적 산행 거리 (105.73km)

지 명

거 리

도착시간

소요시간

비고

창 암

 

10:07

 

 

소 간 령

2.1(km)

10:41

34(분)

 

대 간 령

3.1

11:35

54

 

조망봉 삼거리

2.6

13:49

136

30분 취식

마 산 봉

0.93

14:21

40

 

흘리 마을

3.0

15:35

74

 

진 부 령

3.2

16:43

68

 

14.93 km

06:36

06:06

실 운행시간


 

 

 

산행 기록

지도 #1 

10:07

역시 설악산입니다.

송암산악회 대원 말고도 다른 일행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제 인제군 북면 용대리 안으로 깊이 들어갑니다.

자, 이제 설악의 품으로 안깁니다.

대원들은 벌써 멀찌감치 앞서 갑니다.

저는 맨 뒤에서 쫓아가기로 합니다.

 국공파들이 설치해 놓은 이 곰 두 마리 안내판은 정말이지 보기 싫은 그것입니다.

계곡도 건너고 언덕도 오릅니다.

다행히 길의 흔적은 보입니다.

앞에 가시는 분은 백두대간만 10년을 하고 있는 분인데 지루하지도 않으신 것 같습니다.

벌써 이 송암산악회에서 4회째 대간을 하고 계시다고 하니 그 4회 대간 종주를 마무리 하는 날이 오늘이군요. 

10:41

소간령(606m)을 지납니다.

별 특이한 것을 모르겠는데 이곳이 소간령이라는 곳이니....

낙엽송이 쭉쭉 빠진 게 아주 멋지군요.

이 부근이 그 군락지입니다. 

10:52

이 깊은 산속에 산채(山寨)같은 곳을 봅니다. 

산장도 아니고....

거기서 머무시는 분인지 사람들도 보입니다.

지도 #1의 '가'의 곳입니다.

이제 인제군 북면을 벗어나 고성군 간성읍 흘리와 만나게 되니 이제부터는 인제군과 고성군의 군계를 걷게 됩니다.

또한 흘리는 이따 대간 마무리인 진부령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니 흘리란 리(里)는 상당히 큰 지역이군요.  

다시 낙엽송 군락지를 지나고, 

개울을 건너는데 눈이 아주 멋집니다. 

 이 눈이 앞으로 일행들을 몹시도 괴롭히는 장애물이 될 지는 아직 제대로 느끼지 못한 채 진행하고 있습니다.

11:35

드디어 낯이 익은 케른 두 기가 서 있는 대간령 즉 큰 새이령입니다. 

이쪽으로 진행을 하면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로 진행을 하게 되는군요.

그러니 이곳이 고성군 토성면과 간성면 그리고 인제군 북면의 경계가 되는 곳이기도 하군요.

 지도 #2

위 지도 #2의 '나'의 곳입니다.

한편 이 대간령을 샛령 혹은 새이령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진부령과 미시령의 사이라는 뜻에서 유래된 것이라고도 하는데...

샛령·새이령을 한자로 표기하면서 간령(間嶺)이 되었고, 큰 샛령(새이령)과 작은 샛령(새이령)으로 구분하여 대간령·소간령으로 부른다고 합니다.

조선시대의 지리지에서는 이 고개가 소파령(所坡嶺) 혹은 석파령(石破嶺)이라고 기록되었다고도 하는데... 

석파령하니까 또 생각 나는 곳이 있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한북정맥을 102회 정도 진행을 하였습니다.

물론 한북정맥 줄기 뿐만 아니라 한북정맥에서 분기한 9지맥(적근, 화악, 명지, 수락, 명성, 오두, 천마, 왕방, 감악)은 물론 그 지맥에서 분기한 분맥과 단맥 등을 거의 빠짐 없이 약 2년간에 걸쳐 모두 섭렵하였던 것입니다.

그때 한북정맥의 도마치재에서 분기하는 화악지맥은 경기 최고의 봉 화악산을 거쳐 그 유명한 이른바 몽가북계를 지나면서 계관산에 이르러 한 줄기는 남진하여 월두봉을 지나 가평읍의 북한강과 만나고 다른 한 줄기는 북동진하여 등선봉과 삼악산 쪽을 향하게 됩니다.

물론 산꾼들은 남진하는 줄기를 오리지널 화악지맥으로 보고 그리로 진행하여 화악지맥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그런데 북동진하는 줄기 역시 궁금하여 안 가 볼 수가 없는데 저는 그 구간을 역으로 진행하여 즉 등선봉에서 시작하여 계관산을 지나 가짜 계관산 3거리(아래 참고도 #1의 '가'의 곳)에서 좌틀하는 줄기와 연계하여 진행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등선봉입구를 출발하여 약 6.3km정도 진행한 지점에 석파령이라는 고개를 만나게 됩니다.

2011. 2. 5. 진행한 그 줄기의 제 산행기에는 이곳을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석파령입니다.

그런데 재미 있는 것이 이 이름의 한자어입니다.

일견 석파(石破)가 연상이 되었는데 그게 아니라 席破이군요.

즉 예전에 춘천지역에 부사가 부임을 할 때 인계인수를 행정구역의 경계지역인 이곳에서 했는데 고갯길이 너무 좁아 한 돗자리에 앉을 수 없어 둥여지책으로 돗자리(席)를 찢어(破) 거기에 앉아 업무를 다 보았다고 하는군요.

우리 발음으로는 '쇠파람재'라고도 하는군요.

그러니 위의 석파령도 속초의 부사가 인계인수를 할 때 이곳에서 만나 업무를 보았을 것임에 비추어 석(席)파령이 아닌가요?

그런데 팔도지도(1758~1767년)에도 이곳이 석(石)파령으로 나와 있고 아마 다른 고지도에도 그렇게 나와 있을 것으로 짐작이 되니 제 생각은 그저 사견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이 코스를 지도로 확인하여 봅니다.

참고도 #1  (---------선은 화악지맥)

그런데 참고로 모든 등산지도에는 계관산의 표시가 위 지도와는 달리 '가'의 곳에 계관산으로 표기되어 있고 실제 현장에 임해보면 계관산 정상석도 거기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립지리정보원 지도의 표기와 같이 계관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된 동기는 이 산이 멀리서 볼 때 닭벼슬 같이 생긴 모습에서 유래를 하였고 삼각점 또한 그곳에 박혀 있음에 비추어 볼 때 그곳이 계관산임에 틀림없다 할 것입니다.

가평군청은 하루 빨리 시정을 하여야 할 것입니다.

사실 가평군의 이러한 몰지각한 행태는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가령 엉뚱한 곳에 '구나무산'이라는 정상석을 박아 놓지 않았나, 포천시와의 경계에 있는 청계산의 삼각점은 뽑아다 계곡에 버렸고, 그 예전 정상석 또한 시루봉 가는 길에 있는 785봉 숲에 내동댕이 치는 등 한심한 작태가 하나 둘이 아닙니다.

그런데 가만히 잘 있는 '우목봉'이라는 이름의 봉우리를 무명봉으로 치부하여  '연인산'으로 바꾼 것인데  관광 자원이 별로 없는 가평군에서는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그나마 그런대로 이해해 줄 만 하기는 합니다.

각설하고 쉼없이 바로 마산봉으로 향합니다.

아까 국공파 안내판에서 보듯이 신선봉으로 진행하여 진부령으로 향하는 마루금은 통제구역입니다.

역시 눈이 많을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가 아닌 현실이었습니다.

최소 무릎까지 빠지는 눈으로 부득이 정상적인 마루금으로 걷기보다는 가능한한 마루금 좌측의 바람이 좀 센 곳으로 치우쳐 운행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바람이 불어오는 쪽은 눈이 날려 그 깊이가 좀 낮을 것이라는 판단이고 또 그게 현지에서 보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12:14

그렇게 선두 대장과 함께 눈을 헤쳐가며 힘겹게 암봉 #1을 향하여 오릅니다.

등뒤로 조망이 터지기 시작합니다.

왼쪽으로 가장 높은 봉이 신선봉 같고....

그 신선봉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바다입니다.

동해바다입니다.

하지만 바람이 너무 세서 몸을 지탱하기도 힘들어 바로 진행합니다.

지나온 계곡 즉 창암에서 대간령에 이르는 계곡도 간신히 보고...

12:17

그 조망 좋은 바위를 올라서자 드디어 좌측으로 병풍바위가 있는 조망대 삼거리가, 우측으로는 오늘의 주봉 마산봉이 보입니다.

빨리 암봉을 넘어서여지  이곳은 바람이 너무 세어서 서 있기조차 힘듭니다.

그러니까 마루금은 두 개의 암봉을 건너 저 삼거리봉으로 올랐다 안부로 떨어진 다음 마산봉으로 진행하게 되겠군요.

예전 대간 할 때의 기억이 조금씩 살아나는군요.

드디어 진행방향으로는 나뭇사이로 암봉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돌들이 많아 아이젠을 차고 걷기가 약간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고 이 암봉을 넘어서면 또 심설 산행을 하여야 할 것이고 그 정도의 눈이면 아이젠을 차고 안 차고가 별로 차이가 없을 것이나 그래도 심적인 안정을 위하여 차고 진행합니다.

12:29

마산봉이 바로 앞으로 다가온 느낌을 받는,

지도 #2의 제1암봉입니다.

손도 시렵고 바람이 너무 세어서 주위를 돌아 볼 겨를도 없이 바로 진행합니다.

암봉 #2를 지나 조망대가 있는 병풍 바위를 가기 전 안부에서 간식을 먹고 가기로 합니다.

막걸리 두 잔에 계란과 감자를 먹고 20분 정도 휴식을 취하다 바로 선두를 따라 오릅니다.

손가락이 시려워 사진 촬영도 어렵습니다.

13:49

드디어 병풍바위가 좌측에 있는 조망이 좋은 바위 위에 올라 섭니다.

멀리 북쪽으로 향로봉 줄기가 희미하게 눈에 들어오고....

예전에 대간을 할 때인 10월 경에는 아주 멋진 풍광을 자랑하던 곳인데 오늘은 바람이 몹시 불고 있음에도 그저 이 정도의 조망 밖에는 허락해 주지 않는군요.

뒤를 돌아보니 신선봉 줄기도 잡목에 가린 채로 이 정도로만 보입니다. 

저 마산봉으로 가기 위하여 다시 삼거리로 되돌아 나와 진행합니다.

안부를 지나 좀 거친 오름을 오르다 보니,

14:21

눈이 장난이 아니게 쌓인 마산봉 삼거리입니다.

바로 우틀하여,

14:23

마산봉에 오릅니다.

지도 #3

오늘 졸업하는 야인님의 감회가 남다를 것 같군요.

그것은 미녀님도 마찬가지 일 것 같고....

다시 향로봉 줄기와 흘리에 위치한 지금은 영업을 중단한 알프스리조트의 시설물도 봅니다.

되돌아 나오면서 #2 암봉을 보고는 삼거리를 지나 이제 본격적으로 내리막길입니다.

잡목으로 인하여 아까 삼거리 조망봉과 병풍바위가 제대로 그 모습을 볼 수가 없군요.

알프스 리조트의 겉만 번지름한 모습입니다.

모든 시설이 다 멈춰섰으니...

15:06

저도 이곳에 마지막 제 백두대간 표지띠를 붙이고 눈물을 글썽인 기억이 나는 곳입니다.

그런데 미녀님은 행복한 웃음이군요.

그것은 야인님도 마찬가지인 듯...

고생을 별로 안 하셨나?

15:12

이제 알프스리조트 정문 앞입니다.

여기서 아스팔트 도로를 잠시 만나 다음,

진부령 정상 이정표를 따라 좌틀합니다.

이제는 철수한 흘리부대를 보고,

이 초소 앞에서 우틀합니다.

15:35

그러면 작은 봉우리를 하나 넘고는 흘리 마을을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 시멘트 도로를 따라 우틀합니다.

좌우로 파프리카 농장의 시설물이 비닐을 다 걷어낸 채 철제구조물만 앙상하게 이곳이 그 농장 비닐하우스 자리라는 것만 말해 주고 있군요.

지금도 기억에 나는 것이 이 농장을 지날 때 인부들이 켜 놓은 라디오에서 마침 제가 좋아하는 그룹인 ELO의 'Midnight blue'가 나왔었는데...

시멘트 도로가 끝나는 곳에 민가 몇 채가 있는데 그 강아지놈이 집요하게 짖으며 따라오는군요.

묘지 앞에서 좌틀하여 임도 수준의 길을 따라 가는데 눈이 쌓여 거의 러셀을 하며 진행을 하여야 합니다.

잠시 좌측으로 멀리 마산봉을 봅니다.

문제의 개와 오리농장입니다.

이 집 개들도 정말이지 무식한 놈들입니다.

예전에 지날 때도 브라스밴드 수준이더니 오늘도 예외는 아닙니다.

주인인지 아니면 일하는 놈인지 그 놈도 무식하기 매 한가지이고....

다만 대간꾼들이 이 농장 그 놈을 얼마나 괴롭혔는지 짐작이 가는 고로 이해하기로 합니다.

농장 앞의 시멘트도로를 잠시 따르다 그 길을 버리고 우틀하여 다시 임도로 들어섭니다.

찻소리가 나고 드디어 진부령이 눈앞입니다.

16:33

일단 진부령에서 흘리로 들어가는 도로로 내려서고,

백두대간종주기념공원을 구경한 후,

막 진부령으로 내려서기 전의 야인님 모습을 담았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고글을 벗어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보이는군요.

미녀님의 표정도 상기되기는 마찬가지....

16:43

"야인님.

미녀님.

백두대간 종주를 축하드립니다.

말이 2년 동안의 산행이지 그동안 별의별 일들도 많았을 것이나 그 일들이 점철이 되어 오늘 이 진부령에 섰을 것입니다.

2년 동안의 산행으로 다리 근육도 많이 붙었을 것이고 산을 보는 눈도 많이 달라졌을 것입니다.

이제 정맥에 드셔야지요.

저와 몇 번 정맥 산행과 지맥 산행도 해보셨으니 그리 낯설지만은 아닐 것입니다.

대간길에 만나신 분들과 좋은 계획 많이 세우시고 항상 산에서는 안산 즐산 하십시오.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송암산악회 대원들과 기념 촬영을 한 후, 황태정식으로 뒷풀이를 한 다음 우리 팀은 용대리에서 내려 속초로 넘어가 우리들만의 시간을 가지고 일요일에 귀경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