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금이 다 망가지고 앞으로도 더 망가져 갈 한남정맥을 걸으면서 느끼는 것은 그나마 제가 이즈음에 이곳을 지나가기에 이 정도나마 볼 수 있다는 안도감을 느끼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후답자들이 다시 이 마루금을 걸을 때 과연 무엇을 볼 수 있을 것이며 과연 무엇을 느낄 것이나 있겠느냐 하는 의구심에 부딪히면 할 말을 잃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억지로 어떤 의미를 부여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우회하고 위험구간을 걷고 희미한 족적을 찾아가더라도 그래도 어엿한 마루금은 마루금이니까 말입니다.
산행 개요
1. 산행일시 : 2013. 2. 3. 일요일
2. 동행한 이 : 홀로
3. 산행 구간 : 한남정맥 6구간 (안현분기점~피정의집~여우고개~성주산~비루고개~만월산고개)
4. 산행거리 : 올해 누적 산행 거리 (183.48km), 들머리 0.89km 포함
지 명 |
거 리 |
도착시간 |
소요시간 |
비고 |
안현 분기점 |
07:38 |
|||
피정의 집 |
3.9(km) |
08:31 |
53(분) |
|
민들레농원 |
2.0 |
09:17 |
46 |
|
성 주 산 |
3.7 |
10:18 |
61 |
|
비루 고개 |
2.8 |
11:06 |
48 |
|
만월산 고개 |
4.7 |
12:35 |
89 |
|
계 |
17.1km |
04:57 |
04:57 |
실 운행시간 |
산행 기록
지도 #1
07:38
어제 출발한 시간과 거의 같은 시간에 마루금을 시작하게 되는군요.
복장을 갖추고 어제 산행을 마친 토끼굴에서 산행을 아니 마루금을 진행합니다.
야산 같은 곳을 진행하다 보니 산행이란 말을 붙이기가 좀 쑥스럽습니다.
이 도로를 따라 진행을 합니다.
저 도로 끝나는 곳에 절개지가 있으니 저 끝까지 올라가서 진행 방향을 가늠하여야 하겠군요.
절개지가 있는 도로 끝에 오니 이 곳은 중장비를 관리하는 곳 같은데 허스름한 집을 관통하는 길을 네 마리의 개가 관리하고 있군요.
제법 덩치가 있는 놈들이고 색깔도 검은 게 길을 막고 있으니 하는 수없이 '오리지널 마루금파(?)'답게 그들을 피해 절개지를 타고 기어 오릅니다.
07:45
그 절개지를 올라 어제 마무리한 건너편 절개지를 봅니다.
안흥분기점을 보고,
진행방향을 가늠합니다.
일견 보기에는 저 철탑을 지나 저 봉우리에 올라 철탑을 따라 진행하게 될 것 같습니다.
07:55
과수원을 지나 개 짖는 소리를 들으면서 이 고개에 도착하여 직진을 하려 하는데,
지도를 가만히 들여다 보니 아까 본 철탑이 진행하는 봉우리로 오르는 것과 약간 달라 보입니다.
안골 마을 왼쪽으로 보이는 마루금을 따라 진행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그 길로 들어섭니다.
오른쪽으로는 이 안골 마을을 두고 왼쪽으로는 가일마을을 두고 진행합니다.
이 마루금은 상당히 걷기 편합니다.
낮으막한 저 언덕 같은 곳에 삼각점도 있다고 하니 그것을 찾아봐야겠습니다.
그 81.5봉에 올라 삼각점을 찾습니다.
찾기가 힘들군요.
봉우리 형태가 아니라 전체가 다 둔덕 같은 곳이니...
08:07
그런데 그 삼각점이 숲속에 깊이 숨겨저 있었군요.
3등급 삼각점(안양 303)이 있는 81.5봉입니다.
이런 곳에 감춰져 있으니 이런 겨울이 아니면 도저히 찾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33 송전철탑을 지나 마루금을 타다 보니,
오랜만에 배선생님도 뵙습니다.
왼쪽으로 도로가 보이면서 그 도로를 건너서는 우측에 민가가 보이는군요.
그 민가가 비룡사라는 절이군요.
여기서도 개가 지ㅏ가는 산꾼을 향해 몹시도 짖어 대는군요.
좌측으로 또 철조망이 나타나고,
그러고는 도로로 떨어집니다.
광명시와 시흥시 매화동을 잇는 도로인데 아까 버스를 타고 왔던 과림동에서 몇 정류장 더 지나면 오는 곳 같습니다.
동남창호 왼쪽으로 텃밭을 지나 문제의 '피정의 집' 간판이 보이고 그 옆으로는 구(舊)도로가 보이는군요.
구도로에 들어서면 왼쪽으로 표지띠가 날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지도 #1의 '피정의 집' 사선 그은 부분 일대가 예전에는 수녀원이었던 곳이고 지금은 천주교인들 쉼터 같은 곳으로 이용되고 있는 곳 같습니다.
08:31
그 표지띠를 따라 들어섭니다.
선답자의 산행기를 보면 좌측 철망이 뚫린 곳이 있다고 하여 눈여겨 보니 과연 훼손된 철망이 보여 미안한 마음을 무릅쓰고 그 안으로 들어섭니다.
그런데 그 안이 장난이 아닙니다.
가지치기 작업을 하고는 일부러 정리를 하지 않았는지 길을 찾을 수 없을 뿐더러 좀 길 상태가 나은 곳을 찾아 가려해도 가시덩굴 특히 아카시아 나무가 온 몸을 찌르는데 괜히 이 안으로 들어왔다고 하는 후회를 하게 됩니다.
간신히 육박전을 치루면서 길다운 길을 찾아 줄기 하나를 타고 오릅니다.
아마도 이 길이 마루금이 아닌가 생각이 드는군요.
그리고 이 길이 피정의 집으로 휴가를 온 천주교인들의 산책 코스일 것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08:40
일단 그 길로 쉽게 작은 봉우리 하나에 오르니 우측으로 아까 넘어 온 철조망이 따라 옵니다.
그 너머에는 표지띠들이 가가이 보이고...
눈에 띄는 게 코팅지로군요.
"등산객은 산이나 다니지 철조망을 훼손하지 말아달라"는 말과 함께 "양심을 지키라."는 말이...
그러고 보니 제가 주거침입을 한 셈이 되는군요.
혹여 신부님과 장발장 같은 불미스런 사건이 벌어지지나 않을까 우려가 되어 서둘러 이 곳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그냥 저 철조망을 넘어 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으나 다시 원위치할 마땅한 곳이 보이질 않는군요.
가장 잘 나와 있는 하나 밖에 없는 길을 따라 등로를 이어갑니다.
08:55
진행은 철조망과 가장 가깝고 피정의 집 시설물과 가장 멀리 떨어져있는 외곽지역으로 진행합니다.
그러면서 혹시나 피정의 집 관계자들과 맞닥뜨리기라도 할까봐 얼른 #87 송전탑 뒤로 오릅니다.
그 봉우리 꼭대기로 올라 우측으로 적당한 곳을 봅니다.
어차피 이제 피정의 집 바운더리도 마직막인 이 부근에서 선답자들도 탈출을 시도한 듯 몇 군데 탈출로가 보입니다.
아마도 이 곳은 선답자들이 이 나무를 받혀놓고 철조망을 넘어간 것 같습니다.
이 철조망 바깥으로 진행하는 분들이나 이 안으로 진행하는 사람 모두 힘이 들기는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철조망을 넘어가 반가운 표지띠와 다시 조우하고 우틀하여 진행을 합니다.
09:02
눈이 훤해지면서 새로운 곳을 만납니다.
새로 또 길을 닦느라 이 지경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지도에는 아직 길 표시도 되어 있지 않습니다.
절개지 우측으로 진행을 하면 되고 이게 마루금입니다.
멀리 소래터널이 보이고 그 우측으로는 진행할 마루금도 보입니다.
우측으로 마루금을 타고 저 아파트를 보면서 진행을 하면 될 것 같습니다.
09:08
쓰레기가 널부러진 작은 고개를 하나 넘으면서,
등로가 아주 복잡하고 지저분한 마루금을 진행합니다.
여기가 101봉 같습니다.
그 101봉을 빠져나오자 다시 철조망을 만나고,
그 길은 시흥시 대야동과 계수동을 잇는 새로 만든 8차선 도로로 이어집니다.
철계단을 내려오는데 민들레농원에서 키우는 덩치 큰 보신탕 감이 또 짖어대는군요.
09:17
새로 만든 도로들 그리고 왼쪽의 민들레농원을 확인하고 길을 건넙니다.
제가 내려온 철계단과 민들레농원을 확인합니다.
그러고는 이 쪽의 절개지 옆 철계단을 따라 오릅니다.
그러면 다시 지저분한 무허가건물들을 보고 아까 보았던 아파트를 봅니다.
공장이 가로막아 그 아파트로 바로 접근은 불가능하므로,
일단은 도로로 나가 그린주유소를 지나,
장작구이 집(舊 이조가든) 앞으로 진행을 합니다.
09:34
길을 건너서 진행한 방향을 봅니다.
길 왼쪽으로는 버스 종점이 있고 소사고등학교와 아까 본 아파트가 있습니다.
소사잔디구장이 있는 소사구 배수장으로 올라갑니다.
다시 진행한 방향을 되짚어 보고,
된비알을 오르며 땀 좀 냅니다.
09:45
정자가 있는 122봉을 지나,
여우고개로 향합니다.
대야동과 소사본동을 잇는 터널이 있는,
09:52
여우고개를 지납니다.
여우고개를 지나서는 계단을 따라 오르고,
09:56
정자가 있는 140봉에 올라,
09:57
큰 등로를 따라 진행을 하는데 뭔가가 보입니다.
삼각점 같은데 국립지리정보원 기준점을 찾아봐도 나오지 않는 걸 보니 아마 폐기된 삼각점 같습니다.
또 택지개발 현장을 보고,
10:11
하우고개 위를 지나는 다리를 지납니다.
멀리 부천시의 랜드마크격인 빌딩이 보이는군요.
여의도 쌍둥이 빌딩이 연상됩니다.
그 왼쪽으로 계양산이 보이는 것을 보니 앞으로 마루금 진행은 인천시의 서쪽을 에워싸고 진행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10:18
정자가 있으나 그 정상은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성주산(217m)에 오릅니다.
이곳이 아주 의미 있는 봉입니다.
즉 이곳이 경기도 시흥시와 부천시 그리고 인천광역시가 만나는 삼시봉이 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좌틀하면 시흥시와 인천 남동구의 경계 즉 시계를 따라 소래산으로 진행이 되고 우틀 즉 직진을 하면 시흥시를 버리고 부천시와 인천 남동구의 경계를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저는 우틀 즉 부천시 소사구와 인천시 남동구의 시계를 따라 진행합니다.
마리고개를 따르지만 현지 주민들에게는 전진아파트라고 하여야 알아 듣는군요.
이 철조망만 따르면 됩니다.
이내 아파트가 보이고 그 아파트 건너 이어갈 마루금이 보입니다.
나무계단으로 내려가면,
10:32
6번 버스와 6-1번 버스 종점이 있고 부대 정문이 있는 마리고개입니다.
실제 마리고개 역시 부대 안에 있으므로 여기서는 그냥 냄새만 맡는 수준입니다.
마루금은 부대 우측 나무 계단을 따라 진행합니다.
오른쪽에 있는 실내 베드민턴장에서는 기합소리도 나는 걸 보니 운동에 열중이신 것 같습니다.
10:42
그러면 실제 거마산은 부대안에 있어 갈 수는 없지만 그 거마산에 가장 가까운 205.6봉에 도착합니다.
바위봉인 이곳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면 부천시 소사구와 인천 부평구의 경계를 따라 가는 것이니 이제부터는 부천시를 완전히 떠나 인천 남동구와 부평구의 구계를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계속 철조망을 따라 진행합니다.
10:47
부대의 맨끝에 다다릅니다.
기둥에는 #903이라는 일련 번호가 적혀져 있는 곳에서 산불조심 플랭카드뒤로 이동을 합니다.
길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어 제대로 된 등로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고보니 이곳이 외곽순환도로 장수IC 부근을 지날 때 우측으로 보이던 그 유격장이 있는 곳이군요.
알겠습니다.
11:03
부대를 빠져나와 정면의 '박씨농원'을 보고 진행합니다.
지도 #2
고속도로 밑을 통과하여 왼쪽 길을 따라 빠져 나가면,
불심정사 표지석이 나오고 여기서 좌틀하여,
11:06
이 고개를 비루고개라고 하는군요.
무내미마을 버스 정류장을 보면서 인천대공원 방향으로 계속 내려갑니다.
직진하는 방향으로 횡당보도가 없으므로,
여기서 좌틀한 다음 우측의 소로를 따라 우틀하여,
다시 도로와 만나 왼쪽의 나무계단으로 내려가 토끼글을 빠져 나오면,
부대와 부대 안의 법당이 보이는데 마루금은 저 부대 안으로 진행이 되기 때문에 또 우회길을 택하게 됩니다.
11:14
즉 수현(水峴)마을의 저 수현빌라를 보고 만수주공아파트로 넘어가는 큰 도로를 따라 진행하면 됩니다.
이 동네에서 자장면이나 하나 먹고 가려 했는데 무슨 농원이라는 이름의 고깃집들만 있고 대중음식점이라고는 단 한 군데도 없군요.
하는 수없이 쿠키 하나를 먹으면서 저 언덕을 향합니다.
고갯마루의 황제카센타 표지판 우측으로 들러갑니다.
알만한 분들의 표지띠를 지나니 부대 철조망이 보이고 등로는 좌틀합니다.
11:37
부대 후문으로 들어가는 비포장도로가 나오고,
예전에 부평구 일신동과 남동구 장수동 주민들이 이용하였을 고개를 지납니다.
11:49
헬기장 용도로 사용하였을 법한 공터를 지나,
12:03
깃대봉이 설치되어 있는 철마산(202m)입니다.
좌측으로도 훌륭한 등로가 나 있고 어느 분은 마라톤을 하며 이곳을 오르내리고 있군요.
하긴 그 분에게는 야산아지만 저에게는 마루금이니...
직진을 하여 마루금을 이어갑니다.
등로는 산악회안내지를 누군가 찢어놔서 지저분합니다.
우측으로는 온통 묘지가 즐비합니다.
아래 화장장까지 있는 걸 보니 인천시공설묘원같군요.
콘크리트 도로와 산길을 왔다갔다 합니다.
#10 철탑을 지납니다.
12:18
상천불가 표지판을 지나 앞에 사람이 지나는 곳 왼쪽의 등로로 다시 들어섭니다.
우측으로 작은 공장 단지가 보이고,
고물상이 많은 곳을 표지띠를 따라 내려오면,
단지 안을 통과하여,
12:35
우측에 농장주유소가 있고 마을버스 종점이 있는 만월산 다리가 있는 고개에 도착합니다.
이 주변에도 식당은 없고 마을버스는 동암역까지 가는 버스입니다.
곧 눈이라도 날릴 것 같고 어차피 두 번이 남아 있는 구간이니 오늘은 그냥 여기서 스틱을 접기로 합니다.
버스를 타고 동암역에 도착하여 자장면 한 그릇을 먹고 일찌감치 귀가를 합니다.
그런데 이 글을 작성하면서 남은 구간을 계산해보니 또 대착각에 빠져 남은 구간이 세 구간으로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오늘 예정했던 구간을 다 소화하였어야 했는데.... 후회 막급하지만 이미 게임은 끝난 후로군요.
'한남정맥 > 한남정맥(2012.12.29.~2013. 4. 13.)'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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