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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정맥/호남정맥(2013.2.23.~2013.11.3)

호남정맥 1-1구간(만덕산~마치~566봉~슬치~신전리재~황산재~슬치휴게소)

 

중부지방은 거의 매일 비가 오다시피하는데 남부 지방은 폭염에 시달린다고 하니 우리나라가 얼마나 너른 영토를 가진 나라인지 쉽게 짐작이 가는군요.

지난 번도 한 방에 갈 수 있는 구간을 계획을 잘 못 세우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두 번으로 나누어 가게 되는 우(愚)를 범하게 되었는데 어쨌든 이런 폭염 속에서 두 번째 구간을 낮에 이어간다고 생각하니 도저히 용기가 나지를 않는군요.

그렇다면 그리 길지 않은 그 구간을 야간 산행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금요일 오후에 퇴근을 좀 일찍해서 상관면에서 저녁을 먹은 다음 산행을 시작하면 날이 샐 정도면 슬치고개에 도착할 것이니 그것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한 번 실행해 보기로 합니다.

전주고속터미널에서 내려 전북일보사 앞으로 걸어가서 752번 버스를 기다립니다.

버스는 전주교대를 지나 지난 번 버스를 탔던 상관면 신리에 도착하는데 부근에 식당이 없어 농협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니 식당들이 모여 있군요.

백석식당에서 김치찌개로 저녁을 먹은 후, 택시(9,000원)를 불러 정수사로 갑니다.

 

 

산행 개요

 

 

1. 산행일시 : 2013. 7. 19. 금요일

2. 동행한 이 : 홀로

3. 산행 구간 : 호남정맥 제1-1구간(정수사~만덕산~마치~슬치~신전리재~황산재~슬치휴게소)

4. 산행거리 : 올해 누적 산행 거리 (962.69km)

지 명

거 리

도착시간

소요시간

비고

정 수 사

 

19:53

 

 

만덕산 갈림봉

2.5(km)

21:08

75(분)

정맥 접속

마 치

2.3

22:17

69

 

566봉

1.6

22:59

42

 

슬 치

3.6

00:20

81

10분 간식

신전리재

2.9

01:35

75

 

황 산 재

2.5

02:51

76

 

슬치휴게소

4.1

03:58

67

1km, 16분 포함

19.5km

08:05

07:39

실 운행시간

 

 

 

 

산행 기록

 

 

지도 #1

 

 

19:53

만덕산 정수사에 내려 산행을 준비합니다.

정수사에서는 불경 소리가 들려오고 좌측 민가에서는 저녁을 드신 주민이 저녁 산책을 하고 계시는군요.

독경 소리를 들으며 부처님께 오늘 안전 산행을 빕니다.

좌측으로는 지난 번에 보았던 사당을 보고 정면으로 이따 진행할 암봉을 봅니다.

이정표를 지나는데 마지막 민가에 사시는 어르신이 거나하게 취한 채 귀가를 하고 계시는군요.

제 발자국 소리를 듣고 적이 놀라셨는지 소리를 치십니다.

야간 산행을 하신다는 말씀을 들으시고는 "산에 내 새끼들이 있으니 잘 봐줘"라는 말씀을 하시는군요.

새끼란 염소를 말씀하시는데 몇 마리를 묶어 놓으셨다는 말씀도 부언해 주십니다.

20:07

지도 #1의 '가'의 곳입니다.

여기 물이 끊기는 삼거리에서 우틀을 하고,

이 지도를 보고는 우측에서 좌측 임도를 버리고 가운데 길로 진행합니다.

지난 번 내려온 길이기 때문에 진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이제는 등로를 따라 오르기만 하면 될 것입니다.

돌계단을 따라, 

20:40

쇠사슬호 안전 시설을 한 곳을 따르면,

20:50

로프 구간을 지나게 됩니다.

멀리 전주시내의 야경이 보이고,

21:01

삼거리가 나옵니다.

이곳이 지난 번 제가 정수사로 내려온 삼거리로 대착각을 하여 우틀하여 진행을 하니,

21:08

낯 익은 이정표와,

낯 익은 시설물이 나옵니다.

그렇군요.

만덕산 갈림길까지 다시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아무리 어두워도 그렇지...

황당한 마음으로 다시 돌아 내려갑니다.

21:19

20:58에 여기를 지날 때 이 이정표를 봤어야 했는데 못보고 그냥 지나쳐 올라간 겁니다.

지난 번 낙남을 야간 산행 할 때에도 그랬는데....

어쨌든 야간 산행을 할 때에 가장 눈여겨 봐야 할 것이 바로 이 이정표입니다.

이제부터 지난 구간에 이어 진행을 하게 됩니다.

21:22

초선성지라...

아마 이곳이 원불교에서 처음으로 도덕훈련을 하고 선(禪)을 행한 곳인가 봅니다.

그러니까 初禪聖地로군요.

천태종의 1대 종정인 상월스님이 소백산 인근의 구봉팔문(九峰八門)에서 수행을 한 후, 구인사를 창건하였는데 그런 의미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원불교에서 말하는 만덕산 성지란 바로 이 부근을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21:24

정수사 갈림길을 또 지나고,

바로 바위 구간을 지나는데 바로 앞에서 무슨 소리가 들립니다.

뭔가 하고 쳐다보는데 파란 눈들이 막 지나갑니다.

가만히 보니 염소 10여 마리가 저를 보고는 놀라서 달아나는군요.

지난 번 지나온 염소농장에서 탈출한 녀석들인지....

쇠줄로 된 안전시설물을 이용하여 바위 구간을 지나고,

21:32

지도 #1의 '나'의 곳을 지납니다.

진혁진 지도에는 이곳을 관음봉이라고 표기 하였군요.

21:39

다시 바위 구간을 지나니,

21:47

제5쉼터라고 하는 곳에 도착합니다.

이런 의자를 여기까지 가져다 놓으시느라고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그 5쉼터의 이정표를 보고 지나면,

22:00

지도 #1의 '다'의 곳인 성수면 갈림길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는 진안군 성수면과 완주군 상관면의 군계를 따라 진행을 하였는데 이곳에 이르러 진안군과는 이별을 하고 이제부터는 임실군 관촌면과 완주군의 상관면의 군계를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22:17

그러고는 마재(치)를 만나고,

22:31

558봉을 지나 아주 편안한 의자가 마련 된 고개를 지납니다.

그 의자 맞은 편으로는 상관수련원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이는군요.

22:37

노거수 한 그루가 서 있는 곳을 지나고,

22:45

지도 #1의 '라'의 곳에 있는 또 다른 수련원 갈림길을 지나니,

22:48

568봉에 오릅니다.

22:59

그러고는 시원한 바람에 표지띠가 날리는,

566봉에 도착합니다.

한 밤중에 이런 산을 지나려하니 이제 작업을 막 시작하는 거미와도 많이 만나게 되는군요.

그 작업 현장이 잘 보이지 않아 답답함기는 하지만 하는 수없이 등산용 타올로 얼굴을 가리고 진행을 합니다. 

지도#2

23:20

별로 힘들이지 않고 지도 #2의 '마'의 곳에 있는 532봉을 지나니, 

23:29

지도 #2의 '바'의 곳의 다다릅니다.

여기서 우측으로 약 3.7km의 작은 줄기 하나가 분기하는데 한현우님께서 '작은 오봉산(495m)'이라 작명을 해 주셨군요.

'작은 오봉산'이 있다고 한다면 '큰 오봉산' 내지는 '본 오봉산'도 있다는 이야기인데....  

또한 봉 5개가 연이어 있다는 말일텐데....

그런데 일명 촛대봉이라는 이름을 가진 495봉은 여기서 약 0.7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봉우리이고 여기는 502고지인데 혹시 임의로 작명한 이름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군요. 

23:38

그런 의심을 하며 진행하는데 지도 2의 '사'의 곳을 오르니, 

이번에는 '그 분(?)'께서 '작은 오봉산'에 맞춰 '오봉산'이라는 이름의 푯말을 걸어 두셨군요.

어쨌든 고도 표시는 맞는 것 같고...

글쎄요...

오봉산이라....

23:46

491봉을 지납니다.

그런데 갑자기 훤해지면서 다른 분의 랜턴 내지는 후래쉬가 앞을 비추는 것 같아 잠시 놀랍니다. 

밝은 달님의 달빛이었군요.

보름도 아닌데 너무나 밝은 빛으로 온누리를 비추어 주시는군요.  

잠시 조망이 트이는군요. 

우측으로 상관면 신리 마을의 불빛들이 보이고 저 산 뒷쪽으로는 전주시의 야경도 보이는데 카메라로는 이 정도입니다. 

23:59

이제 하루가 바뀌는 시간이군요. 

임도가 나타나고,  

00:07

그러고는 지도 #2의 '아'의 곳의 484봉입니다. 

00:10 

그러고는 전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이정표를 만나고,  

평범한 길을 진행하니 유해동물 방지 시설이 되어 있는 밭을 지나니, 

00:20

이내 붓치라고도 불리우는 슬치에 오릅니다. 

여기서 우측으로는 죽림온천 마을도 보이고 좀 볼거리도 있을 법한데 밤이라.....

00:24

그리고 등로는 곧 인삼포를 지나는데 인삼이 곧 수확할 때가 되었을 정도로 많이 자랐군요.

그 동안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지도 #3

00:27

그 인삼포의 경계가 끝나는 곳에서 등로는 우측 숲으로 들어가야 하는군요. 

한숨이 나옵니다.

00:33

그러면 바로 지도 #3의 삼각점(임실 401)이 있는 416봉인데 지금은 사용이 불가능한 그것입니다. 

그래서 지도에도 삼각점 표시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 분께서는 이 봉우리 이름을 또 아무런 근거도 없이 '남산'이라고 붙이셨군요.

아까 붙이신 오봉산의 남쪽에 있다고 남산인가요?

참.... 

00:48

지도 #3의 '자'의 곳(480봉)으로 우측으로 갈림길이 나 있고 그 길은 죽림온천으로 진행하는 지금은 별로 사용하지 않아 풀로 덮힌 좁은 길입니다. 

여기도 잊지 않고 피목날봉으로 작명을 해주셨는데 피나무가 많이나는 곳이라 그런 이름을 붙여 주셨나?

참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무심코 직진을 하다보니 길이 희미해지도 영 아닌 것 같습니다.

지도를 꺼내보니 여기서는 살짝 좌틀을 해야 하는곳이군요.

100여m 진행하다 다시 원위치를 하니 좌측으로 표지띠가 보이는군요.

결국 잠깐 알바를 합니다.

제대로 보이는 게 없는 밤이니....

01:14

488봉으로 진행하면 신전저수지로 떨어지는 472봉입니다. 

잡목이 가리고 발은 칡덩굴 같은 것이 발목을 잡고 등로가 점점 힘들어지는군요.

역시 산행하기에는 초봄이 최고입니다. 

이런 곳을 뚫고 지나가려 하니 그저 감각적으로 발 밑에 길이 있다는 것만 의식하게 될 뿐 무조건 헤치고 지나가야 합니다. 

01:35

휴....

얼굴은 수건으로 감싸고 긴 팔 상의, 긴 바지를 입었는데 가시가  가만히 두지를 않습니다.

그러고는 간신히 신전리재에 오릅니다. 

온몸이 생채기 투성이인 것 같고 목에는 가끔 이상한 벌레도 잡히고 급기야는 벌 같은 게 목 뒷부분을 쏘고 도망갑니다.

올음님 잘 계시지요?

요즘은 어느 산에 드시고 계신지요?

01:51

지도 #3의 480봉을 지납니다.

우틀하고....

01:59

좀 잔인할 정도로 숲은 산객을 괴롭힙니다.

02:03

길은 작은 임도 같은 게 나와 사람을 현혹시키고....

02:10

지도 #3의 '차'의 곳을 지나니 길이 좀 넓어지고 여유로워 집니다.

그 임도 수준의 너른 길을 여유롭게 진행하니,

02:23 

앞이 툭 터지는 느낌이 들더니 철조망이 앞을 가립니다.

아주 너른 개활지에는 차량 번호도 없는 강패 트럭이 서있고 등로는 우틀입니다.

마치 고랭지 채소 단지의 모습입니다.

.............

그런데 여기에는 다른 곳과는 달리 전기를 이용한 스탠드가 조수(鳥獸)의 침입을 방지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02:30

지도 #3의 '타' 일대입니다.

그런데 저 골 건너에 불빛이 여러 개가 보입니다.

야간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인 것 같군요.

너무 반가운 마음입니다.

아!

그런데 그 불빛의 실체는...

갑자기 왼쪽에서 파란 짐승 눈이 빛을 발하면서 저를 향해 맹렬히 짖기 시작합니다.

크기로 보아 작은 삵 정도로 보이니 만만한데 이 놈이 짖기만 하지 덤비지 못하고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입니다.

그렇군요.

뭐만한 개가 야간 동초 근무를 서면서 저를 발견하고는 밥값을 하느라 짖어 대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발로 한 대 차고 싶었으니 그 놈 역시 근무를 서는 그러니까 제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녀석인데 그 놈에게 위해를 가했다가는 아무래도 업무방해로 형사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될까봐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하고 지납니다.

희미한 등로를 바로 치고 올라가니,

지도 #5

02:34

그 개를 뒤로 하고 벌목이 되어 있는 희미한 길을 어렵사리 찾아 진행합니다.

감각적으로 희미한 등로를 따라 진행하는데 표지띠는 정말이지 너무나 고마운 존재이고 그 표지띠만 잠시 보이지 않으면 희미한 랜턴으로 사방을 둘러보느라 적지않은 시간을 보내야만 합니다.

이곳이 특히 그런 곳이군요.

02:51

이 황산재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허비합니다.

그런 저를 위해서 표지띠로는 방향을 잡기가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셨는지 선답자 어느 분이 아주 큰 헝겊으로 이렇게 큰 표지띠를 만들어 걸어 놓아주셨습니다.

10여 분 가시 덤불 부근에서 뚫고갈까 우회할까를 고민하다 이 헝겊 표지띠를 발견하고는 따라 가니 과연 표지띠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02:55

그러고는 이렇게 즐비한 반가운 표지띠들이 걸려 있는,

02:57 

447봉에 도착을 하는데 여지없이 또 이 아래에 있는 공식명칭인 황산재를 따서 '황산'이라 명명하셨는데....

글쎄요....

03:01

447봉을 지나자 너른 임도가 나오며 고생 끝이라는 한숨이 나옵니다.

앞으로는 멀리 포항~익산간 고속도로의 불빛이 훤하고....

03:05

거기에 더하여 진행하는 길은 콘크리트 포장까지 되어 있고...

그런데 너무 여유롭게 생각을 하였군요.

비닐움막을 지나,

03:11

아주 길게 알바를 하고는,

03:23

다시 정맥길로 돌아옵니다.

성주이씨 가족묘에서 좌틀하여,

고추밭을 끼고 도니 정맥길인 시멘트 포장도로입니다.

03:28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는 길을 따르고,

03:31

다시 비포장 삼거리에서 좌틀,

03:41

시멘트 포장길에서는 우틀하여,

가건물을 지나,

03:45

묘지를 만나면서 우틀합니다.

03:45 

그러면 경주김씨 묘지를 만나는데,

목책을 따라가니,

03:49

한현우님께서 박이뫼산이라는 표지띠를 달아 놓으셨습니다.

그렇다면 이 곳에 삼각점이 있어야 하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이곳은 박이뫼산이 아닌 것 같고,

03:52

그렇죠 이 비닐하우스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바로 앞에 있는 산이 박이뫼산 같고 거기에 삼각점이 있을 것 같은데 표지띠도 보이지 않아,

우측에 달려 있는 표지띠를 따라 진행하기로 합니다.

낮이었으면 확신을 갖고 악착같이 다녀오련만....

03:58

그러고 나니 고도가 확떨어지며 예습할 때 봤던 모텔 두 곳이 나옵니다.

횡단보도와 우측의 슬치휴게소와 주유소를 확인하고는 젖은 옷과 밀려드는 잠때문에 어떻게할까 잠시 고민을 합니다.

계속 진행하려해도 물때문에 힘들 것 같고 또한 06:00에 여는 슬치휴게소에서 밥을 먹고 점심도 챙기려면 그 시간도 맞추어야 할 것 같습니다.

모텔에는 각종 소트럭 등으로 만원이군요.

생각해보니 이 두 개의 모텔은 지방 공사현장의 근로자들 장기 숙소로 활용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잠시 자고 갈 거라고 하자 20,000원을 내라고 합니다.

7시 전에 일어나 슬치휴게소에서 밥먹고 갈 사람이고 지금 막 산에서 내려온 사람이라고 하자 파격적인 금액을 이야기하여 좀 허름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밤샘 산행을 한 산객에게는 너무나 아늑한 곳에서 샤워도 하고 옷을 갈아입은 다음 눈을 뜨니 06:20이군요.

06:24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습니다.

건너편 이따 진행할 슬치마을을 보고...

슬치도 봅니다.

오늘 산행은 가시 덤불과 벌목 작업을 한 나뭇가지로 너무 힘든 산행이었습니다.

거기에 녹음(綠陰)으로 인하여 길찾기가 어려워 반복되는 알바....

만약 낮에 이 구간을 운행하였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보니 고개가 절래절래 흔들어집니다.

야간 산행은 되도록이면 하지 말아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