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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정맥/호남정맥(2013.2.23.~2013.11.3)

호남정맥 12구간(예재~시리산~고비산~군치산~숫개봉~봉미산~웅치)

목요일에 낙남정맥 땜빵 산행을 갔다오니 주말 산행을 예습할 여유조차 없군요.

집에 너무 등한시하는 것도 같고...

산을 가기 위해 사는 건지 아니면 인생을 더욱 윤택하게 살기 위하여 산에 가는 것인지....

나답지 않게 산에 대해서 회의감이 들려고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 산에 가는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고 나름대로의 대의명분도 있는만큼 그리 후회스러울 것도 없기에 오늘도 산으로 듭니다.

 

 

산행 개요

 

1. 산행일시 : 2013. 6. 22. 토요일

2. 동행한 이 : 그린산악회 대원

3. 산행 구간 : 호남정맥 제13구간(예재~시리산~고비산~군치산~숫개봉~봉미산~웅치)

4. 산행거리 : 올해 누적 산행 거리 (878.34km) 

지 명

거 리

도착시간

소요시간

비고

예 재

 

04:01

 

 

시 리 산

1.5(km)

04:34

33(분)

 

고 비 산

4.1

05:59

85

 

큰덕골재

3.3

07:25

86

27분 아침

군 치 산

2.3

08:10

45

 

숫 개 봉

3.3

09:29

79

 

봉 미 산

2.3

10:34

65

10분 휴식

웅 치

1.7

11:00

26

 

18.5km

06:59

06:22

실 운행시간

 

 

산행 기록

지도 #1

03:56

자다깨다를 수 차례 반복하면서 예재에 닿습니다.

민감한 저의 성격때문에 처음에는 심야버스를 타는 게 나름대로는 공포의 대상이었는데 이제는 숙면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잠을 잘 수 있을 정도이니 이제는 심야버스에도 많이 익숙해진 느낌입니다. 

 오늘 구간의 들머리인 예재에 도착하여 산행 준비를 합니다.

 

개념도

04:01

행장을 갖춘 대원부터 등로로 오릅니다.

오늘 구간은 조망은 크게 좋지는 않지만 고도의 편차가 심하지 않아 무난한 산행이 될 것 같군요.

 04:10

오늘의 첫봉우리인 무명봉에 오릅니다.

봉우리가 고만고만해서 지도에도 나오는 온수산(391m)은 인지(認知)도 못한 채 지나칩니다.

동네방네 다 다니시면서 봉우리란 봉우리에는 다 코팅지를 붙이고 다니시는 분도 이 온수산은 누락하셨군요.

04:34

그러고 만나는 봉우리가 시리산입니다.

치고 올라가야 하는 봉우리가 없다보니 대원들의 진행 간격이 좁아 사진촬영을 할 여유가 부족해지는군요.

 04:43

별 특징 없는 봉우리가,

봉화산이라는 이름을 가졌군요.

그렇다면 봉화대의 흔적이라도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요?

어두워서 그 흔적을 확인할 수 없는 것인지....

04:52

그러고는 벽옥산(479.2m)으로 갈리는 갈림길입니다.

이곳이 추동재로서 사실 우측으로 표기되어 있는 진산재도 벽옥산 방향으로 진행하여야 하는 곳이므로 잘못된 이정표입니다.

이제까지 진행해 온 보성군 노동면과 화순군 이양면을 떠나 이제부터는 장흥군 장평면과 화순군 이양면의 경계를 걷게 되므로 이곳이 세 군이 만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04:55

약간 우틀하여 그 길을 걷습니다.

05:13

지금은 그 효용을 상실한 작은 고개를 지나,

05:24

짙은 운무를 헤치고 372봉을 진행합니다.

 05:26

그 봉우리는 별로 특이한 것도 없고....

05:36

떨어졌다가 밋밋한 350봉을 오릅니다.

05:44

350봉을 넘으니 갑자기 너른 개활지 같은 곳이 나타나고 임도가 나옵니다.

가위재로군요.

05:59

다시 숲으로 들어가 조금 더 올라치니,

고비산(422m)입니다.

오늘 진행하는 산들은 조망도 없고 고도도 별로 없는 산이지만 그래도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 어엿하게 이름까지 올라 와 있는 산이 많습니다.

이 고비산도 그  중 하나로 이름과는 달리 특이한 무엇도 없습니다.

06:07

오늘 선두에서 진행하시는 고내리 대장님이 고생이 좀 많으실 것 같습니다.

풀에 묻은 빗물을 다 털고 가시랴 거미줄 청소를 하면서 가시랴...

그런데 사실 저는 거미줄을 보면서 그것이 살에 닿는 불쾌감보다는 거미라는 하나의 생명이 자연을 조화롭게 만들고 있다는 좀 엉뚱한 생각이 들곤합니다.

이걸 시쳇말로 표현하자면 거미도 먹고살자고 하는 짓인데 그걸 인간의 편의라는 잣대로만 재어 거미줄과의 조우를 불쾌하게 여길 건만은 아니라는 겁니다.

06:10

예전에는 방화선의 용도로 이렇게 임도를 설치하여 놓은 것 같은데 지금은 관리가 되지 않아 그 용도를 상실한 것 같습니다.

방화선이라는 게 본시 산불의 확산을 방지를 위하여 한 쪽 숲과 다른 숲 사이에 일정한 간격을 두도록 구축을 한 것인데 그 간격이 이렇게 3~5m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면 턱도 없을 것 같습니다.

관할청도 그런 점을 인식했음인지 관리도 하지 않아 나무가 하나로 이어진 모양새입니다.

06:11

그런데 돌도 별로 없는 이 산구석에 축대까지 쌓아 묘지를 조성했군요.

앙코르와트를 보는 기분입니다.

저 돌을 어떻게 다 공수하였는지....

아까 그 방화선 임도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었는지 의심도 해봅니다.

06:15

397.4봉을 지나 우틀합니다.

그런데 이상스럽게도 아무리 눈을 비비고 찾아봐도 삼각점이 눈에 띄질 않는군요.

하는 수없이 그냥 통과합니다.

06:22

아!

그런데 이런 정글 같은 곳을 뚫고 지나느라 날카로운 풀잎에 손등이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

장갑을 끼어야 하지만 뭔가를 차고 쓰는 게 익숙하지 않아 맨손으로 스틱을 잡고 다녀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06:37

소나무도 키가 무럭무럭 크는 것 같습니다.

어린 묘목이 성장해가는 모습인가요?

선인장을 연상시키는 녀석들이 쑥쑥 크는 것 같습니다.

지도 #2

06:38

지도 #2의 '나' 지역을 지나는데 드디어 배가 고파옵니다.

06:43

앞에 가시는 분들이 마땅한 식사 장소를 찾고 있습니다.

저도 가지고 온 김밥 두 덩이를 꺼내어 자리를 잡습니다.

간단하게 식사를 끝내고   

다시 움직입니다.

생일날 아침에 김밥 두 줄로 미역국을 갈음하기로 합니다.

우대장님은 저간의 사정을 잘 알지도 못하시면서 유부초밥까지 싸오셨는데 김밥때문에 아깝게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두 덩이만 미역국 대신 맛나게 먹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07:10

예전에는 그래도 방화선 역할을 하느라고는 하였을 법한 너른 길을 편하게 걷습니다.

07:16

이 정도면 정맥길 같지가 않군요.

07:25

그러다가 나오는 임도가 바로 큰덕골재입니다.

죽산안씨 묘가 바로 옆에 있는데 비석만 보이고 묘는 보이지가 않는군요.

임도를 가로 질러 바로 숲으로 들어갑니다.

07:29

큰덕골재를 넘자마자 좌측으로 묘지 두 기가 있는 곳을 지나고,

07:47

지도 #2의 '다'의 곳입니다.

우측으로 가면 삼각점이 있는 400.5봉이지만 예습도 제대로 해 오지 않아 그냥 좌틀합니다.

한편 이제부터는 지금까지 긴 시간을 함께 해 온 이양면을 벗어나 청풍면으로 들어섭니다.

그러니 화순군 청풍면과 장흥군 장평면의 군계를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07:55

376봉을 지나니,

08:01

예전에 장평면 복흥리와 청풍면 신리를 이어주던 소로를 만나고는,

08:08

바로 치고 오르니,

08:10

군치산입니다.

여기서 발원하는 임천천은 보성강의 수계가 되고 그 보성강은 섬진강으로 흘러 들어가는군요.

 08:18

그러고는 마루금은 바로 뗏재로 떨어집니다.

08:22

요상한 모습을 가진 나무가 정상에 위치한 지도 #2의 '라'의 곳을 지나고,

08:37

바위를 우측으로 우회합니다.

바위가 있으니 빈약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나온 길을 돌아 볼 수 있는 조망터도 나오기는 하는군요.

08:44

지도 #2의 437봉을 지나,

08:54

평범하지만 상당히 분위기 있는 곳을 지납니다.

.............

09:04

그곳을 빠져나오자,

지도 #4

09:05 

개간한 밭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초원이 되어버린 곳을 따라가니,

사람이 살고 있는 흔적이 보이는 허름한 가옥이 나오고 여기서 좌틀하여 마루금을 따라 올라갑니다.

조금전 지나온 437봉을 보고,

조금 힘들게 치고 올라갑니다.

09:29

멀리서 보면 숫개같이 보인다고 해서 숫개봉입니까.

그런데 오늘 우리 팀의 날머리는 백토재인데 저는 내일 창원으로 이동을 하여 낙남 한 구간을 더 하여야 하기 때문에 교통 편의 상 웅치에서 접기로 하였습니다.

물론 다음 구간은 저 혼자 웅치에 내려 백토재에서 출발하는 팀들을 쫓아가려 하였던 것이기에 오늘 웅치에 도착할 시간을 보니 너무 이를 것도 같습니다.

물도 남을 것 같고...

물도 마시고 실컷 쉬고 있는데,

홍원님이 바로 따라 오시는군요.

대단한 분입니다.

스틱도 없이 걸으시는 것을 보면 상당한 준족이라 웬만한 남자 대원들도 혀를 찰 정도입니다.

그러다보니 저와 함께 걷게 되는 시간도 많아지는 것 같고...

9정맥 완주하시는 날까지 항상 안산하십시오.

10여 분 쉬다가 다시 일어섭니다.

09:53

급경사를 내려오다 보니,

봉미산 줄기가 눈에 들어오는군요.

저기만 지나면 오늘 산행도 끝이군요.

새벽부터 시작한 산행인데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부로 떨어지니 나무가 한 키가 넘습니다.

그 숲을 지나니,

10:03

장평면 어곡리와 청풍면 이만리를 이어주던 고개를 지나게 되고,

그러고는 다시 숲으로 지나 무조건 올라가기만 합니다.

가끔 바위도 나타나는 곳을 함겹게 치고 오르니,

10:20

지도 #3 '마'의 494봉입니다.

예전의 헬기장 모습을 그대로 갖고 있기는 한데 아까운 시설물이 그냥 이렇게 방치되어 있군요.

여기서 급우틀합니다.

10:25

약간은 부드러운 마루금을 걷다 다시 봉우리 하나를 올라 봉미산을 향합니다.

10:34

다시 헬기장이 나오고 3등급 삼각점(청풍 314 전라남도 장흥군 장평면 기동리 산32)이 있는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인 봉미산입니다.

헬기장 번호인 것 같은 표석이 있고,

역시 준희선생님이 수고해 주셨습니다.

저 팻말을 가지고 다니실 때에는 보통 30~40kg의 배낭을 짊어지고 전국 각 지맥 입구까지 다  다니셨을 정도로 무리를 많이 하셔서 그 여파로 지금 무릎이 많이 안 좋으시니....

서산의 덩달이 선배님께서 수고 좀 많이 해주셔야 겠습니다.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여 서둘러 빠져 나옵니다.

10:41

또 폐헬기장 하나를 더 만나고...

이제 저에게는 다음 구간에 진행하게 될 웅치 건너편의 478봉 부근을 바라보고는,

지나온 봉미산도 돌아봅니다.

장흥으로 진행하는 839번 도로위로 차량들이 지나는 소리가 시끄럽습니다.

11:00

웅치를 지나 백토재로 향하는 들머리에서 우틀하여 웅치휴게소로 진행합니다.

그 웅치 정상에서 바이올린 누님이 포즈를 취하십니다.

대단하신 철녀입니다.

안내판도 확인하고,

웅치모텔도 있는,

웅치휴게소에서 이온음료로 목을 축인 다음 맥주 몇 잔을 먹고 화장실에서 약식으로 샤워를 합니다.

그다지 휴게소를 들르는 손님들도 없고 아직 대원들도 많이 내려오지 않은 상황이라 문을 닫고 시원하게 씻고는 대원들과 작별을 하고 보성 경유 순천을 거쳐 마산으로 가서 저녁을 먹고 내일 낙남정맥 용추고개~김해공원묘지까지의 25km의 좀 긴 구간을 하기 위하여 일찍 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