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런 날씨에는 방학을 하는 게 현명할 것인데 소위 산꾼이라고 자처하는 사람이 비가 온다고 안 가고 춥다고 안 가고 덥다고 안 가면 과연 산에 드는 날이 언제이냐고 스스로 반문을 하며 길을 나섭니다.
용산에서 출발하는 ktx 열차를 06:20에 타니 서대전 역에 07:20 정도가 되니 도착을 하는군요.
대전 서부터미널로 이동을 하여 양촌행 08:00 버스를 타고 양촌에 내리니 08:45이 되고 잠시 기다리니 택시 한 대가 도착을 하여 그 택시(5,800원)를 타고 물한이재로 이동을 합니다.
산행 개요
1. 산행일시 : 2013. 8. 15. 목요일
2. 동행한 이 : 홀로
3. 산행 구간 : 금남정맥 제4구간(물한이재~덕목재~함박봉~황룡재~대목재~천호산~천마산~양정고개)
4. 산행거리 : 올해 누적 산행 거리 (1096.06km)
지 명 |
거 리 |
도착시간 |
소요시간 |
비고 |
물한이재 |
|
08:58 |
|
|
곰 치 재 |
2.9(km) |
09:53 |
55(분) |
|
덕 목 재 |
2.3 |
11:01 |
68 |
|
함 박 봉 |
3.7 |
12:20 |
79 |
10분 휴식 |
황 룡 재 |
0.6 |
13:02 |
42 |
17분 휴식 |
대 목 재 |
1.6 |
13:30 |
28 |
|
천 호 산 |
2.2 |
14:39 |
69 |
20분 휴식 |
천 마 산 |
4.1 |
16:21 |
102 |
10분 휴식 |
양정고개 |
2.0 |
17:00 |
39 |
|
계 |
19.4km |
08:02 |
07:05 |
실 운행시간 |
산행 기록
지도 #1
08:55
저를 내려 놓은 택시는 안전산행을 당부하시고 차를 돌려 양촌으로 되돌아갑니다.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지열이 벌써부터 만만치 않음을 호흡기관을 통해 먼저 느끼게 됩니다.
"이 더운 데 괜히 생고생하러 온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익히 낯이 익은 물한이재터널에 도착을 하는 순간 떠오릅니다.
행장을 갖춥니다.
등로는 우측의 팬스가 끝나는 곳도 열려 있을 것 같지만 아무래도 사진 우측의 절개지 옆으로 오르는 게 마루금에 더 빠르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08:58
자, 그럼 오늘 산행을 시작합니다.
반대편 절개지를 통하여 사람은 물론 그 어떤 제 정신을 가진 동물도 건너올 수 없게끔 만든 대표적인 실패작의 터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여기는 echo-bridge 니 뭐니 하는 팻말도 붙어 있지 않습니다.
한 번 더 흙을 가져다 보충 작업을 해야만 하는 숙제가 남겨진 터널인 셈입니다.
정신 나간 토건업자들 같으니....
양촌면 시가지가 보이면서 이제 제대로 된 등로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09:10
오늘 산행에서 첫 봉우리인 지도 #1의 363.9봉입니다.
4등급 삼각점(금산444, 충청남도 논산시 벌곡면 덕곡리 산46-3)을 보며 등로만큼은 편한 산길임이 느껴집니다.
지난 번 구간도 슬며시 바라보지만 내리쬐는 햇볕이 너무 따가움을 느끼게 되는군요.
백두대간의 동해안 구간은 좀 서늘할 지 모르지만 이곳은 전혀 고도의 혜택이 없는 곳입니다.
이런 작명은 좀 삼가해 주심이....
09:24
363.9봉을 내려오면서 편한 마루금을 걷게 됩니다.
잠깐 조망이 허락되는 전망대가 나타나는군요.
뒤를 잠깐 돌아보고,
양촌면 소재지로 진행하는 방향도 봅니다.
그러고는 진행하는 주 줄기에서 분기하는 여맥도....
09:30
332봉을 지나,
바위 구간을 지나는데 소나무 솔잎에 집을 진 말벌아파트를 보고 잠시 긴장을 합니다.
이런 녹음이 짙은 시즌에는 별 생각없이 나뭇가지들을 치고 지나가기 십상인데 혹시나 녀석들의 보금자리를 치고 지나갔다가는.....
09:42
323봉을 지나,
09:48
조금 힘을 내어 옛 석성의 흔적같은 곳을 지나니,
09:53
곰치재입니다.
임도 같은 곳인데 차가 지난 흔적은 아주 오래된 것들이고...
땀은 비오듯 쏟아지는데 하늘을 가려주는 나뭇가지의 잎들이 가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복사열이 날아가는 것을 방지하는 지붕이 되고 있습니다.
완전히 습식 사우나입니다.
왼쪽으로 표지띠를 따라 정맥길을 이어갑니다.
상당한 된비알입니다.
다행히 등로는 정상을 비켜 좌측의 산자락을 감고 돌아갑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대둔산 방향의 산줄기 모습입니다.
확실히 산은 이런 그림보다는 실제 눈으로 보는 것이 더 아름답고 멋집니다.
지도 #2
10:19
지도 #2의 '가'의 곳에서 좌틀하여 진행합니다.
정면으로 연수원 같은 건물이 보이고 찻소리가 시끄러운 것을 보니 호남고속도로가 코앞인가 봅니다.
이제 지하 터널을 건너고 무량사가 나오며 저 철탑을 향해 오르면 함박봉....
머릿속으로 예습한 내용을 정리하며 내려갑니다.
그런데 바로 과수원이 나옵니다.
과수원의 경계를 따라 진행하다 보니 과수원과 옆의 숲이 터진 부분도 나오기는 하지만 표지띠도 보이지 않고 ...
하는 수없이 과수원 안이니 그러려니 하고 진행을 하는데 마루금과는 조금씩 멀어지는 분위기입니다.
그렇다고 다시 돌아가 그 숲속으로 들어가기에는 숲과 덩굴이 저를 가만두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냥 좋은 길을 따라가기로 합니다.
좌측으로 보이는 마루금에서 상당히 멀어졌습니다.
10:39
어쨌든 여기도 통로가 하나 나오는데 이게 저 윗 것의 바로 아래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제법 긴 이 통로에 물이 장난이 아닙니다.
하는 수없이 출구 방향에서는 신발과 양말을 벗고 맨발로 통과합니다.
다시 행장을 갖추고 올라오니,
민가도 보이고 공장도 보입니다.
호남고속도로 옆의 국도를 따라 올라가니,
11:01
드디어 고대하던 팻말이 나옵니다.
버스정류장을 지나 짖어대는 개들의 영접을 받으며,
부도가 난 듯한 공사가 중지된 건물옆의 마루금을 향해 진행합니다.
고속도로 모습을 보는 것도 좋지만 지금 머릿속에는 돌아가야 하나 그래도 황룡재까지만이라도 가야하나 라는 생각으로 온통 복잡합니다.
벌써 물은 세 통이 거덜난 상태인데 배가 고파옴에도 불구하고 먹을 게 입으로 들어가지도 않고 보통 사람같으면 탈진을 할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11:52
깃대봉을 지나 오늘 처음으로 이정표를 만납니다.
이정표 봉우리에서 좌틀하고,
11:55
좌측으로 너른 들이 보이는데 이 곳이 황산벌인가요?
11:57
송전철탑을 지납니다.
시간은 시간대로 잡아먹고 땀은 아무리 닦아도 줄줄 흐릅니다.
12:01
사유재산 운운 하는 안내판을 지나,
왼쪽으로 치고 올라가면,
된비알이 나오고 안전로프까지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보니,
12:20
그렇군요.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지금은 그 용도를 상실한 것 같은 활공장이 있는 함박산입니다.
너른 들을 보고,
연산읍내도 보고,
계룡산쪽도 보지만 여기서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군요.
12:25
무인산불감시카메라 앞에서 의자를 펴고 포장해 온 김밥을 먹습니다.
그런데 반 줄도 못먹고 다시 싸고는 애꿎은 물만 마셔댑니다.
이제 반통만 남은 물.
중간에 물을 공급받지 못한다면 오늘 산행은 끝이로군요.
안내판에 누군가 매직펜으로 정맥길이라 표시하였습니다.
보따리를 싸서 다시 이 시설물 뒤로 진행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가도 정맥길이 아닌 것 같습니다,
길은 급격히 떨어지고....
12:37
다시 되돌아 와 그 글짜를 확인합니다.
" ↑ 정맥길이 아님"
허탈해집니다.
더위를 먹어서 집중력이 해이해진 것 같군요.
지도를 봐도 진행 방향을 오던 길에서 좌측이라 둘러보니 작은 나뭇가지에 표지띠가 두어 개 보입니다.
추모석도 확인하고....
지도 #2
그러고는 이내 계단이 나오고 등로다운 등로가 나옵니다.
물론 이 계단이 산꾼이 아닌 활공장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을 위하여 만든 것이겠지만....
쉼터에서 좌틀하고....
13:02
황룡재에서 안내도를 봅니다.
그런데 이곳 주차장에는 여러 대의 차량들이 문을 열어놓고 쉬고 있군요.
다행히 스타렉스 차량의 운전석 뒷부분을 침실로 개조한 차주 부부가 이것저것 산에 대해서 묻는군요.
얘기 도중에 마침 그 분들이 얼음물 몇 통과 음료수를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고맙게도 그 분들로부터 얼음물 두 통을 얻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다시 길을 떠납니다.
벌곡면 쪽에 있는 들머리로 향합니다.
이정표가 잘 만들어져 있군요.
논산시에서 잘 다듬어 놓은 계단을 따라 진행합니다.
13:15
천호산을 따르고,
아주 깨끗하고 잘 정비된 등로입니다.
올라가는 길이나 내려가는 길이나....
논산시에서 아주 세심하게 신경을 써 주셨습니다.
13:29
331봉에 위치한 팔각정도 오릅니다.
안전시설이 잘 된 곳을 내려가자,
13:36
대목재를 지나게 되고,
너무 등로 사정이 좋은 탓에 더위도 모르고 지나게 됩니다.
관동리 마을도 한 번 보고 멀리 계룡의 줄기도 슬쩍 봅니다.
13:46
멋진 소나무에 잠시 앉아 쉬어가는 여유도 부립니다.
20분 정도 쉬면서 전화도 받고 간식도 먹습니다.
정맥길 같지 않고 명산의 등로를 걷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14:10
계속 천호산....
지도 #3
화악리로 빠지는 길도 지나고,
논산시 산림과 직원들의 세심한 배려는 벌목을 한 나무들을 정리해 둔 것만 보아도 아주 잘 알 수 있습니다.
보통은 그냥 방치해두어 지나는 산객들에게 불편을 줌은 물론 그냥 썩어 주변 환경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14:39
드디어 천호산입니다.
동네 분들로 보이는 어른 두 분이 앉아서 땀을 닦고 계시는군요.
더운 날 여기까지 뭐하러 오셨는지....
이제는 천마산을 보고 진행합니다.
14:49
천마산....
15:08
미리 예습을 하고 간 덕분에 삼각점을 놓치지 않습니다.
즉 304.8봉은 등로가 우회를 하게 되어 있어 일부러 삼각점을 찾아 이 봉우리를 오르지 않으면 못 보고 지나게끔 되어 있습니다.
4등급 삼각점(논산 425, 충청남도 논산시 천호리 산 10-1)을 확인하고 진행합니다.
15:25
송전탑을 지나고,
음..
갑자기 시야가 트이며 도로가 보입니다.
15:33
폐가로 보이는 민가가 보이고 아래는 조경수 농장도 보입니다.
등로가 아주 완만하고 멋지게 진행됨을 알 수 있습니다.
폐가를 지나 다시 오름을 택합니다.
가족묘지를 지나는데,
16:02
도로를 내느라 파해치고 있는 현장을 보고,
등로는 여전히 부드럽습니다.
16:11
정상에 있는 묘지를 보고,
조금은 복잡해지는 이정표입니다.
16:21
정말이지 뛰어가도 될 만한 곳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자만은 금물이니...
그러다 보니 케른 한 기가 있는 천마산에 도착하고...
날씨가 그렇게 더워도 좋은 등로로 인하여 물도 먹히지 않고,
주변을 살피는 여유까지 부리며,
천천히 걷습니다.
16:25
철탑을 지나니,
드디어 계룡시 시가지가 보이기 시작하고,
등로는 한층 더 좋아집니다.
민간인도 눈에 띄기 시작하고....
16:35
팔각정은 해체 공사 중이고,
운동시설이 있는 곳을 지나니,
16:51
이제 시청 방향을 버리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4등급 삼각점(공주457, 충청남도 계룡시 금암동 산 34-5)을 확인하니 바로 고도를 떨어뜨려,
17:00
양정고개에 도착합니다.
오늘 황룡재에서 구간을 마쳤다면 정말이지 큰일 날 뻔 하였습니다.
예상한 바와 같이 황룡재~양정고개 구간은 워낙 등로사정이 좋아 왠만하면 조금 더 연장을 욕심내어도 전혀 무리가 없는 구간입니다.
아마도 금남구간 중에서는 가장 쉬운 구간일 것 같군요.
계룡역으로 가 기차 입석을 끊어 바로 서울로 올라 올 수도 있으니 교통도 무지 좋은 곳입니다.
'금남정맥 > 금남정맥(2013. 5.19.~2013. 9. 7) '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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