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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정맥/호남정맥(2013.2.23.~2013.11.3)

호남정맥 제17구간(석거리재~백이산~고동산~조계산~접치)

 

새벽에 서울에서 내려오는 대원들 시간에 맞춰 2시 반에 일어나는 걸로 알람을 맞춥니다.

보통 때면 10시 정도면 끝나는 야구가 오늘은 10시 반이 되어도 끝나질 않는군요.

그래도 이기고 있으니 별 불만없이 9회말까지 보는 걸 포기하고 잠에 들었지만 정확히 1시간마다 잠에서 깹니다.

이 생각 저 생각.

잠이 들 수 있도록 용을 써보지만 그럴 수록 정신은 더 말똥말똥해집니다.

2시반 정도가 되자 고대장님으로부터 연락이 오는군요.

순천 IC를 벗어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밖은 비가 오고 있고...

되는 대로 짐을 챙겨 도로변으로 나가 산악회 버스를 타고 오랜만에 대원들을 만나 오늘의 들머리인 석거리재로 갑니다.

 

 

지도 #1

 

 

산행 개요

1. 산행일시 : 2013. 8. 24. 일요일

2. 동행한 이 : 그린산악회 대원

3. 산행 구간 : 호남정맥 제17구간(석거리재~백이산~빈계재~고동산~조계산~접치)

4. 산행거리 : 올해 누적 산행 거리 (1053.06km)

 

 

지 명

거 리

도착시간

소요시간

비고

석거리재

 

03:54

 

 

백 이 산

2.2(km)

04:51

57(분)

 

빈 계 재

1.5

05:36

45

10분 휴식

고 동 재

4.6

07:54

138

5분 휴식

고 동 산

1.2

08:23

29

 

조 계 산

6.4

10:40

137

10분 휴식

접 치

3.8

12:13

93

20분 휴식

19.7km

08:19

07:34

실 운행시간

 

 

산행 기록

 

03:51

어제 비에 젖은 짐들은 다 휴게소 평상에 놓고 갔기 때문에 서둘러 짐을 분류하여 버스에 싣고 산행 준비를 합니다.

그린산악회가 호남정맥 산행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맞는 비라고 하는군요.

솔직히 비를 맞아 찜찜하기는 하지만 최근의 폭염보다는 훨씬 산행하기에 수월할 것이므로 오늘은 운이 트인 것이라 자위하며 저로서는 이틀째 산행을 기분좋게 임하기로 합니다.

03:54

오늘 들머리에 세워져 있는 이정표입니다.

백이산을 향해 오늘 산행을 시작합니다.

등로는 여전히 양호합니다.

우측으로는 줄곧 로프가 매어져 있군요.

벌교~주암간 고속도로 공사로 인하여 뚫고 있는 터널 절개지로 인명사고가 발생하지나 않을까하는 배려 차원에서 설치된 것이군요.

어제 석거리재로 내려오면서 보았던 그 절개지 현장을 지나고 있는 것입니다.

뭐 보이고 자시고 하는 것도 없으니 계속 된비알을 치고 올라갑니다.

04:51

그렇게 한 시간 정도를 올라오니 드디어 백이산입니다.

백이산이 있으니 숙제산도 있을 터.....

오늘은 날씨가 날씨인지라 찾아 볼 필요도 없이 주변에 고사리가 많이 있는 것만 확인해도 될 것 같습니다.

2등급 삼각점(순천 23)을 확인하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보이지도 않는 주변 경간을 감상하며 뒤의 대원들을 기다립니다.

고흥 앞바다는 물론 낙안마을 까지도 멋지게 보일텐데....

야간 산행의 단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은 지난 번 구간때 폭염으로 인하여 주릿재~석거리재 구간을 마무리 못하고 탈출을 했던 4분이 그 구간을 보충산행을 하려 미리 주릿재에서 내리셨기 때문에 뒤따라 오는 그 분들과의 시간 간격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차원에서의 휴식이라 보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

고대장님이 그 분들과 같이 오시느라 수고를 많이 해주시는군요.

10분 정도를 쉬고 어른 키만한 숲속으로 들어가는데 이 코스는 풀과 잡목이 문제가 아니라 아주 심한 된비알이 문제입니다.

이제부터 그동안 같이 진행해온 벌교읍 그러니까 크게 볼 때 보성군을 버리고 순천시 낙안읍으로 들어서게 되니 이제 온전하게 순천시 안으로 들어와 외서면과 낙안읍의 면계를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가파른 경사와 빗물로 인한 미끄러움으로 몇 번이고 넘어질 뻔 합니다.

05:14

신뢰감이 가지 않는 이정표를 지나고,

05:36

드디어 빈계재에 도착합니다.

빈계재에서 들머리 우측으로 물소리가 나는군요.

송산님이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도 없이 풀을 헤치고 그 개울로 들어가서 물을 받으시는군요.  

비록 빗물일지라도 물을 실컷 마시고 빈통 하나에 보충도 합니다.

쓰러진 나무들로 인하여 불분명한 들머리에서 바로 좌측으로 달라 붙습니다.

아주 큰 농장 철조망을 따라 진행합니다.

편백나무가 시원한 공기를 제공해 주고....

2009. 3.경 우량수목교체 작업으로 벌목을 하였던 작업의 여파로 등로는 아주 복잡합니다.

06:25

날이 좀 밝아오면서.....

주변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지나온 백이산이 멋진 모습으로 서 있고.....

또 숲속을 헤치며 지나가야 합니다.

과연 백이산이 곁에 있어서 그런제 고사리 나물 천지로군요.

............

우측으로 목촌리 교동이 얼핏 보이고....

또 숲으로  들어가 헤치고 진행하니,

07:26

지도에는 510.5m라고 표기되어 있는 511.2봉입니다.

쓰러진 나무에 선생님의 산패가 그대로 달려 있군요.

07:47

봉우리를 내려갔다 다시 오르면서 휘어지는 느낌으로 오릅니다. 

07:54

옛길을 임도로 만든 고동재를 지납니다.

이 고동재를 지나면서 외서면을 버리고 송광면으로 들어서게 되므로 이제부터는 송광면과 낙안면의 면계를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그냥 임도를 따라 진행합니다.

아주 호젓한 길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비는 가늘게 내리고....

08:00

그러고는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 닿습니다.

이정목에는 이곳이 고동치라고 표시되어 있으나  아까 만난 임도가 면계가 되는 곳이고 지도에도 그곳이 고동재라고 나와 있으니,

 

비록 이곳이 차량 통행 가능할 정도로 길이 넓고 고개라 특징지울만한 곳이라고 해도 예전부터 불리우던 이름을 가지고 있던 옛길인 아까 그곳이 고동재가 맞습니다.

물론 그곳은 '고동재', 여기는'고동치'라고 구분하여 부른다고 우기면 할 말이 없지만 말입니다. 

고동산으로 올라가는 이곳은 늦가을이나 초봄에 와야 되는 곳입니다.

억새와 새가 따가운 태양에 반사되어 은빛 물결이 출렁이는 모습을 생각하며 걷습니다.

반면에 오늘 비가 오지 않은 날씨였다면 저들의 분을 털면서 가느라 곤욕 좀 치뤘을 것 같습니다.

송신탑이 보이고,

08:23

이정표도 있고,

정상석과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고동산입니다.

비도 쏟아지고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주는군요.

여기서 5분 정도 노닥거리다가 다시 빗속으로 들어갑니다.

카메라는 비때문에 배낭 깊숙이 들어 가 있고 오늘은 스마트 폰으로 찰영을 하다보니 여의치 않습니다.

헬기장을 지나고 SK 외서기지국도 지납니다.

조계산이 가까워져 등로는 널널하지만 노면 상태는 아주 미끄럽습니다.

더욱이 아직 등로 정비 작업이 끝나지 않은 상태여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09:31

장안치를 지나고 700.8봉에 오릅니다.

준희선생님의 산패는 어디로 떨어져 나가고 다른 분의 것이 달려 있군요.

비와 미끄러움으로 이 부근에 있는 4등급삼각점(순천 406)도 확인하지 못하고 통과합니다.

쏟아지는 비로 인하여 스마트폰으로도 촬영이 불가능하여 부득불 이제부터는 염치를 불구하고 같이 걷고 있는 '설악폭포'님에게 양해를 구하여 님의 사진을 차용하여 진행을 하기로 합니다.

 

 

고맙게도 '설악폭포'님의 사진기에는 시간표시 기능이 내장되어 있어 따로 시간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는군요.

아주 호젓한 산죽밭을 지납니다.

사실 정맥 마루금은 우측의 산줄기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데 노닥거리다 보니 그 마루금 상에 있는 깃대봉을 놓치고 맙니다.

 

 

신라시대이든 고려시대이든 아니면 가까운 시대이든 간에 부근의 수행자들이 걸었을 법한 운치 있는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걷습니다.

설악폭포님의 도움으로 사진 한 장 건집니다.

살이 많이 빠졌군요.

 

그러다보니 바로 큰굴목재가 나오고 대원들 몇 분이 쉬고 계시면서 먹을 것을 나눠주시는군요.

전에는 굴맥이재로 불렸던 것 같은데....

드디어 조계산에 본격적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조계산.

높이 884m이다. 소백산맥 끝자락에 솟아 있다. 고온다습한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아 예로부터 소강남(小江南)이라 불렸으며, 송광산(松廣山)이라고도 한다. 피아골·홍골 등의 깊은 계곡과 울창한 숲·폭포·약수 등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1979년 12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동쪽의 계곡 물은 이사천(伊沙川), 서쪽의 계곡 물은 송광천으로 흘러드는데, 특히 비룡폭포가 유명하다. 서쪽 기슭에는 삼보사찰 가운데 승보사찰(僧寶寺刹)인 송광사(松廣寺)가 자리한다. 이 곳에는 목조삼존불감(국보 42), 고려고종제서(高麗高宗制書:국보 43), 국사전(국보 56) 등의 국보와 12점의 보물, 8점의 지방문화재가 있다.

동쪽 기슭에는 선암사(仙巖寺)가 있다. 이 곳에도 선암사 삼층석탑(보물 395), 아치형 승선교(昇仙橋:보물 400) 등 문화재가 많다. 그 밖에 송광사의 곱향나무(일명 쌍향수:천연기념물 88), 승주읍 평중리의 이팝나무(천연기념물 36) 등이 유명하고, 선암사의 고로쇠나무 수액과 송광사 입구의 산채정식 등이 먹을거리로 꼽힌다.

산 일대의 수종이 다양해 산 전체가 전라남도 채종림(採種林)으로 지정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 백과사전에 나와 있는 설명 자체가 다 이렇습니다.

소백산맥 끝자락이라니요.

소백산맥이 어디서부터 시작하고 어디서 끝나는데 이 조계산이 소백산맥의 끝자락이라니요.

아니 바로 지난 번 걸었던 대룡산은 노령산맥이라고 하더니만 그 줄기와 이 줄기는 다르다는 말인가요?

도대체 산맥 개념은 제대로 산줄기를 표시하고 있기나 하는 겁니까?

우리가 지금 걷고 있는 줄기가 호남정맥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오락가락하는 산줄기 개념으로 우리는 물론 우리의 자식들도 그 잘못된 지리교과서로 배웠고 또 배우고 있으니....

하루 빨리 그 일제의 잔재인 산맥개념을 정리하여야 할 것인데....

각설하고 산행 시 막초이외에는 별로 군것질 같은 것을 좋아하지 않는 저는 대원들로부터 또 먹거리를 얻어 먹습니다.

홀로 산행을 하다보니 먹는 것을 가지고 다니는 버릇이 안 되어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여러 분들과 같이 진행하다 보니 재미 있군요.

홀로 산행을 주로 하는 저로서는 저 혼자 머릿속으로 상상의 나래를 펴며 진행하는데 익숙해 있어서....

 

 

이제부터는 땀 좀 빼겠습니다.

아니 비가 오고 있으니 그 자체로 젖어 시원하기 그지 없군요.

나무계단과 돌계단을 피해 의식적으로 맨땅으로 진행합니다.

그렇게 20여 분 오르니,

 

 

오늘의 주봉 조계산 장군봉입니다.

 

 

장군봉에는 1등급삼각점(순천11)이 있고 케른 한 기가 있습니다.

비는 폭우로 바뀌었지만 정상에서 여유 있게 복숭아니 참외니 여러가지 먹거리들이 배낭에서 나오는군요.

염치불구 맛있게 먹습니다.

주는 이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하고....

10여 분 지체하다 하산길로 접어듭니다.

 

 

탱이님과 여행자님 등 두 분은 연산봉을 다녀온다며 직진을 하지만 귀찮기도 하여 우틀하여 하산길을 잡습니다.

 

 

음...

멋진 수묵화입니다.

 

 

.........

 

 

그런데 접치에 도착하니 아직 버스가 도착하지를 않아 먼저 내려오신 분들이 추위에 떨고 계시는군요.

다들 빗물로 깨끗하게 씻고 신발도 빤 다음 빗속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우리 일행도 다리 부근으로 가서 물로 깨끗하게 장비와 신발 등을 닦으니 버스가 오는군요.

 

 

이정표로 다음 들머리를 확인하며 오늘 산행을 접습니다.

오늘 구간은 빗속에서 비록 조망이 되지 않는 것이 안타깝기는 하였지만 그런대로 시원하게 즐기며 걸을 수 있는 아주 만족스러운 그것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제에 이은 연속 산행이라 좀 피로할 것도 같았으나 체력이 조금 떨어진다 싶을 때 '설악폭포'님이 건네 준 막초 한 잔이 원기를 회복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다시 한 번 귀한 사진과 마약과 같은 막초로 힘을 주신 야생화의 대가 '설악폭포'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