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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정맥/호남정맥(2013.2.23.~2013.11.3)

호남정맥 마무리 20구간(토끼재~불암산~국사봉~정박산~천왕산~망덕산~외망포구)

얼마 전 산행기를 기록하면서 "이젠 호남의 끝도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라는 표현을 한 적이 있습니다.

꾸준히 마루금을 이어가다보면 나오는 곳.

그 곳이 바로 산줄기의 끝입니다.

오늘이 바로 호남정맥의 끝 외망포구에 서서 우리나라 10대 강의 하나인 섬진강이 바다인 남해와 만나는 그 합수점을 보는 날이라는 것입니다.

 

즉 진안의 데미샘에서 발원한 섬진강 줄기는 천황(개동)지맥, 성수지맥을 잠재우고 통명지맥까지 가라앉힌 다음 보성강을 흡수하여 광양만으로 흘러드는데 그 광양만으로 흘러드는 섬진강의 마지막 줄기를 확인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2013. 10. 25. 11:00

오랜만에 만나는 산우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곧 잠에 빠져듭니다.

전에는 차에서 잠을 잔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었는데 이제는 제법 무박 산행에 익숙해졌늕 차에서도 곧잘 잠에 드는 것 같습니다.

 

 

개념도 #1

 

산행 개요

1. 산행일시 : 2013. 10. 25. 토요일

2. 동행한 이 : 그린산악회 대원

3. 산행 구간 : 호남정맥 제20구간(토끼재~불암산~탄치재~국사봉~상도재~정박산~잼비산~천왕산~망덕산~외망포구)

4. 산행거리 : 올해 누적 산행 거리 (1,305.56km)

지 명

거 리

도착시간

소요시간

비고

토 끼 재

03:48

불 암 산

2.6(km)

04:49

61(분)

국 사 봉

4.5

06:17

88

상 도 재

2.4

07:02

45

35분 아침

정 박 산

0.78

07:43

41

잼 비 산

1.1

08:07

24

천 왕 산

3.4

09:26

79

5분 휴식

망 덕 산

3.1

10:41

75

15분 휴식

외방포구

0.84

11:16

35

10분 휴식

18.72km

07:28

06:23

실 운행시간

 

산행 기록

03:48

전 구간의 날머리인 토끼재에 하차하여 산행을 준비합니다.

준비를 끝낸 대원들은 마루금을 막아놓은 농장 정문에서 좌측으로 도로를 따라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저도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그 뒤를 쫓아가지만 어디로 진행했는지 불빛만 희미하게 보일 따름입니다.

토끼재에서 마루금에 합류하는 방법은 크게 4가지 정도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이 철문을 넘어가는 방법.

그러나 남의 농장을  주인의 허가를 받지 않고 침입한다면 야간주거침입에 해당될 것임은 둘째치고 산객으로서 바람직스럽지도 않은 행위일 것 같이므로 무조건 피해야 할 행태이며,

둘째, 우측으로 진행하면 철조망이 끝나는 지점에서 어렵긴 하지만 농장 안으로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고 하며 실제 몇 분은 이 방향으로 진행하셨으며,

셋째, 좌측으로 300여 m 진행하여 새롭게 만들어놓은 우회로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ㄴ느데 이번 대언들은 이 루트를 이용하였으며,

03:56

마지막 방법이 위 셋째 코스를 가기전 그러니까 농장 철조망이 끝나는 부근에서 우회도로 주의 표시가 있는 고에 달려 있는 이 표지띠 뒤로 올라가는 방법입니다.

상당한 된비알이고 가지치기 작업을 해 놓은 나뭇가지나 나무들이 길을 막아 쉽지 않습니다.

더욱이 멧선생 침대까지도 보여 별로 권하고 싶지는 않은 루트입니다.

04:09

하지만 그 된비알에도 선답자의 족적이 희미하게나마 보이기도 하고 일단 마루금으로 올라서면 농장안으로 들어서서 시원함 바람을 맞으면서 성평촌 마을도 볼 수 있가 때문에 무조건 반대할 것도 아닙니다.

아주 너른 길을 따라 방향을 잡으면,

이내 농장주께서 "이곳이 올바른 호남이 마루금인데 내 눈을 피해서 조심해 진행하라."는 격려 표지판을 볼 수가 있고 좁은 선답자의 흔적을 찾아 움직이다보면 곧 우리 대원들이 올라갔을 법한 좀 더 너른 등로와 만나게 됩니다.

전화가 오는군요.

다른 대원들은 다 왔는데 저만 안 보인다고 하는군요.

당연하죠.

여기 이렇게 숨어 있으니까....

04:49

드디어 이정표라는 것도 보고,

산불감시초소와 무인카메라가 있으며,

4등급삼각점(하동 452, 전라남도 광양시 진월면 월길리 산4-1)이 있는,

불암산에 도착합니다.

서울의 불암산과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시간이 제체되었는고로 좀 서두릅니다.

05:10

이내 탄치재로 떨어지고,

보정스틸이라는 금속가공업체 입구 좌측에서,

수준점도 확인한 다음,

국사봉을 향합니다.

너른 임도가 나타나 그 임도를 따라 진행하는데 갑자기 앞에서 연기같은 게 나는데 불이 안 보여서 산불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지 정말이지 놀랐습니다.

다가가 보니 굴뚝 같은 것에서 김같은 것이 나오는데 상당한 양이었습니다.

근처 공장에서 나오는 것인지 뭔지...

좌측 등로를 따라 올려 붙이니,

05:36

고개를 하나 만나게 되고, 그 고개 우측으로는 경모정이 있다고 하는군요.

우측으로는 감나무 단지가 조성되었는지 천하에 무식하고 못 된 안간의 표상을 봅니다.

사냥개를 풀어놓다니...

뿌리라는 드라마를 보는 것도 같고...

산객이 이 사냥개 아니 그 주인놈의 사냥 대상이라는 겁니까.

다음에 오는 산객들은 총을 들고 와서 그러 놈이 얼쩡댈 때 바로 죽여버려도 정당방위 내지는 긴급피난으로 처리될 것 같습니다.

길이 아주 부드럽숩니다.

06:02

이런 경고판은 아주 애교스럽군요.

문제는 동네 주민들이 얼마나 남의 것에 손을 대는가 하는 것입니다.

산에 있다고 모두 무주물은 아닌 것인데....

06:17

그러다 보니,

오랜만에 만나는 1등급 삼각점(하동 15, 전라남도 광양시 진상면 월길리 산152-2)입니다.

무인감시카메라도 보고는 바로 진행합니다.

06:26

가파른 내리막이긴 하지만 여전히 등로는 부드럽군요.

날이 밝아옵니다.

진행할 마루금도 보이고,

...............

06:47

259고지의 고개를 하나 지나면서,

등로의 여유로움을 만끽합니다.

 

06:56

왼쪽으로 송전철탑 하나를 보고,

 대나무 숲을 지납니다.

 시멘트 포장을 한 도로가 보이더니,

 정면으로 멀리 고속도로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38번 송전 탑을 보자마자,

07:02

상도재에 도착합니다.

싱그러운 아침 공기를 마시며 밭과 감나무 과수원을 지나니, 

좌틀하여 밀림을 헤치고 지나가게 되어 있습니다.

정박산 바로 아래에 있는 묘지 옆에서 밥을 먹고 가기로 합니다.

35분 정도 아침을 맛있게 먹고 진행합니다.

07:41

관리되지 않은 밤나무 아래에서 썩어기고 있는 밤을 줍는 대원들의 모습이 천진난만스럽군요.

얼마전 금북정맥을 할 때 정안의 밤나무 단지에서 줍지 않아 썩어가고 있는 주먹만한 밤들을 보며 아까운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는데 여기도 마찬가지이군요.

더욱이 올해는 밤농사가 워낙 잘 되어서 인건비를 건지지 못하기 때문에 농장주인들이 그 수확을 포기했다고 할 정도니....

07:43

산소 바로 우측에 있는 삼각점을 봅니다.

4등급 삼각점(광양417, 전라남도 광양시 진상면 청암리 산 47-2) 을 확인하고,

선생님의 정박산 표지판에 제 표지띠 하나를 걸면서 제가 여기 왔다갔음을 인사드립니다.

길 건너 잼비산으로 오르는 길에 묘지들을 보고 진행합니다. 

07:56

배암재를 건너 다시 우측으로 올라 마루금을 이어갑니다. 

진주강씨 묘지를 보니다.

40세, 41세...

족보를 보니 상당히 오래된 가문이로군요. 

아주 편한 등로입니다. 

 지나온 길도 돌아보고....

08:07

그렇게 룰루랄라 하다 보니 잼비산입니다. 

별 특징도 없는 곳을 지나다 보니 다행히 조망이 트이는 곳이 몇 군데 나타납니다.

 

 매실나무인가요?

08:17

삼정치를 지나고, 

 포장도로를 편하게 오르다보니,

08:21

드디어 바다입니다. 

생명의 보고인 뻘도 보이고 수어천 우측으로는 광양시 시가지도 보입니다.

아침 일찍 가을걷이를 하러 나오신 노부부를 보면서 인사를 나눕니다.

들깨를 걷고 계신데 냄새가 아주 고소합니다.

열심히 인사를 하는 백구를 보고 이 주택 우측으로 밭을 지나갑니다.

조금이라도 누가 되지 않도록 밭둑을 따라 지나 철조망을 통과한 다음 좁은 등로를 지나니, 

우측으로 차도가 보이고, 

곰돌이 두 마리가 고구마밭을 지키고 있습니다.

부드러운 등로를 따라 진행을 합니다.

물론 곰돌이가 지키는 밭으로 내려가 차도를 따라 진행하는 분들도 있다고 하지만, 

임도파가 아닌 마루금파를 고집하는 사람들은, 

08:40

헬기장을 만나야 속이 시원하고,  

대나무 숲을지나, 

 이 터널을 확인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08:44

중산리 마을에 도착을 하여, 

어쩔 수없이 통과하여야만 하는 이 주택 어르신으로부터 "길이 여기밖에 없는데 어쩔 수 있나, 지나가슈. 그리고 우리 집에는 개가 없소."라는 말씀을 들으면서 "건강하십시오."라는 말밖에는 더 드릴 말씀이 없었습니다. 

남해 고속도로가 마루금을 막아놓고 있으므로 이럴 때에는 부득이 굴다리를 이용할 수밖에 없으므로 차도를 따라 우측으로 진행하여 굴다리를 건너, 

우측 전봇대 아래 디딤돌을 발판으로 치고 올라가면, 

 바로 감나무 단지로 들어서게 됩니다.

 뒤를 돌아보고,

조금은 거친 등로를 치고 올라가다보면, 

09:26

전망이 끝내주는 바위 위에 산생님의  산패가 걸려 있습니다.

지나온 호남정맥 마루금이 한눈에 보이는 듯한 황홀감에 사로잡힙니다. 

 드디어 광양제철소도 보이고....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인 망덕산도 보입니다. 

정맥 마루금은 우측으로 그 줄기를 틀어 2번 도로를 가로 질러 진행하게 되어 있지만 편하게 진행하는 분들은 여기서 바로 아래로 내려가서 망덕산으로 올랐다고 하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그럼 더 편안한가요?

여기서 오늘 좀 궁금한 점 하나를 해소하게 되는군요.

항상 노란 색깔에 건정색 흘림체로 표지띠를 전국 곳곳에 달고 다니시던 '돌구'님이 무지개산악회를 운영하시는 분이군요.

음...

알겠습니다.

 5분 정도 바람을 쐬고 다시 진행을 하기로 합니다.

09:52

호남이 마지막이라서 그런가요?

도무지 대원들이 갈 생각들을 안 하시는군요. 

뭘 그리까지....

또 낙남에 들으신다면서....

아!

그런데 또 주검을 보는 듯한 느낌을 갖습니다.

4개월이나 되었나요?

산이 또 한 분의 산꾼 신공식님을 보낸 게...

광주의 산꾼 '천마'라 부리우는 신공식님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산줄기를 버리신 게 ...

어떻게 산줄기를 그렇게 많이 남기고 떠나실수 있으셨는지....

이승에 가셔서라도 남은 줄기 다 이으시고 나중에 뵙겠습니다.

그 때 남은 산 얘기 더 나누시지요.

10:12

2번 도로는 아래로 기어 통과합니다. 

 재활용업체인 진주기업 좌측으로 진행하면,

 감나무 단지를 지나게 되고,

등로는 되비알이지만 그 높이가 얼마되지 않아 부담은 전혀 없습니다.

도로 건너 우측의 천황산을보면서 호남 줄기를 다시 보고,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곳이니 된비알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가을걷이도 거의 끝난 들녘을 봅니다. 

이제 천왕산도 눈 아래에 있고, 

10:41

선생님의 산패 옆에 제 표지띠 하나를 더 걸고는 선생님께 인사를 드립니다.

선생님 덕분에 이렇게 한 줄기-물론 땜빵 두 구간이 남아 있지만- 를 떠 마무리 하게 되었습니다.

 그 표지판 앞에서 인증 촬영도 하고,

 3등급 삼각점(남해301, 전라남도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 산 98-1)도 확인하고는,

대원들과 함께 망덕산 정상석에서 단체사진을 촬영합니다. 

고생들 많이 하셨습니다. 

 인연님도,

 고대장님도,

그리고 저도.... 

아참!

기쁜우리님을 빼 놓을뻔 했군요.

제가 밥을 싸가지고 다니기 어려워 많은 신세졌습니다.

항상 푸성기도 맛있게 먹었고요...

이곳이 호남정맥의 시발점이 아니고 종점인 만큼 다음 낙남ㅇ서는 더욱 멋진 산행이 되실 것으로 믿습니다.

10여 분간 촬영을 마치고 다시 내려와,

10:51

바위 위에서 섬진강을 봅니다. 

의무적을 촬영을 하여야 한다는 우대장님의 명령 덕분에 좀처럼 사진 촬영을 하지 않는 제가 파인더에 또 잡히는군요.

오늘은 웃음을 띈 얼굴을 보여드려야 겠지요? 

산 덕분에 배 다 들어가고 얼굴 살도 많이 빠졌습니다.

82kg이 73kg으로 줄었다면 산이 주는 긍적적인 면이 상당한 거 아닙니까?

 외망포구....

10:56

바로 아래에 있는 부석정을 보고 다시 돌아나와, 

섬진대교를 봅니다. 

 이정표를 지나,

 안내판도 보니,

이제 바로 앞에 외망포구입니다. 

11:16

데크가 설치되어 있고, 

 너무나 깨끗한 호남의 끝자락에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대원들은 손을 모아 '화이팅'을 외치면서,

호남의 끝에 온 것을 자축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 끝이 산줄기의 끝이 아니고 단지 오늘 산행의 끝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산꾼들 답게 외칩니다.

다음 줄기는 낙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