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veteran이란 퇴역군인이란 뜻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일에 대하여 노련한 사람들을 일컬을 때도 쓰는 말입니다.
또 그런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포스를 느끼게 해 주는 그 무엇이 있다고도 하는군요.
우연찮게 지맥을 하면서 함께 하게 된 '백두사랑산악회'는 기맥까지 끝나고 지맥에 드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라서 그런지 산행을 함에 있어 그 어떤 힘같은 게 느껴지는 것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노련한 산꾼들에게서 풍기는 여유로움과 예리함....
뭐 그런 것들을 느끼게 해줍니다.
지난 첫 구간에 이어 두 번째 구간에 듭니다.
가시덤불과 잔가지 그리고 낙엽 속에 숨어 있는 '뼈다귀들'....
장갑과 바지를 뚫고 들어오는 가시로 인해 손등과 종아리의 생채기가 거의 딱지가 올랐는데 또 다시 2구간에서의 그 무서운 고흥의 줄기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산행 개요
1. 산행일시 : 2014. 1. 18. 일요일
2. 동행한 이 : 백두사랑산악회
3. 산행 구간 : 고흥지맥 2구간(골안고개~월악산삼거리~당치~사정고개~성주고개~당재)
4. 산행거리 : 올해 누적 산행 거리 (101.31km)
지 명 |
거 리 |
도착시간 |
소요시간 |
비고 |
골안고개 |
02:47 |
|||
월악산갈림길 |
5.1(km) |
04:13 |
86(분) |
|
843도로 |
3.3 |
05:06 |
53 |
|
15번 도로 |
0.72 |
05:35 |
29 |
|
당 치 |
5.2 |
08:20 |
105 |
40분 아침 |
사정고개 |
2.2 |
09:15 |
55 |
10분 휴식 |
성주고개 |
4.6 |
11:32 |
137 |
22분 휴식 |
당 재 |
2.3 |
12:37 |
65 |
|
계 |
23.42 km |
09:50 |
08:48 |
실 운행시간 |
산행 기록
지도 #1
02:40
지난 구간 날머리인 골안고개에 좀 이른 시간에 도착을 합니다.
뭐 고개라고 해봤자 그냥 주위보다 조금 높은 곳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그런 고개입니다.
여유롭게 산행 준비를 하고 대원들이 기념 촬영 준비를 하는 동안 주변을 살펴봅니다.
농협창고와,
그 우측으로는 남양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있고 맞은편에는 버스 정류장이 있습니다.
02:47
기념 촬영을 마치고 오늘 산행을 시작합니다.
들머리는 포장도로 우측으로 난 상와마을을 따라 들어갑니다.
바로 마늘밭이 시작되고 ...
그 마늘 밭 가장자리로 조심스럽게 진행을 하여 숲으로 들어갑니다.
02:50
마루금은 이내 도로로 다시 나오고,
길 건너 과수원으로 들어가면,
02:56
야산을 넘어 금녕김씨 가족묘를 지나게 됩니다.
02:59
선두가 정신없이 앞으로 치닫는군요.
사실 야산 지역이라 거침없이 내딛을 수밖에 없는 지역이기도 하고.....
선생님을 알현하고....
03:21
별 특징없는 길을 건너고는 또 야산을 넘고....
예.
선생님 격려에 힘을 얻습니다.
올해는 과수원이 풍작을 이뤄 돈 많이 버시기 바랍니다.
03:44
사료용 볏짚 더미를 지나고....
03:49
상담태양광 발전소도 지납니다.
커다란 표석을 확인하고,
03:55
이런 민가가 많은 이 지역에도 멧선생이 자주 출몰을 하나봅니다.
아주 깊은 굴을 만들어 멧선생이 빠지게끔 유도를 하는 것 같습니다.
아직은 소득이 없는 것 같고....
04:04
백계남 선생님의 친절하신 코팅지를 보고 직진합니다.
사실 이 팀이 '백두사랑산악회'가 아닌 일반 산악회였으면 분명히 저는 대열에서 빠져 월악산을 다녀왔을 겁니다.
왕복 1.4km 정도가 되니까 시간 상으로는 20분 정도가 걸릴 월악산에는 비록 삼각점 이외에는 이 시간에 아무 것도 볼 게 없지만 그래도 이번 구간에서 제 이름을 가진 몇 안 되는 봉우리 중의 하나인데 그걸 빠뜨린다는 게 아무래도 마음에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럴 경우 제 주력을 감안하면 1시간 30분 정도면 후미를 따라 붙을 수 있을 것인데 이 팀은 그런 일반적인 산악회와는 성격 자체가 달라 똑같이 진행을 하여도 제가 딸릴 판인데 20분이나 외도를 한다면 아마도 참을 성이 없을 법한 '본듯한' 대장님은 아마도 저를 실종신고 할 것이어서 그런 무모한 시도는 엄두도 못 내고 억울(?)하지만 그냥 직진합니다.
04:13
월악저수지 옆 128봉을 지나면서 우틀합니다.
04:17
그러면 바로 장담고개에 도착해서야 비로서 오늘 처음으로 이정목을 만나게 됩니다.
보통 월악산을 오를 경우 이 방향이 들머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04:28
152.7봉에 올라 4등급삼각점(고흥 407)을 확인합니다.
도천고인돌이 더 가까워졌군요.
04:36
울악마을과 민등 마을을 잇는 도로에서 월악산 안내판을 보고는,
월악육교를 지나는데 아래도로로 지나는 차량 소리가 시끄럽습니다.
그 월악육교로 15번 도로를 건너고,
04:38
그러고는 지석묘 안내판이 있는 곳에 도착하여,
어둠 속에서 지석묘도 봅니다.
04:40
펜스를 우측으로 지나고,
04:49
105.3봉에 오릅니다.
백계남 선생님이 수고를 해 주셨고,
05:06
과역면 석봉리에서 843번 도로를 만나 마루금으로 치고 올라가기 전,
이정표를 확인하고.....
05:19
83.9봉으로 올라서는데 분명 여기에 있다고 하는 4등급삼각점(고흥 408)이 보이질 않습니다.
낮이라면 좀 찾아보기라도 할텐데 아무 것도 보이질 않으니.....
그리고 여기가 좀 어렵습니다.
원래 이곳에서는 바로 직진을 하여 진행하여야 하는데 그렇게 될 경우 15번 도로를 만나게 됩니다.
그러면 절개지로 내려가서 도로를 횡단하여 반대편 절개지로 통과하여야 하는데 그 방법이 애매해집니다.
결국 대장님은 여기서 우틀하여 일단 도로로 내려서는 희미한 길을 선택하게 됩니다.
05:33
예상했던 대로 이 포장도로로 떨어지게 되고 여기서 좌틀하여 도로를 따라 진행을 하면,
05:35
토끼굴을 이용하여 15번 도로를 건너게 됩니다.
오늘은 사실 뒤에 따라 오는 밤도깨비님과 덩달이선배님 일행들과 개인 산행을 하는 어떤 분에게 편의도 제공하기 위해서 일부러 마루금을 고집하고 표지띠-표지띠에 대하여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계신 분들께는 죄송하지만-도 되도록이면 많이 달아 놓자는 것이 '본듯한' 대장님의 취지였는데 여기서는 뾰조한 방법이 달리 없는 것 같군요.
지도 #2
05:39
좌측으로 폐축사와 폐가옥을 지나고,
잠시 그 포장도로를 따라 걷다가,
05:45
비닐하우스로 만들었던 폐축사를 지납니다.
농축산에 종사하는 분들의 아픔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착잡해집니다.
얼마나 많은 돈을 깨먹었나요?
05:49
50봉에 오르고,
06:03
무슨 나무입니까?
06:08
연이은 과수원을 지나,
06:17
89봉에서 조고문님 내외분을 뵙습니다.
옆에는 갱비선배님의 표지띠가 날리고....
06:28
88봉을 지납니다.
이 지역은 100m 넘는 봉우리도 없군요.
그런 만큼 난이도는 더 어렵습니다.
06:33
드디어 127봉에 오릅니다만 여기는 이런 임도가 나 있고,
06:48
오랜만에 표지띠들이 많이 걸려 있는 모습을 봅니다.
06:58
162봉에 이르러 크게 우틀을 합니다.
07:00
드디어 동쪽에 붉은 기운이 돌기 시작합니다.
4시간 여를 어둠속에서만 걸었더니 저 해가 너무 그리워집니다.
07:12
193봉에 올라 좌틀하고,
07:25
오늘도 여지없이 가시덤불과의 싸움은 계속되지만 그래도 첫구가보다는 나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또 문제가 생기는군요.
사실은 오늘 산행이 10시간이 좀 넘을 것이라 예상을 하고 하산시간에 맞춰 점심을 예약했는데 이런 속도로 진행을 하면 3시간 정도가 단축될 것 같다는 것입니다.
그래소 부랴부랴 식당으로 전화를 하여 12시 반 정도로 간신히 시간 변경은 하였으나 그 시간에 맞추려해도 천천히 놀면서 가야 한다니....
07:31
말 나온김에 밥이나 먹고 가기로 합니다.
그래도 겨울은 겨울인지라 손가락이 시려오는군요.
'산으로'님과 '공작산'님 덕분에 따뜻한 커피도 한 잔 마시는 여유를 가집니다.
08:12
40분 가까이 아침을 먹고 슬슬 일어납니다.
08:20
당치로 떨어지고.....
여기서는 좌츠으로 바로 마루금을 치고 올라가기도 하지만 무서운 잡목때문에 잠시 우측으로 돌아가면 임도가 너른 게 있어 그리로 좀 편하게 올라갑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좀 뺀질거렸습니다.
08:33
아침 먹은지 얼마나 됐다고 바로 신호가 옵니다.
10분 정도 볼일을 보고 대원들을 쫓아가 봅니다만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도 않는군요.
지난 10일 이곳을 먼저 지나가신 대동강선배님을 만납니다.
08:46
103봉에 올라 좌틀하고,
우측으로 사정제도 봅니다.
창원박공 묘소도 지나고,
드디어 우측으로 팔영산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08:56
고흥지맥에 이런 길도 있다니......
그리 길지는 않은 길이라도 편안함을 즐깁니다.
08:58
그렇죠.
단 2분의 안락함을 마치고 다시 좋은 길으 버리고 좌틀하여 86봉을 향하여 다시 잡목숲으로 들어갑니다.
09:02
86봉을 지나면서,
다시 전투가 시작됩니다.
등로는 또 왜 그렇게 미끄러운지....
뒤로도 매기를 잡는가 했더니 뼈다귀에 다리가 걸려 앞으로도 넘어지고.....
닝기럴....
쪽 파리까봐 얼른 엉덩이를 털고 옷매무새를 다지고...
09:11
88봉을 지나고 크게 우틀하여 고도를 낮추면-낮출 것도 없긴 하지만-,
09:15
쓰레기 처리장이 있는 사정고개를 넘게 됩니다.
모동고개라고도 부르나본데 어쨌든 지도에는 사정리와 사정제에서 이름을 가져아 사정고개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 사정제에서 159.8봉으로 오르면서 뒤를 좀 돌아봅니다.
지나올 때에는 산같이 보이지도 않던 이렇게 보니까 어엿한 산으로 보이는 게 그래도 지맥은 지맥 맞는 거 같습니다.
09:25
드디어 159.8봉에 올라,
풀속에 숨어 있는,
4등급 삼각점(고흥420)을 확인합니다.
이름 없는 고개같은 곳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치고 올라가면서 왼쪽으로 화계리 신전마을을 봅니다.
모룡리 쪽 방행도 멋지군요.
193봉에서 우틀하여 진행하는데 길이 영 그렇습니다.
가지는 팔과 등을 잡아 당기고 덩굴은 발을 붙잡고 가시는 여기저기 찔러대고....
09:50
오랜만에 200고지를 넘어섭니다.
그 203고지에서 푹 쉬고들 계시는군요.
시간이 남아돌아 어쩔 수 없이 여기서 팔영산 구경이나 하면서 시간을 때우자는 것입니다.
우측으로 능가사도 보면서 따뜻한 겨울 햇살을 즐깁니다.
어느 분은 부처손도 열심히 채집을 하시는데 저같은 경우는 그게 뭐에 쓰는지도 모르니.......
10:24
22분 정도 푹 쉬었으니 느긋하게라도 진행을 하여야지요.
10:36
132봉을 지나,
10:43
호젓한 등로를 지나,
지도의 142봉을 지납니다.
11:07
153봉을 지나 다시 크게 좌틀하면,
11:17
이내 187봉을 지나게 되고,
그러고는 된비알과 잡목 숲을 지나느라 고생 좀 하면,
11:32
성주고개로 떨어지고,
이따금씩 지나는 차를 피해 우측으로 돌아들어,
좌측으로 한결가까워진 팔영산을 보고는 바로 숲으로 치고 올라갑니다.
11:40
그러면 이내 SK이동통신기지국이 나오는군요.
이 기지국 뒤로 이동을 하면 아까 계속 보면서 진행을 한 고흥의 진산 팔영산을 지나 우미산에 이르는 약 12.6km의 팔영단맥이 되는군요.
미련없이 우틀하여 지맥 마루금을 이어가고....
11:48
151봉을 지나고,
11:55
신선님이 산패를 달아 놓아주신 158봉에 도착하여,
4등급삼각점(고흥421)을 확인합니다.
우측으로 모룡리 마을을 보고,
12:13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인 153봉을 보고는 이제 내리막으로 들어섭니다.
...........
육실할.....
마루금을 저 채석장이 점령을 하였군요.
어떻게 저렇게 심하게 깎아놓았는지...
기술도 아주 좋습니다.
12:37
오늘의 마지막 날머리인 당재입니다.
점암면 소재지 방향을 보고 다음 들머리를 확인한 다음 오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가시덤불과 잡목....
점점 더 고흥에 빠져드는 것 갑습니다.
오늘 산행을 하면서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을 느낀 게 있습니다.
보통 산악회에서 30여 명 정도가 산행을 한다고 하면 선두 그룹과 후미 그룹이 당일 산행인 경우에는 1시간 내지 1시간 반, 무박산행일 경우에는 그 이상이 차이가 나기 마련인데 지금 제가 함께 하고 있는 백두사랑산악회는 선두와 후미가 별 차이가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고른 기량을 가지고 계신 선수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하는건데 저같이 산행을 하면서 GPS를 만지면서 waypoint를 찍으랴 사진 촬영을 하랴, 새벽이나 아침에 밥을 먹고는 꼭 볼일을 보랴 너무도 바쁜 사람에게는 상당히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그렇다고 해서 후미대장님에게 저와 같이 가자고 하거나 기다려 달라고 할 수도 없고.....
하여간 볼일을 보고 후미그룹을 쫓아가느라 잰걸음을 하여야 할 정도이니 대단한 팀인 것 만은 확실합니다.
다음에는 여수지맥-금오지맥-영월지맥을 이어간다고 하니 다음 줄기에 대한 기대도 그만큼 큽니다.
더욱이 이 산악회의 본듯한 대장님도 일반 대원들 같이 회비까지 다 낸다고 하니 그만큼 먹는 일도 즐거우리라 기대도 되고....
더군다나 제가 알고 있는 어른들과도 깊은 유대관계를 갖고 계신 81세의 '강화사부'님과 발을 맞출 수 있다는 것만 봐도 저에게는 큰 행운으로 다음 구간이 기대가 되는데 이 어른께서는 하루 일찍 내려와 토요일 낮에 장계지맥을 마치고 일요일 새벽에 대원들과 합류하여 고흥 3구간을 이어가자고 제의를 하시니 저는 혀를 내두르며 "제가 준비를 하겠습니다."라는 말씀을 드릴 수 밖에 다른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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