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지맥 2구간을 가는 날입니다.
전과 다름없이 토요일 밤에 집을 나와 죽전간이정류장으로 나갑니다.
경비아저씨는 "저 사람은 왜 한밤중에 배낭을 매고 나서나?"하는 눈치 같습니다.
전철을 타면야 승객들은 산에 갔다오는 사람으로 알 것이겠고...
죽전전철역에서 내려 정류장으로 가다보면 반대방향에서 배낭을 매고 오는 삼삼오오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만면의 미소를 띄며 희희낙락한 모습이긴 하지만 저를 보고는 부러워 하는 마음만 한가득 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그 분들은 마친 사람이고 저는 시작할 사람이니까요.
지난 구간에 비해 오르내림이 그리 심하지는 않게 보이지만 그래도 이름이 지맥인데 그렇게 호락호락 날머리를 보여줄까요?
기대되는 구간입니다.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5. 02. 01. 일요일
2. 동행한 이 : 백두사랑산악회
3. 산행 구간 : 덕산지맥 2구간(논골재~장갈령~위동재~벳티재~금댕이재)
4. 산행거리 : 29.95km (올해 누적 산행거리 : 161.09km)
구 간 |
거 리 |
출발시간 |
소요시간 |
비 고 |
논 골 재 |
|
02:16 |
|
|
장 갈 령 |
8.78km |
05:50 |
214 |
|
580.9봉 |
2.09 |
06:46 |
56 |
|
561.2봉 |
5.81 |
09:38 |
172 |
42분 조식 |
위 동 재 |
3.21 |
10:57 |
79 |
|
벳 티 재 |
5.78 |
13:08 |
131 |
15분 휴식 |
금댕이재 |
4.28 |
14:35 |
87 |
10분 휴식 |
계 |
29.95km |
12:19 |
11:12 |
실 소요시간 |
산 행 기 록
지도 #1
죽전간이정류장은 아직 이른 시간이라 산꾼들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래도 11시 정도가 되어야 무박산꾼들이 모여들텐데....
21:40에 도착한 백두사랑산악회' 버스를 타고 오늘의 목적지 논골재로 향합니다.
02:02
논골재입니다.
경상북도 하고도 영양군과 봉화군의 경계인 논골재.
대원들은 복장을 준비하면서 안내석의 "또 오십시오."라는 문구때문에 또 오게 되었다고 한 마디씩 거듭니다.
오늘 새벽 기온이 영하 9˚ 정도라고 하였는데 다행히 바람이 불지 않아 체감 온도도 그 정도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02:16
기념 촬영을 마치고 들머리로 이동을 합니다.
그런데 오늘 들머리는 조금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초입이 너무 가파른 절개지를 치고 올라가야 하는 문제도 있지만 5분도 안 돼 임도와 다시 연결이 된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임도파와 마루금파로 나뉩니다.
마루금파의 원조라 할 본듯한 대장님은 안내판 뒤로 치고 올라가고 임시 임도파를 자처한 저나 황대장님, 미루님 등은 임도를 따릅니다.
우리가 내어 놓는 캐치프레이즈는 간단합니다.
'오늘 구간이 30km에 육박하는 거리이니 체력 안배에 충실하자.'
이럴 경우 항상 득과 실은 공존하는 법.
몸은 편한 대신 내심 고집해 온 마루금파에서 탈당했다는 점이 수치스러워지고 덕산지맥 1구간에서의 하이라이트였을 청량산으로 분기하는 갈림길인 591.3봉을 확인하지 못한다는 점이 아위워집니다.
02:33
임도파와 마루금파가 합류하는 지도 #1의 '가'의 지점에 이르러 오늘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됩니다.
마루금파가 쫓아오기를 기다리기 위해 조금 천천히 진행합니다.
아!
일월산 공군부대의 야경입니다.
2주전 저것을 서쪽으로 보면서 부나비가 전등을 쫓아가듯 따라갔다가 하산을 해서는 희색이 일렬로 늘어선 저것들을 동쪽으로 보았었는데....
하긴 오늘 산행 준비를 하기 위하여 하차를 했을 때 우선적으로 눈에 들어왔던 것도 저 불빛들이었습니다.
02:48
텐트 치기 적당한 곳입니다.
비닐이니 거적이니 천막을 친 흔적이 있는 걸 보니 아마도 주민들이 무단 송이채취를 감시하기 위하여 가을에 이용했던 것들 같습니다.
여기서 좌틀합니다.
597봉은 우측 사면을 타고 진행을 하게 되는군요.
597봉에서 내려오는 줄기에서 다시 뒤로 돌아 그 줄기를 따라 오르니,
02:53
가시나무가 597m 봉 정상을 에워싸서 찾기 힘든 곳에 숨겨진 3등급삼각점(예안305)을 확인합니다.
대원들이 줄을 이어 올라오는군요.
지도 #2
03:11
591.4봉에서는 급좌틀합니다.
오른쪽으로 길같은 흔적이,
묘지 한기가 있는 곳으로 안내를 하는데 그 길을 묘지로 가는 길이어서 잠시 되돌아갑니다.
좌측으로 길 같지도 않은 곳을 쌓인 낙엽에 미끄러지면서 내려가는데 그래도 이 길이 맞습니다.
나무들 간격 사이로 사람이 지나갈 수 있게끔 틈이 보이는데 그게 바로 지맥 길 아니겠습니까.
03:21
안부로 떨어지며 이곳이 고개 역할을 하는 곳이니 마루금이라는 것을 확인하며 뒤따라오는 대원들에게 면구스럼움을 면했다고 생각할 때 덩달선배님의 표지띠가 보이는군요.
지도 #2의 '나'의 곳입니다.
야간 산행을 할 때 표지띠의 역할.
산행의 길찾는 재미를 반감시킨다느니 산을 오염시키는 역할을 한다느니 하는 얘기는 정맥이나 지맥 산꾼이 아닌 일반인들이 산줄기에 들어오지도 않고 하는 얘기 혹은 독도나 길찾기의 달인이나 하는 얘기지 저같은 초보 산꾼에게는 .....
그러고는 우측 사면을 치고 올라가는데 신발끈이 풀려서 잠시 대열에서 이탈합니다.
밤길.
정말 잘 보고 걸어야 합니다.
지도 #2의 '다'의 곳을 오르는데 선명한 길은 직진인데 우측으로 마루금으로 보이는 길이 살짝 보이는데 대열은 이미 직진하여 많이 나아갔습니다.
가지치기 작업을 한 곳에 갇혀 잠시 우왕좌왕하다가 무조건 우측으로 달라붙으니 바로 잃었던 길이 나오고 다시 마루금으로 복귀합니다.
03:43
그러고는 586.4봉을 지납니다.
우틀합니다.
03:58
밤이라 진행속도가 빠릅니다.
보이는 게 없으니 그냥 앞만 보고 걸을 수밖에...
지금은 그나마 GPS란 게 생겨서 야간에도 산행에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데 예전에는 어땠는지....
576.5봉에서 살짝 왼쪽으로 틀고....
이 덕산지맥을 하면서 불만이 있다는 한 대원의 목소리를 청취합니다.
다른 곳에서는 표지띠도 많아 진행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는데 이 덕산만큼은 너무 희귀하다는 불평입니다.
그만큼 덕산은 아직 지맥꾼들에게는 거의 미답지 수준같게만 보입니다.
다행히 이번에 우리 '백두사랑' 팀이 지나면서 후답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20여명이나 되는 대원들이 발자국과 깨끗한 흔적만 남기고 갔으니....
지도 #3
04:31
산으로님께 598.8봉이라고 현 고도를 불러줍니다.
마루금을 따라오다 좀 늦었던 '산으로'님이 어느새 앞에서 여러가지를 열심히 메모하고 계십니다.
대단한 산꾼입니다.
너무 일찍 산을 알아 잠시 산줄기를 잊고 다른 산행을 하다 다시 복귀한 산줄기 산행.
그렇게 오랫동안 외도를 하였음에도 이제 50km급 이하 지맥만 남겨 두었으니 149지맥 완주하는 날이 머지 않았군요.
그 지맥 끝나는 날 멋지게 축하드려야겠지요.
지금 현재 지맥을 다 완주하신 분-저는 이분들을 앞으로는 '149클럽 회원'으로 부르겠습니다.-이 엊그제 기념식을 가진 장군봉님을 포함하면 4분인가요?
신경수님, 죽천님, 박성태님 그리고 장군봉님.
용어야 어찌되었든 아마 올해 안으로 '맥사랑'팀들이 대거 이 클럽에 가입을 하게 된다고 하니 그러면 두 자릿수로 불어나겠고 그 다음이 홀대모의 조진대 고문님, 무심이님 그리고 산으로님이 유력하실 것 같습니다.
사실은 '홀로산행'의 킬문형님이나 케이선배님이 제대로 진행하셨으면 벌써 이 클럽회원이 되셨을텐데 나름대로의 산행 스타일이 있으시니 저같은 사람이 왈가왈부할 것은 못됩니다.
저는?
앞으로 5년 정도 후나 될까요.
안 끝난 100km급 줄기가 수두룩한데....
05:09
일부러 마루금에서 조금은 벗어났다 싶은 601.9봉을 방문합니다.
601.9봉은 좌측으로 조금 쏠려 있는 곳이지만 이 봉이 오늘 구간 중 최고봉이라는 의미가 있어 일부러 오른 것입니다.
05:18
겨우 임도가 나오는 장갈재에나 도착하여 성황당 같은 산신각을 봅니다.
살짝 눈이 덮힌 임도에서 잠시 잡담들을 나누다가,
다시 산행을 이어갑니다.
지도 #4
05:31
585.9봉 정상에는 커다란 호(濠)같은 것이 파여 있는데 낙엽이 덮여 있어 자칫하면 발목을 상할 수도 있는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05:36
544.1봉을 지나면서 "적당한 곳에서 아침을 먹고 가자"고 제안합니다.
아예 어둠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해가 뜬 이후에 주변을 보면서 산행을 이어가자는 취지에서 입니다.
사실 지맥 산행은 억울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첫째, 교통 사정문제입니다. 진입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당일치기로는 무리여서 결국 무박산행을 하여야 하는데 일출 다음부터 시작을 한다면 들인 시간과 열정에 비하여 결과 즉 산행 진행 거리가 불만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거기에는 날머리와 다음 들머리 시간, 개인일 경우에는 대중교통 이용문제, 산악회의 경우에는 도로 접속 문제 등 여러가지가 계산되어져야 하고...
둘째, 조망문제입니다. 잡목과 적당한 암봉이 없는 육산이라면 그저 밋밋한 능선만 이어가야 한다는 불만.
그러나 무엇보다도 등로가 제대로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05:50
앞에서 대원들 목소리가 웅성웅성 들립니다.
05:51
장갈령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얘기들을 나누고 있군요.
덕산지맥에 있어서 장갈령은 상당히 중요한 POINT입니다.
즉 여기서 직진하듯이 살짝 좌틀하면 영등산, 고산 그리고 아기산을 거쳐 반변천이 임하호로 흘러드는 곳에서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약35.6km의 영등지맥이 되는 줄기로 진행이 됩니다.
이따가 부분적으로나마 영등지맥의 마루금이 진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가 갖습니다.
이 말에 산으로님은 마지막 봉우리인 아기산(鵝岐山580.3m)도 볼 수가 있을 것이라고 귀띔을 해 주시는군요.
참고도로 영등지맥의 진행을 살펴봅니다.
05:55
장갈령에서 우틀하여 된비알을 내려옵니다.
그런데 갑자기 임도가 나오는군요.
지도에도 없는 임도라 잠시 당황스럽긴 하지만 이게 웬 떡이냐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하지만 마루금은 임도를 좌측에 두고 우측으로 진행을 하다가,
06:04
잠시 임도 자체가 마루금인 곳을 만나 편하게 진행을 하는 듯 하더니,
06:09
이내 마루금은 임도를 버리고 다시 산길로 오르게 됩니다.
결국 지도 #4의 라~마 구간이 임도 구간입니다.
06:28
잠시 비알을 치고 오르는가 싶더니 573.8봉의 전위봉입니다.
주봉은 들를 필요가 없어 그냥 좌틀하여 진행하니,
06:47
580.9m에서 삼각점(예안423)을 확인합니다.
오늘 4개의 삼각점 중 두 번째 것입니다.
오늘 구간은 굴곡이 별로 없어 편하게 진행을 하니 좀 심심한 면도 있으나 선두와 후미 구분없이 함께 떼거지(?)로 진행할 수 있으니 그것도 볾이라면 보람이겠습니다.
06:57
575.4봉을 지나는데 드디어 사위가 헌해지기 시작합니다.
랜턴을 끄고......
지도 #5
07:12
지도 #5의 '바'의 곳에 이르니 선두팀들이 땅을 고르고 있습니다.
바람도 없으니 적당한 곳에서 아침을 먹는다고 하는 곳이 이곳입니다.
라면에 떡을 넣고 회장님께서 부어주는 소주로 반주에 갈음합니다.
42분간 아침을 먹고 또 일어납니다.
08:05
523.6봉을 지납니다.
아직도 평균고도는 500을 유지하고 있군요.
08:21
지도 #5의 '사'의 곳입니다.
우측으로 진행방향보다 더 선명한 길이 보입니다.
몇몇 대원이 다시 돌아나오시는군요.
하긴 그 길은 545.2봉으로 진행하는 길로 그 줄기는 운남산(386.1m)을 지나 안동호로 떨어지는 도상거리 약14.1km의 단맥이 됩니다.
이곳에서는 급좌틀하여야 합니다.
09:05
돌무덤골을 지나 비알을 오르다 급우틀합니다.
지도 #6
09:13
540.3봉을 너머 다시 하산모드로 들어가는데 좌측으로 조망이 터집니다.
조금 전 장갈령에서 갈라진 영등지맥 줄기로군요.
바로 아래 임도가 보이는군요.
09:14
임동면과 예안면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이 임도를 좌측으로 잠시 따릅니다.
바로 우측으로 치고 올라가니,
09:16
무밭이 나오는군요.
그런데 웬일로 무청은 보이지 않고 밑둥이만 보이는군요.
거둬들이지도 않았고....
이런 밭을 위로 3단계를 지나는데....
야생동물들 먹잇감으로 재배하는 것들도 아닐 법한데 이런 곳에서 관리가 제대로 되겠나요?
09:24
540.8봉을 오르는데 여름에는 성가시게 구는 잡목때문에 고생 좀 하여야 하는 곳입니다.
역시 이런 지맥은 겨울에 걸어야 좀 쉽군요.
09:37
그러고는 550.6봉에서 낙엽속에 숨어 있는 4등급삼각점(예안 420)을 확인합니다.
아!
그런데 이곳을 새마포산악회에서 다녀간 것 같습니다.
박건석님은 이곳을 지나시면서 포대봉이라 이름지어주셨군요.
참 이 박건석님은 바쁘시기도 합니다.
이름도 없는 봉우리에 이렇게 불필요하게 작명까지 해주시고...
문제는 박건석님이 저같은 사람들로 하여금 쓸데없는 공부를 하게끔 하는데 있습니다.
보통 박건석님은 작명을 할 때 주위의 마을 이름이나 특유한 지명 혹은 암자 이름같은데서 차용하는 게 보통인데 이런 '포대'라는 이름을 가지고 오면 찾기에 좀 난감해집니다.
아무리 찾고 훑어보아도 찾을 수 없군요.
하는 수없이 작명을 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을 때 도봉산의 포대능선이 갑자기 떠 올라 그 이름을 가져왔다고 하는 수밖에....
09:51
아까 만났던 임도와 다시 만납니다.
10:02
473.6봉을 지나 부드러운 마루금을 여유를 부리며 걷습니다.
지도 #7
10:11
420.3봉에 있는 양지바른 음택에서 대원들이 쉬고 있다가 한마디씩 하시는군요.
"한숨 자고 가고 싶다."
후미에 오시는 분들하고는 40분 정도 차이가 난다고 하니 그리 바쁠 것도 사실 없기는 합니다.
10:14
다시 임도로 떨어져 후미를 불러봅니다.
후미에서 오는 대원들이 '포대봉'이라는 표찰을 봅았다고 하는군요.
계속 약 40분 정도 간격으로 따라오고 계시는군요.
그럼 그 분들과의 간격도 좁힐겸 간식들을 꺼내 놓습니다.
입만 가지고 다니는 저는 귤이며 사과 등을 넙쭉넙쭉 잘도 받아 먹습니다.
소주 한 잔이 빠질 리 없고....
10:26
임도를 따라 걷습니다.
10:29
진행 방향으로 산을 개간하여 만든 밭들이 보이는군요.
높이도 올라오셔서 경작들을 하시는구요.
약간은 흉측하다는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그분들의 생업인지라....
10:35
임도를 만드느라 생긴 절개지.
판으로 이루어진 땅덩어리 중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동해에서는 해안 가까이 우리나라 땅이 융기되면서 동쪽과 북쪽이 더 많이 융기하여 '동고서저' 지형이 되었다고 하는데...
지금 우리가 걷고 있는 덕산지맥은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오래 묵은 땅으로 시생대, 원생대 때 만들어진 땅입니다.
그러니까 무려 6억년 전에 생긴 땅으로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였는데 6억년이라면 6,000만 번 변했다는 이야기인데 이는 곧 삭박(削剝)작용에 의해서 우리나라의 산맥을 형성한 지질구조선 역시 그 의미가 거의 없다는 이야기에 다름 아닙니다.
산맥이라는 것이 습곡과 단층 작용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그것이 세월이 지나면서 비바람에 의해 삭박이 되고 침식을 받아 외형이 만들어지는 것인데 이렇게 오래된 우리나라의 산줄기들을 두고 산맥(ridgerange)이라고 부르는 것은 정말이지 모두가 재고를 해봐야 하는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의 웬만한 산들은 산이 아니고 그저 hill이라는 개념인데 mountain하면 다 산이라고 하니까 개나 소나 다 산이 된 겁니다.
물론 우리나라 전체를 한국대산맥 혹은 백두대산맥이라 부른다면 저는 거기에 백번이라도 동의합니다.
그리고 난 다음에 거기서 가지를 치는 지맥들을 정맥이라 부르든 지맥이라 부르든 그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히말라야나 안데스 그리고 로키와 같은 산맥을 우리나라의 차령산맥이나 광주산맥이 똑 같은 산맥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 같은 급으로 보는 우리나라의 지리학자들의 배짱이 저는 무섭기만 합니다.
안데스 산맥의 조그만 아니 가장 짧은 지맥과도 견주지 못할 우리나라의 태백산맥 가지고 척량산맥이니 우리나라를 동서로 양분한다느니 하는 사깃성(?) 발언은 이제 그만 두어야 하지 않을까요.
일본인들이 근대지리학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RIDGELINE 혹은 RIDGERANGE라는 단어를 번역할 때에도 산들이 사람의 혈관처럼 이어진 것이라고 하여 순수한 의미에서 산맥(山脈)이라 번역을 하였던 것이지 차령산맥이나 광주산맥 같이 중간에 물줄기를 건넘으로써 맥이 끊기는 줄기를 산맥이라고 보지 않았던 것입니다.
일본도 포기한 산맥개념.
고또 분지로의 망령을 우리는 언제나 떨쳐 버릴 수가 있을 것인지....
산꾼들을 산줄기로 많이 모아 들입시다.
1996년에 만든 임도로군요.
10:39
임도를 떠나 476.3봉을 오르면서 뒤를 돌아봅니다.
지나온 임도며 가운데 550.6 삼각점 봉 그리고 우측의 473.6봉까지 모든 게 잘 관측되는데 오늘 새벽에 지나온 루트는 모두 감감이니....
좌측을 보니 저 뒤가 영등지맥으로 보이고.....
10:45
476.3봉을 좌측으로 틀어 올라갑니다.
10:57
그러고는 떨어지는 곳.
935번 도로가 지나는 위동재입니다.
예안면 계곡리와 임동면 위리를 이어주는 2차선 도로인데 차량 통행은 전무하군요.
위수점(312.2m)을 확인하고 따뜻한 한낮의 기운을 느끼며 대원들과 10분 정도 쉬다가 일어납니다.
11:16
마루금은 임도로 이어집니다.
11:22
감시 초소 역할을 했을 법한 콘테이너 박스를 지나고,
11:38
지도 #7의 '아'의 곳에서 우측으로 듭니다.
여기서 우측의 예안면과 헤어져 공히 임동면 안에서 마루금을 이어가게 됩니다.
지도 #8
11:43
지도 #8의 '자'의 곳에서 우측을 선택하고 치고 올라가면 좌측으로 뚝 떨어지는 길이 분지같은 지형이 보이고 마루금은 계속 우측의 높은 곳을 따라 진행합니다.
여기가 어렵습니다.
분명 흐름은 우측으로 가고 있는데 지도상으로는 우측으로 갔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참고도에서 보다시피 조금 잡목을 뚫고 진행합니다.
참고도
11:58
아!
드디어 물이 보입니다.
임하호의 물입니다.
임하호 좌측으로 여러 줄기들이겹쳐서 달려오는 것이 보입니다.
끝줄기가 갈라지맥이면 그 앞은 구암지맥이 되나요?
저 두 지맥은 각각 팔공지맥과 보현지맥에서 분기되는 것들인데 팔공지맥, 보현지맥 중 어떤 것을 앞세워야 하는 것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12:03
작은 소로를 빠져나오면 우측으로 갈림길이 나오고 직진하는 길을 버리고 우틀하여야 합니다.
좌측으로 보이는 전형적인 우리나라 산간마을의 지세입니다.
물이 있고 그에 붙은 야산을 개간하여 옹기종기 모여 사는...
대곡천 건너의 위리 새마을이라는 동네입니다.
12:15
323.2봉을 지납니다.
이제 고도가 300m급으로 떨어진 느낌입니다.
12:31
오수를 즐기기 아주 좋은 곳을 지납니다.
12:37
대곡천 건너 야산들을 봅니다.
좌측에 보이는 봉우리가 두름산 옆의 423봉 정도가 되는 것 같고....
위리 뒷산 200~400m급 줄기들....
지도 #9
12:58
편안하게 걷습니다.'
힘도 안 들고...
359.9봉에 올라 살짝 우틀합니다.
이제 벳티재도 코앞으로 다가왔고....
13:00
좌측으로 봅니다.
임하호....
맨 뒤가 갈라지맥 줄기.
그 앞이 구암지맥....
우측으로는 드디어 안동호가 들어오기 시작하는군요.
안동호가 눈에 들어온다는 것은 종착역이 그만큼 가까워졌다는 뜻에 다름이 아니고....
13:08
이 나무가 신수(神樹)인가요?
이곳이 서낭당 역할을 하는 곳같은데...
그런데 돌맹이는...
벳티재로 진행하면 임하호로 떨어지는 길입니다.
오만대로라...
이분들은 이 글을 한자어로 만들어 표지띠를 만들었던데 그 한자어가 자전에 나오는 한자어가 아니고 조어 그러니까 임의로 만든 글 같더군요.
이분들의 본거지가 안동인 점에 비추어 경상북도 방언에 '오만데'라말이 있다고 하는데 이 말을 차용하여 많은 곳을 두루 다닌다는 말 아니겠느냐는 예천이 고향인 산으로님의 그럴 듯한 해석입니다.
그렇다면 오만대로가 아니고 '오만 데로'라고 써서 오만은 오만가지 등의 뜻으로 많은 수를 나타내는 말.
그리고 '데'는 장소를 나타내는 의존명사 '로'는 '향진격 조사'가 된다는 이야기가 됩니까.
산에 다니면 이렇듯 머리를 쓰게 하는 분들 많아 좋습니다.
저 뒤로 영등지맥도 고개를 들며 나타나고.....
그 뒤가 구암지맥이라는 얘기죠?
아직도 상당한 고도를 유지하고 있군요.
13:41
멧선생 목욕탕입니다.
이런 곳에 습지가 있다니 ...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목욕탕으로 이용하고 있는 멧선생의 지혜가 돋보입니다.
그 옆에는 멧선생이 몸을 문지른 나무의 흔적.....
그 녀석의 털이 보이질 않는군요.
13:52
바위봉 하나는 비켜가고....
13:58
이렇듯 호젓한 오솔길을 걷노라면,
지도 #10
14:07
야생동물로부터의 침입을 막으려 철망을 해 놓은 밭에 이르게 됩니다.
지도 #10의 '차'의 곳입니다.
여기는 문을 열고 통과.
임동교를 보는데 모터보트 한 대가 시원하게 물줄기를 가르며 지나가는군요.
그 좌측 뒤로 아기산(589.3m)도 보이고....
그 끝이 영등지맥의 끝이겠고.....
완연한 봄날씨 같은 오후를 대원들이 밭 좌측 마루금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행 방향 우측으로는 다시 철망 문을 열고 나가야 하고....
14:17
그러면 다시 임도를 만나 약간 위듯이 임도를 따르면,
14:18
374봉에서 3등급삼각점( 예안 314)을 확인합니다.
오늘 제2구간 중 마지막 삼각점입니다.
정성스러운 표지띠를 봅니다.
14:33
우측 임도로 가면 쉽게 오늘의 날머리인 금동이재로 가겠지만 밭을 가로 질러 지납니다.
14:35
그러고는 오늘 구간의 끝인 금동이재입니다.
12시간이 넘게 걸려 29.95km를 완주하였지만 후미에 오는 분들을 배려하여 천천히 놀면서 걸은 시간이고 보면 실제 걷는 속도는 시속 3km 정도는 나올 여유있는 그런 구간입니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있군요.
다음은 졸업산행이 되겠고 그 구간의 거리도 만만치 않은만큼 또 기다려지는 마음은 어쩔 수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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