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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백두대간의 지맥

지리산 동부능선(밤머리재~왕등재~독바위~두류봉~하봉~중봉~천왕봉~중산리)

백두산(白頭山)이 흘러내려오다() 멈춘 산이라 하여 두류산頭流山이라고도 불렸던 지리산.

이렇게 백두산부터 지리산까지 흘러내려온 흔적이 곧 백두대간이며, 이 백두대간은 우리나라를 동서로 양분하고 여기서 우리나라 10대강이 발원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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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의 끝자락 지리산.

지금이야 백두대간이 알려지는 바람에 장거리산행 구간도 많이 개척되었지만 예전에는 어디 그랬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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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해 봤자 지리산이면 화대종주(화엄사~대원사) 혹은 성삼재 군사도로가 재정비되고 일반인에게 공개된 이후에는 성중종주(성삼재~중산리) 정도였고 설악산으로 가면 서북능선(대청봉~대승령)이나 공룡능선(희운각~마등령) 그리고 덕유산의 육삼종주(육십령~삼공리), 소백산의 죽구종주(죽령~구인사) 정도였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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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것이 이우형선생님(1934~2001)에 의해 산경표가 발견되면서 백두대간이 우리 곁으로 돌아왔고, 그 대간을 구간으로 나누어 답사하다 보니 정맥 역시 마찬가지 방법으로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게 됐고....

즉 우리나라의 산줄기인 대간이나 정맥을 구간으로 나누어 진행하는 팀들이나 개인이 생겨나게 되고, 기다렸다는 듯이 J3의 배병만 같은 이는 태극모양의 루트를 개척하여 지태(지리태극종주, 90.5km)니 설태(설악태극종주, 64km) 나아가 덕태(덕유산태극종주), 속태(속리산 태극종주) 등의 중장거리 루트route를 개척하기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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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것은 다음에 기회가 있을 때 이야기하기로 하고 우선 지리산 태극종주 루트를 보면 이는 기존의 1) 지리서부(혹은 '서북')능선(이하 저는 '서부능선'으로 통일하여 사용합니다. 성삼재 ~ 덕두봉 ~ 구인월교, 도상거리21.2km), 2) 주릉 (성삼재~ 천왕봉, 도상거리 24.7km), 3) 동부능선(천왕봉 ~ 웅석봉, 도상거리 21.7km), 4) 수양능선 (웅석봉 ~수양산 ~덕산교, 도상거리 11.8km) 등을 이은 것인데 이 중 수양능선을 제외하고는 기존에도 토막토막 꾼들이 각 구간들을 나누어 찾던 곳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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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1 지리산 3대능선코스

연두색 : 서부능선

파란색 : 주릉

핑크색 : 동부능선

참고도 #2 지리태극코스에서 추가된 4) 수양능선 코스


이 중, 1)지리서부능선은 바래봉과 팔랑재()의 철쭉이 유명하여 많이들 찾는 곳이고, 2) 주릉 구간이야 누구나 몇 번씩 다녀본 것이니 특별히 언급할 필요성이 없고, 3)지리동부능선은 빨치산과 관련한 비트들이 있고 왕등습지도 있어 찾아보고 싶은 마음들이야 굴뚝같겠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구간 대부분이 출입금지구간으로 묶여 있는 것이 흠이라면 흠입니다.


그 동부능선 코스가 2004년 경에 이르러서는 웅석지맥이라는 이름으로 답사하는 이들이 점차 생기게  되었습니다.

지맥枝脈이라....

사실 조선시대나 그 이전에도 우리나라의 문헌을 보면 산맥山脈이라는 단어와 지맥支脈이라는 단어는 많이 등장합니다..

이 당시의 산맥이라는 용어는 지금과 같은 지질학적 의미의 지질구조선을 뜻하는 산맥이 아니라 지금의 산줄기를 의미하는 그것이었으며, 지맥이라는 것도 그저 산줄기에서 가지를 친 지맥을 이야기 하는 것이지 지금과 같은 의미의 지맥枝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었음은 물론입니다.


한편 산줄기는 능선과는 조금 다른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능선이라는 것은 육안으로 볼 때 산과 산을 잇는 선을 이야기 하는 것이지만 산줄기라는 것은 산과 산을 잇는 것뿐만 아니라 주위의 땅들보다 조금 더 높은 곳을 잇는 선을 의미하며 이는 곧 분수령分水嶺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형 상의 능선을 지도 상에서는 마루금이라는 의미를 담은 명사를 만든 것은 '태백산맥은 없다'의 저자 조석필 선생이고 이런 마루금 산행에 지대한 공헌을 하신 이들이 바로 박성태 선생님이나 신경수 선생님 같은 분들입니다.

더욱이 박성태 선생님은 신산경표라는 책을 만들어 산경표의 남한 9정맥 중 겹침줄기 문제를 해소하여 7정맥으로 단순화 하였으며 정맥의 끝도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에 입각하여 그 끝을 바다와 10대강이 만나는 곳으로 통일시켰습니다.

그러면서 조석필 선생님이 제안한 기맥 개념도 설정하였고 나아가 30km급 이상의 줄기를 157개(최근 5개 더 추가)로 선정하여 새로운 산경도를 만들어 우리나라의 대부분 줄기에 이름을 부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기맥과 지맥의 주행에 관하여는 산경山經보다 水經을 중시하였느니 주행 방법에 일관성이 없다느니 하는 비판도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 역시 그런 부분에 대하여는 사부님과 같은 박성태 선생님과 견해를 달리하는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이는 선생님의 연구 작업에 대한 비판이라기 보다는 그 작업을 좀 더 발전시키기 위한 다른 방편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하며 이런 내용에 대해서는 후에 해당되는 분야에서 다시 말씀드리기로 하겠습니다.


각설하고 우선 지리동부능선을 이야기 할 때에는 박성태 선생님의 신산경표 상의 '웅석지맥'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습니다.


웅석지맥 지도를 봅니다.


참고도 #3 웅석지맥


신산경표에서 이야기하는 웅석지맥은 지리산 천왕봉에서 시작(분기分岐)하여 중봉, 하봉을 지나 웅석봉을 거쳐 덕천강과 남강(경호강이라는 이름은 산청 지방에서만 부르는 이름이며 비공식적인 그것이므로 남강으로만 부르는 게 타당)이 만나는 합수점에서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약 54.5km의 줄기입니다.

천왕봉 아래로 내려오다 보면 첫 번째 만나는 샘이 천왕샘인데 여기에 머젓이 '남강의 발원지'로 표기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차피 이 물이 시천천이 되어 덕천강이 된 다음 남강이 되는 것이니 지리산 천왕봉의 위세에 맞게 시천천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하는 것보다는 아예 '남강의 발원지'라고 좀 거들먹거려도 괜찮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지만 어쨌든 위 지도에서 보시다시피 시천천은 덕천강에 합류가 되고 그 덕천강은 자기보다 한 끗발 위에 있는 남강(경호강)과 만나는 두물머리 즉 합수점에서 웅석지맥을 안게 되는 것이니 이게 바로 산자분수령의 원리입니다.


그리고 이 웅석지맥은 천왕봉 ~웅석봉까지는 지리동부능선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그러니 지리동부능선은 웅석지맥의 한 구간을 한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임해도 될 것이고 , 위 참고도 #2의 갈림길 1.에서 우틀하여 이어지는 지리태극종주 코스의 한 구간을 한다는 마음으로 임해도 되며 아예 정통 동부능선을 걷는다는 생각으로 걸어도 되는 즉 걷는 이에 따라 다른 의미가 부여되는 아주 재미 있는 코스가 될 것입니다.


옛 가야왕의 전설이 가득한 지리산 동부능선 자락.

1500여 년 전에는 가야국 왕이 오르내렸고 근세까지 지리의 남쪽과 북쪽의 문물이 넘나들던 능선이었으나 동서로 길게 뻗은 지리의 능선은 남북 교류의 큰 장애요인이 되어 옛 조상들이 좌우로 돌아가긴 너무 멀고, 그래서 옛 선인들은 주능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도가 낮은 지리산 동부능선을 이용했을 법합니다.

하봉에서 밤머리재 사이에는 쑥밭재(청이당고개), 새재, 외고개, 왕등재, 밤머리재 등 다섯 개의 고개가 있는 것이 이러한 우리 선인들의 생각을 반영해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교적 능선까지 거리가 짧고 오르내리기 쉬워 이 고개들을 통해 남쪽의 산청군 시천면 덕산장德山場과 북쪽의 금서今西, 산청장山淸場의 문물이 활발하게 오갔을 것입니다.

그렇게 한때는 지리산권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넘나들던 고개였는데, 무상한 세월 속에 이제는 길도 희미하고 잡초만 무성한 이 길들이 궁금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웅석지맥을 싸고 있는 북쪽의 임천과 남강 그리고 남쪽의 덕천강 주위의 산군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그 지세도 궁금해집니다.

우선 천왕봉 북쪽으로는 임천 너머 연비지맥이 달려오고 있을 것이고 웅석지맥에서 갈라진 줄기에 있는 왕산과 필봉산도 눈여겨 볼만합니다.

걸음이 천왕봉에 가까워지게 되면 모습을 드러낼 써리봉이나 국수봉 그리고 구곡산도 기대를 해봅니다.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6. 6. 11. 토요일

2. 동행한 이 : OO산악회

3. 산행 구간 : 지리산 동부능선 (밤머리재 ~ 왕등재 ~ 외고개~ 1322.3~ 두류봉 ~ 하봉 ~ 중봉 ~ 천왕봉 ~중산리)

4. 산행거리 : 254.64km (올해 누적 산행거리 : 660.41km)

  구 간

  거 리

출발시간

소요시간

비 고

밤머리재

 

03:15

 

 

도토리봉

0.86

03:4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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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왕등재

2.80km

 04:47

62

서왕등재

4.19

06:18

91

20분 휴식

1322.3

4.12

08:43

155

30분 휴식

독 바 위

1.12

09:09

26

두 류 봉

2.79

10:52

103

30분 휴식

하 봉

0.89

11:2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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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봉

1.70

12:39

78

30분 휴식

천 왕 봉

0.77

13:15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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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산 리

5.40

15:10

115

10분 휴식

24.64km

11:55

09:55

실 소요시간

 

산 행 기 록 <!--[endif]--> 



지도 #1

11:20분이 조금 넘어 죽전을 출발한 버스는 함양휴게소에 들러 이른 아침을 먹을 시간을 줍니다.

30분을 쉰 다음 버스는 산청읍을 지나 구절양장을 거쳐 밤머리재에 도착합니다.

밤머리재에 내려 제가 행장을 갖추는 동안 몸 빠른 대원들은 하나둘,

이동식 매점 좌측 들머리로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이 버스를 제가 7년 전에 봤으니 최소한 그 시간 정도는 여기에서 지리동부능선 산행을 하는 산꾼들에게 편의를 제공해주셨을 것이고 지금도 역시 아주 친숙한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특히 제삼리 사람들(J3 멤버들)에게는...

이 밤머리재는 600고지가 조금 안 되는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도토리봉908.8m 까지는 약 300m 정도를 올려야 하니까 그저 아무 생각말고 무조건 고개를 숙이고 올라가기만 하면 되는 곳입니다.

자, 그러면 동부능선 혹은 지태 2구간을 저는 웅석지맥 첫 구간을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합니다.

오늘 구간은 산청군 삼장면과 금서면의 면계를 따라 오르는 걸로 시작을 하게 되는군요.

몇 분을 추월하여 도토리봉에 오릅니다.

헬기장이 설치되어 있는 도토리봉에 먼저 오른 대원들 10여 분이 다시 장비를 재정비하고 계시고...

저는 바로 좌틀하여 마루금을 이어갑니다.

사위가 어두우니 사진을 찍을 만한 것도 보일 리 없고...

그저 밋밋한 848.5봉을 지납니다.

여기는 국립공원 지역이기 때문에 이렇게 야광필름을 접착제로 붙인 정성스러운 표지띠도 국공파들에 의하여 무조건 제거되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저도 오늘은 표지띠를 붙이는 작업은 생략합니다.

729.1봉을 지납니다.

지도의 등고선에서 보듯 지금 걷고 있는 이 지점들은 거의 평평하여 지나기에 아직은 별로 힘이 들 이유가 없군요.

지도 #1의 '가'의 곳에서는 좌틀을 하고....

드디어 랜턴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만큼 날이 맑아오고 있습니다.

실루엣이라는 단어를 이런 장면에 쓸 수 있다면....

그래도 괜찮다면 저는 뒤돌아 보이는 곳의 좌측 도토리봉908.3m과 우측의 웅석봉1099.9m들을 그저 "실루엣만 보입니다."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뭐라고 딱히 떠오르는 단어가 없이 그저 "아름답다." 혹은 "황홀하다."라는 표현 이외에 굳이 더 또 다른 느낌을 떠올리라고 강요한다면 "감격스럽다"는 말 이외에는 다른 어떤 표현을 떠 올릴 수 없을 정도로 답답하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글쎄 뭐라고 해야 하나요.

그 좌측으로 해답을 얻기 이하여 고개를 돌립니다.

하지만 마찬가지이군요.

왼쪽의 금서면 수철리 건너 필봉산858.2m이 뾰족한 모습으로 그리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이 보이지 않고 그 좌측의 구름에 덮힌 왕산925.6m 이 제 궁금증에 그리 시원한 답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일 다시 온다면?

경험 상 마찬가지 일 거 라고 단정지어 버립니다.

어쨌든 저 왕산 아래에 가락국 제10대왕인 구형왕의 무덤이 있는데 이 왕산의 이름이 붙여진 것 이 구형왕과 관련된 전설이라고 하고....

이 구형왕의 13대 손인 김유신은 화랑시절 여기에 와서 창을 얻고 활과 칼 그리고 장사 둘까지 얻었다는 기록도 있다고 하는군요.

왕등재 더 자세히 이야기하면 동왕등재936.5m에 오릅니다.

산봉우리에 고개를 뜻하는 '재'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 이채롭군요.

이 동왕등재는 예전에 가락국과 관련하여 "피신한 가락국의 구형왕이 서왕등재로 피신하여 신라에 항거를 할 때 이 동왕등재에 깃발을 꼽아 신호를 주고 받음으로서 이 동왕재의 지형지물을  이용했다."는 전설이 있어 이곳을 특히 '깃대봉'으로 부르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깃대봉이고 하는 경우는 주로 일본인들이 우리나라 땅을 집어삼키고자 측량사업을 할 때 삼각점 대용으로 꼽았던 깃대에 유래한 것이므로 이 단어에는 쉽게 동의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바위덩어리 몇 개가 놓인 동왕등재에서 우틀하고....

동왕재를 지나 만나는 자잘한 봉우리들은 역시 티가 나지 않을 덩도로 밋밋하여 지나고 나서야 봉우리를 놓쳤다는 느낌이 올 정도이고...

객담이긴 하지만 이곳이 대원사와 가장 가까운 곳이군요.


지도 #2

이제부터 그 지겨운 산죽과의 싸움도 시작됩니다.

지도 #2의 '나'의 곳입니다.

993.6봉에서 뒤를 돌아봅니다.

바로 앞이 903.4봉.

그 우측으로 밋밋한 봉이 912.3봉.

그 좌측 뒤 뾰족한 게 동왕등재.

제일 뒤 좌측이 웅석봉과 그 라인.

즉 웅석지맥  2구간입니다.

사진에 글씨를 집어 넣는게 예의에는 좀 벗어나고 지저분 하지만...

진행할 방향을 봅니다.

중봉과 천왕봉은 구름에 살짝 가려 있고 중봉 앞으로 써레봉과 황금능선이 희미하게 보이지만, 그 우측의 하봉과 두류봉 그리고 영용봉으로 이어지는 라인은 벌써 뚜렸합니다.

앞으로 두류봉이 아닌 그 우측의 약1528고지 우측(영진지도에는 이 봉을 말봉 혹은 영랑대로 표기)에서 앞으로 흘러내리는 마루금은 군계郡界와 일치하지 않음에 유의를 하여야 할 것이고 ....

그 라인은 이 앞의 쑥밭재가 있는 1260.8봉으로 오고 있습니다.

중앙에 영용봉(영지지도에는 이 봉을 두류봉1432m로 표기)1478.6m.

그리고 그 앞에 보이는 마루금 상의 1260.8봉

그리고  그 우측으로 바로 앞이 곧 만나게 될 983.8봉.

맨 뒤가 1048.6봉이니 그 너머가 서왕등재로 슾지이고,

그러고는 마루금은 왼쪽으로 떨어져 외고개를 만나겠군요.

다시 뒤를 돌아 뾰족하게 보이는 동왕등재와 웅석봉 라인을 보고....

그 좌측의 뭉툭한 왕산과 그 우측의 필봉산.

생김새가 붓끝 같이 보여 필봉산筆峰山이라고요?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듯 보입니다.

다시 지리산 천왕봉 방향....

이런 그림들이 저의 발목을 붙드는군요.

동부능선 마루금의 특징 하나.

등로는 대부분 능선 상단으로 올라가지 않고 사면으로 이어져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이른바 사면치기.

그러면서 예전에 이 동부능선을 겨울에 지나려다 실패한 기억을 떠올립니다.

눈으로 덮힌 이 길을 무조건 능선으로 치고 진행을 하려 했으니 그게 가능할 일이나 되었겠습니까.

더욱이 표지띠도 없어 길을 식별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무모한 도전이었던 것을 오늘 확실히 복기復棋를 하는 셈입니다.

지도 #2의 '다'의 곳에서 또 산죽밭에 시달리고....

우측으로 수철리로 빠져나가는 삼거리를 만납니다.

직진하고....

짙은 구름에 가린 지리산 정상.

1048.6봉 정상을 우측에 두고 좌측으로 진행을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왕등재를 앞둔 정면에서 사람들 웅성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혹시 앞에 간 대원들이 국공파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잠시 귀 기울여봅니다.

잘 들어보니 이 왕등재 늪에 물이 있으니 여기서 비박을 하는 팀들이 텐트를 걷는 소리와 앞에 가고 있는 우리 대원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 중이었더군요.

1000고지가 넘는 이 고지에 슾지라니....

특별히 보존하고 관리하여야 할 소중한 우리의 자연자원 맞습니다.

오늘 구간 중 최북단의 곳이기도 하고.....

이 슾지에서 나온 물이 대원사계곡을 이루고 삼장천 등을 만나 덕천강이 되어 남강과 만나는 곳.

그곳에서 이 웅석지맥도 그 맥을 다하게 될 것입니다.

슾지에 관한 안내문을 읽으면서 주의사항도 생각합니다.

이곳이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이유 하나!

여기서 물줄기를 따라 3분 정도만 내려가면 샘터도 있으니 그 물을 급수지로 사용하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비박하시는 분들은 그걸 모르고 이 물을 끓여서 먹었다고 하니....


그런데 여기 서왕등재에서의 진행이 좀 까다롭다고 하던데...

하지만 이 습지를 빠져나와 좌측 숲속으로 희미한 길을 따라 직진하니 정상 등로로 이어지더군요.

그러나 거시적으로 본다면 크게 좌틀하는 모양새가 되고.....

확실하게 직진을 하는 길은 왕산과 필봉산으로 가는 길이겠고...

마루금을 따라 평범하게 진행을 하면 이내 외고개로 떨어집니다.

지도 #3

앞에 가시는 '한달음'대장님 대단하신 분입니다.

오늘 거의 같이 지맥길을 함께 걸으면서 이 얘기 저 얘기 많이 나누었는데 산력도 대단하시고....

외고개 좌측은 외곡마을로 진행하는 길이고 우틀하면 소나무 숲이 보이며 방곡리 오봉마을로 진행을 하게 됩니다.

사실 눈여겨 보지 않았으면 그냥 스쳐지나갈 그럴 정도로 밋밋한 고개에 불과합니다.

923.9봉도 그저 그런 봉우리....

969.5봉은 다른 봉과 달리 좀 지저분 합니다.

그 봉은 그래도 삼각점 표시가 되어 있어 심심찮은 곳이니 숲속을 뒤져,

억지로 4등급삼각점(산청458)을 찾아냅니다.

여기서 좌틀하여 972.4봉으로 진행하는 길이 너무 좋습니다.

그 길을 따라가면 새재마을이 나오겠죠.

룰루랄라 걷다보니,

이내 새재로 떨어집니다.

좌측으로 산죽을 헤집고 내려가면 윗새재 마을이 나오고....

마루금을 따라 직진하면 또 산죽밭.

그 산죽밭을 잠시 빠져나오는가 싶더니,

또 산죽밭......

그러고는 너른 바위가 있는 곳에 이릅니다.

추월한 두 어른이 이내 따라오셔서 함께 잡담을 나누다 보니 20여 분이 금방 지나갑니다.

여기서 우측으로 틀어 진행을 하니,

07:59

조망이 훌륭한 너럭 바위가 나옵니다.

지도 #3의 '라'의 곳으로 여기서 쉬면 서 조망을 할 걸 잘못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어쨌든 또  둘러봐야죠.

뒤로 멀리 웅석봉.

좌측이 새재마을에서 내려가는 대원사계곡.

우측이 그 지류가 되는 조개골.

그 뒷능선이 치밭목능선이겠고 그 끝의 뾰족한 봉우리가 구곡산961m.

구곡산 좌측으로 대원사 계곡 너머 그러니까 웅석봉에서 흘러내린 이방산716.8m.

구름에 덮힌 천왕봉, 중봉.

이따 독바위에 가서 조망을 하면 더 사람을 흥분하게 만든다고요?

좋습니다.

가보죠.

조금 전 지난 그 조망봉을 돌아보고....

1322.3봉인 이른바 새봉(영진지도) 혹은 독바위봉(김형수 지도)에 올라 주위를 돌아봅니다.

조망봉은 좌측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고...

바로 앞이 조금 전 지나오면 쉬었던 1250봉.

그 너머 좌측이 왕등재.

맨 뒤 좌측이 왕산 그리고 그 옆 뾰족한 게 필봉산.

1250봉을 중앙에 두고 맨 뒤가 웅석산.

그 웅석산 바로 앞 뾰족한 봉이 동왕등재.

그 좌측이 도토리봉.

1250봉 바로 뒤가 새재.

1250봉 우측이 대원사계곡.

대원사 계곡 우측으로 멀리 가운데가 구곡산.

그 우측의 황금능선이 구곡능선을 향해 달려 내려가고....

진행방향 가운데가 중봉1874.6m.

그 앞이 써리봉1586.7m.

이번엔 폰으로 촬영을 해봅니다.

사진이 색감이 확 다르군요.

제일 뒤가 중봉과 그 좌측에 구름에 가려 있는 천왕봉.

그 앞이 황금능선과 써리봉.

황금능선은 좌측의 뾰족한 국수봉1038.2m 을 분기하고 그 황금능선은 좌측으로 구곡능선과 이어지게 되고...

그러니까 구곡능선이니 황금능선 그리고 지금 걷고 있는 이 왕등능선 같은 것들은 우리가 산경표를 모르고 있었을 때 이 능선들을 뭐라고 부르긴 불러야 할텐데 뭐라고 불러야 하나 하고 궁리를 하다 그래도 말발이 좀 먹히는 분들이 한 이야기를 지도제작자들이  경청하고 있다가 지도를 제작할 때 반영한 이름들로 사실 국가로부터 공인된 이름들이 아님은 물론입니다.

그나마 신경수 선생님이니 박성태 선생님 같은 분들이 산경표를 알게 된 다음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기맥이나 지맥에 이름을 붙인 게 지금 이 웅석지맥이니 조금 이따 눈에 들어 올 연비지맥이니 하는 이름들인데 하루 빨리 이 이름들이 가지고 있는 지맥들의 주행을 바로 잡아 통일되고 공인된 줄기 이름을 붙여주는 게 산꾼들에게 주어진 작금의 과제라 할 것입니다.

관심 있으신가요? 


우측 두류봉을 바로 지난 지맥은 이 앞으로 달려오고...

바로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독바위봉.

지리산에는 독바위가 세 개가 있죠?

하나가 이 독바위.

다른 독바위봉과 구별하기 위하여 특히 이것을 진주독바위라 부르고 조금 이따 멀리서 구경만 할 와불산1213.9m 너머의 1117.5봉의 함양독바위.

그리고 낙남정맥을 할 때 삼신봉 우측으로 냄새만 맡고 진행한 삼신독바위 등이 그것들입니다.

독바위봉 너머가 1260.8봉이고 마루금은 그 너머인 천이당 고개에서 직진을 하여 국골사거리로 진행하여야 하겠지요?

크게 그림을 그리고 진행을 해야 알바로부터 자유로워집니다.

중앙 끝이 구곡산961m.

왕산과 필봉산.

그 좌측으로 보니 가운데 앞쪽으로 뾰족하게 솟은 백운산904.1m이고 그 우측의 제일 높게 보이는 산이 연비지맥의 삼봉산1186.7m로군요.

그러면 그 좌측이 지리 서부능선의 끝자락에 있는 덕두산1151.5m이겠고...

지난 번 바래봉 갔을 때 조망하던 연비지맥 상의 저 삼봉산1186.7m과 그 좌측의 투구봉1032.5m이 떠오릅니다.

기억이 새롭습니다.

백운산 우측으로 그러니까 삼봉산 우측 아래로 법화산992.9m 능선이 윤곽만 희미하게 보이고....

그런데 저 백운산과 법화산 중간에 함양군 마천면 구양리가 있는 그 동네에 동구마을이라고 있습니다.

그 동구마을이 변강쇠와 옹녀가 전국을 떠돌다 마지막으로 정착하여 살던 곳이라고 하는군요.

앞 줄 가운데 볼록한 게 왕등재.

간식도 먹고 주위 조망을 하느라 거의 30분 가까운 시간을 보냅니다.

후미는 그래도 올 생각을 안 하시고....

지도 #4

08:43

1322.3봉으로 이른바 새봉 혹은 독바위봉 등으로 불려지는 봉우리입니다.

여기서 진입금지 표시를 해 둔 우측으로 들어서면,

와불산으로 진행을 하게 되며 결국 이 길이 산청군과 함양군의 군계가 되는 길이기도 합니다.

가운데 뾰족봉이 와불산1213.9m.

그 좌측이 이 지역에서는 상내봉이라 불리는 1164.9봉.

저 와불산을 넘어서면 아까 이야기한 소위 함양독바위가 있는 노장대1193.3m가 있습니다.

와불산 ~ 상내봉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벽송사능선은 암울했던 시절에 빨치산들이 근거지가 되던 곳으로 마지막 여성 빨치산이었던 정순덕과도 인연이 있는 루트.

빨치산 야전병원이 있던 벽송사와도 연관이 있으므로 차후에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좌틀합니다.

독바위 가는 길에 있는 산죽밭.

그런데 이곳만은 이상하게 산죽이 말라 있습니다.

로프를 따라 가파른 벽을 오릅니다.

그러고는 지나온 1322.3봉(새봉, 독바위봉)과 우측의 한참이나 머물렀던 조망처도 보고....

쑥밭재를 지납니다.

계속되는 산죽밭을 지나,

우측의 선돌 혹은 깨진바위 두 기가 서 있는 곳에서 좌틀합니다.

그 유명한 독바위로 잠깐 올라갔다 와야죠.

09:09

좀 위험스러운 형태의 밧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제 몸 하나 정도는 지탱해주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오릅니다.

이 줄을 매어놓은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드리면서....

독바위에 올라 폰으로 주위를 관찰합니다.

바로 앞이 아까 본 마루금 상에 있는 1260.8봉.

마루금은 여기서 떨어진 청이당 고개에서 좌측 줄기가 아닌 우측 줄기를 타고 두류봉 우측으로 올라야 합니다.

그러니까 1260.8봉을 지나자마자 청이당고개에서 군계와 마루금이 달라진다는 말입니다.

구름에 가린 중앙의 두류봉1617.4m.

영용봉 우측으로....

바로 좌측 아래 머리만 들이밀고 있는 창암산924.9m.

칠선계곡과 백무동 그러니까 한신계곡 사이에 있는 창암산능선에 있는 봉우리로 백무동으로 하산하거나 오를 때 오른쪽으로 볼 수 있었던 봉우리죠.

그러니까 그 앞라인이 초암능선으로 그 뒤에 우리나라 계곡 중에서 가장 길다고 하는 칠선계곡이 있는 곳입니다.

울진에 있는 응봉산의 덕풍계곡과 함께 우리나라 최장의 계곡이죠.

창암산 능선 뒷라인이 지리의 주릉 삼각고지1484m 바로 좌측에서 분기한 소위 삼정산 루트로서 전라북도와 경상남도의 도계가 됩니다.

그리고 가장 뒤에 있는 '-'자 라인이 바래봉, 덕두산의 지리서부능선.

가운데 백운산을 중심으로 뒷줄 우측의 투구봉과 삼봉산.

그 앞 우측이 법화산 라인.

우측 앞줄이 벽송사능선.

그 뒷줄이 함양독바위1117m와 솔봉914.8봉이 있는 줄기인 속칭 빨치산 루트.

바로 앞 골짜기가  허공다리골.

이 허공다리골은 설악산 토와성 폭포 우측 골짜기도 같은 이름을 가졌죠?

그 옆으로 삼장폭포(일명 허공다리 폭포)가 떨어지던....

그런데 우연찮게도 이 골짜기 반대편 그러니까 능선 우측이 산청군 삼장면이라는 이름을 가진 면이 있는 것을 보면 뭔가 인연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음...

벽송사능선의 뾰족한 봉이 와불산.

그 좌측봉이 상내봉.

그 뒷라인이 법화산 라인.

지나온 새봉1322.3m과 아까 실컷 놀다온 우측의 전망대봉.

지나온 마루금을 봅니다.

대원사 계곡 우측으로 끝의 구곡산.

완전히 잠겨 있는 천왕봉과 중봉 일대.

그리고 우측으로 하봉 ~두류산 ~영용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오래 머물렀습니다.

이게 무슨 바위인가요?

쑥밭재 2

1260.8봉을 지나 고도를 낮추니,

청이당고개입니다.

여기서 30m 정도 좌측으로 가면 풍부한 물을 얻을 수 있으니 참고할 만한 정보입니다.

지리산이 설악산과 다른 점 한 가지.

마루금 상에서 물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많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마루금은 직진.

선이 선명한 길인 좌측으로 들면 군계를 따라가는 알바길로 한참이나 헤매다 원상으로 복귀하여야 하는 곳!

힘에 부쳐 두어 번 쉬다가 안부에 올라섭니다.

이른바 국골사거리입니다.

지도 #5

여기서 우틀하면 두류능선을 타고 영용봉(영진지도에는 이 봉우리를 두류봉으로 표기)을 지나 추성리로 가게 되며 또한 그 루트는 부근에 있는 기돗발로 유명한 지리 10臺 중 하나인 향운대로 가는 루트이기도 합니다.

직진하면 국골을 통하여 마찬가지로 추성리로 진행할 수 있고.....

좌틀하여 두류봉으로 향하다가 우측으로 잠시 조망이 터지는 곳에서 조망을 합니다.

이제 창암산이 바로 정면으로 다가왔고...

두류봉1617.4m 정상에서 지나온 마루금과 마루금외 두류 능선을 봅니다.

우측으로 두류봉 라인과 좌측 초암능선 사이의 골짜기가 국골.

가운데 청암산이 버티고 있고...

하봉 올라가는 길....

하봉 오르기 전 두류능선 조망.

국골 계곡.

하봉 전위봉에서 두류봉을 봅니다.

가장 높은 둥근봉이 영용봉1478.6m,

그 앞 쑥 들어간 데가 국골사거리.

그리고 그 앞 뾰족한 봉우리가 1543봉.

하봉 전위봉에서 본 초암능선과 촛대바위.

초암능선 좌측이 그 유명한 칠선계곡.

우측은 국골.

하봉에서 우측으로 진행하는 국골은,

좌측 칠선계곡과 추성리에서 합류가 되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하봉에서 중봉으로 가기 위해서는,

다시 돌아나와 위험 구간을 줄을 잡고 내려가서 숲속으로 진행을 하게 됩니다.

잠시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지나온 하봉을 돌아보고,

이제는 우측으로 초암능선과 그 좌측의 칠선계곡을 보면서,

라인 좌측의 창암산 능선을 보게 됩니다.

구름에 가려 있는 중봉....

그 중봉을 가기 전에 있는 헬기장.

이 핼기장이 중요한 이유는 식수를 구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한달음'대장님이 오셔서는 물맛을 본다하시며 좌측으로 들어가시는군요.

따라 들어갑니다만 150여m 를 내려가봐도 낌새가 보이지 않습니다.

가뭄때문인가?

올라와보니 뒤에 5명의 대원들이 이내 도착하여 함께 간식을 먹으며 수다를 떨다 샘물 찾으러 갔다오는 시간 포함 30분을 쉬다가 다시 진행합니다.

지도 #6

그러고는 중봉 가는 길에 만나는 안내판.

잘 알겠습니다.

금줄을 건너면서 금지구간 통과.

이제부터는 민간인도 만날 수 있겠죠?

가려 있는 천왕봉.

천왕봉의 모습을 오랜만에 밖에서 보려고 했지만 오늘도 실패.

중봉 정상 이정표에서 우틀하여 바위 구간을 지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천왕봉 철계단을 오릅니다.

치밭목 대피소 방향으로 내려가는 산꾼들을 만나기 시작합니다.

산인사를 나누고 천왕봉 정상석이 있는 곳을 향해 오릅니다.

우측으로 가려져 있는 칠선계곡 방향을 보고.....

아니 어디서 이렇게 예쁜 처자들이 환영을 나왔는지..

눈이 맑아집니다.

그저 수컷이란 짐승들은....

부산은행에서 신입사원들 극기훈련을 나왔다고 하는데 남자 애들이나 여자 애들 모두 번듯하게 생겼군요.

마침 산양님이 자리를 지키고 계셔서 품앗이로 어색한 모습을 남겨봅니다.

바로 중산리로 내려가기 위하여 갈림길로 들어서서 이정표를 봅니다.

중산리 까지 5.4km라...

두 시간 가까이 걸린다는 이야기인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적어 놨습니다.

주지하다시피 남강의 발원지는 남덕유 아래에 있는 샘터인데 어떻게 이곳이 남강의 발원지라고 하는 것인지....

발원지를 산의 높이 가지고 따집니까?

하류에서 얼마나 먼 곳에 있느냐 하는 길이 가지고 따지는 것이지...

여기는 덕천강의 시원始原도 아닌 그저 시천천의 시원지에 불과한 곳이거늘....

중산리로 내려서면서 멀리 구름 속에 숨어 있는 삼신봉을 봅니다.

개선문 혹은 개천문을 지납니다.

개천문이 개선문으로 훼손된 이정표를 지납니다.

지도 #7

사실 제가 장터목에서 중산리로 내려오는 코스를 잡지 않고 바로 법계사 방향으로 내려온 이유는 다른 데 있습니다.

즉 아까 국골사거리에서 영운봉 방향으로 잠깐 먼 발치에서 냄새만 맡았던 지리 10臺 중 하나인 향운대를 기억하실 겁니다.

국토지리정보원 지도를 보면 향운대와 더불어 지리10대 중 하나인 문창대가 망바위 부근에 있다고 하였는데 최근 그 문창대가 거기가 아닌 이 법계사 좌측의 헬기장 옆이라고 하는 주장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헬기장을 가기 위하여 법계사 안으로 들어가 종무소 앞 매점에서 헬기장 위치를 물으니 그 보살님 하는 말씀이 걸작.

본인도 그런 걸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법계사에서 사용하는 화기의 재료가 프로판개스인 걸 알고 있었고 그 많은 걸 사람들이 일일이 다 나를 수는 없고 헬기가 운송수단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 이 보살님 뭐 때문에 모른다고 하시는지....

참고로 현재 지도 상의 문창대를 보면 세존봉 위의,

참고도 4. 퍼온 사진.

이 곳이었는데,

1979년 진주대학교 학술조사반에 의해,

참고도5. 퍼온 사진

고운 최치원의 짚신과 지팡이가 놓여졌다는 바위를 발견함에 따라 이곳이 문창대라는 설이 제기되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던 것인데....

그 예쁜 보살님은 "그저 모를 뿐..."이라는 숭산 대조사님과 같은 말씀만 하고 계시니....

그냥 로타리 산장을 지나  헬기장을 통과합니다.

음....

좌측의 원두류 능선을 보며 ...

새로운 문창대를 못봤으니 원래의 문창대나 볼까 하고 지도 #7의 문창대로 들어가 보았으나 이곳이 출입금지인 이유가 자원을 보호하기 위함이라기 보다는 들어갔다가는 발에 이상한 물질의 밟힘을 느끼게 되고 똥파리들로부터 거침없는 공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20여 m 들어가다가 얼른 발을 빼고 나오고 맙니다.

그러고는 망바위를 지나,

현수교를 건너기 전 국공파로부터 에어파스 서비스를 받고,

칼바위를 지나,

오늘 산행 날머리를 빠져 나와,

법계교를 건너면서,

이제 선계仙界를 벗어나,

다시 속계俗界로 돌아옵니다.

약 12시간 가량의 선계에서의 여행.

언제나 그렇지만 환상 속의 여행이었고 신령님과 그리고 신선님들과의 만남이었습니다.

그런 과정을 같이 나눈 대원들은 타임머신을 타고 함께 선경을 다녀온 동지들이었고....

거북식당에서 샤워를 마치고 나오니 얼굴이 벌그스름한 고내리 대장님을 3년만에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한달음대장님과 산양님 그리고 고내리 대장님과 나누는 하산주는 다시 또 이효석을 그리게 되면서 혹시나 나타날 동이 엄마를 그리게 됩니다.

합천 사람이지만 지리산 앞자락에 산천재를 짓고 관직을 멀리하며 오직 학문과 제자 양성에 힘을 쏟았다고 하던 남명 조식 선생의 글이 짧은 지리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해 주는군요.

양단수兩端水라.....

천왕봉에서 흐러내리는 물 즉 아까 보았던 천왕샘인 시천천矢川川과 대원사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삼장천三壯川을 말하는 것인데 양단수가 만나는 지점인 합수점은 바로 시천을 얘기하고 여기가 지리 태극종주의 시작이면서 구인월을 들머리로 하였을 때에는 이곳이 날머리이니 가히 존경하고 사랑하는 J3 방장님이신 배병만님의 혜안 내지는 탁월한 안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리의 아름다움.....

맞습니다.

무릉이 어디이겠습니까.

오늘도 행복에 젖어 버스에 올라 비몽사몽 간에 죽전에 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