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좋아하는 팝그룹 중에 Electric Light Orchestra라는 팀이 있습니다.
그들이 발표한 여러 히트 곡들은 국내에서도 많이 알려져 있죠.
하지만 그 곡들 중 아무래도 저에게는 Midnight Blue가 더 친근감이 있습니다.
2009. 9. 13.의 인연 때문입니다.
물론 그날 이전부터 잘 알고 있던 곡이긴 하지만 그날 들었던 그 곡의 감흥은 여느 때와 많이 달랐습니다.
또 그 곡을 듣게 되었던 장소 또한 뜻밖의 곳이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7년 전 백두대간이라는 긴 여정을 홀로 걸어 6개월 12일 만에 마치는 날이었습니다.
마산봉을 내려와 알프스스키장을 지나 흘리 마을로 막 진입을 할 때였습니다.
흘리마을은 커다란 비닐하우스에 파프리카를 심어 소득을 올리며 생활하는 여유 있는 마을이더군요.
언덕을 내려와 우틀하여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진행을 할 때....
좌측의 비닐하우스 안에는 파프리카를 수확하느라 주민들이 구슬 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분들이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귀에 익은 선율이 막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I see the lonely road that leads so far away
I see the distant lights that left behind the day
But what I see is so much more than I can say
And I see you in midnight blue
I see you crying Now you've found a lot of pain
And what you're searching for can never be the same
But what's the difference
Cos they say "What's in a name?"
And I see you in midnight blue
그렇게 홀로 6개월 12일을 걸어 대간을 졸업하는 날에 들었던 음악인 Midnight Blue.
그 날을 축하해주려 함께 걸어주었던 친구들과 들었던 곡인 Midnight Blue.
오늘 그 구간을 다시 걷게되는데 그날 들었던 Midnight Blue의 감흥을 또 느끼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졸업식을 맞이하게 되는 해밀산악회 3기 백두대간 팀.
오늘이 그 마지막 구간입니다.
북진하는 팀의 공통적인 마지막 구간은 아무래도 '미시령 ~ 진부령' 구간입니다.
미시령에서의 공단 직원들 통제 때이기도 합니다.
통제는 통제이더라도 '신선봉'에서의 일출 시간에 맞추느라 한계리 설악 휴게소에서 1시간을 더 머무릅니다.
미시령 도착 시간을 04:00에 맞추기 위해서 입니다.
지난 번 '미시령 ~ 마등령' 구간을 혼자 땜빵하기 위해 들렀던 날 미시령에서의 바람은 몹시 드셌었습니다.
오늘은 어떨까요?
비소식까지 있는데.....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6. 11. 19. 토요일
2. 동행한 이 : 해밀산악회
3. 산행 구간 : 백두대간 (미시령 ~ 상봉 ~ 신선봉 ~ 대간령 ~ 병풍바위 ~ 마산 ~ 진부령)
4. 산행거리 : 16.10km (올해 누적 산행거리 : 1345.04km)
구 간 |
거 리 |
출발시간 |
소요시간 |
비 고 |
미 시 령 |
|
04:10 |
|
|
상 봉 |
2.16km |
05:43 |
93 |
|
신 선 봉 |
1.49 |
06:58 |
75 |
10분 휴식 |
대 간 령 |
2.98 |
08:41 |
103 |
20분 휴식 |
병풍바위봉 |
2.57 |
10:47 |
126 |
40분 조식등 |
마 산 |
0.91 |
11:23 |
36 |
10분 휴식 |
진 부 령 |
5.99 |
13:57 |
154 |
50분 휴식 |
계 |
16.1km |
09:47 |
07:37 |
실 소요시간 |
산 행 기 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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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1
그런데 오늘은 바람도 조용하고 예보와는 달리 비도 없습니다.
미시령 표지석을 촬영하고 오늘 대간의 마지막 구간을 진행합니다.
산경표에는 미시파령彌時坡嶺 이라고 표기되어 있군요.
아마도 큰령이라고 부르던 이 고개를 오르내리는데 너무 험하여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는데서 유래한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고려시대에 열렸던 이 길이 언젠가 폐지 되었다가 성종24년에 이르러서야 다시 열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고개가 너무 험했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그때에는 여수파령麗水坡嶺으로 불렸다고 합니다.
택리지에서는 연수령延壽嶺, 대동여지도에는 연수파령延壽坡嶺으로도 불리던 것이 오늘에는 미시령으로 굳어졌습니다.
한편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는 미시령을 彌矢嶺으로 표기하여 놓았는데 이는 위와 같은 이유로 彌時嶺의 오기로 보여집니다.
그 구간 마루금은 인제군 북면과 고성군 토성면의 군계입니다.
조금 비겁하긴 하지만 펜스를 넘습니다.
낮은 키의 풀의 마디 끝에서 바람에 시달린 흔적을 봅니다.
오늘은 바람이 없다고 하지만 이 부근의 바람은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는 곳들 중 하나입니다.
오죽하면 이 아래 학사평鶴死坪이라는 지명이 생겼겠습니까.
바람 때문에 돌이 날려 그 돌에 학이 맞아죽었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합니다.
바람의 세기 정도를 가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렬로 오늘의 첫봉인 825.8봉을 향해 오릅니다.
그 825.8봉에서 4등급삼각점(설악416)을 확인합니다.
생긴 게 삼각점같지도 않아 무심코 걷다가는 놓치기 쉽게 생겼습니다.
우측으로 속초의 야경을 봅니다.
포근한 날씨는 껴입었던 자켓들을 하나씩 벗게 만듭니다.
앞서가던 대원들이 지도 #1의 '가'의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군요.
이 폴 위에 곧 감시카메라가 설치될 것 같습니다.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어느 산님이 정성스럽게 만든 샘터입니다.
그 샘터를 지나 조금 더 고도를 높이면 이제부터는 '나' 부근의 너덜지대입니다.
발목을 조심하여야 합니다.
표지띠도 많이 보이는 이 지역은,
한국전쟁 당시 설악산 상봉 전투가 치열했던 곳입니다.
당연히 남북 군인들의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을 것입니다.
국방부의 유해발굴 작업 흔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 조금 평평한 곳으로 오릅니다.
잔바람도 없어 상당히 덥습니다.
요즘도 이런 작업을 하나요?
새롭게 조성된 '호'같습니다.
헬기장도 조성되어 있고.....
그러고는 유해발굴지역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1242.6봉 입니다.
여기서 좌틀하면 창암교 방향으로 진행을 하게 되고...
마루금은 우틀입니다.
지금부터는 바위 구간을 내려가야 하는 구간이라 로프를 많이 이용하게 됩니다.
아예 스틱을 접어 배낭에 넣는 편이 낫습니다.
두 번째 직벽 구간.
조심스럽게 진행을 하고...
해밀의 지난 기期 한 분이 여길 지나다가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는데 다행히 배낭 덕분에 큰 사고는 면하셨었다고요?
다행입니다.
여기서 상당히 시간이 지체됩니다.
세 번째 위험 구간을 지나고....
그러고는 좀 평평한 곳으로 떨어집니다.
바로 지도 #1의 '다'의 곳의 안부입니다.
아직도 헤드랜턴에 의지하며 진행을 하여야 하지만,
동쪽 동해 바다 방향으로는 하늘이 열리고 있습니다.
그 여명은 보는 이에 따라,
그리고 카메라의 종류에 따라,
나아가 시간과 보는 이에 따라 색깔과 감흥을 달리합니다.
지도 #2
여기서 신선봉으로 오르는 방향은 두 가지입니다.
오르다 보면 길이 두 갈래로 갈립니다.
예전에는 외길이었는데 하는 생각으로 좌측을 고집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우측으로 올라가는 길이 선명해 보입니다.
두 길의 다른 점은?
그렇습니다.
좌측 길은 삼거리로 올라서 좌측으로 암봉을 본 다음 여기서 우틀하여 진달래 밭과 잡목 지대를 지나,
06:53
좌측으로 트인 향로봉 라인을 보면서,
너덜지대로 올라,
신선봉으로 가는 루트입니다.
그러니까 신선봉 ~ 삼거리 구간을 중복하여 걷는 루트입니다.
참고도 #1 신선봉 가는 길들
반면 우측으로 가는 길(참고도 #1 빨간 선)은 사면을 좀 우회하여 헬기장으로 진행하여 오르는 길인데 이 우측 루트가 시간이 조금 더 걸립니다.
다만 중복을 피한다는 장점이 있기는 합니다.
그 신선봉에서 설악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여기가 왜 신선봉인가를 확실하게 보여줍니다.
지금은 이 신선봉이 부득이하게 설악산국립공원에 속하여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엄연히 금강산에 소속된 봉우리였습니다.
참고사진 #1 화암사 일주문
이 아래에 있는 화암사의 현판이 '금강산 화암사'로 표기되어 있는 것만 봐도 분명합니다.
즉 이 화암사가 지금은 설악산 신흥사의 말사로 되어 있지만 예전에는 건봉사의 최남단 말사였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신선봉의 지위는 금강산 12,000봉 중 가장 남단에 있는 그러니까 남한 쪽에서 볼 때 금강산 제1봉 역할 즉 첨병봉尖兵峰입니다.
지나온 곳을 봅니다.
정면으로 조금 전 지나온 상봉1242.6m이 보이고 그 좌측으로 너덜이 시작되던 봉이 보입니다.
06:58
그 좌측으로 울산바위가 보이고 울산 바위 바로 뒷라인의 바위봉이 달마봉631.9m.
그 우측 그러니까 울산바위 바로 뒷라인의 왼쪽이 집선봉875.2m 그리고 그 우측으로 나란이 서 있는 뾰족한 것 중 좌측이 칠성봉1093.6m 우측이 화채봉1328.3m.
맨 뒷라인이 대청봉1708m.
울산바위가 왜 울산바위인가에 대해서는 전에 한 번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사실 울산바위의 옛이름은 천후산天厚山이었습니다.
바람이 세게 불면 바위에 부딪쳐 소용돌이를 치면서 마치 하늘이 울부짖는 듯한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또 다른 중요한 이름이 이산籬山인데 생김새가 울타리(籬)를 쳐놓은 것 같다고 해서 불려진 이름이고 실제로 울산바위는 아래서 보면 바위로 둘러친 큰 울타리 같게 보이기는 합니다.
그러니 그 울타리의 울산이 후대에 와서 지역명인 울산으로 와전되어 울산바위라는 유래가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방향을 달리하여 북쪽을 봅니다.
앞 라인 좌측의 뾰족한 게 병풍바위봉 그 우측 밋밋한 봉이 마산봉1052m.
그 뒷라인 가운데오목 파인데 좌측 봉우리가 칠절봉1172.2m, 그 우측 군 시설물이 보이는 봉우리가 향로봉1287.4m.
그러니까 백두대간의 남한 구간 중 우리가 온전한게 걸을 수 있는 마지막 봉우리입니다.
그 우측의 사진 상으로는 희미한 줄기.
바로 금강산입니다.
지난 번 황철봉으로 오르면서 지금보다 더 선명하게 금강산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바람 덕이었습니다.
오늘은 좀 희미하긴 하지만 육안으로 이 정도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자랑인지 모를 정도입니다.
다들 모이셨습니까?
우선 한 장 기념촬영을 합니다.
천천히 다시 한 번 둘러봅니다.
남쪽 대청봉 방향으로....
정면 좌측이 대청봉.
07:04
상봉 뒤로 뾰족한 게 하나 살짝 보입니다.
귀떼기청봉1576.4m이죠?
우측 최고봉이 안산.1430.4m.
그렇군요.
저 안산이 鞍山이니까 곧 말의 안장같다는 뜻인데 여기서 보니까 鞍 맞군요.
정유라가 연상이 됩니다.
아!
그리고 동쪽.
도원저수지 좌측으로 마산봉에서 흘러내린 죽병산680.3m.
그리고 그 저수지 뒤로는 174.4봉이 앙증맞게 서 있습니다.
그 좌측으로 눈길을 돌립니다.
아래는 토성면 도원리 임도가 마산봉을 향해 올라오고 있고....
제일 뒷라인은 조금 전 본 향로봉 라인.
그 우측 뒤 희미한 금강산....
좌측 앞 가운데 석봉이 조금 이따 진행할 신선봉 삼거리.
그 뒷라인 뾰족한 게 병풍바위봉.
그 뒷라인이 향로봉에서 좌측으로 이어지는 줄기 중 좌측 최고봉이 매봉산1271m.
여성대원 한 분을 담아봤습니다.
음.........
07:12
이번엔 세 분.
유강 대장님이 가리키는 저 곳은?
이제야 겨우 정상패를 찍습니다.
구름 위로 해가 올라옵니다.
그 햇빛 덕분에,
또 다른 색깔의 설악을 봅니다.
불이 난 것 같군요.
07:16
07:17
정말이지 큰 아쉬움을 남기고 신선봉을 떠납니다.
지난 번 두 번째 이곳에 왔을 때는 사실 눈때문에 사진 한 장 제대로 건지지 못했었는데...
07:25
신선봉 삼거리로 나와,
07:27
정면으로 매봉산을 보며 진행합니다.
폰으로....
세로로....
이번엔 가로로도.....
흔한 이름의 매봉산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이야.....
이번엔 카메라로....
우측으로 돌려 칠절산과 향로봉 방향으로....
가운데 인제 용대리에서 12선녀탕으로 가는 방향.
소양강으로 흘러들어가는 그 북천을 사이로 좌측 안산 우측 매봉산.
07:45
지도 #2의 '라'의 곳을 지나,
08:06
우측 마산봉을 봅니다.
파란 하늘이 대간 능선과 함께 합니다.
가운데 귀청.
08:17
그러고는 4등급삼각점(설악415)이 있는 868.4봉입니다.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는 868.4봉에 새로 만든 군사용 호가 몇 개 보입니다.
아나로그 식 전투 형태인가?
진행 방향을 가늠합니다.
앞 봉우리를 지나 좌측의 병풍바위 쪽으로 올랐다가 우측의 마산봉으로 진행하는....
08:27
좌측으로 방향을 틉니다.
그러고는 새이령입니다.
대간령이라고도 하죠?
또 조선시대의 지리지에는 소파령所坡嶺 혹은 석파령石破嶺이라고 기록되어 있다고도 하고....
대간령이란 간령 즉 진부령과 미시령의 사이에 있는 고개라는 뜻같습니다.
혹은 현대인의 개념으로 볼 때에는 마산봉과 신선봉 사이의 고개라고도 볼 수 있고...
그걸 한자어로 표기하니까 간령間嶺이 되었고 그 간령의 규모가 큰 간령이니 '대大'를 붙여 대간령이 되었다는 설명입니다.
참고 사진 #2 해동지도
해동지도의 고성군 부근을 보면 대간령 대신 석파령이라는 이름으로 표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위 지도는 조금 이따 마산봉을 볼 때 흘리령과 마기라산과 관련하여 한 번 더 보겠습니다.
참고로 석파령이라는 고개가 하나 더 있죠?
예전에 춘천과 경기도를 잇는 고개에 석파령이라고 잇습니다.
한자로는 좀 틀린데 석파령席破嶺이라고 하여 石 대신 席을 썼습니다.
에전 관찰사들이 인수인계를 할 때 이곳에 자리를 깔고 절차를 마무리한 다음 서로의 자리로 떠났다는...
화악지맥의 계관산 바로 아래에 위치한 고개입니다.
여기서 인제군을 버리고 고성군 간성읍을 만나게 됩니다.
이 고개가 고성군 토성면, 간성읍 그리고 인제군 북면 등 삼개의 읍, 면이 만나는 삼면령 역할을 하게 되는군요.
도원리 하니까 무릉도원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하긴 도원리 같은 경우에 예전부터 7,000평 정도의 벼농사를 지을 수 있는 논이 있었다고 하니 상당한 동네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북설악의 4개 고개는 늘문령이라고 부른던 저항령, 큰령이라고 부르던 미시령, 마등령 그리고 이 샛령이라고 불리던 대간령 등으로 정리가 되는군요.
일단 여기서 아침을 먹고 가기로 합니다.
여러분들이 가지고 온 소주와 담금술로 간단히 입을 축이고....
30분 정도 머물다 일어납니다.
일단은 오르막입니다.
골짜기 좌측 어딘가가 소간령이겠고 이 골짜기는 북천의 지천을 만들어 46도로를 따라 가다가 소양강에 합류가 될 것입니다.
바위가 다시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조망을 기대하게 합니다.
09:41
그렇죠.
889봉 오르기 전 우측으로 문암천 계곡을 봅니다.
이 지역에서는 섬돌이라고 하는 너덜지대가 또 시작됩니다.
남부대간 구간 중 마지막 구간이죠.
이 봉을 암봉이라고 명명하여 돌에다 글씨까지 새겨 놓으셨군요.
함부로 이름 지으시면 안 됩니다.
그냥 889봉이라 부릅시다.
지도 #3
09:58
스카이라인이 멋집니다.
좌측 봉긋 솟은 봉우리가 병풍바위봉.
그 좌측이 1054.6봉.
우측으로 안부 건너 마산봉1052m.
10:11
삼거리를 지나 우측에서 좌측으로 크게 휘어 저지대를 지나게 됩니다.
실제 여기도 우측의 마루금으로 달라붙어 진행하여야 하지만 선답자들이 진행상의 편의성을 들어 약간 마루금을 벗어나서 진행하게 됐습니다.
10:39
어쨌든 예전에 못 보던 이정표를 봅니다.
쓰러진 나무로 막아놓은 길을 지나 병풍바위로 진행합니다.
이 길을 놓칠 경우 조금 이따 지도 #3의 '바'의 곳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다시 올라와야 합니다.
안전시설이 잘 되어 있습니다.
10:46
아까 그 삼거리에서 7분 정도 올라왔습니다.
봉 정상에서 이정표를 만납니다.
좌틀하면,
10:47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향로봉 라인을 봅니다.
우측 끝에 군시설물이 보이는 향로봉1287.4m.
그 좌측으로 가장 높은 봉우리가 1305봉.
그 좌측으로 둥그스름하게 생긴 봉우리가 둥글봉1276m.
조금 더 좌측으로 군 비상도로가 올라가는 끝지점에 안부 좌측이 칠절봉1172.2m.
좌측 매봉산1271.1m.
그 매봉산 뒤로 양구 도솔지맥 상의 대암산1309m이 보입니다.
지나온 봉우리.
좌측 신선봉 그 우측이 상봉.
가운데 멀리 황철봉 라인
그 좌측 뾰족봉이 화채봉.
정가운데 뾰족한 봉우리가 귀떼기청봉.
그 라인 우측 끝이 안산.
안산과 서북능선 사이의 뒷 라인이 남설악의 가리봉과 이어진 주걱봉1386m 그리고 삼형제봉1232m 라인이 육안으로 뚜렸합니다.
대단한 산의 나라입니다.
조금 우측으로.....
더 우측.
우측 매봉산.
매봉산과 칠절봉으로 이어지는 향로봉 라인.
백두대간의 칠절봉에서 갈라지는 매봉산 ~ 명당산 ~ 새골고개 ~북천을 약 26.3km의 제법 긴 단맥이 됩니다.
반면 향로봉 에서 우틀하여 건봉산 ~ 고황봉 ~ 구선봉으로 가는 줄기는 약 46.1km의 향로지맥이 되지만 들어갈 수 없는 북한 쪽 지맥이죠.
물줄기를 보자면 저 칠절봉으로 오르는 임도 좌측으로 흐르는 물은 북천~ 소양강 ~ 북한강으로 흘러들어가 서해로 가게 됩니다.
반면 우측으로 떨어진 물줄기는 또 다른 북천이 되어 동해로 흘러들어 가게 되고....
백두대간의 역할이고 산자분수령의 원리입니다.
백두대간이 하는 가장 큰 역할.
우리나라를 동서로 구분하는 것입니다.
대간 동쪽으로 흐르는 물은 다 동해와 낙동강을 통해 남해로 가고 대간 서쪽으로 흐르는 물은 다 서해와 섬진강을 통해 남해로 가고...
다만 여기에 예외가 딱 한 군데 있습니다.
바로 지리산입니다.
더 자세히는 지리산 천왕봉입니다.
즉 지리산은 우리나라를 동서로 양분하지만 지리산 천왕봉 만큼은 그렇지 못 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낙남정맥 때문입니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흘러내린 물은 좌로 가나 우로 가나 모두 남강으로 흘러 낙동강으로 모여지게 됩니다.
모순입니다.
참고도 #3 신백두대간
이것을 극복하고자 한 것이 결국 박성태 선생의 신산경표이고 신백두대간입니다.
신백두대간은 지리산 천왕봉에서 대간을 마감한다고 보는 게 아니라 지리산 영신봉에서 낙남정맥 구간을 잠시 빌립니다.
그리하여 옥산 부근에서 우틀하여 금오산을 지나 노량에서 그 맥을 다하게 한다는 것(위 지도의 파란선)이죠.
참고도 #3을 보면 빨간선이 원산경표의 백두대간 길인데 이게 신산경표에서는 무명줄기로 남았습니다.
따라서 옥산 부근 ~ 봉화산을 지나 낙동강 합수점까지 진행하는 구간이 신낙남정맥이 된 것이고....
이는 북한의 '백두대산줄기'와 맥락을 같이 합니다.
물론 백두대산줄기의 끝은 금오산 ~ 노량이 아니라 구재봉으로 가기에 조금은 다르긴 합니다.
하지만 신산경표는 기맥이나 지맥의 흐름에 일관성이 없다는 반대 이론에 많이 막혀 있는 실정입니다.
나아가 불경스럽게도 산경표에 손을 대었다는 산경표 교도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자세한 것은 다음 기회에 ...
10:53
마산봉을 보고...
이제 내려가야죠.
11:08
지도 #3의 바' 삼거리를 지나 같은 지도 '사'의 곳을 지나는데 샘물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마루금 산행을 하는 산줄기파에게 물보다 더 중요한 게 있겠습니까.
확인해 보기 위하여 우틀합니다.
11:09
이 정도면 비박은 물론 충분히 야영이 가능하겠습니다.
푹신한 그리고 좁기는 하지만 텐트 한두 동 정도는 충분히 칠 수 있을 것 같고....
다시 마루금으로 복귀합니다.
안전시설이 되어 있고 돌 계단까지 되어 있는 등로를 따릅니다.
마산 삼거리를 지나,
2004년 이설된 2등급삼각점(간성24)이 있고,
정상석 두 기가 서 있는 마산봉입니다.
공교롭게도 오늘이 이 정상석 개막식을 하는 날입니다.
저희가 개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음...
멋지고 늠름하군요.
한편 삼각점을 보니 이 삼각점은 '이설移設'되었다고 표기되어 있군요.
보통은 재설인데 이건 다른 곳에 있는 걸 파다가 이쪽에 다시 옮겨 설치했다는 것이죠?
오늘 이 정상석을 작업하시느라 동네 분들 여러 분이 1.4t 반트럭을 가지고 올라오셨습니다.
이분들께 막걸리 세 통을 얻어서 먹습니다.
돼지머리는 제대로 익지를 않아 그냥 막걸리만 먹습니다.
그런데 이 마산과 관련하여 의문이 있습니다.
즉 이 마산의 족보가 궁금해졌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잠깐 산경표를 봅니다.
산경표에는 금강산을 넘은 대간 줄기가 회전령을 지나 진부령珍富嶺 ~ 마기라산馬耆羅山 ~ 흘리령屹里嶺 ~ 미시파령彌時坡嶺 ~ 설악산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참고 사진 #2 산경표(조선광문회 본)
산경표에는 진부령 다음에 마기라산이 그리고 그 다음이 고개가 흘리령으로 각 표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두 지명은 진부령과 미시령 사이에 있는데 대간령 혹은 새이령의 옛이름은 분명 흘리령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간성읍에서 서쪽으로 30리 밖에 있는 산은?
혹시 이 마산을 얘기하는 것은 아닐까요?
아까 본 참고 사진 #2의 해동지도를 보면 진부령과 미시령 사이의 첫 줄기가 마기리산으로 표기되어 있었는데 그럼 이 마산봉이 그걸 뜻하는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뭐 성도 '마馬'씨이니까 맞을 것 같다고 단정할 수도 있지만 흘리령이 문제입니다.
뭐 억지로 아까 병풍바위 가기 전의 저지대를 흘리령으로 갖다붙일까요?
각설하고...
향로봉 라인....
11:46
매봉산.
아까 실컷 봤으니까 하산해야죠.
여기서 축하해주러 오신분들과 합류하느라 거의 50분 정도를 머물다 내려갑니다.
무조건 하산 모드입니다.
알프스 리조트 정경이 보입니다.
아직 외벽 색깔이 선명한 게 다시 개장 작업을 하다 그만 두었나요?
12:25
졸업 표지띠 모음 장소.
예전과 위치가 좀 달라졌습니다.
12:36
마산봉 입구.
달리하면 날머리.
소나무 묘목을 이런 식으로 보호하여 키우나요?
못 보던 장면입니다.
황태덕장도 보고....
여기서 좌틀합니다.
완주식 고사 준비하실 분들은 버스로 이동을 하고 나머지 분들은 다 도보로 진행합니다.
흘리부대도 이미 철수했군요.
이 부대에서 근무하다 전역을 한 에비군이 대간을 졸업할 때 심정은 어떨까요?
한편 오리지널 마루금은 이 부대 뒤로 진행을 하여야 하죠?
부대가 마루금을 점거하고 있어,
좌틀하여 굳게 닫혀진 정문을 지나,
철조망에서 우틀하여 부대 경계를 따르다가 숲으로 다시 들어 가지치기 한 작업현장을 내려가니,
파프리카 비닐하우스 농장입니다.
제가 모두에서 이야기한 장소가 바로 여깁니다.
그때 흘러나온 ELO의 Midnight blue를 옆에 가던 유강대장님과 둘이 조용히 1절만 듣습니다.
조금 전 봤듯이 사실 이 임도는 오리지널 마루금이 아니죠?
참고도 #4
위 참고도 #4의 빨간석으로 진행을 하여야 올바른 마루금일 것입니다.
그런데 아까 지났듯이 그 자리에는 흘리부대가 주둔하고 있었죠?
그래서 부득이 우회하여 이 길로 들어선 것입니다.
그러니 여가서나마 바로 우측의 언덕으로 올라 그 위로 진행하여야 하는데 어디 그게 마음대로 됩니까?
편의지상주의!
문제는 그 오리지널 마루금 상의 봉우리 641.8봉에 삼각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삼각점은 꼭 확인해야겠죠.
13:04
잠시 그곳을 들르기로 합니다.
임도를 벗어나,
13:14
파프리카 농장 속을 통과하여,
13:20
641.8봉에서
4등급삼각점(간성449)을 확인합니다.
찾는 사람들이 없어 흙속에 파묻혀 있는 삼각점을 간신히 찾았습니다.
혹시나 찾아올 후답자를 위하여 그 바로 위에 제 표지띠 한 장을 걸어둡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부산 '산새들의 합창' 삼돌이님 표지띠가 그 뒤에 걸려 있다는 겁니다.
하여간 삼돌이님은 못 말릴 분입니다.
여기까지 뭐하려 오셨나!
다시 콘크리트 도로로 복귀합니다.
그 많은 대간꾼들에게 열심히 짖어대던 개농장도 없어지고....
그 옆집의 개들도 없어졌습니다.
송전철탑에서 우틀하고,
호젓한 길을 걸어.....
도로로 떨어집니다.
헤밀산악회 1, 2기 기념석이 있다고 하는군요.
그러고는 오늘의 마지막 자리.
대간 완산식 준비가 다 됐군요.
절차에 따라 절을 한 번씩 올리고....
고갯마루에 있는 소공원도 잠깐 찾습니다.
향로봉 지구 전투 전적비를 보고....
그 좌측에는 진부령유별시 비문이 적혀 있습니다.
길고 긴 백두대간을 무사히 마친 완주자님들께 축하를 드리며 오늘 구간을 마칩니다.
저는 아직 차갓재 ~ 댓재 구간까지약 120km 정도가 남았습니다.
이번 달 안으로 끝내려 하는데 가능할 지 모르겠습니다.
정말이지 저는 엉겁결에 백두대간을 들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해밀을 만나게 되었고....
모든 게 부족한 저에게 많은 사랑과 격려를 주신 회장님, 대장님 그리고 대원여러분들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대간이 끝났으니 어떻게 할까요?
해밀과도 제 인연이 다 한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어디 그렇겠습니까.
말씀하신 대로 좋은 구간 함께 해야지요.
저 개인적으로는 바로 지맥에 들어 여러 가지 예정되어 있는 작업도 해야 하고 쉴 틈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맺은 정을 하루 아침에 눈녹듯 사라지기야 하겠습니까?
고마운 마음 가슴애 담고 다음 산행을 기다리겠습니다.
그런데 왜 지맥 산행을 없애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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