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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백두대간의 지맥

난함산을 백두대간, 감천(기양)지맥과 이어서 걷다.

 

 

큰재 바로 우측에 폐가가 한 채가 있었는데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시간이 흐르면 잊힐 법한 얘기 한 토막. 필자가 1차 대간을 하면서 블로그에 올렸던 글이기도 하다.   

 

이 폐가에는 할머니 한 분이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새벽이고 밤이고 시도 때도 없이 대간꾼들의 관광버스가 도착해서 승하차하는 소리가 할머니의 안면을 방해하기 일쑤였다. 또한 그들이 그렇게 이곳에 도착해서는 함부로 이 집에 들어와 임의로 물을 떠가고 심지어는 샤워까지 하는 사람이 있어 할머니는 결국 물을 한 번 씩 떠가는데 1,000원의 돈을 받기로 하였다.

 

그리고 수도를 틀기 위해서는 전기 스위치를 작동하여야 하게끔 장치까지 만들어서 산꾼들로부터 악랄한 할머니라는 오명을 듣게 되었다.

이러한 내용을 바로 옆 동네에 사는 할머니의 손자가 인터넷에서 확인하고는 할머니의 그런 행동을 만류하였지만 이미 한 번 틀어진 할머니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손자는 물론 자식들의 노력도 무위로 끝났다고 한다.

 

그런데 다음에 내가 이곳을 찾았을 때, 그 스위치는 물론 그 수도꼭지도 없었다. 남아 있는 건 그 폐가의 흔적뿐이었다. 할머니는 저 하늘나라에서 대간꾼들이 깨끗하게 그리고 남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고 산행을 잘들 하는지 지켜보고 계실 것 같다

 

  - 졸저 '현오와 걷는 백두대간 187쪽.    

 

    

그 집터입니다.

68번 지방도로 건너 편에는 옥산초등학교 인성분교 폐교 터는 백두대간 생태교육센터로 바뀌었고.....

 

오늘 해밀 백두대간 5기 팀의 산행 구간은 큰재 ~ 추풍령입니다. 

 

1. 평범한 구간이지만 조망만큼은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구간입니다.

   즉 이 구간이 버리미기재 ~ 이화령 구간같이 '⊃' 구간이 있어, 꾼들은 자신이 지나온 곳을 되짚어 보며 진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얘기는 곧 자신이 지도를 보면서 산을 읽는 능력을 충분히 키울 수 있는 좋은 공부거리가 되는 구간이라는 얘기와 같습니다.

 

2. 또 하나 눈여겨봐야 할 것은 대간 우측으로 흐르는 추풍령천과 좌우측으로 흐르는 장산천이나 아천의 진행 방향입니다.

   눈치 채셨겠지만 지맥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냥 맹목적으로 발품을 파는 것보다는 주위를 조망하며 산줄기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

   그 자체가 힐링입니다.

 

우선 1번 문제를 보면,

'⊃' 구간의 중심은 아무래도 난함산卵含山입니다. 

일부 지도를 보면 卵含山의 독음을 잘못하여 묘함산(卯含山)으로 표기하여 놓은 것도 있습니다.

명백히 질못된 것이죠.

낙동정맥을 걷다보면 부산의 불태령佛態嶺을 佛熊嶺으로 표기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어쨌든 이 난함산을 축으로 추풍령 방향과 큰재 방향이 마주 보고 진행하는 형상이라는 것이니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이 난함산에서의 조망은 어떤지 직접 확인해 보기로 합니다.

그러면 2번 문제도 저절로 풀릴 것입니다.

즉 추풍령천이 발원하여 보청천으로 흘러들어 가는 모습이 보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감천지맥을 걸으면서 감천의 여러 지류와 아천이 구분되는 것도 확인할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진행하면서 천천히 보기로 하죠.

 

지도 #1

09:27

그럼 오늘 산행을 시작할까요?

오늘 산행의 들머리는 상주시 공성면 신곡리입니다.

백두대간이 군계郡界는커녕 면계面界 역할도 수행하지 못하는 유일한 곳이 바로 이 상주시 구간입니다.

대간으로서는 체면을 구긴 모양새입니다.

천하의 백두대간이 고작 신곡리와 장동리의 리계里界 역할 밖에 못하다니.....   

쪽 팔리지만 어떻게 합니까?

그래서 그런지 국수봉이 웅이산으로 바뀐지가 언제인데 그 들머리의 이정표는 아직도 국수봉입니다.

관심 밖으로 밀려난 모양새입니다.

지기재 산장은 지금도 운영을 하나.....

처음 백두대간을 할 때 여기서 하룻밤 자고 다음 날 속리산의 비재까지 진행했었는데.....

등로는 무지 좋습니다.

09:45

오늘의 첫 봉우리인 481.2봉입니다.

그런데 부착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코팅지가 걸려 있습니다.

그 분이십니다.

산 이름 짓는 낙으로 사시는 분.

'서래야 박건석' 선생님이십니다.

이 무명봉을 '남실봉'이라 작명해주셨으니....

대저大抵 지명이란 땅과 지역의 특성을 가장 일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얼굴이라 할 것입니다.

그러기에 거기에는 땅의 모양과 장소적 성격이 반영되어 있을 것이고 또 그 이름을 붙인 그 지역민의 지리적인 사고도 담겨져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지명은 자연적 특성만이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속성도 내포되어 있을 것이고 또 역사와 시대에 따라 변천하는 것일 겁니다.

그렇다면 이 지명 작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그 지역민의 '합의'일 것입니다.

그런데 박선생님은 임의로 지명을 만들어 그것이 그 봉우리의 참이름인양 다니는 곳마다 이렇게 코팅까지 하여 부착해 놓는 것은 일반 산꾼들로 하여금 혼란을 주기에 너무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신곡리에 남실 마을이 있다고 하여 남실봉이라....

제발 자제해 주시기를....

 

큰재에서 올라오면서 보이던 봉우리 중 아래 것이 바로 이 481.2봉이었고,

10:03

그 뒤로 보이던 봉이 바로 이 봉우리였습니다.

지도 #1의 '가'의 곳입니다.

아주 멋진 조망터입니다.

바로 앞이 조금 전 올라온 큰재.

그 뒤로 멀리 백학산617.7m이 보이고, 좌측으로는 601고지가 보이는군요.

그러니 그 우측 마을이 신곡리이고 그 뒤로 68번 지방도로가 상판리 쪽으로 가고 있고,

그 좌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좌측이 모동면 반계리이니 저 601봉 줄기가 공성면과 모동면의 면계 역할을 하게 되는군요.

백학산 우측 뒤로 상주시내가 보이니 그 좌측 봉긋 솟은 봉우리가 바로 병성(숭덕)지맥 상의 노음산726m이 되겠군요.

10:12

그러고는 682.4봉입니다.

4등급삼각점(상주448)을 확인하고 .....

이 봉에 올라서니 드디어 웅이산이 보이군요.

웅이산 우측으로 흘러가는 대간 줄기가 보입니다.

그 대간길의 끝에 눌의산744.4m이 일직선 상에 서 있는 듯 보이는군요.

저 눌의산이 백두대간 상에 있는 봉우리임에는 틀림없지만 추풍령을 넘어서야 하니 사실 산줄기를 타고 가면 상당한 거리임에 틀림없습니다.

나무 계단을 올라,

10:35

웅이산794.2m으로 올라섭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수봉이었습니다.

지난 산행기의 글을 가져옵니다

상주시에서 최근에 지명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수봉을 웅이산으로 변경했다고 합니다.

산경표를 잠깐 볼까요.

속리산을 지난 대간은 구봉산 - 봉황산 - 웅현 -웅이산 - 고산으로 연결이 되는군요.

그런데 웅이산熊耳山을 보면 '공명고현 서남35리'라고 설명을 하였는데 이는 功名은 功城의 오류로 보이니, "상주시 공성면에서 50리 떨어진 곳에 있는 산"이라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국수봉이라 하여 掬水峰이라는 한자를 쓰는데 掬水란 뜻이 두 손으로 손바닥을 오목하게 오므려서 물을 뜨는 것 혹은 그렇게 뜬 물을 말하는데 이 봉우리가 그런 모양새라는 것인지는 발 모르겟습니다.

하지만 이 산이 중국의 웅이산같이 톱발풀이라는 시초蓍草가 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하고, 이 부근의 지명이 熊이라는 마을이 있어 상웅, 중웅, 하웅 등의 마을로 구성된 웅북리가 있는 걸 보면 웅이산이 맞을 것 같습니다.

더욱이 산경표에서 웅이산이라고 했을 정도면 예전부터 명성이 있던 산 아니겠습니까?

아주 타당한 결정입니다.

웅이산은 2012. 5. 18. 국가지명위원회에서 확정 고시된 이름입니다.

다시 대간길을 봅니다.

백학산.

백학산 좌측으로 속리산이 어렴풋이 보이기는 하는데 .....

중앙 뒤로 보청(팔음)지맥의 팔음산.....

그 좌측의 백화산 줄기는 가려서 보이지 않고.....

진행 방향으로는?

바로 앞 봉우리가 제가 잠시후 진행할 감천지맥이 가지를 치는 734.2봉.

그리고 그 뒤가 용문산이라는 정상석이 있는 맷돌봉708.3m.

그리고 그 뒤 뿌옇게 보이는 봉우리가 추풍령 너머에 있는 눌의산.

감천(기양)지맥 줄기를 보니 뒤로 애플밸리 골프장이 있고 그 뒤로 난함산이 있습니다.

그러니 작점고개가 지나는 이 대간 안쪽으로 흐르는 물들은 아천이 되어 감천에 합류한 다음 마지막에 낙동강을 만나게 되는데 낙동강을 만나는 바로 그 합수점에서 잠시 후 제가 진행할 지맥이 잠기게 되니 그 지맥이 바로 감천지맥이라는 것입니다.

감천지맥 개념도

용문산으로 진행하는 대간길과 거기서 분기하는 줄기는 이따 자세히 볼 것입니다.

천천히 내리막을 걷습니다.

여기서 충청북도 영동군 추풍령면을 만나면서 경상북도와 충청북도의 도계를 따릅니다.

10:53

드디어 지맥 갈림봉인 734.2봉입니다.

대원들은 여기서 직진을 할 것(대간길이니)이고 저는 좌틀합니다.

사랑하는 백두사랑 산악회에서 수고를 해주셨고.....

이 기양지맥이라는 이름은 존경하는 박성태 선생님의 신산경표에서 제안한 지맥 이름입니다.

신산경표와 대한산경표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누누이 말씀을 드렸고.....

갈림길 주변을 봅니다. 

갈림길 상세도

지맥길도 우선은 이렇게 편안합니다.

지도 #2

반갑습니다.

이번에 신산경표 162지맥을 완주한 '산으로 박흥섭'님 입니다.

대한산경표의 제안자이기도 하고....

옆에 제 표지띠 하나를 기대어 봅니다.

11:01

지도 #2의 '나'의 곳에서 기도터를 봅니다.

그리고 여기서 김천시 어모면을 만나 지맥길은 김천시와 상주시의 시계를 따라 진행합니다.

예전에 이 기도터에서 365일 릴레이 기도를 하였다는데 이 움막이 대기자 움막입니다.

1년 365일, 하루 24시간 단 한시도 쉼이 없이 기도를 이어 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았군요.

그리고 이 바위 위에서 기도를 한 것을 보면 확실히 무속신앙이건 불교건 아니면 이 기독교든 바위 있는 곳이라면 어쨌든 기도발이 먹히는 모양입니다.

고도를 낮춤에 따라 가지 줄기가 자꾸 생기면서 길찾기가 어려워집니다.

좌측으로 웅이산 줄기가 따라오고.....

대원들이 이제 웅이산에 도착했군요.

부드러운 능선길을 따릅니다.

11:29

지도 #2의 '다'의 곳입니다.

여기서 지맥 길은 크게 좌틀합니다.

흐름은 직진길이라 주의를 요하는 곳입니다.

우틀하고......

가시 철조망도 지나고, 

11:56

그러고는 말랑고개입니다.

지맥길은 시계를 따라 진행하지만 오늘 저의 지맥길은 여기까지 입니다.

언제나 다시 올까요?

그때는 접속구간 없이 바로 여기서 진행하면 될 것입니다.

멀리 웅이산 줄기를 보고는 작점고개를 향합니다.

왕복 2차로 지방도를 따라 걸으니 좀 편하게 진행합니다.

미륵당 정류장을 지나,

능치초교 3거리를 지나, 

지도 #3

12:27

능점마을을 지납니다.

용문산 삼거리에서 좌틀하고,

잠시 뒤를 돌아 멀리 웅이산을 보고 영남정신요양원을 지나,

12:38

애플밸리 골프장 입구를 지나고,

12:44

김천노인요양병원도 지납니다.

12:50

작점고개 삼거리를 만납니다.

우틀하면 작점고개, 좌틀하면 난함산 기지국으로 올라가는 콘크리트 도로입니다.

12:57

왼쪽으로 들어서서 대간길에 합류합니다.

여기서 가지고 온 김밥을 먹고 가기로 합니다.

대원들은 어디쯤 오시려나?

오늘은 구간이 널널하니 저랑은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을 겁니다.

13:28

다시 대간 주릉으로 두 번을 붙고는 난함산 삼거리를 만납니다.

우틀하면 들기봉 ~ 금산으로 진행하여 추풍령으로 가는 대간길입니다.

난함산을 다녀온 후 다시 이 길로 와서는 우틀할 예정입니다.

계획대로 직진하여 대간에서 난함산 ~ 문암봉으로 진행하는 단맥을 보기로 합니다.

13:51

드디어 기지국 안테나가 보이고 시작하고....

13:52

이정표와,

KT기지국,

그리고 헬기장이 있는 난함산 정상입니다.

그 헬기장 우측 구석 뒤로,

삼각점(김천301)이 있습니다.

올라오면서 보던 조망을 다시 한 번 더 해봅니다.

중앙 멀리 추풍령 건너 눌의산744.4m.

그 좌측으로 장군봉624.8m과 가성산729.9m이 이어지고....

앞줄 좌측이 498봉으로 갈미봉 갈림봉이고 우측에 툭 튀어 나온 게 들기산501.3m.

중앙 좌측 둘기산.

그 뒤로 추풍령 면소재지를 지나 뒷 봉우리가 봉대산653.9m, 지장산773m, 학무산682m이 이어지고 그 능선은,

대간의 맷돌봉(현지에는 용문산이라는 정상석이 있는 곳)에서 약 600m 정도 더 진행한 곳에서 크게 좌틀하는 대간 봉우리와 연결이 되는 줄기입니다.

그 우측으로 고개를 더 돌리면 맷돌봉과 웅이산이 보입니다.

그리고 진행방향으로 갈미봉538m.

시간이 되면 저 갈미봉까지 갔다오려 했는데 대원들의 걸음이 워낙 좋아져서 포기했습니다.

삼거리에서 배낭을 찾아 숲으로 들어섭니다.

그나저나 무슨 길이 이렇게 좋아졌습니까?

14:35

사기점 고개를 지나,

좌측으로 난함산 기지국을 슬쩍보고,

14:55

지도 #3의 '라'의 곳인 갈미봉 갈림봉을 지나 우틀합니다.

사단법인 대한산악연맹 경북 안동시 산악연맹 '안동산맥 산악회'에서 백두대간을 종주했군요.

개념이 있는 산악회인지 아니면 괜히 폼 좀 잡기 위해서 '안동산맥 산악회'라는 이름을 쓴 것인지....

그런 이름을 사용했다면 태백산맥이나 노령산맥 그리고 차령산맥 산행을 해야지 백두대간은 웬 백두대간.

산맥과 산줄기를 구별할 수 없는 건가요?

이 분들께는 정말이지 졸저 '현오와 걷는 백두대간'을 일독해 볼 것을 권하고 싶군요.

적어도 대간이나 정맥을 하는 산꾼들에게 '산맥'이라는 용어는 금기어 아닙니까?

15:07

작동재밑 고개를 지나, 

15:32

들기산에 오릅니다.

수암사 삼거리를 지나 우틀하여,

금산으로 바짝 접근합니다.

백두대간을 훼손해 골재를 만들다니....

아래를 내려다 보니 오금이 저립니다.

채석장에 나무를 심어놓긴 했군요.

바로 앞이 마암산368.9m.

이 도로가 작점고개에서 넘어오는 도로입니다.

금산을 내려오자마자 만나는 반가운 이름.

이제 다 왔습니다.

마지막 계단을 내려오고....

마지막 이정표를 보니,

16:21

추풍령입니다.

오늘 오랜만에 화창한 날씨로 눈요기만큼은 확실하게 한 하루였습니다.

젊은총 대장님이 적극 추천한 추풍령 갈비집으로 자리를 옮겨 푸짐한 뒷풀이를 만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