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의 백두대간 팀이 이번 주에는 덕산재 ~ 신풍령 구간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두 가지가 포인트군요.
눈요기 할 곳으로 아무래도 대덕산입니다.
대덕산에서의 조망을 제1목표로 삼습니다.
남으로는 수도산, 가야산을 거쳐 황매산과 그 우측 뒤로 지리산까지 그리고 북으로는 삼도봉과 민주지산 그리고 속리산까지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운이 좋다면 희양산까지도 무난하지 않을까요?
문제는 요즘 날씨가 너무 덥다는 겁니다.
지열로 인해 미세먼지가 시야를 가릴까 걱정이 앞서는군요.
또 한 가지 초점산이라는 또 하나의 삼도봉에서 황강지맥이라는 큰 산줄기가 가지를 치게 됩니다.
이 황강지맥이 신산경표의 수도지맥과 관련하여 여러가지 논의가 있는데 이 점이 좋은 공붓거리가 되니 이에 대해서 집중 검토를 해 보기로 합니다.
09:51
나제통문을 지나 30번 도로를 이용하여 해발 644.2m의 덕산재로 오릅니다.
아스팔트 지열로 너무 덥다보니 준비운동이고 뭐고 없습니다.
얼른 숲으로 드는 게 상책입니다.
쉬엄쉬엄 오릅니다.
이 등로가 전라북도 무주군 무풍면과 경상북도 김천시 대덕면의 도계가 됩니다.
대덕산의 이름을 따 대덕면이 된 것이죠?
11:25
정상석 2기가 있는 대덕산 정상입니다.
어찌나 더운지 모두들 땀으로 목욕을 한 모습입니다.
수건을 짜면 물이 줄줄 흐를 정도니.....
홀가분 대장님과 관우님이 포즈를 취해주십니다.
건방진 표정으로 잡아달라고 했는데....
2등급 삼각점을 확인하고....
동영상으로 주변을 촬영하였는데 남쪽은 아예 보이는 게 없군요.
하지만 조망은 서쪽으로는 바로 앞 삼봉덕유와 그 뒤의 향적봉까지만 간신히 보여주는군요.
10여분 정도 휴식을 취하다가 초점산을 향해 갑니다.
처음 대간을 혼자 할 때 기억에 남아 있는 소나무입니다.
좌측이 초점산.
자작부회장님께서 셀카 촬영중?
허리 높이까지 커버린 잡초들.....
...................
맨 뒤 덕유산 향적봉.
소사마을.....
12:13
초점산입니다.
여기서 팁 하나 더! 우리나라 백두대간에는 세 개의 삼도봉이 있다. 그 셋 중 하나가 이 삼도봉이며 다른 하나는 경상남도 거창군과 전라북도 무주군 그리고 경상북도 김천시 등 세 개의 도가 만나는 초점산1249.1m이라는 이명을 가진 봉우리이고, 마지막 하나가 전라북도 무주군과 경상북도 김천시 그리고 충청북도 영동군 등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가 만나는 민주지산 바로 옆의 삼도봉1177.7m이다.
여기가 초점산이지만 황강지맥이 갈리는 갈림길은 0.4km 더 내려가야죠?
바로 이곳이죠.
국사봉이라는 이정표의 봉우리가 바로 황강지맥 상에 있는 그것입니다.
신산경표를 따를 경우 수도지맥이라고 불러야 하고......
지맥 얘기를 시작할까요.
전제 조건이 았습니다.
지맥의 요건에 여러가지가 있지만 우선 그 산줄기의 길이가 30km 이상이어야 합니다.
이 거리는 보통 사람이 하루 정도 산길을 걸을 수 있는 거리입니다.
우선 이것만 가지고 논의를 시작합니다.
이 초점산의 경우도 정상석이 있는 곳에서 사진 한 장 찍고 가는 게 보통인데 관심없이 지나치는 그 주된 이유는 모르니까 그런거죠.
즉 알지 못하니까 알려주지 못하고, 알려주는 사람이 없으니 당연히 모르게 되는 것이죠.
'무지無知의 악순환惡循環'입니다.
사실 몰라도 산에 다니는데 아무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알고 다니면 더 많은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자, 그럼 얘기를 시작합니다.
참고도 #1 대한산경표의 지맥도
참고도 #1을 봅니다.
우리는 현재 'A' 곳에 있습니다.
백두대간 초점산에서 남동쪽으로 가지 하나를 칠 때 북동쪽으로는 감천이, 남동쪽으로는 황강이 발원합니다.
그 물들은 낙동강을 만나서는 각자 그 강에 흡수됩니다.
그러니 지금 있는 곳에서 가지를 친 모든 물줄기나 산줄기는 감천과 황강 그리고 낙동강에 갇힌 모양새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 안에서만 얘기하면 됩니다.
백두대간의 초점산에서 가지를 친 산줄기가 가야할 곳은?
그렇습니다.
내륙이니까 그 줄기가 가지를 칠 때 거기서 발원하는 물줄기(황강)가 자신보다 상위 등급의 물줄기(낙동강)와 만나는 합수점(제1 유형)까지 가면 되겠죠.
그러니 여기서는 중심이 되는 물줄기는 감천보다는 황강입니다.
감천은 산줄기의 울타리(제2 유형)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죠.
즉 합수점의 보조자 역할입니다.
백두대간이 백두산에서 지리산으로 내려오고 있기 때문에 황강〉감천이라는 구도가 성립된 것입니다.
그럴 경우 A의 초점산을 출발한 산줄기는 국사봉, 수도산을 거쳐 성산을 지나 황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B까지 도상거리 103.4km로 확정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줄기는 제1유형인 '합수점'형이라 부르고 산줄기의 길이가 도상거리 30km가 넘으므로 '지맥'이라는 계급을 부여하고 주된 물줄기는 황강이었으므로 여기서 이름을 따와 황강지맥이라 명명하게 됩니다.
이 황강지맥이 이곳에서는 대장줄기가 됩니다.
그런데 이 황강지맥에서 또 가지를 치는 산줄기가 있습니다.
우선 남쪽으로 양각산에서 가지를 치는 줄기와 북쪽으로 수도산 300m 못 미친 지점에서 가지를 치는 줄기들이 그것입니다.
그럴 때 그 줄기 사이에서 또 물줄기가 발원 됨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일 터!
우선 남쪽 우두령에서 3.9km 진행하여 양각산 방향으로 가지를 친 줄기부터 봅니다.
이 줄기도 당연히 이 사이에서 발원하는 가천이 황강과 만나는 합수점에서 맥을 다 하게 될 것이니......
그럴 경우 일신봉 ~ 감토산을 지나 위 합수점에서 맥을 다하는 35.5km의 산줄기이니 위와 같은 절차를 거쳐 가천지맥이 탄생하게 됩니다.
남쪽은 황강에 붙어 진행하므로 30km가 넘는 줄기가 이 가천지맥 하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황강지맥 북쪽을 가면 좀 복잡해집니다.
아무래도 황강지맥과 감천 사이의 거리가 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죠.
아까 이야기한 수도산 300m 못 미친 지점에서 가지를 친 산줄기는 회천과 낙동강의 합수점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그럴 경우 88.6km가 되니 회천지맥이라 이름합니다.
또 이 회천지맥 상의 염속봉산에서 가지를 치는 줄기 하나가 보입니다.
이 산줄기는 마찬가지 방법으로 그 가지 줄기 사이에서 발원하는 백천과 낙동강이 만나는 합수점으로 진행을 하니 54.7km의 백천지맥이 됩니다.
이제 그 다음이 문제입니다.
이 산줄기가 북쪽을 싸고 있는 울타리 역할을 하고 있는 감천으로 갈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즉 백천지맥의 능밭재에서 300m 더 진행하여 가지를 치는 줄기입니다.
이 산줄기도 위와 같은 제1유형인 합수점형을 따를 경우 자잘한 물줄기와 산줄기들로 갈기갈기 찢어져 모두 30km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지맥을 만든 이유는 선조들이 물려준 산경표의 취지를 이해하여 실생활에 도움을 받고자 함입니다.
선용善用하라는 얘기죠.
그러므로 이럴 경우 '합수점'형에만 충실하여 나머지 줄기를 선용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이를 구제하자는 방안을 도출합니다.
즉 이 줄기들이 울타리 역할을 하고 있는 감천으로 갈 경우 30km가 넘으면 지맥으로 인정해주자는 것입니다.
제2유형인 '울타리'형의 탄생입니다.
능밭재에서 감천과 낙동강이 만나는 합수점까지의 도상거리가 약33.9km가 되는군요.
감천 남쪽으로 들어가는 줄기이니 '감천지맥'이 아니라 '감천남지맥'이라 명명합니다.
이름만 가지고도 '합수점' 형인지 '울타리' 형인지 금방 구분을 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이상이 대한산경표에서 산줄기는 보는 시각입니다.
어느 산줄기가 주主 산줄기이냐는 어느 물줄기가 주主 물줄기이냐에 달린 것으로서 물줄기를 우선시 대한산경표의 취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 박성태 선생님의 신산경표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지맥의 경우에는 산경 위주로 그으셨기 때문에 긴쪽으로만 가면 됩니다.
참고도 #2 신산경표의 지맥도
결국 신산경표와 대한산경표의 차이점은 물줄기를 중시하느냐 아니면 산줄기를 우선시하느냐의 차이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선생님의 신산경표는 가장 높은 봉이나 잘 알려진 봉우리 위주로 이름을 짓습니다.
그러니 금오지맥의 경우는 수도산 0.3km 못 미친 지점에서 시작하여 회천과 낙동강이 만나는 지점까지 길게 진행하여 79.0km로 확정합니다.
그리고 2차 지맥으로 금오지맥의 염속봉산에서 분기한 산줄기가 회천으로 잠기는 58.8km의 산줄기를 최고봉인 칠봉산517m의 이름을 따서 칠봉지맥이라 하고,
3차지맥으로 금오지맥의 능밭재 부근에서 분기하여 백천과 낙동강의 합수점으로 진행하는 줄기를 그 최고봉인 영암산785m의 이름을 따서 영암지맥이라 각 부르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사드 기지의 후보 장소로 거론되었던 곳들이기도 합니다.
대한산경표와 신산경표의 차이가 확연한 곳입니다.
어쨌거나 선택은 지맥꾼들의 발걸음에 달린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좀 더 미묘한 차이를 보여주는 게 있습니다.
겹침줄기가 있는 경우입니다.
어느 줄기가 주줄기이냐에 따라 거리가 달라지기 때문이죠.
한 가지 예를 더 들어볼까요?
금남호남정맥에서 가지를 치는 산줄기들입니다.
우선 신산경표를 봅니다.
참고도 #3 신산경표의 지맥도
금남호남정맥의 팔공산에서 가지를 친 줄기는 서진을 하다가 마령재를 지난 2.3km 지점에서 남진하는 줄기와 서진하는 줄기로 나뉘게 됩니다.
이럴 경우 겹침줄기인 이 2.3km의 거리가 문제입니다.
이 2.3km를 가져가느냐 잃느냐에 따라 그 지맥의 거리가 확정이 되며 나아가 이 겹침 구간 거리를 잃어 만약 30km가 안될 경우 지맥에서 탈락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입니다.
신산경표에서는 겹침줄기 이외의 나머지 구간거리를 봅니다.
즉 겹침 구간인 2.3km를 제외하고 나머지 구간 거리를 본다는 겁니다.
그럴 경우 마령재에서 남진하는 줄기는 마령재 갈림길에서 천황산 지나 요천과 섬진강의 합수점 까지의 거리는 57.2km가 됩니다.
반면 마령재에서 서진하는 산줄기는 성수산 ~ 구미고개 지나 오수천이 섬진강과 만나는 합수점에서 맥을 다하게 되니 그 거리가 56.9km가 되는군요.
승자승 독식제가 적용됩니다.
긴 줄기가 겹침줄기를 흡수한다는 것이죠.
그럴 경우 남진하는 줄기가 2.3km를 가져가 57.2 + 2,3 = 59.5km의 지맥이 되며 그 이름은 최고봉인 천황산910m의 이름을 따서 천황지맥으로 부릅니다.
그리고 서진하는 줄기는 최고봉인 성수산876m의 이름을 따 성수지맥으로 부르고 그 거리는 그대로 56.9km가 됩니다.
이게 신산경표입니다.
다음은 대한산경표를 봅니다.
참고도 #4 대한산경표의 지맥도
대한산경표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어느 강이 主강이냐만 보면 됩니다.
금남호남정맥에서 산줄기(이 경우 겹침줄기)가 가지를 칠 때 거기서 발원하는 강은?
여기서는 요천이군요.
그러면 이 산줄기는 무조건 요천이 섬진강과 만나는 합수점으로 가는 산줄기만 찾으면 되겠군요.
그 줄기가 주줄기입니다.
그러면 신산경표와 같은 결과가 되어 그 도상거리는 59.5km로 확정됩니다.
같은 방법으로 오수천이 섬진강을 만나는 합수점으로 가는 산줄기는 위 성수지맥과 마찬가지로 56.9km 확정되게 됩니다.
이게 대한산경표입니다.
여기서는 간단하지만 한강이나 경상북도의 위천으로 가면 변화무쌍한 산줄기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기회가 있을 때 다시 보기로 하죠.
고랭지 채소밭.
이 부근에 유달리 저렇게 채소밭이 많다보니 수질이 좋지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고랭지 채소밭으로 인해 대간의 훼손이 심한 곳 3군데 중 하나가 이곳입니다.
나머지 두 곳은 고루포기 산 부근과 낙동정맥이 갈리는 매봉산 부근.
.......................
삼봉덕유를 거쳐 신풍령까지 진행하는 게 오늘 구간 전부이나 갈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하여 저는 소사고개에서 접기로 합니다.
소사마을의 탑선 슈퍼입니다.
제가 처음 대간을 할 때 전 구간을 홀로진행을 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발인 바로 다음날이었는데 그때 여기서 1박하고 다음날 삼도봉 지나 물한계곡으로 내려갔었는데.....
아주머니도 많이 늙으셨군요.
좌측으로 대덕산이 보이고 우측이 초점산.....
신풍령에 가서 먼저 기다리다 오는 대원들과 합류합니다.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다음 주는 8주년 행사가 있다고 하는군요.
많은 인원이 참석을 하니 멋지게 행사가 마무리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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