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는 프로야구 개막전이 있어 야구장에 가느라 산에 들지 못하였습니다.
한 주 거른 건데 온몸이 찌부등함을 느낀다는 것은 비단 저뿐만이 아니라 산에 드시는 님들이라면 다 그러하실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어쨌든 이번 주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산에 들어가야겠습니다.
낙진이 내리든 방사성 은이 오든 아니면 황사가 내리든 무조건 가기로 합니다.
가는 곳은 예정대로 예전 한북정맥을 하면서 보아둔 곳인 백운산에서 백운동으로 내려가는 단맥과 도마치봉에서 우회전을 하여 778봉, 652봉을 거쳐 많은 님들이 답사한 곳은 아닐 법한 413봉을 지나 영평천과 도마치계곡 물이 만나는 합수점이 있는 다리인 도평교까지 입니다.
바로 옆에 있는 신로봉에서 가리산으로 가는 코스도 아주 매력적인 곳인데 오늘은 날씨가 좋지 않아 조망이 별로여서 그 끝내주는 가리산 구간은 뒤로 미룹니다.
산행 개요
1. 산행일시 : 2011. 4. 10.
2. 동행한 이 : 홀로산행
3. 산행 구간 : 백운동 ~ 453봉 ~ 백운산 ~ 도마치봉 ~ 향적봉 ~ 흥룡봉 ~ 도평교
4. 소요시간
구간 |
지 명 |
거리 |
출발시간 |
소요시간 |
비 고 |
453단 맥 |
백 운 동 |
|
08:20 |
|
|
453봉 |
0.78 |
08:45 |
25 |
5분 휴식 | |
정맥구 간 |
백 운 산 |
3 |
10:02 |
77 |
8분 휴식
|
흥룡단 맥 |
도마치봉 |
2.1 |
10:55 |
53 |
|
향 적 봉 |
1.5 |
11:43 |
48 |
23분 점심 | |
흥룡봉 |
0.8 |
12:33 |
50 |
| |
578.1봉 |
1.9 |
13:36 |
63 |
5분 휴식 | |
도평교 |
3.6 |
14:51 |
75 |
| |
소 계 |
9.9 |
03:56 |
03:18 |
순운행시간 | |
누 계 |
13.68 |
05:41 |
05:00 |
순운행시간 |
산행 기록
동서울버스터미널에서 사창리로 가는 06:50 발 첫 버스에 오릅니다.
일동을 지난 버스는 이동을 지나 백운동에는 08:10에 도착하는군요.
백운동 백운산 영업소에 하차하여 산행 준비를 합니다.
흥룡사 북동쪽에 있는 마을. 산이 높고, 골이 깊어, 흰 구름이 늘 끼여 있어 白雲山이라 불러 오다가 동네가 생기면서 백운동이라 하였다. 백운동은 백운동계곡으로 더욱 유명한데 그 길이가 장장 10여 Km나 된다. 강원도와 경계를 이루는 광덕산과 백운산 연봉, 박달봉 등에서 발원하는 영평천 상류의 벽담옥수는 글자 그대로 명경지수이다. 이 계곡에는 천년고찰의 흥룡사가 있어 창건 당시에는 명산대찰로 일대가람을 이루었다고 한다.
08:20
흥룡교를 건넙니다.
이곳의 여러 지명은 옆에 있는 흥룡사와 관련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흥룡사(興龍寺)에 관하여 알아봅니다.
이동면 도평리에 있는 해발 904m의 백운산에 있는 흥룡사는 신라 말엽에 도선국사가 창건하였으며, 1922년 중수하면서 흑룡사로 절 이름을 고쳤다가 다시 오늘날의 흥룡사로 바뀌었다. 절터를 정할 때 나무로 만든 세 마리 새를 날려보냈는데 그 중 한 마리가 백운산에 앉아 그 자리에 절을 세웠다고 한다.
그 다리를 건너는데 물이 너무 맑아 사진에 담아봅니다.
|
||
그 다리를 건너면 이런 시설물이 두 개가 나옵니다. 그 큰 길을 따라 오릅니다. 사실 이 구간은 정상적인 코스를 밟아 453고지를 올라 백운산으로 오르는 게 정석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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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마루금 산행을 원칙으로 계획하고 있는 저는 물을 건너야 하는 정통적인 코스보다는 주릉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지도에 나와 있는 대로 눈 앞에 보이는 적당한 곳을 찾아 오르기로 합니다.
지도를 확인하면 버스에서 내려 흥룡교를 건너자마자 바로 마루금 즉 453봉으로 올라가는 산줄기 하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줄기를 찾고 있는 겁니다.
물론 무턱대고 나무를 헤치고 올라가는 것은 아니고 그 산세를 올려다 보면 길 비슷하게 생긴 곳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 길은 약초꾼이 만들었던 것이건 선답자가 만들었던 것이건 아니면 동네주민들이 나무를 하러 가기 위해서 이용했던 곳이건 그 길은 존재할 것이라는 확신이 항상 있습니다.
그 길을 보니 아무래도 저 쉼터 간판 뒤로 오르는 게 만만할 것 같습니다.
그 등로를 오릅니다.
역시나 길이 없을 것 같이 보이는 된비알이었지만 희미하기는 하나 길 같은 것이 나타나다 이윽고 이렇게 명백한 길로 이어집니다.
오지 산행이 아닌 한 거의 길이 있다고 보면 됩니다.
08:40
철조망이 나타납니다.
386봉입니다.
철조망이 설치된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정규 등로를 이용하라는 것입니다.
혹시나 있을 지 모르는 안전사고를 대비하기 위함인 것 같군요.
아래에서 올라오는 아주 시원한 정규 등로와 만나니 이제부터는 룰루랄라하면서 산행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고는 이정표도 보입니다.
포천시는 다른 곳과는 달리 이정표 하나는 잘 만들어 놓았습니다.
너무 자주 있어서 피곤하기도 하였지만...
08:45 (N38 04.243 E127 25.158)
오늘 처음으로 전망이 트인 곳이 나타나는군요.
이곳이 지도 상에 나타나 있는 453봉 입니다.
이곳에서 진행 방향으로 한북정맥 마루금을 바라볼 수 있군요.
개스가 낀 게 조금 불만입니다.
그리고 특기할 만한 것은 이곳 이정표에는 항상 위도, 경도 표시가 되어 있는데 이는 혹시나 있을 지 모르는 안전사고 시 119에 구조 요청을 할 때 아주 긴요하게 쓰이는 자료입니다.
이 위치만 불러주면 헬기가 바로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니까 말입니다.
그 전망대에서 이따 진행할 마루금을 조망해 봅니다.
멀리 한북정맥 상의 국망봉으로 향하는 줄기도 보이고 가까이는 도마치봉에서 흘러내려오는 흥룡봉의 연봉도 볼 수 있습니다.
흥룡봉 줄기에서 흥룡사로 내려오는 줄기가 여러 개 있는 만큼 하산하는 코스도 여러 갈래일 것입니다.
08:57
몇 분 놀다 올라오면서 만나는 이정표입니다.
왼쪽으로 잠시 조망이 터지는 곳이 나옵니다.
광덕산의 동그란 탁구공이 육안으로도 확인이 되는데 카메라로는 ....
흥룡봉 연봉 사이로 고개를 내민 게 하나 있습니다.
원래 오늘 진행하려다 날씨가 좋지 않아 포기했던 가리산입니다.
산세가 험한데 비해 1등급 조망을 제공해 주는 곳을 이렇게 개스가 낀 날 가는 것은 헛품만 파는 일 같아 비 온 다음날 가기 위하여 오늘은 이 코스로 만족하기로 합니다.
09:10
뚝 떨어지는 안부입니다.
위험해 보이는 우측 방향으로는 등산로가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서 있습니다.
한눈에도 그렇게 보이는 낭떨어지입니다.
이 곳은 참 돌이 많더군요.
한북정맥의 이 부근 구간 중 가평쪽은 돌이 없는데 이 포천 방향은 다릅니다.
그래서 채석장이 많은 것 같기도 합니다.
09:16
봉래골 삼거리 표지판이 있는 봉우리(604m)에 도착합니다.
봉래골의 정확한 위치가 지도에도 표기되어 있지 않아 확실하게 알 수 없군요.
그곳을 지나자마자 바로 조망이 트인 곳이 또 나타납니다.
육산에 비해 암산이 좋은 것은 이렇게 훌륭한 조망을 제공해 주어서 입니다.
어차피 정맥에 오르면 잡목으로 인해 시야 확보가 어려울 것이므로 실컷 감상을 하며 오릅니다.
이제는 명성지맥도 한눈에 들어오는군요.
한북정맥의 광덕산(1.046.3m)에서 남서쪽으로 분기하여 830봉 갈림길에서 자등현을 지나 각흘봉(838m)- 약사령 - 명성산(923m) - 여우봉(720m)- 여우고개 -사향산(736m) -관음산(733m) - 도내지고개- 불무산(662.7m) - 운산리고개 - 보장산(555m)를 거쳐서 한탄강과 영평천의 합수점인 아우라지에서 그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약 52km의 산줄기를 말한다.
그리고 그 영평천의 발원지가 이곳이기도 하니 산이나 강이나 모두 하나인 듯합니다.
그 명성지맥을 거꾸로 진행을 하니 자등현을 거쳐 광덕산으로 오르게 되는데 잡목으로 그 연결하는 마루금을 볼 수 없는 게 유감입니다.
09:31
아! 봉래골이 아니고 봉래굴이었군요.
그러니까 이곳이 봉래굴로 내려가는 삼거리라는 얘기군요.
아까 그 표지판은 오기였다는 얘기입니다.
이 지점이 흥룡사에서 백운산까지의 구간 중 2/3가 되는 지점입니다.
봄이 다가왔음을 느끼게 되는군요.
09:40
이제 고도도 770고지로 올랐군요.
09:55
백운산 정상도 300m밖에 남지 않았고....
정상에 다다를수록 평평해지는 느낌이 드는 게 힘이 덜 듭니다.
10:01
이런 말뚝이 나오면서,
드디어 정상이 보이는군요.
10:02 (N38 04.494 E127 26.673)
드디어 백운산 정상입니다.
정상은 헬기장 시설이 되어 있고 삼각점과 정상석이 서 있습니다.
갈말 27이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정상석과 이정표 뒤로 회목고개와 회목봉이 보입니다.
그런데 김형수 님의 '한국555산행기'를 보면 이 곳을 단순히 903.1봉이라 적고 다만 삼각점이 잇는 곳으로 표기하고 있으며 포천시 등에서 부르고 있는 '도마치봉'을 본래의 백운산으로 적고 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단지 그곳이 이곳에 비해 표고가 높다는 것을 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명에 관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국토지리정보원 발행의 도엽명 갈말 1/50,000 지도를 보면 분명히 이곳을 백운산으로 명기하고 있습니다.
삼각점이 있다고 하여 그 이름을 가지게 되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고 단지 그 봉우리가 주변의 봉우리에 비하여 고도가 높다고 하여 예로부터 내려오던 이름을 가로챌 수는 없다 할 것입니다.
저로서는 확실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어 단언을 할 수는 없지만 오히려 백운산 아래에 있는 마을이 백운동으로 구름과 관련지어 이름지어졌고 도마치봉이라 일컬어지는 948.3봉 아레에 있는 골이름이 도마치계곡이라 불리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이곳 지명들은 포천시에서 부르는 대로 부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보면 화악지맥 상의 계관산을 가평군에서는 주위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고 하여 '큰촛대봉'에 계관산 정상석을 세워 놓는 우(愚)를 범하고 오히려 가평문화원에서 적고 있는 것이나 국립지리정보원에서 표기하고 있는 것에 어긋나게 임의로 표기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정상석 뒤에는 아주 훌륭한 시 한 편이 새겨져 있습니다.
포천 출신인 봉래 양사언의 시입니다.
우정에 관한 상징적인 사람의 전설이 깃들여져 있군요.
유백아는 춘추시기 촉나라의 저명한 음악가이다. 유백아는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천부성이 아주 높았으며 음악을 남달리 좋아하였다. 그는 당시의 유명한 연주가 성연(成連)을 스승으로 모시고 음악을 공부하였다.
3년이 지난뒤 유백아는 당지에서 명성 높은 연주가가 되였지만 예술적으로 더 높은 경지에 도달할 수 없는 것으로 인하여 고민하였다. 그의 속마음을 꿰뚫어 본 스승 성연은 그에게 “나는 이미 나의 전부의 기예를 자네에게 가르쳤고 자네 또한 잘 소화시켰다. 음악의 감수성과 이해에 있어서는 나 자신도 아직 터득하지 못하고 있다. 나의 스승 방자춘(方子春)은 뛰어난 연주가로서 음악에 대해 독특한 감수성을 지닌 분이다. 그 분은 지금 동해의 한 섬에 살고 있는데 자네를 그 분한테 데리고 가서 계속 가르침을 받도록 하고 싶은데 자네 생각은 어떠한가”고 물었다. 그말을 듣고 유백아는 흥분을 금할 수 없었다.
그들은 일용품과 먹을 것을 충분히 챙겨 가지고 배를 타고 동해를 향해 떠났다. 배가 동해의 봉래산에 이르자 스승 성연이 백아에게 “ 내가 가서 스승님을 모시고 곧 돌아 올테니 자네는 봉래산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게나” 라고 말하고는 배를 몰고 떠났다. 며칠이 지나도 스승이 돌아오지 않자 유백아는 몹시 상심하였다.
외로운 섬에서 매일 같이 바다를 동무삼고 삼림 속을 날아다니는 새들과 대화하노라니 서서히 감정의 변화를 가져오고 심령이 정화되였다. 유백아는 예술의 본질을 진정으로 터득해야만 대를 이어갈 수 있는 걸작을 창작할 수 있다는 이치를 깨닫게 되었다. 후에 유백아는 뛰어난 연주가로 되기는 하였지만 그가 연주하는 곡을 흠상할 줄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유백아가 배를 타고 유람할 때였다. 배를 높은 산과 나란히 저어갈 때 갑자기 큰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배를 산기슭에 멈추고 비가 멈추기를 기다려야만 했다. 주루룩 주루룩 내리는 비소리와 수면에 떨어지는 빗줄기가 조화를 이루어 생생한 풍경으로 한눈에 안겨왔다. 유백아는 거문고를 받쳐 들었다. 한창 거문고를 타던 유백아는 금현이 이상하게 떨림을 느꼈다. 그것은 연주가의 심령의 감응으로서 부근에서 누군가가 그의 연주를 듣고 있음을 말해 주고 있었다. 백아는 선창으로 나와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강 언덕 수림가에 종자기라는 나무꾼이 앉아 있었던 것이다.
유백아는 그를 배에 청해왔고 서로 통성명 한 후 유백아는 ”내가 당신을 위해 한곡 연주하려 하는데 어떻습니까?”하고 묻자 종자기는 귀를 가시고 듣겠노라고 답하였다. 유백아가 즉흥으로 “고산(高山)”을 연주하자 종자기는 “얼마나 웅위로운 산인가!”하고 찬탄하였고 “유수(流水)”를 연주하자 종자기는 “얼마나 거세찬 강물인가!” 하고 감탄하였다. 유백아는 놀랍고 흥분되어 종자기에게 말하였다.”이 세상에서 당신만이 나의 마음의 소리를 알아 듣는구려. 당신이야말로 나의 지기네”
그리하여 두 사람은 생사지교를 맺게 되었다고 한다.
유백아는 유람이 끝나면 곧 그를 찾아 보겠노라고 종자기와 약속하였다.백아가 약속대로 종자기를 찾아갔을 때 불행하게도 종자기는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없었다. 이 소식에 접한 유백아의 비통은 이를데 없었다. 그는 종자기의 묘소에 가서 그를 위해 그리움과 비통한 마음을 담아 한곡 연주한 후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리고나서 가장 아끼던 소중한 거문고를 종자기의 묘 앞에서 박살냈다. 그 이후로 유백아는 거문고와 인연을 끊었고 사람들은 다시는 그가 연주하는 것을 본 적 없다고 한다.
그리고 아까 본 그 '봉래굴'의 유래도 양사언의 호가 '봉래(蓬萊)'와 관계가 있었군요.
10:10
간식으로 빵과 물을 좀 마시고 잠시 쉬다가 출발합니다.
광덕고개 쪽에서 두 팀이 올라오시는군요.
이제 한북정맥을 밟으며 도마치봉까지 진행을 합니다.
우선 이정표 하나를 지나게 되는군요.
10:29
삼각봉(918m)입니다.
정상석과 이정표 이외에는 별다른 게 없습니다.
그러니 바로 출발합니다.
10:33
그런데 삼각봉을 내려와 잡목 숲을 지나며 도마치봉을 향하는데 바윗덩어리 하나가 보이는군요.
조망이 가능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나무를 헤치고 바위 위로 올라섭니다.
바로 왼쪽으로 도마치봉이 보이는군요.
그 뒤로는 신로봉 그리고 가리산까지....
가리산 오른쪽으로 흥룡봉이 보이고 그 뒤로 명성지맥의 사향산이 보이며,
그 오른쪽으로도 명성지맥의 각 봉우리들이 보입니다.
안타깝게도 이렇게 개스 속으로 본다는 것이 약간은 유감이군요.
그 지맥은 약사봉을 지나 각흘산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뒤를 돌아 봅니다.
지나온 백운산입니다.
아무래도 이쪽 북쪽 사면은 이제 눈이 녹고 있어서인지 이렇게 질퍽합니다.
내려오다 미끄러지기도 하는 날에는 궁둥이가 볼 만해 집니다.
10:55 (N38 03.510 E127 26.636)
도마치봉입니다.
지도에는 948.5m로 나와 있는데 정상석은 925.1m 이군요.
이 한북능선은 가평군과 포천시의 경계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이 도마치에 대해서 각기 다른 전설을 가지고 잇다는 게 흥미롭습니다.
즉 포천시에서는,
구정동과 도리평 사이의 깊은 골짜기에 있는 마을. 태봉국왕 궁예가 패하여 도망갈 때 이곳을 경유하게 되었는데, 산길이 너무 험난하여 이곳에서 말을 내려 끌며 갔다고 해서 도마치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라고 적고 있는 반면 가평군에서는,
이 계곡은 마을회관으로부터 북쪽으로 약 4.5㎞지점에 있으며, 적목리 용수목 삼팔교에서 강원도 경계인 도마치 고개까지를 말한다. 심산유곡에서 흘러내리는 도마치 계곡의 하천수는 전국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청정 옥수이다.
이 마을은 6.25를 전후하여 70∼80여 가구가 살고 있었으나 화전정리와 함께 전 마을이 이주하였고, 분교도 있었으나 폐교되어 지금은 옛터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이 계곡에는 대골, 무주채폭포, 용소폭포, 국망봉 등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자태를 뽐내고 있으며, 강원도로 넘는 지방도 363호선의 노선 양측에는 이름 모를 꽃들이 가을의 정취를 더해주는 듯 하다.
대골(竹谷)은 높은 산에 자생하는 신초(神草) 대나무가 있다하여 대골이라 불리워졌고, 도마치 고개는 옛날 차도가 없을 당시 도보로 가평장을 보기보다는 사창리가 가까워 사창리 장으로 많이 다니면서 혼인도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주민들과 적목리 사람들 사이에 많이 성립되었다고 하여 도와 도의 경계를 왕래하는 고개라는 뜻으로 도마치라 하였다.
고 적고 있습니다.
뭐 그냥 전래되어 오는 거니까 어떻게 믿든가 큰 상관은 없을 것 같습니다.
신로봉 연봉이 아까보다 더 희미해졌군요.
날씨가 더 나빠지는 것 같습니다.
뒤를 돌아보아 백운산을 바라봐도 그렇고...
자, 이제 흥룡봉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따라 진행합니다.
등로와 군 교통호가 뒤엉킨 내리막길을 급하게 내려오는 데 왼쪽으로 절경들이 펼쳐집니다.
과연 신로봉 연봉들은 암봉이라 그런지 볼거리가 많습니다.
진행방행도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11:06
바윗덩어리가 나오는 걸 보니 여기도 조망하기가 괜찮은 곳 같습니다.
역시 그렇군요.
흥룡봉 일대의 봉우리로 제가 이제 진행할 곳입니다.
봉우리가 많으니 오르내릴 때 힘이 좀 들 것 같습니다.
가까이 있는 봉우리, 뒤로 이어지는 신로봉 연봉에 가리산까지...
내려오다 만나는 이런 봉우리도 있고....
참으로 경치가 빼어난 곳입니다.
이런 줄에 의지하여야 하기도 하지만 이 구간은 우측으로 우회로도 잘 나 있습니다.
아까 그런 바윗덩어리를 언제 지났냐는 듯이 바위 옆으로 이런 길도 있고...
11:31 (N38 03.628 E127 26.059)
해발 700고지에 있는 흥룡사 삼거리입니다.
도면 상 고개삼거리라고 표기된 곳입니다.
이곳이 안부이고 또 한참이나 높은 봉우리를 힘을 들여 올라가야 할 것이므로 탈출로로 이용해도 괜찮을 곳입니다.
물론 지도에 나오는 백운산은 도마치봉으로 정정하여야 할 것입니다.
잠시 물 한 잔 먹고 오르기로 합니다.
11:43
오르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군요
10 분 정도 걸려서 올라왔습니다.
표지판에는 이곳을 향적봉(778m)으로 표기해 놓았군요.
북덕유 향적봉이라....
여기서 점심을 먹고 가야할 것 같습니다.
따뜻한 봄볕을 맞으며 말입니다.
대부분의 산님들은 이곳에서 우측으로 하산길을 잡는 것 같습니다.
12:06
점심을 다 먹고 다시 출발합니다.
진행할 봉우리들이 봉긋봉긋 솟아 있는 게 참 예쁩니다.
백운동 마을 정경도 평화롭게 보이고...
과연 험한 등로라는 표현과 같이 돌도 많고 로프도 많습니다.
하지만 포천시에서 워낙 등로 정비를 잘 해 놓아 초보자라도 별 문제 없을 것 같습니다.
이 곳을 살짝 돌아드니,
12:13 (N38 03.497 E127 25.710)
이정표가 있는 760봉입니다.
이곳도 하나의 post가 되는 곳이므로 '이정표봉'으로 불러도 무난한 곳입니다.
저망이 아주 잘 되는 이 이정표 봉에서 편하게 등로를 이어갑니다.
그러나 곧 이런 험로를 만나게 되나 로프도 있고 바닥돌도 그리 미끄럽지 않아 별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다만 그 바윗덩어리들을 우회할 때에는 좀 이런 사면들이 있어서 미끄러울 때에는 약간의 주의가 필요할 것 같군요.
그러나 이 정도의 등로이니 그리 크게 위험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12:27
다시 이정표를 하나 지납니다.
다시 또 바위 하나를 우회하여 도니,
12:33 (N38 03.466 E127 25.461)
나무껍질이 벗겨진 약간은 흉축스러운 나무들이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봉우리에 오릅니다.
흥룡봉입니다.
그 정상에는 이렇게 흥룡봉 표시와 774m라는 표기까지 되어 있으나 이는 오기 같습니다.
등산 지도에는 730m라고 표기되어 있고 제 GPS에도 그 정도 높이로 표시 되어 있습니다.
730m가 맞을 것 같습니다.
옆으로 조망을 할 수 있는 곳이 보여 잠시 뒤를 돌아봅니다.
그 흥룡봉 바로 옆에는 이런 미니 헬기장도 설치 되어 있습니다.
다만 이곳에는 삼각점이 없어 정확한 높이를 알 수가 없군요.
12:43
이정표 하나를 더 지납니다.
여전히 로프가 길을 안내해 줍니다.
그 로프는 바로 평평한 봉우리 하나로 안내를 해 주는군요.
12:51 (N38 03.624 E127 25.064)
585봉입니다.
도마치봉, 흥룡사 그리고 652봉으로 갈리는 삼거리이기도 합니다.
표지판에는 도마치 2-2봉이라 적혀 있고 694m라고 병기까지 하여 놓았군요.
아까와 마찬가지로 또 잘못된 표지판입니다.
이정표를 많이 만들어 설치하여 놓기는 하였는데 정확한 수치인지는 의문이니 안타깝군요.
자, 저는 등산로 아닌 곳으로 듭니다.
그 입구는 나무로 막아놓고 등로도 희미하기는 하지만 이내 자신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마루금에 등로가 없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이 정도면 양호하지 않습니까.
진행방향도 거의 이 정도 수준이니 꼭 한번 권할 정도의 수려한 코스입니다.
시간도 그다지 많이 소요되지 않고....
이렇게 돌들이 많은 곳이니 조망도 간간이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곳은 정규 등산로가 아닌 만큼 이렇게 잡목이 많고 낙엽이 많은 것도 사실이긴 합니다.
그러나 그런 곳인 만큼 길을 찾아가는 재미나 호젓함을 느낀다는 점에서는 그 어느 곳도 이런 코스를 따라오지 못합니다.
13:12 (N38 03.520 E127 24.789)
652고지인 이곳은 '도마치2-3' 혹은 삼각점봉이라고 칭한 이곳에서는 아무리 찾아봐도 삼각점을 찾을 수 앖더군요.
그런데 국립지리정보원 발행 지도에도 삼각점 표시가 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이곳이 확실한 652고지입니다.
652고지를 지나자 급격히 떨어집니다
그러고는 직벽을 만나게 되는데 그 올라가는 길이 약간은 난감합니다.
이곳은 로프 같은 것이 없어 그런 시설물의 도움을 받는다는 생각은 금물입니다.
바위 옆으로 난 조그만 통로 같은 것이 이 코스의 등로입니다.
겨우 한 사람씩 빠져나갈 수는 있겠습니다.
13:24
그곳을 오르니 이런 곳이 다시 나타납니다.
헬기장을 조성하려다 그만 둔 곳 같습니다.
13:24
616봉입니다.
별 특이점이 없는 봉우리이나 이런 표지판이라도 있으니 다행이군요.
비정규 등로에 들어서서 처음 만나는 표지띠입니다.
익히 만나 본 표지띠라 아주 낯이 익습니다.
이 분도 자주 뵙는 것을 보니 산행만큼은 무섭게 다니시는 분 같습니다.
언젠가 뵙게 되겠지요.
항상 안산하시기 바랍니다.
이제는 길이 한결 부드러워졌습니다.
13:36
이런 곳을 만나면 무조건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이런 곳에 삼각점이 있다는 것이지요.
결국 이곳이 578.1봉이라는 것입니다.
이제 평탄한 길을 따라 내려갑니다.
좀 넓은 지역이라 길을 찾기가 쉽지 않으나 이곳 포스트로 무덤이 한 기 있습니다.
그리고 망주석(望柱石) 두 기도 서 있어 이것을 찾으면 손 쉽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13:53 (N38 03.620 E127 24.13)
계속 부드럽게 진행을 하다보면 길의 흐름을 좌측으로 살짝 굽어지게 되는데 직우(直右)방향으로도 길이 명확하여 그 길로 들기 쉽습니다.
더욱이 좌측으로 진행을 하면 뒤로 너른 길이 보여 자꾸 뒤가 간질거립니다.
그냥 이런 장쾌한 마루금을 믿고 직진을 하여야 하는 곳입니다.
그러면 이렇게 확실한 길을 만나게 되는데,
아까 그 직우(直右)방향으로 진행을 하면 왼쪽 사진의 급내림으로 진행을 하게 되어 도평리 삼거리 마을로 떨어지게 됩니다.
즉 백운동과 와수리 가는 방향이 갈라지는 도평삼거리 바로 그곳입니다.
14:08 (N38 03.405 E127 23.750)
413고지입니다.
지도에는 이곳에도 삼각점 표시가 되어 있는데 찾지를 못하겠더군요.
어쨌든 이곳이 413봉입니다.
14:23
내리막을 조심스럽게 내려갑니다.
14:24
말뚝 같은 곳이 있는 326고지입니다.
오래된 삼각점도 아니고 그냥 경계석 같은 것 같습니다.
이제 찻소리도 나는 것 같으니 거의 다 온 것 같습니다.
왼쪽으로는 군 유격장이 계속 쫓아오고 있고 우측으로는 47번 국도가 같이 진행합니다.
14:35 (N38 03.199 E127 23.33)
265봉으로 이곳에는 군 진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것도 무슨 삼각점 같기도 하는데 그냥 말뚝이 맞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는 길이 갈리는데 진행방향은 이 무덤 왼쪽 끝입니다.
14:45
그러면 갑자기 확 트이는 곳이 나오며 버스를 타고 이곳을 보며 지날 때 보던 이곳이 나타납니다.
그곳에서 오늘 산행이 마감되는 도평교가 보이고 그 뒤로는 명성지맥이 지나는 여유고개와 사향산이 보입니다.
그 왼쪽으로는 이동면 소재지로 가는 길이 보이고....
그 왼쪽으로는 가리산을 지나 신로봉으로 오르는 마루금이 보입니다.
내려오다 본 이름이 쓰여져 있는 나무입니다.
분명 수목장을 한 흔적도 아닌 것 같고....
승진교를 건너면서 그 계곡물이 영평천에서 내려오는 물과 합치는 것을 보게 됩니다.
14:51
그 길을 걸어 나오면 가리산 휴게소라는 매점이 보입니다.
이곳 오른쪽에서는 가리산 산행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다음 가리산 산행도 아마 이쪽으로 하산 코스를 잡게 될 것 같습니다.
이동면 택시를 불러 이동으로 나가 버스를 타고 귀경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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