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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정맥/한남정맥의 지맥, 단맥

양화지맥 (동여주 CC ~대포산 ~ 금강CC ~ 여주CC ~ 북성산 ~ 왕대리입구 ~ 합수점)25.55km

 

 

오랜만에 네 사람이 모였습니다.

쓰고 보니 향토예비군 노래의 한 귀절 같군요.

어쨌든 그 주인공은 신산경표가 제시한 162지맥을 완주한 '산으로'님과 범여님 그리고 수헌님입니다.

이분들의 명성이야 이 업계(?)에서는 누구라도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분들이니 새삼스럽게 소개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지난 1월은 개인적으로 워낙 바빠서 산행다운 산행을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지리는 매일 부르는데 일에 매이다 보니 산행은 엄두도 내지 못했던 것입니다.

 

지난 12월에 한 약속.

설 연휴에 한 방 하자는 거였죠.

2019. 2. 6. 수요일.

기다리고 기다리던 날이었습니다.

모든 제 일이 오늘에 맞춰져 진행이 됐으니 홀가분하게 동서울터미널로 나갈 수 있습니다.

좀 일찍 나가서 육개장 한 그릇 먹고 있으니 07:10.

07:20발 출발 시간에 맞춰 다들 도착합니다.

고속도로 경유 여주 태평리 터미널에 도착합니다.

오랜만에 오는 곳입니다.

지도 #1

08:16

도착하기 무섭게 태평리 터미널 주변을 스캐치하는 수헌님과 범여님.

역시 꾼들 답습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여주시 가남읍 금당리.

금당이라...

담징이 떠오르고 일본 호오류사가 생각나는군요.

 

어쨌든 그 금당리로 가서 예전에 진행했던 독조지맥에 발을 디디는 것이 우선입니다.

대한산경표에서 제시한 양화지맥을 하기 위함이죠.

주지하다시피 독조지맥은 박성태 선생님의 역저 신산경표에 나오는 162지맥 중 하나로 한남정맥의 문수봉403m에서 분기한 앵자지맥을 모태로 합니다.

즉 독조지맥은 앵자지맥 능선에서 0.7km 벗어난 독조봉434m을 시작으로 건지산 ~ 마국산 ~ 철갑산을 지나 청미천이 남한강에 잠기는 합수점에서 그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약63.1km의 산줄기입니다.

그런데 그 청미천에 도착을 해보면 물 건너로 잠기는 한남금북정맥(신산경표에서는 호서정맥)의 오갑지맥이 눈에 들어옵니다.

즉 한남금북정맥의 보현산 부근에서 가지를 치는 부용지맥을 모태로 하는 오갑지맥은 부용지맥의 수레이산679m 부근에서 분기하여 오갑산609m ~ 마골산275m을 지나 역시 청미천으로 그 맥을 잠기는 도상거리 약 30km의 산줄기입니다.

그런데 이 오갑지맥과 독조지맥이 한 물줄기 즉 청미천을 공통된 물줄기로 안고 있으니 이는 우선 '산자분수령'의 대원칙에 위배된다는 의심을 갖기에 충분함에도 그 누구도 둘의 관계를 설명해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의심과 궁금함은 거기서 시작되었습니다.

하나의 줄기에서 다른 하나의 산줄기가 가지를 칠 때 그 물줄기는 오직 하나여야 한다는 진리!

여기에서 우리 선조들은 산줄기와 물줄기는 둘이 아닌 하나라는 이른바 '산줄기·물줄기 동일체의 원칙'인 '산자분수령'의 원리를 발견하였던 것인데 이 경우 청미천은 두 개의 산줄기를 안고 있다니.....

그렇다면 우리가 혹시나 그 두 개의 산줄기를 보는 시각이 잘못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산줄기의 기본은 물줄기와 산줄기일 것이니 이 청미천의 경우 신산경표의 부용지맥 일부와 오갑지맥 전부를 잇는 산줄기가 이 청미천과 함께 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즉 정맥에서 분기한 부용지맥이 가지를 칠 때 그 사이에서 발원하는 청미천은 그 부용지맥의 끝이 청미천이 한강과 만나는 합수점에서 그 맥을 다하여야 하는 게 맞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신산경표의 부용지맥은 지금과 같이 수레의산에서 우틀할 게 아니라 그냥 직진하여 지금의 오갑지맥으로 가야 하는 게 합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주행하는 선이 확정될 경우 그 산줄기의 이름은 그저 물줄기의 이름을 따서 청미지맥으로 하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론이 구성될 경우 이 독조지맥을 다시 보는 것도 합리적인 의심의 발로일 터 그렇다면 이것도 앵자지맥이 경안천과 한강의 합수점으로 가는 주지맥이니 이 독조지맥도 마찬가지로 독조봉 부근에서 분기할 때 그 사이에서 발원하는 양화천이 한강과 만나는 합수점으로 가는 것이 맞습니다.

분명히 앵자지맥의 주행이 그랬잖습니까?

앵자지맥과 이 독조지맥을 '물줄기와 산줄기 동일체의 원칙'에서 달리 볼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게 단순하게 보는 게 산줄기 이론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쉽게 마루금을 그을 수 있다는 것!

그렇다면 이 독조지맥은 지맥의 철갑산과 신통산 중간 어느 지점에서 대포산252m으로 빠져 북성산258m을 지나 양화천과 남한강의 합수점으로 가야할 것이고 이럴 경우 그 이름은 신산경표와 구분하기 위하여 물줄기인 양화천의 이름을 따서 '양화지맥楊花枝脈'으로 이름하자는 것입니다.

이게 대한산경표의 산줄기를 보는 시각이자 자세입니다.

사실 이런 것들은 다 박성태 선생님으로부터 배운 것이고 이런 이론의 근저에는 선생님의 가르침이 있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어쨌든 이렇게 이론이 구성될 경우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해룡지맥 또한 위 원칙에 딱 맞아떨어지게 되고 그 이름은 복하천의 합수점으로 가는 것이니 '복하지맥'으로 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면 기존 독조지맥의 자투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의문점이 남습니다.

우리 선조께서 물려주신 이 산하 좁게는 이 산줄기와 물줄기는 하나도 버릴 게 없습니다.

다만 이 줄기가 20km에도 채 미치지 못하므로 지맥 대신 단맥의 개념을 가져와 '청미북단맥' 정도로 부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오늘 구간은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철갑산과 신통산 중간 어디쯤에서 대포산으로 빠지는 줄기를 타고 진행하여야 할 것이고 그 분기점이 오늘 산행의 시작입니다.

지도를 보면 그 지점이 203봉 부근인데 아쉽게도 바로 그 자리가 지맥꾼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골프장이 자리하고 있씁니다.

바로 동여주CC입니다.

그 부근을 지햬롭게 통과하는 것이 오늘 산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느냐의 관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은 세 개의 골프장을 지나야 하니.....

 

한편 이 지맥의 이름을 가지게 된 원인을 제공한 양화천이 다른 이름을 제치고 왜 양화천楊花川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이따 마지막 양화천 합수점에 가서 살펴보기로 합니다.

좌측이 철갑산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지나 188.5봉 부근이고 가운데 움푹 들어간 곳이 예전에는 안부였던 곳인데 지금은 골프장 카트가 이동하는 길일 것이며 우측이 우리가 능선을 이어갈 곳입니다.

08:40

우선 골프장 안으로 진입하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골퍼들의 플레이에 방해가 되지않도록 조용히 그리고 신속하게 움직여 주면 됩니다.

나머지는 범선배님의 몫이니 우리는 걱정 하나 할 필요 없습니다.

캐디가 와서 시비(?)을 붙어도 우리는 그냥 가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범선배님이 골프장의 특성을 활용하여 현란할 정도로 능수능란한  화술을 뽐내게 됨은 그동안의 경험과 범선배님의 타수가 얘기해 줍니다.

09:02

일단 능선에 붙습니다.

지도 #1의 '가'의 곳입니다.

곧 여주읍과 가남읍의 읍계를 걷게 된다는 것입니다.

반가운 표지띠도 보고.....

09:10

203봉으로 오릅니다.

아!

박건석님.

산이름 작명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으신 분이죠.

사실 이 봉우리가 금당리에 있는 봉우리이니 금당봉일 수도 있고 그렇게 부르는 게 맞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선생께서 오르는 봉우리가 무명봉이라면 그 봉우리란 봉우리에는 죄다 이름을 갖다붙이니 여러 가지 혹평이 뒤따르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 이름에도 신뢰가 가질 않습니다.

산 이름은 그렇게 아무렇게나 막 지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에게는 이름이 있듯이 땅에도 이름 즉 지명이 있다. 사람은 이름이 있어 이를 통해 그 사람의 행적을 알 수 있듯이 지명은 그 땅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온 이들의 문화가 고스란히 배어 있다. 따라서 지명은 지역의 역사, 형상, 풍속, 의식, 도덕, 종교 등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니 그 지명을 파악하는 것은 그 지역의 역사를 아는 것과 같다 할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오래 흐르면 처음 부를 때와는 전혀 다른 뜻을 가진 이름으로 변해 있어 엉뚱한 의미로 불리는 경우도 왕왕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우리 고유 글이 없다가 한자가 들어오면서 한자식으로 발음을 하다가 다시 한글 이름으로 바뀌었고 그걸 일제강점기 때 그들의 편의대로 일본식 한자로 바꾼 경우도 많아 정확한 뜻을 알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 '현오와 걷는 지리산' 중에서 발췌

09:15

그러고는 지도 #1의 '나'의 곳에 다다릅니다.

지도를 유심히 들여다 보는 산으로님.

이곳이 우리가 목표한 양화지맥 갈림길임을 확인하는 것이겠죠.

다들 오룩스 지도를 확대하며 188.5봉이 이 능선으로 올라오는 지점을 찾습니다.

골프장을 향하여 목을 조금 내민 부분.

예.

이곳이 맞습니다.

어디 가나 뵐 수 있는 분.

자하 선생님과 죽천 선생님이죠.

색 바랜 주천선생님을 뵙습니다.

09:30

220.5봉에 표지띠 하나를 걸어 두고....

이번 산행이 양화지맥 개척산행인 만큼 곳곳에 표지띠를 많이 답니다. 

09:36

오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지적도근점을 봅니다.

09:41

여주읍 하거리와 가남읍 안금리를 이어주는 도로.

주로 이 동여주CC 출입도로로 많이 이용될 것 같습니다.

장수산맥?

산맥을 다니시는 분이 이 산줄기는 뭔 일로 오셨습니까?

산맥이라는 이름을 붙이면 좀 색다르게 보입니까?

 

반면 우리가 산줄기에서 이야기하는 지맥은 枝脈이라는 한자를 쓴다. 그리고 이 枝脈산맥이라는 지질학적 개념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그것이다. 산줄기 개념이기 때문이다. 산줄기와 산맥은 다른가? 다르다. 간단히 얘기해서 산줄기는 우리들 눈에 보이는 산의 이음이다. 반면 산맥은 땅 속에 있는 것을 추측해서 땅 위로 끌어올려 그린 그림이다. 가령 땅속의 지질구조선이 생성 년대나 생성 방법이 같으면 같은 산맥이라 했다. 그러다 보니 산줄기는 곡선인 반면 산맥은 무조건 직선이다. 다시 말해서 산줄기는 자연의 선인 반면 산맥은 인공의 선인 것이다.

 

우리가 산줄기 즉 산경보다 산맥에 익숙한 이유는 그것이 절대적으로 옳아서가 아니라 교과서에서 그렇게 배웠기 때문이다. 1910년대부터 일제에 의해 교과서에 오른 산맥은 일반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는 있으나 많은 비판을 받기도 한다. 즉 완전한 학설은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학자들의 편의상 무리 없이 사용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지질구조선을 반영하면서도 산지의 지리적인 특성을 반영하는 보다 나은 산맥체계가 연구되고 제시되어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러한 산맥과 산줄기는 어떤 관계에 있을까? 정확하지는 않지만 좀 억지를 부려 한 마디로 얘기한다면 산맥이 아기라면 산줄기는 현재의 우리라고 보면 어떨까? 즉 태초에 지구가 생긴 다음 융기, 습곡, 단층, 화산 운동 등으로 지구 표면에 어떤 변화(구조적tectonic요인)가 생긴 다음 그것의 높은 부분의 이음이 시간이 흐르면서 풍화와 침식(기후climatic요인)으로 지금과 같은 산들의 이음이 되었을 때 전자는 산맥으로 보고 후자는 산줄기로 본다는 것이다.

그러니 산맥도 현재 움직임이 있으므로 생물이긴 하지만 외형 즉 분수계로 돌출되어 있는 산줄기에 비해서 그 움직임은 크지 않을 것이다. 산경표의 대간, 정맥 그리고 하위 개념인 지맥 등이 궁금하긴 하지만 너무 어려우므로 뒤로 미룬다.

 

  - '현오와 걷는 지리산' 중에서 발췌

이런 곳이 또 있죠?

'태백산맥산학회'라고 하던가?

09:57

그러고는 '대포산251m'입니다.

3등급삼각점(장호원 303)을 확인하고 산불감시초소로 올라가 주위를 감상합니다.

중앙 우측으로 북성산257.6m이 보이고....

오늘 산행하는 양화지맥 줄기 중 가장 북쪽에 있는 제 이름을 가진 봉우리입니다.

와이드로 잡으니 무지 멀게 보이는군요.

철갑산 방향.

그 좌측 뒤가 한남금북정맥입니다.

그런대로 볼만합니다.

대포산이니 그 이름에 걸맞게 산으로님이 막걸리 한 통을 땁니다.

돌팔이를 만나 큰 고생을 하신 범선배님은 아직까지 집행유예가 두 달이 남은 상태.

아직 술을 입에 대기에는 버겁다 하시는군요.

두 달 후 이 후배가 맛난 술 대접하겠나이다.

그러니 조금만 더 참고 건강 100% 회복하시기를 비나이다. 

안부를 지나, 

지도 #2

10:24

지도 #2의 '다'에소 크게 우틀합니다.

초보자라면 놓치기 쉬운 길입니다.

이제부터 고난의 행군이 시작됩니다.

곧 가시나무와 잡목이 시작된다는 얘기입니다.

이후 보이는 표지띠는 죽천선생님 것이 유일합니다.

10:42

드디어 마의 구간인 영동고속도로입니다.

고속도로 건너편에는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이 보이고....

예전 어느 때인가 이곳을 무심코 지나기만 했었는데....

이제는 새로운 얘깃거리 하나가 생겼습니다.

이 고속도로 언덕이 바로 양화지맥이 지나는 곳이라고....

그런데 저길 어떻게 지나나?

무조건 암거를 찾아야 합니다.

우선 관리용 계단으로 내려가,

고속도로로 바짝 붙은 다음,

 

운전자들의 운행에 방해가 되지 않고 도로공사에서 긴급차량이 출동하지 않도록 안전한 곳을 이용하여 이동합니다.

그러면 또 관리용 문이 우측으로 나와 그곳을 통하여 밖으로 나오면 새끼 손톤 만한 가시가 달린 아카시아 나무 묘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10:52

암거를 통하여 고속도로를 지나면,

그 다음은 또 장애물이 가로막고 있는데 뚜껑만 있다면 도망자의 '리차드 캠블'이나 '쇼 쌩크 탈출'의 앤디가 됩니다.

고속도로가 너무 붙어 있어 안전하게 이동하다,

적당한 곳에서 개구멍을 통해 고속도로를 빠져 나옵니다.

11:04

2분이면 통과할 길을 30분이나 되어 빠져나오게 되는군요.

이번에는 이 아울렛 방호를 맡고 있는 직원이 다가와 불심검문을 합니다.

행색을 보아하니 이런 곳에 올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어디서 오는 길이며 방문 목적이 뭐냐는 겁니다.

여차여차해서 저차저차하는 길이라고 설명을 해줍니다.

즉 측량기준점이 되는 삼각점 점검 차 나온 것이라는.... 

아울렛 좌측 뒷편으로 맥이 연결됩니다.

11:16

다시 지맥에 접속하여,

11:20

이동전화 중계소가 있는 210.5봉을 지나 우츨하여,

금강CC로 들어섭니다.

이 CC만큼은 범선배님이 회원권을 갖고 있는 곳이니 만큼 아무런 장애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미리 오늘 하루 휴장하라고 얘기를 했다고 하니 ....

11:35

그런데 정말 휴장이군요.

이 금강CC의 특징.

지맥의 맥을 그대로 살린 체 설계가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범선배님이 이 CC를 찾는 이유를 잘 알게 되었습니다.

금강 CC 예찬론이 펼쳐집니다.

그러면 그냥 지나가기는 좀 미안하니 여기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합니다.

 

11:44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둘로 앉아 가지고 온 겨우살이주를 반주 삼아 거나하게 오찬을 즐깁니다.

1시간 10분이 훌쩍 지나갑니다.

12:56

밥을 먹고 일어서자마자 바로 잡목지대가 시작됩니다.

금강CC가 그리워질만도 합니다.

146.5봉을 지나,

배수펌프장을 우회합니다.

13:09

펌프장 입구를 빠져나와,

영화엔지니어링이 있는 영화교차로를 건너, 

지도 #3

잠시 333번 도로를 따릅니다.

여기서 가남읍과 헤어져 능서면을 만납니다.

이제부터는 능서면과 여주읍의 면계를 따릅니다.

15분 정도 걸어,

유송타일 옆 골목으로 들어, 

며칠 전 비로 질퍽해진 나대지를 빠져나가면,

구릉 뒤로 북성산이 보입니다.

13:38

시멘트 도로를 따라 진행하다,

차도를 건너,

호젓한 솔밭 사이를 걸으면,

묘지 너머,

13:52

지도 #3의 '라'에서 도로를 만납니다.

이 민가를 좌측으로 돌아,

맥에 접근을 하면, 

13:58

오늘의 마지막 CC인 여주컨트리 클럽입니다.

역시 이곳도 골퍼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스님이 묵언수행을 하듯 조용히 움직입니다.

............

이 골프장 운영자 가족묘인가?

여하튼 달성서씨 가족묘를 지납니다.

바위봉을 우회하여,

14:41

북성산 정상으로 오릅니다.

능서면 일대를 살펴보고....

그래도 족보에 있는 산이라 이렇게 시설도 잘 되어 있군요.

그런데 북성산 정상은 군부대가 자리하고 있어 부득이 우회합니다.

만만한 길을 따른다는 것이 너무 우회를 해버려,

다시 복귀하느라 용 좀 씁니다.

15:13

북성산 부대 반대편은 부대를 출입하는 도로가 이렇게 잘 다듬어져 있습니다.

또 부대가 하나 가로막고 서 있어 여기도 우회!

잘못하면 밟는 거 아니야?

15:25

겨우 빠져나와 259.7봉에 오릅니다.

여기에 1등급 대삼각점(여주11)이 박혀 있는데....

그렇다면 이곳이 북성산이 되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높이로 보나 삼각점의 위상으로 보나....

이 북성산의 北은 방위로 북쪽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풍수나 산이름으로 와서는 뒷쪽을 얘기하는 데 많이 쓰입니다.

반대로 앞산을 얘기할 때에는 보통 남을 써서 남산이라는 이름이 많이 회자되기도 합니다.

서울에 있는 남산이 경복궁 앞에 있기 때문에 남산南山이며 '남'이라 '나무'로 발음이 되기도 하여 목멱산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니 여주라는 동네로 봐서는 바로 진산 역할을 하기도 하거니와 이 양화지맥의 주산 역할을 하기도 하니 한강을 앞에 둔 뒷산 즉 북산의 의미라 보는 게 맞습니다.

그렇다면 여주성 뒤에 있는 산이니 남쪽임에도 불구하고 북성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부터는 온전하게 능서면 안으로 들어옵니다.

 

진산鎭山과 주산主山은 마을이 기대고 있는 뒤쪽의 산세를 이르는 말인데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하는 것 같다. 다만 굳이 구분하자면 진산은 전통적 산 개념의 독특한 표현이자 장소의 상징 정도로 본다면 주산은 풍수상 명당을 형성하는 주맥主脈의 개념으로 파악하는 점이 다르다 하겠다.

- '현오와 걷는 지리산' 중에서 발췌

 

15:42

약간의 잡목의 저항을 받으며 마을로 내려오니,

부대앞입니다.

부대관사를 좌측으로 틀어,

서여주 IC 4차선인 42번 도로 건너, 

지도 #5

임도를 따르다,

다시 부대가 있는 114.5봉을회하여,

진행합니다.

북성산이 아주 멀게 보입니다.

16:35

호젓하게 벤취가 있는 곳을 지나,

16:43

칼바위가 있는 곳을 지납니다.

이게 칼바위?

16:45

130.1봉은 좌측의 마을 이름을 따서 작은말봉이라 작명해주셨습니다.

작은 마을이란는 말같은데....

정말 박선생님....

느닷없이 고양바위는 또 뭐....

16:53

117봉에서 경기도에서 설치한 지적삼각점을 봅니다.

표지석에는 115.1m로 표기되어 있군요.

17:01

82.2봉을 지납니다.

일몰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 갈길은 아직 멀기만 하고.....

 

지도 #6

17:05

개활지로 나갑니다.

신발은 진흙에 떡이 되고....

영농조합인 가공센터를 지나,

17:09

지도 #6의 '마'의 곳에서 직진을 합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아직도 대리인가?

부장 정도로 승진하여야 할 나이인데....

17:12

이제 무조건 341번 도로를 따라 직진입니다.

발걸음을 좀 빨리합니다.

직진......

인공수로를 건너고....

비닐하우스 단지를 지나고....

우측은 4대간 사업의 잔재로 모래를 쌓아둔 곳....

내양1리 버스 정류장을 지나,

내양교회도 지나고....

좌측은 양화교....

드디어 한가이 보이고 양화천 너머 찬우물 마을의 불빛이 요란합니다.

18:06

아! 이제 합수점만 보면 됩니다.

공원을 만들어 놓은 곳으로 내려갑니다.

사륜구동 차량이 다닌 흔적.....

얼어 있는 한강.

18:15

드디어 합수점입니다.

앞이 양화천 저 위가 한강.

이 양화천의 지형을 보면 향화천과 한강이 만나는 합수점으로 뾰족하게 튀어나온 모양새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논의가 좀 있다. 사실 이 양화대에는 버드나무가 보이지도 않고 있을만한 곳도 아니건만 선인들은 버드나무를 노래했다. 왜 그랬을까? 이는 우리말의 어원에서 찾아야 한다.

본시 우리나라의 옛말은 단순했다. 산이면 그저 높은 것이고 사람 사는 곳이면 다 마을이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바다나 강 그리고 호수 등을 향해 뾰족하게 내민 땅의 끝부분도 눈에 띄었으리라. 그것을 옛 사람들은 , , 등으로 불렀다. 그러니 코가 우리 얼굴에서 뾰족하게 나온 부분이며 송곳이나 곡괭이, 꼬챙이, 곶감, 꼬치 등이 그런 의미를 간직하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겠다.

우리 땅에 한자가 들어오면서 이를 한자로 표기할 필요성이 생기게 되었고 특히 신라 경덕왕은 모든 지명을 한자화하였다. 그러는 과정에서 곶 안에 있는 마을은 곶안이니 고잔이 되어 串安이나 古棧이 되었고, 꽃은 를 썼고 더 아름답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를 쓰기도 했다. 화개장터의 화개花開가 바로 이런 취지에서 생긴 말이다.

 

그런데 양화대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이곳이 버드나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곳의 옛 이름이 버들곶정도의 이름을 가진 곳이었다는 추론은 가능하다. ~ +(어미) + 이니 바깥쪽으로 벌어졌다는 뜻의 버드러지다에서 온 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지명 중 버드러지나 이와 유사한 이름을 가진 마을 가령 강화도 화도면의 버드러지 마을이나 청주시 남일면의 버들고지마을 같은 것이 이런 곳이며 서울의 양화대교의 양화진은 벋을곶나루/버들곶나루에서 버들으로 받아서 생긴 이름인 것이다.

 

어쨌든 강용하는 연약한 버드나무 운운하며 양화대楊花臺라 하였으나 조금 더 후대 사람인 강민영(1859~1925)은 양화대陽和臺라 부르고는 그렇게 각자刻字를 하였다. 楊花 즉 버드나무꽃도 좋지만 양화陽和는 따스한 봄기운을 말하며 때로는 태평성대를 뜻하기도 할 것이니 암울한 시기인 일제강점기를 지내면서 좋은 시절을 꿈꾸며 기다리는 작자의 마음이 실린 창조적 변형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 현오와 걷는 지리산' 중에서 발췌

 

열심히 촬영에 임하고 있는 수헌님.

저도 한 장 찰칵.

이번에는 범선배님.

산으로님.

열심히 메모에 여념이 없습니다.

18:24

해가 많이 길어졌습니다.

뚝방까지 되돌아 나가 택시를 부릅니다.

택시기사님과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많이 지체거 됩니다.

능서면 소재지에 마침 문을 연 식당이 있군요.

삼겹살에 소주로 하산식을 갈음합니다.

산으로님이 다 부담하셨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20:38

20:45 전철을 타기 위하여 세종대왕릉역으로 갑니다.

여주가 상당히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두 분은 이매에서 내리고, 범선배님은 양재시민의 숲, 저는 사당까지 가서 셔틀버스를 타고 광명역까지 와서는 다시 마을버스로 집에 어오니 11시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노모는 주무시고 계시고....

여주에서 집까지 어쨌든 두 시간은 걸리는군요.

이렇게 양화지맥을 확실하게 마무리 짓습니다.

25,55km를 09:35분에 주파했는데 대포산 막걸리 타임과 점심시간 65분을 제하면 딱 8시간 소요됐습니다.

고속도로 우회한 30분이라는 시간도 좀 아쉽긴 마찬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