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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

올해 시산제는 치악산 남대봉에서.....

해밀에서 올해 시산제는 치악산 하고도 그 산의 남쪽 끝인 남대봉에서 한다고 하는군요.

주지하다시피 시산제란 매년 연초에 산꾼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앙에 상관없이 산신께 한 해의 무사 산행을 비는 제祭라 할 것입니다.

치악의 남쪽 끝에 위치한 남대봉을 마지막으로 간 날짜를 따져보니 섬강지맥을 하러 갈 때인 2016년 7월 이로군요.

그러니 벌써 5년 하고도 7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습니다.

정말이지 요즘 시간은 유수 아니 쏜살같이 흐르고 있습니다. 

 

정철의 가사에 나오는 지명

 

섬강, 치악이라.....

동인백정이라고도 불리는 송강 정철이 그렇게도 흠모해 마지않던 선조의 명을 받고 관동지방에 관찰사로 부임을 하면서 선조에 대한 연군지정을 읊는 대목에서 나오는 단어이기도 하죠.

즉,

'平丘驛(평구역) 말을黑水(흑슈)로 도라드니,

蟾江(셤강)은 어듸메오, 雉岳(티악)이 여긔로다.'라는 대목이 그것이죠.

 

치악은 너무 잘 아는 산의 이름이지만 섬강은 좀 낯설죠?

섬강은 백두대간의 오대산 두로봉에서 분기한 한강지맥이 양수리의 두물머리로 진행하는 도중 1104.6봉(실제로는 무명봉이지만 횡성군 청일면과 둔내면 그리고 홍천군 서석면 등 삼 개면이 갈리는 곳이라 하여 신산경표의 박성태 선생님께서 처음으로 삼계봉三界峰이라 부르자고 제안하여 지금은 별 저항 없이 이 1104.6봉을 삼계봉으로 부르고 있는 실정임)에서 태기산1258.9m 방향으로 가지줄기를 하나 내어놓을 때, 한강지맥과 이 가지줄기 사이에서 발원하는 물줄기가 계천桂川인데 이 계천이 횡성호를 지나 횡성읍 궁천리에 이르러 대관대천을 합수하면서 그 이름도 섬강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러고는 이 섬강이 자신보다 상위등급의 강인 남한강에 합수되는데 '산자분수령'의 원리에 의해 그 합수되는 지점에서 이 가지줄기가 맥을 다하게 되겠죠.

즉 이 가지줄기는 1104.6봉 ~ 태기산 ~ 덕고산 ~ 매화산 ~ 치악산 비로봉 ~ 남대봉 ~ 백운산 ~ 미륵산 ~ 긴경산 ~ 합수점으로 이어지는 111.0km의 산줄기가 될 것이며 그 가지줄기의 이름은 지맥의 삼요소 중 합수점형에 해당되므로 그 물줄기의 이름을 따 섬강지맥으로 명명하면 될 것입니다.

사실 이 섬강지맥은 박성태 선생의 신산경표에서는 일부 영월지맥, 백운지맥, 봉화지맥, 천등지맥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이는 산자분수령의 법칙을 오인한 부분이 있어 바로 잡아야 할 많은 줄기가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섬강蟾江의 의미는?

 

섬강이라고 하니까 먼저 떠오르는 곳은?

그렇죠.

섬진강입니다.

섬진강 역시 蟾津江이라 하여 두꺼비 蟾을 씁니다.

이와 관련하여 옛 이름이 두치강豆恥江이었던 이 섬진강 부근에는 이런 전설이 내려옵니다.

임진왜란 당시 왜적들이 쳐들어오자 이 강의 나루터에 도착하자 일대의 수많은 두꺼비가 새까맣게 몰려들어 울부짖었다.

이 때문에 왜군들이 육지에 상륙하지 못하고 후퇴했다. 이에 두치강으로 불리던 이 강이 섬진강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럴 듯합니다.

하지만 예전에 지리산 얘기를 하다가 몇 번 언급한 적이 있듯 이 蟾의 훈은 '두꺼비' 말고도 '달'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즉 蟾에는 두꺼비라는 의미 말고도 하늘에 떠있는 달月의 의미도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예전에는 달을 '섬궁蟾宮'이라고 하여 달에는 두꺼비가 살고 있다고 믿었고, 역시 '섬토蟾兎'라는 말을 써 달나라에는 금두꺼비와 옥토끼가 살고 있다는 전설이 생기게 된 것이죠.

이 같은 전설은 도교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생긴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토끼가 불사약을 만든다거나 토끼는 수컷이 없어도 달을 바라보면 임신을 하여 새끼를 입으로 토해낸다는 말도 생기게 되었는데 이때 '토吐하다'의 '吐' 역시 '兎'와 같은 발음인 것을 보면 같은 생각에서 생기게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예전부터 중국 도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우리나라도 중국 길림성 집안이나 평양의 고구려 고분 벽화에 두꺼비와 토끼가 달에 함께 있는 것으로 나오는 것이 다 이런 영향 때문인 것이죠.

그러니 섬진강의 蟾津이나 섬강의 蟾은 다 '달' 즉 '월月'에서 온 말로 이 '月'은 우리 옛말 '높다'라는 뜻인바, 다만 달을 '닭鷄'이나 '달月'이 아닌 '蟾'으로 쓴 것에 불과한 것입니다.

월출산이나 계룡산 등의 '月'이나 '鷄'도 사실은 다 '높다'라는 형상을 시대와 지방에 따라 그럴듯하게 변한 것뿐이지 실제 '달나라'와는 무관하다는 얘기죠.

 

다음에 기회가 있을 때 더 자세히 말씀드리기로 합니다.

 

섬강지맥蟾江枝脈까지 섭렵한 해밀.....

 

아까 얘기를 이어가겠습니다.

해밀에서도 아마 이 줄기 즉 섬강지맥를 역으로 진행한 것 같은데 물론 그 시작점은 태화산 정도였을 것이고 그 마지막 곳이 바로 조금 전 말씀드린 1104.6봉인 삼계봉이었습니다.

이 지맥을 역으로 진행한 거 같은데 그 출발점이 이 섬강과 남한강의 합수점이 아닌 태화산 부근이었다는 것이 합수점 이론을 오해한 부분으로 약간 아쉬운 점이 남습니다.

더욱이 그 지맥 산행 이후로 해밀에서는 지맥 산행을 더 이상 이어간 것 같지 않아 이 역시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런데 그날의 제 기록을 찾다 보니 하나 재미있는 점을 보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해밀에는 신입생 때여서 동행한 분들의 면면에 대해서 기억이 별로 없는데 다만 그 마지막 구간 팀원 중 한 분이 바로 자작나무 부회장님이었다는 사실이 가슴을 뭉클하게 합니다.

눈길을 걸어 무릎까지 오는 눈길의 마지막을 함께 했던 분이 지금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신 분이시니....

역시 해밀은 대단한 분들의 모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면면이 새로움으로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곳.

해밀산악회로군요.

 

차령산맥의 정체는?

 

이런 식으로 이 치악산을 설명하는 저와는 달리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치악산과 관련한 설명을 보면,

 

높이 1,282m. 태백산맥의 오대산에서 남서쪽으로 갈라진 차령산맥의 줄기로 영서 지방의 명산이며 원주의 진산이다.

남북으로 웅장한 치악산맥과 산군(山群)을 형성하고 있다.

주봉인 비로봉(飛蘆峰)을 중심으로 남쪽으로 향로봉(香爐峰, 1,043m)·남대봉(南臺峰, 1,182m)과 북쪽으로 매화산(梅花山, 1,084m)·삼봉(三峰, 1,073m) 등 여러 봉우리를 연결하며 그 사이에 깊은 계곡들을 끼고 있다. 남북으로 뻗은 주능선을 경계로 하여 대체로 서쪽이 급경사를 이루며 동쪽이 완경사를 이룬다.

 

일본식 해설 냄새가 솔솔 풍깁니다.

태백산맥이며 차령산맥이라니....

 

그 차령산맥은 도대체 그 시작이 어디이고 그 끝이 어디인지....

보통은'' 오대산에서 시작하여 충청도, 경기도를 남서 방향으로 뻗어 보령, 서천까지 이어진 길이 250km, 평균 높이가 600m인 매우 낮은 산맥이다.'

라고 설명은 하고 있는데 ....

글쎄요.

일단은 어느 지도에는 양수리에서 한강을 건너 충남 차령으로 방향을 튼다고 하고, 위 사전을 보면 치악산을 지나 섬강을 건너 차령으로 향한다고 하니 이론이 분분하기만 합니다.

이렇게 설說이 많다는 얘기는 그 어느 것도 맞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와 같은 것이죠.

산맥론의 허실입니다.

지질학적 개념을 지형학에 대입하려니 이런 모순이 생기는 것이죠.

산줄기를 하는 우리가 이런 산맥 개념을 갖다 쓴다는 것.

일본인 고또 분지로가 원하던 것이었겠죠.

 

그리고 毘蘆峰이지 飛蘆峰은 또 뭡니까?

'광명' 혹은 '태양'이란 뜻의 범어 바이로차나(Vairocana)를 한자어로 옮긴 '비로자나'는 "모든 어둠을 깨뜨리고 광명을 허공에 비추는 '태양'을 나타냄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비로자나 부처님毘盧舍那佛은 삼세(전세ㆍ현세ㆍ내세)에 걸쳐서 항상 설법하고 있다고도 말하며 이 부처님은 형상이 없으면서 일체의 중생들을 감싸 보호하시는 청정법신이라고 합니다.

이 불교 지명설에서 온 비로봉.

그러니 당연히 毘盧峰이라고 표기하여야 하죠.

 

각설하고.....

시산제에 정맥팀의 낙동정맥 완주도 거의 막바지입니다.

약속했던 대로 마지막 몇 구간은 함산 하기로 이전부터 약속을 드렸습니다.

막바지인 구간 중 이번에는 영남알프스의 시작인 가지산 구간을 진행한다고 하는군요..

그러니 이번 주말은 시산제에 이어 낙동정맥 함산까지 두 탕을 뛰어야겠군요.

해밀과 합류하기 위해서는 보통은 전철로 이동을 했으나 이번에는  갈아입을 옷이 많아 제 차를 가지고 수지구청으로 갑니다.

06:40

수지구청역.

오늘 새로 출고한 해밀의 버스를 처음으로 시승을 하는 날입니다.

명산 팀장 '나무지게' 님이 오늘 산행과 시산제에 대해 설명을 하시는군요.

문막휴게소를 들렀다 가는데....

 

새 차.....

임시번호판을 달았습니다.

신림 IC를 빠져나와 원주시 신림면 성남리 성남탐방안내소 앞 제1주차장에서 하차합니다.

각자 제물을 나눠 배낭에 집어넣고....

저는 마분지와 늄접시와 포장지 등을 넣습니다.

탐방안내소에서 남대봉까지는 5.9km.

거리는 그다지 멀지 않지만 제2주차장까지는 포장이 되어 있어 발바닥이 느끼는 피로감은 좀 있을 듯......

'높은 다리'를 건너,

천천히 걷습니다.

어쨌든 걷는 일이니 서서히 땀도 나고....

올라가면서 이 분 저 분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눕니다.

이번 대간 7기에 참석하신다는 분.

상당히 준비가 되어 있는 듯 보입니다.

따로 연습을 하셨는지 발걸음도 가볍고....

무조건 걷지만 말고 백두대간이 갖는 의의나 그곳에 숨어 있는 역사적 사실도 체득하면서 무사히 완주하시기를 기대합니다.

제2주차장을 지나,

이정표를 보고는,

제3주차장 휴게소에서 정비 시간을 갖습니다.

쟈켓을 벗어 배낭에 넣고 땀도 닦습니다.

영원한 봉사 맨.

나무지게 님은 그 무거운 돼지머리를 매고도 대원들을 위하여 열심히 폰 카메라의 버튼을 누르시는군요.

개울물이 얼었습니다.

존경하는 감자바우 형님과 오랜만에 함산을 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좌석에도 앉게 되었고 참 많은 얘기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설악산 천불동 계곡에서 우연히 조우를 한 적도 있었고.....

형님과의 또 하나의 추억을 멋지게 담아준 나무지게님 감사합니다.

고도를 높임에 따라,

그 귀한 눈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렇다고 아이젠을 찰 정도는 못 되고....

특징 있는 길.

이제부터 옛 기억이 솔솔 나는군요. 

산죽과 나무 계단......

그러면 이제 상원사도 멀지 않았다는 것이죠.

국립공원 안은 어디나 겨우살이 풍년!

예전 영원사나 남대봉으로 바로 올라가는 길은 폐쇄되었고.....

일주문을 지납니다.

일주문 현판은 운봉 선생님 작품이군요.

위에서 타종 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오고....

성불사에서는 풍경소리가 들려올 텐데.....

산꾼 노산 이은상 선생님의 시조를 한 수 듣는 듯합니다.

오늘 시산제 행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산악인의 선서' 또한 선생님의 작품이니 우연찮게 선생님의 산사랑을 세 번 기리게 되는군요.

산 모습과 상원사 요사채와 범종각.

멋진 조화입니다.

걸음을 빨리 합니다.

대웅전과,

두 개의 탑과 범종각...... 

모양이 지리산 산청에 있는 단속사지 삼층석탑의 동서 석탑과 양식이나 그 위치 정도가 똑같군요.

다 의미가 있을 것인데....

초아 님이 삼신각에서 보는 조망이 장난이 아니라 하시는군요.

그래요?

오!

역시 대단하군요.

왼쪽으로 제천지맥이 흐르고....

공양간 그러니까 오리지널 옛 상원사 앞에서 삼신각 방향을 올려다봅니다.

재단만 같은 제 고등학교 후배....

텃밭.

일일부작 일일불식 一日不作 一日不食.....

나무아미타불...

남대봉으로 향합니다.

계단을 오르면,

드디어 섬강지맥 지맥길을 만나게 됩니다.

지맥길은 북진을 할 경우 우틀하여 남대봉 방향으로, 남진을 할 경우 좌틀하여 시명봉1196.0m 방향으로....

그 지맥길에 올라 바위 하나를 봅니다.

오늘 산행에는 이렇게 잠깐이나마 섬강지맥길을 걷게 됩니다.

이내 남대봉으로 오릅니다.

다른 사람들은 폼도 잘 잡으시던데...... 

다른 분들이 시산제를 준비하고 있는 동안 바로 뒤로 올라가 삼각점과 제천지맥 분기점을 확인하여야 하죠.

아쉽게도 눈이 2등급 삼각점(안흥 27)을 덮었군요.

그리고 이 남대봉이 원주시 신림면과 판부면 그리고 횡성군 강림면이 만나는 삼면봉이 됩니다.

이 초소 좌측으로 들어가도 이 섬강지맥에서 가지를 친 제천지맥으로 진행하게 되는 것이죠.

시산제가 엄숙하게 진행됩니다.

음복도 하고 제물을 안주로 무겁게 지고 온 막걸리도 나누어 먹습니다.

그런데 오늘 막걸리는 왜 이리 맛있는지.....

두 통은 마신 거 같습니다.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하는데....

유달리 요새 복부비만이 걱정이 됩니다.

건강 검진을 자세히 받아봤지만 아무 이상은 없는데 그래도....

행사를 다 마친 후, 뒷정리를 하고 하산을 합니다.

배낭에 비해 쓰레기 봉지가 커서 이를 쑤셔 넣다 보니 혹시나 배낭 안에서 찢어지지나 않을지 불안 불안하기만 합니다.

와우!

눈.

생각지도 않은 눈길을 만납니다.

아이젠을 꺼냅니다.

아니나 다를까.

쓰레기 봉투가 나무젓가락으로 인해 몇 군데 구멍이 나 있습니다.

함께 걷고 있던 백일홍 님께 여분의 비닐봉지가 있냐고 물어보니 "없다."라고 하시고....

배낭 밖으로 걸고 가려해도 제 배낭은 노출된 끈도 없고...

하는 수없이 백일홍님 배낭 외부 끈에 봉투를 달고 덜렁덜렁 대는 게 신경에 거슬리기는 하지만 그렇게 바꿔서 매고 가기로 합니다.

제가 치악에 오지 않은 동안 많은 게 변했군요.

데크도 많이 생기고 곳곳에 조망터까지....

조금 전 출발한 남대봉을 보고,

그리고 북쪽으로는 치악산의 최고봉 비로봉 1282.0m까지 봅니다.

섬강지맥을 할 때 이 구간은 북진을 했는데 그때 저 비로봉에서 매화산으로 내려가는 길이 상당한 된비알이었음을 기억합니다.

예전에는 저 비로봉에서 이 남대봉까지 걷는 게 왜 그리 멀고 힘들었던지.....

눈이 없어집니다.

기억에 나지도 않는 루트.

아니 예전에는 공식적으로 다니지 않던 루트.

아마 1984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단조로운 치악산의 등로에 새로운 코스로 하나 만든 것이 이 루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소로로 약초꾼들이나 동네 사람들이 이용하던 곳이었겠죠.

 

이렇게 완벽하게 안전시설을 하였습니다.

아이젠이 불필요할 거 같으나 그래도 음지 쪽으로 가면 얼음판이 남아 있을 거 같아 조금 더.....

영원산성 흔적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고려와 조선시대에 나름 중요한 역할을 했을 산성.

창窓 즉 총이나 활을 쏘는 사혈射穴이 없다는 것이죠?

북한산성 13성문을 하다 보면 늘 보게 되는 그 창窓일 겁니다.

제 가방을 메고 가시는 백일홍님.

한 가지 질문을 주시는군요.

"여기는 그렇게 뱀이 많아요?"

뭐 어려운 질문도 아니고,

"아까 버스에서 산사랑 고문님께서 해주시는 해설을 듣지 않았습니까?

상원사의 전설이 말해주듯 그 선비를 살려줌으로 해서 그 구렁이나 친구들인 뱀들은 자손이 번창하여 이 치악산에서는 터줏대감이 되었는데 반면 그 꿩 세 마리는 이 치악산에 살던 마지막 암컷들이었는데 그 세 마리가 죽음으로써 종족 보존을 할 수가 없어 결국 이 치악산에서는 꿩을 볼 수가 없다는 거 아닙니까?

그날 사건 이후로 치악산에서는 뱀과 꿩의 인생이 극명하게 갈리게 되었다는 것이죠."

"진짜 이 치악산에는 꿩이 없어요?"

"나중에 와서 찾아보세요. 오늘도 한 마리도 보지 못했잖아요."

영원산성.

자세한 설명도 봅니다.

석문.

영원사를 들릅니다.

거의 30년 만에 들르는 곳입니다.

기억 속의 그곳과는 상당히 다른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지리산의 영원사靈源寺와는 달리 ?이라는 아주 복잡한 한자를 쓰더군요.

필경 할미새와 관련이 있을 법한데 글쎄요....

절집 이름을 그렇게 함부로 짓는 것은 아닐 텐데....

영원사에서 남대봉을 바라봅니다.

영원사에서 금대분소 방향으로 내려오는 길.

드디어 사단이 발생합니다.

달고 내려오던 쓰레기 봉지가 줄줄 새더니만 그 양념국물이 바지로 튕기는 것입니다.

하는 수 없죠.

들고 가야죠.

물은 예전과 다르고.....

국공사무실에서 분리용 쓰레기봉투를 판다는 안내판을 봅니다.

다행히 근무자 분들이 밖에서 작업을 하고 계시는군요.

"실장님. 일하시는데 죄송스럽지만 쓰레기봉투는 어디서 구입할 수 있을까요?"

제가 들고 있는 커다란 쓰레기 봉지를 보더니만.

"어휴. 이리 주세요. 이건 제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 그냥 내려가세요.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그러고는 낚아채 듯 제 손에 든 봉투를 가지고 바로 분리수거장 안으로 들어가시는군요.

괜한 일을 하게 만든 거 같아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다시 가던 길을 갑니다.

이 나무는 아직도 그대로 있군......

오늘의 하산식 장소.

방역수칙을 지키며 안전하게 하산식을 즐깁니다.

그나저나 오늘은 왜 모든 게 맛난 거야!!!

입맛도 떨어지고 그래야 하는데.....

새 차 고사도 드리고.....

고속도로로 올라서자 이한검 대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오는군요.

12시까지 저 혼자 놔두는 게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아 하는 거 같습니다.

나무지게 팀장님도 한걱정을 하시고....

지게님은 안심하고 들어가시고 이따 만나자 하고 저는 사우나에 가서 샤워를 하고 나니 한검 대장님이 도착을 하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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