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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남강(진양)지맥

거창군 환종주 제5구간(관술령 ~ 밀치)

윤사월閏四月      박목월

 

송홧(松花)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직이 외딴 집
눈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 대이고
엿듣고 있다

거창사람들은 그들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다른 건 몰라도 산만큼은 대한민국 어느 지자체에 비교해봐도 조금도 밀리지 않는다는 것이죠.

다른 지역은 유명세를 타는 산을 겨우 한 두 개 가지고 먹고사는데 자신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사실 산의 면면을 보노라면 그들의 자부심이 조금도 과장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백두대간이 지나는 곳에 덕유산이 있고 황강지맥의  가야산, 수도산이 있으며 남강지맥의 기백산, 황매산 등이 있으며 발품을 조금 더 팔면 지리산이 있습니다.

 

그 거창의 외각을 돌고 있는 이번 거창 환종주.

오늘은 5번째 구간으로 남산면 둔동리의 관술령에서 시작하여 밀치까지 약 30km 구간을 진행합니다.

당연히 B팀은 역으로 진행을 하고.... 

2022. 05. 07. 

거창군 남상면 둔동리 둔동마을로 갑니다.

둔동마을과 군계 너머 함양군 안의면 도림리 관동마을을 잇는 임도가 개설되어 있습니다.

네이버 지도와 다음 지도에는 이 임도가 나오지 않으나 역시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는 이 임도가 나오는군요.

그 좁은 임도를 따라 악착같이 오늘의 들머리인 관술령까지 올라갑니다.

05:00

차안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는 일어나 오늘의 산행을 준비합니다.

길은 무난한데....

하지만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룰루랄라 진행을 하게 되는군요.

늘 사월초파일 즈음하여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에 대해서는 별생각 없는 상태에서.....

우두산 뒤로 오늘의 태양이 떠오르고....

위치가 잘못 선정된 정상석.

지도 #1의 '가'의 곳에 해발 561.3m로 설치되어 있으나 실제 망설봉은 여기서 100m 정도 더 진행하여,

3등급삼각점(거창308)이 설치되어 있는 620.7봉이죠.

이 분은 또 누구?

온통 '산수'만 눈에 띄는 이 나라의 산행문화!

이분은 J3클럽에 가입하면서 닉을 산수로 정한 천안에 사는 산꾼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해밀에도 산수라는 닉을 쓰는 분이 있는 것을 알고는 우리 산수 님과의 구별을 위해서 '산수A'라고 했다는군요.

그러니 해밀의 산수 님은 그냥 '산수', J3의 산수는 '산수A'라는 것이죠.

대산천 건너 감악산952.6m의 바람개비가 보입니다.

서쪽으로는 지우천 건너 황석산1192.5m이 우뚝하고....

그 우측으로는 백두대간의 백운산1278.9m.

거창군에서는 이런 곳까지 안전시설을 해주는 배려를 해주셨군요.

거창군의 산사랑.

경의를 표할만합니다.

창녕까지 가는 도로 공사 현장?

터널을 뚫고 있습니다.

숙지령을 지납니다.

이정표는 불필요하다 싶을 정도로 자주 박아놨고.....

지도 #2

유난히 소나무가 많은 숲.

그러다 보니 머리는 이미 노란 물감이 들였고 옷이며 가방이며 온통 송홧가루입니다.

그러자 3년 전 지리산 황금능선을 하며 송홧가루 범벅이 됐던 때를 떠올립니다.

그날도 마침 '부처님 오신 날'이었죠....

643.5봉을 지나고,

643.5봉을 지나면서,

멀리 황매산과 그 좌측의 소룡산과 바람산을 봅니다.

681.3봉을 지나고....

반바지님이 기선봉이라 코팅지를 붙여놨지만 사실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는 그저 670.4봉이라고만 표기되어 있죠.

여기서 4등급삼각점(거창444)을 확인합니다.

지도 #3

남재를 지나고,

그러고는 함양군 안의면과 수동면 그리고 거창군 남상면 등 삼개면이 만나는 이른바 삼면봉인 사별산697.4m입니다.

오늘은 조망이 별로 없는 산행이니 그저 소룡산만 기대합니다.

여기서는 급좌틀하여 무조건 내리막길을 걸어야 합니다.

송홧가루 때문에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몰골도 말이 아니고....

길 건너 식기봉 능선을 봅니다.

지난번 다친 왼쪽 발의 새끼발가락 때문에 고도를 낮출 때에는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닙니다.

그러고는 춘전치입니다.

외엄진 마을로 들어가 20분 정도 물 보충을 하고,,,,,

푹 쉬다가 나옵니다.

구판장이나 슈퍼 하나가 있어야 하는데....

그러고는 춘전 제1교인 육교를 이용 88올림픽 고속도로를 건넙니다.

88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

사실 이곳부터 식기봉까지는 길이 좀 난해합니다.

임시 법당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 행사 준비로 바쁘고.....

힘들게 식기봉670.5m으로 오릅니다.

식기봉의 정상석을 보자마자 이 정상석은 함양군에서 설치한 것임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식기봉은 거창군 남상면과 함양군 수동면 그리고 산청군 생초면 등 세 개의 군이 만나는 삼군봉이기도 합니다.

기념 촬영을 합니다.

이 사진 찍으려고 한 5분간 온몸의 송홧가루를 다 털고.....

여기서 B팀과 만나게 되는군요.

남자들끼리 한 방.

오늘의 구호는 '거창!'.

철쭉도 이제는 끝물이고....

그러고는 4등급삼각점(거창462)이 있는 덕갈산669.2m으로 오릅니다.

정상석이 거창군의 산사랑 모습을 보여주는 거 같습니다.

한검선사 님의 건방진 포즈.

그런데 이게 뭡니까?

칡이 많아 '葛'자를 넣었다니요.

그게 아니죠.

이는 '갈라지다'라는 말에서 파생된 단어 때문에 생긴 말이죠.

즉 국어학자들에 따르면 예전 우리말 '가라'는 이리저리 갈라졌다는 의미에서 온 것이라 합니다.

그러니 그런 모양에서 '가람, 가라' 즉 강이라는 말이 생기게 된 것이고 가락동의 가락도 사실은 이 가라에서 파생된 말이라고 하죠.

이런 '가라'는 '우뚝 솟거나', '뾰족하다.'라는 의미도 있어 여기서 '칼'이 나온 것이며,

지금 우리가 쓰는 말 중 '가르마'나 '가래' 같은 말이 다 '갈라지다'라는 의미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갈골이나 갈말, 갈고개. 갈내 등도 다 같은 의미입니다.

또 '가리'는 곡식 더미를 뜻하기도 하니 장작더미나 곡식을 쌓아놓은 것을 말하니 가리왕산이 이런 축에 끼는 것이 되겠군요.

위와 같이 갈은 이 정도의 의미이지 이를 칡과 연관시켜 얘기하는 것은 지나치게 글의 어원을 무시하게 되는 것이죠.

이 부근의 갈전산이니 덕갈산 등은 다 이렇게 산꼭대기에서 두 갈레로 갈라진 모습을 보고 붙인 이름이지 칡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말입니다.

지도 #5

수영덤이는 저 맞은편 보이는 봉우리로 예전에는 그쪽으로 능선을 이어갔었는데,  

이제 우측으로 동물이동 통행로가 생겨 그 길을 이용하여 진행합니다.

이 부부 산꾼도 이 길로 진행을 했군요.

능선에 올라서고....

매봉산810.4m은 패스하고,

예전 남강지맥을 할 때 달았던 제 표지띠....

갈전산765.1m을 찍으면서 3등급삼각점(거창314)도 확인합니다.

오늘 봉우리들은 산 이름도 많습니다.

갈밭재도 지나고,

철마산은,

헬기장을 지나,

좌측으로 대봉산과 우측의 황석산.....

지나온 갈전산과 우측 그러니까 중앙 뒤의 매봉산....

향양지....

그러니까 이곳이 산청군 생초면입니다.

철마산에서는 바로 좌측으로 진행하여 흰머리재로 진행을 하여야 하지만 이곳은 완전히 절벽.

그래서 706봉(삼각점을 분명히 찍었는데 없어졌음)을 지나,

기상관측장비가 있는 곳을 거치는 우회 코스로 진행하여야 합니다.

그러고서 좌틀하여 임도를 따라 진행을 하여야 합니다.

태양광 발전소를 넘는 등 갖은 쇼를 하고는 다시 원 능선 회복!

더위와 장거리 산행으로 기력이 점점 떨어질 때, 홀가분 대장님의 가방에서 빨간 물이 나옵니다.

신비의 물입니다.

갑자기 힘이 솟고 갈증도 완전 해소.

홍초를 탄 물이었습니다.

가야 할 바람산을 보고....

힘차게 오릅니다.

3등급삼각점(거창315)과 정상석이 있는 바람산.

여기 정상석은 바랑산이라고 표기하였지만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는 바람산798.2m로 표기되어 있죠.

음.....

황매산.....

지도 #6

잠시 쉬었다 가시죠.

아주 팔자 좋습니다.

10여 분 쉬고는 ....

어서 가야죠.

B 팀은 거의 마무리 단계라 하고....

큰재를 지나고,

길고 긴 계단을 올라.....

저 소룡산760.9m을 향합니다.

홀가분 대장님.

거창군 신원면 대현리 일대....

그 뒤가 감악산952.6m.

여기서 발원하는 물은 신원천이 되어 흐르다 남강지맥과 저 감악산에 막혀 우측으로 꺾이면서 사천천이 된 다음 황강에 흡수되겠죠.

월여산863.5m.

다시 또 계단....

그러고는 소룡산입니다.

아직 살아 있습니다.

영순 씨가 이렇게 사진 한 장 한 장에 다 신경을 써주시는군요.

좌틀하고....

양천지맥 갈림길이 전원주택 공사로 엉망이 되어버렸군요.

밀치502.6m입니다.

산청군 차황면과 거창군 신원면의 경계가 되는 곳이죠.

차는 제 자리에 아주 잘 세워져 있고.....

30km를 조금 더 걸었군요.

13시간을 알차게 걸었습니다.

거창읍내로 이동을 하여 고기 맛이 괜찮은 오남매식육식당에서 거나하게 한 잔 씩 하고 잠자리에 듭니다.

그런데 바로 앞에 노래방이 있는데 이 인간들 밤을 새우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