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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남강(진양)지맥

거창군계 환종주 6구간(수망령 ~ 관술령)

음주가무를 즐기는 사람들 때문에 잠을 설쳤음에도 여지없이 3시가 되자 기상을 시키는군요.

산에 관한 한 산수 대장은 untouchable입니다.

원래 오늘은 B팀은 수망령 ~ 관술령으로, A팀은 역방향인 관술령 ~ 수망령으로 진행하여야 할 차례입니다.

어제와는 반대 시스템이죠.

공정을 기하기 위함입니다.

A: 금원산, B: 기백산, C: 바래기재

 

그런데 오늘 지형을 보면 900고지인 수망령을 출발을 해 금원산1352.5m ~ 기백산1330.8m를 정점으로 고도를 낮춰 1065.9봉 ~ 915.6봉을 거쳐 1차 숨고를 곳인 바래기재320m까지 진행하는 것은 아주 happy한 일이지만 그 역방향은 곧 죽음의 구간이 될 것입니다.

 

이때 내로남불식 우격다짐이 등장합니다.

사실 취중망언이 아니고 나름 생각했던 것을 어제 저녁을 먹으면서 소위 '양아치 짓'을 했다는 것이죠.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여러 사람들의 진술을 토대로 그 때로  시간 여행을 해봅니다.

 

2022. 05. 07. 19:50경 1차 산행을 마친 후, 8명이 뭉친 거창읍 중앙시장 내 오남매식육식당 5번 테이블.

"산수 나으리. 우리가 원만하게 산행을 마무리하는 방법이 무엇이겠소!

첫째도 안전 산행. 둘째도 안전 산행, 셋째도 안전 산행 아니겠소!

지금 A팀은 완전히 부상 병동이오!

나는 왼쪽 발 새끼 발가락이 골절된 상태이고, 한검 선사 님은 수행 중 왼쪽 발목을 다쳐 거동조차 힘든 판에 설상가상으로 스페어 다리마저 가져오지 않아 스카치테이프로 감은 상태에서 어렵사리 오늘 산행을 마친 상태이며, 홀가분 대장은 지난번 감염됐던 코로나-19의 후유증으로 호흡이 곤란하여 지금도 그 고통을 호소하고 있어  A팀에서 온전한 사람은 영순 씨 혼자인데 이걸 어쩌면 좋겠소?"

A팀의 현재 몸상태는 산수 대장도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라 긴 얘기가 필요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겠슈?"

당황스러운 하지만 침착하고 결의에 찬 목소리로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는 눈치의 산수 대장.

"그래서 이번만큼은 A팀이 수망령으로 가서 역방향으로 진행을 하고 B팀은 순방향으로 진행을 했으면 하는 게 우리 팀 팀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니 지금 그대의 의견을 듣고 싶소!"

맨 정신이었으면 좀 미안했을 것인데 술이 몇 잔 들어간 상태이니 조금도 미안하지 않은 아주 당연하다는 표정이었다는 후문이었고....

"더군다나 우리는 이미 60대가 넘은 시니어 팀이고 그대들은 아직 푸른색의 주니어들 아니겠소. 곧 우리는 이미 OB로 분류되어야 할 늙다리들이지만 그대들은 이제 한창 피어나는 YB로 젊은 청년들 아니오!"

그러자 산수 대장 옆에 자리하고 있던 홀가분 대장이 저의 말을 거들었답니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으니 너희들이 경험도 더 쌓을 겸 고난의 행군 길을 택해야 하는 거 아니야? 자 한 잔 받아."

나이를 거들먹거리고 거기에 별로 술을 즐기지도 않는 산수 대장을 술로 회유를 하니 그는 별로 내키지 않는 듯한 표정이었다고 하고......

그렇다면 바로 이 순간이 응원군이 필요할 때입니다.

 

착하고 거기에 산 욕심으로 뭉친 장산 님.

바로 제 옆에 앉은 장산 님을 호출합니다.

"장산 대감. 대감은 어떻게 생각해!"

자못 호령 조로 다그치듯이 묻자,

"저야 뭐 아무렇게나 해도 괜찮은데...."

역시 예상한 답이 나오고...

"요즘 나는 고산병 증세가 있어 1100 고지 이상은 오전에 올라야지 그렇지 않고 이를 오후에 오를 경우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해. 아무래도 나이는 못 속이는 거 같아."

마지막 카운터 펀치를 날리자 체념한 듯한 표정의 산수 대장.

"알았슈. 내일 올라가는 길이나 잘 알려 주셔유."

아!

아무리 우리가 형제같은 사이어도 저렇게 착한 사람의 심성을 배신하다니......

머릿속의 생각은 그러하더라도 입에서 나오는 말은,

"그럼 그대 팀들의 배려심과 희생정신을 나는 정말 높게 사겠네. 다른 분들 의견은 어떠십니까? 다들 산수 대장의 의견을 수용하는 겁니까?"

지세地勢를 알지 못했던 '인자무적'은 닉 그대로 "까짓것 그래 봤자 산이지!" 하는 표정으로 생글생글 웃고, 이미 남강지맥을 마쳐서 그 지형에 빠삭한 '날다람쥐'는 "뭘 이상한 소리!" 하는 표정이지만 맥주 한 잔을 건네주면서 "거창!"을 외치자 "거창!"으로 동의를 하셨다고 합니다.

 

지도 #1

그렇게해서 우리 A팀은 수망령으로 오릅니다.

수망정 옆에 차를 주차해두고,

계단을 오릅니다.

연두색 기운이 올라옵니다.

아!

봉황산!

"남덕유 아니야?"

홀은 꼭 한 마디씩 거듭니다.

"무슨 남덕유는 남덕유. 우리 선조들이 부르던 대로 봉황산으로 부릅시다!"

삿갓봉에 삿갓재 그리고 그 우측의 불영봉佛影峰(무룡산)과 맨 우측의 향적봉까지....

좌측 아래 칼날봉....

그 앞으로,

월봉산....

수망령에서 올라온 능선.

곧 남강지맥입니다.

좌측 거망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좌측 끝이 황석산...

중앙에 이따 가야 할 기백산.

다시 황거금기를 하고 싶은 충동이 솟아오르고!

산은 이렇게 생의 활력소를 불어넣어 주는 보배로운 곳입니다.

금원산입니다.

B팀에 대한 미안한 마음으로 눈도 떠지지 않고....

"산수에게 전화해서 오늘 일은 그냥 무르기로 하고 이리로 오라고 하는 게 어때? 도저히 마음이 편하지 않다! 우리가 고생하는 게 낫지!"

솔직한 심정을 토로하자,

홀 曰, "형. 산수의 고마운 뜻을 무시하면 안 되지. 그냥 우리가 무탈하게 진행하면 그 고마운 마음에 보답을 하는 거지."

그저 말없이 염화미소만 짓고 있는 한검 선사 님.

"그만 미안해하고 이제는 잊어버려요."

구름.

돌.

그리고 향긋한 늦봄바람.

절로 노래가 나옵니다.

한대수의 '바람과 나'나 불러볼까....

http://naver.me/xdV0ps01

끝 끝없는 바람

저 험한 산 위로 나뭇잎 사이 불어 가는

아 자유의 바람

저 언덕 위로 물결 같이 춤추던 님

無名 無實 無感한 님

나도 님과 같은 인생을 지녀 볼래 지녀 볼래

물결 건너편에

황혼에 젖은 산 끝 보다도 아름다운

아 나의 님 바람

뭇 느낌 없이 진행하는 시간 따라

하늘 위로 구름 따라

無目 여행하는 그대 인생은 나 인생은 나

맨 뒤로 대덕산 ~ 초재산 ~ 수도산 ~ 가야산으로 이어지는 대간길과 황강지맥을 읽습니다.

우측으로 비계산과 오두산에 보이고...

너무 행복한 아침....

조금 당겨볼까요.

좌측 왕산에서 이어지는 동부능선의 새봉과 천왕봉 그리고 촛대봉....

연하봉도 읽습니다.

마음으로....

조금 멀리해보면 지리의 주릉이 일렬로 서 있고.....

기백산.

이른 시간에 씩씩거리며 한 사람이 지나는군요.

구름과 하늘....

지도 #1의 'A'의 곳입니다.

이곳은 지도에서 보듯 수망령 부근에서 이곳까지 올라오는 임도와 만나는 곳이죠.

쉼터도 많은 부드러운 능선.

지나온 곳을 돌아보는 여유도 갖습니다.

향적봉에서 이어지는 능선도 감상하고...

위천면과 그 뒤로 펼쳐지는 황강지맥.

수도산에서 좌일곡령 ~ 가야산 능선이 명백합니다.

지도 #2

중앙 비계산에서 두무산 ~ 오도산의 흐름도 읽히고....

이제 서서히 기백산의 몸통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고.....

거망산 라인....

뒤로 백두대간....

그 뒤로 금남호남정맥.....

황석산과 거망산......

기백산과 중앙에 지리산 주릉.....

금원산과 우측의 향적봉.....

책바위1......

오리지널 책바위를 오르고...

우회하여,

오리지널 책바위를 보면,

이내 기백산입니다.

산사랑의 표본 거창 기백산 정상에는,

2등급 삼각점(거창21)이 박혀 있고,

폐헬기장에서 지리산을 조망하는 홀대장 나으리.

여기부터 된비알이 시작됩니다.

아!

여기를 올라올 B팀은 얼마나 힘이 들까.... 

착한 한검선사님은 가방을 열고 사과를 꺼내어 표지띠옆에 걸어둡니다.

이따 B팀이 된비알을 오르기 전인 이곳에서 심호흡을 하면서 목을 축이고 가라는 사랑의 사과. 

조두산 갈림을 지나면서 이제 위천면을 떠나 마리면을 만납니다.

고로 이제부터 거창군 마리면과 함양군 안의면의 군계를 따르게 됩니다.

내려온 기백산 자락을 올려다보니 한숨만 납니다.

마리면 고학리 일대....

그 뒤로 비계산과 오도산의 황강지맥.

무슨 나무인지 모르니 아카시아라 우겨대고....

늘밭고개를 지나는데 잠이 쏟아집니다.

여기서 20분 정도 자다 갑니다.

915.6봉을 지나 819.7봉에 오르는데....

지도에는 없는 삼각점이 나옵니다.

4등급삼각점(거창432)인데...

폐기된 건가?

지도 #3

간벌작업이 이루어진 곳.....

상비재를 지나고....

여기서 B팀을 만나게 됩니다.

함께 준비한 점심을 먹고.....

인상을 살펴보니....

아직까지 사태 파악이 안 되시는 인자무적 님?

그게 아니겠죠.

닉 그대로 仁者이시니 모든 것을 기꺼이 받아주시는 성품이신 거 같습니다.

총무님.

감사합니다.

일단을 '거창'을 외쳐봅니다.

그러고는 계단을 올라 바래기재로 향합니다.

581.9봉에도 삼각점이!

그런데 이 4등급삼각점(거창407)도 지도에는 표기되지 않은 것일 뿐만 아니라 고도 표시도 580m로 되어 있어 좀 차이가 나는군요.

아마 폐기된 삼각점 같습니다.

바래기재는,

이렇게 정육식당과 연결이 되어 있는데 이날은 어버이날이라 손님들이 바글바글하군요.

그런데 너무 비싸니......

잠시 쉬면서 한검선사님이 안에서 가져온 손님용 커피도 한 잔 하고....

그런데 여기서 배터리가 아웃되는군요.

어제 만취하여 그냥 자는 바람에 휴대폰은 물론 보조배터리를 충전하지 못했으니....

어쩔 수없이 이후 자료가 없어 그냥 생략합니다.

어제 떠났던 관술령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우리팀이 먼저 도착을 하는군요.

늘밭고개에서 기백산으로 이어지는 구간의 난이도 때문입니다.

약속 장소인 토방으로 우리가 먼저가서 기다립니다.

맛있게 오리고기를 먹은 다음 출발합니다.

귀경길이 밀리는군요.

2시 반이나 되어 도착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