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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백두대간(2009. 3. 17.~2009.9.13.)

백두대간(제23구간, 도래기재~화방재) 나홀로 산행, 23.6km

2주 만에 다시 대간이다.

이번 주는 지난 주 마무리한 도리래기재에서 화방재를 거쳐 피재 정도까지 이틀을 뛰고 오려 하였으나, 7. 12. 일요일은 장맛비가 중부권을 위주로 150mm 이상이 온다고 하여 부득불 토요일 하루 한 구간 즉 화방재까지만 마치고 귀경을 하기로 계획을 잡는다.

차를 가지고 금요일 봉화에 도착하여 잠을 자고 아침 일찍 도래기재로 출발한다.

 

 

2009. 7. 11. 04:30에 도착한 낯익은 도래기재는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았고 스산한 바람이 표지판과 함께 나를 맞는다.

등산화 끈을 조이고 스틱을 고정하는 등 산행 준비를 마쳐보나 왠지 컨디션이 좋지 않은 느낌이다.

잠이 부족하고 바람이 부는데 옷이 너무 얇다.

5시에 출발하기로 계획을 수정하고 잠을 청해보나 당연히 잡념으로 잠이 올 리 만무하다.

 

 

 

05:00

곧게 뻗은 소나무 숲 옆으로 난 나무 계단으로 오른다.

 

 

그 계단과 등사로의 흙이 만나는 지점에 철망이 설치되어 있고 그 철망에는 낯익은 표지띠들이 많이 붙어 있다.

 

 

잘 정비된 계단을 따라 땀을 내기 위하여 부지런히 스틱을 움직인다.

 

 

119 구조대의 표지목도 시작되는 곳을 지난다.

 

 

 

 

05:08이다.

아직 날이 밝지는 않았지만 잡목사이로 보이는 양 옆이 사면(斜面)인 것을 보면 이 길이 마루금 임을 확인할 수 있다.

예의 다른 길과 같이 또 푹신한 감이 밟히는 길을 계속 오르자 어느덧 등에 땀이 배고 머리에 두른 수건에도 벌써 땀으로 축축하다.

역시 올라오길 잘 했다.

 

 

 

갑자기 임도가 나타난다.

05:29

나무 의자까지 설치되어 있는 이 임도까지 1.62km라는 표지판이 붙어 있는데, 그 지점과 종점이 어디인지 10cm 단위까지 위치를 표시하였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으며 가사 백번을 양보하여 표지판을 설치한 위치의 거리를 나타낸 것이라 하더라도 대부분의 표지판이나 표지목의 설치는 전문가가 아닌 용역업체에서 설치하여 별다른 의무감 없이 설치하였기 때문인지 경험상 그것들이 이야기해 주는 거리는 도상이나 실제 산객들이 걸으면서 체험하는 실제 거리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냥 1.6km라고 하는 것이 1.62km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도상으로 보면 이런 임도는 구룡산을 오르기 전에 한 번 더 나을 것이다.

 

정면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른다.

 

 

돌계단으로 잘 정비된 이곳은 주위가 이미 밝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하늘을 나무가 가려서인지 아직도 플래쉬가 발광이 될 정도로 이곳은 아직 어둡다.

즉 오늘 오르고 있는 이 구간도 육산(肉山)이며 조망이 별로 좋지 않은 그것이라는 것을 예감케 하는 것이다.

 

 

표지띠가 만발해 있고 나무 의자가 놓여 있는 두 번째 무명봉에 도착한다.

조망도 되지 않는 이런 곳은 그저 "올랐으면 내려가라."는 투로 이곳까지 힘들게 올라 온 산객들에게 무성의하게 대하는 그런 곳이어서 산객들이나 예전 고산자 같은 이는 물론 관상감에서조차 명명하는 것을 피하였는지도 모르겠다.

대간을 지나면서 가지게 된 생각이다.

 

 

이제 내리막이다.

 

 

그리고 그 내리막을 어느 정도 내려가면 당연히 또 오름이 시작되고 05:48에 3-5 구조대 푯말이 박혀 있는 세 번째 무명봉에 도착한다.

 

 

오르내림을 반복해도 워낙 길이 좋아 힘든 줄 모르겠다.

다소 여유롭다는 얘기다.

 

 

05:56

3-6 구조대 푯말이 있는 폐헬기장에 도착을 하는데 500m마다 설치되어 있을 그 푯말이 우연에 일치일지는 모르지만 봉우리마다 박혀 있는 것을 보면, 매(每) 500m를 고집하지 않고 어느 정도 그 거리에 여유를 주어 봉우리에 설치하여 아무래도 그런 봉우리에서 잠시 쉴 지도 모르는 산객들에게 조금이라도 기억에 남게 해 줌으로 해서 혹시나 발생할 지도 모를 사태에 대비시키기 위한 배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 본다.

 

 

 

여기서 크게 왼쪽으로 돌아야 하고 그러면 토사의 유실을 방지하기 위하여 만든 나무 계단을 밟고 내려가게 된다.

계단을 설치하기 위하여 예산도 상당히 들어갔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니만큼 정해진 탐방로 이외에는 되도록 출입을 삼가야 하겠다는 생각은 가지게 되는데, 그 정해진 탐방로의 출입조차를 막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정해진 탐방로 즉 대간 길의 통행은 보장하되 산객들에게 주어진 의무를 저버리는 이들에게는 상응한 조치를 취하여야 하는 어떤 시스템 구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즉 대간이나 정맥 혹은 유명산을 출입하는 이들에게 등록된 전자카드를 소지케 하여 소지품 특히 화기 소지 여부를 감시하고 쓰레기 발생 물건 등을 컴퓨터에 자동 기록케 하여 하산 지점에서 그것을 조사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겠고, 정해진 탐방로 이외의 곳을 가다 적발된 경우에는 입산을 금지케 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를 다각적으로 폭을 넓혀 보면 대책이 나오지 않을까?

이런 경우 산행 경력자 및 자주 산을 찾는 이들에게 가칭 '명예산림경찰' 칭호를 부여하여 그들에게 탈법적인 산행 혹은 쓰레기 투여 등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자료를 관계기관에 제보토록 하는 방법도 강구해야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산을 구할 수 있고 산불예방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쓸데 없는 생각이다.

 

 

멀리 가야할 봉우리 같은 것이 보이는데 조망이 되지 않아 그곳으로 가는지 어떤지는 확실히 모르겠다.

 

 

06:02

3-7지점을 통과하는데 등산로가 잘 정비된 이곳은 전혀 운행하는데 문제가 없다.

 

 

길은 이렇게 좋다.

하지만 오늘도 아침 산행의 최대의 적인 거미줄 때문에 미칠 지경이다.

'홀대모' 선배님의 조언에 의하면 이런 지점에서나마 '안면마스크'를 사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하니 다음 산행부터는 고려도 해보아야 할 것 같다.

 

 

 

06:12

정자까지 설치되어 있는 임도를 만났다.

 

 

도래기재부터 4km도 아닌 3.98km를 왔다는 친절한 표지판이 있는 이곳에는 아니나 다를까 쓰레기가 널려 있고 구룡산의 유래에 대한 안내판까지 설치되어 있다.

이곳이 구룡산 정상도 아닌데 정작 구룡산 정상에는 없는 그 해설 안내판을 굳이 이곳에 설치한 것을 보면 설비업자들의 편의를 위한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하겠다.

 

 

 

등산안내도도 크게 그려져 있는데 한 가지 신기한 것이 지난번 다녀온 '갈곶산'의 표기를 옛 이름인 '각곡산'으로 표기한 것이 흥미롭다.

의식 있고 산행의 경험이 많은 사람이 제작을 했거나 오더를 준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무 계단을 따라 올라간다.

이런 돌계단을 계속 오른다.

지루한 숲길이다.

 

 

나무 계단도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06:39

나무 의자가 있고 나무에 대한 설명 안내판이 있는 곳에 도착하여 잠시 땀을 닦아본다.

 

 

 

06:48

구룡산(1345.7.m)에 도착한다.

도래기재에서 5.54km 왔단다.

구룡산이 주는 의미는 이제부터 다시 대간이 강원도 영월군과 경상북도 봉화군의 도계(道界)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즉 북쪽으로 흐르는 물은 한강의 수계가 되고 남쪽으로 가는 물은 낙동강의 수계가 되는 진정한 분수령의 역할을 한다는 말이다.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고 헬기장인 이곳에서 처음으로 조망을 할 수 있었다.

 

 

 

 

시루봉 쪽으로 조망되는 연봉들이 운해와 함께 멋지게 펼쳐져 있다.

옥돌봉과 그 일대의 모습이 보인다.

 

 

북쪽을 바라보자 경고판이 먼저 눈을 가린다.

 

 

저 아래 보이는 곳이 공군 사격장이라는 것이다.

오늘은 영월군 상동읍 천평리의 천평에 있는 이 사격장을 가운데 놓고 태백산까지 돌아가는 산행을 해야 하는 지형이다.

 

 

멀리 함백산에 있는 국가시설물의 첨탑들이 보이며 오른쪽 높은 곳이 태백산일 것이다.

 

 

구룡산 숲에 관한 안내판을 보고 하산을 한다.

 

 

배가 고프다.

 

 

5-28 구조표지목에 07:10에 도착하여 밥을 먹는다.

 

 

후딱 먹어치우고 07:30 출발한다.

 

 

키가 작은 관목 같은 것이 거의 덤불 형태로 되어 있어 나뭇가지와 하루살이 그리고 거미줄로 인하여 보통 힘든 게 아니다.

 

 

 

 

 

07:37

고직령(1231m)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항이동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데, 그 길로 50m정도 내려가면 산신각이 있는데 그 산신각에서는 매년 음력 4. 14.에는 산신제를 지낸다고 한다.

산새가 그 조용함을 깨고 우지진다.

 

 

지난 번 보았던 '산사랑방님과 꼭지님'의 표지띠를 본다.

이런 표지띠를 보면 힘이 들다가도 응원군을 만난 것 같이 힘이 솟음을 느낀다.

님들은 지금 대간을 마치고 낙동정맥 제2구간을 지났고 다음 구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아는데 항상 깔끔한 필체로 산행의 흔적을 자세히 기록해 놓아 후답자들로 하여금 그 구간에 대한 충분한 사전 지식을 가지고 운행을 하게끔하여 주시는 분들이시다.

님들의 안전한 산행을 빈다.

그 표지띠 옆에 새로 제작한 나의 표지띠를 나란히 걸어본다.

 

 

 

08:00

참새골로 빠지는 곰넘이재에 도착.

어제 먹은 것이 잘못 되었는지 영 속이 좋지 않다.

 

 

곰넘이재에 대한 유래가 적혀 있는 안내판을 읽으면서 그 재에 대한 내역 등을 익힌다.

도산에 식수 표시가 되어 있어 표지판을 찾아보지만 그 어느 곳에도 샘물 표시가 없는데 이게 웬일!

 

 

곰넘이재 안내판 오른쪽 아래에 식수 표시가 되어 있는데 낙서하듯이 써 놓지 않아 귀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시설물을 훼손하지 않으려는 산객의 지혜가 돋보인다.

 

 

이 길은 예전 방화선의 개념으로 시설된 도로여서 그런지 길은 완전히 고속도로이다.

군 사격장의 사격훈련으로 발생할지도 모르는 산불을 대비하여 만들어 놓은 것 같은데 그 방화선을 시설하느라 군인들이 많이도 힘이 들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지나가게 된다.

 

 

08:14

정비시간을 마치고 그 고속도로를 오른다.

 

 

 

이런 길을 15분 정도 오르니 폐헬기장이 나온다.

조망은 여전히 안 된다.

 

 

 

 

 

구조대 표지목 5-21에 도착을 하니 나무 의자가 두 개 있어 쉬고 밥 먹기에는 안성맞춤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08:34경 갑자기 조망이 되는 곳을 지나는데 저 산이 신선봉일지 또 무명봉일지 주위를 가늠할 수 없어 잘 모르겠다.

 

 

08:46 오르막에 왼 쪽으로 무덤이 있어 확 트인 곳을 지난 나는 계속 오르는 데에만 전념한다.

 

 

 

그 오름은 산죽과 덤불 그리고 낮은 풀이 운행을 힘들게 한다.

 

 

 

09:04

드디어 신선봉(1280m)이다.

 

  

'경주손공영호지묘'라는 비석이 서 있는 묘가 있는 신선봉은 특별한 곳이 없이 오른쪽으로 90°를 틀어서 내려가야 하는 구간이다.

 

진행방향으로 표지띠가 많이 달려 있어 특별히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어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졸립다.

나무 의자가 나오면 발을 뻗고 좀 누웠다 가고 싶은 생각밖에 없다.

 

 

길은 사면 옆으로 난 평이한 길이다.

운행 시간은 더 떨어진다.

 

 

 

09:56

차돌배기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각화산으로 연결되는 등로가 있는 바, 이 각화산에는 조선왕조실록이 보존 되어 있던 소위 '태백산 사고(史庫)'는 이곳을 말하는 곳으로 춘추관, 강화도 정족산, 무주 적상산, 오대산 월정사와 함께 조선의 5사고라고 한다.

안내판까지 친절하게 설치되어 있는 이곳 나무의자에 벌렁 드러누워 본다.

눈을 감고 잠을 청해본다.

잠이 들려 하는데 갑자기 음산한 기운이 돌아 눈을 뜬다.

잠을 자고 있는데 멧선생이 와서 자는 나를 가만히 지켜보리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10:10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자리를 뜬다.

 

 

이 곳도 사면 옆으로 난 길이어서 운행하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

 

 

 

10:42

나무 의자들을 멋들어지게 배치하여 놓은 쉼터에 도착한다.

물을 마시고 다시 오름길을 따라 걷는데 아래 계곡에서 어제 내린 비가 만들어 놓은 물소리가 여기까지 시원하게 들려온다.

물의 양이 상당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려가서 그 계곡물에 온 몸을 담그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고목이 가운데가 '쫙' 벌어진 고목을 발견한다.

두 갈래로 있던 나무가 완전히 반으로 갈라진 것이다.

 

 

잘라진 한 쪽의 나무는 이미 썩어진 상태이고 ..

심하게 이야기해서 우리네 인생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기도 하여 마음이 씁쓸하다.

 

 

 

나무가 깔린 데크 지역을 만나다.

토사의 유실이 너무도 심했던 곳이었기 때문일까?

나무로 데크를 만들어 놓아 편안한기는 했지만 산이라는 느낌 특히 대간이라는 느낌이 반감 되는 곳이기도 하다.

 

 

 

11:18

깃대배기봉이다.

그 이름의 유래가 뭘까?

깃대봉이라면 깃대라고 있어야 하는데...

배기라면 '박혔다'는 의미가 깃대가 박혔다는 의미일진대...

주위를 둘러봐도 깃대와 관련한 무엇을 찾을 수 없다.

그저 이곳은 청옥산과의 갈림길 정도라는 안내 표지판이 있을 정도인데...

 

 

 

표지띠가 널려 있는 곳으로 운행을 계속한다.

11:28

그런데 이게 웬일.

 

 

또 깃대배기봉이라는 산림청 제작의 정상석이 설치되어 있다.

아까 산악회에서 제작한 정상석은 1370m, 이 정상석은 1368m.

어느 것이 맞을까?

생각건대 두리봉을 거쳐 청옥산으로 가는 갈림길이자 태백시 혈동과 영월군 상동읍, 봉화군 석천면 그리고 같은 군 석포면의 분기점인 1370고지가 보통 산이 행정구역을 구분하는 깃점 임에 비추어 1370고지가 깃대배기의 명칭은 그가 갖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런데 다른 문헌에 의하면 1370고지가 1358로 되어 있는데 이 역시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어쨌든 정상은 산악회에서 설치한 지점이 올바른 깃대배기봉이라는 게 맞을 것 같다.

 

 

다시 나무로 데크가 설치되어 잇는 곳을 지난다.

 

 

생태의 숲 해설까지 되어 있는 이곳은 지나기에 전혀 무리가 없는 곳으로 이곳은 마치 도심의 어느 호숫가를 지나는 기분이다.

 

 

 

 

이곳을 지나자 멧선생들이 땅이란 땅은 모두, 나무라는 나무는 다 헤집어 놓은 곳이 나온다.

그런데 이곳이 한 지역만이 아니라 약20분을 지나도록 계속 되어 약간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어 호각을 불며 가지 않을 수 없었다.

12:00

오늘 처음으로 사람 구경을 한다.

화방재에서 올라오시는 분인데 오다가 멧선생 모녀까지 구경을 했다고 한다.

이상하게 오늘은 한 사람도 구경을 하지 못했으니 이것도 이상하긴 하다.

장마 때문일까?

 

 

12:24

부소봉 삼거리(1546.5m)에 도착한다.

그런데 여기서 큰 착각을 일으킨다.

 

 

부쇠봉은 대간의 마루금이 아니고  부쇠봉은 대간의 한 봉우리로서 제 역할이 없다는 생각을 하며 왼쪽길로 들어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커다란 잘못으로 부쇠봉을 지남으로써 경상북도와는 완전 이별을 고하고 본격적으로 마지막 구간인 강원도로 들어서는 도계(道界)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복습을 하면서 찾은 것이다.

예습을 똑바로 못한 것은 아닌데 순간적으로 대착각을 일으켜 한 판의 바둑을 망친 기분이다.

어쨌든 이제 대간의 2/3를 돌파한 셈이다.

 

 

멀리 태백산이 보인다.

 

 

부쇠봉에서 내려오는 길은 좁은 숲으로 또 조망과는 거리가 있다.

새로 제작한 표지판이 깃대배기봉으로 가는 길을 청옥산으로 표시되어 있다.

이곳에서 청옥산이라는 이름은 대간 운행자들에게는 어느 정도 혼란을 줄 수도 있을 대목이다.

청옥은 두타라는 이름과 항상 연결을 지어 생각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그저 깃대배기봉으로 표시하여 주는 것이 혼란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

 

 

철쭉 군락 너머로 군사격장이 보인다.

그곳이 천평이다.

 

 

그리고 이곳부터 주목 혹은 고사목 군락지대가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보는 탁 트인 조망이 너무 좋아 다시 천제단을 향해 셔터를 눌러본다.

 

 

 

여기서는 작은 철쭉도 좋고 그 군락 속에 외롭게 서 있는 고사목도 완전한 조화를 이룬 작품 같다는 느낌이다.

 

 

12:52

그 길로 걸으니 문수봉(1517m) 갈림길이다.

문수봉에는 수 많은 신장(神將)들이 머물러 있고, 죽어서 태백의 산신이 되고자 했다던 단종의 비각이 있는가 하면, 망경사의 용정(龍井)에는 동해의 용왕신이 거주한다는 근거에 비추어보면 태백산이 무속신앙의 성지로 여겨지고 있다는 말도 일응 수긍할 수 있겠다.

 

 

 

태백산 정상으로 향하다 조망이 되는 곳에서 지나온 마루금을 되돌아 본다.

장쾌한 마루금이 펼쳐진다.

 

 

 

 

12:58

'통정대부 병조참판 밀양박공'이라는 비석이 서 있는 묘지 뒤로 '하단(下壇)'이 있으며 태백산에 소재한 천제단 3기 중의 하나로 그 규모는 셋 중에서 제일 작다.

 

 

그 뒤로 주목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문수봉이 보이고 잠자리가 난다.

 

 

 

01:04

이윽고 태백산(1566.7m)이다.

 

 

'크고 밝은 뫼' 태백(太白)의 정상에는 천제단이 있는데 사람들은 이곳에서 환인천제, 환웅천왕, 단군왕검의 삼신일체(三神一體)인 '한배검'을 향해 제사를 올리는 곳이다.

 

 

고려말기의 근재 안축의 '등태백산'이라는 칠언율시가 적혀 있는 시판(詩板)도 본다.

천왕단 뒤로 가본다.

 

 

이제는 사격장이 정면으로 보인다.

천연 요새인 것 같다.

 

 

멀리 장군단이 보인다.

 

 

 

가는 길에 주목을 본다.

완전 작품이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주목은 고사목이 되어서도 이런 멋진 모습을 하고 있다.

 

 

13:19

장군단이다.

뒤로 난 대간 길을 따라 운행을 계속한다.

 

 

 

 

 

 

다시 한 번 고사목의 천국임을 확인한다.

이렇게 주위 나무 혹은 풀과도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고사목의 껍질 모습이 약간은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오래 되어 썩어 뚫린 부분을 노래와 시멘트로 땜질을 한 부분인데 멀리서 볼 때에는 감쪽같이 속을 뻔했다.

 

 

멀리 함백산의 국가시설물이 보인다.

 

 

 

 

길 옆으로 이런 고사목이 즐비하다.

 

 

망경사 갈림길이다.

용정의 물맛도 보고 싶으나 배가 고파 하산길을 재촉한다.

 

 

유일사 갈림길의 창고 뒤에 있는 나무의자에 앉아 늦은 점심을 한다.

14:20

밥을 먹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출발한다.

이곳에서는 계속 직진이다.

 

 

사길령 삼거리에 도착한다.

 

 

 

14:48

이곳에는 산령각이 있는데, 이곳은 예전에 보부상들이 자신들의 안전을 위하여 재를 올리던 곳으로 지금도 매년 음력 4. 15. 제사를 올린다고 한다.

경상북도에서 강원도로 가는 길목인 이곳은 고직령과 함께 중요한 통로 역할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내려가는 길은 또 고속도로이다.

 

 

내려가면서 소나무를 본다.

 

 

사길령 매표소이다.

별로 할 일이 없어 보이는 직원이 한가롭게 근무하고 있다.

 

 

고랭지 배추밭이다.

가운데로 길이 있으며 왼쪽으로 멀리 숲에 표지띠가 날린다.

그 길로 들어선다.

 

 

그런데 이것이 무엇일까?

 

 

어떤 연유에서인지 쓰러진 고목의 뿌리 부분이다.

 

 

 

GS 주유소가 나오고 매점이 있는 날머리로 나온다.

 

 

15:15

어평재 휴게소이다.

어평재라고도 불리는 화방재는 봄 · 가을로 갖가지 들풀 내지는 들꽃이 지천을 이룬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그 여평재 휴게소에는 민박집도 운영하고 있다.

 

 

 

함백산 구간의 들머리를 확인하고 오늘 산행을 마친다.

오늘 운행 거리 : 23.6km

오늘 운행 시간 :  10시간 15분(아침, 점심 시간, 휴식 시간 포함)